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련님
나쓰메 소세키 지음, 김정오 옮김 / 하다(HadA)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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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 그것도 부잣집 도련님’이라고 하면 애지중지 자라서 세상물정 모르는 사람을 부르는 말이다. 다시말하면 거짓말 하지 못하고, 불의를 보아 넘기지 못하고, 출세하기 위해 윗사람에게 아부 할 줄 모르는 사람을 비꼬아 말할 때 도련님이라고 한다.

일본 소설가 나쓰메소세키의 대표작품인 ‘도련님’의 주인공 역시 소위 세상물정 모른다고 할 수 있는 정의감이 넘치는 인물이다.

주인공의 특징을 이야기하면,

무모함으로는 그 누구도 따를 자 없고, 자존심도 그를 따를 자가 없다. 공평함도 그 누구에게 뒤지지 않으며 , 솔직함도 마찬 가지다. 정의로움 역시 말할 것도 없다. 도련님은 불의를 보면 보아 넘기지 못한다.

이런 사람이 직장에서 출세하긴 힘들다는 것 쯤은, 우리들은 중년이 되어 서야 알게된다. 특별한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드물다.

상사의 불법또는 부당한 행위에 동조는 하지 못하더라도, 못 본 척 정도는 해야지만 직장생활이 수월하고, 운좋으면 성공을 기대 할 수 있다는 것이 세상물정 안다는 사람들의 인식이다.

이것을 알고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세상을 좀 살아 봤다는 근거가 된다.

그리고 이를 아는 것을 연륜이라고 우러른다.

도련님과 같은 사람은 세상 물정 모르는 새파란 사회초짜라 비웃으며 말이다.

소설의 주인공인 도련님역시 직장인 학교생활이 수월하지 않다. 그리고 결국 직장인 학교교사를 그만둔다.

불의에 타협하여 직장생활을 유지 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우리가 아는 ‘도련님’의 정의에따르면 당연한 행동이다.

그렇지않다면 도련님이 아니다.

세상의 비웃음에대한 도련님의 대답은 이렇다.

“빨간 남방이 소리 내어 웃었다. 내가 특별히 웃길 만한 얘기를 하지도 않았다. 나는 이날 이때까지 내가 살아은 방 식대로 살면 된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생각해 보니 세상사 람들 대부분은 그릇된 짓을 하도록 권장하는 것만 같았다. 그릇된 짓을 해야만사회에서 도태되지 않고 출세하는 것으 로만 인식하는 분위기였다. 간혹 정직하고 때가 묻지 않은 사람을보면세상물정에 어두운철부지 도련님이라는둥샌 님이라는등괜한트집을잡아깥아뭉개며 업신여긴다.

이런 식이면 초등학교와중학교에서 도덕 선생이 학생들에게 거 짓말을 하면 안 된다. 정직해야 한다고 가르치지 않는 편이 낫다. 학교에서 차라리 대놓고 거짓말하는 방법이라든지 남 들을 믿지 않는 기술을 터득하게 한다든지 남을속여 이용하 는술책을 가르치는 편이 세상을 위하고 당사자를 위해서 보탬이 될 것이다.

빨간 남방이 ‘호호호호’ 소리 내어 웃는 이유는 나의 단순함을 비웃은 것이다. 단순함과 진솔함이 비웃음을 사는 세상이라면 어쩔 도리가 없다. 기요 할멈은 이 런 상황에서 절대로 웃는 법이 없었다. 대단히 감동하며 귀 담아들어 주었다. 그런 점에서 기요 할멈이 빨간 남방보다 훨씬 훌륭했다.”

소설 속에서 주인공인 도련님을 훌륭하다고 여기고 아껴주는 사람은 한때 도련님집안의 하녀 였던 기요할멈이다.

기요할멈은 구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그런 기요할멈만이 모두가 비웃고 부모에게 조차 사랑받지 못하던 도련님을 훌륭하게 여기고 아끼는 것은, 작가가 메이지유신이전 구시대의 가치중 존중하고 유지해야 할 가치가 있음 나타낸 것일 게다.

메이지유신이후 물질문명의 위력을 절실히 실감했던 일본으로서, 모든 사람이 신문물에 열광하며 달려갈때, 잠시 멈추어 구시대의 것이라고 천시하던 것을 돌아보고 정신적 가치를 유지해야한다는 것을 깨우치게 하려는 듯하다.

도련님은 정직하게 사는 것을 바보라고 하는 세상사람들에게 나의 가치가 올바르고 당신들의 가치가 병들었다는 것을 확인 시켜준다.

도련님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우리가 정말 바보인줄 알고 그들의 행동을 따라하게 되었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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