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제1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김멜라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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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읽기‘는 올해 처음 개설된 3학년 선택과목이었다.
곽의 또래들만 해도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종일 한 교실 한자리에서 꼼짝없이 듣는 수업에 익숙했으므로, 곽이 요즘 고등학생들은 수강 과목의 절반 이상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하면 다들 신기해했다. 선택권을 주는 척만 하고 학교가 행정 편의에 맞춰 배정했던 과거와도 달랐다. ‘학생이 주체적으로 진로를 설계해 각자의 적성과 흥미를 계발하도록 수요자 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할 것.‘ 그런 문장이 밑줄로 강조된 각종 지침과 사업 안내가 문서함에 끊임없이 하달되었다. 대입 종합 전형에서도 자기주도성,
전공적합성 같은 평가 요소가 부상한 지 오래였다. 학생이 무슨과목을 택했는지에서부터 가늠되는 자질이었다. 있는 꿈도 없는듯 주머니에 쑤셔넣고 문제집을 푸는 게 과거의 입시라면, 없는꿈도 있는 듯 만들어서 스토리텔링을 하는 게 지금의 입시였다.
곽은 경쟁은 여전히 경쟁이며 선택은 기만이 아닌지 의심하기도했다. 그러나 학생 주체가 자신의 결정에 따라 배우고 성장할 가능성이 마련되긴 했다는, 그런 원론적인 차원에서 새 교육정책을얼마간 환영했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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