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센트 와이프
에이미 로이드 지음, 김지선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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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센트 와이프 (원제 : the innocent wife)

어린시절, 해외토픽같은 뉴스에서 범죄자를 추종하고 따르는 사람들이 나오는걸 보고 놀란 기억이 난다. 잘못된 판결로 억울하게 누명을 쓴 사람이 아니라 범죄사실이 역력한데도 결혼을 하자는 문구를 들고 환호하는 여자들의 모습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할만큼 나에겐 충격 그 자체로 다가왔다. 
헌데 소설 '이노센트 와이프'는 그와 같은 경우로 범죄자를 사랑하게 된 여자의 이야기라니 흥미가 생겨났다. 도대체 무엇이 법이 단정한 범죄자를 믿고 신뢰하게 만든걸까. 소설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 그 의문이 조금 풀리지 않을까 기대하며 읽기 시작했다. 

'데니스 댄슨'이라는 이 남성은 어린 나이에 소녀들을 죽인 연쇄살인마라는 죄명으로 20여년간 복역중인 사형수였다. 그가 눈에 띄는 외모를 가진 덕인지 몰라도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은 많이 생겨났고 '서맨사(샘)' 역시 그의 무죄를 믿는 사람중 한 명이였다. 그리고 그 둘은 편지를 오가며 마음이 통해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샘은 데니스와 결혼까지 진행하게 된다. 그 뒤 진범이 잡히게 되고 데니스는 감옥에서 풀려나게 되는데 문제는 이때부터였다. 
'너는 그를 믿잖아. 그런데 왜 불안해하지?'
책 띠지 나오는 이 한 줄은 당연히 데니스가 연쇄살인범 일것이라고 밑밥을 깔고 시작하게 되어 책을 읽는 내내 샘을 걱정하게 만들었다. 샘에게 다정하게 구는 데니스가 언제 돌변해서 샘을 공격해올지 긴장되며 읽게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자신을 계속 범죄자 취급하는 경찰과 사람들에게 오히려 당당하게 구는 모습을 보면 그가 범인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내가 오해하는걸지도 모르겠다가도 다시 의심스러운 여지를 남길때면 너무 헷갈렸다.
작가는 아마 독자의 이런 반응을 기대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야기는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데니스의 본색을 보여주지 않다가 거의 끝부분에 가서 짠~하고 사건의 진상을보여준다. 그리고 그제야 데니스를 스토킹하듯 따라다니는 하워드와 내내 두 사람 사이를 걸리적거리던 린지의 행동들이 설명되었다. 

'린지는 20년간 단 한 번도 이 안에 뭐가 있는지 묻지 않았어. 왜 그런지 알아? 내가 자신을 믿어주길 바라니까.'
샘도 전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과거에 좋지 않은 일을 경험 했었다. 때문에 모든 것은 자신의 오해이거나 사고였을지도 모른다고 믿어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자신 역시 나를 믿어주는 사람. 알아주는 사람을 기다렸는지도 모른다.

또 한번 사건이 벌어지고 나서야 다시 데니스는 감옥으로 들어갔다. 
헌데 나는 결말을 보고도 샘의 태도가 이해하기 어려웠다. 여전히 데니스 곁에 있겠다는 것인지 아닌지 말이다.
2세를 걱정하는 모습을 보면 데니스를 위협으로 느끼면서도 '우리에게는 이 방식이 맞아' 하며 안심하는 모습은 자신만의 사랑법을 찾았다고 생각하는듯 보였다. 
하긴 발목을 다치고 페이스북에 발목사진을 올렸을때 얻은 좋아요 숫자와 다친 발 덕분에 데니스의 관심을 갖게되자 즐기게 된 부분을 읽을땐 샘도 평범한 여자는 아니라 생각했다. 
아마 그녀에게 필요한건 누군가의 관심이 아니였을까? 
개인적으로 띠지의 한 줄을 읽지않고 봤다면 오히려 더 좋았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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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환야 1~2 - 전2권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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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미즈하라 마사야의 아버지는 회사가 어려워지자 목을 메 자살했다. 재정이 어려웠던 아버지의 빈소에는 몇 안되는 방문객이 다녀가고 친척들이 돌아간 후 남은 고모부는 마사야를 챙겨주는 척 하면서 슬쩍 아버지의 보험에 대해 묻더니 스스로 집을 뒤져 보험 증서를 찾아낸다. 자신도 아버지에게 빌려준 돈이 있었다면서 보험 증서를 탐낸 것이다. 
정말 빚을 진 것이 맞는건지 확인할 길이 없는 마사야는 순간 일어난 지진으로 고모부가 대들보에 깔리게 되자 고모부가 죽었으니 '빚은 이미 다 갚았다' 안도한다. 헌데 고모부가 의식이 있다는걸 알게되고 충동적으로 그를 죽여버리곤 지진으로 인한 사고로 덮어 버리려 한다. 
그.런.데 그 장면을 지켜보던 신카이 미후유와 마주하며 둘의 인연 아니 악연이 시작된다.
그녀가 언제부터 거기에 있었는지, 거기서 뭘 하고 있었는지 마사야는 전혀 모른다. 확실한 점은 방금 자신이 한 짓을 이 낯선 여자가 지켜봤다는 것뿐이었다. 
다양한 사건사고를 직간접적으로 접하면서 내가 살던 집과 가족, 평범했던 일상을 뒤흔든 큰 사건이 벌어지고 난 뒤에 사람들의 심리와 행동은 어떻게 변화하고 회복되는지 궁금했는데 이 책은 시작부터 어떤 재난보다도 큰 스케일로 독자로 흔들어 놓는다. 
대지진과 살인이라는 큰 사건은 이 들의 삶이 앞으로 평범하지 않을거라 예상되긴 했지만 뒷 이야기는 더 충격적이고 예상치 못한 내용들이 이어진다. 
아름다운 외모의 미후유는 사업수단까지 좋아 도쿄로 옮겨간 뒤 작은 일부터 시작하여 큰 사업까지 이어가게 되고 그녀의 성공에는 마사야가 도움이 있었다. 물론 남들에게 당당하게 말 할 수 없는 납치나 살인까지 포함되는데 무슨 일이 있어도 그녀를 지키겠다는 마사야는 그녀가 곧 삶이고 희망이자 미래다. 헌데 미후유의 미래에도 마사야가 있었을까? 당연히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미후유는 철저하게 자신의 편이다. 
우리는 밤길을 걸을 수 밖에 없어. 설사 주변이 낮처럼 밝더라도 그건 가짜야. 그런 건 이제 포기 할 수 밖에 없어. 
그들을 수상하게 여기고 뒤쫏는 형사가 등장하니 그때서야 나는 백야행이 떠올랐다. 찾아보니 많은 사람들이 백야행과 환야가 비슷하다거나 속편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어떤 충격적인 사건으로 인해 과거를 버리고 의지하는 두 사람이 있고, 여자는 성공을 위해 남자를 이용하지만 끝내 남자만 희생되고 끝난다는 마무리까지 비슷하긴 하다.  
때문에 독자는 미후유를 악녀라고 치부해버린다. 마사야를 이용하고 회유해서 범죄를 저지르게 했으니 말이다. 헌데 책에서는 마사야가 얼마나 그녀를 사랑하는지, 어떤 일까지 감수하고 있는지, 어떤 괴로움이 있는지는 구구절절 적어주면서 미후유의 입장에서 왜 마사야를 계속 이용하고 악랄한 일을 서슴없이 벌이면서까지 성공으로 내달리고 있는지 설명해주지 않는다. 
가토가 미후유에게 과거를 묻는 장면이 나오긴한다. 과거가 대체 어땠길래 이렇게 되었냐고. 
미후유는 웃으며 답한다.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더라도 자신은 그런 것에 얽메이는 사람이 아니라고. 
미후유의 마음을 읽기가 어렵다. 때문에 독자는 당연히 마사유의 편을 들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이 모든 것은 그의 선택에 의한 결과다. 마사야도 분명 잘못한 일임을 알고 있었다. 나중에는 자신이 이용당했다는 것도 알게된다. 하지만 배신감을 느끼며 괴로워하면서도 마지막 선택까지 그녀를 위한다. 마사야의 행복은 곧 미후유의 행복이였으니까. 
그녀를 악녀로 낙인찍게 만드는 한 줄은 마지막에 반전처럼 등장한다.
이렇게 멋진 밤은 처음이야. 마치 환상 같아. 
... 환야가 그런 뜻일줄이야.
그런데... 누구나 나를 절대적으로 따르고 이용할만한 쉬운 상대가 있으면 악녀가 될 수 있지않았을까.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님의 책은 전개도 빠르고 가독성이 좋다. 물론 재미도 있다. 두꺼운 두 권의 책이지만 밤이 새는지도 모르게 읽어버린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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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딱 10분, 진짜 독학 캘리그라피 하루 딱 10분, 진짜 독학 캘리그래피
김루시 지음 / 킴예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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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그라피(Calligraphy)는 그리스어로 아름다움(kallos)와 쓰다(graphein)뜻의 합성어로 '아름답게 쓰다'라는 뜻이라고 해요. 요즘은 간판, 메뉴, 광고는 물론 일상에서도 캘리그라피가 이용되고 있어서 예쁜 글씨를 보면 꼭 한번씩 따라 쓰고 싶어지더라구요. <하루 딱 10분, 진짜 독학 캘리그래피> 이 책은 1대 1 수업받듯 캘리그래피를 제대로 배우고 싶은 분들을 위해 추천해요. 어짜피 문화센타나 학원에 가서 배워도 결국은 개인 연습만이 답이기에 제대로 된 책 한 권이면 충분하단 생각이지요. 특히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수많은 서체들이 있지만 딱 하나의 서체를 제대로 가르쳐주는 책이기에 집중하며 배우기 좋다는데 있었지요. 
도구에 대한 설명과 시작 전 도구 만들기를 간단히 배운 후 이제부터 실전이예요. 제노펜을 새로 사면 좋겠지만 전 이미 여러가지 캘리그래피 펜과 붓펜을 소지하고 있기에 그냥 있는 도구를 사용하기로 했지요. 
교재의 구성은 좌측에 ㄱ ㄴ ㄷ 기본적인 자음쓰기를 배우고 우측에서는 한 문장씩 따라쓰기 칸이 마련되어있어요. 
'ㄹ'과 'ㅊ' 을 쓰는 방법이 참 매력적인 서체네요. 
뒷부분에 가면 모음을 연습하는 페이지도 있답니다. 모음은 자음보다 획이 많지 않아 표현하는 방법이 별로 없을것같아 보이지만 길이를 길게 짧게하거나 곡선화를 이용해 다양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준답니다. 
흘림 글씨가 너무 써보고 싶었는데 하다보면 늘 2~30분씩은 쓰게 되더라구요. 
인터넷 서점을 찾아보니 <하루 딱 10분, 진짜 독학 캘리그래피>은 워크북이 따로나와 있었네요. 좀 더 연습이 필요할땐 워크북을 이용하면 좋을것같아요. 저는 그냥 연습장에 써봤어요.
그냥 따라쓰기만 하니 별로 어려울것 같지도 않아 보였지만 남의 글씨체를 배운다는게 정말 어려운 것이더라구요. 
기본형 연습이 끝나면 단어를, 문장을, 시를 따라 쓰는 걸로 연습량을 늘려요. 
한 권을 모두 끝내면 완벽하게 내 것을 만들수 있게 앞으로도 열심히 연습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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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기대어 철학하기 -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추지 마라
얀 드로스트 지음, 유동익 옮김 / 연금술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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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큰 고난이 있던 것은 아니지만 한번씩 삶이 너무 힘들고 답을 찾기 어려울때가 있다. 괜한 걱정을 사는게 아닐까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를 반복하다보니 나는 어느새 부정적이며 불안을 달고 사는 사람이 되어버린듯 하다. 
종교를 가져볼까하고 심각하게 고민하던 중 어찌됐든 내 마음가짐을 고치지 못하면 무엇을 해도 그 자리일것 같다는 생각에 내가 좋아하는 책으로 눈을 돌려보기로 했다. 
'생각에 기대어 철학하기'의 저자 얀 드로스트는 일상 속에서 성찰하는 삶의 중요함을 강조한다. 책에서는 에피쿠로스, 스토아학파, 아리스토텔레스, 스피노자, 사르트르, 푸코 이렇게 총 여섯개의 챕터로 나누어 각각의 철학자들이 삶에서 찾은 철학은 무엇이고, 철학적 질문에 대한 답은 무엇인지 알려주고 있는데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철학에 무지한 나 같은 사람도 어려움 없이 술술 읽을 수 있어 좋았다. 물론 내가 내용을 모두 이해했다는 것은 아니다. 철학 책은 내가 이해 할 수 있을 정도만 이해하며 읽기로 했다. (웃음)
에피쿠로스는 '두려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었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두려움에서 먼저 벗어나야 하는데 이 두려움은 죽음뿐 아니라 다른 여러가지 형태로 다가오기 때문에 그 두려움에 대한 실재의 성격을 간파해 두려움에서 해방되는 것이 답이라 말한다. 
'세상은 창조되지 않았다' '모든 것은 원자로 이루어졌다'는 그의 이론을 이해하면 세상은 신이나 창조자도 없고 의도된 바도 없기때문에 모든 것은 우연히 일어났고, 죽음 이후는 없다는 말이 된다. 
신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충격적인 내용이겠지만 종교가 없는 나에게는 올바른 숙고를 통해 두려움 없는 세상에 대해 사유할 수 있는 사고력을 지니라는 말이 어쩐지 수긍이 된다. 어짜피 우연으로 빚어진 삶에 내 의지대로 되는 것은 내 욕망과 불안, 즐거움과 고통 이 두가지를 기준하면서 스스로 인생의 행복을 선택면 되겠다 싶으니 늘 남들의 기준에 나를 비교하며 힘들어하던 나를 돌아보게 되기도 하였다. 
에피쿠로스학파에서 '모든 일은 우연히 일어난다'고 했다면 '모든 일은 원인과 함께 일어난다'는 스토아학파는 정반대의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스토아학파와는 또 달리 아리스토텔레스는 감정을 자연적이지 않은 것으로 여기지 않았다. 재미있는 것은 모두의 이야기에 내가 고개를 끄덕이고 있더라는 것이다. 
유명한 철학자들 이지만 그들 역시 생각하는 방향이 다 같지는 않는 걸 보면서 스스로의 기준을 잡아놓고도 자꾸 흔들리고 좌절하는 내가 오히려 안심되었다. 세상에 대한 모든 답이 이미 정해져 있다면 과연 사람들은 행복할까 생각하면서 오히려 정확한 답을 내지 못했기때문에 조금씩 비워진 칸을 채워가며 나름의 답을 구하는 것이 바로 삶이며 철학이라는게 아닐까 싶었다. 책에는 각각의 세계관, 인생관, 윤리관등이 나와있지만 그 중에 행복에 대한 언급이 빠지지 않는 것이 인상적이였다. 나처럼 철학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고 마음이 가는 철학자의 이야기를 더 찾아보는 방법도 좋을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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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심는 꽃
황선미 지음, 이보름 그림 / 시공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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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마음속에 기억에 남는 추억의 동화 한 편쯤 갖고 있을것 같다. 나 같은 경우에는 여러가지 이야기가 한 권에 실린 꽤 두꺼웠던 명작동화를 참 좋아했었는데, 그 책을 읽을 시기에는 지금처럼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 없어서 그런지 가끔씩 그 책을 다시 찾아 읽으면 괜히 행복해질것만 같다. 
어른이 되어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면서도 동화에 대한 감흥이 없었는데 어느 날, 우연히 보게 된 잘 만들어진 애니매이션 한 편에 마음을 쏙 빼앗기고 책이 있다는 사실에 찾아보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마당을 나온 암탉>였는데 이번에는 이 책의 작가님의 25년간 잠들어있던 동화를 만나보게 되었다. 
<마음에 심는 꽃> 속 주인공 수현은 학생이 얼마 없고, 선생님도 둘 뿐인 초등학교 분교의 3학년이다. 
"꽃을 키워 봐, 반을 나누어 줄 테니. 꽃받을 잘 가꾼 사람에게 삼촌이 상을 줄거야."
그렇게 말하던 삼촌도 도시의 공장으로 떠나고 얼마 후 미정마저 떠나버린 인동집 꽃밭에 수현은 한동안 가지 못하다가 혼자 꽃밭을 돌보는데 어느 날 인동집에 새로운 가족이 이사를 오게된다. 
그리고 이사 온 가족이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인동집 꽃밭을 망쳐버렸다 생각해서 가족을 미워했다가 다시 엄마가 보내준 토마토를 받을땐 귀한 것을 주었다는 대답을 하는걸 보니 생각보단 고약한 사람이 아니겠구나 생각한다. 그리고 그 가족의 남자 아이 민우와 별로 좋지 못한 인상이였지만 나중엔 친하게 되는데 언젠가 본 시골 배경의 영화 속 한 장면이 떠올라 절로 웃음이 났다. 
책은 금방이라고 느낄만큼 분량이 많지 않지만 틈틈이 그려진 수채화 일러스트 속으로 자꾸 눈이 가서 금방 읽혀지지 않는다. 특히 학교의 전경이 그려진 페이지와 인동집 대문 앞에서 고개를 쏙 내밀며 안을 바라보는 수현의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수현이 바라보는 꽃밭은 아마 그 시절 그 상황에서 아이가 가장 마음을 쏟을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아니였을까 하고 생각했다. 놀이터이면서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공간.
요즘 아이들은 많은 장난감과 책들 속에도 무료해하고 시시각각 새로운 것을 제공하는 인터넷 매체를 들여다 보느라 소중한 하루 하루를 보내버린다. 
예쁘게 핀 꽃 하나에도 웃을 수 있다는걸, 요즘 아이들은 알기는 알까.
아마 이 책을 읽고 황순원의 소나기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하지만 소나기 속 소녀는 다시 돌아오지 못했지만 민우는 다시 건강해져 수현이의 꽃밭을 찾아올거라 믿는다. 순수함을 기억하고 다시 마주하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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