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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요 배트맨 13 - 완결
후지히코 호소노 지음 / 시공사(만화) / 2003년 4월
평점 :
절판
[사랑해요 배트맨]은 호소다 후지히코의 작품 치고는 아주 특이한 주인공을 내세우고 있다. 카야마 유타로는 ‘일본 아구계 최고로 고지식한 사나이’, 큼직한 덩치에 어떤 상황에서도 우걱우걱 먹고 쿨쿨 잠자는 남자다. 바보스러울 정도로 고지식해서 손해만 보고 살지만, 그렇기 때문에 가치가 있는 세상에 둘도 없는 바보이기도 하다. [갤러리 페이크], [용서해세요], [더블페이스]등에서 악당까지는 아니어도 어딘가 사회의 일반도덕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주인공을 내세우던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카야마 유타로는... 사회의 일반상식과 거리가 있는 건 마찬가지구만. 이런 식으로 완벽한데다(돈은 보통 샐러리맨의 10배는 벌지, 휴일에 하는 건 집안 청소와 가족여행이지, 바람 걱정같은 건 전혀 없지...) 저 고지식한 부분이 여자의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건지 여자가 넘쳐나는 팀 동료 이케하타케가 “이 여자다 싶은 여자는 전부 너한테 간단 말야! 대학 때부터!”라고 할 정도로 인기가 넘치는 인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런 남자를 꿰어차신 카야마 리카 양 역시 명문가 출신에 교양이 철철 흘러넘치는 미인에 초일류 요리사에 친구 사귐에 조금도 벽을 만들지 않는 그야말로 완벽한 여성으로, 이렇게까지 완벽한 부부가 티격태격하며 살아가는 모습이야말로 [사랑해요 배트맨]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매력적인 캐릭터에 비해 이야기 전개가 상당히 산만하다. 호소다 후지히코의 다른 작품들이 모두 옴니버스 스타일이어서 눈치채지 못했던 건지, 긴 흐름을 가지고 있는 이야기로서 [사랑해요 배트맨]은 이야기의 무게중심을 찾기 어렵다. 주인공이 워낙에 강렬한 캐릭터라서 중량감을 더해주고는 있지만 그런 주인공을 두고 있음에도 이야기가 떠 있을 정도라면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특히 결말은 심각할 정도로 제멋대로인지라 아쉬움을 더한다. 여러 가지로 아쉬운 만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