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마음시 시인선 16
이정하 지음 / 마음시회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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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제가 시집을 가장 오래 끼고 있던 때는 아마도 중학교 시절인것 같아요. 밤 새워가며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고, 친구에게 편지를 쓰고, 일기에 좋은 시도 옮겨 적었던 그때가 종종 생각나는데 지금은 뭐가 그렇게 바쁜지 여유롭게 앉아서 시 한 편에 집중하기 어렵게 살고 있네요. 1994년, 딱 그 시절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진 시집이 바로 이정하의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였어요. 좋은 구절을 달달 외워가며 엽서에 적어 주고 받던 추억이 있는 그 책을 수십년이 지나서 이렇게 다시 읽게 되었네요.

너에게 가지 못하고

나는 서성인다.

내 목소리 닿을 수 없는

먼 곳의 이름이여,

차마 사랑한다 말하지 못하고

다만 보고 싶었다고만 말하는 그대여,

그대는 정녕 한 발짝도

내게 내려오지 않긴가요.

'사랑'이 뭔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사춘기 시절이여서 그런지 아픈 사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감정이 많이 요동쳐던터라 이정하님의 시의 한 구절 한 구절이 너무 가슴 아프게 다가왔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에서야 다시 읽고 드는 느낌은 아픔까지도 아름다운 사랑의 일부분이였다는 이해의 감정이네요.

누구나 사랑을 하며 살 것 같지만, 사실 평생을 살면서 나보다 더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건 딱 한 번 올까 말까한 소중한 기회라는걸 알고 있기 때문이죠.

수없이 되풀이한 작정쯤이야

아무것도 아니라고

네가 닿았음직한 발길을 찾아나선다.

머언 기약도 할 수 없다면

이렇게 내가 길이 되어 나설 수밖에.

내가 약속이 되어 나설 수밖에.

요즘 친구들이 이정하님의 시를 읽는다면 어떨지 모르지만 삐삐에 1004를 찍어보내고, 통화를 위해 길을 헤메면서 공중전화기를 찾아 돌아다니며, 약속시간을 맞추지 못하면 그 자리에서 하염없이 기다려야했던 시대를 지냈던 사람들에게 이정하님의 시는 시대의 공감이자 추억이였어요. 제 또래분들은 이 시집을 읽으면 무조건 추억여행 떠나게 되지 않으실지 ^^ 명작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명작인것처럼 한때 내 마음을 울리던 시는 다시 읽어도 좋네요.

(다만, 요즘 감성에 맞게 표지만 바꿔도 더 많은 사람이 찾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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