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트루퍼
고바야시 모토후미 지음 / 초록배매직스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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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 취미인 밀리터리 중에서도 마이너인 전쟁 극화 계열의 거장으로, 주로 2차대전 테이스트를 갖가지 컨셉으로 그려내는 사람이다. 이 [타임 트루퍼]는 1989년 작으로 22세기의 화성 우주군이 독일의 핵개발을 막아 역사를 정상적으로 진행시키기 위해 반은 우연으로 1944년(노르망디 상륙 직후)에 투입된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이런 식이다 보니 밀리터리에 관심있는 사람으로서는 작품 여기저기에 등장하는 패러디를 뒤져내는 것도 꽤나 재미가 쏠쏠하지만, 나는 미래에서 온 군인들의 행동을 통해 22세기 당시 군의 형태를 유추해보는 데 재미를 붙였다.

모두 5명인 이들은 지휘관급인 SGT(하사?) 1명과 4명의 병사로 구성되어 있으면서도 그 행동이 자못 유쾌하다. 배기가스, 포연, 방사능 그 모두를 두고 “건강에 안 좋다.” 거나 “이건 내 보험에 없는데!” 심지어는 “건강에 안 좋은 전쟁이라니 최악이군!” 하고 투덜거리는 녀석이 있는가 하면 폭격을 두들겨맞은 폐허를 모던아트라고 착각하고는 감동하는 녀석이 있지 않나, 하사관의 횡포를 트루퍼 노동조합(...)에 고발하겠다고 하지 않나, 무차별 공격에 의한 민간인 사망을 목격하고는 우주전쟁법규를 들먹이기도 하고, 심지어는 ‘전쟁복지협회’라는 것이 있어서 작전중 피해를 입은 민간인에 대한 보험, 장례, 손해배상 수속을 밟겠다는 장면마저 있다.

역시 무기체계가 극단적으로 발달한 데 따라 전쟁은 군인들끼리, 그것도 최대한 깔끔하게 한다는 사고방식이 자리를 잡은 듯 하다. 조금 과격한 스포츠랄까... 작전 실행 여부를 병사들간의 다수결로 결정하지 않나, 후반에는 “난 계약서에 죽어도 좋다고 사인한 적 없어!” 라... ...나름대로 멋진 세계다.

하지만 이런 멋진 세계가 이룩하기까지 꽤나 난장판이었을 듯 하기는 하다. 아니면 이 친구들이 역사수업시간에 졸았거나.

“그러고보니 들은 것 같군. 달에 도착한 암스트롱이 ‘빙고!’라고 외쳤다고.”

...이 정도로 역사기록이 엉망이 되려면 말이다. 정말 유쾌한 친구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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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에미건즈 4
TAKEAKI MOMOSE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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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믿겠냐마는.

만화라면 불꽃튀는 총염과 빵빵한 허벅지로 가득해야만 한다, 고 말했더니 누군가가 턱 던져준 괴작. 죄송합니다 취소하겠습니다. 만화에는 불꽃튀는 총염과 빵빵한 허벅지 말고도 뭔가가 필요한 모양입니다. 개그가!

여러가지 의미로 매니악한 만화, [마이애미 건즈]. 애초에 캐릭터부터 정신없이 마니악하다. 대책없이 폭주하는 불량형사+기계처럼 깐깐한 모범형사라는 버디무비의 공식이나 다름없는 콤비지만, 이 콤비가 정도를 완전히 벗어나 있다. 불량형사 역할의 사쿠라코우지 야오는 M1A1 저리가라 할 정도로 막무가내인데다 그 뒷수습을 할 - 혹은 일을 더 크게 벌일 자금력까지 가지고 있어서, 이미 공권력으로도 통제가 안 된다. 모범형사 역할의 루우는 속에 능구렁이가 백만마리는 들어앉아 있어서(용량은 따지지 말자) 당당하게 “동료를 팔아서라도 점수따고 싶습니다. 저 혼자만 출세하고 싶습니다. 저 혼자만 성실한 척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문제가 생기면 돈으로 해결하겠습니다.”라고 공언하는 여자. ...이건 이미 능구렁이의 문제가 아닌 걸지도. 야오의 아버지는 누가 어딜 봐도 겐도 짝퉁인데다 경찰서장인 루우의 아버지는 아프로 헤어... 아울러 배경 역시 마니악해서, 이 도시 ‘마이애미’는 발음이 ‘마이아미’ 일 뿐. 주변에 야자수와 열대의 태양, 해변이 널려 있지만 어디까지나 일본의 모 도시랍니다. ...대체 어디가? 하다못해 오키나와도 이렇지는 않아! 여기가 어떻게 일본이냐고오오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건들마저 마니악하다. 야오가 경찰을 지망하게 되는 사건은 뭐라고 설명할 수도 없이 황당하며, 그 사건의 결과 경찰학교에 입교하는 과정은 어이가 없고, 결과적으로 경찰이 되는 것 역시 논리로는 설명이 안 된다. 사건? 건물을 통째로 무너트린다던가, 액화가스탱크를 때려부순다거나, 위조지폐를 뿌린다거나, 함정수사가 서로 겹쳐서 체포하려고 보니 둘은 마이애미 경찰, 하나는 FBI, 또 하나는 DEA라는 꼴이 되지 않나, ...참고로 이건 범죄자들이 저지른 범죄가 아니라 저 콤비가 범인을 잡기 위해... 혹은 도시를 재개발하기 위해(?) 저지른 짓거리들이다. 그 와중에 빵빵한 허벅지며 질릴 것 같은 판치라도 널려 있으니, 이성이나 두뇌회전은 딱 끊고 헤벌레~ 해서 보기 딱 알맞은 만화라고 하겠다. 절대로 나쁘다는 얘기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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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피린 7
김은정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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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김은정씨에 대한 나의 평가다. 연재중단되어버린 전작 [굿 time]이나, 역시 전재중단된 [아스피린]을 한 번이라도 들여다본 사람은 최소한 절대반대까지는 안 할 것이다. 뭐라고 집어서 말할 수는 없지만 동인녀의 혼이 페이지 안에서 폭주하고 있다. 무서울 지경이다.

쥬신제국의 황족(?) ‘온달’은 실수로 사성신을 봉인한 봉인구를 깨트려, 황제 ‘단군’에 의해 추방당한다. 온달과 함께 사성신을 봉인하기 위한 길에 나선 싸울아비 ‘해모수’는 예전에 가르치던 얼간이 마법사 ‘데이빗’을 획득(...)해 강제로 끌고 모험의 길을 강행돌파(...)하며, 지나가던 길에 수녀원 하나를 날려버리고, 학교 하나를 파멸시키고, 하는김에 절도 하나 뭉개면서 걸리는 여자란 여자는 싹쓸이를 한다(...이봐). 그런 식으로 어언 6권, 애초의 목적이던 사성신은 완전히 망각. 백호 메타트론(...뭐?)이 갑자기 등장했을 때는 정말 놀랐다. 그 이전까지의 감상이라면...

위험해! 이 만화 정말 위험해애애애애! (4배 활자)

이 나라에서 총질에 레슬링하는 수녀가 종교전쟁 벌이는 만화를 보게 될 줄이야! (뭐 바다 건너에서는 십자군이 영국 본토 침공작전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 동방예의지국에는 심의제도라는 ‘악을 베는 검’이 건재하다)

각설하고, 이 작품이 <1부 끝>이라는, 이미 내 중학생 무렵에 멸종되지 않았나 싶던 고대 종족을 부활시켰을 때는 정말 기절하는 줄 알았다. 아니 뭘 끝내놓고 1부 끝을 해야 할 거 아냐. 그리고 네기마 12권에 끼워져 있던 광고지에서 2부 연재재개라는, 다시는 볼 수 없으리라 밎었던 잊혀진 신족(...어이)을 다시 알현했을 때는, 정말이지 갑자기 하늘이 둘로 갈라지며 네 대천사가 내려와 나팔을 부니 낡은 성벽이 무너지며 새 예루살렘이 열리는 것을 본 기독교도와 같은 심정이 되어, <알렐루야 알렐루야 알렐루야>를 외쳤었다!

근데 시리어스란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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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에 어서 오세요 한정판 4
타키모토 타츠히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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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연]이 오타쿠의 현실적이면서 이상적인(학창생활도 하지, 취직도 하지, 애인도 있지, 이 정도면 오타쿠라고 해도 아무도 뭐라고 안 하리라--;;) 형태를 그려냈다면, [NHK에 어서 오세요]는 정반대로 현실적이면서도 상당히 끔찍한 형태를 그리고 있다. 오타쿠에 대해 희화하거나 비웃음 혹은 자조 섞은 작품도 적지야 않지만 대부분 정도를 지나쳐 아스트랄해지기 때문에 그냥 웃고 즐길 수 있건만, 이렇게 현실성이 있어 버리면 절대 웃을 수가 없다. 한편 뭐가 뭔지 모르는 사람들은 여전히 웃을 수 없는 물건 되겠다...

개인적으로 4권에서 번역자분께 찬송찬양영광돌리고 싶은 심정이다. '츤데레'의 번역을 시도했다는 것 만으로도 용자라 불릴 자격이 있다. '츤데레'란 최근들어(?) 부각하고 있는 여성캐릭터의 성격표현 중 하나로, '남들 앞에서는 딱딱하고 난폭하거나 도도하지만 단둘이 있으면 귀여워지는' 성격을 말하는데(...나... 자폭하고 있는 거 아닐까...), 도대체 함축적으로 표현할 방법이 없어서 그냥 일본어를 써 왔건만 이 작에서 최초의 시도가 있었던 것이다.

"새침부끄."

...글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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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27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덤 파신 것 같아요..ㅎㅎ '촌데레'라.. 처음듣는 용어라 배우고 갑니다=_=;; (이런 용어들 뜻 알게되는 것도 나름 재밌더군요. 뭣보다 이런 쪽으로 무지한 친구에게 말해주면 굉장히 감명받기도 하구요-_-;)

2006-03-27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아니; 츤데레 입니까?!;;

1233 2006-04-04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침부끄..
 
알렉스처럼 살아보기
미즈노 케이야 지음, 김지효 옮김 / 명진출판사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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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서의 욥기는 신의 허가를 받은 악마가 어느 신실한 자를 괴롭혀 신을 저주하게 만드는 시도의 이야기이다. 욥은 재산을 잃고, 가정을 잃고, 건강을 잃었지만 끝까지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 그리하여 그는 더 많은 것을 얻는다- 는 내용 되겠다.

그리고 이 [알렉스처럼 살아가기] 역시, 어린 신들의 장난으로 모든 것을 잃은 남자가 신이 떠나버린 이 시대에 유일하게 남은 신 - 자기 자신이라는 신을 경배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자명종이 고장나 회사에 지각하더라도, 전혀 마음 맞지 않는 사람이 상사로 올라앉더라도, 원형탈모증이 생기더라도, 회사에서 해고당하더라도, 싸움에 휘말리더라도, 집에 불이 나더라도, 그리고 죽는 순간에마저도 그는 웃으며, 웃기 위해 노력한다. 좌절하고 싶고 포기하고 싶고 고래고래 고함지르며 내가 불행하다고 울어버리고 싶어지는 모든 사건을 눈 앞에 두고서도 알렉스는 억지로 웃으며 어떻게던지 그 불행하고 절망적인 상황에서조차 좋은 점을 찾아내려 발버둥친다. 아니, 실질적으로는 어떤 좋은 점도 있을 수 없는 상황일지라도 웃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자기 자신’이라는 신을 경배하기 위해서.

[신은 사람에게 기쁨도 슬픔도 줄 수 없다. 사건을 만들 뿐.]

그러나 단 하나, 사람에게 기쁨도 슬픔도 줄 수 있는 ‘자기 자신’을 섬기는 것은 믿음을 가진 자의 권리일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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