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 일상을 기적으로 - 순간을 그린 화가, 모네의 치열했던 삶과 예술 이야기
라영환 지음 / 피톤치드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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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는 인상파를 대표하는 화가이다. 인상파는 빛은 그리려고 했다 그들은 사물이 띄는 색깔이란 빛이 사물에 반사되어 우리 눈에 도달한 결과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때까지 화풍을 지배 했던 것은 모든 사물은 각기 고유한 색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건물은 회색, 풀은 초록색, 나무는 나무를 나타내는 색등.

그러므로 인상파이전 화가들은 풍경화도 풍경을 보지 않고 실내에서 그릴 수도 있었던 것이다. 즉 관념을 기초로 그림을 그렸던 것이다.

 

그러나 인상파들은 사물의 고유한 색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빛의 작용에 따라 동일한 사물도 아침, 점심, 저녁등 빛이 변함에따라 다른 색을 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들은 하나의 대상을 시간을 달리 하여 연작을 그렸던 것이다. 대상이 동일할 뿐 빛은 다르므로 그들이 그린 그림은 동일한 대상을 그렸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그림이었던 것이다. 모네도 연작을 많이 그렸다. 루앙대성당연작, 수련연작, 건초더미 연작등이 모네가 그린연작이다.

 

이런 이유로 모네는 화가들이 실내에서 작업하는 것을 이해 할 수 없었다고 한다.

모네를 인터뷰한 한 잡지사의 기자가 그에게 작업실을 보여 달라고 하자 모네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에게 작업실은 따로 없습니다. 나는 화가들이 좁은 방에 앉아서 문을 걸어 잠근 채 작업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는 나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 센 강을 보여주면서 ‘이곳이 내 작업실입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모네는 색은 대상에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빛이 망막을 통해 우리에게 들어오면서 그렇게 보일 뿐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인상파화가들은 빛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사물을 그리기위해 빠른 시간에 야외에서 그림을 마무리해야 했다고 한다.

 

모네와 친하고, 모네가 그림을 그리는 것을 옆에서 지켜본 적이 있는, 여자의 일생을 쓴 소설가 모파상은 ​모네가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묘사한 적이 있는 데, 묘사의 대가답게 그의 글을 통해 우리는 빛을 그리는 모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그가 눈앞에 있는 것처럼.

 

“모네는 화가가 아니라 사냥꾼이었다. 그는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의 상태에 따라 캔버스들을 가지고 가거나 두고 다녔다. 태양과 그림자를 주시하면서 기다렸다. 몇 차례의 붓질로 수직으로 쏟아지는 햇살이나 떠가는 구름을 포착했고, 그것을 재빨리 캔버스에 옮겼다. 이런 식으로 모네는 하얀 암석 위에 눈부신 폭포가 쏟아지는 모습을 그렸다. 그는 빛의 폭포를 노란색의 홍수로 표현했는데, 그 색 처리가 눈이 부실 정도로 빛을 발하는 놀라우면서도 순간적인 효과를 발해서 묘한 기분이 들었다. 어떤 경우에는 바다에 몰아치는 폭풍우를 포착해서 캔버스에 던져 놓은 것 같았다. 그가 그린 그것은 정말 비였다.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 분간하기도 힘든 파도,암초 그리고 하늘에 구명이라도 뚫린 것처럼 내리는 비였다."

 

 

인상파 그림의 또 다른 특징으로서는 윤곽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인상파는 물체를 있는 그대로 그렸다. 생각한 그림을 그린 것이 아니라, 보이는 대상을 그렸다. 그렇지만 보인다는 것은 빛이 대상에 반사되어 망막에 맺힌 결과이다.

그러므로 모네는 대상인 물체를 그린 것이 아니라, 그 물체를 감싸고 있는 빛을 그린 것이다. 그러나 모네에게 그렇게 보이는 빛이란 망막을 통해 대뇌가 만든 이미지이므로 필연적으로 주관이 개입될 수 밖에 없다. 이 지점에서 모네는 대상에 감성이란 것을 추가한다.

 

그리고 하루 중 시간의 변화, 일년 중 시간의 변화에 따라 빛은 달라지고, 그 결과 사물의 모습도 달라진다. 이런 사실을 끝까지 밀고 나가면, 이 세상에 고정된 것은 없다. 여기에서 대상은 물처럼 흐느적거린다. 루앙 대성당 연작이 이러한 것의 극단적인 형태이다.

그 그림에서 성당은 딱딱한 콘크리트 건물이 아니다.

이 책은 이것을 이렇게 설명한다.

 

“기존의 그림이 가능성에서 구체화로 나아갔다면 모네는 구체화에서 추상으로 나아가는 길을 택했다. 가능태로서의 자연은 고정된 자연보다 더 많은 신비감을 주었다. 형태는 빛을 타고 바람에 흘어져 버린다. 대상은 고정되지 않고 빛에 닿아 물처럼 흐른다. 그 어떤 것도 영원한 것은 없다. 변화하는 순간은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모네는 그 불확실한 순간에 매료되었다.”

 

처음 모네의 인상 해돋이가 전시회에 전시되었을 때 기존 화단의 비평은 독설에 가까웠다.

대상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다고 하면서, 그림의 기본도 안 되었다고 혹평했다. 그리고 인상주의 화가들을 비꼬는 말로 한 말이 모네와 그의 친구들을 일컫는 말이 되었다.

 

모네는 해돋이를 출품하기 전 이미 화단에서 명망있는 성공한 화가였다. 대부분의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의 성공방식을 유지하기 마련인데, 모네는 성공하자마자 새로운 화풍을 시도했다. 그리고 경제적사정이 어려워도 예전의 자신의 화풍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모네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다.

​모네는 그림뿐아니라, 삶의 본보기를 우리에게 보여 준 것이다.

이 책은 모네가 훗날 자신의 전기 작가가 될 구스타 프 제프리 에게 쓴 편지를 소개하면서 , 그가 인생을 대하는 태도를 이렇게 이야기 한다.

 

"나는 하나의 대상을 다양하게 표현하는 새로운 방법들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가 짧아서 그것을 다 화폭에 담아낼 수가 없습니다. 그 변화하는 속도를 담아내기에는 내 작업 속도가 너무 늦는다는 사실이 나를 좌절케 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러나 나는 내가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떨립니다."

이미 명성을 얻은 30대 화가의 말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겸손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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