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즐라탄이즐라탄탄 > 인생은 자전거와 같다. 뒷바퀴를 돌리는 것은 당신의 ...

저자의 워딩이 다소 쎄다는 비판도 간혹 있지만, 그 어떤 책들보다도 진심이 느껴지는 글이었다. 혹자는 진심이나 진정성을 어떻게 알 수 있느냐고 되묻기도 하는데, 저자가 책가격을 어떻게 설정했는지만 보더라도 그 다른 어떤 책들보다도 진심이 담긴 글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의 종이책 버전은 최소한의 종이값과 인쇄비만을 가격에 반영하여 책값을 책정했고, 심지어 전자책 버전은 0원이다. 무료라는 말이다. 수익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책이 아니기에 저자는 때론 거친 워딩들이 들어갈지언정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거침없이 내뱉는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독자인 나는 위에 언급했듯이 진심이 느껴지는 책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이 책을 다시 검색해봤는데 전자책 버전에 별책부록이라고 해서 1달 전쯤에 새로 나온 것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특별히 새로운 내용이 추가된 것 같지는 않고 이미지가 일부 추가되고 오탈자같은 것들이 수정되었다고 하는데 한 번 살펴봐야겠다. 이 추록(?)도 가격이 0 원이라 부담이 없다.

1년 전 밑줄쳤던 문장들을 다시 읽어보면서 나 자신도 한 번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전출처 : 즐라탄이즐라탄탄 > 1. 고전이란, 사람들이 보통 ˝나는 ...... 를...

고전의 정의에 대해 이렇게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는 글이 또 있을까 싶다. 14가지 정도 나오는데 한 구절 한 구절이 독자들의 마음 속을 꿰뚫는 듯한 느낌이 든다. 1년 전에 보면서 굉장히 인상깊게 느껴졌었던 글이었는데, 참 시간이 빠른 것 같다. 그닥 오래되지 않은 거 같은데 벌써 1년이라니... 개인적으로 소위 말하는 고전이라는 작품들을 많이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1년 전 밑줄쳤던 문장들을 간만에 다시 보니 고전에 다시금 눈길이 가게 될지도 모르겠다. 고전에 대한 인식을 환기시키고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이만한 문장들이 없다고 본다.

1년 전 이 책을 소개해주신 분께서 해주셨던 말씀이 문득 생각났다.

˝이 책은 맨 처음에 나오는 고전의 정의만 읽어봐도 굉장히 유익할 겁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최재천의 곤충사회
최재천 지음 / 열림원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에 나오는 다양한 곤충이야기들이 단지 곤충 세계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세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음을 볼 수 있었고, 호모 심비우스라는 말로 알려진 자연과의 공생 또한 중요한 가치임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최근의 기후변화 문제와 함께 생물다양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저자는 생물다양성의 불균형이 최근 바이러스와 관련된 각종 전염병들의 원인이라고 지적하는데, 독자인 내가 본문을 읽으면서 문득 든 생각은 뭐든지 적당한게 좋다는 말이었다. 적절한 균형을 잃은채 어느 한쪽으로 균형이 쏠릴경우 바이러스가 활동할 수 있는 커다란 무대가 형성되는 것이고 이는 가장 최근에 있었던 코로나19같은 팬데믹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좀 더 확장해 보자면 이러한 적절한 균형의 중요성은 비단 자연계 뿐만이 아니라 인간과 관계된 다른 모든 분야들에도 적용해볼 수 있을 듯하다.

또한 이와 관련하여 단순하지만 임팩트있는 문장이라고 느껴졌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자연은 순수를 혐오한다‘는 말이었다. 얼핏 들으면 ‘이게 무슨 소리지?‘ 라고 반응할 수도 있지만 잘 생각해보면 자연에는 어느 특정한 종류의 생물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생물다양성이 그만큼 풍부한 것을 좋아한다 혹은 종의 스펙트럼이 넓은 것을 좋아한다 뭐 이런 의미로 보시면 될 듯 하다.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생태 엇박자라는 개념도 잠시 등장하는데, 이는 기존의 기후환경에 적응되어 있는 생물들이 최근 급속한 기후변화에 따라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종의 멸종 같은 것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현상들을 보면서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을 함께 연관지어 생각해보는 통섭의 지혜가 그 어느때보다도 필요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바이러스에게는 지금이 블루오션이에요.

감염시킬 존재들이 주변에 너무 많아요. 그리고 늘 다닥다닥 붙어 있어요. 감염시키기 너무 좋아요.

우리 인간의 숫자가 확 줄어들지 않는 한, 아니면 우리가 기르는 가축의 수를 줄이지 않는 한, 또는 저 야생동물들이 사는 숲의 공간을 획기적으로 늘려주지 않는 한, 앞으로 이런 일은 자꾸 벌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이 생물다양성의 불균형을 바로잡지 않는 한 계속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누가 옮겼어요? 자동차가 옮겼고 사람이 옮겼습니다. 철새가 옮긴 게 아니잖아요.

누가 옮겼어요? 누가 옮겨 다녔어요? 비행기가 옮겨 다녔고 자동차가 옮겨 다녔고 사람이 옮겨 다녔고 사료가 옮겨 다녔습니다. 멧돼지가 옮겨 다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멧돼지를 죽이고 있습니다.

뭐가 문제입니까? 우리가 가축을 기르는 방식이 문제잖아요. 우리는 그동안 알 잘 낳는 닭, 육질이 좋은 오리, 소를 만들어 내려고 수만 세대의 인위 선택을 해왔습니다. 좋은 형질만 남겨서 그것들끼리만 짝짓기 시켜왔습니다.

우리가 지금 기르고 있는 가축들은 거의 확실하게 복제동물 수준입니다. 유전자 다양성이 싹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한 마리만 걸려도 옆의 아이들이 계속 걸리는 겁니다. 게다가 우리는 평소에 이들에게 절대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다닥다닥 붙여서 공장식으로 사육합니다. 사회적 거리가 형성되어 있지 않으니 한 놈만 걸려도 옆에 있는 놈이 그냥 걸리는 겁니다.

야생동물들은 좀처럼 대규모로 몰살당하지 않습니다. 면역력이 약한 몇몇이 죽는 거고, 그 빈 공간을 강한 자의 후손이 또 메우고 삽니다.

독감으로 일가족이 몰살하는 일은 거의 없어요.

아빠, 엄마 두 분이 다른 집안에서 오셨잖아요. 유전적으로 서로 다른 분입니다. 그래서 언제나 함께 (독감에) 걸리는 게 아니잖아요.

그런데 왜 우리가 기르는 가축들은 똑같이 만들어놓고 다닥다닥 붙여 키우면서, 무슨 일 생기면 멀쩡한 애들까지 한꺼번에 몽땅 죽여버려야 하는 겁니까? 이건 아니라는 겁니다.

"Nature abhors pure stands."
"자연은 순수를 혐오한다."

여기서 ‘순수‘라는 건 다양성이 쏙 빠져 그저 한두 개 남았으니까 그걸 순수하다고 하는, 약간의 빈정거림이 섞여있는 표현인 거죠.

자연은 순수를 혐오한다. 자연은 결코 순수해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자연은 시간을 두면 점점 더 다양화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알파, 베타, 델타, 오미크론, 변이가 계속 일어납니다. 바이러스는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변신합니다. 자연은 원래 그런 곳입니다. 변이가 많이 생겨서 축적이 되면 새로운 종도 되는 거고요. 이게 자연입니다. 다양성이 중요합니다.

인간만 사라져주면 자연은 굉장히 행복해질 수 있다는 건데, 대체로 맞는 얘기입니다.

최상위권 포식자가 사라지면 자칫하면 생태계의 균형이 깨지는 수가 있다.

때로는 최상위포식자가 있어야 생태계 유지가 가능하다는 거예요. 그런 차원에서 보면 갑자기 인류가 사라졌을 때 과연 생태계가 바람직한 방향으로만 갈 수 있을까?

"그것까지 우리가 걱정해야 합니까?"

"지구의 미래를 걱정하실 필요는 없다. 인류의 미래를 걱정하는 것은 타당하지만, 지구의 미래까지는 걱정 안하셔도 좋습니다. 지구는 잘 지낼 겁니다."

전 세계의 아주 대단한 구조 조정을 통해 인구가 줄어들면 환경 문제도 저절로 좋아질 거예요. 모든 환경 문제가 궁극적으로 인구 문제니까.

우리나라의 절기라는 건 말하자면 어마어마한 빅데이터잖아요. 오랫동안 우리 조상님들이 날씨가 변하는 것에 맞춰 농사를 어떻게 준비하는지 축적해놓은 기가 막힌 빅데이터인데, 그게 지금 안 맞잖아요.

곤충은 몸집도 작고 생태계의 변화에 훨씬 민감해요.

생태 엇박자

곤충이 특별히 엇박자의 핵심에 들어있어요. 곤충들이 한창 번식할 때 다른 동물들도 거기에 번식기를 맞췄는데, 이게 안 맞아 떨어지니까 아주 치명적인 거죠.

혹시 우리 인류의 불행의 근원은, 끊임없이 다양화하는 자연 속에 살면서 끊임없이 다양성을 말살하다가 자초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연에 있는 생물다양성을 말살하는 건 두말할 나위도 없고요. 우리는 우리 사회에서도 끊임없이 문화 다양성을 말살하고 삽니다.

저는 그래서 어쩌면 생물다양성의 문제로 국한할 게 아니라 다양성의 문제 전반이 위기에 놓인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일반인들의 이른바 엔토모포비아 entomophobia, 즉 곤충을 싫어하는 것 때문에 곤충이 없어진다고 하니까 오히려 반기는 측면도 있어서 뉴스거리가 잘 안되는 것 같다고

숲에 벌레가 없어요. 제일 아래에 있는 식물이 빠지고, 그 바로 위의 곤충도 무서운 속도로 빠지고 있다는 거예요. 조만간 자연 생태계가 그냥 무너져 내리는 걸 우리가 보게 될 것 같은데, 그 순간이 지금 어디까지 와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곤충이 누굽니까? 동물계에서 맨 밑바닥을 떠받치고 있거든요. 곤충의 종수는 말할 것도 없고, 개체수가 엄청나게 줄어들면 그 곤충을 먹고 살아야 하는 작은 동물들이 차례로 사라진다는 겁니다. 작은 포유동물들, 새들이 지금 무서운 속도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곤충의 경우에는 종 다양성만 없어진 게 아니고 풍부도도 없어졌어요. 바이오매스biomass, 즉 생물량 자체가 줄어버린 거예요. 종이 사라지는 건 말할 것도 없고요.

지구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생물이 사라지는 건 어제오늘 일은 아닙니다. 적어도 다섯 번에 걸쳐 거대한 대멸종 사건이 있었습니다. 가장 최근이 지금으로부터 6천 5백만 년 전 거대한 운석이 멕시코 앞바다에 떨어져서 그게 기후변화를 일으키고 공룡들이 완전히 사라져버린 제5의 대멸종 사건이었습니다. 지금 저희들은 제6의 대멸종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고 얘기합니다.

그전의 사건들은 전부 천재지변에 의해 일어났습니다. 화산이 터지고 운석이 떨어지고 지진이 일어난 겁니다. 지금 제6의 대절멸 사건은 비교적 조용히 벌어지고 있습니다. 천재지변과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지구의 막둥이 격으로 태어난 호모 사피엔스라는 한 종이 저지르는 장난질 때문에 생물다양성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다 끝나고 나면 지구 역사에서 가장 최대 규묘가 될 거라는 겁니다. 이건 아닙니다.

기후변화보다 생물다양성의 심각성을 알리는 건 참 힘들었어요.

프란체스코 교황님께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교황님이 2019년 11월에 ‘생태적 죄Ecological Sin‘를 인류의 원죄에 포함시킨다고 선언하셨습니다. 참 어마어마한 사건이었습니다.

이 세상 모든 걸 하느님이 창조하셨다. 그러면 이 세상 모든 건 하느님의 피조물이 아니겠느냐. 그런데 그 피조물들 중에서 어떤 하나가 자기(호모 사피엔스)가 힘이 좀 세다고, (중략) 하느님이 만드신 다른 피조물들을 마구 유린하며 죽이고 있는데, 하느님이 그걸 내려다보시면서 심히 흡족하다고 하실리가 있느냐.

어느 손가락 하나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건만, 다 하느님이 만드신 건데 그걸 어떤 한 놈이 망가뜨려버리면 하느님이 얼마나 후회하고 계시겠냐는 거예요.

내가 저놈만 만들지 않았어도, 저 호모 사피엔스만 만들지 않았어도 지금 이 모양 이 꼴은 아니었을텐데... 이게 원죄가 아니면 뭐가 원죄겠느냐.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의 문제, 그리고 이런 엄청난 팬데믹, 이런 걸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보호하는 길은 자연을 보호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자연이 망가지기 시작하면 이런 일들은 끊임없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생명과학의 힘으로 지금 인류가 이 엄청난 재앙(코로나19) 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한 겁니다. 정말 고마운 일입니다.

행동 백신behavior vaccine 과 생태 백신Eco-vaccine. 이건 실험실에서 만드는 백신이 아닙니다, 손 잘 씻고 마스크 잘 쓰고 거리두기 잘하면 행동으로 우리가 우리를 지킬 수 있습니다.

저는 행동 백신보다 더 좋은 백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태 백신. 자연계에서 그 나쁜 바이러스가 인간계로 건너오지 못하게 하면 되잖아요. 자연을 잘 보존하면 앞으로 이런 일은 안 벌어집니다. 이게 그렇게 힘든 일입니까?

제가 ‘자연 보호‘라는 표현을 생태 백신이라고 고치는 순간, 이제는 들으셔야 합니다. 이젠 동참하셔야 합니다. 왜? 백신은 구성원의 적어도 70 내지는 80퍼센트가 같이 맞아야 효력이 있거든요.

자연 보호를 저 혼자 하거나 제인 구달 박사님 혼자 해서 되는 게 아닙니다. 저도 하고 여러분도 다 같이 해야 가능해지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자연 보호를 생태 백신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이젠 동참합시다. 자연과 우리의 관계를 재정립해서 원천적으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겁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 인류에게 주어진 전환은 생태적 전환 밖에 없습니다. 기술의 전환도 아니고, 정보의 전환도 아닙니다. 죽고사는 문제에 부딪쳤습니다. 생태적 전환을 해야 합니다.

호모 사피엔스라는, 현명한 인간이라는 자화자찬은 이제 집어 던지고 호모 심비우스 Homo symbious로서 다른 생명체들과 이 지구를 공유하겠다는 겸허한 마음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공생인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기 때문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난번 포스팅 마지막 부분에서 가방이나 신발에 있는 찍찍이velcro가 인간이 발명한 게 아니라 자연에 있는 식물이 개발해놓은 것을 인간이 베낀거라는 얘기가 나왔었는데, 이것과 관련하여 저자는 자연을 표절하는 건 합법이라며 자연에 있는 것을 언제든지 벤치마킹할 것을 독자들에게도 권한다.

이런 것들을 보면 일개 인간인 내가 이루 다 알 수는 없지만 인간이 자연에서 배울만한 가치있는 것들이 무궁무진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
.
.
절을 바꿔서 이번에는 몇 년전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한 얘기가 이어진다. 팬데믹의 정의부터해서 박쥐와 관련된 이야기도 나오고, 바이러스의 속성에 대해서도 살펴볼 수 있었다.

또한 최근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 지구의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저자는 더이상 우리 후손들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들이 살고 있는 당대에도 얼마든지 기후관련 재앙이 닥칠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읽으면서 이 지구촌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환경에 대한 인식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구에 미칠 악영향을 알면서도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경우보다는, 무지해서 혹은 단지 편리하다는 이유만으로 환경을 신경쓰지 않는 경우가 많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환경에 대한 인식을 개선시킬 방안을 모색해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좀 더 읽다보니 위에 언급한 기후변화가 생물다양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근데 이게 중요한 게 생물다양성이 감소할 경우 자연계의 먹이사슬 체계가 붕괴되면서 먹을 것이 감소하게 되어 인류의 생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이유로 자신이 있는 국립 생태원에서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을 연구의 커다란 두 축으로 삼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대다수의 일반인들이 알기도 힘든 이러한 것들을 연구하는 분들을 보면서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고 다른 한편으로는 저런 걸 어떻게 연구하나싶은 생각도 든다. 뭐 연구하시는 분들의 몫이긴 하지만 말이다.

표절은 불법입니다. 그런데 자연을 표절하는 건 합법입니다. 자연이 우리를 고소하지 않아요. 자연은 마구 베껴도 된다는 겁니다.

자연을 표절하는 것은 엄연한 발명입니다. 열심히 하십시오.

설계도가 있다면 이 세상의 흰개미 탑은 다 비슷하게 생겼겠죠. 그런데 설계도가 없이 서로 조율하면서 만들었기 때문에 결과물은 무지하게 다양합니다. 어쩌면 그게 흰개미들의 가장 기가 막힌 장점일지도 모릅니다.

그냥 각자 알아서 합니다.

잠언 6장 7절에서 8절에 보면 이런 대목이 나오죠.

"개미는 두령도 없고 간역자도 없고 주권자도 없으되 먹을 것을 여름 동안에 예비하며 추수 때에 양식을 모으느니라."

개미나라에는 여왕 개미가 있지만, 여왕 개미는 현장에 나와 진두지휘하지 않습니다. 여왕개미는 그저 알을 낳을 뿐이죠. 그리고 여왕 물질이라는 걸 분비해서 개미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는 일만 할 뿐, 직접 나와서 "이쪽으로 잡아당겨, 저쪽으로 밀어" 이런 걸 안 하거든요.

여왕개미는 굴의 중앙쯤에 앉아서 알 낳는 일에만 전념합니다. 그래서 실제로 개미 사회의 작업 현장에는 리더가 없습니다. 흰개미 사회의 작업 현장에도 리더가 없습니다. 없는데도 저렇게 기가 막히게 잘한다는 겁니다. 그게 어떻게 가능할까요?

셀프 오거니제이션Self-organization, 쉽게 얘기하면 일개미 한 마리 한 마리가 각자 알아서 한다는 것입니다. 이게 답입니다. 십몇 년 연구해서 꺼내놓은 대답이 결국은 각자 알아서 한다는 겁니다.

자가 조직의 원리라고 경영학에서는 얘기하잖아요. 각자 알아서 하는 겁니다. 우리는 많은 경우에 일을 시켜서 합니다. 그런데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 문제를 찾아서 각자 그리고 함께 푼다는 겁니다.

실제로 그렇게 하지도 않으면서 왜 그렇게 억지 평등을 자꾸 주장하는지 몰라요. 기회의 평등을 주장해야 하는데, 엉뚱한 평등을 주장하는 경향이 있어요.

다섯 분이 캠핑에 가셨어요. 우리 알아서 하지 않나요.

우리는 기가 막히게 분업을 잘하는 동물입니다. 알아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합니다. 그걸 개미도 할 줄 알고 흰 개미도 할 줄 알고 벌도 할 줄 안다는 겁니다. 자기가 할 일을 찾아서 남이 하는 일과 조율하는 겁니다.

몇 사람이 모여 앉아서 어떻게 풀면 될까 고민하는 거죠. 알아서 횡적으로. 그걸 레터럴 리더십lateral leadership 이라고 하는데요. 그런 데서 오히려 창의성이 발휘된다는 겁니다.

"자연에 널려 있는 아이디어들은 이미 오랜 세월 동안 자연 선택의 혹독한 검증을 거쳤으며, 더욱 신나는 것은 거저라는 점이다."

솔직히 우리가 사는 삶의 대부분이 아이디어를 내놓는 일이에요.

다윈 선생님의 말씀으로는 자연에 있는 아이디어들은 수천만년의 자연선택이라는 혹독한 검증을 이미 다 거쳤다는 겁니다. 검증에서 실패한 놈들은 다 멸종했어요. 그래서 안 보여요.

지금 우리 눈에 보이는 것들, 까치, 은행나무, 개미들은 다 그 혹독한 검증을 거친 것들 입니다. 그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나, 그들이 뭘 갖고 있나를 들여다보고 그걸 가져다가, 그냥 주워다가 우리 입맛에 맞게 조금만 각색하면 그 아이디어가 여러분이 애써 짜낸 아이디어보다 대부분 훨씬 탁월하리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그래서 자연에 있는 아이디어를 베끼자는 겁니다. 자연에 있는 아이디어를 표절하자는 겁니다. 자연에 있는 아이디어를 제가 주워 갔다고 해서 자연이 제게 "내 걸 가져 갔으면 돈을 내야 할 것 아니야" 그런 소리 안 합니다. 거저입니다. 이게 굉장히 중요한 일일 것 같아요.

자연을 주의깊게 관찰하다보면 베낄 게 한두 개가 아닐 겁니다.

자연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잘 들여다보고 자연과 함께 사는 방법을, 자연에 순응해서 그 친구들처럼 우리도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 이게 바로 의생학입니다.

생물학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바이러스라는 존재는 생물도 아닙니다. 혼자서 생명현상을 이루어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에요. 어떻게 보면 유전자 쪼가리거든요.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어디 묻어 있다가 다른 세포 안으로 파고 들어가서 그 세포의 유전체 안에 끼어 앉아서는 그놈이 복제할 때 은근슬쩍 같이 복제되는, 되게 수동적인 방식으로 살아가는 놈입니다.

지구상에 사는 포유동물 전체 종수의 절반이 쥐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절반의 절반이 박쥐입니다. 지구에 사는 포유동물의 넷 중 하나가 박쥐이다 보니까 박쥐로부터 무슨 일이 벌어질 확률이 높은 것뿐입니다. 박쥐가 특별히 나쁜 동물이라서 그런 게 아니고요.

모름지기 모든 생물은 면역계라는 시스템을 진화시켰습니다. 그렇겠죠. 생물로 살면서 외부에서 들어오는 이물질을 아무 거름 장치 없이 들어오게 하고 살 수는 없습니다.

만약 면역계의 민감도를 가지고 생물들을 줄 세운다고 하면, 저는 우리 호모 사피엔스가 금메달을 따지 않을까 싶어요. 이렇게 까지 예민한 동물을 저는 아직 본 적이 없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예민하면 ‘자가 면역 질환‘ 이라는 것까지 있겠어요. 에이즈도 그런 병이고요.

우리가 지나치게 예민한 면역 시스템을 갖고 있다 보니까, 내가 내 몸에게도 반응을 잘못해서 시작된다는 거죠.

세계면역학회지의 논문을 읽어보니, 박쥐는 우리 인간에 비해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물질을 인식하고 방어하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의 개수가 훨씬 적답니다. 무슨 얘기 입니까? 우리만큼 신경질적으로 반응하지 않는다는 거죠. 우리보다 훨씬 느슨한 방역 체계를 가졌다는 겁니다. 그러다보니까 박쥐는 모르는 거예요. 바이러스가 자기 몸에 들어와있는지도 모르고, 별 영향을 받지 않으니 그냥 날아다니면서 여러 동물에게 옮겨주는 겁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박쥐는 기본적으로 열대에 사는 포유동물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박쥐 한마리가 대체로 코로나바이러스 두세 종류 정도를 갖고 다녀요.

코로나19 팬데믹의 배후에는 기후변화가 있습니다. 물론, 기후변화만 이런 문제를 일으킨 건 아닙니다. 저는 기후변화 외에도 생물다양성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적으로 터지는 유행병을 저희가 에피데믹epidemic 이라고 부르고, 이게 전 세계적으로 번지면 팬데믹 pandemic이라고 하죠.

병원체라는 건 이런 겁니다. 더 이상 감염시키지 못하면 못 죽이는 겁니다.

바이러스나 병원체는 절대 우리를 깡그리 죽이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기후변화는 다릅니다.

어쩌면 기후변화는 우리 인간을 마지막 한 사람까지 완벽하게 이 지구에서 쓸어버릴 어마어마하게 위험한 재앙입니다.

어쩌면 뒤에 오는 더 큰 적을 대비하기 위해 이런 고생을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잘 사는 나라들이 너무 방만하게 편안한 생활을 하려고 자동차 많이 타고 에어컨 많이 틀고 난방 많이 하다보니까, 온실 기체가 대기권으로 너무 많이 빠져나와서 지구의 온도를 올려주고 있는 겁니다.

이제는 재앙의 판도가 바뀌었습니다. 잘살고 못사는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우리가 그나마 구축해놓은 이런 시스템들이 지구의 기후변화 때문에 쏟아지는 비를 감당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가는 겁니다. 이젠 모두 같이 당하는 겁니다.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의 문제, 이 두 문제를 확실하게 챙기지 않으면 앞으로 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저희 생물학자들의 걱정은 이번 세기가 끝나기 전에 지구의 생물다양성 절반정도가 사라질 것 같다는 겁니다.

지구의 동식물 절반이 사라질 때 과연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저는 어려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마어마한 식량대란이 일어날 겁니다. 기름이 좀 부족한 건 나무 때면 될지 모르지만, 먹을 게 없으면 그때는 아비규환이거든요.

생물다양성의 문제가 훨씬 더 시급하고 훨씬 더 직접적으로 우리를 옥죌 것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자연계의 다양성이 일단 확보되면 그게 유지되는 메커니즘이 존재한다는 겁니다. 다양하기 때문에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고, 그러다보면 다양한 존재들이 함께 공존할 수 있습니다.

자연 생태계라는 곳은 먹이사슬로 연결된 하나의 네트워크입니다.

우리가 뿌린 대로 거두는 겁니다.

처음부터 우리가 농사를 지을 때 이렇게까지 생물다양성을 완벽하게 말살하고 짓지 않았어도 된다는 겁니다.

간작, 혼작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우리는 싹 밀어내고 한 가지로만 심는 가장 손쉬운 방법을 택한 겁니다. 그런데 그것 때문에 우리가 지금 환경을 어마어마하게 파괴하고 그 악순환의 쳇바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생물다양성은 이렇게 중요한 이슈입니다. 우리의 삶과 아주 직결된 대단히 중요한 이슈입니다.

저는 생물다양성의 문제가 우리가 더 초점을 맞춰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팬데믹도 결국은 생물다양성의 문제입니다.

DNA연구를 해보면 개를 기르기 시작한 건 4만 년 정도 전이고, 고양이는 3만 3천 년 전쯤 됩니다. 농경을 하기 (1만년) 전에도 우리는 개, 고양이를 데리고 살았다는 겁니다.

지난 1만 년 동안 우리는 농업혁명, 산업혁명, 정보혁명, 로봇혁명, 별의별혁명을 다 일으키더니 완전히 지구를 뒤덮었습니다.

생물다양성의 불균형이 너무나 극심해졌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