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려달라고 했더니 가을을 보내줬다.
나는 그 애의 컷과 컷 사이가 좋고, 방심할 때마다 나오는 시 같은 문장이 좋다. 하지만 무엇보담도,
자신을 믿고 묵묵히 나가는 모습이 가장 좋다.
# 그녀의 플레이 리스트
오노 나츠메 * 박희정 * 마츠모토 타이요
not simple
오노 나츠메의 그림은 흡사 북유럽의 풍경이다. 흔히 알고 있던 일본풍의 그림체를 깨고 나왔다. 강하고 굵직한 선은 파격적이고 복잡한 서사를 잘 받아낸다. 충격적인 가족사에서 한 남자아이가 바라본 풍경을 담는다. 충격적인데 크게 걱정이 되지는 않는. 괜찮을거라고 믿게 되는 힘이 있다.
호텔 아프리카
오래되어 잘 기억나지 않는다. 우리나라 작가의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작품.
죽도 사무라이
장정이 매우 아름답다. 이렇게까지 책을 만들다니, 애니북스에게 놀랐다. 만화는 저 고정된 사각의 틀에서 잘도 움직인다. 붓으로 그려 결이 그대로 나타나는 선으로 일본 에도시대의 풍경을 현대적으로 해석한다. 글은 원전이 있고, 작가는 그림을 그렸다. 그 시대의 골목을 함께 걷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