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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4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네?"
"무서울 거 없다고!"
모래가 깨끗하게 씻겨 발자국 하나 없다. 각종 물건이 파도에 밀려 올라와 사구 근처에 구불구불한 선을 그린다. 플라스틱 병, 막대기, 머리를 잃어버린 대걸레 자루, 더 멀리에는 빗장이 부서진 마구간 문까지.
"어느 집 말인지 몰라도 오늘 밤에 잘 돌아다니겠구나"
킨셀라 아저씨가 말한다. 그런 다음 한참 걸어간다. 이 위는 파도의 소음과 멀어서 조금 더 조용하다. "가끔 어부들이 바다에서 말을 발견하는 거 아니? 언젠가 내가 아는 사람이 바다에 빠진 수컷 망아지를 끌고 나온 적이 있는데, 한참 동안 누워 있다가 일어났다더구나. 아주 멀쩡했다. 너무 오래 돌아다니느라 지쳤을 뿐이었지."
"이상한 일은 일어나기 마련이란다." 아저씨가 말한다.
"오늘 밤 너에게도 이상한 일이 일어났지만, 에드나에게 나쁜 뜻은 없었어. 사람이 너무 좋거든, 에드나는, 남한테서 좋은 점을 찾으려고 하는데, 그래서 가끔은 다른 사람을 믿으면서도 실망할 일이 생기지 않기만을 바라지. 하지만 가끔은 실망하고." - P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