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포스팅 마지막 부분에 이어서 내용이 이어진다. Key Word는 하고 싶은 일want, 해야 하는 일must, 할 수 있는 일can 이다.

p.193에 밑줄 친 내용과 관련하여 자신이 속한 분야나 관심사에 적용해서 본문의 내용을 생각해보면 조금이나마 흥미롭게 읽힐듯 하다. 그냥 후루룩 읽어서는 내용이 별로 와닿게 느껴지지도 않을 뿐더러, 심지어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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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95에 밑줄 친 내용에서는 일에 대한 인식의 중요성에 대해 얘기하는데 무슨 일을 하든 관계없이 그 일을 하는 사람이 자신이 하는 일에 어떤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고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행복의 수준이 결정될 수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메시지로 느껴졌던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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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계획이 너무 많아도 집중력 측면에서 좋지 않다는 얘기, 집중력 향상을 위해 활력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운동이 정말로 중요하다는 등의 얘기들이 나온다.

하고 싶은 일을 할 때는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다. 집중하기 때문에 시간이 언제 그렇게 빨리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다. 마치 1시간이 1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고 싶은 일을 완료하면 성취감과 쾌감이 최고조에 이른다. 오랜 시간 그 일에 매달려도 피로하지 않다. 보람을 느끼기 때문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해야 하는 일을 하면서 좋아하는 일을 하는방법을 찾는다. - P193

역경을 무릅쓰고 하고 싶은 일을 꾸준히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럴 때는 할 수 있는 일이 해결책이 된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일로 연결하면 하고 싶은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 사이의 빈틈을 할 수 있는 일로 채우면 현실과 이상의 벽을 넘을 수 있다. - P193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처럼 자기가 하고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을 즐기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을 나누는 기준은 ‘동기‘다. 해야 하는 일은 보상이 주어지거나 처벌을 면할 때 하는 일이다.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 아니라 보상을 얻기 위해서 해야 한다고 느낀다.
하고 싶은 일은 그 자체를 하고 싶어서 선택한다. - P194

때로는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모르는 채로 사는 사람도 있다. 직장생활을 20여 년 정도 한 사람들 중에는 할 수 있는 일, 해야 할 일은 분명하게 알지만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반대로 하고 싶은 일은 많은데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도 있다. 이제막 학교를 졸업한 20대는 하고 싶은 일은 많지만 자기가 해야 하는 일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모른다. - P194

어떤 일을 할 때 동기가 더 생기는지 생각해보자. 어떤 일을 할 때 더 행복하고 즐거운지 생각해보면 하고 싶은 일과 해야하는 일을 분명히 알 수 있다.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을 종이에 적고 두 목록을 바꿔보자. 해야 하는 일을 전부 해내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해야 하는 일이 즐거운 일로 느껴질 것이다. - P194

《마시멜로 이야기》에 나온 것처럼 15분 동안 달콤한 마시멜로의 유혹을 견뎌내야 보상을 받을 수 있다면 해야 하는 일을 하고 싶은 일로 만들 수 있다.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는 방법은 하고 싶은 일을 많이 갖는 것이다. - P194

행복학 열풍을 일으킨 탈 벤샤하르 교수는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면 인식을 바꾸라고 했다.
"일을 인식하는 방식이 일 자체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자신이 하는 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병원 청소부는 자신의 일에서 의미를 느끼지 못하는 병원 의사보다 행복할 수 있다. 자신의 일을 보석처럼 세공하는 사람들은 고객이나 동료 직원들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만든다." - P195

자기가 해야 하는 일을 하고 싶은 일, 더 가치 있는 일로 만드는 방법은 인식을 바꾸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일에 집착하기보다 해야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면 시간을 더 가치 있게 사용할 수 있다. - P195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전제 조건은 어디로 가고 싶은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확실하게 아는 것이다. 자기가 가고 싶은 목적지를 목표라고 한다. 목표는 이루고자 하는 결과다. 목표는 장기 목표와 단기 목표로 구분한다. 우리말로는 둘 다 목표라고 말한다. 영어로 표기하면 다르다. 장기 목표는 ‘Goal‘이고 단기 목표는 ‘Objective‘다. 장기 목표와 단기 목표는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다. 일반적으로 기간을 기준으로 장기 목표와 단기 목표를 구분한다. 목표 달성에 걸리는 시간은 개인적인 상황, 사업, 조직의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 P196

장기 목표와 단기 목표를 기간으로 구분하지 말고 장기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중간에 성취하는 목표를 단기 목표라고 생각하면 된다. - P197

스티븐 코비의 시간관리 매트릭스를 정리했을 때 장기 목표에 해당하는 일은 ‘긴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에 포함된다. 급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해서 뒤로 미루다보면 장기 목표는 이룰 수 없는 목표가 된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작은 일을 할 때도 큰 그림을 그리며 실행하라 그래야 매사에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라고 했다. - P197

여기서 큰 그림이 장기 목표다. 단기 목표가 ‘무엇‘이라면 장기 목표는 ‘왜‘에 해당한다. ‘무엇‘은 지금 당장 실행해야 하는 일이다. 예를 들면, 거래처와 고객에게 전화를 하거나 사람을 만나고 거래를 성사시키는 일이다. 사람들은 이런 일들을 평범하다고 생각하면서 궁극적으로 일을 하는 이유를 잊는다. 장기 목표를 나타내는 ‘왜‘는 큰 그림을 그려준다. 큰 그림은 동기를 부여하고 집중하는 힘을 만든다. 장기 목표는 지금 할 일을 선택하고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궁극적으로 이루어야 하는 목표를 미리 정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P197

최종 목적지를 미리 결정하지 않으면 장기 목표, 단기 목표 모두 세울 수 없다. 표적이 없는 곳을 향해서 총을 쏜 후에 명중했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목표 지점을 정해놓고 그곳을 향해서 총을 쏘고 목표 지점에 맞았을 때 명중했다고 한다. 장기 목표를 미리 정하는 것은 중요하다. 장기 목표는 방향을 정확히 알려준다. 방향을 알면 목적지에 이르는 길도 쉽게 찾을 수 있다. - P198

5년 10년, 20년 뒤에 무엇을 할지 대답할 수 있다면 장기 목표를 갖고 있는 것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고 한 걸음 물러서서 큰 그림을 보는 것도 중요하다. 운동선수들이 우승한 이후의 모습을 상상하는 시각화도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미래의 모습을 분명하게 그리는 시각화를 실천하면 목표가 눈에 보이고 목표를 실현하려는 의지도 생긴다. 의지가 생기지 않았다면 목표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뜻이다. - P198

27세에 백만장자 대열에 오른 폴 마이어는 《성공 시크릿》에서 "현재 있는 것을 장래에 있을 수 있는 것과 관련짓는 힘을 가질 수 있게 되었을 때야말로 시각화의 진짜 기술을 몸에 익혔다고 할 수 있다."라고 했다. - P198

골퍼들은 공을 쳤을 때 공이 날아가는 방향, 궤적을 시각화한다. 공이 날아가는 방향과 궤적을 시각화해서 골퍼의 근육을 최적의 상태로 만든다. 공이 날아가는 궤적을 정확히 그리지 못하면 근육을 최적의 상태로 만들 수 없다. 근육을 최적의 상태로 만들지 못한 상태로 스윙하면 원하는 위치로 공을 보낼 수 없다. - P198

세계적인 골퍼 잭 니클라우스는 《골프와 나의 인생》에서 "골프는 50퍼센트의 멘탈, 40퍼센트의 셋업, 10퍼센트의 스윙으로 구성된다."라고했다. 여기서 멘탈은 단순히 긍정적인 믿음이 아니라 경험, 집중력과 판단력, 시각화하는 능력이다. - P199

골퍼가 스윙하기 전에 공을 어디로 보낼지, 궤적을 시각화하는 것처험 최종 목표, 즉 큰 그림에 집중해야 한다. 최종 목표를 분명하게 알면 시각화를 할 수 있다. 장기 목표를 이루기 위한 마음가짐이 확실하면 단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에너지도 생긴다. - P199

피트니스클럽에서 꾸준히 운동하지 못하는 원인은 기대는 크고 계획은 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피트니스클럽에 등록할 때는 몸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날 것을 기대하지만 운동을 시작해도 달라지는 건 없다. - P200

계획은 기대하는 자아가 세운다. 계획을 세우면서 자신의 주체적인 힘을 느끼고 계획대로 진행해서 성공하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즐거움을 느낀다. 계획을 세우는 기대하는 자아는 목표에 집중해서 마치 목표를 이룬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느끼는 즐거움은 중요하다. 누가 시켜서 세우는 계획이 아니라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세우는 계획은 강한 의지를 만들어주고 설렘과 즐거움을 불러일으킨다. - P202

계획할 때 느끼는 즐거움은 새해가 시작할 때 새로 산 다이어리에 한해 동안 이루고 싶은 일, 할일 등을 써본 사람만 느낄 수 있다. 계획한대로 실천해서 좋은 결과를 얻은 자신의 모습과 성취감을 상상하면 계획의 즐거움은 최고조에 이른다. 하지만 계획을 실행하는 경험하는 자아는 노력과 지구력이 필요하다. 계획대로 실천하지 못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공들여 계획을 세우지만 정작 계획대로 실행하지 못하는 자신을 자책하며 패배의식을 느낀다. 계획이 스트레스가 되지 않으려면 목표에 접근하는 속도가 느리더라도 과정에 집중하면서 계획을 세울때 느낀 즐거움을 오랫동안 이어가야 한다. - P202

속도를 늦추고 약간 느슨한 태도로, 필요하다면 처음 세운 계획을 보완하면서 행동 계획을 실행하면 스트레스를 덜 받으면서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 P202

상황이 여의치 않더라도 계획을 끝까지 실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심리학자 존 크럼볼츠 교수는 우연한 사건이 좋은 기회로 연결되는 것에 착안해서 우연을 계획한 것처럼 만들어서 잘 활용하여 필연으로 만드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것이 ‘계획된 우연의 이론 Planned Happenstance  Theory‘ 이다.
계획된 우연의 이론은 관심이 있는 일을 꾸준히 접하고 배우면 잠재된 능력이 발휘되고 그 과정을 즐기다 보면 우연한 기회에 절호의 찬스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 P204

그럼볼츠 교수는 성공한 비즈니스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인생에서 큰 고비를 맞았을 때 겪었던 일들을 조사했다. 성공한 경영자들이 계획한대로 노력해서 이룬 성공은 20퍼센트 정도였다. 나머지 80퍼센트는 우연히 만난 사람이나 우연히 겪은 일들이 단초가 돼서 성공했다. - P204

우연한 기회에 절호의 찬스를 잡으려면 계획과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계획된 우연의 이론에서 성공의 기회를 잡는 사람은 우연한 기회를 수동적으로 기다린 사람이 아니라 많은 사건을 경험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계획하는 사람이다. 계획을 세울 때는 목표를 정하고 계획에 따라 꾸준히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고 무엇보다 예상하지 못한 ‘우연‘을 잘 활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 P204

급변하는 환경에서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것을 기회chance로 받아들일지, 예상하지 못한 재난unexpected disaster 으로 받아들일지의 여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존 크럼볼츠 교수는 우연한 사건을 기회로 바꾸려면 호기심curiosity, 지속성 persistence, 유연성 flexibility, 낙관주의optimism, 모험심resertalking 다섯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했다. 다섯 가지 요소 가운데 지속성이 가장 중요하다. 결실을 맺으려면 지속적으로 일을실행해야 우연을 기회로 만들 수 있다. - P204

계획에는 목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방향과 속도, 성공에 대한 자기만의 정의가 담겨 있다. 목표를 이루기까지 행동 계획은 연극의 시나리오와 비슷하다. 시나리오대로 진행될 경우 결과까지 예측할 수 있다. 계획을 세우면 어느 정도의 운과 기회는 스스로 만들 수 있다. 훌륭한 계획은 훌륭한 준비를 의미한다. 행운과 불운을 고려하는 것이 훌륭한 계획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불확실성과 예측할 수 없는 변수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계획이 변하는 상황까지 고려한다. - P205

<타임 TIME>에 피겨스케이팅 선수 24명의 훈련 과정을 관찰해서 일류선수와 보통 선수들의 차이점을 밝혀낸 연구결과가 실렸다. 일류 선수들은 연습시간의 68퍼센트를 고난도 점프를 훈련하는 데 썼다. 엉덩방아를 찧더라도 어려운 기술에 도전했다. 반면, 보통 선수들은 연습 시간의 48퍼센트만 점프에 투자했고 일류 선수보다 휴식 시간이 길었다. - P205

김연아 선수의 전담 코치인 브라이언 오서는 자서전 《한 번의 비상을 위한 천 번의 점프》에서 "김연아 선수가 재능을 타고났다고 말하는 사람은 연습하는 모습을 딱 사흘만 지켜보라고 말해주고 싶다."라고 했다. - P205

기회는 우연을 가장해서 찾아오지만 그 기회를 붙잡는 것은 계획하고 준비한 사람이다. 누구에게나 우연을 가장한 기회가 오지만 기회를 붙잡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김연아 선수는 타고난 재능 덕분에 화러한 점프를 할 수 있었던 게 아니다. 기회를 행운으로 만들기 위해서 수천번 엉덩방아를 찧으며 연습한 끝에 화려한 점프가 탄생했다. - P205

성공한 사람들에게 성공 비결을 물어보면 "운이 좋아서 기회를 잡았다"라고 대답하는데 좋은 운도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고 꾸준히 실천하는 사람에게 들어온다. 우연조차도 사전에 계획을 세워야 잡을 수 있다. 좋은 운이 두 사람에게 동시에 들어왔다고 해도 운을 기회로 바꾸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다. 좋은 운을 불러오는 사건을 많이 만나려면 구체적인 계획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 P206

미국 루트거대학의 캐럴 카우프만-스카보로 교수는 다이어리와 계획표로 일정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사람은 뚱뚱하지 않은데 다이어트를 하는 여자와 닮았다고 했다. 원칙을 몰라서 문제가 생기는 게 아니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계획을 세우지 못해서가 아니라 감정과 사고에서 비롯된다.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기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 계획했던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중요한 일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라‘, ‘시간 가계부를 써라‘는 조언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 P208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짧은 시간에 여러 가지 일을 하려고 하고 한가지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동시에 여러가지 일을 처리하려고 하면서 새로운 문제로 관심을 돌릴 때마다 지금하고 있는 일은 계속 중단된다. 계획한 일에 집중하지 못하면 외부적으로 방해하는 요인이 없어도 완료되는 일은 없고 시간은 흘러간다. - P208

시간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에게 특효약은 집중력 강화다. 집중력을 강화하는 방법은 할 일마다 중간 목표를 정하는 것이다. 중간목표는 주의가 산만해지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계획대로 일을 시작해서 중간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그 일에 전념한다. 만약 다른 생각이 떠오르면 다이어리에 메모하고 다시 하던 일에 집중한다. 메모를 하면 일을 하는 동안 다른 생각을 덜 하게 된다. 중간 목표를 달성하면 휴식을 취한다. 메모해 두었던 일이 10분 안에 끝낼 수 있는 일이라면 그 일을 한다. 만약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라면 계획표에 적은 일들을 모두 완료한 후에 처리한다. - P209

할 일 목록에 몇 개의 중간 목표를 정해두고 그 일을 하는 동안에 다른 생각이 나면 메모하고 다시 하던 일에 집중하면 외적 방해 요인에 덜 휘둘리게 되고 하던 일에 집중할 수 있다. 위스콘신대학 신경학자 리처드 데이비슨은 고도로 집중하는 동안에 핵심적인 신경조직이 현재 하고 있는 일과 동기화하면서 신경조직 사이에 결속이 일어난다고 했다.
이것을 위상 결속Phase tocking 상태라고 한다. 반대로 주의가 산만하고 생각이 복잡할 때는 동기화하지 않는다. - P209

일과 공부 모두 집중력이 높은 상태에서 더 잘 된다. 지금 하고 있는 일, 공부에 집중할 때 두뇌는 이미 알고 있는 지식에 새로운 정보를 추가하면서 신경들을 연결한다. 여러 가지 일 사이에 마음이 돌아다니면 현재 하고 있는 일과 상관없는 신경조직이 활성화된다. 집중력이 떨어지면 일에 효율이 떨어지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 P209

집중하는 방법은 중간 목표를 정하고 집중하는 방법과 시간을 제한해서 집중하는 방법 두 가지다. - P209

집중력을 높이는 방법으로 많이 활용하는 포모도로 테크닉은 시간관리에도 적용할 수 있다.
프란시스코 시릴로가 개발한 포모도로 테크닉은 25분 동안 지금 하는 일에 집중하고 5분 동안 쉬고 다시 25분 동안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타이머를 25분에 맞추고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한다. 타이머가 울리면 5분 동안 쉬고 다시 25분에 타이머를 맞추고 일을 한다. 매우 단순하다. 25분 동안 한 가지 일만 하는 습관을 들이면 집중력이 향상되고 미루는 습관도 극복할 수 있다. - P210

두 개 이상의 계획이 상충할 때는 전략과 전술을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 ‘전략적‘ 계획은 궁극적인 목표를 염두에 두고 행동하는 것이다. 여러 가지 계획 가운데 궁극적인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계획을 먼저 실행한다. ‘전술적‘ 계획은 궁극적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실천해야 하는 계획을 단계적으로 실행하는 것이다. - P212

목표와 계획이 늘어나면 역량을 한곳에 집중할 수 없다. 모든 계획을 실행해야 한다는 부담으로 의지가 약해진다. 목표와 계획이 하나의 궁극적인 목표로 연결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 P213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를 쓴 레이몬드 아론은 인생을 살면서 이뤄야 하는 목표를 여섯 가지 테마로 나눴다. 테마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해야 하는 중요한 일이다. 돈을 많이 버는 일, 아이를 잘 키우는 일도 중요하지만 인생의 목표가 하나만 있으면 목표 달성에 실패하거나 목표를 달성한 후에 공허감과 상실감을 느끼고 몹시 괴로워진다. 공허감은 평생한 가지 일만 하다가 그 일을 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느끼는 감정이다. 인생의 목표를 하나만 정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 P213

인생에서 이뤄야 하는 여섯 가지 목표의 테마는 Mass(복잡한 문제), Acknowledge(인정. 감사), Increase in wealth (재산 늘리기), New (새로운), Learn (배우다), Yourself (자기 자신)이다. 여섯 가지 테마의 앞글자를 따면 MAINLY (주요)다. - P214

한가지 복잡한 문제를 정리한다.
인정하고 감사를 표현할 일을 생각한다.
재정 상황을 향상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
배우기 위해 노력한다.
자기만을 위한 일을 시도한다. - P213

테마에 부합하는 목표를 정하고 계획을 세워서 실행하면 최소 수준의 성공만 이루어도 성취감을 느끼고 다른 계획도 실행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여섯 가지 테마의 목표가 다른 목표들을 끌고 가는 것이다. - P214

여섯 가지 목표는 조화를 이루며 자신을 발전시키는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 여섯 가지 목표를 계획대로 실행하면 궁극적인 목표에 한 걸음씩 다가갈 수 있고 목표를 하나씩 이루면서 인생의 의미를 느낄 수있다. - P214

인텔의 회장이었던 앤드류 그로브는 "나는 일을 마쳤을 때가 아니라 피곤할 때 일과를 끝낸다. 항상 할 일이 있고, 해야하는 일이 있고,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라고 했다. - P217

일을 잘 하는 사람들은 할 일 목록에 적은 일을 하나라도 더 하기 위해서 늦게까지 일하지 않는다. 일을 잘 하는 사람은 열 가지 일을 대충 하는 것보다 다섯 가지 일을 완성도 높게 하는 편이 낫다는 것을 알고 있다. 잠을 안 자고 밤늦게까지 피곤한 상태로 일하는 것이 업무의 질을 유지하는 방법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고 있다. - P218

할일 목록은 할 일을 잊지 않게 해주는 역할을 할 뿐 제한된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하도록 도와주지는 않는다.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방법이 있다. 활력을 극대화하면 된다. - P218

활력을 높이는 방법은 단순하다. 잠을 충분히 자고 제때 식사를 한다. 운동도 꾸준히 한다. 정신을 맑게 해주는 산책, 휴식, 요가를 일상적으로 실천하면 최상의 업무 능력을 유지할 수 있다.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잠을 줄이고 식사를 거르고 운동도 하지 않으면 활력과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 P218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은 바쁜 일정에도 충분히 잠을 자고 아무리 바빠도 운동을 거르지 않는다. 운동을 하면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해진다는 걸 알고 있다. 누구든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반드시 시간을 낸다. 운동은 다른 어떤 일보다 중요하다. 시간을 내서 운동하지 않으면 활력을 잃고 병들기 쉬운 상태가 된다. 하루 종일 앉아서 컴퓨터 화면을 보면서 일하는 직장인은 움직일 일이 별로 없다. 운동은 고사하고 하루 종일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활력은 더 떨어진다. 활력을 재충전하는 방법으로 운동보다 좋은 건 없다. 한 시간 운동하면 서너시간 일할 힘이 생긴다. -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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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립백 콜롬비아 나리뇨 산 로렌조 - 12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4년 9월
평점 :
품절


다른 드립백 커피에 비해 목넘김이 굉장히 부드럽게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또한 밀봉된 포장을 개봉했을 때 특유의 향이 느껴지는데 뭔가 진한 느낌의 향이면서도 갈색 설탕때문인지 달달한 향이 함께 느껴져서 참으로 묘한 매력이 있는 드립백 커피인듯 합니다. 지인들께 선물용으로도 좋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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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8 08: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2-18 08: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2-18 1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2-18 1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우선순위와 관련된 얘기는 다른 책에서도 봤던 내용이지만, 궁극적인 문제는 인간의 욕심때문에, 욕심이 지나친 나머지 자기가 바라는 것들을 모두 다 하고 싶어하는 마음인 듯 하다. 그러다보니 뭔가를 하기는 하는데 흐지부지 되거나 온전하지 못한 채로 차일피일 미루는 행태가 반복되는 것이다. 욕심이 참 문제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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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읽다가 나오는 내용 중에 p.182에 소음과 관련된 내용이 나오는데 소음이 집중력을 현저히 떨어뜨린다는 얘기를 보면서 공감이 많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책의 종류를 불문하고 어떤 책을 읽든 간에 독서를 할 때 읽는 속도가 시끌벅적한 환경보다는 조용한 환경에서 훨씬 집중도 잘 되고 더 빨리 읽히며 이해도 더 잘 되어 책의 내용이 머리에 좀 더 각인되는 느낌이 있는데, 지금 읽고 있는 책에서 이러한 느낌이 결코 나만의 느낌이 아님을 증명해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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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오늘 밑줄 친 마지막 부분에 하고 싶은 일, 해야 하는 일, 할 수 있는 일과 관련된 내용이 나오는데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우선순위는 말 그대로 중요한 순서, 먼저 실행하는 순서다. 제일 먼저 실행해야 하는 목표와 계획이 여러 개일 수는 없다. 목표를 세우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이 중요하다. 우선순위를 정한 다음 최우선 순위의 일을 실행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 - P166

피터 드러커는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네 가지 규칙을 설명했다. 첫제 과거보다 미래를 선택한다. 둘째, 문제보다는 기회에 집중한다. 셋째, 남이 한다고 덩달아 따라 하지 말고 자기만의 방향을 설정한다. 넷째, 안전하고 쉽게 할 수 있는 일보다는 차이를 만들 수 있는 목표를 정하되 목표는 높게 잡는다. - P168

작은 일에 연연하면 큰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 할일 목록을 훑어보고 미래의 기회와 관련이 없는 일은 과감하게 삭제한다. 꼭 해야 하는일에 집중해야 계획대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 P168

할일 목록에서 우선순위 정하기는 쉽지 않다. 우선순위를 정해도 환경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실패한다. 그렇다고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일을 하면 중요한 일보다 긴급한 일만 처리하면서 늘 시간에 쫓기게 된다. - P170

진짜 문제는 일의 우선순위가 아니다. 그 일을 실제로 하는 것이다. 우선순위는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행동을 기준으로 정해야한다. 중요도와 긴급성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만큼 실행도 중요하다. 중요한 일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사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 P171

시간관리에 성공하려면 중요한 일에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하고 실제로 행동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 가장 적은 시간을 들여서 최대의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 우선순위를 정한다. 할일 목록에서 일을 하나만 완료했다 하더라도 그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면 덜 중요한 일 중요하지 않은 일을 하느라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낫다. 우선순위를 정했다면 제일 위에 있는 일은 반드시 실행해야 한다. - P171

긍정적인 심리가 행동을 유발하고 긍정적인 결론을 이끌어낸다. 할 수있다는 생각을 가지면 어려운 일이라도 시작할 용기가 생긴다. 행동을 시작할 때는 자신감이 필요하다. 자신감은 불안감을 줄여주고 위기가 닥쳐도 상황을 통제하는 힘을 준다. - P172

인간에게는 경험의 법칙이 적용된다. 경험을 많이 할수록 그 경험은 습관이 되고 습관은 사람의 운명에 영향을 미친다. 자신감을 얻는 방법 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성공의 경험을 쌓는 것이다. 실패의 경험이 아니라 성공의 경험이 자신감을 기르는 데 효과가 있다. 사업을 하고 싶다면 아르바이트, 직장생활 프리랜서 등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성공의 경험을 쌓아야 한다. 작은 일에서 성공의 경험을 쌓으면 사업을 시작할 때 밑거름이 된다. - P172

영국 속담에 "작은 실행은 많은 생각보다 더 가치 있다(An ounce of practice is worth an pound a percept)." 라는 말이 있다. 어떤 일이든지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시작하지 않고 생각만 하면 성공의 경험을 쌓을 수 없다. 1800년대 미국의 철학자이자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인간은 생각을 바꿈으로써 인생을 바꿀 수 있다."라고 했다. 의식을 바꿔야 성공한다는 사실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실제로 의식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극소수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 성공의 경험을 쌓는 유일한 방법은 행동하는 것이다. - P173

어떤 일이든지 처음 하는 일은 거의 실패한다. 몇 번 실패하면 다른 방법으로 시도한다.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다른 방법으로 실행한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실패하는 횟수는 줄어든다. 실패는 줄어들고 작은 성공의 경험이 하나둘씩 쌓이면서 자신감이 생긴다. 자신감이 커지면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 결과 큰 성공으로 이어진다. 큰 성공 뒤에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실패가 숨어 있다. 실패는 성공으로 이끌어주는 이정표다. 실패를 겪으면서 새로운 방법으로 시도하면 성공의 경험이 쌓이고 결국 자신감도 생긴다. - P173

성공의 경험이 자신감을 만들고 자신감은 또다시 새로운 시도를 하는 힘이 된다. 어떤 일이든지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일을 시작할 때는 자신감이 없다.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한다. 자전거나 수영을 처음 배울 때 두려움이 앞선다. 하지만 넘어지지 않고 자전거를 타는 방법을 터득하고 물에 떠서 앞으로 나가는 방법을 알게 되면그때부터 두려움은 사라진다. 성공의 경험은 용기를 내서 행동하고 끈기를 발휘했던 시절의 기억이다. 기대 이상으로 훌륭한 결과를 얻으면서 쌓은 성공의 경험으로 자신감은 계속 커진다. - P173

물론 성공의 경험 뒤에는 실패의 기억도 있다. 실패의 기억이 성공의 경험보다 훨씬 많다. 성공의 경험으로 얻는 자신감보다 과거의 실수를 회상하면서 "그때 그렇게 했어야만 했는데"라는 생각에 휩싸여 끝없는 후회 속으로 빠져드는사람도 있다. 고통스러운 과거를 기억할수록 더 고통스러운 사고에 얽매이게 된다. 실수에서 교훈을 얻었다면 실패의 기억은 지워야 한다. 성공했을 때 하늘을 찌를 듯 솟구쳐 오른 자신감과 통찰력만 기억하고 실패했던 기억은 의식적으로 잊는다. - P174

맥스웰 몰츠는 "우리는 성공을 경험함으로써 성공하는 요령을 배운다. 과거의 성공에 대한 기억은 현재의 임무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갖게한다."라고 했다. - P174

시작하는 일에 대해서 걱정할 게 아니라 성공의 경험을 떠올리면서 그때 얼마나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는지 기억해야 한다. 성공의 경험을 떠올릴 때 결과물의 중요도나 성취감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 꾸준히 성공의 경험을 쌓았는가, 성공의 경험을 많이 떠올릴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성공의 경험이 많으면 무슨 일이든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모래사막에서 한가운데서 찾은 오아시스가 성공이라면 실패는 오아시스를 찾기 위해 건너온 모래사막이다. 모래사막을 건너야 오아시스를 발견하는 것처럼 실패와 시행착오를 거쳐야 성공의 경험을 쌓을수 있다. - P174

미국 PR계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아이비 리는 하루 일과가 끝나면 15분 동안 다음날 할 일 여섯 개를 메모하라고 했다. 할 일은 여섯 개를 넘으면 안 된다. 중요한 일부터 순서대로 쓴다. 다음 날 일을 시작하면 첫번째 할 일에 집중하고 첫 번째 할 일이 끝날 때까지 다음 일로 넘어가지 말아야 하고 만약 오늘 할 일을 마치지 못했다면 다음 날 할일 목록에 넣는다. - P177

‘한 번에 하나씩 처리한다.‘ 이 원칙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 원칙대로 실천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 사람들은 한 번에 한 무더기씩 일을 처리하려고 한다. 한 가지 일에 초점을 맞추면 최대치의 집중력을 발표할 수 있다. 하지만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하려고 하면 집중력이 일의 개수만큼 분산되는 게 아니라 하나도 발휘되지 않는다. - P180

시간을 잘 사용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 주어진 시간에 할 수 있는 최적의 일을 한다. 그러기 위해서 할 일 목록과 우선순위, 계획표, 점검표를 만든다. 둘째, 제한된 시간에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해서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한다. - P180

마감시간을 정하면 집중력이 높아진다. 이 방법은 모든 사람에게 예외 없이 적용된다. 시간에 쫓기는 절박한 상황에서 집중력이 높아진다. 단, 물리적으로 최소한 시간과 그 시간 동안 집중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끝마칠 수 있는 업무량일 때만 마감효과가 나타난다. 1년이 걸리는 공사를 집중력을 발휘해서 3개월 안에 마친다거나 수학 점수가 50점인학생이 하루 집중해서 공부했다고 100점을 맞을 수는 없다. - P180

마감시간을 정해서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마감효과는 계획대로 실행해서 마무리하기까지 시간이 조금 부족하거나 업무량이 평상시보다 약간 많을 때 나타난다. 계획대로 실행했는데 아주 조금 시간이 부족해서 실패했던 경험이 있다면 다시 일을 할 때 우선순위와 시간 배분을 적절히 하고 집중력을 높이면 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P181

제한된 시간에 더 많은 일을 끝내려면 집중력이 필요하다. 잠을 설쳤거나 건강이 좋지 않을 때는 집중력이 떨어진다. 걱정이 있거나 어질러진 책상, 어수선한 분위기도 집중력을 떨어트린다. 집중력은 심리상태와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무엇보다 주변에서 소리가 들릴 때, 옆 사람이 말을 걸거나 전화하는 소리가 들리는 환경에서도 집중력은 떨어진다. 누군가 말을 걸지 않아도 주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리면 집중하기 어렵다. 소음은 집중력을 방해하는 가장 큰 적이다. 조용한 음악도 사람에 따라서 집중력을 해치는 요인이 된다. 공부를 하거나 머리를 써서 일하는 사람은 소음을 차단해야 한다. - P181

참을 수 있는 소음의 정도는 건강상태와 기분에 따라 다르다. 기분이 좋을 때는 조금 시끄러워도 무시하고 집중할 수 있다. 하지만 몸 상태가 나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는 작은 소음도 거슬린다. - P182

소음은 집중력을 떨어트릴 뿐만 아니라 소화기관에 영향을 주고 불안 또는 공포심을 유발한다. 심장박동을 빠르게 하고 혈압을 높이고 근육도 긴장하게 만든다. 뇌에도 영향을 준다. 기찻길 주변에 사는 사람이 기차 소음에 익숙해지는 것처럼 오래 들으면 익숙해지는 소음도 있다. - P182

소음은 집중력을 떨어트리고 생산성과 효율에 나쁜 영향을 준다. 소리전문가 줄리안 트레저는 《Sound Business>에서 개방형 사무실의 소음이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했다. 사람들의 목소리와 전화벨, 복사기 소음 등 사무실에서 들리는 소음은 생산성을 66퍼센트 감소시킨다. 조용한 방과 비교하면 시끄러운 사무실의 생산성은 1/3 정도로 떨어진다. 이렇게 시끄러운 환경에서 일한다면 이어폰을 끼고 새소리나 파도소리 등의 평온한 소리를 듣는 게 좋다. 그러면 생산성이 원래 수준으로 회복된다. - P182

가사가 있는 음악은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다른 생각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무가 스치는 소리, 폭포소리, 빗소리, 파도소리는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이런소리를 백색소음이라고 한다. 파도소리의 주파수는 분당 12사이클이다. 사람들은 파도소리를 들으면 평온함을 느낀다. 사람이 수면 상태에서 호흡할 때의 주파수도 12사이클 정도이기 때문이다. - P183

소리가 가진 고유의 주파수는 심박수와 뇌파,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준다. 파도 소리 주파수와 사람이 수면 상태에서 호흡하는 주파수는 같다. 파도소리는 스트레스가 없는 상황을 연상시킨다. 파도소리를 들으면 평온함을 느끼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인간은 수십만 년 전부터 새가 지저귈 때는 안전한 상태라는 것을 알고 있다. 파도소리, 새소리 등의 백색소음은 주변 소음을 상쇄시킨다. - P183

아무런 소음도 들리지 않는 조용한 곳에서 집중력이 향상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프랑스의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벽 전체를 코르크로 마감한 밀실에서 7부작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집필했다.
프루스트의 집필실은 벽을 코르크로 마감해서 아무런 소음도 들리지 않았다. - P183

일본의 경영 컨설턴트 오마에 겐이치는 전화소리나 도심의 소음이 시작되기 전 이른 아침 시간에 집중력이 필요한 일을 했다. 이른 아침은 조용하고 숙면을 취한 후에 에너지도 최고조에 올라서 이때 창의적인 일을 하면 효과적이다. 이른 아침에 일을 시작해서 다른 사람들이 출근하기 전까지 일을 마치기로 계획한다면 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P183

시간의 효율을 최대한 높이려면 집중력이 최고인 시간에 중요한 일을 집중력을 방해하는 요인을 제거해야 한다. 소음이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요인이므로 백색소음으로 주변 소음을 상쇄하거나 조용한 시간과 장소를 선택해서 일하는 것이 좋다. - P184

시간관리라는 말을 사용하지만 정작 관리해야 하는 건 시간이 아니라 일을 하는 사람과 환경이다.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집중을 방해하는 요인들을 통제하지 못한다. - P184

집중을 방해하는 요인을 시간도둑이라고 하는 이유도 집중력이 시간관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 P185

집중을 방해하는 요인을 그대로 두면 한 시간 걸릴 일을 하루 종일 하게 된다. - P185

사소한 방해요인이라도 횟수가 잦으면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 P185

집중해서 일을 하다가 방해를 받으면 일에서 떨어져 나온다. 다시 집중하려고 하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 P185

업무를 중단시키는 일들은 집중력과 효율을 떨어트리는 주요 요인이다. - P186

인간이 집중력을 여러 가지 일에 분산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믿음은 멀티태스킹이라는 말로 포장돼서 이어져오고 있지만 인간의 뇌는 주의력이라는 공기를 넣어서 부풀리는 풍선이 아니라 좁고 단단한 파이프와 같아서 한 번에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시간을 늘리는 게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 P186

집중을 방해하는 요인은 외적 방해요인과 내적 방해요인 두 가지다. 외적 방해요인은 옆 자리 동료의 질문과 참견, 통화하는 소리,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 등이다. 외적 방해요인은 사무실에 널려 있다. 외적 방해요인을 제거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업무 중에 발생하는 소음은 귀마개를 하거나 이어폰을 귀에 꼽고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음악, 파도소리, 새소리 등을 들으면 해결할 수 있다. - P187

회사에서 집중근무시간을 제도로 만드는 것도 외적 방해요인을 제거하기 위해서다. 이메일과 메신저, SNS를 확인하는 시간은 하루에 두세번 정도로 정해두면 집중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이메일과 SNS는 하루에 한두 번만 확인해도 업무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다. - P187

메시지가 수신되면 즉시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매우 급하거나 중요한 일은 메시지로 보내지 않는다. 집중력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스마트폰을 진동으로 해두기 보다 아예 꺼두라고 권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스마트폰을 끄기는 어렵다. 메신저와 SNS를 확인하는 것도 습관이다. 시간을 정하고 메시지를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면 스마트폰에 시간과 집중력을 빼앗기는 일은 줄어든다. 사무실에서 방해요인을 제거할 수 없다면 아무도 없는 회의실에서 일하는 것도 좋다. 도저히 집중할 수 없는 근무환경이라면 일주일에 하루 정도 재택근무를 하거나 도서관에서 일하는 방법도 있다. - P187

외적 방해요인을 제거했다면 내적 방해요인도 물리쳐야 한다. 마음속에서 생겨나는 내적 방해요인을 물리치려면 자제력이 필요하다. 최근에 실패했던 기억, 카드명세서와 대출이자 등의 돈 걱정, 부모님의 건강, 자녀의 진로, 주말에 놀러 갈 펜션 예약 등 걱정과 고민을 비롯해서 잡생각이 집중력을 떨어트린다. 끝내지 못한 일에 대한 생각, 대충 끝내서 다시 해야 하는 일에 대한 걱정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 P187

내적 방해요인을 제거하는 방법은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다. 쓸데없는 생각들이 떠올랐을 때 잡생각에 빠지지 않는 방법이 있다. 다이어리를 펼쳐서 할 일 목록을 점검하면 된다. 할일 목록은 과거나 미래로 간 우리의 의식을 현재로 돌아오게 만든다. 잡생각은 의식이 과거 또는 미래로 간 것이다. 의식이 현재를 벗어나면 지나간 일에 대해서 후회를 하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해서 걱정을 한다. "그때 그랬더라면", "예전엔 좋았는데..." 이런 말을 한다고 바뀌는 건 없다. ‘10년 후에 부자가 돼야지‘라는 각오와 ‘이렇게 살면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없어‘라는 미래에 대한 걱정도 아무 소용없다. 과거가 아무리 좋았더라도 돌아갈 수 없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할일 목록을 보면서 완료한 일과 진행하고 있는 일을 의식 속으로 끌어들이면 지금 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 - P188

"모든 새는 둥지를 어디에 틀어야 할지 알고 있다. 둥지를 어디에 어떻게 틀어야 할지 알고 있다는 것은 삶의 목적이 분명하다는 말이다. 모든 창조물 가운데 가장 지혜롭다는 인간은 왜 새들도 알고 있는 인생의 목적을 알지 못할까?"
러시아의 소설가 레프 톨스토이가 쓴 《어떻게 살 것인가》의 처음에 나오는 글이다. - P189

십수 년 전까지 사람들은 목표. 목적지에 도달하는 방향에만 집중했다. 빌 게이츠가 "큰 것이 작은 것을 잡아먹는 시대가 아니라 빠른 것이 느린 것을 잡아먹는 시대"라고 말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방향만 중요하게 생각하던 사람들은 빠른 것이 느린 것을 잡아먹는다는 말에서 생존과 속도를 인식하게 되었다. 방향과 속도, 생존 사이에서 혼란에 빠졌다.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가는 방법에 집중하던 사람들은 생존하기 위해서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 P190

무조건 빠르면 좋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방향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탈무드의 이야기가 있다. 한 나그네가 길을 가던 도중에 마차가 지나가자 마부에게 태워달라고 부탁했다. 나그네는 예루살렘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물었고 마부는 이 속도로 가면 30분 정도 걸린다고 대답했다. 마치에 탄 나그네는 오랫동안 걸어오느라고 지쳐서 잠이 들었다. 30분 정도 지나서 깨어난 나그네는 예루살렘에 도착했냐고 물었다. 마부는 예루살렘까지는 여기서 1시간 거리라고 했다. 나그네는 다시 물었다. "아까는 30분 정도 걸린다고 했고 30분이 지났는데 예루살렘이 아니라구요?"
마부는 대답했다. "이 마차는 반대방향으로 갑니다." - P190

속도와 방향에 대한 고민은 일을 할 때도 항상 해야 한다. 올바른 방향으로 속도까지 빠르다면 목적지에는 큰 성공이 기다릴 것이다. 하지만 속도만 빠르고 방향이 잘못됐다면 예루살렘과 반대 방향으로 가는 마차에 탄 나그네 신세가 된다. - P190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데만 급급해서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하려고 계획하기 전에 먼저 무엇을 해야하는지 생각해야 한다. - P191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주변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면 초조해진다. ‘나도 빨리 해야 하는데‘ 라는 생각에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을 따라 한다. 그 사람이 어떤 목표로 열심히 하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그저 열심히 따라 하다가 결국 자기에게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다른 목표를 찾는다. 최연소 졸업, 초고속 승진, 빠른 것은 분명히 도움이 된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확실할 때 빠른 것은 장점이 되지만 단순히 빠르기만 한 것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 P191

목적지가 분명하고 현재 위치를 정확히 알아야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빠른 속도로 갈지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옛날에 항해하던 사람들은 밤하늘의 북극성을 보고 방향을 정했다. 이집트 사람들은 사막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스핑크스가 나타나면 안도했다. 스핑크스 얼굴이 향한 방향으로 가면 나일강이 있기 때문이다. - P191

목적지와 현재 나의 위치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 지도를 보는 것과 단순히 목적지만 알고 지도를 보는 것은 다르다. 목적지에 맞춰서 방향을 정한 후에 속도를 내야 한다. 일의 우선순위를 정할 때는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 P191

세상에는 세 가지 일이 있다. 하고 싶은 일 want, 해야 하는 일must 할 수 있는 일can. 세 가지 일이 일치한다면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 일을 하면 된다. 세 가지 일이 서로 다를 때 문제가 생긴다. - P192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지만 현실에서는 좋아하는 일만 하고 살 수 없다. 해야 하는 일은 실질적인 이득이 있고 하고 싶은 일은 실패할 확률이 높고 이득도 확실하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해야 하는 일을 선택하고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포기한다. 해야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이 다르면 해야 하는 일을 하는 동안에도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하면서 집중하지 못한다. 시간도 느리게 간다. - 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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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포스팅에서 민며느리인 샤오메이와 시어머니가 사이가 좋지 않다고 했었는데, 이후 샤오메이가 시어머니의 요구에 잘 맞춰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궁극에는 시어머니가 자기 아들 아청과의 혼인을 승낙하는 장면이 나온다. 근데 앞에서 읽었던 이야기를 생각해본다면 이렇게 해피 엔딩으로 끝날 이야기가 결코 아니다. 어떻게 뒷 내용이 전개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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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뒤이어 나오는 내용을 보다보니 샤오메이의 남동생 중 한 명이 샤오메이에게 찾아와 불가피한 상황으로 인해 구걸을 하게 되는데, 이때 샤오메이는 자신의 시어머니가 모아두었던 돈의 일부를 몰래 빼서 자신의 남동생에게 건네준다. 이후 샤오메이는 시어머니의 돈을 허락도 없이 빼돌린 사실이 발각되게 되고 이는 시어머니의 인내심을 결국 폭발하게 만든 사건이 된다. 8년 전 이혼장을 써서 돌려보내려다 참았던 시어머니는 이번에는 용서할 수 없었는지 매몰차게 샤오메이를 내치려고 한다. 반면 이와는 반대로 샤오메이의 시아버지와 샤오메이의 남편은 이러한 시어머니의 처사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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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어찌 하여 결과적으로 샤오메이는 시어머니의 뜻에 따라 남편인 아창과 헤어지고 친부모님이 계시는 고향땅으로 돌아가게 된다. 한편 시진에 있는 아창의 가족은 샤오메이를 떠나보낸 뒤에도 자신들의 일을 하며 살아가는데, 특별히 아창은 8년간 자신과 함께 지냈던 샤오메이를 날마다 그리워하다가 결국 샤오메이를 만나러 샤오메이의 고향 땅으로 가게 된다.

아창이 도착해서 샤오메이의 가족들을 만난 뒤 샤오메이를 데리고 나오는데, 어째 사공에게 일러주는 목적지가 이상하다. 여기까지 읽어본 분들은 알겠지만 정황상 아창이 샤오메이를 데리고 다시 자신의 부모님이 살아계신 시진으로 가기에는 이미 어머니의 뜻을 거스른 전력으로 인해 애매하다. 결국 아창은 샤오메이와 단둘이 새 땅에서 새롭게 새출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뒷 내용을 보다보니 아창과 샤오메이는 선뎬에서 또 다시 상하이로 이동하는데, 새로운 도시에 온 만큼 뭔가 새로운 일들이 일어날 듯한 느낌이 든다.

소설 속 시대 배경이 서양의 신문물들이 들어오는 시기라 그런지 아창과 샤오메이는 상하이에서 갖가지 신문물들을 경험하는 장면이 계속 나온다.

상하이에 있던 두 사람은 어느 순간 경성으로 발걸음을 다시 옮긴다. 그곳에 아창이 아는 이모부가 계시는데 그 분이 아창과 샤오메이를 도와줄 수 있을거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창이 꼼꼼하지 못한 것이 그냥 예전에 어머니에게 단지 한 번 들었던 말에만 근거하여 자세한 정보도 알지 못한채 무작정 경성으로 떠났다는 점이다. 참 이런 걸 보면 결국 아창이라는 인물도 이래저래 많이 부족한 사람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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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경성으로 가는 도중 또다른 남자 일행을 만나는데 샤오메이가 그 일행의 행동을 보고 그들에게 경계심을 품고, 결국에는 아창과 샤오메이가 남자 일행 몰래 오솔길로 빠져서 다른 길로 나간다.

이런식으로 결국 돌고돌아 아창과 샤오메이는 이 책의 앞부분에 나왔던 린샹푸를 만나는 이야기로 이어진다. 참 많이도 돌아온듯한 느낌이 드는 건 비단 나만의 느낌은 아닐듯 하다.

어찌어찌 하여 소설 속에서 다시 만나게 된 린샹푸인데, 앞에서 궁금증으로 남았던 부분들이 하나씩 하나씩 풀어지는 단서들이 등장한다. 여기 일일이 다 쓰기는 힘들지만, 독자로서 뭔가 찝찝했던 부분들이 해소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던 부분이었다.

특별히 샤오메이와 아창 그리고 린샹푸간의 관계에 관해 흩어져 있던 퍼즐 조각들이 점점 맞춰진다는 느낌이 계속 들어서 역시 인내심을 가지고 여기까지 읽어온 것에 대한 자그마한 보상을 받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오늘은 선가에 경사가 있어 장사를 쉽니다."

시어머니는 바짓단에서 달걀을 받은 뒤 달걀 열두 개는 열두 달을 뜻하며 깨지지 않고 순조롭게 굴러 나왔다는 것은 어느 달에 아이를 낳든 암탉처럼 순조롭게 낳는다는 의미라고 했다.

샤오메이는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선가에서 길러진 습관으로, 6년 동안 시어머니가 무슨 말을 하든 샤오메이는 항상 그렇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늘과 땅에 절하고 부모님께 절한 뒤 부부끼리 맞절하고 나자 민며느리의 혼례가 마무리 되었다.

썰렁한 결혼식날 밤, 샤오메이는 땋은 머리를 말아 올림으로써 처녀 시절에 작별을 고했다. 그런 다음 아창과 함께 신방으로 들어갔다.

결혼하고 3년이 지난 어느 겨울날, 옷차림이 남루한 남자 하나가 선가의 수선집 앞에 나타났다.

8년 동안 아무 소식이 없었다. 오로지 결혼식 날만 두 손을 소맷자락에 넣은 채 줄줄이 들어왔다가 또다시 두 손을 소맷자락에 넣은 채 줄줄이 떠난 게 전부였다.

샤오메이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그저 겁에 질려 있었다. 그런데 무엇이 두려운 것일까? 그것 역시 알 수 없었다.

샤오메이의 시어머니는 집에서 전권을 휘두르는 여인이자 독단적인 사람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샤오메이가 허락도 없이 엽전을 꺼내 동생을 도와준 행위는 도둑질과 같았다.

8년 전 샤오메이가 선가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몰래 꽃무늬 옷을 훔쳐 입었을 때는 아직 어리고 무지한 걸 감안해 친정으로 돌려보내려던 마음을 접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어떤 처분을 내려야 할 지 고민스러웠다.

이혼장이 그녀를 8년 전에 떠나온 완무당 시리촌으로 돌려 보내려 하고 있었다. 샤오메이는 눈물이 핑 도는 것을 느끼고 눈물이 흘러나오지 않도록 입술을 꽉 깨물었다.

"왜 도둑질은 안 적었어요?"

"자기 동생을 돕는 게 도둑질은 아니잖소?"
샤오메이의 시어머니는 당황했다. 20여년 동안 언제나 자기 뜻을 따랐던 남자가 처음으로 거스르고 있었다.

샤오메이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지고 살벌한 시어머니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시어머니는 내내 집에서 누렸던 최고 권위가 도전을 받자 당황스러운 듯 오랫동안 반응하지 못했다.

시아버지는 붓을 들고 잠시 망설이다가 도로 내려 놓은 뒤 조용히 말했다.
"샤오메이는 8년 동안 신중하고 근검하며 효성스러웠는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소?"

아창은 시선을 피해 고개를 숙였다가 조금 뒤 고집스럽게 말했다.
"제 사람이니 제가 결정해야지요."
샤오메이의 시어머니는 깜짝 놀라 아들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미완성된 편지를 갈기갈기 찢어 남포등 옆에 던진 뒤 옆에서 고개를 숙인 채 입을 다물고 있는 남편과 얼굴이 파랗게 질린 아들을 바라보고 또 이미 눈물을 그치고 운명을 받아들이고 있는 샤오메이를 보았다. 샤오메이가 조용히 애원했다.
"이혼장은 필요 없습니다. 제가 알아서 나갈게요."

"이건 이혼장이 아니라 징계서다. 너를 시리촌으로 두 달 동안 돌려 보내겠다는 징계서."

샤오메이는 시어머니의 벌이 자신을 완무당 시리촌에 두 달 동안 돌려보냈다가 다시 시진의 선가로 데려오는 것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아까 그쳤던 눈물이 다시 흘러나왔다. 샤오메이가 울먹이며 말했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샤오메이의 시아버지와 남편은 벌을 내리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샤오메이가 자기 가족을 도와준 건 잘못이 아닌 데다 액수도 많지 않아서였다.

샤오메이의 시어머니는 자신의 남편과 아들을 서글픈 눈으로 쳐다보았다. 원래는 소리만 요란할 뿐 별로 심하지 않은 벌을 내릴 작정이었다. 그런데 남편과 아들이 이런 벌조차 반대하자 분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그녀는 지친 음성으로 아창과 샤오메이에게 말했다.
"내일 새벽에 서문을 통해 큰길로 나가자. 시진 풍습대로 마무리 짓자꾸나."

샤오메이는 자신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짐작할 수 있었다. 시진에서 8년을 사는 동안 시진의 풍습에 매우 익숙해져 시어머니가 말한 풍습이 뭔지 알고 있었다. 그건 세 사람이 큰 길로 나간 뒤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각각 남북으로 갈라지고 아들이 누구를 따라갈지 선택하도록 하는 거였다.

그녀는 더 울지 않고 옷자락으로 눈가의 눈물을 닦았다. 눈물도 희망이 있을 때 흘리는 것이라, 절망적이 되자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다.

샤오메이는 자기 예상대로 아창이 시어머니를 따라 남쪽으로 갔음을 알았다. 고개를 들자 앞쪽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해 저 앞으로 보이는 먼 길이 어두운 밤길 같았다.

샤오메이는 8년이나 떠나 있던 시리촌으로 돌아가는 게 자신의 운명임을 알았다.

그들은 그녀가 시진 선가로 시집간 걸 무척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했는데 이제 쫓겨나 완무당 시리촌으로 돌아가게 되었으니 어떻게 반응할까? 그녀는 이어서 더 생각할 엄두가 안 났다.

차분해진 샤오메이는 자신의 미래가 눈에 보이는 듯했다. 시댁에서 쫓겨나 마을로 돌아가면 부모와 형제는 남들 보기 창피하다 생각하고 이웃들은 그녀가 찾아 오는 걸 꺼릴 터였다. 이후에도 그녀는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집안일과 밭일을 하겠지만 고개를 들 수 없을 테고, 부모와 형제는 물론 고향 사람들이 곁에 있어도 혼자처럼 쓸쓸할 게 뻔했다. 밤이 되면 어둠 속에서 아버지의 탄식을 듣고 달빛 아래서 촉촉해진 눈가를 닦는 어머니를 보게 될 거였다.

"매형 나리가 누나를 데리러 오셨어요."
마을 사람들은 소박맞은 샤오메이가 다시 시진 선가의 사람이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들은 선가에서 후회해 엎질러진 물을 도로 담고 이미 내뱉은 말을 되돌리려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장인 어르신, 장모님, 샤오메이를 데려가려고 왔습니다."

그때 아창이 사공에게 말했다.
"선뎬으로 가주세요."
사공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시진으로 안 돌아가고요?"
아창이 대꾸했다. "시진으로 안 돌아가니 선뎬으로 가주세요."
샤오메이가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은 듯 의아한 눈으로 아창을 쳐다보았다.

사공이 말했다. "선뎬이 시진보다 가까워도 난 시진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날이 지면 배를 몰기 힘들어요."
"뱃삯을 두 배로 드릴게요."
샤오메이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자 아창이 득의양양하게 보따리를 풀고 제일 위에 있는 꽃무늬 옷을 보여주었다. 샤오메이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그녀는 아창이 자신을 시진 선가가 아니라 미지의 땅으로 데려가려 한다는 것을 알았다.

아창은 무척 의기양양했다. 그건 샤오메이가 처음 보는 모습으로, 아창은 넓은 수면을 보며 눈을 반짝반짝 빛냈다. 심지어 사공과 말하는 목소리까지 반짝거렸다. 그들은 시진 거리와 선뎬 가게에 대해 주거니 받거니 떠들어댔다. 그 들뜬 목소리에서 샤오메이는 늘 심드렁하던 예전의 아창을 찾아볼 수 없었다.

열 살에 처음 시리촌을 떠나 아버지의 옷자락을 잡고 시진 거리를 걸으면서 두리번거릴 때 샤오메이의 눈에서 반짝이던 금싸라기 같은 빛, 8년 전의 그 빛이 지금 아창을 따라 멀리 타향으로 떠나는 순간 그녀의 눈으로 되돌아왔다.

그들은 선뎬에서 아무런 구속도 없는 오후와 밤을 보냈다. 새장 속 새가 하늘로 날아오른 뒤 기쁨의 날갯짓을 쉬지 않는 것처럼,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는데도 선뎬거리를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죽은 듯 고요하던 그들의 삶이 시리촌을 떠나 선뎬으로 가는 대나무 지붕 배에서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상하이에서는 인력거처럼 내달리고 있었다.

허기가 그의 소심함을 이겼다.

"난 못 알아듣겠는데."

"우린 시진으로 돌아가지 않을 거야."
그건 샤오메이가 마지막으로 들은 아창의 달콤한 말이었다. 어스름이 내릴 때 그 의기양양한 아창은 사라지고 심드렁한 아창이 돌아왔다.

샤오메이는 순간 아득해졌다. 아창의 표정이 갑작스럽게 바뀐 것을 보고 샤오메이는 불길한 예감을 느끼며 침대에 앉았다.

샤오메이의 눈에서 금싸라기 같은 빛이 점점 옅어졌다. 완무당 시리촌을 떠난 뒤 매일 반짝이던 그 빛이 이제 석양이 지고 밀려오는 어둠을 따라 샤오메이의 눈에서 꺼지고 있었다.

샤오메이는 앞으로 어떻게 살게 될지 그려졌다.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며 끼니를 걱정하고 노숙을 해야겠지만 아창과 떨어지지 않고 서로 의지하며 살아갈 거였다.

그날 밤 아창이 잠든 뒤 샤오메이는 생각에 빠졌다. 상하이에서 지내는 동안 견문이 많이 늘었고 앞으로 무엇을 할지 따져 볼 수 있게 되었다.

대문 앞에 선 뒤 아창은 부잣집이라 말하고 샤오메이는 교양 있는 사람 같다고 말했다. 그때 대문이 열리더니 덩치가 큰 린샹푸가 나왔다.

린샹푸는 아창과 이야기를 할 때 아름다운 용모의 샤오메이를 몇 차례 쳐다보았다.

그날 밤 샤오메이는 아창과 린샹푸를 조용히 바라보며 그들 대화를 듣고 있었지만, 사실 속에서는 온갖 감정이 소용돌이 치고 있었다. 느닷없이 시리촌에 찾아와 그녀를 데리고 나온 뒤 아창은 깜짝 놀랄 만한 행동을 몇차례 보였는데 그날 밤도 그랬다.

두 줄 여섯칸 짜리 벽돌집에 린샹푸 혼자만 살고 있다는 걸 안 뒤 아창은 샤오메이가 자기 여동생이며 부모님은 돌아가셨다고 거짓말했다. 린샹푸가 고향이 어디냐고 물었을 때는 시진이라고 말하는 대신 샤오메이도 모르는 원청이라고 답했다.

린샹푸의 시선이 수시로 남포등 불빛을 지나 샤오메이의 얼굴에 닿았다. 샤오메이가 미소로 반응하면 그는 당황하며 시선을 돌렸다. 그는 샤오메이와 말을 좀 나눈 뒤에야 표정이 자연스러워졌다.

아창은 경성으로 계속 가는 것을 불안해했다. 공친왕 저택에서 일했다는 이모부가 실제로 있는지도 모르겠다면서 어머니는 그를 만난 적이 없다고, 만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에게 시집갔다는 먼 친척 언니도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거기까지 말한 뒤 아창은 잠시 말을 멈추고 샤오메이의 반응을 기다렸다.

아창은 이미 경성행을 포기했지만, 샤오메이는 여전히 가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샤오메이는 여전히 낙관적인 태도로 어떻게든 살길은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설마 산 입에 거미줄 치겠느냐며 동냥질을 해서라도 경성까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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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상에 들어와 있는 건축과 관련된 이야기를 읽다보니 건축의 매력에 점점 스며드는 듯한 느낌이다. 어떤 공간이 왜 그렇게 설계될 수 밖에 없는지, 그리고 구조나 디자인과 관련된 저자만의 느낌이 가미된 해설은 꼭 이 책에 소개된 외국의 건축물 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건축물에 대한 올바른 시각도 형성시켜 주는듯 한 느낌이 든다.

모듈(module) : 건축물이나 그 구성재의 설계나 조립에서 기본이 되는 치수 - P487

일반적으로 건축에서 복도와 같은 공용 면적을 최소화하고 전용 면적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호텔처럼 복도가 가운데 있고 집이 양측으로 들어가는 ‘중복도‘ 형식을 취해야 한다. 우리나라 호텔과 오피스텔은 대부분 그렇게 만들어진다. 그런데 그 경우 각 세대는 맞통풍이 안 되는 구조가 된다. 중복도형 원룸 오피스텔에 사는 사람은 집과 복도에 음식 냄새가 빠지지 않는 불쾌한 경험을 해 봤을 것이다. - P127

도시 안에 더 많은 사람이 경제적으로 편리하게 살도록 하기 위해서 르 코르뷔지에는 좁지만 편안한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사람의 몸은 팔, 다리, 몸통, 머리로 나누어져 있고, 각각은 각종 관절로 연결되어있다. 르 코르뷔지에는 앉은 키, 선 키, 손을 들었을 때의 높이 등을 고려해 적절한 크기의 공간을 디자인하려 했다. 이를 ‘모듈러‘라고 부른다. ‘유니테 다비타시옹‘의 천장 높이는 226센티미터인데, 이는 183센티미터 키의 성인 기준으로 손을 들었을 때 손끝 높이가 226센티미터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아파트 천장고 2.3미터는 여기서 시작되었다. - P130

르 코르뷔지에가 모듈러를 적용하려고 했던 이유는 좁은 공간을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다. 전쟁 후 제한된 물자로 더 많은 혜택을 만들어야 했던 건축가의 고민이라 할 수 있다. 아인슈타인은 르 코르뷔지에의 모듈러 개념이 세상을 바꿀 만한 연구라는 호평을 하기도 했다. - P130

몬드리안은 사물의 근원을 찾기 위해 세상을 단순화시키다 보니 형태는 수직과 수평의 직선만 남기고 색상은 삼원색인 빨강, 파랑, 노랑만 사용했다. 색의 삼원색은 빨강, 파랑, 노랑이지만 빛의 삼원색은 빨강, 파랑, 초록이다. 르 코르뷔지에는 몬드리안의 그림처럼 수직선과 수평선으로 구성된 입면에 색의 삼원색과 빛의 삼원색을 합쳐서 빨강, 파랑, 노랑, 초록을 적용했다. 이처럼 컬러풀한 색상을 칠한 이유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평면으로 된 세대에 개성을 불어넣기 위해서다. - P131

같은 평면이라도 네 가지 색깔로 다르게 칠하면 네 가지 다양성이 나온다. 가장 손쉽고 저렴하게 개성을 만드는 방법이 다른 색의 페인트를 칠하는 것이다. ‘유니테 다비타시옹‘에서는 각 세대에 다른 색상이 주어지기 때문에 건물 밖에서 보더라도 수백 세대가 획일화된 집처럼 보이지 않는다. 대신 다양한 색상 덕분에 거주자는 다른 집과 구분되는 ‘내 집‘의 개성을 느끼게 된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몇 가지 색상의 페인트를 사용했을 뿐이지만 거주자의 자존감에는 큰 차이를 가지고 온다. - P132

우리나라 아파트들도 콘크리트로 짓고 페인트칠을 한다. 그런데 ‘유니테 다비타시옹‘의 페인트칠 방식은 우리나라 아파트와는 다르다. 우리나라 아파트는 브랜드별로 같은 색을 칠한다. 건설사는 달라도 평면도와 모양이 같으니 페인트 색으로라도 차이를 주는 것이다. 또 하나 다른 점은 우리나라 아파트는 콘크리트 외관 표면에 페인트칠을 하지만
‘유니테 다비타시옹‘은 입면의 안쪽 벽체와 일부 난간에만 칠을 했다. 따라서 정면에서 바라보면 페인트 색보다는 노출 콘크리트가 주로 보인다. 그러다가 측면으로 움직이면 컬러풀한 색채가 더 많이 드러난다. 외부 관찰자의 움직임에 따라 건물의 색상이 시시각각으로 변화한다. 건축물이 관찰자와 좀 더 역동적으로 상호 작용하는 것이다. - P132

거주자 입장에서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색이 칠해진 날개벽은 집안에 있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외부 풍경을 프레임하는 액자 같은 기능을 한다. 따라서 각각의 세대는 같은 풍경을 바라보지만, 그 풍경을 프레임하는 액자의 색깔이 다른 것과 같다. 마치 우리나라 전통 건축에서 보이는 단청의 다채로운 색상이 창문 밖의 자연 풍경을 상단에서 프레임하는 것과 비슷하다. ‘유니테 다비타시옹‘에서 다양한 색상으로 칠해진 입면의 날개벽들은 마치 단청처럼 각기 다른 분위기로 바깥 풍경을 프레임한다. - P132

날개벽: wing wall, side wall. 외벽, 보 등 주요 구조체 혹은 구조물에서 연장되거나 부착된 부속 벽체로, 큰 벽이나 구조물에 붙여서 설치하거나 인접해 설치한 짧은 벽이다. - P487

‘유니테 다비타시옹‘이 위치한 프랑스 남부의 도시 마르세유는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데 인구는 80만 명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부산이 300만 명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프랑스 대도시의 작은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다른 유럽의 도시와는 다르게 약간은 ‘여긴 한국 도시 같은데?‘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 이유는 곳곳에 위치한 거대한 아파트 건물 때문이다. 원조 아파트 ‘유니테 다비타시옹‘의 영향 때문인지 마르세유 곳곳에는 거대한 아파트 건물들이 솟아올라 있다. 아쉬운 점은 그 많은 건물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이 ‘유니테 다비타시옹‘이라는 점이다. 후배 건축가들은 르 코르뷔지에만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진화했다기보다는 오히려 후퇴한 기분이다. - P134

‘라 투레트 수도원‘과 ‘유니테 다비타시옹‘은 공통적으로 르 코르뷔지에가 하나의 건축물 안에 작은 도시, 작은 사회를 만들려고 시도한 작품이다. 그가 꾸었던 꿈은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더불어 화목하게 사는 사회일 것이다. ‘유니테 다비타시옹‘을 설계하며 르 코르뷔지에는 경제성을 생각하면서 당대 최신 기술을 이용해 제한된 공간 안에서 더 많은 사람이 개성을 가지고 화목하게 어우러져 살 수 있는 곳을 창조하려고 노력했다. 스마트하고 창의적인 건축가가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어떤 집을 만들 수 있는지 ‘유니테 다비타시옹‘을 보면 알 수 있다. - P134

건축은 그 나라의 국격을 보여 준다. 건축은 그 나라의 문화 수준을 보여 준다. 건축은 그 나라 국민의 성숙도도 보여 준다. - P139

돔은 예부터 교회나 왕 같은 종교적 혹은 정치적 권력을 상징하기 위한 건축적 요소였다. 이유는 돔 건축에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돔을 건축하기 위해서는 돔 모양으로 나무를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 나무 구조체 위에 콘크리트나 돌로 돔을 쌓아 올리고 공사가 완료되면 나무틀 구조체를 철거한다. 이렇게 비용이 들다 보니 당대 사회의 최고 권력자가 아니면 가질수 없는 건축 공간이 돔이었다. - P141

돔의 도시로 유명한 로마에는 ‘판테온‘의 돔과 ‘성베드로 성당‘의 돔이 있는데, 고대 로마의 황제나 르네상스 시대 교황 같은 당대 최고 권력자들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이후 시대가 바뀌었으나 돔은 계속해서 국회의사당 같은 권력을 상징하는 건축물에 사용되었다. 여의도의 ‘대한민국 국회의사당‘에도 돔이 있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 P141

원래 최고 권력자의 시선은 가장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시선이다.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째는 가장 높은 곳에서는 가장 넓은 공간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넓은 공간을 바라본다는 것은 그 공간을 시각적으로 소유하는 것이다. 우리가 골프장 티박스에서 넓은 잔디밭을 바라보면 비어 있는 1만 평 정도 되는 자연의 공간을 시각적으로 소유할 수 있다. 비싼 돈을 내고 골프를 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찬가지로 높은 곳에 올라가면 도시 건물 위의 빈 공간을 모두 시각적으로 소유할 수 있다. 그래서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은 권력자의 시선이다. - P141

두 번째 이유는 정보의 비대칭 때문이다. 높은 곳에 있는 사람은 자신을 노출하지 않고 아래에 있는 사람을 감시할 수 있다. 반대로 낮은 곳에 있는 사람은 자신의 모습은 그대로 노출하지만 정작 위에 있는 사람을 볼 수 없다. 그래서 펜트하우스가 가장 비싼 것이다. 펜트하우스에서는 원할 때 언제든 내려다볼 수 있지만 낮은 층에 사는 사람은 높은 층에 있는 사람을 볼 수 없다. 높은 곳에 있는 사람은 낮은 곳에 있는 사람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갖게 된다. - P143

정보의 비대칭은 권력의 비대칭을 뜻한다. 그런 면에서 ‘에펠탑‘은 근대 사회의 상징이다. ‘에펠탑‘은 당대 신기술인 철골 구조를 이용해서 만든 3백 미터가 넘는 높은 탑이다. 그리고 그 꼭대기까지 시민이면 누구나 엘리베이터라는 신기술을 이용해 올라가게 했다. ‘에펠탑‘은 최고 권력자의 시선을 일반 시민에게 선물한 것이다. 근대 프랑스 사회가 시민 사회라는 것을 공간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가 ‘에펠탑‘이다. - P143

‘독일 국회의사당‘의 돔을 전망대로 만들었다는 것은 그곳에 올라가는 시민들에게 베를린 시내를 내려다보는 시점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는 ‘에펠탑‘처럼 시민이 주인인 사회라는 것을 선언하는 공간이다. 그뿐 아니다. 전망대에 있는 사람들은 도시만 내려다보는 것이 아니라 아래층에 있는 국회 회의장도 내려다볼 수 있게 디자인되어 있다.
국회의원들을 감시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마치 편의점 주인이 아르바이트생이 일하는 카운터 위에 CCTV 카메라를 설치한 것과 마찬가지다. 여기서는 국회의원이 졸거나 허튼짓을 하기 정말 어려울 것이다. 민주주의의 완성을 보여주는 통쾌한 건축 디자인이다. 국내 도입이 시급하다. - P143

인간은 주광성 동물이기 때문에 어두운 곳에서는 본능적으로 빛을 바라본다. 그래서 우리는 밤이 되면 본능적으로 달을 올려다본다. - P152

사냥을 했던 인간에게 위협이 되는 것은 주로 올려다봐야 하는 존재들이다. 예를 들어 사냥을 나갔을 때 거대한 동물이 나를 내려다본다면 나는 도망쳐야만 살 수 있다. 우리는 모두 올려다봐야 하는 동물에 두려움을 느끼고 도망쳐 살아남은 사람의 후손이다. 그러니 우리의 본능에 따르면 올려다보는 것은 곧 두려움을 뜻한다. 이런 이유에서 무언가를 올려다보면 우리 마음속에는 경외감이 생긴다. - P152

‘판테온‘은 이름 자체가 ‘모든 신을 섬기는 신전‘이라는 뜻인데, 이 건축공간의 디자인은 태양신, 달신 등 하늘에 떠 있는 여러 신을 섬기는 자들을 위한 곳으로서 완벽하다. 핵심원리는 고개를 들어 빛을 바라보게 하는 데 있다. - P152

파빌리온(pavilion): 이동이 가능한 가설의 작은 건축으로, 주로 박람회나 전시장에서 특별한 목적을 위해 임시로 만든 건물 - P487

우리가 최초로 경험한 공간인 엄마 뱃속을 상상해 보자. 그공간은 바닥도 벽도 천장도 나누어져 있지 않다.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보자기처럼 연결되고 재료도 동일하다. - P155

‘브루더 클라우스 필드 채플‘처럼 벽과 천장의 재료가 하나로만 연결되어도 우리는 좀 더 원초적인 공간으로 돌아가는느낌을 받는다. 이 벽은 세로로 골이 파여 있는데 그러한 수직성의 강조가 더욱 성스러운 느낌을 자아낸다. - P159

이 예배당의 이름인 ‘브루더 클라우스Bruder Klaus‘는 15세기의 스위스 수호성인의 이름이다. 그를 기리기 위해 농부들이 직접 2년간 시공해서 예배당을 만들었다. 제작 과정도 감동이다. 마을 주민들의 봉사 활동으로 지어졌기에 시공은 조금씩 천천히 이루어졌다. 이런 배경 때문에 거대한 기계와 레미콘을 사용하지 못했고 거의 수작업으로 지어졌다. 그렇다 보니 콘크리트의 재질도 한 번에 레미콘을 부어서 지은 것과는 사뭇 다르다. - P159

일반적으로 노출 콘크리트를 만들 때는 철근을 넣고 거푸집을 짜고 그 안에 액상 콘크리트를 부어서 굳으면 다시 거푸집을 뜯어내는 방식을 채택한다. - P159

우선 외관상 이 예배당의 콘크리트 표면은 퇴적층 같은 느낌이 난다. 그 이유는 이 콘크리트는 철근을 넣지 않고 진흙, 자갈, 석회 등을 넣고 다져서 만든 ‘램드 콘크리트 rammed concrete‘이기 때문이다. 마을 사람들이 가끔 모여서 건축하기에 좋은 휴먼 스케일 방식이다. 강도를 확보하기 위해 한 층을 한 번에 붓는 게 아니라 수십 센티미터씩 붓고 사람들이 위에서 다지는 방식이다. 그래서 실제 흙이 쌓여서 만들어진 퇴적층이나 대리석 같은 느낌이 난다. 이 건물의 가장 중요한 특징인 내부 곡면의 벽과 거친 표면의 비밀은 거푸집 자체의 구성 방식이 다르다는 점에 있다. - P161

휴먼 스케일(human scale): 인간의 체격을 기준으로 한 척도, 건축, 인테리어, 가구 등에 필요한 길이, 양, 체적의 기준을 인간의 자세, 동작, 감각에 입각해 적용한 것 또는 적용한 단위 - P487

우리는 일반적으로 거푸집을 합판 같은 판재로 짠다. 혹은 아름다운 곡면을 만들기 위해 컴퓨터로 재단한 다음 철판을 휘어 거푸집을 짜기도 한다. 하지만 춤토어는 이 예배당을 건축할때 112그루의 통나무를 세워서 안쪽 거푸집을 만들었다. 이때 통나무를 기울여서 서로 마주 보게 했기 때문에 실내 벽체가 기울어진 형태인 것이다. 내부는 통나무를 기울이고 밖은 거푸집을 수직으로 세운 다음에 둘 사이의 공간에 램드 콘크리트를 채워 넣었다. 기울어진 벽이 만나면서 동굴처럼 되기 때문에 지붕은 따로 만들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내부의 거푸집을 제거할 때 통나무를 태웠다는 점이다! 이 예배당에는 거푸집으로 사용했던 통나무를 떼어서 가지고 나올 만한 입구나 창문이 없다. 건축가는 그 통나무를 태운 다음 숯으로 만들어 부숴서 가지고 나오는 창의적인 방법을 생각한 것이다. 이런 창의적인 방법은 금시초문이다. - P162

실내에 들어가면 거푸집을 구성했던 통나무의 모양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서 거친 표면의 실내마감을 완성한다. 게다가 통나무 거푸집이 타면서 생성된 타르와 재가 벽체에 남아서 어디서도 볼 수 없던 색상을 연출한다. 춤토어가 왜 건축 재료 물성의 마스터인지 느끼게 해 주는 대목이다. - P163

원래 종교는 신과 나의 관계를 생각하는 것이다. 어쩌면 기존의 교회 디자인은 너무 거대한 집단을 만드는 데 집중했을지도 모른다. ‘브루더 클라우스 필드 채플‘의 작은 공간에서는 조용하게 혼자 하나님을 생각할 수 있다. - P166

왜 옛날 사람들은 달빛 아래에 정화수 한 사발을 떠 놓고 기도했을까? 왜 달빛이 있는 어두운 밤에 기도했을까? 추리를 한번 해 보자. 주광성 동물인 인간은 빛 쪽으로 시선을 집중했고, 시선을 집중하며 마음을 모았을 것이다. 사방에 빛이 있고 바라볼 것이 있는 낮에는 주변에 시선을 빼앗겨 집중하기 어렵다. 밤이 되면 사방은 어두워지고 하늘의 달빛만 남는다. 기도하는 자는 오롯이 달빛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어차피 낮의 태양은 눈이 부셔서 쳐다보지도 못한다. - P166

기도할 때 정확수 한 사발은 무슨 의미일까? 우선 정화수는 깨끗한 물이다. 물은 몸을 씻을 때도 사용하고 살기 위해 마시기도 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물은 항상 종교적으로 구분된 성스러움과 생명의 상징이다. 그래서 기도할 때 물을 떠서 앞에 두었을 것이다. 모세가 만든 성막의 성소 앞에도 물두멍이라고 하는 거대한 물 항아리가 있었다. 성당에서는 지금도 예배당 입구에 성수를 배치한다. 마찬가지로 정화수를 떠 두는 것은 지금 이 공간이 종교적인 성스러움을 가진다는 것을 천명하는 행위다. - P167

그렇다면 ‘한 사발‘은 무슨 의미일까? 한 사발은 공간적으로 가장 작은 단위를 규정하는 장치다. 사방 천지에 빛이 있을 때보다 어두운 밤에 작은 한 곳에 빛이 모여 있는 달에 마음을 집중하기 좋듯, 작은 한 사발의 공간은 마음을 집중하기에 더 유리하다. 이때 사발에 담긴 물은 하늘의 달빛을 비추기도 했을 것이다. 내 앞의 정화수 한 사발은 크기는 작지만 달빛을 비추는 호수가 된다. - P167

‘브루더 클라우스 필드 채플‘도 정화수 한 사발처럼 작지만 집중하게 만드는 공간이다. 이곳에 가면 검은색 동굴 사방에 은하수가 있고 위에는 보름달이 떠 있다. ‘브루더 클라우스 필드 채플‘에는 신과 나의 관계에 집중할 수 있는 작은 우주가 만들어져 있다. - P167

건축을 하려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땅이다. ‘건축‘이라는 단어는 한자로 ‘세울 건‘에 ‘쌓을 축이다. 쌓아서 세우려면 밑에 받쳐 줄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게 바로 땅이다. 그래서 땅이 없으면 건축도 없다. - P169

페터 춤토어는 스위스 건축가로, 완성도 높은 건축을 한다. 여기서 완성도란 두 가지 측면을 가리킨다. 하나는 재료의 물성을 잘 이용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시공의 정밀도다. - P170

스위스 하면 떠오르는 게 뭔가? 알프스 경치와 손목시계다. 알프스의 춥고 긴 겨울에 집에 들어 앉아 돈을 버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내 수공업이었다. 그래서 덴마크나 핀란드 같은 추운 북유럽 사람들은 겨우내 집에 박혀서 가구를 만들었고, 덕분에 가구가 유명한 나라가 되었다. - P170

스위스는 집에서 만들기 좀 더 어려운 손목시계를 만들었다. 롤렉스, 파텍 필립, 오메가 등수 많은 세계적인 명품 시계 회사가 스위스에 있다. 이런 시계를 만드는 사람들이 건축주라고 생각해 보자. 국민들이 건축에 기대하는 완성도의 수준이 어느 정도일지 상상이 안 된다. - P170

나는 최근에 자동차 만드는 엔지니어를 건축주로 맞은 적이 있다. 엔지니어들의 오차 한계는 100분의 1밀리미터다. 웬만한 건축에서의 정밀도는 그분 성에 차지도 않는다. 스위스에 시계 산업 종사자 건축주가 많아서인지 스위스에는 유명한 건축가가 많다. 르 코르뷔지에도 스위스 태생이고, 헤르조그 앤드 드 뫼롱Herzog & de Meuron 이라는 세계적 건축설계 사무소도 있고, 춤토어도 있다. - P170

춤토어가 시계 장인들의 나라 스위스의 건축가라는 점은 춤토어가 말한 건축의 정의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건축의 첫 번째, 그리고 가장 중요한 비밀은 세상의 서로 다른 사물들을 수집한 다음 그것들을 결합해 하나의 공간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시계는 수천 개의 개별 부품이 모여서 완성된다. 춤토어에게 건축은 시계처럼 다양한 요소를 합쳐서 하나의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다분히 기계 문명 패러다임을 만든 유럽적 세계관이면서도 동시에 시계의 나라 스위스 출신다운 생각이다. - P171

우리가 자연을 대하는 방식은 세가지가 있다. 첫째는 자연을 극복의 대상으로 보는 경우다. 서울 강북이 아파트를 지을 때 경사진 땅에 거대한 축대를 세워서 평지를 만들고 그 위에 건물을 짓는다. 경사지라는 자연의 제약을 극복하려는 토목적 방식이다. 두 번째는 자연을 이용하는 것이다. 아테네의 원형 극장을 보면 자연의 기울어진 땅을 이용해서 극장 좌석을 만들었고 낮은 쪽에 무대를 설치했다. 상당히 스마트한 방식이다. 세 번째는 자연을 대화의 상대로 생각하는 자세다. 이 경우에는 자연과 건축물 사이에 거리를 둔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정자를 지을 때 물 가운데 두는 경우가 있다. 주변 자연 경관과 건축물 사이에 빈 여백의 공간을 두기 위해서다. 그 빈 공간이 있기에 건축물과 자연의 대화가 가능해진다. - P174

가장 좋은 관계는 적절한 거리를 두는 관계다. 상대를 바꾸거나 이용하는 관계가 아니라 상대를 그대로 인정하고 거리를 두는 것이다. ‘성 베네딕트 채플‘에서 보이는 건축물과 땅의 관계 전략도 거리를 두는 것이다. 그 거리만큼 만들어진 빈 공간이 울림통이 되어 땅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만들었다. - P174

돌을 쌓을 때는 자연스럽게 보이기 위해 적절한 불규칙성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너무 규칙적이면 지루하고 너무 복잡하면 혼란스럽다. 그래서 인간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은 적절한 불규칙성이라고 말한다. 높이와 길이가 일정한 규격의 돌을 쌓으면 누가 보더라도 인간이 만든 건축물처럼 보인다. 그런 경우를 피하기 위해 춤토어는 세 가지 두께의 돌을 다른 순서로 쌓았다. 돌의 두께가 A, B, C 세 가지라고 하더라도, 돌을 쌓는 순서를 ABC로하거나 ACB로 하거나 CBA로 한다면 여러 종류의 줄무늬 패턴이 나올 수 있다. - P176

춤토어는 동굴 같은 빛의 효과를 연출하기 위해 최대한 절제되고 제한된 빛을 사용했다. 우리는 일상의 건축에서 주로 벽에 뚫린 유리창을 통해 빛을 얻는다. 이 유리창으로 주변 경치를 감상하기도 한다. ‘발스 스파‘ 역시 바깥쪽으로 난 창은 채광과 경치를 제공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빛은 실처럼 좁은 천창을 통해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제한된 빛이다. 이 빛은 아주 가느다란 직선이어서 마치 돌에 자를 대고 면도칼로 금을 그어 빛을 들어오게 한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 P177

보로 연결되지 않는 지붕을 만든다는 것은 얼핏 보면 대수롭지 않은 작은 차이지만 작은 차이가 모여 엄청난 감동을 만든다. 마치 작은 톱니바퀴들이 모여서 종국에는 엄청난 감동을 주는 스위스 명품 시계가 만들어지는 것과도 같다. - P182

작은 교회는 만들어져도 풍경에 큰 방해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교회는 눈에 띄게 만들어져서 많은 사람이 쳐다보면서 위안을 얻어야 하는 건축물이기도 하다. 그래서 땅에서 띄워 노출되게 지었다. 반면에 목욕탕인 스파 건물은 덩어리가 커서 땅위에 지어지면 경관을 해친다. 스파는 프라이버시가 중요한 건물이어서 창문이 클 필요가 없다. 오히려 창문 없이 내부 지향적으로 개인적인 경험을 제공해야 하는 건축물이다. 그렇다보니 땅속에 짓는 것이 나았고, 땅속에 짓다 보니 재료로 돌을 사용해야 했다. 건축가는 여러 가지 조건 속에서 최고의 경험을 줄 수 있는 공간 구축 방식을 찾아야 한다. 춤토어는 그런 역할을 아주 잘 해내는 건축가다. - P183

목욕탕은 인간이 만든 건축물 중에서 물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다루는 건축물이다. 그래서 목욕탕은 물을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중요하다. 물은 생명의 근원이다. 태아가 엄마 배 속에 있을 때도 ‘양수‘ 속에 담겨 있다. 모든 포유류는 잉태되면서부터 체온과 같은 온도의 물과 접촉된 촉감을 느끼면서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엄마 배 속에서 나온 이후 계속 자신을 감싸 줄 집을 찾고, 누군가 체온으로 안아주는 촉감을 추구하면서 사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나를 안아 줄 사람이 없을 땐 체온과 비슷한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면 원초적인 안정감을 느낄 것이다. - P183

춤토어의 ‘발스 스파‘는 마치 "물이 인간에게 무엇인지 알려 주마."라고 말하는 건축물 같다. ‘발스 스파‘에서는 단순히 목욕한다는 느낌을 넘어서 물의 다양한 측면을 체험할 수 있다. 냉탕에 들어가면 물속에서 조명된 욕조 물 안에 파란색 꽃잎들이 소용돌이친다. 파란 꽃잎은 차가운 물의 느낌을 시각적으로도 느끼게 해준다. 반대로 온탕에는 빨간 꽃잎이 휘몰아친다. - P184

샤워장도 특별하다. 샤워장의 물은 정지된 물이 아니라 위에서 내려오는 물이다. 모든 물은 중력 때문에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데, 폭포처럼 크게 떨어지기도 하고, 빗물처럼 방울방울 떨어지기도 한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낮은 곳에서 떨어지기도 한다. ‘발스 스파‘ 의 샤워장에는 이렇게 네 가지 방식으로 물이 떨어지는 샤워 장치가 있다. ‘발스 스파‘는 동굴같이 어두운 공간을 연출해 그 안에서 극도로 민감해진 오감을 통해 절제된 빛과 물의 촉감을 최대한 느끼게 하는 궁극적인 감각의 공간이다.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게 해 주는 건축물이다. -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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