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절반을 넘어온 시점인데, 어느 순간부턴가 분명히 글을 읽긴 했는데, 한 문장의 길이가 길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독자인 내가 전체적인 맥락을 좀 놓친 듯한 느낌이 든다. 그냥 문장 하나하나를 이해하는데 너무 집중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그냥 단지 나의 독서력이 부족해서 그런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일단은 여기까지 온 이상 꾸역꾸역이라도 읽어나가지 않을 수 없다.

독자인 내가 이 책을 읽으며 느낀 위와같은 난감함(?)을 과연 나만 느끼는 건지 아니면 다른 분들도 비슷하게 느끼시는지 궁금한 마음이 들어 이 책에 관해 리뷰를 써주신 분의 글을 읽어보았는데, 그 분도 이 책이 결코 쉽지 않은 책이라는 말씀을 하시는 것을 보면서 조금이나마 마음에 위로(?)를 받았다. ‘아, 나만 어려운 게 아니었구나‘ 같은 마음이랄까?

추가로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헝가리 문학을 다른 나라 말로 번역하면 헝가리 어가 주는 고유한 맛(?)이 다소 퇴색된다는 얘기를 본 적이 있는데, 어쩌면 이런 이유 때문에 내가 이 작품을 온전히 감상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건지도 모르겠다.

어찌됐든 어려운 건 어려운 거고, 중간중간 눈에 띄는 문장들은 그냥 넘어갈 수가 없기에 일단 밑줄을 쳐봤다. 비록 이 책을 읽어나가는 것이 어렵긴 해도 속도가 느릴지언정 일단은 지속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꾸역꾸역이라도 읽어나가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독자인 나의 기질 상 시작을 했으면 뭐가 됐든간에 끝을 봐야만 직성이 풀리는 것도 한 몫하는 것 같다. 물리적인 한계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아니고서는 웬만하면 끝까지 가보려 한다. 그리고 지금 당장은 맥락을 잘 모르더라도 좀 더 읽다보면 그동안 미처 몰랐던 저자의 의도나 메시지 등에 대한 깨달음이 오는 경우들도 있기에 언제 만날지는 아직 확실히 알 순 없지만 그런 걸 기대하면서 가보고자 한다.

하지만 하나를 얻으려면 다른 하나를 버려야 한다. - P311

지속할 수 없기에 지속해서는 안 된다. - P312

‘생각은 다 폐기해야지.‘ - P314

‘자진해서 모든 독립적이며 명료한 생각은 마치 해로운 어리석음인 양 폐기할 거야. 더 이상 이성에 진력하는 일도 거부할 거야. 이 순간부터, 말할 수 없이 기쁜 포기의 환희에만 틀어박힐 거야. 딱 거기만 의지해야지‘ - P314

‘더 이상 잘난 척은 않고, 마침내 조용히, 입 벙긋하는 법 없이 조용해져야지. - P314

인간이란 것이 단순히 영원한 불안에 묵종하는 하인이라는 사실이 반드시 환멸이냐 찬탄이냐는 극명한 선택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 P315

흡사 유산상속처럼, 이런 광경은 무시무시한 방식으로 자신을 초월한다는 수용, 그가 지탱할 수 있는 범위만큼만 그가 깨칠 수 있도록 하는 역으로 이례적인 은총을 감수하는 일종의 체념, 일종의 인내였다. - P316

지성과 합리성은 세계의 고통스러운 빈틈이라기보다 부분으로 속한, 세상의 그림자라고 이해했다. 세상의 그림자. 지성은 끝도 없이 들쑤시는 대화 속에 우리의 존재를 조종하는 반사작용들과 동조하여 움직이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동조해서 움직여야 한다. 연결되어 움직이는 사건들의 진동에 따라 해석해야 하니까, - P316

자신의 역할을 놓친 사고력이 자신을 사고하는 과정으로 깨달음을 얻는 거지, - P317

하지만 그는 이제껏 그가 매달려 있던 모든 것을 손에서 놓아주어야만 했다. 이는 지식은 대대적인 착각 혹은 짜증나는 우울로 이끈다는 자각, 이런 단순한 자각 과정의 필수불가결한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 P318

잃고 또 잃으면서도 가공의 직위에 고집스레 매달리며 경계를 늦추지 않던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 순간에 종말을 고하고, 판단을 내린다는 바보 같은 속박에 종말을 고하고 나니, 현재로는, 마침내 그는 그 자신의 처지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었다. 다 끝났다. 모든 것에 종말을 고하자고, 에스테르는 생각했다. - P318

이런 기괴한 저녁에, 그는 실질적으로 그의 이전 삶이 전부 무너져 내리는 시끄러운 우당탕 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삶이 이전까지 매분 매초 헤덤비며 다녔던 것처럼ㅡ ‘앞으로‘ 덤비고 무언가 ‘이룩하려‘ 덤비고 ‘달아나려‘ 덤비고 ㅡ점검의 여정을 마치고 나서 그가 망치로 두드려 박은 바로 그 마지막 널판으로 돌아오자, 당연히 그는 그가 헤덤비며 돌진하던 일이 중단됐다고, 그가 다시 되튕겨 나가는 것이 아니라 마침내 발이 땅에 착륙했다고, 그 모든 준비 끝에 마침내 마음 든든한 ‘어딘가‘에 도착했다고 여겼다. - P319

신비로웠지만 복잡하지 않았다. 그렇게 단순했기 때문에 그 주위의 모든 것은 가장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그들의 원래 의미를 되찾았다. - P320

악몽 같은 쓰레기는 마치 ‘구렁텅이라는 이름의 절망‘에서 피어오르는 독에 미혹된 것처럼, 단순히 병든 마음이 본 슬픈 악몽이라고, 무언가 그에게 그렇게 귓속말을 했다. 어두운 예감에 떠돌던 병든 마음이 대상을 찾은 환시라고 여겼다. 그러므로 바깥에 축적된 쓰레기는, 사람들이 비이성적이고 혼란스러운 서민들의 공포를 말끔히 지우듯이, 그렇게 종내 말끔히 정리할 수 있는 것들로 여겨도 되리라. - P321

약하게 째깍거리는 손목시계 소리를 알아채자, 갑자기 그가 삶 내내 탈출하고 있었음을, 삶은 지속적인 도피라는, 의미 없는 일에서 음악으로, 음악에서 죄의식으로, 죄의식과 자책감에서 논리적 추론으로의 도피, 마침내 그것에까지 탈출하며, 후퇴에 후퇴를 거듭했음을 깨달았다. 운명을 관장하는 그의 수호천사가 교활하게도, 목표에서 반대 방향으로 마치 거의 바보 같은, 단세포적인 환희를 수용하도록, 그를 조종해간 것 같았다. 그 지점에서 어떤 것도 이해될 수 있는 일은 없으며, 세상에 이유가 있다면 이는 자신의 이해 범위를 훨씬 초월했고, 그러므로 그가 실제로 소유한 것을 알아차리고 지켜보는 일로 충분하다고 이해했다. 그리고 지금 잠깐 몇 분 동안 눈을 감고 있으면서 집 주변의 벨벳같이 부드러운 윤곽들만 오로지 의식하자, 그는 진짜 ‘사물들의 거의 바보 같은 단순한 환희 속으로‘ 후퇴하는 것이었다. - P322

행복한 기억으로 퍼 올리는 마음의 평정과 다른 점은 다만 계속해서 상기시키려는 분투가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며, 그들은 존재하기 때문이며, 에스테르의 확신처럼 내리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 P323

타블로 : 중세 미술의 벽화에 대조되는 말로 들고 다닐 수 있는 ‘판화tabula‘에서 유래했다. 성상이나 제단화가 이에 해당했고, 현대로 와 독립된 회화나 사진작품이라는 의미로도 쓰이며, 흔히는 작중에서처럼 극적인 한 장면을 묘사하는 타블로 비방tableauvivant, ‘활인화‘의 준말로 사용된다. - P326

‘이런 일은 밖에서 했어야지, 이 안에서가 아니라!‘ - P355

옛날 방식으로는 한 발자국도 내디딜 수 없다고 느꼈다. - P372

그는 이런 암울한 낯선 마을에 선행했던 일들은 무엇이든,
모조리 잊는 게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P372

‘두 발로 서는 법을 배우더니 모든 것을 이해하는구나‘라고 그를 놀려먹은 말은 이제 쓸모없는 조롱밖에 안 된다고 - P375

전쟁 시기 인간의 법칙보다 더 높은 힘은 없기 때문에 그는 더이상 세상이 ‘황홀한 마법의 장소‘라서, 보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존재할 거라고 믿지 않는다. - P375

그들이 처음에는 무서웠다는 점을 부정할 수야 없지만 이제는 자신을 그들의 방식에 맞춰나갈 수 있겠다고 느끼고 ‘그들의 삶을 훔쳐볼 특별한 기회를 준 데 감사할 따름‘이다. - P375

우주는 광대하며 지구는 그 안에 든 무척이나 자잘한 점이긴 해도, 그 우주를 움직이는 동력은 궁극적으로 환희라는 착각으로 스스로를 달랬으니, - P375

진짜로 존재하는 모든 것이 내 속에 자리를 잡았다 - P376

내가 고개를 돌리는 데마다 내가 보고 있는 것을 빼면 아무것도 없어요, - P376

모든 것이 그들의 진짜 모습을 띠고 있었어요, ‘사람들이 불이 들어올 때 극장에‘ 있는 것과 같아요. - P376

어느 존재도 닿으면 만져지는 존재물entia을 넘어, 어떤 것도 담고 있지 않고, 어떤 요소도 그 자체를 능가할 수 없는 곳에서 각성한 것 같았다. 혹여 덧붙여 말한다면, 그는 마침내 아무것도, 지구나 그 지층에 흩어진 물체들을 제외하고 아무것도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런 방식으로 존재하는 것들은 엄청난 무게를 지닌, 엄청나게 견고한 존재이며, 자신 속으로 무너져 내리는 의미를 지니고 있고, 그 의미는 어떤 것도 내포하지 않는다고 마침내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 P377

오직 악에 대한 설명만 있고 선은 없으니, 그러므로 ‘어디에도 선도 악도‘ 존재하지 않으며, 상당히 다른 법칙이, ‘더 큰 힘을 쥐고 있는 권력이 절대적인 권력‘이라는 강자들의 법칙이 지배하는 줄도 안다. 이로부터 어떤 심각한 결론도 내릴 수도 없고, 내려서도 안 된다. - P377

더더군다나 ‘자신의 감정에 노예로 얽매이게 되는 사람은 모든 것을 잃는다‘니 뭐니, 가당찮다, 전혀 아니다, 하고 설명을 했을 터였다. 왜냐하면 생전 처음으로 그는 그 자신 속에서 기능하고 있는 감정 어느 것도 더 이상 느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 P377

그의 머릿속 병든 뇌가 정상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할 때까지 그는 그냥 시간이 조금ㅡ진짜 많이는 아니고 조금ㅡ필요하다고, 지금 당장은 머리가 오직 욱신대고, 울려대고 쿵쿵 두드려대고만 있어서 머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도저히 할 수 없는지라, - P377

그저 그에게 억수비처럼 쏟아졌던・・・ 좋은 충고들을 받아들기만 하면 된다고 - P379

벌루시커는 그 집 안락의자에 앉아 얼마나 자주 ‘세상이 착하거나 아름다운 힘의 은혜를 통해 유지된다고 믿는 사람들은 누구라도, 이보게나, 이른 환멸에 무너지게 마련이라네‘ 같은 이런저런 말에 귀 기울이며 있었던가. 불과 얼마 전에도 에스테르는 그에게 ‘나를 보게! 경험에서 배우지 못한사람의 꼴이 딱 이렇다네! 다른 모든 사람들처럼 깨우쳐줬건만, 눈이 멀고 귀가 멀어, 그는 이런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고 그 경고의 말들을 귀담아듣지도 않았다. 그래서 이제 그들이 함께 보낸 수년의 세월을 돌이켜보니, 그가 자신의 거듭되는 빛, 우주 공간과 ‘우주의 마법 같은 메커니즘‘에관해 중언부언해도 지겨워하지 않던 모습이 새삼 놀라웠다. - P380

그렇다. 모두 정해졌다. - P381

우리는 모든 거리마다, 광장마다 흘러넘쳤다. 오직 하나의 방향성이 우리를 내몰았고 모든 굽이마다 다시 또다시 허허로운 공포와 참혹을 간구하는 굴종이 우리에게 닥쳤기 때문이었다. - P383

잃을 게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것이 견딜 수 없었고, 배겨낼 수 없고, 도리를 벗어났기 때문에 어떤 명령도, 하다못해 지시를 내리는 단어조차 없었고, 계산적인 시도도 없고, 모험을 무릅쓸 일도, 어떤 위험도 없었다. - P383

아무리 목 놓아 소리쳐도 우리에게 천천히 내려앉은 침묵의 방대한 장갑裝甲 속에 좁은 틈새 구멍마저도 뚫을 수 없었을 것이다. - P384

정녕 우리를 저지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 P384

아무것도 새로운 비극의 깨달음, 이제껏 속아왔다는 우리의 감각, 우리 공포의 무의식적 분노를 달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아무리 우리가 찾는다 해도, 우리는 우리의 혐오와 절망에 맞아떨어지는 대상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그래서 똑같은 무한의 격노로 우리는 우리의 도상을 막아서는 모든 것을 공격했다. - P385

우리는 아무것도 불가능한 것은 없음을 보았고, 모든 일상적인 나날의 지식이 쓸모없음을 확신했고, 끝 간 데 없이 방대한 공간의 오직 반짝하는 순간의 노획품이기에 우리가 하는 일은 의미가 없음을 이해했다. 순수한 속도의 힘은, 떠돌아다니는 한 점 먼지의 성질은 아무것도 알 수 없으니까. 운동과 물체는 서로를 전혀 의식할 수 없으니까, 반짝하고 마는 이런 하루살이 위치에서 노략질을 일삼는 방대한 공간 규모는 어림도 잡을 수 없음을 충분히 이해했다. - P386

끓어오르는 피비린내의 욕구가 막을 길 없이 솟구쳤다. 마음이 위험스럽게 가벼워졌다. 현황眩慌한 저항의 박동이 펄떡였다. 모든 것이 도전이었고, 우리가 벗어버려야 하는 숨 막히는 일종의 짐이었다. - P386

하지만 너무 늦었다. 세상 어느 것도 그들을 도울 수 없었다. - P387

그들의 운명은 이미 결정이 나버렸다. 왜냐하면 우리가 가동하고 있는 가차 없는 정의의 전당에서 그들이 숨을 곳은 더 이상 없기 때문에, 죽어가는 가족, 가정과 집의 깜부기불을 짓밟는 게 우리의 임무라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에, 어찌 되었든 그들은 죽을 것이며 ‘피난처‘라는 사람들의모든 생각은 가망이 없고 무용했다. 숨을 자리를 찾는 일은의미가 없고, 미래를 믿는 일도 의미가 없었다. 모든 기쁨, 모든 장난기 가득한 웃음, 모든 가짜 결속의 위로와 평온한 가절佳節은 구름이 끼고 도리 없이 섭슬려 사라졌다. - P387

아주 이상하게도. 그들이 희망과 실망의 파도 사이를 오락가락하고 있겠구나 짐작하면 우리는 사나운 흥분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 P389

우리 앞에 무력하게 흔들리는, 그들을 위해 준비된 일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지조차 못하는 외로운 세 영혼을 보는 씁쓰레하고 악랄한 즐거움은 박살이 난 마을의 광경으로 발하는 마법 주술의 매력까지 압도했고, 우리 발밑에 짓밟았던 소용없는 모든 허접쓰레기 조각들이 불러일으키던 만족감보다 더 많은 의미를 던졌다. 그런 영구적인 망설임 속에서, 그런 유예된, 관능적인 연기 속에서, 그 지옥같이 길어지는 지연 속에서, 뒤틀리고 신비로운 고대의 시큼한 향취를 되찾았기 때문이었다. - P390

‘저기 바깥에 진행되고 있는 전쟁이 있다. 그리고 그 끝에 다다라가는 밤으로부터 깨어나는 일만이 무자비한 사람에게 보람 있는 일이다‘ - P395

어떤 규칙도 없는 갈등으로 모두들 바쁜 곳의 전쟁, 한쪽이 계속해서 다른 쪽에 공세를 취하고, 승리 외에 어떤 목적도 똑같이 소용없는 곳에서의 전쟁이었다. - P395

싸움, 왜냐고, 어떤 이유도 찾아 헤매지 않는 사람만, 모든 일에 설명 하나 없더라도 여전히 기꺼이ㅡ그리고 여기서 그는 대공의 충고를 기억했다ㅡ왜냐하면 그저 설명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묵인하고 체념하는 사람들만, 여전히 유효하게 남아 버틸 수 있는 투쟁이었다. 이 점을 깨닫고 나자, 그는 에스테르가 혼돈이 진짜 세상의 자연스러운 조건이며 이는 결코 종결되지 않기 때문에 그 결과의 향방을 예측하는 일은 꿈도 못 꾼다고 하던 견해가 정말 타당했다고 수긍했다. - P395

시도하고 자시고 할 가치도 없지, 벌루시커는 생각했고 차가운 장화 안쪽의 아파오는 발가락을 꼼지락거렸다. 예상하는 일만큼이나 판단하는 일도 무의미하고, ‘혼돈‘과 ‘결과‘라는 단어조차 완전히 군더더기이고, 이들의 대립 쌍으로 상정할 수 있는 것도 없다. 그렇게 ‘모든 것이, 말하자면, 서로의 꼭대기로 던져져, 올라가고 그래서 그런 식으로 명명된 이름 자체도 싹 지워진다. 그렇게 그들의 의미는 그 자체 내부의 비율에 따라 물어뜯고 있기 때문에 그들 사이의 모든 관계는 혼돈스럽게 뒤섞여 적대적으로 된다. - P396

‘어떻게 그 속에 든 무엇이든 서로를 향해 돌팔매질을 하고 있는지‘ - P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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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램덩크 신장재편판 19 - 북산vs.산왕공고 4
이노우에 타케히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19권에서는 표지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서태웅과 정우성의 불꽃튀는 맞대결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초반에는 실력적으로 한 수 위인 정우성이 서태웅을 압도했지만, 중반 이후에는 서태웅이 기존에 있던 자신의 플레이스타일에 변화를 주면서 정우성의 수비를 무력화시킨다. 이를 통해 생각의 작은 변화가 마치 나비효과처럼 커다란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외에도 양 팀 선수들의 투혼과 열정을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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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권에서 북산은 한때 산왕과의 점수차가 20점 이상 벌어지며 패색이 짙었으나 강백호의 오펜스 리바운드와 채치수의 이타적인 플레이, 그리고 여기에 정대만의 3점슛 까지 더해 점수차를 8점까지 좁히는데 성공한다. 이렇게 북산이 다시 추격해오자 산왕 선수들도 다시 경각심을 가지고 경기에 임한다. 오늘 처음 밑줄친 문장은 산왕의 에이스인 정우성이 팀원들에게 건넨 말인데, 비록 짧은 문장이긴 하나 그간 추격 당한 것들을 다시 되갚아주겠다는 불굴의 의지가 엿보였다.

뒤이어지는 내용에서는 이 정우성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잠깐 소개된다. 정우성의 아버지인 정광철(일명 무쇠 정)은 농구광이라고 소개될 정도로 농구를 좋아했다고 한다. 그래서 집에 미니 농구대를 설치해서 아들인 정우성이 농구와 친해질 수 있도록 도왔다고 한다. 급기야는 마음껏 농구를 하기 위해 여기저기서 돈을 빌려서 시골에 집을 짓고 정원에 농구대를 설치할 정도였으니 뭐 말 다했다. 이렇게 정우성은 어릴때부터 농구와 친숙해져서 지금 현재 전국 고교 최강이라 불리우는 산왕의 에이스로 성장한 것이었다.

이러한 정우성의 성장 스토리를 보면서 조기교육이 아이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다.

다시 치열한 북산과 산왕의 경기로 돌아와서... 산왕 에이스인 정우성의 활약이 계속되자 이에 자극 받은 북산의 에이스 서태웅은 정우성에게 라이벌 의식을 느끼면서 승부욕에 불타오른다. 이에 처음에는 자신이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에 정우성과 1대1을 시도하지만 연속해서 정우성의 손질에 당하고 만다. 이렇게 몇 번 당하고 나자 서태웅은 과거 윤대협과 1대1을 하며 느꼈던 깨달음을 바탕으로 주변 동료들을 활용하기로 결심한다. 원래는 패스없이 거의 개인기로만 승부하던 서태웅이 마음을 단단히 고쳐먹은 것이다. 이것은 정우성에게 끌려가던 북산의 흐름을 바꾸는 시발점이 된다.

이 장면을 보면서 지난 18권에서 채치수가 이타적인 플레이를 해야겠다고 깨닫고 플레이 스타일에 변화를 줬던 장면이 다시금 생각났다. 그 장면 이후 한동안 경기가 안풀리던 북산이 경기의 흐름을 다시 가져왔었는데, 이처럼 무슨 일이든 간에 생각만큼 잘 안 될 때는 그 일을 하는 방식을 조금이라도 바꿔서 해보는 게 때론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집스럽게 밀고 나가는 뚝심도 물론 필요하겠지만 그것이 어느 한계에 도달했다고 느껴질 때는 과감하게 기존의 방식을 벗어 던지고 새로운 방식으로 시도해야 그 위기를 넘길 수 있는 것이다.


뒤이어 나오는 내용에서는 온 몸을 던지는 투혼을 발휘하는 강백호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었다. 강백호는 송태섭의 드리블 실수로 인해 사이드라인 바깥으로 나가는 공을 살려내기 위해 온 몸을 던졌고, 결과적으로 볼의 소유권을 가져오는데 성공하지만 아쉽게도 착지과정에서 등쪽에 부상을 입는다. 일단 통증을 참고 경기를 계속 뛰긴 하지만, 순간순간 통증이 느껴지는 게 뭔가 심상치 않다. 북산 팀 매니저인 한나에게 이 사실을 얘기하자, 한나는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선수 생명에 지장이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을 건네면서 19권이 마무리 된다. 마지막 20권에서 어떤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당하면 되갚아 주면 되는 겁니다. - P8

장래 라이벌이 될 수 있는 상대는 빨리 밟아 두는 게 좋단다. 우성아. - P61

점프를 못하게 하는 것이 먼저고.... 볼을 잡는 건 그 다음이다. - P69

우성이는 지루함과 싸우고 있었다... - P78

도전이야말로 녀석의 인생인 것입니다.... - P82

넘어야 할 장애물을 발견했을 때, 우성이는 항상 저렇게 웃었다.... - P109

서태웅. 그 역시도 도전을 삶의 보람이라 여기는 선수란 말인가. - P109

대신해줄 수 없다면, 적어도ㅡ 용기는 잃지 말아야지. - P112

1대 1도 공격 기술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을 깨닫지 못하는 동안엔 네게 지지 않아ㅡ. - P120

그... 자기만 잘난 줄 아는 녀석이 패스를!! - P131

아직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 걸까?! - P132

두 개의 패스는 포석... 저것으로 정우성의 머리엔 ‘패스도 있다.‘라고 인식되었을 겁니다. 하나로 좁혀지지 않기 때문에 망설이게 되고, 디펜스는 그 다음이 되죠. - P143

빚은 바로 갚아야 하는 법. - P161

네가 실수하는 것 정도는 이미 계산에 들어있었다. - P168

선택지가 여럿으로 나뉘면 디펜스는 흔들린다. 페이크에도 걸린다! - P171

※1031은 일본어로 천재라고도 읽힌다. - P190

그래! 아직 할 수 있다!! - P230

포기하지 마라!! 포기하지 마라ㅡ!! - P233

네가 현내 베스트5이든 신인왕이든 난 그런 거 몰라.... 그렇다고 네가 반드시 날 이긴다곤 장담 못하니까. 너 지면 어쩌나 하고 걱정하고 있지? - P260

죽을힘을 다해 따라 붙어라. 교체당하고 싶지 않으면ㅡ. - P264

...감상에 빠지지 말자... 아직 뭔가를 이룬 건 아냐. - P284

냉정해지자!! 승부는 지금부터다!!! - P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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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작년 마지막 날에 이 책과 동 저자의 작품인 《사탄탱고》를 완독했고, 라슬로의 작품을 하나씩 차례차례 만나보고 있다. 오늘은 현시점에서 시중에 출간된 라슬로의 작품 중 가장 페이지 수가 많은 책인《벵크하임 남작의 귀향》을 시작해본다.

본격적으로 독서에 들어가기 전, 뒷표지에 나온 책 내용에 관한 간략한 소개글을 읽어보았는데, 이 책의 주인공이자 제목에도 등장하는 벵크하임 남작이라는 사람이 망명 생활을 하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큰 도박 빚을 지고 고향으로 돌아오는 것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는 듯하다. 아마도 이 남작의 귀향 후에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서사가 본문에서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오늘 처음 밑줄친 문장은 어찌보면 당연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말이긴 하나, 이 책의 맨 처음에 나오는 문장이다보니 뭔가 이 소설의 전반적인 것을 상징하는 것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밑줄을 그어보았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한 번 시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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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주의‘와 ‘경고‘라는 소제목의 글이 나오는데, 먼저 ‘주의‘는 단지 그냥 이 책에 나오는 내용들이 픽션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뒤에 나오는 ‘경고‘는 헝가리어의 특징인지 아니면 라슬로 저자 특유의 스타일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문장이 한 번도 끊어지지 않고 연속된 쉼표로 이어지면서 그 호흡이 굉장히 길게 이어지다가 맨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마침표가 딱 한 번 찍힌다. 개인적으로 읽는 동안 문장의 호흡과 독자인 나의 실제 호흡이 마치 물아일체가 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런 표현이 어떨지 모르겠는데, 원 테이크(?)로 ‘경고‘ 부분에 나온 내용들을 읽어냈던 것 같다. ‘경고‘ 부분에 이런저런 내용들이 주저리주저리 나오는데, 이 부분의 내용을 불현듯 생각난 간단한 사자성어로 표현하자면 ‘사필귀정事必歸正‘ 정도로 얘기해볼 수 있을 듯하다. 밑줄친 문장 중에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는 표현이 나오는데, 화자는 일관되게 이러한 뉘앙스를 계속해서 내비친다.




영원ㅡ지속되는 한 지속되는 것 - P5

이해하려 애쓰지 말라는 것이 그의 조언 - P11

지금 맨 처음부터 이 일을 기쁨이 아니라 고통으로, 일종의 고된 노동으로 여긴다면 훨씬 견디기가 수월할 것 - P13

그가 말하길 그렇게 될 이유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요, 그게 전부이며 - P16

신의 진리에 따라 이 모든 것이 끝나기를 그저 기다리는 자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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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램덩크 신장재편판 18 - 북산vs.산왕공고 3
이노우에 타케히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18권은 안 선생님의 특별지시를 받은 강백호가 다시 경기에 투입되면서 시작한다. 여기서 특별지시는 바로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내라는 것이었는데, 강백호는 이것을 충실히 수행한다. 또한 주장 채치수도 자신이 직접 해결하려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팀 동료인 슈터 정대만을 살려주는 스크린 플레이에 집중하는데 이 두 사람의 팀을 위한 희생이 결과적으로 산왕과의 점수차를 좁히는데 엄청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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