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대의 책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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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책 좋아하는 사람들의 특징, 책장에 책이 수북히 쌓여있는데 그 중 읽지않은 책이 꼭 있다. (많이)

내 책장의 책들을 살펴본다. 언젠간 꼭 읽어야지, 이건 꼭 읽어야지 하고 쌓아둔 책이 몇 권인가.

그 책들에게 입이 있다면 나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을까.

명언에 '읽지 않은 책은 벽돌과 같다' 라는 말이 있던데 나는 왜 집에 수많은 벽돌을 쌓아두고 살까.

베르나르 베르베르 '나는 그대의 책이다'에서는 정말 책이 나에게 말을 건다.

자신이 어떤 존재가 되는가는 독자의 선택에 달려있다 말한다.

자신을 이용하라. 남용하고 자신으로 인해 독자가 이롭게 되길 바란다고 한다.

돈을 주고 책을 산 독자에게 책은 아낌없이 이용 당할 준비가 되었다고 말이다.

나의 임무는 그대로 하여금 꿈을 꾸게 하는 것이고,

그대가 할 일은 나날의 근심 걱정을 잠시 잊어버리고

되어 가는 대로 완전히 스스로를 내맡기는 것이다.

책 표지가 네가지 컬러인데 각각 공기, 물, 불, 흙 이렇게 4원소 세계로 떠나는 여행이다.

물의 세계에서는 나 자신을 스스로 깨닫게 만드는 내용이다.

나의 무지함을 꾸짖는 도인에게 되려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것이 무지이며 나를 채우고 나를 다시 비우는 것도 나이고, 내 세계와 우주를 가장 잘 발견 할 수 있는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떄문에 나의 길은 나만이 이끌고 나만 걸어갈 수 있다. 그것을 알게되면 내가 어디로 어떻게 가야할지 생각해볼수있다.

흙의 세계에서는 내가 만드는 세상에 대한 내용이다.

내가 만든 집과 내가 만든 커다란 서첩에는 내가 원하는 방향의 문장을 적을 수 있다.

사실 내가 직면한 내 문제는 누구보다 내가 그 해결방법을 잘 알고 있을 수 있다. 헌데 남의 조언을 듣고 남들이 하라는 대로 따르다가는 결국 다시 내 문제를 떠안게 된다. 내가 만난 문제의 답은 내가 그동안 쌓아놓은 온갖 지식과 직간접 경험과 내 선택에 의해 풀어 갈 수 있다.

불의 세계에서는 나를 방해하는 적과의 싸움이다.

나에게 무례하게 대하는 사람이든, 무거운 체제나 조직이든 각종 질병, 죽음, 그리고 게으르고 포기가 쉬운 나 자신과의 싸움이든, 나를 힘들게 하는 무언가와 우리는 어떻게든 싸움이 일어 난다.

그럴때 나의 마음가짐은 어떻게 가져야 하는가, 각각의 상황에 따라 나를 점검하고 싸움에 대비할 준비를 시켜준다.

물의 세계에서는 나를 진정시키고 통제하는 법을 배운다.

갑자기 울컥하는 마음이 들때나 공격성이 자제되지 않을 때 나 스스로를 조절하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내면을 들여다보게 한다. 내가 나를 잘 알고, 사랑하는 방법, 이 곳에서 배운다.

그대의 책에 그대만을 위해 쓰여진 문장을 기억하라.

정말 독특하고 특별한 책이다. 책을 쓴 것은 분명 작가인데 이 책안에서 나를 발견하게 되니 말이다.

내가 쓰여진 나의 책은 분명 모두 나의 본모습이며 결과이고, 책임이다. 내 책에는 어떤 내용이 담길지 항상 고민하고 수정하면서 좋은 책을 만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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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좋아하는 그림 그리기 - 정말 쉽다·5분 완성!
카롱쌤 지음 / 황금부엉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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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그림을 잘 그리는걸 기대하진 않았지만 아이가 여직 그림을 그릴 때 사람을 졸라맨으로 표현하는 걸 보고 이번 겨울 방학에는 그림그리기 연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저런 그림그리기 교재는 참 많지만 아이가 따라그리기 가장 쉬워보이는 책을 선택 했는데 그게 바로 이 '아이가 좋아하는 그림 그리기' 였답니다.

그런데 책을 받아보니 저자가 24만 유명 유투버였더라구요. 영상으로 보면 더 재미나지 않을까 싶어서 검색해보니 이미 저도 여러번 영상을 마주했던 분이셨어요. '카롱쌤'은 보통 사람들이 그리는 평범한 그림을 간단한 방법으로 뚝딱 업그레이드 해주는 방법을 올리셨던데 전 쇼츠영상으로 자주 보고 있었거든요. 항상 스쳐지났었는데 이번에 구독 좋아요 꾹 눌러드렸답니다.

카롱쌤의 책은 제가 찾던 책이예요. 정말 쉽거든요.

숫자와 알파벳을 이용한 그림그리기가 전부라서 유치원생도 보고 따라 그릴수 있지요.

원하는 숫자를 그려요. 카롱쌤의 예시 그림을 통해서 숫자나 알파벳이 그림으로 어떻게 변하는지 확인하고 따라그려봐요. 카롱쌤 예시 그림 옆에 그려도 되고 스케치북에 그려도 된다고 했더니 아이가 책에 낙서하는 기분으로 열심히 그리더라구요. 책에는 예시 그림 말고도 더 상상하며 그릴수 있는 페이지도 있어서 아이 마음가는대로 자유롭게 연습 할 수 있었네요.

간단한 그림이지만, 책 페이지에 큼직큼직하게 그려진게 너무 좋았어요.

그림 사이즈가 너무 작으면 세심하게 그리지 못하는 아이가 따라하기 힘들거든요.

사실 그림은 기본선과 면만 잘 그려도 반은 완성인데, 컬러있는 시원시원하게 큰 그림과 친절한 설명, 그리고 다양하게 표현가능한 창의력까지 그림그리기에 자신없어 하는 아이나 어른들에게 딱인 책이였어요.

한가지 팁을 드리자면, 연필보단 예시 그림처럼 굵은 선의 펜이나 색연필 같은 걸로 그리면 훨씬 편하게 그리게 되네요.

토끼, 개미, 트럭, 돼지 ,꿀벌... 초등아이가 조금 유치하게 생각하면 어쩌나 살짝 걱정했는데, 책을 받아보니 오히려 쉬운 그림이라 아이 그리기 자신감이 붙는것 같았어요. 이정도는 나도 그리겠네! 하더라구요.

거기에 색칠을 할 때도 한 색으로 완전히 다 색칠하기보단 예시 그림처럼 음영을 주거나 여러 색을 섞어쓰는것도 따라하다보니 그럴듯한 그림으로 만들어졌답니다.

아이들이 가장 상상력이 폭발 할 때는 스스로 창작할 때인것 같아요. 단순한 0123 ABCD 글자가 어떤 그림으로 표현될지는 온전히 아이들의 몫이 되니까 그림은 상상력, 창의력에 가장 좋은 활동이되겠죠.

아이의 다양한 표현과 그림그리기 자신감, 그리고 그리면서 나누는 즐거움까지 책 한 권으로 정말 재미있는 시간이였네요.

유튜브 카롱쌤

인스타그램 @caron__caron

틱톡 @atelier_maca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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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로 보는 세계사
최희성 엮음 / 아이템하우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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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신에 대한 설화를 보통 신화라 부르기 때문에 보통 신화는 좀 과장되고 누구가 만들어낸 그저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 취급을 받지만, 우리가 좋아하는 커피브랜드 로고나 영화 캐릭터에서도 과학분야나 천문학 지질학에서도 신화적 이름을 인용한 사례를 자주 볼 수 있을 정도로 우리 생활에 밀접하다.

신화의 이야기들은 그래서 같은 듯 다른 저마다의 결과 뿌리로 역사가 말하지 못하는 신비한 그 오랜 날로부터, 역사에서 지워져 버린 패자(敗子)들의 역사까지를 상상하게 하는 인류문명 탐구서이다.

신화로 보는 세계사에서는 신화가 인간의 한계와 초월의 세계가 고스란이 담겨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역사와 신화를 떼놓고 생각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신화가 이렇게 많았나 싶을정도로 차례에는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페르시아, 인도, 중국, 헤브라이, 북유럽, 동유럽 슬라브, 아메리카, 폴리네이사, 아시아, 아프리카, 켈트 그리고 그리스로마 문명 신화로 다양하게 나눠져있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되는건 그리스로마 신화정도뿐이라 다른 신화이야기가 모두 재미있게 다가왔다.

고대 이집트 신화는 3천년 이상 이어진 고대 이집트의 신앙 체계였다. 나일강 유역에서 5천년이상 번성한 이집트 문명은 웅장한 건축과 예술을 남겼고 메소포타미아 등 주변 문명에 영향을 미쳤다.

인도 신화는 약 4천5백년전 인더스 문명에 기원을 두며, 베다 신화와 힌두교 신화로 발전해 왔다. 힌두교 화신 개념은 다신교적 다양성와 일신로적 신앙을 융합하고, 불교의 석가모니까지 비슈누의 화신으로 포용하며 고유한 종교적 포용성을 드러낸다.

복합적 기원을 가진 그리스로마 신화는 고대 그리스인의 삶과 사회에서 종교적, 문화적으로 핵심적인 구심점 역활을 하며 공동체 결속을 다지는 데 중요한 기능을 수행했다.

세계사 지식이 얕아 역사와 신화의 관계성을 잘 이해했는지 알 수 없지만, 어떤 한 나라를 이해하는데는 문화를 알아야하고 그 문화는 그곳에서 대대로 이어내려온 신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알게된다.

일례로 인도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코끼리 얼굴을 한 동상이 어떤 의미일까 궁금했는데, 그것이 가네샤라는 것으로 지혜와 번영, 장애물 제거의 신으로 널리 숭배되는 존재이며, 그런 모습을 갖추게 된 이유를 책을 읽고 알게되었다.

아시아 문명의 신화 중 쿠마리는 네팔에서 아직도 이어지는 전통으로 남아있는 것으로 안다. 네팔 말라 왕과 밤마다 주사위 놀이를 하다가 여신의 정령이 된 것이 쿠마리 전통인데, 초경이전의 3~6세 소녀 중 엄격한 기준에 맞춰 선발되어 살아있는 여신으로 쿠마리 사원에서 지내게 되는 것이다. 티비에서 본 쿠마리 소녀들의 삶이 그닥 좋아보이지 않았던 걸로 기억하고 있어서 책 내용을 더 열심히 읽게 되었다.

영화로 알고 있어 더 재미있던 페이지도 있었다. 바로 북유럽신화인데, 오딘은 프리그와 결환하여 사랑과 빛의 신 발드르가 태어났는데 그를 너무 아껴 불사신이 되는 방법을 계약을 맺였다. 헌데 발드르의 높은 인기를 질투한 로키의 계략으로 발드르가 죽고 다시 부활 할 수도 없게 만들어버린 일화와 토르가 잃어버린 망치 묠니르를 되찾는 내용은 그저 한 영화적 설정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신들의 주신 오딘 이야기와 신들의 멸망 라그나뢰크가 스토리와 절묘하게 연결되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신화로 보는 세계사는 한 챕터 한 챕터가 하나의 이야기라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게되었다. 신화별로 잘 정리된 내용과 거기에 관련 사진과 그림이 컬러로 담겨 읽는 재미를 더하고, 궁금했던 나라들의 문화와 습관, 미스테리까지 해결 할 수 있어 너무 유익했다. 아이들과 함께 읽어도 재미있고 책을 읽고 관련 다큐멘터리나 영상을 찾아보면 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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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금지구역 : 월영시
김선민 외 지음 / 북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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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볕이 잘 들지 않아서 싸늘한 방, 습기로 곰팡이 냄새가 배어 나오는 곳, 온갖 쓰레기 냄새가 뒤엉켜 악취가 나는 현장.. 잠시라도 머물고 싶지 않은 그런 장소처럼 불길한 느낌의 장소가 오늘 만나게 되는 소설 속 배경 - 월영시이다.

월영시, 이곳은 신도시 개발 구역으로 지정되어 폐건물을 정리하려고 한참 공사중인 곳이였다. 워낙 낙후된 곳이기도 하지만 외부인을 경계하고 밤 12시엔 절대 집 밖으로 나오지말라, 공사 현장에서 아무것도 가지고 나오지 말라는 등 수상한 경고를 하는 곳이라 괜히 꺼려지는 그곳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다섯가지 에피소드로 나온다. 재미있는 점은 이야기의 작가가 각각 다르다는 점이다.

책의 설정을 알고나니, 예전에 강원도 정선 고한읍을 추리마을로 지정한 기념으로 나온 소설이 떠올랐다. 그 책 역시 다양한 작가들이 한 장소를 배경으로 쓴 소설을 모아둔 책이였는데 같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을 각각의 작가들이 상상력을 다르게 발휘해 한 권의 책을 만드는 설정이 너무 흥미로웠다.

김선민 '뒷문'

주인공은 건설현장 직원으로 시공사와 조합의 요구를 조율하며 재건축을 진행하던 중 시공사의 공사 중단으로 월영시에 직접 내려오게 된다. 시공사와 조합장까지 절대로 그곳에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큰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에 서둘러 건물로 들어서는데, 어떤 붉은 문을 통과 하자마자 그 문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끝도없이 펼쳐지는 공간에서 정체모를 무언가에게 무작정 쫏기게 된다. 그러다가 미쳐버린것인지 환상인것인지 자신도 그 무언가가 되어버리는데.. 이유를 알 수 없는 상황에 당황스럽지만 백룸을 배경으로 떠올리니 소름돋고 뭔지 모를 답답함이 밀려왔다. 나도 같이 그곳에 갖혀버린 기분까지 들었다.

박성신 '낙원모텔 철거작업'

김 소장과 다섯명의 인부가 낙원모텔 철거작업을 위해 월영시에 발을 들였다. 철거 날짜도 촉박한데, 더운 날씨도 서늘하게 만드는 공간에서 쏟아지는 수십 수백마리의 바퀴벌레 등장에 정신이 없는데, 공격적인 바퀴벌레의 행동에 인부 한 명씩 당하다가 결국 주인공 한수도 바퀴벌레의 공격에 무너지며 이야기가 끝난다. 경고를 무시한 댓가일까 아니면 이 월영시의 저주일까. 아직도 알 수 없다.

사미란 '호묘산 동반기'

"눈 올 땐 이 산에 올라가는거 아니에요. 돌아가요." 곧 눈이 올것이라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오기로 오른 효모산에서 주인공은 김두수라는 낯선 남자와 우연히 함께 등산을 하게 되는데 갑자기 부동산 사장이 나타나 김두수는 구미호고 자신은 도깨비라 한다. 사납게 대결하는 두 존재 앞에서 주인공은 누굴 믿고 따라야 할까.

이수아 '관계자 외 출입금지'

5년전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유치원 원장이 빨간 끈으로 목을 메어 자살하고 월영유치원은 출입금지구역이 되었다. 연거푸 이어지는 여러가지 소문에 당시 아이를 잃었던 경선은 마음이 심란해지고 죽은 아이를 위해 다시 그곳에 들어서게 되는데 세상에 귀신이 어디있을까 싶지만 다시 귀신이라도 아이를 만나고 싶은 엄마의 마음도 공감되는 내용이였다.

정명섭 '재의산'

재의산은 사실 재차의가 묻혀있는 산이라했다. 위험한 곳이라는 이야기는 분명 들었는데, 지금 아이돌 사진을 찍을 생각이 가득한 가출팸 아이들은 그런건 중요하지 않아보인다.

"이 동네 사람이 아니니까 모르시는 모양인데 ,여긴 금지구역 투성이에요, 잘못 발을 들였다가는 훅 간다구요"

아무리 과학수사가 발달하고 정밀검사를 해도 완벽하게 밝혀지지 않는 사인이라는게 있다. 알 수 없는 존재의 공격을 뭐라고 설명할까, 그냥 떠도는 소문을 믿는게 더 설득력있겠지.

살면서 이런저런 금기를 어기는 것에 대해 너무 안일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하지 말라고 하는 것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때로는 그 금지된 것을 행하는 일에 하나뿐인 내 목숨을 걸어야 할지도 모르는 일임을 우리는 모르는 채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 각 내용에는 모두 '경고'가 있었다. 들어가지말라. 가지고 나오지말라. 오르지말라.

경고를 하는 쪽도 제대로 된 설명을 해주지 못하지만 세상에는 말로 풀이되지 않는 어떤 존재가, 어떤 힘이 있다는 것이다.

단절된 도시, 알 수 없는 존재의 등장과 설명하기 힘든 초자연현상.. 글을 상상으로 그려가며 읽으니 내가 그 자리에 있는듯 더 섬뜩하고 소름 돋아서 간만에 진한 공포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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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마음시 시인선 16
이정하 지음 / 마음시회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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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제가 시집을 가장 오래 끼고 있던 때는 아마도 중학교 시절인것 같아요. 밤 새워가며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고, 친구에게 편지를 쓰고, 일기에 좋은 시도 옮겨 적었던 그때가 종종 생각나는데 지금은 뭐가 그렇게 바쁜지 여유롭게 앉아서 시 한 편에 집중하기 어렵게 살고 있네요. 1994년, 딱 그 시절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진 시집이 바로 이정하의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였어요. 좋은 구절을 달달 외워가며 엽서에 적어 주고 받던 추억이 있는 그 책을 수십년이 지나서 이렇게 다시 읽게 되었네요.

너에게 가지 못하고

나는 서성인다.

내 목소리 닿을 수 없는

먼 곳의 이름이여,

차마 사랑한다 말하지 못하고

다만 보고 싶었다고만 말하는 그대여,

그대는 정녕 한 발짝도

내게 내려오지 않긴가요.

'사랑'이 뭔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사춘기 시절이여서 그런지 아픈 사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감정이 많이 요동쳐던터라 이정하님의 시의 한 구절 한 구절이 너무 가슴 아프게 다가왔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에서야 다시 읽고 드는 느낌은 아픔까지도 아름다운 사랑의 일부분이였다는 이해의 감정이네요.

누구나 사랑을 하며 살 것 같지만, 사실 평생을 살면서 나보다 더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건 딱 한 번 올까 말까한 소중한 기회라는걸 알고 있기 때문이죠.

수없이 되풀이한 작정쯤이야

아무것도 아니라고

네가 닿았음직한 발길을 찾아나선다.

머언 기약도 할 수 없다면

이렇게 내가 길이 되어 나설 수밖에.

내가 약속이 되어 나설 수밖에.

요즘 친구들이 이정하님의 시를 읽는다면 어떨지 모르지만 삐삐에 1004를 찍어보내고, 통화를 위해 길을 헤메면서 공중전화기를 찾아 돌아다니며, 약속시간을 맞추지 못하면 그 자리에서 하염없이 기다려야했던 시대를 지냈던 사람들에게 이정하님의 시는 시대의 공감이자 추억이였어요. 제 또래분들은 이 시집을 읽으면 무조건 추억여행 떠나게 되지 않으실지 ^^ 명작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명작인것처럼 한때 내 마음을 울리던 시는 다시 읽어도 좋네요.

(다만, 요즘 감성에 맞게 표지만 바꿔도 더 많은 사람이 찾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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