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어떻게 신화가 되는가
황교익 지음 / 지식너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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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어떻게 신화가 되는가

 

지식너머에서 출간된 ‘음식은 어떻게 신화가 되는가’는 맛칼럼니스트 황교익 작가의 책이다.

저자는 여러 방송에도 출연하여 일반에 널리 알려져 있다. 티브이에서 출연자들과 여행을 하면서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우리가 평상시에 즐겨먹는 음식이, 그것의 역사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고 신기했다. 김치나 삼겹살 등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먹는 음식들의 역사에 관하여 궁금해 한 적은 없었다. 그냥 맛있게 먹으면 그만 이고, 맛없으면 안 먹으면 그만인 것이 음식이었다.

 

음식이란 먹는 것이므로 맛이 있느냐, 없느냐 궁금한 사항이지, 그 음식을 먹으면서 그것의 역사가 궁금했던 적은 없었는데, 그것도 나름대로의 역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신기했고, 또한 유명한 음식도 아니고 우리가 매일 흔하게 접하는 음식의 역사를 조사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신기하였다.

 

그런데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가 아무런 생각 없이 먹는 그 음식에 정치권력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그 음식의 역사 내지는 계보가 궁금해지기는 했다.

저자의 이책은 어떻게 보면 음식의 계보학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계보학’은 철학자 니체가 대상을 비판적으로 보기 위해 사용하던 것으로 어떤 대상과 개념의 기원을 묻는 것이다.

대상의 계보를 따라가다 보면 놀라운 일이 벌어지는데, 세상 사람들이 결코 의심하지 않았던 선악이나 호불호에 관한 가치판단에 균열이 발생하게 된다. 니체의 계보학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가치판단이 어떤 역사적 과정을 거쳐서 형성되었는지를 추적함으로써, 우리의 가치판단이 어떤 의도에 따라 형성된 것임이 드러나게 된다.

즉, 계보학의 과제는 우리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가치가 누군가의 기획에 의해 형성된 것임을 폭로하고, 이를 통해 비판적 시선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황교익 작의 책 ‘음식은 어떻게 신화가 되는가’는 음식을 대상으로 하는 니체의 계보학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책은 아무런 생각 없이 먹던 음식의 계보를 추적함으로써, 그 음식에 숨겨져 있던 정치권력과 자본 계획적인 의도를 폭로한다.

그들이 음식의 질과 양을 자신의 필요에 따라 정해놓고 대중들에게 이를 심어놓은 것을 밝혀내는 비판적 작업의 결과물이 바로 본 도서이다.

 

식당에 가면 나는 거의 매번 공기밥 2개를 시켜먹는다.

그런데 2번째 공기밥을 시킬때면 약간,, 아주 약간 주변을 의식하곤 한다.

그런데 이책을 읽으면서 공기밥2개를 먹는 것이 정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원래 눈치볼 필요는 없지만)

 

예전 우리의 밥사발은 사기로된 아름다운 것으로 밥그릇의 크기가 아주 컸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 모든 식당에서 사용하는 규격제품의 스텡밥그릇은 예전 밥그릇의 크기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스텡밥그릇은 쌀이 부족하던 1970년대 절미운동을 벌이이면서 강제한 밥그릇이라 한다. 밥을 적게 먹도록 하기 위해 아예 밥그릇을 작게 만들고, 이런 밥그릇에 밥을 담지 않지 않으면 행정조치까지 하였다고 한다.

국민이 밥먹는 양까지 법으로 제한했다고 하니 참 어이가 없었다.

그래서 악법에 저항하는 의미로 앞으로 2공기 먹는 것을 계속해서 유지해야 하는지 고민중이다.

 

이책은 이외에 우리가 몰랐던, 그리고 잘못알고 있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와 음식속에 숨겨진 정치권력과 자본의 의도를 폭로한다.

국민이 주인되는 나라는 사소한 것이라도 항상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함으로써 유지된다.

먹기만 하던 음식에도 정치권력의 의도된 계획이 숨겨져 있음을 알려주는 저자의 노력은 민주사회가 발전하는데 보탬이 된다고 생각한다.

 

먹방이 인기있는 요즘 음식의 맛에 관한 칼럼은 많다. 그러나 음식에 숨겨진 권력을 드러내는 도서는 많지 않다는 점에서 이책은 의미가 크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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