죽은 철학자의 살아있는 인생수업 - 철학은 어떻게 삶에 도움이 되는가
시라토리 하루히코.지지엔즈 지음, 김지윤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죽은 철학자의 살아있는 인생수업

 

대학생 때 잠깐 철학에 관심을 가졌던 적이 있다. 도서관열람실에서 공부할 때, 쉬는 시간에 자료열람실에서 책을 보다가 철학책을 뒤적였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대학을 졸업한 후 사회생활을 하면서 시간이 없기도 하고, 게으르기도 하여서 독서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시간이 흘러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인생이 무엇인가 하는 근본적인 물음이 마음속에서 고개를 들기 시작하였다. 그때부터 조금씩 독서를 하기 시작하였다.

이것 저것 여러 책을 읽다가 조지프 캠벨의 ‘신화의 힘’을 읽으면서 인생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신화’을 읽으면서 그 답은 명확해 졌다.

특히 ‘헤라클레스 이야기’나 ‘아르고스 원정대’이야기는 인생을 직접적으로 비유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만의 해석일 뿐이다.

 

캠벨이 말한 것처럼, 인생이란 그저 한세상 살아 나가는 것이란 의미를 위 두이 야기를 읽으면서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헤라클레스’이고, 각자가 살아가면서 만나는 인생의 고달픔, 고민, 문제등이 바로 헤라클레스가 넘어야할 과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우리가 저마다의 인생, 즉 저마다의 넘어야 할 과업을 모두 온전히 끝마치면, 헤라클레스가 하늘로 불러들여져 신이된 것처럼, 우리역시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된다.

 

인생의 목적이란 없지만, 목적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온전한 한 인생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내는 것’이라는 생각이 캠벨과 이윤기로부터 알게 된 내용이다.

헤라클레스의 12가지 불가능한 과업이 인생에서 우리가 만나게될 장애물에 대한 비유라는 생각을 해 본다면 인생을 온전히 살아낸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것이고, 그런 이유로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헤라클레스처럼 고달픈 존재이고, 위로받아야 할 존재이고, 동시에 위대한 존재이다.

 

인생을 온전히 살아내는 것이 인생의 목적이라면, 철학이란 그 인생을 풍요롭고 만족스럽게 살아나가는 도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캠벨의 다른 책을 읽으면서, 그가 대공황시절 백수생활을 하면서 철학서적을 탐독하면서 자신의 지식의 토대를 쌓았다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그는 처음 니체를 읽었고, 니체를 읽다가 보니 쇼펜하우어를 읽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고, 쇼펜하우어를 이해하기 위해서 칸트를 읽어야 했다고, 그리고 칸트이전 몽테뉴까지 거슬러 올라 갈 수 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그래서 나도 그가 한 것 처럼 그의 발자국을 따라 가보기로 하였다.

그래서 니체의 저서 여러권을 사고,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의 세계, 인생론을 사고, 칸트의 3대비판서를 사고, 그리고 몽테뉴의 수상록을 샀다.

하지만 위 책들을 샀지만 이해가 되지 않아 읽는 행위 자체가 고된 일이었다.

그래서 여러 가지 해설서나, 철학개론서등 요약본을 사서 수박 컽 핥기를 하였다.

그러나 수박 겉 핥기지만, 좋은 해설서등을 만난 덕분에 위 철학자들의 핵심사상이 어떠한 것인지는 어렴풋이 느끼는 정도에 이르게 되긴 하였다. 물론,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수단으로서 철학을 활용하기는 어려웠다.

 

그런데 포레스트북스에서 출간된 ‘죽은 철학자의 살아 있는 인생수업’을 읽고나서는, 철학이 어떻게 인생을 살아가는데 유용한 도구인지 확실히 알게 되었다.

이책은 소크라테스에서부터 사르트르까지 여러 철학자들로부터 사람이 알아야할 덕목을 아주 쉽게 알려준다. 그동안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각 철학자들이 내세우는 대표적인 모토를 알게 쉽게 풀어서 그 속에 숨어있는 속뜻을 밝히고, 그 덕목을 인생의 유용한 도구로 활용할 것을 권한다.

 

누구나가 알고 있고, 소크라테스가 한말로 알려져있는 “내가 아는 것은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뿐이다”라는 것, 즉 ‘무지의 지’는 사람들로 하여금 지나친 자신감을 경계하도록 가르쳐준다. 우리가 어떠한 것에 대해 아는 체 할 때, 대부분은 그 사실에 대한 초보자적 시야를 가졌을 때라는 것인데, 이는 우리가 아는 사실이 그것뿐이기 때문에 자신이 아는 것이 그 대상에 대한 지식의 전부라고 착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반대로 어떤 한 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사람은 자신의 분야에 대해 말하길 조심한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자신이 공부하는 학문이 넓기 때문에 자신이 모르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해설을 읽는 순간 매우 공감이 가는 해설이었고, 깨달음을 얻는 순간이었다.

 

내가 이미 알고 있는 소크라테스의 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사려깊고, 인생을 살아가며 알아야할 내용이 들어 있다니 참 놀라울 따름이었다.

 

이후 이책에서 소개하는 철학자들로 부터 배울수 있는 미덕도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그 철학자의 ‘모토’에서 대부분 배운다. 이 책을 읽으면 우리가 알고 있던 유명한 문장이 우리의 몸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느낄수 있게 된다.

 

이책을 읽으면 철학이란 인생과 동떨어진 지적 놀음이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면서 갖추어야 할 미덕을 배울수 있는 학문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철학에 관심이 있다면, 철학개론서보다 이책을 먼저 읽어봄으로써, 인생살이를 함에 있어서 철학자의 말이 그 어떠한 겪언 못지 않게 깊은 공감을 자아내는 조언임을 깊이 느껴본 후에 철학을 공부하는 것도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책은 철학자에게서 인생의 조언을 구한 점이 아주 좋았다.

누구보다 깊은 사색을 하는 철학자들이라서 대상을 보는 그들의 시선들도 예사롭지 않고 일반인들의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을 듣고 있는 것도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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