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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의한 소년 3
야마시타 카즈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2월
평점 :
절판
야마시타 카즈미는 [천재 유교수의 생활]로 내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다. 더할나위없이 진지하고 진지하지만 배척받는 것이 아니라 공감과 웃음과 인정을 돌려받는 잔잔한 작품이라는 의미다. 다만 최근들어 과거편 이야기가 늘어지면서 그동안 쌓아놓은 인기를 까먹어간다는 게 문제. 나는 어떤 내용이건간에 길어진다는 것은 권수 늘리기 프로젝트 혹은 작가의 절망이라고 보는 사람이다.
단편으로 구성된 [불가사의한 소년]은 어떻게 해서든 이 '늘어짐'을 해소하려는 발버둥이 아닐까 생각되는데, 지금까지의 결과는 절반의 성공이랄까. 확실히 늘어짐은 줄어들었지만 이전과 같은 알기쉬운 유머감각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뭐 이건 [불가사의한 소년]에서 온 문제가 아니라 [천재 유교수의 생활]에서 시작된 슬럼프를 못 이겨낸 거지만.
결론은 인생 뭐 있나, 로 난다는 게 슬프달까, 허무하달까. 하기야 이미 삼천년동안 머리좋은 아저씨(그리스 철학은 그야말로 호모의 세계다)들이 고민해서 대강 결론은 내 줬으니 그걸 만화가한테 뒤집어 엎으라고 하는 게 무리겠지. 중요한 것은 그 당연한 사실을 어떻게 설득력있게 논파하는지 하는 것인데, 그런 면에서는 분명히 수작이다. 철학만화(의미불명)를 그리다 정신구조가 승천해버린 사람들(의미불명)과는 달리 비교적 가깝고 쉬운 소재를 통해 인간의 마음 속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분명 작가의 실력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감동은 있지만 재미가 부족하다는 것은 치명적이다. 역시 슬럼프의 한계인가.
야마시타 카즈미는 분명 실력있는 작가다. 잠시 머뭇거리고는 있지만 지금은 분명 무언가를 낳으려고 괴로워하고 있는 과도기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인기는 [천재 유교수의 생활] 19-25권으로(자그마치 6권이다) 야금야금 다 깎아먹었으니 부담 없이, 그려보고 싶은 것은 뭐든지 그려 보기를 기대한다. 당신이 어두운 동굴을 벗어나 균형잡힌 길을 걷기 시작한다면, 독자들은 다시 당신에게 돌아올 것이다. 당신은 실력있는 작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