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불교수업 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시리즈
김사업 지음 / 불광출판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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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다 가지고 있는 이 자유로운 초월성, 이것을 불성이라 한다. 39p

낯선 땅의 높은 봉우리에 서서 생전 처음 경험하는 신비로운 바람 맞는다. 지인으로부터 그 바람에 대해 알려달라는 간곡한 부탁까지 받았다. 그 바람이 어떤 것인지 알려는 일념으로 바람을 맞을 것이다. 당신의 몸에도 바람뿐이고 당신의 마음에도 바람뿐일 것이다. 당신은 바람과 하나가 된다.
생전 처음 경험하는 신비로운 바람을 맞듯이 이 생각 저 생각 하지말고 그냥 눈앞의 일을 직시해보라. 화가나는 일이 있다면, ‘이런 이유로 화를 낼 수밖에 없다‘ 하면서 화를 내는 자신의 정당성을 되뇌지 말라. 화를 내는 것에 대해 자꾸 설명하거나 이유를 붙이면 화는 정당성을 확보하고, 그럴수록 화의 뿌리는 더 깊어져 끝날 줄을 모른다. 화에서 도피하지도 말라.
화에 대한 어떤 생각도 없이, 이것이 화라는 생각도 없이,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그것을 만난 것처럼 ‘이것이 무엇일까?‘ 하는 일념으로 그냥 그것과 만나라. 당신 몸에도 마음에도 진정 초면初면의 화뿐일 때, 당신은 맨눈으로 화를 본다.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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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폰과 미엔투스에 대해서는 모두 잊어버렸다. 논쟁도중단했고, 모두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려 했고, 사라지려고 했다. 학생들은 작아졌고 창백해졌으며 지워졌다. 배•를, 손과 발을 움츠렸다. 더 이상 지루하지 않았고, 지루할 수도 없었다. 모두 겁에 질려 있었기 때문이다. 오래된글들을 먹고사는 이 유치한 믿음이 공격해 올까 봐 겁에질려 기다리고 있었다. 걱정에 휩싸인 아이들의 얼굴은 어두운 그림자, 허깨비가 되었다. 도대체 어떤 것이 말도 안되게 황당하고 허황된 건지도 알 수 없었다. 자기들이 그런 건지, 아니면 부정법 대격이 그런 건지, 헛소리쟁이 노교사의 끔찍스러운 신뢰가 그런 건지, 그것조차 알 수 없었다. 현실은 조금씩 몽상의 세계로 바뀌었다. 아! 꿈을 꾸련다! -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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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제1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김멜라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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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읽기‘는 올해 처음 개설된 3학년 선택과목이었다.
곽의 또래들만 해도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종일 한 교실 한자리에서 꼼짝없이 듣는 수업에 익숙했으므로, 곽이 요즘 고등학생들은 수강 과목의 절반 이상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하면 다들 신기해했다. 선택권을 주는 척만 하고 학교가 행정 편의에 맞춰 배정했던 과거와도 달랐다. ‘학생이 주체적으로 진로를 설계해 각자의 적성과 흥미를 계발하도록 수요자 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할 것.‘ 그런 문장이 밑줄로 강조된 각종 지침과 사업 안내가 문서함에 끊임없이 하달되었다. 대입 종합 전형에서도 자기주도성,
전공적합성 같은 평가 요소가 부상한 지 오래였다. 학생이 무슨과목을 택했는지에서부터 가늠되는 자질이었다. 있는 꿈도 없는듯 주머니에 쑤셔넣고 문제집을 푸는 게 과거의 입시라면, 없는꿈도 있는 듯 만들어서 스토리텔링을 하는 게 지금의 입시였다.
곽은 경쟁은 여전히 경쟁이며 선택은 기만이 아닌지 의심하기도했다. 그러나 학생 주체가 자신의 결정에 따라 배우고 성장할 가능성이 마련되긴 했다는, 그런 원론적인 차원에서 새 교육정책을얼마간 환영했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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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작품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어쨌든 각자 개인에 따라완전히 다를 수 있으리라. 이번 순회관람을 하는 동안 최상의의미에서 고전적인 토대 위의 현재라고 부를 수 있는 그 어떤것에 대한 느낌, 개념, 그리고 시각이 나에게 뚜렷해졌다. 나는이 현상을 감각적이고 정신적인 확신이라고 칭하겠다. 이곳에위대함이 있었고, 현재에도 미래에도 존재하리라는 확신이다.
가장 위대한 것, 가장 훌륭한 것이 덧없이 흘러가 버린다는 것온 시간의 법칙이고, 상호 간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도덕적 물리적 요소들의 특성이기도 하다. 우리는 매우 폭넓게 관람을 하는 중, 파괴된 것을 지나갈 때도 서글프지 않았다. 오히려아직도 그렇게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토록 많이 복구되어 옛날보다 더욱 현란하고 돋보인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산피에트로 대성당은 확실히 크게, 어떤 고대 신전들보다더 웅장하고 대담하게 설계되고 건축되었을 것이다. 우리 눈에 - P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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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모든 사람은, 다른 인간의 보충으로 간주되어야하며, 이러한 태도를 취할 때 인간이 가장 유익하고 사랑받을 수 있다고 한다면, 특히 여행기나 여행자에게 그러할것이다. 인격, 목적, 시세(時勢), 우연한 사건으로 인한 성공과 실패 등 모든 것이 사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어떤 여행자에게 선행자가 있다는 사실만 알고 있어도 나는그에게 기쁨을 느끼고 그 순간은 만족하며 그의 후행자를기대할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그 지방을 몸소 방문하는행운이 나에게 주어졌을 경우에는 이 후행자에게 마찬가지로 친밀한 기분으로 다가가고 싶은 생각이다. -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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