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의 카페 사업이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비교적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으려는 찰나에 주인공의 고등학교 동창이라는 친구가 갑작스레 나타난다. 처음에는 그냥 순수한 친교목적인줄 알았으나 대화를 나누다보니 자신에게 가맹점을 하나 내줄 수 있냐면서 사업적인 목적으로 접근한 것이었다. 이 친구가 주인공의 카페사업에 대해 너무 쉽게 보고 접근하는듯한 인상을 주자 주인공은 카페 창업의 현실에 대해 냉정하게 말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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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는 별개로 예전에 주인공에게 건강상담을 받았던 암환자 였던 한 사람이 주인공이 추천한 민간요법을 시행하여 어느정도 회복이 된 뒤에 주인공이 운영하는 건강주스 카페에 소규모로 웰빙 수제 쿠키를 납품하고 있었는데, 이게 SNS에 입소문이 나면서 굉장히 인기가 좋아지자 주인공이 암환자였던 이 사람에게 일거리를 더 주면서 수익을 나눠갖자고 제안하는 장면이 나온다. 단순히 돈 몇 푼 더 벌고의 차원을 넘어서 암환자로 사회에서 소외될 수도 있었던 사람에게 쿠키를 만들도록 하여 희망의 씨앗을 심고 SNS의 입소문으로 인해 그 씨앗이 점점 더 크게 자라나는 걸 보면서 비록 소설 속 인물이긴 하지만 주인공의 어떤 배포(?) 혹은 인성이 너무나도 훌륭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주인공의 인성도 결국에는 사람들을 건강하게 살도록 만들겠다는 그 마음에서 비롯된 것인데, 독자인 본인의 경우에도 적용을 해보자면 어떤 초심, 목표, 꿈 같은 것을 항상 잊지 않고 그것에 걸맞게 행동하고 사람들을 대하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 수록 이 사회가 조금이라도 더 좋아질테니 말이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아까 효모 넣었죠? 발효촉진제인 황산암모늄도 넣습니다. 그리고 산화를 막기 위해 아황산수소염도 첨가하고요. 바닐라 향을 내려고 참나무 가루를 들이붓기도 하죠. 게다가 와인이면 나무통에서 숙성을 하잖습니까?"
"예, 예."
"나무 향을 내기 위해서 숙성 과정에 나무 조각들을 넣습니다. 사실상 쓰레기인 것들을 말이죠."
"참내.
"안 그러면 매년 나무통을 교환해야 되는데 그럴 필요가 없어지는 거죠. 당연히 원가를 낮추기 위해 하는 행위들입니다. 그리고 이게 결코 작은 범위가 아닙니다. 작지 않은 저가 와인들이 이렇게 만들어져요."

"모든 와인들이 그런 건 아니에요. 단지 가려서 마셔야 된다는 거죠."

"뭐...... 피부에 안 좋은 것들이야 당연히 아실 테고요. 인스턴트나 튀긴 음식, 조미료 많이 들어간 거, 맵고 짠 거, 술이랑 담배 같은 것들이요."

사람 이미지가 3초 안에 판단된다고 합니다. 거기에 헤어스타일이 반은 먹고 들어갑니다. 옷차림도 그렇고요. 그런 부분도 신경쓰셔야 합니다.

옛날에는 그저 친구가 최고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보니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20대 초반 정도까지만 해도 의리라는 것 하나만으로 뭉쳐 평생 함께할 것 같던 녀석들이 이제는 전화번호부에 연락처조차 저장돼 있지 않다.
그보다 멀었던 동창들의 이름은 가물가물하다. 실제로 기억이 안 나는 경우도 많고.
20대 초중반 정도에 여러가지 이유로 찢어진 친구들이 떠오른다. 이따금씩 친구라는 이름으로 선을 넘는 경우가 많다. 아무렇게나 뱉은 말에 빈정 상했던 일들은 일일이 셀 수도 없다.

이제는 차라리 어느 정도 벽이 있는, 서로를 존중하는 관계가 더 편하다. 그런 사이가 오히려 놀 때조차 더 재미있는 경우도 꽤 있다.
어른들이 ‘친구가 밥 먹여주냐‘ ‘친구가 평생 갈 거 같냐‘
‘그럴 수도 있긴 하지만 너부터 챙기는 게 우선이다‘ ‘네가 잘 되면 친구는 알아서 따라오는 거다‘ 등의 말들이 이제는공감이 간다.
조금 씁쓸한 면도 있지만 사람 인연이란 게 그런 듯하다. 생각지도 못하게 이어졌다가 생각지도 못하게 끊어진다.

나름대로 인지도를 얻고 나서 조금 불편해진 점이라면 내게 무언가 바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내가 챙겨야 할 사람은 알아서 챙긴다. 조금씩이라도 사람들을, 특히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은 더 도우려고 한다.

챙기지 않은 사람들은 그럴 필요가 없는 이들이다. 남이거나, 남보다 못한 사이기에 챙기지 않는 거다.
생전 연락도 안 하던 사람들이 은근히 무언가 바라는 눈치를 준다. 뭐 하나 빼먹을 거없나, 그것만 궁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마음이 제법 닫혀 있었다.
눈앞에 있는 안영준도 그저 찔러보려고, 뭔가 이득을 취하기 위하려고만 한다고 단정 짓고 있었다.
그런 게 아닐 수도 있는데.

"그래? 그냥 바로 해도 되지않나? 그냥 과일만 갈아서 내놓으면 되는 거 아니야?"
순간 열이 확 치솟는 걸 꾹참았다.
자신이 접해보지 않아서 모른다고, 남의 일이라고 쉽게 말하고 폄하하는 게 너무 싫었다.
하지만 이런 부분들에 대해 굳이 얘기를 늘어놓지는 않았다. 얘기해서 알아먹을 놈이었으면 애초에 이런 얘기를 꺼내지도 않았을 테니까.

"사장이라고 카운터에서 돈만 세고, 돈만 챙기는 거 아니야. 궂은 일도 사장 몫이야. 잘되는 것만 보지 말고 위험요소부터 체크해 봐. 자영업도 쉽지 않아. 알잖아, 다른 사람 주머니에서 돈 빼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어중간하게 발디디다가 피 보니까."

"내가 하는게 쉬워 보일 수도 있는데, 절대 쉽지는 않아. 네가 회사 다니는 것도 힘든 것처럼 이쪽도 그래. 특히 내가 하는 건 무슨 공산품 파는게 아니잖아. 먹는 거잖아. 그것도 사람들 건강하려고 먹는거. 여러 가지로 많이 까다로워."

"무조건 말리는 건 아니야. 하지만 적어도 네가 일이 즐겁든 하고 싶던 거든 뭐든, 돈 이외의 목표가 있어야 된다고 봐. 아니면 아무리 괴로워도 버틸 이유가 있어야 돼. 그게 돈이 되기는 힘들 거다."

"훈수질, 꼰대질로 들릴 수도 있어. 네가 나 따위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대박이 날 수도 있는 거고. 다만 그게 웰웰을 통해서는 아니라고 보는 거야. 어차피 아직 2호점 계획은 없고."

감정이란 걸 가지지 않을수는 없지만, 감정에 휘둘려서는 안 됐다. 어떤 식으로든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도 있었다.

누군가를 바꾸겠다는 것은 참으로 오만한 생각이다. 하지만 나부터 바뀐다면 타인도 조금씩은 물들일 수 있는 듯하다.
더 이상 어린 나이는 아닌데도 하루하루 살아가며 아직도 배워나갈 점이 참으로 많다.

"과일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과일 껍질에 영양소가 많다는 얘기는 많이 들어 보셨죠?"

"일반적으로 과일 껍질을 버리는 이유가 맛이 없어서 혹은 잔류 농약이 걱정돼서 그런데요. 저희 거는 일단 유기농이니 그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같이 먹을 수 있는 건 먹어야죠. 복숭아 같은 경우는 껍질에 안톤 시아닌,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있어서 여러 가지 질환들을 예방해 줘요. 펙틴과 식이섬유가 풍부해서 변비에도 좋고요. 비타민은 말할 것도 없죠. 무조건 과육이랑 같이 먹어야 좋습니다."

"포도껍질이 심장병도 예방해 주고, 항암 효과도 있습니다. 또 기름때 제거할 때 사용하면 좋아요."

"참외 껍질도 먹는 거 아시나요?"
"참외 껍질요?"

"네. 기관지에도 변비에도 좋습니다. 하지만 그냥 먹기는 힘들잖아요? 보통 껍질을 달인 물로 양치를 하면 좋고, 말린 껍질로 냄새 제거나 습기제거에 사용할 수 있어요. 그리고 하나 더. 수박 껍질도 좋습니다. 심혈관에 좋아요. 껍질 안쪽에 하얀 부분 있죠? 그 부분으로 김치도 담가요."

"그렇죠? 그리고 얼굴에 열오르고 그럴 때 수박 껍질을 차갑게 식혀서 팩으로 사용하면 피부 진정에도 효과가 있어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손질 단계에서 남는 껍질들은 쓸 곳이 많다는 거예요. 생각 이상으로 효과도 좋고요."

보통 사람을 쓰면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마음 고생을 하는 경우가 많은 법인데.
이전에 다니던 회사에서도 일의 고단함과 박봉인 것도 힘들었지만, 기본적인 것도 지키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미칠것 같았으니까.

이제는 버릇이다.
뭐 하나가 틀을 잡아가면 새로운 게 떠오른다.

기본을 잊지 않을 것이다.
모든 사업은 사람들을 건강하게 하기 위함이다.
가장 중요한 목표를 잃지않고 지킨다면 사람들이 알아줄 거라 생각한다.
처음부터 잘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괜찮다.
알아줄 때까지 할 거니까.
그때까지 버티고 있을 자본이 있으니까.

루비 주스는 루비와 같은 빛깔을 가지고 있었다. 마냥 밝은 붉은 색이 아니라, 어떻게 보면 조금은 탁한 붉은색 혹은 자줏빛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사과와 비트 그리고 당근을 메인으로 한 것인데,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함께했을 때 시너지 효과가 좋다.
심장 건강과 혈당 조절, 뇌건강, 위장 기능과 간 기능,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 또한 다이어트로 웰니스를 많이 찾는 만큼 내장지방 감소에도 도움을 준다.

수많은 인연들이 얽혀 지금의 나도 있을 수가 있었다.

매일매일 수많은 인연들이 스쳐 지나간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렇다. 누구나 인연의 굴레에 있다. 그중 어떤 인연과 얽히느냐에 따라 삶이 완전히 바뀔 수도 있다.

내가 게스트로 나갔던 ‘우리는 몸신이다‘에 나도혜는 지금도 패널로 매주 출연한다.
거기서 ABC 주스라는 게 나왔다.
A(사과 ; Apple), B(비트 ;Beet), C(당근 ; Carrot)이 들어가서 ABC 주스였다.

아무래도 여유자금을 가지고 있어야 마음이 편하다. 감정적으로만 그런 게 아니라, 어떤 위기사항이 있을 때 대처가 가능하다.

"일이나 하자."

"암이란 놈이 정상적인 세포들에게 공급돼야 할 영양소를 다 빨아들이는 놈 아닙니까. 환자 분들은 결국 임종이 가까워질수록 말라가죠."

"건강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참으로 별것 없습니다. 잘먹고, 잘 자고, 잘 싸고. 그것들이 제일 중요한 거거든요. 건강하다는 증거기도 하고요."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하는데, 사실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은 경우도 많잖아요. 당연하다는 기준이 저마다 다르고요."

많은 아픈 사람들을 만나면서 알게 된 사실이 있었다.
특히 삶의 질을 많이 떨어뜨리거나 목숨을 위협하는 중병을 앓은 사람들일수록 나타내는 특징.
정확히는 이러한 병을 이겨내거나, 이겨내는 과정에 있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 삶을 치열하게 산다.
내가 사는 오늘은 어제 죽어가던 이가 그토록 바라던 내일이라고 하지 않는가.

생지옥을 경험하고 이겨내는 사람들은 그 어떤 이들보다 밝다. 건강상담은 단순히 남을 돕는 행위에서 그치지 않았다. 스스로를 구원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나는 수많은 사람들을 마주하며 삶에 대한 자세를 배우고 있었다. 반면교사로 삼는 경우도 있었지만, 배운다는 사실은 마찬가지니까.

"오해하지 말고 들으세요."
"네?"
"사실 그 어설픈 부분이 더 먹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네?"
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뭐랄까.... 그 정제되지 않은 듯한 맛이 더 담백하게 느껴지고 투박해서 먹는 맛이 난다고 해야 되나?"

예전에는 일이라면 치를 떨었는데, 이제는 더 못해서 안달이다. 정말 사람 일 어떻게 될지 모른다더니, 내가 이렇게나 일을 찾아다닐 줄은 몰랐다.

"그 왜...... 사람이 죽기 전에는 잠깐 괜찮아진다고 하잖아요. 그걸 뭐라고 했었죠? 갑자기 기억이 안 나네요 회광.......
"회광반조요. 해가 지기 직전에 잠시 하늘이 밝아진다고......."

아픈 것만 빼면 모든 게 좋은 금수저 아가씨라고만 생각했는데, 역시 누구나 누구나 내 생각보다 더 깊은 생각을 하면서 살고, 나름대로의 고통을 떠안고 산다.

"기적이 일어났고, 새 삶을 받으셨잖아요. 그러니 이제 행복하게 사시면 돼요, 착하게요. 주변에 좋은 영향력을 끼치면서, 좋은 사람이 되세요."

사람 목숨에는 값을 매길 수가 없는 거잖아요.

의미가 깊은 선물이었다. 거북이는 건강을 상징하고, 금은 그 자체로 부를 상징한다. 그리고 시계는 시간을 소중히 하고, 항상 좋은 시간을 보내라는 의미가 있다. 연인에게 한다면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의미기도 하고.

잘 되고 있는 건 확신할 수 있었다. 매출이 말하고 있었으니까.

너무 꾸미고 다닐 필요는 없지만, 깔끔한 인상은 줘야 한다고 여겼다. 겉모습은 껍데기일 뿐이다. 하지만 아예 신경을 쓰지 않을수도 없는 부분이다.

가장 먼저 눈으로 보고 무언가 느낄수 밖에 없는데, 어찌 선입견이 생기지 않겠는가.
특히나 처음 보는 사람의 인성이나 기타 여러 가지를 어떻게 알 수 있나. 겉으로 보이는 것만 보고 판단하게 마련이지. 그래서는 안 되지만 인간이란 시각에 의존적일 수밖에 없으니까.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그 사람의 옷차림이나 표정 등으로 어떤 사람일지 대략 유추할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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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로스쿨러 2023-10-07 07: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에 나오는 얘기들이랑 제 생각들이 거의 일치한다는 게 신기해요,,

즐라탄이즐라탄탄 2023-10-07 08:57   좋아요 1 | URL
아 그러셨군요. 소설 속 주인공의 독백처럼 나오는 부분들이 종종 있는데 뭔가 멋진 생각들이 많은거 같아서 밑줄을 그어보았습니다. 저도 어느정도 주인공의 독백에 동의되는 부분들이 있어서 그런 것도 있었고요.
 
[전자책] 기적의 민간요법 치료사 4 기적의 민간요법 치료사 4
아피로 / KW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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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건강상담하던 것을 넘어서 건강과 관련된 각종 사업들을 추진한다. 건강주스카페 창업, 온라인 쇼핑몰 설립, 한식당 창업 준비, 한의원의 주문을 받아 탕약제품을 공급하는 등 사업을 본격적으로 다각화 한다. 중간중간 진상 손님들로 인해 위기를 겪지만 주변인들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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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이런저런 다양한 내용들이 나오는데, 가장 강렬하게 읽혔던 부분은 주인공이 런칭(launching)한 건강 주스 카페 웰웰(well-well)의 오픈날에 한 손님이 와서 매장에서 판매하는 청의 맛이 왜이리 싱겁냐며 진상을 부리는 장면이었다. 유기농 웰빙 컨셉의 매장이라 청의 당도가 낮은 것을 메뉴판에 친절히 써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카페 점장이 고객님 마음에 안드시면 전액 환불해드리겠다고까지 말을 했음에도, 뭐가 그리 못마땅한지 끝까지 진상부리는 모습을 보면서 참 무슨 심보인가 싶었다.

앞서 읽었던 2권인가 3권에서 주인공이 건강원을 오픈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진상부리는 손님이 나타났던 기억이 있는데, 여기 5권에서도 진상부리는 또다른 손님이 나타나는 걸 보며 비록 소설 속 내용이긴 하지만, 실제 현실을 아주 잘 반영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컴플레인(complain)을 거는 손님 중에서 물론 정말 부당한 경우로 그러는 경우도 종종 있겠지만, 진짜 되도 않는 이유로 진상부리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열이 받고 짓눌러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 밖에 있는 독자인 나도 이렇게 열받고 분이 나는데, 실제로 얼토당토 않은 이유로 진상 손님을 대해야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더 열받고 분할까 감히 상상이 안된다.

이럴 때일수록 소설 속 등장인물의 말처럼 상호 존중이 무엇보다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반드시 누군가와 함께여야 행복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나만 해도 꼭 결혼을 해야한다고 생각지는 않으니까. 지금껏 쭉 혼자였고, 앞으로도 혼자여도 그게 두렵거나 괴로울 것 같지는 않다.
아내나 자식이란 행복은 없어도 다른 가족들이나 사람들과 나누는 행복이 깊었으니까.

하지만 이미 가족을 이룬 적이 있다면 얘기가 좀 다르다. 그게 무너지는 경험을 했다면, 그로 인한 상실감이 생긴다고 확신한다. 그 상실감을 채우기 위해서는 다시 가족을 이루는 것만이 답이라 생각한다.
누군가는 혼자였을 때가 훨씬 행복했고, 누군가와 함께했던 게 너무나 끔찍했을 수도있긴 하다. 단지 작은아빠의 경우는 그렇다. 작은아빠와 숙모는 서로에게 맞지 않는 톱니바퀴였을뿐, 각자가 나쁜 것은 아니었으니까.
서로에게 맞는 인연을 만난다면, 딱 맞는 톱니바퀴를 찾는다면, 서로에게 맞게끔 모양을 다듬을 도구가 있다면, 분명히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자, 자. 빨리 하죠. 시간은 금이에요."

모든 게 생각처럼 풀리라는 법은 없지만, 그러지 말란 법도 없다.

대박을 꿈꾸지만, 처음부터 대박을 치겠다는 생각은 아니었다. 일단 버티기만 해도 성공이라는 생각이었다.

단순히 잘생기거나 예쁜것을 따지지는 않았다.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피부였다.
직원들은 곧 가게의 이미지였으니까.

피부 건강은 피부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속의 장기들에 문제가 있으면 올라오기에.

원래 더 유력한 후보들도 있었다. 빼어난 외모를 가졌거나 이미 건강 주스 카페 혹은 바에서 일을 해본 사람들이 그랬다. 내가 그들을 떨어뜨렸는데, 흡연자이거나 음주를 즐기는게 보인 탓이었다. 단순히 흡연과 음주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었다. 건강에 유익하지는 않지만, 기호식품이니까. 흡연과 음주를 즐기면서도 장수하는 사람들도 있고.

활발한 소비가 시장경제를 활성화한다. 술은 확실히 그런걸 부추긴다. 술을 마시면서 안주를 먹는 것만 봐도 그렇다.
담배야 대부분이 세금이니 농으로 흡연자는 애국자라는 말도 있으니까. 흡연이든 음주든 남에게 피해만 끼치지 않는다면 아무 문제가 될 게 없다.

하지만 카페 웰웰의 입장에서는 그렇지가 않았다.
나는 가능한 모든 위험 요소들을 덜어내고 싶었다.
흡연의 경우 피부가 안 좋아질 확률도 높았고, 건강과 신선함을 메인으로 하는 웰웰에서 담배 냄새가 나서는 안될 일이었다. 음주도 피부에 영향을 미칠수 있었다. 가장 흔한 증상으로 열꽃이 피거나 뾰루지가 날수 있었다. 일하기 전날 과음을 해서 근무에 지장을 줄 가능성도 없지는 않았고.

사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작은 부분들도 하나하나 고쳐가고 있었다. 지금까지 이뤄냈고, 이루는 중인 것들은 운이 좋아서였다. 내가 대단해서 그런 게 아니었다.
처음부터 할아버지가 일으킨 기적 아니던가.
내게 있어서 겸손은 미덕이 아닌 의무다.

말 그대로 문을 여는 순간부터 느낌이 좋았다.

출입문 바로 앞까지가 내부의 줄이고, 이외에는 밖에서 기다려야 된다고 딱 잘랐다. 미리 와서 자리를 잡고 음료를 마시고 있는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면 안 됐다. 좋은 기억만 안고 가야지, 사업주의 잘못이 아니더라도 기분 나쁜 일이 생기면 재방문율이 떨어지니까.

처음에 유난히 손님이 몰렸던 이유는 단순했다.
SNS 때문이었다.
나도혜의 SNS 게시물을 보고 온 것도 있지만, 사람들을 더 빨리 움직이게 한 것은 자신의 SNS를 위해서였다.
인플루언서(influencer).
SNS의 많은 구독자들을 통해 대중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이들을 뜻한다.

사실상 새로운 형태의 연예인이나 다름이 없다.
적게는 수만에서 많게는 수백만 혹은 그 이상에 달하는 경우도 있으니까.
인플루언서기에 누구보다 빠르게 새로운 게시물(컨텐츠)을 올리고 사람들의 관심을 산다. 혹은 인플루언서가 되기 위해 더 빨리 움직인다.
어느 쪽이든 우리 입장에서는 도움이 된다.

스스로가 많이 변한 것을 느꼈다. 속만 바뀐 게 아니라, 인상자체가 변했다. 바뀐 생각과 마음이 겉으로도 드러나는 걸까. 많이 웃은 탓도 있는 듯했다. 나이 마흔이 넘으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된다는 말이 다시금 떠올랐다. 관상 같은 걸 맹신하지는 않지만, 확실히 인상이라는 것은 있다. 자주 짓는 표정에 따라 주름이 생기고, 그렇게 얼굴이 변해간다.

화환 같은 건 절대 보내지 못하게 했다. 어차피 시간 조금 지나면 다 쓰레기인지라.

"아저씨. 말조심해요. 요즘 세상에 나이 더 많은 거 벼슬 아니에요. 손님인 게 벼슬도 아니고, 상호 존중을 해야죠."

일반적으로 청은 과일을 설탕에 재워서 숙성을 거치는 방법으로 만들어진다. 부패를 막기 위해 염장을 하는 것처럼 설탕은 필수적인 요소에 가깝다.
우리는 고농축에 건강한 청을 만들고 싶었고, 그에 따라 모든 걸 수제로 해결할 수는 없었다. 시판되는 대부분의 청은 중탕식으로 원재료를 고온에 끓여서 나온다.

하지만 우리는 다른 옵션이 있었다.
박종만의 특허 기술이었는데, 고진공 저온 방식으로 추출하여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하는 것이었다. 무설탕 혹은 꿀을 사용해 만들었는데, 가장 큰 장점은 생산이 빠르다는 점이었다. 레시피만 제대로 잡으면 맛도 영양도 훌륭했고. 당연히 수제라고 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말씀하지 마십시오."
"뭐?"
"손님 입맛에 안 맞을 수도있습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손님께서 드신 건 전부 유기농으로 엄선된 신선한 재료만 써서 정성을 들여 만들었습니다. 결코 막 만든 게 아닙니다. 그리고 그건 저희 청과 저희만이 아니라, 그 청을  좋아하시는 다른 손님 분들을 욕하는 게 됩니다."

"그렇게 싫으시면, 안 드시면 됩니다. 지불하신 금액은 환불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오지 마시길 바랍니다. 계속 여기서 이러시거나, 또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그때는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뭐? 법적인 조취? 뭐 어쩔건데? 내가 누군지 알아?"
"손님이 누군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도 법적으로 대항해 볼 여유는 충분히 있는 사람입니다."
"이, 이거......! 젊은 놈이.…..…...!"

"뭘 어째? 아니, 나를 법적으로 뭘 어쩌니 저쩌니 하잖아! 내 조카가 변호사야! 알아?"
"조카 분이 변호사인 게 뭐가 어떤 건지, 무엇으로 문제를 삼을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하시고 싶은대로 하십시오. 저도 제대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그렇게 순조롭기만 할 것같던 카페 웰웰의 오픈은 다소 파란만장하게 변했지만, 결국에는 웃음으로 마무리됐다.
남자 직원과 여자 아르바이트생에게는 따로 차비를 챙겨줬다. 오픈날이라 원래 출근시간보다 일찍 나와서 일을 했기에 시급 외에 소정의 보너스를 지급할 생각이긴 했는데, 소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준 게 고마워서 조금 더 챙겼다.

투자 중에 가장 쪽박이 날 가능성이 높은 게 사람에게 투자하는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작은 무언가로도 가장 큰 결과물을 낳을 수 있는 것 또한 사람에게 투자(‘투자‘라고 표현하면 좀 그렇지만)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세상이 참 빠르다. 빠르게 변하고, 변해가고, 변해갈 것이다. 모든 게 빨라졌다. 어떤 일이 생겼을 때 그게 퍼지는 속도도 굉장히 빠르다.
어제 카페에서 있었던 일은 고스란히 휴대폰 영상으로 찍혀서 인터넷에 퍼져 있었다.
카페 손님들 중 다수가 SNS를 하는 사람들이었으니 더 그럴 수밖에. 그냥 퍼진 정도가 아니었다.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가 ‘건강 주스 카페 갑질‘이었으니까.

영상이 통으로 올라온 건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뒷말이 더 나올 게 없으니까.
내가 걱정했던 부분은 있지도 않은 일을 소설처럼 꾸며내 올리는 것이었다. 실제로 그걸 경험해 본 터라 더 예민했고.
CCTV 등이 있으니 일이 벌어져도 어차피 이길 수 있는 싸움이겠지만, 그 과정 자체가 싫었다.

기상 시각이 늦어지더라도 하루에 최소 7시간은 꼭 자기 시작했다. 아무리 관리를 해도 수면이 부족한 것을 완전히 채울 수 없음을 느꼈다.
그렇다고 필요 이상으로 자지는 않는다. 뭐든지 적당해야 좋다. 생마늘이 몸에 좋다고 마구 퍼먹었다가는 위장 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는 것처럼.

딴 생각을 하고, 딴 짓을 할 시간을 줄이면 됐다. 깨어 있는 시간에 보다 집중력을 가지고 밀도 높게 일을 보면 아무 문제도 없었다.

나는 천천히 아이의 귀로 손을 가져갔다.
"어, 어......."
아이가 조금 겁을 먹는 듯했다.
나는 피식 웃었다.
"아프거나 그런 거 아니야. 약속."
새끼손가락을 내밀자 아이가 손가락을 걸어왔다.
그런 생각을 하며 살았다.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가질지 말지는 모르겠다고. 그리고아이를 가진다면 아들보다는 딸을 갖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런데 내게 손가락을 걸어오는 아이를 보니 아이를 가지고 싶어졌고, 아들이든 딸이든 아무 상관도 없을 것 같았다.
이름도 모르는 남의 애도 이렇게 예쁜데, 내 애는 얼마나 예쁠까.

나는 손가락으로 새끼손가락으로 아이의 귀를 막았다.
그리고 동시에 귓불을 주물렀다. 그걸 약 30초 동안 지속했다.
그동안 아이는 편안한지 가만히 있었다. 딸꾹질도 하지않았고.

웰웰의 성공(고작 2주차에 성공여부를 운운하기는 애매할지도 모르지만)에 있어서 시작은 인지도였다.
나도혜의 SNS 마케팅 파워가 큰 도움이 됐고, 여름 모를 진상 손님 하나가 불이 붙은 곳에 기름을 뿌렸다.
기존의 행복 건강즙 이용자들에게도 관심을 사서 도움이 되는 중이었고.

하지만 계속해서 손님들이 찾아오는 이유는 가성비와 정직함 그리고 신뢰였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유기농 과채류 주스 및 건강식품을 즐길 수 있었다.

보람이 있었다. 단순히 돈을 벌어서가 아니었다.
할아버지에게 전수받은 능력으로 담아낸 건강을 위한 레시피가 활용되는 게 좋았다.
진정으로 마시는 사람들의 건강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것에 자부심이 있었다.
내 손길이 닿은 것들은 같은 방법이라도 그 효능이 더 뛰어났다.
그게 나의 말도 안 되는 능력이었다.

초심을 잃지 말자. 하루에도 몇 번이나 되뇌는 말이다. 너무나 흔하디흔한 이 문구는 너무도 중요하다.
나도 사람인지라 계좌에 꽂히는 돈의 액수가 늘어나는 걸 보면 이따금씩 눈이 돌아가려고 한다.
재료를 조금만 아끼면 확 치솟을 마진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처음 그대로를 계속 유지하자고 다짐하고 있다.

"그런데 진짜 맥을 짚으면 다 아시나요?"
내가 묻자 나도혜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맥을 짚는 것만으로 전부 알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충분히 참고할 수는 있죠. 맥을 짚어서 바로 것이 있고,
거기서 이상한 게 느껴지면 이제 직접적인 문제, 가장 큰 원인이 되는 것을 하나하나 찾아가는 거죠."
"그렇군요."

"아무튼 요는 그겁니다. 다른 사람들 시선에 구애받으면 행복도가 좀 떨어지는 것 같더라고요. 제일 중요한 건 자신의 기준 아니겠습니까."

"욕하는 사람들은 그냥 무시하세요. 어떻게 하든 안 좋게 보고 욕을 하기 위해 준비중인 사람들이니까요. 어차피 사람들은 보고 싶은 대로 봅니다. 자기 눈앞의 일도 잘 모르면서, 만나본 적도 없는 남을 전부 다 안다고 생각하죠."

"원장님은 거울을 보면 스스로의 모습을 다 안다고 생각하세요?"
"그렇...... 죠?"
"하지만 자신의 눈썹이 몇개인지, 모공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지 않나요?"
"그렇죠. 그건 모르죠."

"눈에 가장 가까이 있는 눈썹의 개수도 알 수 없는데, 어찌 눈앞의 일이라고 다 안다고 할 수 있겠어요."

"운명 속에 우연은 없다고도 하죠. 사람은 어떤 운명을 만나기 전에 자신이 그걸 만들고 있다고요. 저희도 서로의 길을 닦아내고 계속 나아가다가 접점이 있었던 거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그 길을 이어 붙이신 것은 원장님께서 제게 사업 제안을 하신 덕분이고요."
"그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이제 시작에 불과했지만, 성공의 빛이 분명히 내리쬐고 있었다.

행복 건강즙 1호점과 2호점, 웰웰 그리고 웰니스까지.
예전에 한창 게임을 하던 때가 떠올랐다.
1스테이지의 보스를 깨고 나면 더 강력한 2스테이지의 보스가 나타났다. 그걸 또 클리어해냈을 때의 기쁨. 그리고빨리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고 싶어 했다. 지금도 그랬다. 이제 막 웰니스를 시작했는데, 마음속의 시선은 다음 스테이지를 향하고 있었다.

가난이라는 칼바람은 세차게 내 몸을 뚫고 지나갔다.
나이를 먹을수록 돈의 소중함과 돈의 무서움을 알게 됐다.

민간요법으로 생김새 자체를 바꿀 수는 없었다. 하지만 동안의 첫 번째 요소, 특히 중년 이상일 경우 가장 많이 차지하는 부분이 바로피부다. 주름이 얼마나 많고 적은지, 얼마나 깨끗한지 등에 따라 동안과 노안 여부가 갈린다.

"그쵸? 그리고 당연히 음식도 중요한데요. 기본적으로 자주 챙겨 드시기도 좋고 동안에 좋다는 것들이 마늘, 토마토, 녹차입니다. 건강에 좋은 것들이니 드셔서 나쁠것도 없죠."

"술도 줄이시고, 가끔 혼자드시고 싶을 때는 질 좋은 적포도주를 한 잔 정도 마시는게 좋습니다."
"오, 와인이요? 와인은 잘 모르는데. 그냥 편의점에서 마시면 되나?"
"저렴한 프랑스산 와인도 조심해야 됩니다. 뭐, 가격으로 무조건 정해지는 건 아니지만 잘 알아봐야 해요."

"그런데 와인에서 발암물질이 나오는 경우가 있었어요.
술이라서가 아니라, 나오면 안될 성분이 나온 거죠."
"어찌 그런 답니까?"

"여러가지 첨가물들이 들어간 거죠. 와인이 포도를 발효시키는 거잖아요? 일단 포도만으로 발효를 시키면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효모를 넣어서 인위적으로 발효를 앞당깁니까. 그리고 타닌을 넣어서 색을 더하죠."
박종만의 얼굴이 순식간에 심각해졌다.
"뭐 그딴....먹는 걸로 장난치는 놈들이 제일 나쁜 놈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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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기존에 국밥집을 하던 작은 아빠를 설득하여 기존의 국밥집 장사를 그만두게 하는 대신 건강을 컨셉으로 하는 한식당 사업을 새롭게 시작하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여러가지 아이디어들과 노하우들이 오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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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한식당 사업과는 별개로 건강주스 카페 사업도 함께 추진하는데 협업을 하기로한 한의사 원장님과 함께 홍보를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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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에는 예전에 주인공에게 건강상담을 받았던 사람 중 한 명인 식자재 납품업자가 찾아오는데 돌싱이 된 주인공의 숙모에게 호감을 표하면서 스토리가 약간은 색다르게 이어진다. 물론 식자재 납품업자라 주인공은 비지니스적인 목적도 어느정도는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식자재 납품업자와 연락을 주고 받는다. 향후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도 궁금해진다.

녀석은 확신으로 가득한 눈을 번뜩이며 말을 이었다.
"내가 하는 일이 뭐냐? 그리고 전에 다니던 회사가 어디냐? 돈 많은 사람들 돈 관리해주는 일했었잖아. 백이면 백다 그렇더라. 안 그런 사람들이 더 적어. 뭐 오래된 차에 낡은 옷 입고 쓰레빠 찍찍 끌고 다니는 건물주? 있기야 있지. 없지는 않아. 근데 당연히 부티가 나지는 않지."

"네가 혼자서 돈 굴리는 부자면 그래도 돼. 그런데 아니잖아. 넌 이미 어느정도 얼굴을 팔면서 지금 미라클 헬스케어를 설립한 거 아니냐. 깔끔하고 깨끗하고 건강한 이미지. 너 자체도 기업의 이미지야. 그래서 더 행동 조심하는 것도 있잖아?"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확실히 그렇지."
"그러니까 사치스러운 차를 타라는 게 아니라, 너한테 걸맞은 차는 타야지."
"너 무슨 자동차 딜러 같다."

"그럼 국산 준대형 정도면 괜찮겠지? 비용처리 하기에도 적절할 거 같은데."
오정득은 잠시 고민하는 것 같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 정도면 될 거 같다. 건강즙, 건강식품 판다는 놈이 외제차 몰고 다녀도 보기좋을 거 같지는 않거든. 뭔가 안 맞고." 
"그치?"
"응. 국산이어도 높은 급의 대형차로 가면 너무 회장님 이미지고."
"그러니까."

"요즘 언제 누가 들어올 줄알고. 들어온다는 사람 있을때 넘겨야지."

"너도 알겠지만, 타겟층을 잘 설정해야 돼. 한식 부페로 가면 오피스 상권밖에 없어.
근처 직장인들이 싸게 밥 먹으러 오기 좋게. 뭐, 택시기사들도 좀 올 거고, 가끔 동네 아줌마들도 좀 오겠지! 근데 그런장사는 한계가 있어. 일단 이미 너무 많아. 그리고 임대료 내면서 할 장사도 못 돼."

"그리고 그런 건 차리면 필연적으로 진상도 많이 꼬인다.
반찬이나 채소 같은 거 쌔빌라고 하는 사람들 없을 거 같냐?
무조건 있다."
"그것도 그렇겠네요. 그래도 그건 너무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 거 아닌가?"
"문제가 될 것들 중 일부를 말하는 거지. 당연히 문제가 수두룩해. 무조건 비싸게 받자는 건 절대 아니지만, 무조건싸다고 좋은 게 아니야. 일단 건강 챙기려는 사람들 타겟으로 잡고 있는 거잖아."

"건강을 위해서라면 지갑을 열어놓는 사람들이야. 돈을 조금 더 쓰더라도 질 높고 맛좋은 거 먹으러 오는 거라고. 싸다고 찾아올 거 같냐? 아니, 네가 하는 거라고 올 수도 있기야 하겠지. 근데 그것만 믿고 장사하는 건 아니잖아. 그리고 싸게 맞추려면 음식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어."
작은 아빠는 확신에 차서는 열변을 토했다.

"싸고 양 많고 맛있으면서 재료의 품질까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봐야지. 그런 게 어딨냐?"
"그건-"
"우리가 만들어내면 된다는말 같은 거 하지 마라. 임대료랑 인건비는 어쩌려고? 땅 파서 장사하냐? 박애주의적인 정신도 좋은데, 그럴 거면 사업하지 말고 봉사활동해야지.
그리고 이미 그런 거 하고 있잖아. 장사할 때는 장사만 생각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것들부터 챙긴 다음 다른 것들도 챙기는 거야."

"네가 하고 싶다면 하는 거지만, 아니라고 보니까 이렇게 말하는 거야. 돈 조금 더 받더라도 제대로 된 거 내야지. 많이 팔리기만 하면 장땡이 아니지. 진짜 건강한 걸 맛있게 먹
‘이어서, ‘아, 돈이 안 아깝다‘ ‘이정도면 이득이다‘ ‘가성비 좋다‘ 라는 말이 나와야지."

"뭔가 하나 딱 정하면, 그 자기 색깔이 분명해야 돼."

"다온 어때요? 다온."
"다온?"
"순우리말인데, 모든 좋은 일이 다 들어온다는 뜻이에요.
퓨전이긴 해도 기본적으로는 한식당이니까 괜찮지 않아요?
외우기도 쉽고."

하나하나 쌓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문제라고는 돈을 얼마나 들일 것이냐, 그것 하나밖에 없었다.
새삼 다시 깨닫는다. 뭘 해도 다 돈이다.

내 주머니에 꽂히는 돈만 월 수천.
이만큼 벌면 아무 걱정 없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돈으로 고민하는 일은 생긴다.
일정 소득을 넘기면 행복감은 더 이상 상승하지 않는다고 한다.
연봉 8,500만 원이 넘어가면 금전으로 인한 행복감 증가가 멈춘다고.

일정 부분은 공감이 되고, 일정 부분은 그렇지 않다.
돈을 많이 벌수록 좋은 건 확실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닌 것도 느낀다.
돈으로 고민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일은 여전히 있다.
고민과 스트레스가 사라진다고 무조건적으로 행복도가 상승한다고 보는 건 어떻게 보면 어려울지도 모른다.
불행하지 않다고 해서 행복한 건 아니니까.

행복하다고 해서 불행한 일이 없지도 않다. 삶이란 게 그렇다.
인생이 세상 그 무엇보다 복잡한 것 같으면서도 어떻게 보면 참으로 단순하다.
그래서 중심이 필요한 듯하다.
시시때때로 바뀌는 감정이란 파도 안에서 꿋꿋하게 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절대 꺾이지 않을 목표가 필요하다.

그 목표까지 다다르기 위해서는 가까운 거리의 목표들도 여러 개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 당장 떠안고 있는 고민도 최대한 즐겨본다.
어차피 피할 수 없고, 내가 하고 싶어서 시작하는 것들이니까.
모든 일의 결과는 나로 인한 것이다.
그렇게 다음 목표를 향해 꿋꿋이 나아간다.

몸이 10개라도 부족하고, 하루가 48시간이면 좋겠다는 나날이 지나간다.
그나마 언젠가 실현 가능할것 같은 게 있다면 1시간만 자도 10시간을 잔 효과를 주는 알약 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
수면은 인체에 굉장히 중요하다. 그만큼 큰 영향을 끼친다. 아마 매일 8시간씩 숙면을 취하는 것만 지켜도 웬만한 병들은 다 이길 수 있을 것이다.
매일매일 실천하는 여러 가지 민간요법들로 체력을 기르고 있긴 하지만 슬슬 무리가 온다. 어쩔 수 없이 오늘부터는 수면시간을 1시간은 늘려야 할 것 같다.

다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살자고 하는 짓인데, 건강을 잃으면 전부 부질없으니까.

"그래서 약간 자매 브랜 느낌으로 이름 정했는데."
"그래요? 어떤 거요?"
"웰니스요."
웰니스.
웰빙(well-being)과 행복(happiness), 건강(fitness)의 합성어. 신체와 정신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건강한 상태를 의미하는 말이다.
"딱이네요."

차 지붕이 뻥 뚫린 듯한 파노라마 선루프가 마음에 든다.
차의 무게도 더 늘어나고, 전복사고가 일어났을 경우 위험하다는 이유로 부정적 견해를 가진 사람들도 많다.
그저 ‘감성‘ 하나만 보고 질렀다. 나는 소위 말하는 할배운전 스타일인지라, 위험한 일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기도 했고.

"잃을 것이 많은 사람이 모든 걸 내걸고 한다는 느낌은 확실히 소비자들에게 먹힐 겁니다."

존대를 하는 친구 사이 느낌이었다. 그 와중에도 투명한 벽을 세우고 예의는 지키고 있었기에 비즈니스 파트너로서이상적이라는 느낌이었다.

"응, 응. 요즘은 이너뷰티(inner beauty)라고, 화장품도 먹는다고, 내부에서부터 건강한 피부 가꾼다는 말도 있잖아. 몸속 건강도 챙기고, 그게 외적인 건강하고도 이어진다고. 그게 다이어트랑도 관련이 있다고 봐야지."

"일단 원장님은 세계 대회에서도 우승할 만큼 자신의 몸매를 다듬었잖아. 그걸 뽐내는게 나쁠 건 없지. 스스로 이뤄낸 결과물이니까. 그리고 그런 몸매의 모델이 마시는 주스라면? 일단 다이어트 욕구를 불러일으키게 돼. ‘내가 몸을 만들면 저것보다 더 나아질 수 있어‘ 혹은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 같은 생각을 한단 말이야."

"모델의 효과가 그거잖아. 모델이 광고하는 주스를 마시면 나도 그 모델처럼 될 수 있을 것 같은 거. 그냥 그 모델이 좋아서 구매하는 효과가 더 클지도 모르지만"

"그래. 이너뷰티가 그거잖아. 네가 모델로 섰을 때 사람들이 ‘나도 저 주스를 마시면 저렇게 피부가 좋아지겠지?‘
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지 않겠어? 실제로 피부에도 영향을 끼치게끔 좋은 재료들로 건강하게 만들 거고."

하지만 사람 일은 모른다. 마냥 긍정적이기만 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부정적이거나 염세적일 필요도 없다.

온 세상이 암이라는 공포로부터 벗어날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기적도 언젠가 일어나리라. 그렇게 진심을 담아 소망한다.

하지만 내가 그 사람이 아닌 이상에야 타인의 심정을 100% 이해하는 것이란 불가능하다.
더군다나 삶이 통째로 달려있는 문제였으니, 내가 뭐라 왈가왈부할 게 아니라 여겼다.
그런 것보다는 내가 맡은 바에만 충실하고자 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하고 있다. 나머지는 기적을 바라며 기도하는 수밖에.

나도혜와 손을 잡은 건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이는 내게 아주 고마운 고정수입이 될 예정이었으니까.
나도혜 입장에서도 상당한 이득이었다. 탕약기 수를 늘리면 그걸 놓을 공간도 필요하다. 지속적으로 출근할 한약사도 고용해야 한다. 게다가 지속적인 관리를 해야 하는데,
높은 임대료는 피치 못한다.
그 모든 것들을 나를 통한다는 것 하나만으로 전부 줄일 수 있다. 어쩌면 나보다 나도혜가 더 남는 장사일지도.

"초심은 잃지 말자." 사업에 집중하고 있긴 했지만, 보다 중요한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됐다.

"그렇군요. 하긴, 하나의 관계가 끊어졌다고 전부 그래야되는 것은 아니죠."

걱정이 되는 부분이라면 한가지였다.
이일우와 숙모의 관계였다. 두 사람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몰랐다. 그리고 그 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든 일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있었다. 좋은 쪽이라면 좋겠지
만, 나쁘게도 될 수 있는 거였으니까.

두 사람이 만난 시간은 고작 20분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숙모가 나와 통화를 하는 시간은 벌써 20분이 넘어가는 중이었다.

신체적 건강만큼이나 중요한 게 정신적인 건강임을 새삼 깨달았다.
행복이란 건 참으로 좋다.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그 무엇보다도 쉽게 퍼질 수 있는 거니까.

-다들 형편이 좀 나아지니 이제는 좀 누리고 살 수 있겠지. 전부 네 덕분이야.
"무슨 제 덕분이에요. 다 각자 열심히 잘해서 그런 거지."
-네 덕분이지. 너 아니었으면 지금처럼 이렇게 딴 생각 못 했을 거야. 삶에 여유가 없으니까. 가난이라는 게 참 무섭더라. 사람의 마음을 메마르게 해. 모든 것에 예민해지고.
심적으로 여유가 사라지고, 피해의식이 생기니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또 그래. 그리고 항상 후회하면서도 벗어나지 못하고.

무거운 진실함이 느껴지는 말에 잠자코 듣고 있었다.
-그런 생각도 많이 했어. 애들한테 참 미안하다고.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는 건 불행의 확산이 아닐까.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야 여유가 좀 있었지만, 알다시피 오래 못 갔잖아.
모든 게 무너졌잖아. 그래서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도 축복을 받은 게 아니라, 저주를 받으며 시련이 시작된 게 아닌가, 그런......
"그런 말씀 마세요."

"그러니까 이제 행복해질 일만 생각하세요. 그런 생각은 몸도 아프게 해요.‘

숙모도 사람인지라 외로웠을 것이고, 생각지도 못한 인연의 적극적인 대시에 당황도 했지만 좋았으리라.
하지만 그 안에는 큰 죄책감 비슷한 것 또한 자리를 잡고 있는 듯했다.

"숙모의 상황도 그렇잖아요. 모든 게 양면성을 가지고 있어요. 우리 삶이 그렇고, 우리 자체가 그렇죠. 하지만 어느 면을 보일지는 우리 선택에 달려 있고요. 다른 쪽을 보지못한 사람이 뭘 알겠습니까? 지금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하지."
-그치, 맞는 말이다.

"그리고 폐만 끼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무슨 상관이에요?
내가 우선 행복해야지. 그것만 생각하세요. 작은아빠가 그럴리도 없지만, 다소 껄끄러워하더라도 숙모 마음 가는 방향대로 하세요."
-고마워. 마음이 많이 편해진다.
"당연히 그러셔야 하는 거예요."

안도와 걱정이 뒤섞인 한숨을 푹 내쉬었다.
숙모에게 한 말들은 전부 진심이었지만, 나 역시 작은아빠가 신경이 쓰이긴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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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로스쿨러 2023-10-03 17: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한식당을 차렸어요?? 먹는 게 건강과 직결되고 먹는 게 바로 그 자신이라는 얘기도 있으니까요,,웰니스에 거룩까지 더해서 웰니스홀이면 더 좋겠어요 ^____^

즐라탄이즐라탄탄 2023-10-03 17:48   좋아요 1 | URL
예 좋은 의미가 많이 함축될 수록 좋은 법이지요 ㅎㅎ 한식당의 경우는 업종 변경이라기보다는 사업 다각화로 봐주시는게 맞을거 같아요. 기존에 건강원사업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주변의 지인들과 추가적인 직원들을 고용해서 건강주스 카페도 협업으로 차리고 위에 밑줄 친 것처럼 웰빙 컨셉의 한식당도 겸해서 준비하는 식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더라구요. 상호(브랜드)를 정하는 것도 등장 인물들끼리 이런저런 대화를 통해 정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게 이름대로 될거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암에 걸린 환자가 건강원에 방문하는데, 주인공이 자신이 알고있는 민간요법을 총동원해 환자에게 진심어린 건강 상담을 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내 말이 떨어지자 정영신의 얼굴이 확 일그러졌다.
"아니, 사람이 실수를 한 거 가지고 무슨 그렇게―"
나는 정영신의 말허리를 끊었다.
"실수요? 실수라는 건 모르고 한 게, 의도치 않은 게 실수고요. 인터넷에 글자를 쓰면서도 계속 생각할 수 있고, 몇 번이나 수정도 가능하고, 올렸다가도 바로 삭제도 할 수 있는데, 그걸 끝까지 올리면서 마지막까지 댓글로 선동하고 맞고소를 한다고까지 하신 게 실숩니까? 더 할 얘기없으니 그만 가세요."

이번 일로 인해서 가정이 파탄 나는 지경에까지 이른 듯했다. 그래도 고소를 취하할 생각은 없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얘기를 들으니 더욱. 내가 봐주면 또 그럴 사람이니까.

"대부분 자신이 맡은 특정 분야가 있게 하려고요. 그래야 일도 손에 더 잘 붙고 효율이 좋으니까."

가족끼리 할수록 이런거 확실하게 해야지, 안 그러면 서로 서운한 것만 생겨.

"그래도는 인마, 확실하게 해야지. 할 거면 제대로, 아니면 딱 말고"

나는 불이 잘 붙도록, 불이 꺼지지 않도록 하는 점화기였다.

여러 가지 일들을 한 번에 벌이니 쉴 틈이 없었다. 계속해서 머리를 굴리고, 펜을 움직이며 생각들을 정리해나갔다.

요단 강은 죄를 씻는 곳이고, 천국으로 건너가는 곳이며, 복된 처소로 들어가는 통과문인 동시에 하나님의 처소에 이르는 길목이자 옛 자아가 죽고 거듭나는 곳이라고 한다.

언젠가 죽으리란 것도 알고,
그다음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안다.
완전한 끝이 아니라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삼을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해야할 것들도 많았다.
잃을 게 많아지니 더 죽기가 싫다.

세상을 떠나기 전에 정을 떼는 거라고들 한다.
실제로 그런지는 모르겠다.
환자의 인성 같은 걸 보호하기 위한 말은 아니다. 보호자를 위로하기 위한 말이다. 그래야만 버틸 수 있으니까.
실제로 간병을 하는 보호자들 10명 중 6명은 우울증을 겪는다고 한다.

-그래, 넌 분명히 잘 해낼수 있을 거다.

"엄마도 잘 지내죠?"
-그럼. 잘 지내지. 다 같이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어. 그러니 아무 걱정하지 말고.

정수리 쪽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그때 아버지가 나지막이 말했다.
-고생 많았다. 그리고 미안했다.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였다. 내게 직접 건네는 것보다는 중얼거림에 가까웠지만, 두 귀로 똑똑히 들었다.
가장 듣고 싶은 말이었다.
순간 목구멍이 확 뜨거워지며 울컥했다.
"저도요......."

젊은 나이에 암에 걸리면 예후가 안 좋다고들 한다.
젊은 만큼 암세포 성장도 빠르기 때문이다.

"네. 암이란 게 치료를 마치고 나서 1년차에서 2년차 사이에 가장 재발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지금까지 ‘괜찮을 거야‘ ‘괜찮을 거다‘ 생각하면서 살긴 했는데, 막상 다가오니 겁이 나네요."

"이것 역시 희재 씨도 복용해도 좋습니다. 핵심은 알루미늄이 조금도 들어 있지 않은 베이킹 소다와 메이플 시럽입니다."
"베이킹 소다랑 메이플 시럽이요?"

"일단 물 한 잔을 데웁니다. 너무 뜨겁지 않게요. 한 65도 정도. 그리고 베이킹 소다를 티스푼으로 한 숟갈 넣어 잘 풀어줍니다. 그리고 메이플 시럽을 티스푼으로 세 숟갈 넣습니다. 그리고 전부 잘 섞은 뒤 식전 30분에 마시면 됩니다. 이걸 아침에 한 번, 저녁에 한 번 드세요."

"이건 첫 날 기준입니다. 다음 날은 한 번에 베이킹 소다 두 숟갈, 메이플 시럽은 여섯 숟갈 넣으세요."

"그렇게 아침저녁으로 먹으면 되나요?"
"아니요, 셋째 날은 또 다릅니다. 양은 같으나, 이때부터는 아침, 점심, 저녁 하루 세 번드십시오."

"이건 단순히 연명만을 기대하는 건 아닙니다. 기적이 일어나 완치를 바라고 하는 거죠. 그러기 위해서는 효원 씨의 의지가 중요하고요."

"베이킹 소다는 소디움 바이카보네이트가 100%인 것으로 구입하셔야 하고, 메이플 시럽은 유기농 제품으로 B등급을 구입하셔야 합니다. B등급이 A등급보다 단맛이 덜하고 걸쭉하며 향이 진합니다. 씁쓸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요. A등급도 괜찮긴 한데, 색이 어두운 것을 고르세요."

"이게 원리는...... 베이킹 소다로 암세포를 죽이는 것인데요. 메이플 시럽을 더하는 이유는 암세포가 베이킹 소다만 넣어주면 흡수를 하지 않습니다. 암세포가 좋아하는게......"
"당이요."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메이플 시럽의 단맛으로 암세포를 속이는 거죠. 기왕이면 몸에 안 좋은 설탕보다는 유기농메이플 시럽으로 대체하는 거죠. 메이플 시럽 대신 꿀 같은걸 사용할 수도 있긴 한데, 가능하면 제가 말씀드린 것들 그대로 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이게 얼마나 효과를 보일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히 의미가 없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암이 기관 내에 제한돼 있는 경우 치료를 할 수 있다고 보는 겁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간의 경우 직접 접촉되지는 않아 치료 효과가 얼마나 될지 모릅니다."

"그렇다고 아예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직접적인 원인이 됐던 직장암을 잡아준다면, 전체적인 신체의 컨디션이 올라가고 기능이 정상적으로 돌아온다면, 간도 기대해볼 수 있겠죠."

"간의 70%를 절제하셨다고했죠? 그러고도 이렇게 지내실 수 있는 건 간의 재생능력이 뛰어나기 때문 아닙니까?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네, 노력해 볼게요. 감사합니다."

"딱 다음 정기검진까지만 해보세요. 그리고 다음 검진때 깨끗하면 베이킹 소다와 메이플 시럽 복용은 멈추셔도 됩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인 관리법을 몇 가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일단 운동...... 너무너무 힘들어도 하셔야 합니다. 운동을 할수 있다는 것 자체가 신체의 기능이 그만큼 살아 있다는 증거니까요. 그리고 체온을 올리는 게 중요하기도 하고요."

정효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네, 암세포가 열을 싫어한다더라고요."
"맞습니다. 아마 해보셨으리라 생각되는데, 체외에서 열을 쬐는 걸로는....... 글쎄요, 도움이 되는지 안 되는지 저는 확신하지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직접 운동을 해서 체온을 올리는 것보다는 효과가 떨어질 거라고 생각됩니다."
"열심히 움직일게요."

"그리고 드시면 좋은 것들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마늘, 현미, 퀴노아, 브로콜리, 양배추, 무, 케일, 생양파, 등을 드시면 좋은데요. 전부 유기농으로 드시고요."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며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피해야 할 것들은 이미 알고 계실 텐데요. 그래도 한 번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정제된 설탕이나 탄수화물은 무조건 피하셔야 합니다. 과일도 당분이 높은 것은 안 좋습니다. 설탕이 든 탄산음료 같은 건 독이라고 생각하시고요."

내가 더 해줄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나머지는 환자 본인에게 달려 있었고, 기적이 일어나길 기도하는 수밖에.
"정말 감사합니다."
민희재가 고개를 꾸벅였다.

휴일이란 게 거의 없다시피 계속 지내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나도 사람인지라 가끔은 쉬고 싶었다.
하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
잠깐 멈추고 싶었으면 이렇게 일을 벌이지 말았어야지.
그렇다고 후회하는 것은 아니었다.
원해서는 하는 거였고, 그 결과물이 계속 나와주니 하는 맛이 났다.

‘문전박대도 당하셨나요?"
"어휴, 많이 당하죠. 결국은 영업이었잖습니까. 아무리 예의를 갖추고 노력해도 싫어하는 분들은 싫어하시더라고요."

"송이는 어디에 좋습니까?"
"송이요? 일단...... 독버섯은 당연히 제외하고, 버섯 자체가 몸에 좋죠. 칼로리도 낮고, 각종 영양소도 풍부하고, 식이섬유도 꽤 많이 들어 있고요. 버섯에 함유된 에르고스테롤은햇빛에 의해 비타민D로 바뀌어서 장내의 칼슘 흡수도 돕습니다."

"비타민D가 굉장히 중요한 영양소입니다. 실내 활동이 길어진 현대인들의 경우 다수가 비타민D 결핍을 겪고 있죠."

"햇빛을 제대로 받아야 비타민D 수치가 올라가거든요.
면역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심혈관 질환이나 정신건강에도 도움을 줍니다. 얘기가 조금 다른 길로 샜는데......."

"사실 비타민D 섭취만을 위해서라면 버섯보다는 영양제 하나만 먹어줘도 되는 거지만요.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자연에서, 자연식으로 얻는 것보다는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화학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았더라도 말이죠."

"송이버섯도 워낙 귀하고해서 향과 맛을 즐기기 위해 먹는 사치스러운 식품인 느낌이 강한데요. 효능도 뛰어납니다. 일단 항암효과와 면역력증강이 상당히 뛰어납니다. 수많은 버섯들 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요. 균사체에 있는 다당류 성분인 글루칸이라는 물질이 있는데요, 그게 이러한 효과들을 냅니다."

"몇 가지 더 대표적인 효능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버섯의 구아닐산이라는 성분이 콜레스테롤을 줄이고 체내 노폐물을 제거합니다. 여러 가지 성인병 예방과 치료에 도움을 주죠."

"철분이 많아서 빈혈도 예방하고, 임신기와 수유기에도 좋죠. 피부미용에도 좋고, 소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이 정도가 대표적인 효과들입니다."

"분명히...... 송이버섯의 효능이 훌륭한 건 맞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맛과 향을 즐기기위해 먹는 거라고 생각해요.
훨씬 저렴한 대체제가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그렇군요. 그래도 몸에도 좋고 맛도...."

"이야, 소고기 먹는 겁니까? 소고기 사주는 사람은 조심하라던데."
나는 피식 웃으며 물었다.
"왜요?"

"대가 없는 소고기는 없다더군요. 순수한 마음은 돼지고기까지래요."
"푸하하하! 뭐, 틀린 말은 아니네요. 잘 보이고 싶어서 대접하는 거니까."
"에이, 또 무슨 말씀을 그렇게."

원래 일할 시간에 이렇게 긴 식사와 휴식시간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도 기분이 좋았다. 여유로움마저 느껴졌다. 조금도 조바심이 나지 않았다. 아마 다른 사람들의 행복한 웃음덕분이리라.
경제적인 부분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이득일 거라 생각했다. 모두 기계가 아니라 인간이다. 일할 맛이 나야 하고, 원동력이 필요하다. 직원이 행복해야 기업도 행복해진다.

"응, 저번에 개인사업자에서 법인으로 전환했던 거 기억나지?"
"당연히 기억하지"
"그 이유가 뭐야, 규모가 커지기도 하고, 무엇보다 절세를 위해서잖아? 법인리스로 차를 운용하면 비용처리가 가능하거든. 어차피 세금으로 나갈 돈을 차에 쓴다고 생각하면 돼."

"응. 예전에는 어차피 세금으로 나간다고 비싼 외제차 몰고, 스포츠카 몰고 난리도 아니었어. 근데 몇 년 전부터 법이 바뀌어서 비용처리 한도가 천만 원으로 줄어서 어느 정도 네 돈도 들어가지! 그래서 자차로 그냥 모는 것보다는 여러가지로 좀 더 낫다."

"그런데 네가 자차로 하고 싶다면 그렇게 해도 돼. 어차피 리스는 이자도 붙고, 이래저래 더 비싼 돈 내고 모는 거니까. 조금이라도 더 싼 걸 따지면 자차가 더 나을 수도 있긴 한데......."

"있을 때 잘 굴려야지, 돈 좀 벌리기 시작했다고 막 쓰고 그러면 인생 조져."
"막 쓰라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는 투자를 해야지."
"차 모든 게 투자냐?"
"그럼."
의외로 녀석이 단호하게 나와서 당황했다.

"솔직히 속을 까보기 전에는 모른다지만, 사람들은 겉모습 보고 판단하잖아. 네 생김새부터 시작해서 뭘 입고 있는지, 뭘 차고 있는지, 뭘 타는지에 따라 대하는 게 달라져. 여러 브랜드들 내는데, 국산 중형차 같은 거 몰고 다니면 좋게 볼 거 같아?"

오정득은 코웃음을 치며 말을 이었다.
"거의 다 안 그래. 무시하지. 네가 모는 차를 자금 운용력이랑 이어서 생각한다. 비싼차 몰면 여유가 있어서 좋은차 탄다고 생각하고, 싼 거 타고 다니면 검소한 게 아니라 돈이 없어서 그거 몬다고 생각해. 사업은 영혼까지 끌어 모아서 억지로 굴린다고 여길 거고."

"무조건 비싸기만 한 외제차를 몰 필요는 없지만, 어느 정도의 클래스는 겉으로 드러내야 돼. 안 그러면 몰라. 네가 돈 많은 걸로 엄청 유명한 게 아닌 이상 사람들 대부분은 그렇게 생각한다니까."
"그럴 수도 있긴 하겠네."
"진짜로 그래. 너야 방송도 좀 타고 유명세를 타긴 했는데, 그걸로는 부족해. 오히려 더 가십이 되기 쉽지. 이제 돈 떨어졌나 보다, 빛 좋은 개살구였네, 실속은 없네, 돈은 얼마 못 버나 보다. 그런 소리 듣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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