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수집가 : 상 잠뜰TV 본격 오리지널 스토리북
루체 그림, 김수경 글, 잠뜰TV 원작 / 서울문화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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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면 대체 뭐죠? 이걸 쓰니까 이상한 게 눈에 보이는데요?"

구석에서 가면을 조각하고 있던 라더가 장터를 지나는 잠뜰을 멈춰 세워 가면을 써보라고 권하자 잠뜰이 한 말이다. 그러자 라더는 생각했다. 자신의 짐작대로 이 사람은 대단한 영력을 가진 자라고!

사실 라더는 평범한 가면 조각사가 아니였다. 기력이 있는 영혼을 가면으로 조각 할 수 있는 일명 영혼 술사였는데, 그 가면을 제대로 사용 할 수 있는 사람, 즉 잠뜰을 우연히 찾아 낸것이다. 갑작스럽지만 함께 여행을 떠자나는 라더의 제안을 받아들여 두 사람은 그렇게 여행길에 오르게 된다.

명목상으로는 가면 조각사와 탈춤을 추는 춤꾼의 공연 여행이었지만, 실은 악귀들에의해 고통에 빠진 사람들을 구하는 영혼술사의 여정이었다.

이 책에서 나온 여정은 총 세가지 가면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무도 볼 수 없는 비밀을 보여주는 가면, 죽은 자들의 과거를 훔쳐볼 수 있는 가면, 구미호의 환상을 꿰뚤어보는 가면.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죽어가는 무당의 영혼을 나무를 깍아 '무당의 탈'로 만드는데, 비밀정보에 힌트를 얻어 무당을 죽인 악귀를 찾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창귀의 운명에서 유화를 구해내는 과정인데 재미있는 것은 동물들의 영혼도 가면으로 만들어 질 수 있고, 숨겨진 창과 문, 기묘한 길을 훤히 보여줌으로써 가는 길을 안내해주는 길잡이의 탈도 만들 수 있다는 점이였다.

세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구미호를 잡아주면 큰 보상을 받게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여우의 숲으로 향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하지만 알고보니 소중한 사람을 죽이지 못해서 구미호가 되지 못했다는 여우와 그 여우를 죽이려 하는 사냥꾼 중 누구를 믿어야 하는지 고민하며 중간에 끝나는데 다음 권을 읽어봐야 사건의 진상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항상 재미있게 보고 있는 잠뜰TV 본격 오리지널 스토리북은 써니사이드타운, 데드파더스를 이어 이번이 세번째 만남이다. 물론 그 전에 다른 잠뜰TV 스토리북도 출간소식을 접하면 빼놓지 않고 찾아보고 있는데 오리지널 스토리북은 다른 책들에 비해 글밥이 좀 있는 편이라 초등학교 3학년이상은 되야 할 것 같았다. 아! 이번 책도 다른 책들처럼 유투브 잠뜰TV 채널에 에피소드별 영상이 올라와 있어서 영상을 보고 난 뒤 책을 읽으면 저학년도 충분히 읽을만 할지도 모르겠다.

잠뜰TV는 영상이든 책이든 볼 때마다 저런 구성과 스토리는 다 누가 짜는걸까 궁금할 정도로 소재가 참 넓고 다양한데, 이번에는 영혼을 가면으로 조각한다는 것, 악귀를 물리는 일을 위해 가면을 이용한다는 것을 보며 또 한번 기발한 아이디어라 생각했다.

어떤 동화책보다 풍부한 상상력과 추리소설 못지않은 흥미진진한 스토리 때문에 이렇게 자꾸 잠뜰TV 스토리북을 찾게 되는 것같다. 특히 이번 책에는 잠뜰의 모습이 멋지게 담긴 일러스트 포스터와 고급진 책갈피가 책에 포함되어 있어서 놓치면 안될 것 같다. 여우이야기는 어떤 전개로 이어질지 궁금해서 다음 권을 빨리 찾아봐야겠다.

[ 이 글은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경험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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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대학입시 핵심정보 & 합격등급 컷
김기영 지음 / 리더스입시교육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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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2025 대학 입시가 다가 오고 있다. 빠르면 9월부터 수시발표가 있기 때문에 이미 고3 아이들 학교생활기록부가 어느정도 그림이 그려졌다고 하더라도 좀 더 상위 대학의 진학을 위해 가고 싶은 대학과 학과의 정보를 모아 합격률을 계산 해 볼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2025 대학입시 핵심정보 & 합격등급 컷'은 30여년간 대입 자료를 분석하고 전략을 세우는 입시 전문가가 만든 책으로한마디로 대학입시 최다 경력 최고 전문가의 노하우를 담은 입시전략서라 할 수 있겠다.

책은 크게 2025 대입전형 수시.정시 주요사항 총괄 파트와 대학별 핵심정보 파트로 나누어 있다.

일단 당연하게도 모집 일정과 등록 일자 등 날짜를 제대로 알고 확인해서 중요한 사항을 놓치는 일이 없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시모집 합격자는 정시모집 지원 금지이기 때문에 수능을 잘 준비하던 학생은 지나친 수시하향은 지양한다고 한다. 수시모집시 대학별 주의사항도 꼼꼼히 기록해둬야겠다.

수시모집은 크게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 논술위주전형으로 나뉘고 정시모집은 수능전형(대학수학능력시험)으로 나뉜다. 최근에는 수시모집을 하는 대학의 추세가 높아지는 편이고 아이도 수시를 목표로 하고 있기에 그부분을 전적으로 살펴봤다.

책은 수시 전형별/모집단위별 합격권 교과등급 분석으로 전형별 합격자 교과등급 평균과 90%컷을 각각 안내하고 있다. 정시는 2022년, 23년, 24년분석 및 2025합격선 예측을 안내해준다.

학과 등급 컷은 대학에서 공개한 정보를 토대로 만들어져 책마다 다 똑같을 거라 생각했지만, 이 책이 조금 다른 것은 저자가 대학이 발표하지 않는 자료를 직접 대학을 방문하여 입수하거나 조사에 조사를 거듭하여 분석해낸 부분이 들어있기 때문이였다. 책을 살펴보니, 대학별로 전형별 합격권 교과등급 분석이외에도 서류평가의 실제상황 분석 및 합격전략와 대비 방법이 따로 적혀 있어서 좋았다. (표를 보며 이 대학은 이렇겠구나.. 하고 추측만 하던 것을 글로 풀어주니 확실히 이해하기가 편했다고나 할까..)

또 대학마다의 전형 특징과 면접대비를 짚어 주는 것도 너무 도움이 되었다.

예를들어 경희대학교에 있는 네오르네상스전형, 동국대학교 Do Dream전형, 광운대학교 광운참빛인재전형 - 사실상 모두 학생부종합이지만- 그래도 따로 전형에 대한 설명이 덧붙여있고, 대학별 예상 면접 문항을 미리 살펴 볼 수 있다는 것도 다른 책에서는 발견하지 못한 부분이라 좋았다.

다른 대학 입시 책에서는 합격 60%컷이라 최하위컷도 궁금했었는데, 이 책은 합격권 교과등급 90%컷을 안내하고 있어서 지원 할 수있는 최소한의 기준을 알 수 있다.

그동안 열심히 준비한 입시를 제대로 된 정보 없이 도전했다가 아쉽게 실패하지 않도록 예상 합격 등급컷부터 관련 학과의 내용을 알아보고 미리미리 준비해두면 좋을 것 같다.

[ 이 글은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경험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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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인간 마피아 게임 1 - 절체절명! 백작과의 한판 승부 늑대인간 마피아 게임 1
아마유키 고오리 지음, 히메스즈 그림, 고향옥 옮김 / 가람어린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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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사람들 사이에는 한 마리의 늑대가 숨어 있다. 만약 늑대를 찾아내지 못하면 사람들은 하나씩 희생 당한다.

마피아 게임의 룰이다. 여러 명이 모였을 때 하기 딱 좋은 게임이라 조카들이 모이면 종종 하는데, 마피아 게임이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바로 찾아서 읽어보게 되었다.

아카무라 하야토, 구로미야 우사기, 시로이시 야마네, 시자키 쓰바메, 아오야마 규카쿠 그리고 오리하라 선생님과 이마코 선생님은 2박 3일 여름 캠프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였다. 헌데 비 때문에 흙더미가 쏟아져 길이 막혀 버린 일행은 캠핑장으로 돌아가다가 호텔을 하나 발견하는데, 사실 이 곳은 호텔이 아니라 대저택이였다.

대저택에서 나온 수상한 차림의 백작은 이들을 반겨 주었고, 그저 편한 곳에서 비를 피해 신세를 지겠다는 가벼운 생각은 이내 공포로 바뀌게 된다.

"그럼, 지금부터 규칙을 설명하겠다."

백작의 말에 의하면 저택에 들어선 사람들 중 한 명은 사람으로 둔갑한 늑대인데, 이 늑대를 찾아내지 못하면 늑대의 승리로 잡아 먹혀 버리고 만다는 것이다. 선생님이 모두 사라진 지금, 백작이 말하는 여덟가지 규칙과 주의사항은 절대적으로 아이들에게 불리하게 돌아간다. 갑자기 투표를 통해 늑대를 찾아내라니 도통 백작의 의도를 몰라 어리둥절 했다.

혹시 백작이 늑대는 아닐까? 하지만 백작은 늑대와의 내기를 한 심판자일 뿐이라 말한다.

그렇다면 남은 다섯 명의 친구들 중 누가 늑대이고 누가 친구일까?

이야기는 규칙이 등장한 때부터 (초등 저학년 아이가 읽기에) 조금 으스스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실제로 늑대가 나타나 친구들이 하나씩 사라질 때는 아이가 꺅꺅 소리를 지르기까지 했다.

지난 밤 피아노 소리를 듣지 못했다는 이유로, 태연하다는 이유로, 조용하다는 이유로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게 되는 상황은 긴장감을 높였다.

대체 누가 늑대일까? 아이와 추리하는 과정도 재미있었다.

처음에 나는 반전으로 주인공 하야토가 늑대 아닐까 생각했고, 아이는 망토를 뒤집어 쓴 모양이 이상하다며 우사기를 의심했다. 마치 책 속 주인공이 된 것 처럼 누가 늑대인지 조금이라도 힌트가 있을까봐 한줄 한줄 책을 꼼꼼히 읽었다.

그리고 친구들이 하나씩 사라지고 마지막 두 사람이 남았을 때 이 긴장감은 최고조에 도달하는데, 늑대가 누구인지 투표를 할 때 득표수가 많으면 늑대가 잡아 먹으러 나타나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찍기로 약속해도 서로 믿지 못하는 모습이 너무 흥미진진했다.

헌데 뒤에 밝혀진 늑대의 정체는 조금 황당했다. 사실 처음 책을 읽을 때 아이들이 보는 책인데 왜 등장 인물들의 이름을 한국 식으로 바꾸지 않고 일본어 발음으로 표기 했을까 싶었는데 늑대의 힌트가 이름에 있었다. 일본어를 모르면 정답을 알 수 없는게 당연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재미있게 본 이유는, 늑대를 찾기 위해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내며 고군분투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는게 재미있고, 성장하는 하야토를 보는게 기특했기 때문이다. 정해진 규칙을 잘 생각하면서 힌트를 찾고 추리하는 모습이 참 흥미진진했다.

우리 아이도 재미있게 읽었는지 2권의 소식을 반겼다. 다시 등장하는 백작과의 대결에서 이번에도 승리 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으로 이런 재미난 스토리를 만들어내다니 너무 재밌다. 책을 읽으며 아이도 합리적인 의심을 하고 추리하는 방법을 알아 볼 수 있어 좋았다.

[ 이 글은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경험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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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GER
구시키 리우 지음, 곽범신 옮김 / 허밍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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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가진 연쇄살인마의 심리를 잘 그렸던 구시키 리우의 전작 '사형에 이르는 병'을 오래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TIGER라는 독특한 제목을 가진 작품으로 돌아왔다.

이야기는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초등학생 여자아이 두 명이 살해당한 사건인 일명 '기타미노베군 여아 연쇄살인사건'의 두 명의 범인 중 한 명이 옥중에서 사망한 사실을 호시노 세이지가 알게 되면서 시작 된다.

이요 준이치와 죽은 가메이도 겐은 당시 범인으로 잡혔었고 자백하여 종결된 사건이였다. 하지만 검시 결과에 맞춰가듯이 진술을 바꾸는 모습과 잔인한 범행보다는 단순한 절도범처럼 보였던 범인의 인상, 결정적으로 물증이 없었다는 사실 등등 당시 형사였던 호시노 세이지의 직감은 이들이 진짜 범인이 아닐 수 도 있다고 말한다.

적어도 이 말에 거짓은 없다. 세이지는 40년 넘게 경찰의 녹을 먹고 살았다. 산저수전을 모두 겪은 형사로서 거짓말은 하늘에 뜬 별만큼 많이 들었다.

그런 감이 말하고 있었다. 이 녀석은 살인자가 아니라고. -P.89

말로 담을 수 없을 만큼 참혹한 죽음을 맞은 아이들의 사건이라 세이지도 조심스러웠다. 결코 범죄자의 편을 들어주려는 것이 아니였다. 그저 또다른 억울한 희생자를 남겨 둘 수 없다는 생각이였을것이다.

하지만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난 사건이라 재수사가 쉽지 않았던 터라 세이지는 지인의 여론을 움직이라는 조언을 얻어 손자 아사히와 손자 친구 이시바시 데쓰의 도움을 빌리기로 한다.

헌데 아사히와 데쓰가 만든 영상으로 사건이 사람들의 관심을 받자 누군가 TIGER라는 이름으로 나타나는데 범인이 아니면 절대 할 수 없는 행동으로 TIGER는 자신의 존재를 어필한다.

추리 소설을 워낙 좋아하는 편이라 책 속에서 다양한 범죄 사건을 읽어 보긴 했지만, 어린 아이가 범죄를 당하는 페이지를 읽을 때는 너무 충격적이라 책읽기 속도를 낼 수 없었다. 오래전에 미야베 미유키의 모방범을 읽을 때도 피해 사실을 너무 상세하게 표현해서 한동안 범죄 소설은 읽기 힘들었던 기억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아이와 관련된 범죄라 더 괴로웠다. 이런 사건이 비단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에서도 종종 들려오는 터라 더 끔찍했다. 게다가 아이들에게 곤경에 처한 사람을 경계하라며 가르쳐야 하는 사회라니 세상이 점점 더 삭막하고 무서워진다. 하지만 그 안에도 진실을 밝히고 범인을 잡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대로 묻혀버려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을 사건에도 끝까지 파고드는 집념의 사람들 말이다.

아무튼 이야기는 사건의 진상을 밝혀가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마지막에 어딘가에서 다시 피어나는 범죄의 씨앗으로 독자의 뒤통수를 세게 치는 에필로그가 있었다. 소설은 마지막까지 잔인하다.

이 책은 등장하는 인물들이나 범죄 사실이 현실과 너무 닮아 소름이 돋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범죄자의 입장에서 혹은 피해자 가족의 입장에서의 심리 묘사도 뛰어나 이야기에 푹 빠져 읽게 만들었다.

범죄 스릴러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읽어보길 권하지만 뒷맛이 씁쓸하게 남는건 책임지지 않겠다.

[ 이 글은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경험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

#추리소설 #범죄소설 #일본추리소설 #구시키리우 #사형에이르는병 #소설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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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과외 - 맛있는 글쓰기, 멋있는 책 쓰기를 위한
김영대.백미정 지음 / 대경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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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아이의 교과서를 보다가 내가 평생 맞다고 알고 쓰던 맞춤법이 틀렸다는 것에 작은 충격을 받은 적이 있었다.

예전에 '일해라 절해라' 라는 인터넷 유머를 보며 재밌다며 신나게 웃었는데 자주 서평을 적는 입장에서도 내 맞춤법이나 글이 누군가의 비웃음 대상이 되는 건 아닐까 갑자기 소심해진다.

그래서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

'우리말 과외'는 27년 차 출판 편집자이자 출판사 대표와 영혼이 건강해야 글도 건강하다는 글쓰기 코치가 함께 맛있고 멋있는 책 쓰기를 지도한다. 일명 '우리말 지침서'이다.

글쓰기 지도는 간결한 글쓰기에 꼭 필요한 우리말 공부를 위해 번역투 지양하기, 우리말 맞춤법, 띄어쓰기, 잊혀 가는 우리 순우리말 배우기 그리고 글쓰기 훈련법 이렇게 총 다섯 마당으로 이어진다.

다른 건 다 그렇다 쳐도 '번역투 지양하기'가 무슨 뜻인가 했는데 표현 방식을 바꾸면 같은 문장도 부드럽게 표현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었다.

그 건물은 현재 리모델링 중에 있다. → 그 건물은 현재 리모델링 중이다.

그분은 늘 이웃에 대하여 관심을 가져왔다. → 그분은 늘 이웃 관심을 가져왔다.

공영방송은 높은 수준의 공적 책임이 요구된다. → 공영방송은 높은 수준의 공적 책임이 필요하다.

납세의 의무를 가진다. → 남세의 의무가 있다.

have의 의미처럼 가지다는 단어도 간단하고 쓰면 더 자연스럽게 표현된다.

아이들은 물론 요즘 사람들은 톡이나 간단한 문자로 대화하는 시대라 줄임말이나 유행어로 만들어진 단어를 쓰느라 한글 공부에 크게 신경 쓰지 않기도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맞춤법이 틀린 것을 보면 상대에 대해 조금 실망하거나 신뢰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기도 한 것 같다.

부치다와 붙이다, 맞추다와 맞히다, 결제와 결재처럼 확실히 알고 있는 단어도 있었지만, 웬과 왠처럼 헷갈리는 글자도 있었다. 알고 보니 '웬'은 '어떠한, '어떻게 된' 정도의 의미이며, '왠'은 '왜인지'의 준말이라고 생각하면 된단다.

때문에 '오늘은 웬일인지', '오늘 따라 왠지'로 표현해야 한다.

한글이라고 쉽게 보고 읽으면 금방 다 알 것 같았는데 배울수록 어렵고 시간을 들여 외우려 노력해야 했다.

책을 읽으며 분네, 민값, 이랑, 가람, 무두질, 세모벌, 대이름씨, 샛바람 같은 몇몇 단어 외에는 배울 일이 없던 순우리말을 알아가는 재미도 있었지만,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다섯째 마당의 글쓰기 연습이 아니었었나 싶다.

글쓰기 연습의 첫 번째 수업은 '길게 써도 된다' 이다.

나는 아이가 독서록을 작성할 때 줄거리를 다 옮겨 놓은 듯한 장황한 설명과 느낌이 담긴 글을 나무랐었는데, 일단 긴 문장을 끊지 않고 이어서 쓰다보면 하고 싶은 이야기의 물꼬가 트인다는 설명이었다.

일단 길게 쓰고 그다음에 적당하게 가지치기를 하며 문장을 다듬어 간다. 좋은 방법이다.

두 번째 수업은 수미상관 구조를 가진 글을 쓰기, 세 번째 수업은 말하기보단 보여주기 방식으로 묘사하기였다.

그렇게 차근차근 수업의 내용을 이행하다보면 나만의 글쓰기가 완성된다.

예전에 어떤 작가가 쓸 것이 없어도 하루에 열 개는 써야 한다고 하는 글을 본 적이 있었는데, 일단 정말 하고 싶은 내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줄줄 꺼내보는 일이 필요한 것 같았다.

그러니까, 우리말을 공부하려면 우리말을 자꾸 써 줘야 한다는 것이다.

솔직히 서평 쓰기 말고는 일기나 편지도 쓸 일 없는 요즘이지만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쉬운 글부터 자꾸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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