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투 더 포레스트
진 헤글런드 지음, 권진아 옮김 / 펭귄카페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이 망할 나라에서 사는 사람들은 모두 자본주의자들이야. 좋건 싫건 간에 말이지. 이 나라 사람들은 다 세상에서 가장 탐욕스러운 소비자들이야. 이 가난한 지구 상의 다른 누구보다도 자원을 스무 배는 더 써재끼고 있어."
만약 지금 당장 전세계의 전기공급이 한번에 끊기게 되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혼란과 공포, 범죄와 각종 질병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져가는 사람들.
그 속에 부모님을 병과 사고로 잃고 두 소녀가 숲 속집에 덩그러니 남는다.
이 이야기는 동생 넬이 일기 형식으로 이야기를 적으며 시작된다. 아마 이 스토리는 소녀들이 살아남기 위한 고군분투기에 가까운듯~
두 소녀의 이름은 에바와 넬이고 각각 열여덟살과 열일곱살의 자매인데, 원래 시내에서 동떨어진 숲속에 집을 짓고 살고 있었기에 실제로 블랙아웃이 왜 일어났는지, 다른 지역, 다른 나라가 블랙아웃 후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정은 알 수 없고 나오지 않는다.
다만 그들이 식료품등을 사기 위해 자주 나가던 시내의 처참한 상황을 보고 짐작을 할 뿐.
물론 그 마저도 자동차 휘발유가 거의 떨어져서 이제는 시내를 오갈수도 없는 상황에서 아버지마저 사고로 잃고 소녀들은 망연자실한다.
하지만 살아남기 위해서 있는 식료품을 최대한 아껴가며 자신들만의 규칙으로 생존을 이어간다.
"다 쓰는 거 아니잖아. 그냥 음악 좀 들을 정도로만 쓰자고. 지금 한번만. 그건 낭비가 아니야."
"에바, 미안해. 하지만 긴급 상황을 위해 아껴둬야 해."
"난 춤을 춰야 해, 넬. 음악에 맞춰 춰야겠어. 몇 분이라도 좋아.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책의 앞부분은 대부분 가족들이 함께 모여살던 때와 춤을 추기위해 자신과 함께 있을 시간이 줄어들며 외로워했던 동생의 이야기, 시내를 오가며 관심을 갖게되었던 남자친구등 과거에 대한 회상이 나오는데 여기까지 읽다보면, 블랙아웃이 가져온 불행과 공포에 대해 나올것이라 기대했던 나는 솔직히 조금 지루해졌다. 하지만 남겨진 사람이 소녀 단 둘 뿐이라니 이 이야기가 대체 어떻게 진행될까 궁금했다.
그런데 그때 그들의 집에 누군가 노크를 한다.
사람이라곤 단 둘밖에 없던 그곳에 누군가 찾아온것이다.
알고보니 그는 넬이 시내에 나갈때마다 혼자 짝사랑했던 엘리였다. 엘리는 시내에 사는것이 끔찍했으며 아무것도 없어서 변화를 위해 숲으로 들어왔다고 했다. 그리고 둘만 지내던 그 집에서 엘리가 함께 지내면서 엘리와 넬은 서로의 마음을 터놓게 되고 과거 이루지 못한 사랑을 나누게 된다. 그리고 그는 전기가 돌고있다는 동부로 함께 떠나자고 한다. (아니 근데 먼 여행을 떠날 사람이 굳이 위험을 무릎쓰고 왜 숲으로 들어왔을까? 나는 어쩌면 그가 숲으로 들어온 목적은 처음부터 넬을 데리고 가기 위해서가 아니였을까 하고 생각되었다.)
아무튼 넬은 엘리의 이야기에 흔들리고 에바에게 함께 가자고 했지만 에바는 그곳까지 걸어서 가는일은 무모한 일이라며 거절한다.
엘리를 사랑하게된 넬은 결국 엘리를 따라나서지만 에바를 혼자 두고 갈수 없기에 결국 숲속의 집으로 돌아오고, 다시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지만 곧 낯선 남자가 에바를 덮치면서 위기를 맞게된다.
처음부터 소녀 둘이 숲속에서 삶을 유지한다는 것 자체가 불안하고 걱정스러웠다.
그렇다고 농장생활이나 사냥에 익숙한 시골소녀도 아니고 발레리나와 하버드생을 꿈꾸던 연약하기 짝이 없는 두명의 소녀라니. 너무 가혹한 설정이다 싶었다. 하지만 그녀들은 조금씩 조금씩 성숙해지고, 해내지 못할것이라 여겼던 일들을 하나씩 이루어 나가며 성장해간다.
마지막은 그녀들이 세상밖으로 나오는것이 아니라 이제는 좀 더 깊은 숲으로 들어가기 위해 길을 나서는 모습으로 이야기가 끝난다.
둘은 남아있는 식료품을 아껴가며 꼼짝않고 죽음을 기다리는 쪽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을 스스로 개척하기로 결정한듯 보였다.
딱 하나 마음에 걸리는것은 두 소녀들이 서로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건 좋지만, 굳이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가 낄 필요가 있었는가에 대한 불만이다. 이 둘은 자매라고. 이 작가양반아!
책을 읽고나니, 나는 앞으로 맞이할 불행한 상황을 내가 얼마나 잘 견딜수 있을까 궁금해졌다.
두려운 상황에서도 한손에 총을 들고 나무를 하러 나간 넬처럼 '용기를 낸다면' 못할것이 없지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