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하세요 2
후지히코 호소노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1년 4월
평점 :
품절


[더블페이스]가 권 수가 적어서 아쉬운 작품이라면, 권 수가 적어서 진정으로 아쉬운 작품이 이 [용서하세요]라는 묘한 제목을 가진 작품이다. 단 2권으로 연재종결! 대체 어째서!? 이렇게 재미있는 걸!
주인공 키류인 히나코는 올바른 것을 병적으로 싫어하는 여자다. 돈이니 정의니 원한이니 하는 불순한 것은 딱 질색이며 일부러 길을 비틀비틀 걷고, 일부러 직행편이 아닌 멀찍이 돌아가는 항공편을 택한다. 깔끔한 미남은 보기만 해도 구역질이 나는데다가 준법행위 따위는 용서할 수 없다. 그런 그녀가 사랑하는 것은 ‘바퀴벌레처럼 구질구질한’ 구라야마 계장.
이런 그녀에게 휩쓸려 차라리 절교하는 게 낫지 않을까 고민하는 단짝친구와 그 반대로 차라리 친구가 되면 지금보다는 조금 덜 괴롭지 않을까 고뇌하는 직장 동료들과 자신이 완전 장난감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감히 뭐라고 못하는 구라야마 계장과 더하면 더했지 절대로 덜하지 않는 부모님, 그리고 이 4인 가족 중에서 유일한 정상인이기에 여러가지로 괴로운 남동생까지, ‘정상인이 비정상인에게 잘못 걸리면 이렇게 괴로워진다’는 다큐멘터리나 다름없다.
역시 소재 자체가 일상생활이다보니 길게 연재하기가 힘들었던 걸까, 아니면... 설마... 나같이 제대로 맛 간 놈들만 좋아하는 건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해요 배트맨 13 - 완결
후지히코 호소노 지음 / 시공사(만화) / 2003년 4월
평점 :
절판


[사랑해요 배트맨]은 호소다 후지히코의 작품 치고는 아주 특이한 주인공을 내세우고 있다. 카야마 유타로는 ‘일본 아구계 최고로 고지식한 사나이’, 큼직한 덩치에 어떤 상황에서도 우걱우걱 먹고 쿨쿨 잠자는 남자다. 바보스러울 정도로 고지식해서 손해만 보고 살지만, 그렇기 때문에 가치가 있는 세상에 둘도 없는 바보이기도 하다. [갤러리 페이크], [용서해세요], [더블페이스]등에서 악당까지는 아니어도 어딘가 사회의 일반도덕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주인공을 내세우던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카야마 유타로는... 사회의 일반상식과 거리가 있는 건 마찬가지구만. 이런 식으로 완벽한데다(돈은 보통 샐러리맨의 10배는 벌지, 휴일에 하는 건 집안 청소와 가족여행이지, 바람 걱정같은 건 전혀 없지...) 저 고지식한 부분이 여자의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건지 여자가 넘쳐나는 팀 동료 이케하타케가 “이 여자다 싶은 여자는 전부 너한테 간단 말야! 대학 때부터!”라고 할 정도로 인기가 넘치는 인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런 남자를 꿰어차신 카야마 리카 양 역시 명문가 출신에 교양이 철철 흘러넘치는 미인에 초일류 요리사에 친구 사귐에 조금도 벽을 만들지 않는 그야말로 완벽한 여성으로, 이렇게까지 완벽한 부부가 티격태격하며 살아가는 모습이야말로 [사랑해요 배트맨]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매력적인 캐릭터에 비해 이야기 전개가 상당히 산만하다. 호소다 후지히코의 다른 작품들이 모두 옴니버스 스타일이어서 눈치채지 못했던 건지, 긴 흐름을 가지고 있는 이야기로서 [사랑해요 배트맨]은 이야기의 무게중심을 찾기 어렵다. 주인공이 워낙에 강렬한 캐릭터라서 중량감을 더해주고는 있지만 그런 주인공을 두고 있음에도 이야기가 떠 있을 정도라면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특히 결말은 심각할 정도로 제멋대로인지라 아쉬움을 더한다. 여러 가지로 아쉬운 만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키리하라가의 사람들 - 전4권
카야타 스나코 지음, 김소연 옮김 / 손안의책 / 2004년 1월
평점 :
절판


키리하라가에는 그런 사람이 넘쳐난다...
키리하라가에는 세 쌍동이가 있‘었’다. 키리하라 마사미, 키리하라 타케루, 키리하라 미야코.
마치 인형처럼 예쁜 미야코는, 사실 남자다(오타아님). 똑같이 생겼는데다 두 배쯤 난폭한 타케루는. 사실 여자다(역시 오타아님). 게다가 마사미는, 이름에 전혀 안어울리는(미야코는 예쁘기라도 하지...) 선이 확 굵고 남자다운 소년이다. 그리고 이들은 세쌍동이다. 샴 고양이 두 마리와 셰퍼트 한 마리가 세쌍동이라고 하는 격이지만. 그런데 알고보니 세쌍동이가 아니었다! 그런 사실로부터 밝혀지는 복잡무쌍한 치정극 ‘필’나는 난장판.
하지만 이 소개를 읽고 당신이 상상한 그 무엇도 뛰어넘어 보일 것이 틀림없으리라고 단언한다. 장담한다! 캬아타 스나코 이 아줌마, 델피니아 때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제정신이 아니야-!
참고로 12세 연상 형과 17세 연상 누나, 아버지, 어머니, 할머니 모두 정상인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이것이 키리하라가의 평범함이며, 자연스러움이다. 세상과 다른 자신들을 인정하는 것도 아니고 부정하는 것도 아니며, 그냥 그렇게 살아가면 된다는 자유스러움과 유유함은 부럽다는 말 외에는 그 무엇도 할 수 없다. 요약이 불가능한 작품인만큼, 감상으로 소개를 마칠까 한다.
처음에 1권을 시험삼아 주문해 읽었다. “이거 괜찮네!”
2,3권을 연달아 주문했다. “이 작자들 멋지잖아!”
그리고 4권을 주문해 읽었다, “쓰... 끝났잖아...”
아무튼 카야타 씨 최고! 절대 정상은 아니지만 멋진 캐릭터를 앞으로도 마구마구 만들어 주세요! 그리고 마사미와 미야코의 장래 이야기도 써줬으면 좋겠는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심판한다 - 마이크 해머 시리즈 1 밀리언셀러 클럽 30
미키 스필레인 지음, 박선주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번에 밀리언셀러 시리즈로 나온 [복수는 나의 것]을 본 다음 마이크 해머 시리즈를 뒤지다가 밀리언셀러 시리즈가 아닌 동서 미스테리북스 시리즈로 나온 책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주여, 감사하나이다! 책이 나온 건 2003년이지만 그런 건 아무 문제도 없다. 역시 문체가 살아 있다! 하드보일드라면 이래야지! 더 딱딱하게, 더 거칠게, 더 난폭하게, 더 음울하게!
그리하여 행복하게 읽을 수 있었다. 첫 페이지를 넘기고 깨달은 사실인데, 마이크 해머는 사립탐정이지만 사립탐정다운 일을 안 하는 것 같다. 그가 사립탐정인 것은 ‘총을 들고 다니기 위한’ 총기소지 허가증에 지나지 않는다. 그는 고객의 요구를 받고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친구의 복수를 위해, 자기 자신의 정의를 위해 일어선다. 이 [심판은 내가 한다]에서 역시 전우이자 생명의 은인인 잭의 복수를 위해 해머는 권총 한 자루 꼬나쥐고 뒷골목으로 나선다. 미란다 원칙 따위는 이미 다른 세계의 이야기, 뒷골목 불량배들을 협박하고 폭행해서 뽑아낸 정보를 따라, 자신의 목숨마저 위협하는 총격을 거슬러 올라가 걸리적거리는 모든 것을 때려부수는 모습은 결코 영웅은 아니지만 자신에게 충실하며 그럴 능력이 있는, 남자의 궁극적인 환상을 일으켜보인다. 경찰이 부패하고 사법당국이 썩어들어갔기 때문이 아니다. 내가 내 손으로 친구의 원수를 갚고 싶어서이다. 그 이상 그 어떤 이유가 필요한가.

뭐, 밀리언셀러 시리즈도 나쁘지는 않...

...솔직히 나빴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복수는 나의 것 - 마이크 해머 시리즈 3 밀리언셀러 클럽 32
미키 스필레인 지음, 박선주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드보일드는 미국 범죄소설의 한 유형으로 탐정소설 분야에 새로운 분위기의 세속적 사실주의 또는 자연주의를 도입한 장르이다. 섹스와 폭력을 노골적으로 묘사하고, 몰인정하고 더러운 도시를 배경으로 하며, 속도감 있으면서도 상스러운 대사를 구사한다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거칠고 비정하며 극단적인 선정주의와 노골적인 새디즘으로 흘러야 ‘만’ 한다. 〈Ellery Queen's Mystery Magazine〉에서는 이를 두고 폭력과 섹스가 난무하는 보잘것없는 것이라고 비난했지만, 사람은 건강에 좋은 베지터블 버거만 먹고 살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런 점에서 하드보일드의 거장 미키 스필레인의 작품이 국내에 번역출판된 데 대해 기뻐하고 싶었다.
...하고 싶었다.
그런데 이 작품에는 조금 거스러미가 있다. 번역 때문일런지, 작품 전체가 ‘찐득찐득’하지 못하다! 물론 주인공 마이크 해머의 행동은 난폭하고 직설적이며 마초스럽지만, 심지어는 이렇게 주먹을 휘두르고 총질을 하는 순간에마저도 어투는 세상 쓴맛을 다 보고 인생 밑바닥을 걷는 남자라기보다는 마치 보이스카웃 소년 같다. 그러니 친구를 만나거나 여자를 접할 때는 더더욱 심각하다. 어투 뿐만이 아니다. 행동을 묘사하는 문체 자체도 분위기가 밝다. 가득한 담배 연기에 촉광 낮은 백열전등의 불빛조차도 반은 가리워진 듯한 혼탁함, 차가운 밤바람이 아니라 후덥지근한 피냄새가 수백 년 동안 정체되어 알카포네가 내뱉은 숨을 다시 마실 수 있을 듯한 뒷골목, 그리고 사람에게 늘어붙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깨끗하게 떨어져 나가지도 않는 진흙탕같은 재즈의 선율, 이런 게 느껴지지를 않는다.
취향에 맞는 작품이기는 하다. 눈앞에서 지옥을 본, 산전수전 다 겪은 거한이 친구의 복수와 자신의 권리를 위해 법 따윈 ‘엿먹여 버리고’ 어떤 함정도 어떤 장애물도 때려부수고 전진해 정의니 자유니 인권이니 어쩌구는 모조리 발길질 한 번으로 걷어차 날린 채 휘두르는 ‘자기 자신의 판결’, ‘자기 자신의 정의’. 이런 걸 좋아하지 말라는 건 남자에게는 너무 잔혹한 요구다.
그러니 제발 좋아하게 해 다오 다음번 번역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