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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기대어 철학하기 -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추지 마라
얀 드로스트 지음, 유동익 옮김 / 연금술사 / 2019년 11월
평점 :
인생의 큰 고난이 있던 것은 아니지만 한번씩 삶이 너무 힘들고 답을 찾기 어려울때가 있다. 괜한 걱정을 사는게 아닐까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를 반복하다보니 나는 어느새 부정적이며 불안을 달고 사는 사람이 되어버린듯 하다.
종교를 가져볼까하고 심각하게 고민하던 중 어찌됐든 내 마음가짐을 고치지 못하면 무엇을 해도 그 자리일것 같다는 생각에 내가 좋아하는 책으로 눈을 돌려보기로 했다.
'생각에 기대어 철학하기'의 저자 얀 드로스트는 일상 속에서 성찰하는 삶의 중요함을 강조한다. 책에서는 에피쿠로스, 스토아학파, 아리스토텔레스, 스피노자, 사르트르, 푸코 이렇게 총 여섯개의 챕터로 나누어 각각의 철학자들이 삶에서 찾은 철학은 무엇이고, 철학적 질문에 대한 답은 무엇인지 알려주고 있는데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철학에 무지한 나 같은 사람도 어려움 없이 술술 읽을 수 있어 좋았다. 물론 내가 내용을 모두 이해했다는 것은 아니다. 철학 책은 내가 이해 할 수 있을 정도만 이해하며 읽기로 했다. (웃음)
에피쿠로스는 '두려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었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두려움에서 먼저 벗어나야 하는데 이 두려움은 죽음뿐 아니라 다른 여러가지 형태로 다가오기 때문에 그 두려움에 대한 실재의 성격을 간파해 두려움에서 해방되는 것이 답이라 말한다.
'세상은 창조되지 않았다' '모든 것은 원자로 이루어졌다'는 그의 이론을 이해하면 세상은 신이나 창조자도 없고 의도된 바도 없기때문에 모든 것은 우연히 일어났고, 죽음 이후는 없다는 말이 된다.
신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충격적인 내용이겠지만 종교가 없는 나에게는 올바른 숙고를 통해 두려움 없는 세상에 대해 사유할 수 있는 사고력을 지니라는 말이 어쩐지 수긍이 된다. 어짜피 우연으로 빚어진 삶에 내 의지대로 되는 것은 내 욕망과 불안, 즐거움과 고통 이 두가지를 기준하면서 스스로 인생의 행복을 선택면 되겠다 싶으니 늘 남들의 기준에 나를 비교하며 힘들어하던 나를 돌아보게 되기도 하였다.
에피쿠로스학파에서 '모든 일은 우연히 일어난다'고 했다면 '모든 일은 원인과 함께 일어난다'는 스토아학파는 정반대의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스토아학파와는 또 달리 아리스토텔레스는 감정을 자연적이지 않은 것으로 여기지 않았다. 재미있는 것은 모두의 이야기에 내가 고개를 끄덕이고 있더라는 것이다.
유명한 철학자들 이지만 그들 역시 생각하는 방향이 다 같지는 않는 걸 보면서 스스로의 기준을 잡아놓고도 자꾸 흔들리고 좌절하는 내가 오히려 안심되었다. 세상에 대한 모든 답이 이미 정해져 있다면 과연 사람들은 행복할까 생각하면서 오히려 정확한 답을 내지 못했기때문에 조금씩 비워진 칸을 채워가며 나름의 답을 구하는 것이 바로 삶이며 철학이라는게 아닐까 싶었다. 책에는 각각의 세계관, 인생관, 윤리관등이 나와있지만 그 중에 행복에 대한 언급이 빠지지 않는 것이 인상적이였다. 나처럼 철학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고 마음이 가는 철학자의 이야기를 더 찾아보는 방법도 좋을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