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한 발짝 다가서면
한 발짝 물러서며
두려움에 빠졌던 작가.

인간의 다변적이고 모순적인 모습을
극혐과 두려운 존재로 여기면서도
그 인간을 기다리고 찾는다.

소설 읽기보다
다자이 오사무 읽기 같은 책이었다.

저한테는 서로 속이면서 살아가는,
혹은 살아갈 자신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인간이야말로 난해한 존재인 것입니다 p157

모든 것은 그저 지나갈 뿐입니다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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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감있게 전개되는 이야기에 빠져들다보니 어느새 3권이다.
웨이팅 타임을 이용해 읽는 거지만 내게도 영향을 미치는지 정감있는 갱상도 사투리가 아이들과 대화속에 나도 모르게 불쑥 튀어나온다. 토지의 어느 등장인물마냥...

내 소원이라면,"

"……."

"그렇소, 내 소원이라면 나를 종으로 부려먹은 바로 그 연놈들을 종으로 내가 부려먹고 싶다는 그거요. 하지만 그렇게야 안 되겄지요."

평산은 덜미를 잡힌 것 같았다. 사냥꾼은 자기이며 매는 귀녀인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줄은 귀녀가 쥐고 있고 자기는 재줄 부리는 곰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 < 토지 2, 박경리 지음 > 중에서

그곳은 천 길 낭떠러지다. 외나무다리는 운명인 것이다. 불안과 의혹과 공포가 짙어지면 질수록, 가위에 눌린 것처럼 쫓긴다고 생각하는 중에서도 다리 저 켠은 여전히 황홀하고 눈이 부신 황금의 세계다. 외나무다리를 건너야 할지 그만두어야 할지. - < 토지 2, 박경리 지음 > 중에서

어리석은 짓, 죄악의 씨라면 어떠냐? 내 계집을 채간 간부(姦夫)만으로 죄목은 충분하거늘, 그놈의 핏줄을 밝혀 어쩌겠다는 게지? 핏줄, 핏줄? 핏줄이라고? 무슨 핏줄! 누구의 핏줄!’ -

날이 새고 햇빛이 저 석류나무를 비춰도 소인이야 어디 갈 곳 있습니까? 이렇게 앉아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억겁이 가도 소인은 이렇게 꼼짝없이 불사신 아닙니까. 강철로써도 끊을 수 없고 초열지옥의 화염으로써도 태울 수 없고 한빙(寒氷)으로써도 얼어붙게 할 수 없는 영원불멸이오. 아시겠습니까. 소인은 시각이요 세월이외다. 아시겠습니까?’

‘알다마다, 알다마다! 자넨 세월일세. 자네는 불사신이라 했것다? 옳아. 헌데 나는 지금 자넬 잡아먹고 있지 않느냐? 일각일각을 잡아먹고 있단 말일세. 자넨 나를 잡아먹고 있다 하겠지? 우리 그러지 말구, 자네는 자네대로 나는 나대로 숨을 쉬지 않겠느냐? 따로따로, 자넨 자네, 나는 나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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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설정과 이야기 전개로 실재와 허구사이, 미묘함과 기괴함이 공존하는 소설이다. 처음 접하는 기괴함이라 적잖이 당황스러웠고 난해한 글이었지만 작가의 말을 통해 이 기괴한 설정에 호기심이 일었고 109살의 콘스엘로 부인이 한 말이 역으로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독특함과 기괴함에 점수를 주고 난해함에 별 하나 뺐다. 작가에게는 상상함이라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몬테로 씨, 사람들은 자신이 외롭길 원하지요. 신성함에 다다르기 위해 고독이 필요하다면서 말이지요. 고독 속에 있을 때 유혹이 가장 강력하다는 것을 모르면서 하는 말이에요."p39
- P39

"돌아올 거예요, 펠리페, 우리 함께 그녀를 데려와요. 내가 기운을 차리게 놔두세요. 그러면 그녀를 다시 돌아오게 할 거예요......."  p62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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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짓, 죄악의 씨라면 어떠냐? 내 계집을 채간 간부(姦夫)만으로 죄목은 충분하거늘, 그놈의 핏줄을 밝혀 어쩌겠다는 게지? 핏줄, 핏줄? 핏줄이라고? 무슨 핏줄! 누구의 핏줄!’ - < 토지 2, 박경리 지음 > 중에서

구천이 서희어미와 달아난 후 치수는 사람을 시켜 쫓으려면 쫓을 수도 있었다. 왜 쫓지 않았는지, 치수는 그러한 자신을 이해하지 못했으며 그것은 어쩔 수 없는 미묘한 감정의 소이라는 것도 이해하지 못하였다. 증오, 보복, 그 어느 것도 아니면서 사실을 구명하고자 하였고 구명하고자 하는 강렬한 욕망을 또 누르지 않으면 안 되었다. - < 토지 2, 박경리 지음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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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로 씨, 사람들은 자신이 외롭길 원하지요. 신성함에 다다르기 위해 고독이 필요하다면서 말이지요. 고독 속에 있을 때유혹이 가장 강력하다는 것을 모르면서 하는 말이에요."
- P39

너는 다시 비망록을 덮으면서 왜 아우라가 이 집에서 살고 있는지를 이해하게 돼. 그녀는 이 불쌍한 미치광이 노파에게 젊음과 아름다움에 대한 허상을 지속시켜 주기 위해 있는 거야. 마치 기적을 그린 성화나 보관된 심장들, 그리고 상상의 악마와 성인들에대한 초상처럼 아우라는 거울 속에 갇힌 거야.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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