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교사 최원석의 과학은 놀이다 - 문화와 역사를 가로지르는 놀이 속 과학의 발견 플레이 사이언스 시리즈 1
최원석 지음 / 궁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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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춤이 될 수 있다면-과학은 놀이다

 

아주 단순하게그러나 결코 틀리지 않는 방법으로 세계를 정의한다면 이렇게도 말할 수 있지 않을까움직이는 것과 멈춰있는 것의 '공존'이라고. 세계는 멈추는 것을 멈추는 순간과동어반복이겠지만 멈추는 것을 멈추는 순간으로 다음을 향해 가는 것인지 모른다. 이러한 세계가 무엇이라고 덧붙여 설명하는 것 역시 셀 수 없이 많겠지만 가장 간단하면서 아름다운 형태는 아무래도 물리학이 갖고 있을 것같다고전역학에서 양자역학까지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것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기호들 말이다어쩌면 세계를 연주할 수 있는 '비밀'이 적힌 악보일지도 모르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악보를 읽지 못한다이것을 염려했는지, 어떤 선생님이 '과학은 놀이'라는 전혀 와닿지 않는 제목의 책을 냈다. 저자는 이 책을 과학으로 더 잘 놀수 있도록, '왈츠'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썼다고 한다. '과학'이라는 한정된 분야에서 어떤 노래를 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 읽어본 결과, 믿지기 않겠지만 거의 모든 것이 과학이었다. 

 

책은 6부로 나뉜다생활과 놀이 속에 과학을 '발견'하는 것에 초점이 있어서 각장의 제목은 호기심 발견상상력 발견모험심 발견협동심 발견등이다어떤 마음의 상태에서 과학을 발견한다과학은 딱딱하고정밀하며마음 같은 것은 배제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 않나. '과학적이다라는 관용어에서 우리는 '마음'이라는 무형의 종잡을 수 없는 심상은 찾을 수 없었다.

 

5부 예술감 발견을 주목해보자저자는 아주 멀리간다. ''의 어원부터 시작한다. 'dance의 경우는 '생명의 욕구'를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tanha(탄하)'가 어원이다. tanha가 어원인 불어의 danse나 독일어의 danson은 일상생활의 경험과 환희를 표현하는 율동이라는 의미를 가졌*'다고 한다.  때문에 '춤은 인간의 활동 속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것으로 볼 수 있'고 '춤을 인간의 가장 오래된 예술이며모든 예술의 어머니라고 부른'다는 설명. 과학은 전혀 없는 것 아닌가, 그러나 곧바로 나온다. ''속에 들어있는 과학을. 뮤지컬 <발레리나를 사랑한 비보이>이야기하며 전혀 다른 장르로 보이는 춤이 동일한 역학적 원리가 들어있다고 잇는다. '문워크 동작'은 작용-반작용과 마찰력을 이용한 춤이라는 설명은 어디에서 들을 수 있을까. 그런가하면 발레의 동작을 위해서 근육이 발달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무슨 금시초문인지. 하늘하늘한 발레복, 가벼운 몸과 식단조절. 근육은 상상하기 어려웠다그러나 백조가 되기 위한 점프에는 발달된 하체 근육이 필요하며 동시에 작은 상체 근육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 32회전 푸에테에서 팔과 다리를 오므리고 펴는 것이 관성 모멘트의 변화를 주기 위해서라는 설명에 입이 다물어진다그래서 발레는, '언뜻보면 중력을 무시한 마술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무게중심을 최대한 활용하는 예술'**이라는 것이다.

 

다시 돌아와 저자는 춤은 '생명의 욕구'이며 가장 '오래된 예술'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 '생명의 욕구'속에 단단히 자리잡고 있는 과학을 이야기한다. '어디에나' 있다춤을 잘 추려면 무게중심과 중력에 대한 이해로 몸을 단련해야 한다는 것. 이것을 이해하고 거리를 보면 한사코 멈춰있는 돌의 생에서도 과학을 발견할 수 있다. '누구에게나' 있다. 복잡다양해서 조금도 알 수 없을 것 같은 세계가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더 알기 위해서, 그 안의 삶이 더 재미있기 위해서, '과학은 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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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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