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플라인 1
볼프람 플라이쉬하우어 지음, 김청환 옮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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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다빈치 코드]이후 개인적으로 '예술 스릴러'라고 부르는 장르가 바람을 받고 있다. 퍼플라인 역시 그런 바람을 타고 때를 맞춘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러기는 좀 미안하달까. [다빈치 코드]의 바람을 타고 날아온 작품이라고 부르기에는 아까울 만큼의 밀도와 가치를 지녔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역사 예술 스릴러'. 루브르 박물관에 걸려있는 명화 '가브리엘 데스트레와 그 자매'에 얽힌 미스터리를 추적하는 스릴러물로(...끝까지 스릴러를 고집하는 것도 참...) 16세기에 그려진 그림에 대한 19세기의 문서를 손에 넣은 한 학자의 지적 모험이 무척이나 자극적이다.
...하지만 이제 이런 막판 뒤집기는 좀 자제해 줬으면 좋겠다. 심장에 안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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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라군 Black Lagoon 3
히로이 레이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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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랄한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경력과 면상의 발라이카 여사(러시아 기관총 별명이지 아마), 우산속의 산탄총 가방속에 기관총 그아래는 로켓포 치마밑의 수류탄으로 빛나는 터미네이터 메이드 로베르타(메이드, 존댓말, 안경, 무적, 거기에 폭주), 로리로리와 에로에로함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헨델과 그레텔(소아성애에 근친상간에 고어에 고스로리에 도끼와 중기관총, 대체 코드가 몇개냐), 부족했던 관능미를 채워주기 시작한 쉔호아(누니이임!)까지의 화려하다못해 폭발해버리는 조연 라인업. ("챤은?" "남자는 필요없어.") 섹시함도 고아함도 없이 광기로만 가득한 레비나 그 나이까지 현실에 적응 못하고 이런 데까지 굴러떨어진 로쿠로, 컴퓨터폐인 베니 등등은 주연급인 것 같기는 한데 지구에서 가장 과격한 여자들이 만들어낸 그라운드 제로를 헤메는 것밖에 하는 일이 없는 묘한 만화다. 어느 쪽이 조연인지 궁금할 정도. 제목은 [블랙 라군] 인데?
그리고 그 조연들이 폭주하다시피 해 버리는 단편들이야말로 필견. 너무나 어울리는 배역의 (폭력) 고교편, 마법소녀 라디컬 레비, (아들딸내미 때문에) 우울한 발라이커,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다. 특히 헨델과 그레텔에게 '참을 수 없는' 애정을 느끼는 본인으로서는 3권의 단편 [우울한 발라이커]가 무지막지하게 매력적이다. 발라이커의 주눅든 얼굴이 그렇게 귀여울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유행에 편승하는 정도가 아닌, 유행 그 자체"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사람들은 바로 그것에 열광한다. '재미'와 '박진감'에 '캐릭터'와 '코드'라는 캐릭터중시 폭력-액션물의 오의에 근접해있다 하겠다.
그런 면에서는 (남자는 필요없다고 쏘아붙이긴 했지만) 아카히로 이토와 마찬가지로 B급 액션영화에 참을 수 없는 애정을 가진 히로에 레이가 내놓은 챤 역시 매력적인 캐릭터다. 저 쪽 세계에 빠진 사람한테만 그렇지만, 이 만화를 찾아볼 정도면 이미 심각하게 저 쪽 세계에 빠져 있을 터니 별 문제는 없다. 약간 유행에 뒤처진 선글라스, 조금 후줄근하면서도 럭셔리한 분위기의 정장, 목에 걸어서 늘어트린 머플러, 관록있는 남자의 상징 올백머리, "남자의 무기" 콜트45 쌍권총에 입가에는 질겅거리는 담배, 날아오는 수류탄을 걷어차 되돌려주며 느긋하게 걸어나가는 그 모습은 이것이야말로 남자! 비록 작중에서는 큰 역할이 없지만(중요성은 높지만 별로 눈에 뜨이질 않는다. 남자는 자동 필터링하는 눈 때문일까나) 눈에 씌워진 필터를 억지로 걷어내고라도 봐야 한다. 이 만화는 그런 만화다.
아카히로 이토에 비하면 영화적 동시상황전개가 훨씬 적어 이해하기 쉽지만 몇 가지 궁금한 것이 남아있다. 하나, 이토에 레이와 아카히로 이토의 관계. 대체 무슨 관계야!? 왜이리 그림체도 스타일도 취향도 비슷해? 그리고 무엇보다도, 헨델의 치마 밑이 대체 어땠기에 로쿠로가 그렇게 기겁을 한 것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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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의한 소년 3
야마시타 카즈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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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야마시타 카즈미는 [천재 유교수의 생활]로 내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다. 더할나위없이 진지하고 진지하지만 배척받는 것이 아니라 공감과 웃음과 인정을 돌려받는 잔잔한 작품이라는 의미다. 다만 최근들어 과거편 이야기가 늘어지면서 그동안 쌓아놓은 인기를 까먹어간다는 게 문제. 나는 어떤 내용이건간에 길어진다는 것은 권수 늘리기 프로젝트 혹은 작가의 절망이라고 보는 사람이다.

단편으로 구성된 [불가사의한 소년]은 어떻게 해서든 이 '늘어짐'을 해소하려는 발버둥이 아닐까 생각되는데, 지금까지의 결과는 절반의 성공이랄까. 확실히 늘어짐은 줄어들었지만 이전과 같은 알기쉬운 유머감각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뭐 이건 [불가사의한 소년]에서 온 문제가 아니라 [천재 유교수의 생활]에서 시작된 슬럼프를 못 이겨낸 거지만.

결론은 인생 뭐 있나, 로 난다는 게 슬프달까, 허무하달까. 하기야 이미 삼천년동안 머리좋은 아저씨(그리스 철학은 그야말로 호모의 세계다)들이 고민해서 대강 결론은 내 줬으니 그걸 만화가한테 뒤집어 엎으라고 하는 게 무리겠지. 중요한 것은 그 당연한 사실을 어떻게 설득력있게 논파하는지 하는 것인데, 그런 면에서는 분명히 수작이다. 철학만화(의미불명)를 그리다 정신구조가 승천해버린 사람들(의미불명)과는 달리 비교적 가깝고 쉬운 소재를 통해 인간의 마음 속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분명 작가의 실력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감동은 있지만 재미가 부족하다는 것은 치명적이다. 역시 슬럼프의 한계인가.

야마시타 카즈미는 분명 실력있는 작가다. 잠시 머뭇거리고는 있지만 지금은 분명 무언가를 낳으려고 괴로워하고 있는 과도기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인기는 [천재 유교수의 생활] 19-25권으로(자그마치 6권이다) 야금야금 다 깎아먹었으니 부담 없이, 그려보고 싶은 것은 뭐든지 그려 보기를 기대한다. 당신이 어두운 동굴을 벗어나 균형잡힌 길을 걷기 시작한다면, 독자들은 다시 당신에게 돌아올 것이다. 당신은 실력있는 작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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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를 마시는 새 1 - 황제 사냥꾼
이영도 지음 / 황금가지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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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전쟁이라 믿었던 2차 대확장 전쟁.
그러나 그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제국의 적 다운 사악함과 교묘함으로 완성된 은밀하고 잔혹한 계획은 북부의 영웅이었던 대호왕에게까지 미치고, 그녀는 타의에 의해 더이상 북부를 수호할 수 없게 되고야 만다.
그 뒤를 잇는 것은 또 하나의 나가.
그리고 그 뒤를 잇는 것도 또 하나의 나가.

셋이 하나를 상대한다!

세 명의 나가가 모였다. 북부를 지배하는 세번째 나가 황제는 드디어 자신들이 다시한번 북부를 상대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한계선 이남에서 꾸준히 힘을 길러온 나가들은 자신들의 지도자인 아르카스 대수호자가 마침내 모든 영웅들이 떠나간 북부의 마지막 수호자, 제국 유일의 만병장, 칼리도의 백작, 제국군의 총사령관 엘시 에더리와 호각으로 맞설 수 있음을 확인한다.

그리고 그런 그의 곁에는 사적인 원한에 의해 엘시 에더리를 적대하는 살인기사 제이어 솔한의 모습이 보이는데...

2차 대확장 전쟁이 끝나고 30여년, 다시한번 대륙 전체를 휘저을 거대한 전쟁이 용트림친다! 그 가운데를 헤메이는 후치와 제미니의 여로는 어떻게 될 것인가!?

...뭐야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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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피를 마시는 새 소개하려고 썼던 글입니다.
거짓말은 한 마디도 없습니다!(단언) 진담도 거의 없다시피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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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 5 - 애장판
오자와 마리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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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린 나이에 사랑하는 이를 잃고 홀로 살아가는 수우, 그리고 딸 노조미 사이의 사랑이 너무나 부드러운 행복한 이야기. 이 만화는 진정한 환상이고 꿈이다. 현실에 과연 이들만큼 행복한 편모가정(어감이 맘에 안 든다! 뭔가 더 아름다운 표현 없나?)이 존재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만화 속에서나마 이렇게 아름다운 모녀간의 사랑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만화 매니아의 큰 행복이 아닐까. 16권 전체를 통틀어 내용이 없기는 하지만 [카페 알파]나 [ARIA] 수준으로 늘어지는 것도 아니고, 이런 사건전무 느릿느릿 스토리 전개가 빠져버리는 치명적인 함정인 '지루함'도 잘 벗어나 있다(노조미의 존재가 120% 작렬). 후반으로 갈수록 조금씩 늘어지는 느낌은 어쩔 수 없지만, 그 어쩔 수 없는 것이 큰 단점으로 보일 만큼 부드럽고 완성도가 높다. 이 작은 단점만 없었더라면 더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었을 것을.

[당신의 손이 속삭일 때]와 [좋은 사람]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나쁜 사람이 나오지 않는 만화는 참 편안하다. 고통은 있지만 고통을 주는 사람은 없는 세계. 남을 미워하는 것은 자기 자신에게 독이 된다던가? 질투하고 속좁은 보통 사람인 나도 남을 미워하지 않아도 되는, 미워하지 않을 수 있는 세계는 정말 부럽다.

그런데, 난 암만봐도 로리물로 보인다. 세상이 문제인가, 노조미가 문제인가, 슈야가 문제인가. (문제는 너다!) 토요가미? 그게 누군데요? (남자는 오토필터링하는 성능 좋은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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