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쉰의 광인일기, 식인과 광기 - 권위와 관습적 읽기에서 벗어나 21세기에 다시 읽는 「광인일기」
이주노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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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의 광인일기, 식인과 광기

 

중국의 문학가 겸 사상가인 루쉰은 광인일기와 아큐정전으로 중국의 근대소설을 확립한 인물이다. 신해혁명을 배경으로 하여, 당시 몽매한 중국민중과 혁명의 허구성을 비판한 작품인 아큐정전은 세계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는 그의 대표적인 소설이다.

그는 아큐정전을 통해 당시 서구열강들에게 침탈당하는 청나라의 무능함과 치밀하지 못한 혁

명의 허구성을 신랄하게 비판하였다. 광인일기는 아큐정전보다 먼저 씌여진 그의 첫 번째 소설이다.

 

1918년 문학혁명을 계기로 발표한 광인일기는 당시 중국의 가족제도와 유교의 폐해를 폭로한 작품이다. 이 소설의 형식은 피해망상에 사로잡인 어느 광인의 일기 형식으로 쓰여졌다. 주위 사람이 자기를 잡아먹으려고 노리고 있다는 강박관념을 가진 주인공을 통해 중국의 낡은 사회을 비판하였다. 그 중에서도 가족제도와 그것을 지탱하는 유교도덕의 위선과 비인간성을 고발하고 있다. 그것을 극복하려는 사람까지 삼켜버리는 낡은 사회의 중압에 대한 인식과, 그 중압을 허물어 버리려는 소망을, 어린이를 구하라는 호소 속에 담은 작품이다.

 

21세기북스에서 출간된 루쉰의 광인일기, 식인과 광기는 루쉰의 광인일기를 분석한 글이다.

이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소설의 텍스트 자체를 분석한 글로써, 광인일기의 의미생성구조, 의사소통구조, 그리고소설의 문학적 시공간에 대하여 분석함으로써 독자들이 열린독해를 가능하게 하도록 한다.

2장은 광인일기의 창작에 대한 글로써, 국민성개조와 시대의식, 모티브로써 식인과 광기, 새로운 서사 양식으로써, 1인칭 화자서사, 일기체소설, 액자소설등에 대해 설명하므로써, 서사방식이 소설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설명한다.

 

3장에서는 세계문학 속에 등장하는 광인에 대한 소개이다.

러시아의 소설가 고골의 광인일기에 등장하는 광인을 얘기하면서 모파상의 오를라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미친 노인의 일기에 등장하는 광인을 분석한다.

특히 고골의 광인일기는 루쉰의 광인일기에 영향을 미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마지막 4장에서는 광인일기의 연구의 현황에 관해 서술하고 있는데, 중국, 일본, 한국에서 광인일기의 연구현황을 소개한다.

 

광인일기는 아큐정전과 더불어 루쉰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그런만큼 대부분의 독자는 광인일기를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이책이 집필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광인일기를 읽어보지 않은 독자를 위하여 소설의 간략한 줄거리를 소개하였다면 이 작품을 이해하는데 더 편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아울러 루쉰의 단편소설인 광인일기가 중국, 일본, 한국에서 심도있게 연구되는 현황을 보고, 루쉰의 소설의 깊이와 작품성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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