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카페에 사실과는 다르게 악의적으로 인터넷에 글을 올린 사람이 나오는데...

이와는 별개로 주인공은 방송에서 만났던 사람 중 1명의 제안으로 그와 함께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한다. 그들은 미팅에서 입지선정, 타겟층 선택, 운영전략 등 사업에 필요한 제반사항들을 구체적으로 논의한다.

사업추진과 함께 그동안 해왔던 건강상담도 계속 이어지는데 생전 처음 보는 용어나 요법들이 나와서 새롭기도하고 신기했다. 여러모로 유익한 독서다.

이제 이런 일이 일어나도 크게 놀랍지가 않다. 언제 무슨 일이든 생길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있었으니까.

어디나 그렇죠. 이상한 사람들은 이상하고, 괜찮은 사람들은 괜찮고.

"그러니까 괜찮아. 기분은 조금 나쁘지만 뭐...... 이미 벌어진 일이니까 잘 수습하는 데 집중해야지."

내게 녹음은 완전히 생활화됐다.
이미 녹음 덕분에 위기를 넘긴 적이 있었으니까.
가게 내부에는 CCTV도 있다.

무슨 자신감으로 이런 일을 벌였는지.
질 수가 없었다.
이 정보들만 풀어놔도 여론이 확 넘어올 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 정도로 끝낼 생각은 없었다. 이렇게 악의적으로
있지도 않은 사실을 날조했는데 그냥 넘기고 싶지 않았다.
내가 그냥 넘어가면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었다.

남의 밥그릇을 걷어차놓고 그냥 넘어가길 바라면 안 되지.

잘 생각하셔야 합니다. 시작하시면 끝까지 가시는 거예요. 뭐...... 일단 고소를 한 뒤에 선처를 하는 방향으로 가는 방법도 있긴 하겠네요.

"일요일인데 괜찮은가요?"
그럼요. 주말이고 뭐고 없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거리다 말했다.
"나쁘지는 않은데, 전 아닌것 같네요."
"아직 보기도 전인데 너무 확고하게 말씀하시는 거 아니에요?"
"냉정하게 말해서 볼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우선 세가 너무 셉니다. 이부분에 대해서는 원장님하고 이야기를 좀 깊게 나눠야 할것 같네요. 제가 그리는 그림과 원장님이 그리는 그림이 다른 것 같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겠어요?"
"그림의 주제도 같고, 사용하는 도구도 겹치는데, 캔버스지 크기가 다른 것 같습니다."

우선 저도 아파트 단지내에 있는 상가 혹은 주상복합같은 곳을 생각하기는 했습니다. 이 부분은 통했어요. 그렇다면 보다 거기에 집중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인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자는 거죠?"
"그렇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파는 게 건강 주스잖습니까. 마실 것이 필요할 때 다른 음료들보다 건강하고 맛있게, 다이어트를 하는 분들이 아침이나 점심 혹은허기질 때 식사를 대신해 가볍게 한 잔할 수 있게, 그렇게 편하게 와서 한 잔 마실 수 있는 음료를 팔고 싶거든요."

"애초에 온라인으로 판매할 건강 주스가 그런 거잖습니까.
일주일치씩 구매해서, 요일별로 하나씩 먹을 수 있는 그런거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맞나요?"
"예, 정확하십니다."
"그렇다면 카페에서 파는 것도 그래야죠. 사람들이 와서 죽치고 앉아 있고, 공부도 하고, 그런 카페를 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렇게 계속 손님들이 들어차 있는 걸 원한다면 최대한 넓고 크면 좋겠죠. 이게 제가 말씀드렸던 부분입니다. 생각하는 규모가 다른 것 같습니다."

"단순히 임대료가 비싼 건 아무 문제가 안 돼요. 그 이상으로 잘 된다면 못할 것도 없죠. 하지만 아직 보장된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시작은 조금 작아도 된다고 생각해요. 시행착오를 겪어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대표님께서는 보다 큰 그림을 그리고 계시다고 생각했거든요."
"큰 그림을 그리고 있기는 합니다. 다만, 지금은 작은 그림들을 여러 점 모아서 크게 만들 때라는 거죠. 저는 최대 10테이블 내외의 작은 규모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대한 회전율을 높이고 싶습니다."

"직원 복지에 신경을 많이 쓰시네요."
나도혜는 조금 묘한 미소를 지었다.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
"직원들에게 주인의식까지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그 가게에서 일하는 게 좋아야 더 열심히 해줄 거라 믿거든요."
"네, 좋은 말씀이에요. 그럼 그렇게 진행하시죠. 저도 처음부터 리스크를 크게 안은 채로일을 진행하기를 원치는 않으니까요. 제가 눈앞에 있는 것도 해결하지 않은 채로 너무 멀리만 내다본 것 같네요."

"저는 일단 최대한 리스크를 줄이고 시작해야 된다고 보거든요."

"온라인 사업이 일단 커지면 카페 사업도 자연스레 잘될 확률이 높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카페는 온라인 사업을 위한 발판이 될 수도 있고요."

"온라인 사업이 먼저 아닌가요?"
"제가 말을 조금 이상하게 했군요. 다시 말씀드리자면,
시험대로 딱입니다."
"시험대요?"
나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예, 저희들끼리 정하는 게 아니라, 소비자가 직접 선택을 해볼 수 있는 거죠. 한정판매로 새로운 음료를 카페에서 팔아보고, 실제 소비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에 따라서 온라인 메뉴에 추가될 수 있겠죠."

"방금 말씀하신 곳은 아닌 것 같습니다. 현재 프랜차이즈 커피숍이라는 점도 걸리고요."
나는 남은 커피를 싹 비우고는 말을 이었다.
"거기가 정말 잘 된다면 가게를 뺄 리가 없잖습니까. 권리금도 붙을 수밖에 없고요. 개인적으로 권리금이 없는 곳을 원하기는 하는데, 카페였던 곳으로 들어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카페가 없던 곳으로 혹은 오히려 카페가 계속 남아 있는 곳에 들어가는게 낫다고 봅니다."

"저는 가능하면 주상복합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엄청 큰 규모보다는 동네 주민들의 접근성이 좋은 곳으로요. 유동인구야 당연히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만, 그렇게 되면 투자금이 늘겠죠. 그리고 가능하면 피부과 같은 병원이 있는 건물이었으면 합니다"
"피부과는 왜요?"
"피부과나 성형외과 등 다양한 병원들이 요즘 비만 관리, 다이어트 등에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를 보잖습니까?
아니면 관리샵도 괜찮겠죠. 그런 곳들과 일종의 협력업체 관계를 맺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협력업체라고 하면 뭔가 거창하게 들리실 텐데, 사실 좀 단순한 겁니다."
"어떤 건데요?" "간단하게 예를 들어서 해당 병원의 다이어트 프로그램이나 시술 따위를 수십만 원 결제한다면 저희 카페에서 주스 몇 개를 마실 수 있는 쿠폰같은 걸 증정한다면 분명히 시너지가 있을 거라고 보거든요."
"아하....."

"병원에서 여러 가지 치료와 관리도 받고, 생활습관이나 식이 조절도 도와주시면서, 복용하는 약이 생기잖습니까. 건강 주스에서 메리트를 느끼려면, 가능하면 따로 먹는 보조식품 혹은 복용하는 약을 판매하지 않는 곳과 연계해야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다행이네요."
"뭐가요?"
"원장님께서 제 의견을 존중해 주셔서요. 생각도 맞는듯 하고요."
나도혜가 빙그레 웃었다.

"하하, 하하하하."
싸해질 것 같은 분위기에 웃음을 끼얹었다.

"그런데 한가지는 충족이 안될 것 같습니다."
"어떤 부분이요?" "임대료요. 피부과 같은 곳이 들어가 있는 주상복합 혹은 아파트 주변 상가라면 임대료가 오히려 기존에 말했던 곳들보다 더 높을 수도 있어요. 규모가 작아도 말이죠."

이번에는 나도혜가 단호하게 나왔다. 다른 부분들에서 물렁물렁하게 전부 내 의도대로 넘어가주는 대신 이거 하나는 확실하게 챙기겠다는 걸로 보였다. 실제로 그녀의 말에 일리가 있기도 했고.
"알겠습니다."

"타겟층이 확실한 이상, 집중 포화를 하는 게 당연하다고 봅니다!"

"기본은 동기부여입니다. 일을 더 열심히 할 이유를 만들어주는 겁니다."

"원장님 돈도 들어가지만, 제 돈도 들어갑니다. 당연히 성공시키려고 하는 겁니다. 그냥 제 가족이라고 점장 자리에 앉힐 리가 없잖습니까? 말아먹으면 끝인데. 잘할 것 같으니 시키는 겁니다. 제 가족 챙기고 싶으면 그냥 용돈 두둑하게 주거나, 편한 일 하나 쥐어주고 월급 많이 챙겨줬을 겁니다."

건강상담의 기본은 건강이 크게 나빠지기 전에 잘 관리하여 큰 병으로 번지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를 찾아오는 사람들 중 절반 가까이가 이미 큰 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현대의학으로 제대로 된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라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오는경우가 많았다.
근래 들어서 해외에서도 대체의학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였으니 무리도 아니었다. 아예 난치병이나 불치병인 경우도 있지만, 원인 상세 불명의 질환들도 많았다.

사과, 블루베리, 비트를 넣어 만드는 퍼플 주스.
사과, 케일, 키위, 로메인을 넣은 그린 주스. 청포도, 시금치, 애플민트, 케일, 로메인을 넣은 슬림 그린 주스.
사과, 샐러리, 파인애플, 레몬이 들어가는 골드 주스.
사과, 토마토, 비트, 요거트가 들어가는 레드 주스.
사과, 오렌지, 자몽이 들어가는 옐로우 주스.

"카페에서 파는 건 제일 인기 많은 것들 몇 가지 골라서 조정 좀 해야지. 메뉴 너무 많으면 재료 관리가 힘들 거야.
재료가 겹치는 것들은 괜찮겠지만."

새로운 시작을 한다는 게 설렜다.
일이 이렇게 즐거울 줄이야. 전에는 상상도 못 했다.

"일단 주사도 홍조도 대표적인 원인이 모세혈관의 확장인데요. 모세혈관이 확장된 원인은 또 다양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위장이 나쁘거나, 모낭충이 많거나, 얼굴에 기름기가 많아서 그럴 수도 있고요."

"아, 가끔 열감이 있을 때도있어요."
"어떨 때요?"
"이게 병원에서는 연관이 없다고 딱 잘라 말씀하시는데,
공복이거나 과식했을 때 얼굴에 열이 올라요. 빨개지고. 다른 걸로는 스트레스 받을 때나 갑자기 추워지고 더워지고 그러면 또 그렇고요."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제는 일종의 버릇처럼 됐다. 가만히 뻣뻣하게 있는 것보다는 이러한 제스처를 취했을 때 사람들이 훨씬 더 만족스러움을 나타냈다.

상담을 해주는 사람이 동의하고 수긍한다고 여겨서인지 더 디테일하게 이야기를 풀어놓기도 한다. 때로는 이야기를털어놓는 것만으로도 벌써 해결책을 얻은 양 얼굴이 밝아지는 모습도 보인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반대로 몸이 아프면 마음도 아파진다. 혹은 마음이 아프면 몸이 아파지기도 한다. 나를 찾아오는 사람들 중 다수가 이미 몸으로 겪는 고통으로 인해 마음도 아픈 경우가 많다.

"우선...... 지금 위가 많이 약해지셨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공복 혹은 과식 때 얼굴이 붉어지는 걸로 봐도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겠죠. 헬리코박터균이 위산 분비를 촉진하고,
그게 얼굴을 붉어지게 한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사실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됐다고 무조건 치료를 받아야하는 건 아닙니다! 무조건 문제를 일으키는 것도 아니고요.
보통 위궤양과 같은 관련 질환이 있을 때 치료를 하죠. 하지만 지금 의심되는 문제가 있으시니까요."

"그리고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잖아요? 지금 홍조 때문에도 스트레스가 크실 거예요. 사람 마음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지만, 스트레스를 안 받으셔야 합니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니까요. 거기에만 신경 쓰지 마시고, 즐거운 일을 찾아서 보다 즐겁게 지내세요."
"노력해 볼게요."

"그리고 여러 가지 버섯들이나, 바나나, 지방이 적은 돼지고기, 달걀, 참치, 오렌지, 브로콜리 같은 것들도 드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당연히 전부 적당량 섭취를 하셔야겠죠?
기본적으로 비타민B가 풍부한 식품들입니다."

"규칙적으로 생활하셔야 합니다. 늦어도 자정 전에는 주무세요. 9~10시 정도면 더 좋고요. 그리고 꼭 8시간 이상 주무세요. 최소 7시간 반. 그리고 최대 9시간 까지요."
"네, 홍조만 나을 수 있다면 무슨 짓이든 다 할 거예요."
나는 피식 웃었다.

피부가 약간 완화되는 것 같으면 그때부터는 오일 세안을 해주세요."
"오일이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요즘 순한 제품들 많거든요. 1분 정도, 최대 3분 이하로 오일 세안을 하시면 도움이 될겁니다. 호호바 오일 같은 걸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보습은 씨벅톤 오일과 비타민K 크림을 사용하시면 호전을 기대해보실 수 있을 겁니다."

"홍조가 생기신 지 벌써 2년이 넘으셨잖아요? 그러니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스트레스를 안 받고 지속하는 게중요합니다."

"운동도 꼭 하시고요. 땀을 흘려서 열을 배출해 줘야 하는데, 그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도 그럴 수 있거든요."

여기서 어물쩍 넘어갔다가는 나중에 또 어떤 문제가 생길지도 모른다.
뭐든지 시작이 중요하다. 여기서 싹을 뽑아내야 똑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 듯하다. 무조건 봐주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착한 거랑 호구 같은거는 다르다. 아무 잘못도 안 했는데 악의적으로 밥그릇을 걷어차려고 한 걸 그냥 넘어간다? 그건 아니라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민이 된다. 망설이는 찰나, 언젠가 작은아빠가 내게 했던 말들이 떠올랐다.

‘어설프게 할 거면 처음부터 건드리지를 마라. 조지려면 제대로 조져라. 아니면 잊어라.‘

이미 일을 벌였다. 처음부터 입장만 밝혔다면 모를까,
고소를 해놓고 취하하는 건 아닌 듯했다.
칼을 뽑아 들었으면 무라도 베어야지.

지금의 논란으로 웰웰에 오지 않을 사람이면 처음부터 오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온다고 해도 트러블만 만들 진상들뿐이겠지.
마음이 금세 단단하게 굳었다.
"사과는 하시니까, 받겠습니다." 
내가 말하자 이상엽과 정영신의 얼굴이 확 밝아졌다.
"잘못하신 거니까 그에 대한 벌도 달게 받으십쇼. 진짜 잘못했다고 느끼시면 그 대가도 치르실 줄 아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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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회사의 직원인 노우민의 엄마인 김현자 라는 사람이 4기 암에 걸려있는 상태인데, 현대의학으로 모든 수단을 써봐도 딱히 진척이 없자 주인공의 민간요법을 수행해보기로 하는데 예전과는 다른 느낌을 받은 김현자가 주인공의 말을 좀 더 신뢰하면서 주인공의 지시사항을 따르게 된다.

밑줄친 민간요법 내용 중에 토마토를 삶아먹으면 라이코펜(?)흡수율이 올라간다는 거나 양파를 하루에 반개씩만 먹어도 보약보다 낫다는 얘기는 여기서 처음 본 내용인데, 신빙성(?)을 위해 인터넷 검색창에 쳐보니 진짜 근거있는 내용으로 나와서 다시 한 번 놀랐다. 작가님의 배경지식이 어디까지 있는 분일지 문득 궁금해졌다.


"가장 끌리는 방향으로, 해보실 수 있는 건 다 해보셔야죠. 옳다고 생각하시는 방향으로 가셔야 돼요. 스트레스가 가장 큰 적입니다. 계속 웃으실 수 있길 바랍니다."
후회가 남지 않아야 한다.
그나마 인간으로서 기적을 바랄 수 있는 부분이라면 스스로 치유가 되는 것뿐이다.

"기존에 알려드린 것 외에 몇 가지 더 알려드리려고 해요. 우선순위는 없습니다. 어머님께서 가장 잘 드실 수 있는 걸로 드세요. 가능하면 골고루 잘 드셔주시는 게 가장 좋지만, 일단은 음식의 양이 우선입니다. 몸에 힘이 있어야 암도 이겨낼 수 있습니다."
"네, 확 느끼고 있어요. 식사도 제대로 안 하면서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는 완벽한 약만 찾고 있었던 거 같아요."

"먹을 것으로는 일단 아침마다 토마토 주스를 드셨으면 합니다."
"토마토 주스요?"
"네. 그런데 그냥 토마토가 아니라, 삶은 다음에 드셔야 됩니다."
"아, 그거 알아요. 그래야 라이코펜 흡수율이 올라간다고."
"맞습니다. 그냥 먹으면 체내 흡수율이 떨어지는데, 열을 가하면 흡수율이 올라갑니다. 또 기름에 익히는 방법도 좋아요."

"그런데 기름은 안 좋지 않나요?"
"순수한 올리브유라면 괜찮습니다. 소량의 올리브유에 토마토를 가열해서 드시면 좋을것 같아요. 소스를 만드시거나해도 좋겠죠. 이쪽으로는 우민이한테 물어보셔도 여러 가지레시피가 나올 거 같네요."
"저희 아들이 요리를 잘하긴 하죠."

"주의하실 점은 올리브유에 열이 가해지면 오히려 몸에 악영향을 끼칠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 저온으로만 조리를 하세요."

"그리고 현재도 드시고 계시지만, 양파는 가능하면 빼놓지 않고 드셨으면 해요."
"양파요?"
"네. 양파를 하루에 반개씩만 먹어도 보약보다 낫다는 말이 있거든요. 그러니 꼭 챙겨드세요."
"네, 그럴게요. 양파는 제법 잘 먹히는 음식이기도 해서 어렵지 않을 거 같아요. 토마토도 원래 좋아하고요."
"다행이네요."

김현자는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최근에 제가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본 게 있는데요. 이걸 먹고 말기 암환자가 완치됐다는 얘기가 있어서......."
"어떤 거죠?"
"강아지 구충제가 암에 효과가 있다는 얘기를 봤어요.
혹시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강아지 구충제가 암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화제가 된 이유는 외국의 한 암환자가 수의사에게 조언을 받으면서부터였다.

"하지만 당장 드시는 걸 추천드리지는 않습니다."
나의 말에 김현자는 미간을 살짝 좁혔다.
"왜요? 효과가 있는 거 아니에요?"
"일단....... 최근에 워낙 화제가 되고 있어서 저도 관심이 크고, 나름대로 많이 알아봤는데요. 완치자의 경우 이 강아지구충제와 비타민E와 커큐민 그리고 CBD 오일이라는걸 함께 섭취했다고 하고요."

"몇 년 전에도 이 강아지 구충제가 속한 벤지미다졸 계열의 약물은 어느 정도 항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국내 보도 자료들도 있죠. 이 효과가...... 쉽게 말해서 암세포가 좋아하는 당 섭취를막아서 굶겨 죽인다고 보는 거죠."
"그럼 저도 먹으면 좋아질수 있지 않을까요?"
"장담은 할 수 없죠. 정말 좋아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반대가 될 수도 있어요."

"그 독한 항암치료도 했는데, 이것도 시도는 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일단 제대로 검증이 되지 않았어요. 지금까지 이뤄진 연구는 전부 세포를 대상으로 한겁니다. 인체에서 어떤 효과를 발휘할지 모릅니다.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았기에 추천드릴수는 없습니다. 효과가 있다고하는 의사들이나 약사들도 같은 의견이고요."

"특히 간과 신장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완치를 한 사람은 목소리를 내지만, 죽은 사람은 말이 없습니다.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절대 하지 말라는건가요?"
"지금으로서는 그렇습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암을 비롯하여 생명을 위협받고 있거나, 큰 고통을 주는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가능성만 있다면 개똥도 약에 쓸것이다. 그 간절함을 어느 정도는 알기에 마냥 말리는 것도마음이 썩 좋지 않았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나는 한숨을 내쉰 뒤에 말을 이었다.
"그렇게 말씀하시면, 제가 따로 드릴 말이 없습니다. 모든 건 어머니의 선택이니까요."

"결국 몸에 독을 줘서, 암세포와 경쟁을 벌이는 거잖습니까. 내 몸이 먼저 죽는지, 암세포가 먼저 죽는지. 사실 항암치료도 비슷한 기전이지만요. 표적 치료제들도 100% 암세포만 공격하지는 않으니....."

"급박하면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는 말이 있잖습니까. 하지만 이따금씩 멀쩡한 동아줄을 놔두고 지푸라기를 잡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희가 무엇이 지푸라기이고 무엇이 동아줄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어쩌면 전부 동아줄일 수도 있고, 전부 지푸라기일 수도 있겠죠."

건강이 최고다. 예전에는 영 와닿지 않는 말이었다. 돈만 있으면 최고라고 생각했다.
돈으로도 건강을 살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재벌도 병으로 세상을 떠난다.
건강이야말로 가장 가치 있는 것이다.
이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시한부를 선고 받은 사람은 말 그대로 빠르게 다가오는 죽음을 기다리는 입장이다. 그 와중에 주사위를 한 번 더 굴릴 수 있는 기회가 왔으니 안해볼 수가 없다.

그 간절함을 아는 사람은 그러지 못한다.
모르기에 그런 것이다.
모르니까.

눈을 뜨자마자 스트레칭부터 한 뒤, 가볍게 가글을 한다.
그리고 미지근한 물을 마시고는 다시 한번 가볍게 스트레칭을 한다. 샤워를 한 뒤에 유산균을 먹는다. 위에 부담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아침식사를 하고는 영양제와 즙을 챙긴다. 이렇게 하루를 시작한다.

세상에 돈이랑 선물 싫어하는 사람은 없는 법.
박종만이 웃는 얼굴을 보니 나도 기분이 좋았다.
형편이 좋아지고 난 뒤로받는 기쁨보다 주는 기쁨이 더 크다는 말이 진짜였다는 걸 자주 느낀다.
무언가를 베푼 뒤, 내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기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큰 보상이 따르기에 결국 받는 거라 볼 수도 있지만.

바늘에 실이 따라가듯 건강산업 또한 커지고 있었다.

삶에서 많은 것들이 바뀌었는데, 근래 들어서 별거 아닌 것 같으면서도 엄청난 변화 하나가 일어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인생에서 한 문장이 사라졌다.
심심하다.
심심하다는 감정이 든 적도 없었고, 심심할 틈도 없었다.

내가 자신감을 불어넣을 방법은 없다. 스스로가 느껴야한다. 느끼기 위해서는 일단 시작해야 가능하다.
자신감을 불어넣을 수는 없지만, 강력한 동기부여는 가능하다.

"저도 대인관계가 그리 나쁜 편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상한 사람들은 한도 끝도 없이 이상하니까요."
나는 피식 웃었다.
"그건 그렇다."

"무슨 일을 해도 사람들하고 엮이고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어. 그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는 일이 있을까? 진상 보존의 법칙 알지? 어디를가도, 어떤 상황에도 누군가는 너에게 진상이게 마련이야. 그리고 지금 너와 나 관계도 그래."
나는 조금은 쓴 소리로 말을 이었다.
"네가 성실하게 잘하고 있어서 뭐라고 할 일이 없긴 했지만, 언제든 그럴 수 있는 거야. 미친놈이야 당연히 피해야 겠지만, 세상사람 전부가 너랑 잘 맞을 수는 없잖아."

"반대로 내가 뭔가 잘못됐으면, 네가 나한테 뭐라고 할수도 있지."
"그래도 사장님한테......."
"네가 나를 단순히 고용인으로 여기는 게 아니라, 인간적으로 생각해 준다면, 그럴 수 있지. 그러니까 그런 이유로 움츠러들지 말라고."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할래? 할 거야 말 거야?"
노우민은 잠시 머뭇거리다 나와 눈을 마주쳤다. 그리고 입술을 잠깐 오므리더니 이내 말을 꺼냈다.
"하고 싶습니다. 해보고 싶어요."
"해보겠다는 말은 하지 마.
확실하게 딱 말해."
"하겠습니다."
"그래."

"진작 그래야지 인마. 기회란 게 맨날 오는 줄 아냐? 앞에서 살짝 흔들리는 게 보이면 바로 콱 잡아야 되는 거야."
"알겠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래, 열심히 해보자."
서로 새로운 도전을 하면서 어느 정도 문제들도 발생할 게 분명했다.
노우민뿐만 아니라, 어떤 사람하고든 그랬다.

사람과 사람이 얽히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동화에서조차 갈등이 빚어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갈등이라는 실타래를 어떻게 푸느냐에 따라 결과는 분명히 달라진다.

"잠을 못 자니까 면역력이 떨어지지. 하루에 최소 7시간은 자야 돼. 사실 8시간씩 자는 게 가장 좋기는 한데......."

"바쁠 때는 안 되지만, 평소에는 최소 7시간은 자려고 하지. 대신 깨 있을 때 시간을 허비하지 않으려고 하고."

"그래, 자기 몸도 못 챙기면서 다른 사람 건강 신경 쓰는건 웃긴 거지. 너도 마찬가지야. 사회 생활할 때는 건강도 자기 관리야. 무슨 말인지 알아?"

현재 강인나에게 가장 효과가 좋은 민간요법은 다소 생소한 것이었다.
독일의 민간요법이었다.
200ml 컵에 1/3을 레몬즙, 설탕이나 꿀을 1/4 채운 뒤 독한 술을 적당량 따른다. 레몬즙과 설탕을 채운 것의 1/2에서 1/3 정도면 적당하다.

이 독한 술을 마신 다음에는 두꺼운 이불을 덮고 땀을 쫙 빼며 잔다.
이렇게 하면 몸이 한결 가벼워진다.

열이 있을 때, 가볍게 땀을 흘려서 열을 내릴 수 있긴 했다.
하지만 너무 땀을 뻘뻘 내려고 한다면 우리 몸이 바이러스와 싸우는 도중에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발한작용을 방해할 수도 있어서 역효과가 날 수도 있었다.

이러나저러나 욕을 먹을 거면 계속 앞에서 헛소리를 하게 놔둘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저 기억 안 나세요?"
무심코 말을 던졌다.
아니, 하고 싶어서 했다.
너무 싫어서.

"아......."
정영신의 얼굴이 빠르게 굳어갔다.
본인도 알고 있었다.
저 표정을 보니 역시 사람은 죄를 짓고 살아가면 안 된다는 것을 느낀다. 얼마 전에나도 논란에 얽히면서 느끼기도 했고. 어쩌면 정영신은 나를 알아봤는지도 모른다. 내가 기억을 하지 못할 거라 여겼을지도.

정영신은 나가면서도 꽤나 꺼림직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마 본인도 면접에서 떨어졌음을 느끼고 있겠지.
소소한 복수와 권력의 맛을 봤다.
시원하긴 한데, 그리 달지는 않았다.
하지만 당이 인체에 필수인 것처럼, 내게 필요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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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기적의 민간요법 치료사 3 기적의 민간요법 치료사 3
아피로 / KW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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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에서는 민간요법에 관한 상식들보다는 건강원 사업을 키워나가는 이야기의 비중이 좀 더 높다고 느껴졌다. 이 과정에서 방송에 함께 출연한 출연자들과 연이 닿아서 인맥을 늘리고 그 가운데서 사업적으로 협업을 하게 되는 기회도 얻게 된다. 성공이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준다는 걸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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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거리들을 끌고 와서 시비를 걸었던 놈이 그랬다. 당연히 내가 겁을 먹을 줄 알았겠지. 하지만 나는 면상에 박치기를 먹여줬다. 그때 일그러진 놈의 흔들리는 눈빛이 그랬다.

다른 학교의 남학생들이 쫓아다닐 정도로 예뻤던 동갑내기 여학생. 내게 학교 끝나고 노래방이나 가자고. 나는 단박에 거절했다. 싫어서가 아니라, 주머니에 500원도 없었기에 거절했다. 그때 그 여학생의 흔들리는 눈빛을 잊을 수 없다. 본의 아니게 높은 콧대를 꺾어버린 셈이 됐으니까.

아이러니하게도 그 이후 나는 몇몇 여학생들의 관심을 받게 됐다. ‘제까짓 게 뭔데?‘ ‘뭐 특별한 게 있나?‘ ‘쟤가 걔를 찬 애라고?‘ 따위의 생각들이 부른 호기심이었다.
나도혜에게서도 비슷한 게 느껴진다. 금수저에 자기 관리도 철저하고 능력 있는 미인이니, 웬만한 사람들은 다 쥐고 흔들었겠지. 그녀에게 휘둘리지 않을 사람은 많지 않을 거라 확신한다. 적어도 조심스러울 것은 분명하다.
나도 조금 전까지 그랬다.

자신도 모르게 여러 가지 계량을 하는 저울에 서로를 올려놓고 판단한다. 상대방이 무언가 잘났다고 느끼면 한없이 조심스럽게 된다.
지지하지 않던 정치인, 평소에 싫어하던 기업인도 막상 눈앞에서 보면 나도 모르게 웃으며 악수를 하는 것처럼.

나에게는 내 분야가 있다. 연애를 하자고 이 자리에 나온 것도 아니다. 싱글로 오래 지내다 보니 잠깐 향수 냄새 좀 맡았다고 정신을 못 차린 것같다.

"그게 왜 궁금하시죠?"

"그런 스타일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시장에서 고등어 고르는 것도 아니고 계속 이리저리 재보면서 저울질하고 그런 거요. 사람이 언제나 직진일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계속 앞에서 깜빡이 이거켰다가 저거 켰다가 그러면 들이받고 싶어지지 않습니까. 뭐, 실수일 수도 있겠죠. 그럼 비상 깜빡이 한번 켜서 사과할 수 있는 거고."

사적인 감정으로 흐트러질 비즈니스면 더욱 할 이유가  없기도 하다.

집중할 것에 집중하고 싶다.

오시는 분들의 생활습관부터 특정 질환이 언제 발병됐나, 원인이 무엇인지 상세히 파악하여 해결점을 찾습니다.

"이런 건 자체적으로 하셔도 되지 않나요?"

"요즘 강남 엄마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공부약이라는 게 있는데, 그게 하프물범으로 짜내는 탕약입니다. 사실 그 효능은 많이 부풀려져 있거든요."
"아, 그거라면 알고 있습니다. 사실 하프물범 탕약을 먹을 거라면 오메가3 한 알을 먹는 게 도움이 될 텐데 말이죠."

"제가 사장님과 행복 건강즙에 기대하는 건, 그 이름값에 걸맞은 이미지도 있으니까요. 깨끗하고 행복하고 건강한 느낌이요. 바른 농부단이란 곳도 유기농 식품으로 괜찮은 이미지를 구축해나가는 곳 같고요."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습니다."
한 번 튕겼다. 어차피 응할 거였지만.
"비율도 약간 조정이 가능합니다."
나도혜의 말에 아주 옅은 미소를 드러냈다.

즙으로 시작했지만, 즙으로 끝나지는 않는다. 지금 당장에라도 사업들을 시작할 여력은 된다.
수개월이 지난다면 더 여유롭게도 가능하다.
한마디로 꿀릴 게 없었다.

더 이상 서로 간에 어떠한 이성으로서의 긴장감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제법 화기애애했던 룸 안은 검은 무게추들로 가득했다.
성별이 느껴지지 않았다.
두 사업가만이 마주앉아 있었다.
"그건......"
나도혜는 말문을 열었다가 곧바로 닫아버렸다. 적잖이 고민이 되는 듯했다.
코너에 몰렸다. 몰아놨으면 스트레이트든 훅이든 어퍼컷이든 날려야지, 회복할 때까지 기다리면 안된다.

내가 비즈니스의 달인은 아니지만, 살아오면서 ‘협상‘의 형태를 가진 무언가는 많이 겪어봤다. 어떻게 보면 우리네 삶이 언제나 협상과 선택의 연속이 아니던가. 지난날에 숱하게 많이 겪었던 이런 순간들에 있어서 나의 선택이 항상 훌륭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시행착오들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다.

내가 일진 논란에 휘말렸을때도 한 발짝 물러나서 기다렸다. 그러면서도 다른 방면으로 우호적인 모습을 보여 관계는 유지했다. 확실히 보통내기는 아니다.

"해봐야 알죠."

"장담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습니까. 저는 이 사업들을 단순히 돈으로만 보고 있지 않습니다. 진정으로 한 사람이라도 더 건강히 살길 바라며 임하고 있습니다."
"돈보다 중요한 것들이 있긴 하죠. 물론, 유지가 될 때의 얘기겠지만요."
"그리고 저 혼자 하는 게 아니잖습니까."
"그렇죠."

"절대 불가능할 것 같은 목표도 힘을 합치면 달성할 수 있습니다."

"저희 중에서 누가 꼬리를 물고 끌고 가는 쥐일까요?"
말에 뼈가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미소를 머금은 채 성공의 확신에 대해 물었을 때와 같은 대답을 내놨다.
"해봐야 알죠."

성공은 또 다른 기회를 부른다.

사람들은 언제나 물어뜯을거리를 찾아 눈을 번뜩이고 코를 벌름거리며 이를 간다.

정답은 없다. 아직 정복되지 못한 분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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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독서를 통해 이 책이 독자들에게 말하고자 하는 결론에 좀 더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다가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존재의 이유를 충족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을 하면 된다.‘

하단에 밑줄 치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 위에 적은 이 문장이 ‘오늘의 핵심 문장‘ 이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자기가 원하는대로 해요. 일단 답을 찾으면 그건 자기 것이거든요. 자기 것을 찾았으니까 그것으로 무엇을 하든 그건 자기 마음이지요."

"자기가 여기 존재하는 이유를 깨달은 사람이 있다고 칩시다. 그러면 그 깨달음을 실천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으려 하겠죠. 따라서 제 질문은 어떻게 그 깨달음을 실행할 수 있느냐 하는 겁니다."

케이시를 쳐다보니 그녀는 이미 내 질문에 대한 답을 알고 있는 듯했다. 단지 내가 스스로 그 길을 찾아내기를 기다리느라 말을 아끼는 느낌이었다.

"그건 사람에 따라 달라요."

"예를 들어드리면 도움이 될지 모르겠네요. 살면서 남는 시간을 활용해 예술가가 되고 싶다고 가정한다면 어떨까요? 그러면 어떤 종류의 예술작품을 남기고 싶으세요?"

"모르겠어요. 어떤 종류의 예술가가 되고자 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죠. 하지만 그게 뭐든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해보려고 할 것 같은데요."

"그게 그렇게 간단한 거였나요? 자기가 존재하는 이유를 깨닫고 나면 그 다음에는 그 깨달음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무엇이든 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이 말을 내뱉음과 동시에 나는 전율을 느꼈다. 그것은 마치 내가 무엇인가 특별하면서도 중요한 것을 발견했고, 그것을 내 몸 안의 세포 하나하나가 다 확인시켜주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그 깨달음의 내용이 너무나 간단한 것이어서, 내가 찾던 정답과는 거리가 먼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존재 이유를 충족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을 하면 된다.‘ 이렇게 단순할 수 있다니.

"그럼 나의 존재 이유가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한 거라면 어떻게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이 좋을지 스스로 판단하고 그 판단에 맞는 일을 해야 한다는 의미가 되겠네요?"

"맞아요. 다른 사람들을 돕는 것이 의료계에 종사하는 거라면 그렇게 하는 거지요. 또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집을 지어주는 것이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거라면 그렇게 하면 되고요. 회계사가 되어서 세금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다면 회계사가 되는 거지요."

현기증이 일었다. 지금까지 한 번도 그런 관점에서 내 삶을 바라본 적이 없었다. 나는 인생을 살아오면서 가족들이 해주는 조언을 따르거나 보이지 않는 사회적 압박에 눌려, 또는 사람들의 의견을 좇아 결정을 내리며 사는 데 익숙해져 있었다. 이런 시각은 확실히 새로운 것이었다.

"만약 내 존재이유가 백만장자를 경험해보는 거라면 어떻게 되죠?"
"그럼 백만장자에 대해 정의를 내리고 그 정의를 달성하기 위해 뭐든지 해야죠. 그게 백만장자들과 사귀는 것이라면 백만장자와 사귀어야죠. 또는 그게 백만장자가 될 때까지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것이라면 일을 해야 하고요. 아까도 말했듯이 선택은 스스로 하는 거랍니다."

"다 좋아요. 그런데 그게 정말 당신이 여기 존재하는 이유인가요?"

"메뉴판에 있는 질문을 다시 한 번 보시겠어요?"
나는 메뉴판을 다시 내려다보았다.
‘당신은 왜 여기 있습니까?‘로 보였던 질문이 ‘나는 왜 여기 있는가?‘로 바뀌어 있었다. 나는 놀라움 가득한 얼굴로 케이시를 쳐다봤다.

"자기가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을 때, 이를 일컬어 ‘존재의 목적‘을 찾았다고 하는데, 인생을 살면서 바로 이 존재의 목적을 충족시키기 위해 열 가지 일을 할 수도 있고 스무 가지 또는 수백 가지의 일을 하게 될 수도 있어요. 존재 목적을 충족시키기 위한 일이라면 뭐든 할 수 있답니다. 가장 행복한 사람은 바로 자신의 존재 목적을 찾아내고 그 목적을 이루는데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사람이랍니다."

"덜 행복한 사람들은 어떻죠?"
"덜 행복한 사람들도 많은 일을 해요.
케이시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나는 마음 한구석에 불현듯 떠오른 생각을 말로 내뱉었다.
"그 사람들은 존재 이유와 무관한 일을 많이 하겠죠."
이 말에 케이시는 미소를 지었고, 나는 이것이 바로 내가 끌어내야 할 결론의 일부임을 깨달았다.

"사람은 자기의 존재 목적을 탐험하고 그와 관련한 수많은 일을 직접 몸으로 부딪쳐보면서 그 존재 목적을 충족시켜나가는 것 같아요."

"맞아요. 우리는 모두 자기가 가진 현재의 경험이나 지식 안에 갇혀 있어요.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바로 ‘현재‘ 입니다.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그 어느 때보다도 쉽게 갖가지 정보라든가, 여러 분야의 사람들, 다양한 문화와 접할 수 있어요. 존재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때 가장 큰 장애물은 접근성의 한계가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가 그런 정보나 사람, 문화에 접하는 것 자체를 거부하는 게 문제지요."

"맞는 말이에요. 나부터도 얼마든지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데 그 가능성을 잘 활용하지 못하고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내 인생을 되돌아보면 그날이 그날인 것 같아요. 변화가 거의 없습니다."

"지금까지 경험에 비추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대로 따라 하는 것이 존재 목적을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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