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 책의 거의 막바지다. 저자는 빈센트 반 고흐에 관한 글로 내용을 시작한다. 여기 별도로 밑줄치진 않았지만 고흐가 일행들의 발걸음을 늦추게 하는 종류의 관람객이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이어지는 내용들을 보면서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 보다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또한 예술에 재능이 있는 사람은 확실히 일반인들과는 행동거지 하나부터가 다르다는 것도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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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읽다가 p.322중반 부터 p.323까지는 저자가 메트에서 10년간 경비원으로 근무하면서 느꼈던 것에 기반하여 독자들을 비롯한 세상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얘기를 나누는 부분이 나온다. 어떤 느낌으로 어떻게 작품들을 감상하는 게 좋은지, 예술품에 대한 기존의 배경지식에 덧붙여 자신만의 독창적인 관점을 가져볼 것이라든지, 그리고 자기 삶에 원동력이 될 만한 작품을 찾아보라든지 등 앞선 본문에서 저자가 보여줬던 모습들에 기반하여 독자들에게 예술품을 온전히 감상하기 위한 노하우들을 빠짐없이 전해준다.

물론 저자의 메시지에 나온 방법만이 예술품을 감상하는 유일한 정답이라고 단정지을수야 없겠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공존하는 이 세상에서 예술품을 깊이있게 감상할 수 있는 어떤 하나의 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본다면 분명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1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한 장소에 있으면서 그곳에 있는 작품들을 관찰한 사람의 메시지이기에 좀 더 신뢰가 가는 것은 비단 나만의 느낌은 아닐 듯하다.

<유대인 신부The Jewish Bride> (물감을 일부러 두껍게 발라 옷의 주름이나 표면의 광택을 더욱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임파스토impasto‘ 기법이 잘 드러난 그림, 고흐의 작품에서도 자주 찾아볼 수 있는 특징이다) - P314

"믿을 수 있겠어? 진심에서 하는 말인데 여기, 이 그림 앞에서 말라빠진 빵 조각이나 먹으면서 2주일 정도 앉아 있을 수만 있으면 내 명을 10년은 단축해도 좋을 것 같아." - P315

빈센트의 <붓꽃>을 보고 있자면 가난과 자신을 괴롭히는 상념들에서 벗어나 그 생기 넘치는 단순함 속에서 영원히 살고 싶은 화가의 염원이 느껴진다. 그러나 몸을 돌려 우리 앞에 놓인 것을 직면해야 하는 시간은 오고야 만다. - P315

빈센트의 이야기가 슬픈 것은 그가 삶을 살아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그보다 운이 좋다는 사실에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이 감사하다. 내 이야기는 행복한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P315

케세라 세라 Quesera, sera (무엇이 되든지, 될 것이다.) - P316

미술관 경비원으로서 수행한 마지막 임무는 바로 맨 처음 미술관에 갔을 때 배운 일이었다. 20여 년 전, 어머니는 톰 형과 미아와 나를 시카고 미술관에 데리고 가서 각자 제일 마음에 드는 작품 하나씩을 고르기 전에는 전시실을 떠나지 못하게 했다. 그렇기에 메트에서 10년을 일했는데 내가 어떤 작품을 제일 좋아하는지 모르는 채 떠날 수는 없는 일이다. - P317

앞으로 나아가는 데 시금석이 되어줄 작품들. 옛 거장 전시관에서 내가 제일 필요로 하는 그림은 15세기 이탈리아 수사 프라 안젤리코Fra Angelico의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라는 결론을 내린다. - P317

이 그림을 좋아하는 이유는 부분적으로 내가 가진 편견 때문이기도 하다. 나는 오래된 작품이 좋다. 단단한 나무판 위에 입혀진 템페라의 느낌도, 자디잘게 금이 간 금박 아래로 붉은 진흙 베이스가 살짝 얼굴을 내미는 것도 좋다. 옛 기독교 예술품과 거기에 깃든 빛을 발할 정도로 선명한 슬픔이 좋다. 너무도 고통스럽지만 이 그림이 톰을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좋다. - P319

예수의 몸은 태풍에 요동치는 배의 돛대에 못 박힌 것처럼 보인다. 그를 중심으로 나머지 세상이 흔들리며 돌아가고 있는 듯하다. 우아하면서도 부서진 몸은 뻔한 사실을 다시 상기시킨다. 우리가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것, 고통 속의 용기는 아름답다는 것, 상실은 사랑과 탄식을 자극한다는 사실 말이다. 그림의 이런 부분은 성스러운 기능을 수행해서 우리가 이미 밀접하게 알고 있으면서도 불가해한 것에 가닿게 해준다. - P319

안젤리코 수사가 묘사한 것은 예수의 몸뿐만이 아니다. 그는 십자가의 발치에 뒤죽박죽으로 모여 있는 구경꾼 한 무리를 상상했다. 옷을 잘 갖춰 입은 사람, 말을 타고 있는 사람 등등 꽤 많은 구경꾼들의 얼굴에는 놀라우리만치 다양한 반응과 감정들이 떠올라 있다. 침통해하는 사람들, 호기심을 느끼는 사람들, 지루해하는 사람들, 심지어 다른 곳에 신경이 팔려 있는 사람들도 있다. 옛 거장들의 그림에서 자주 보이는 리얼리즘이다. - P319

W. H. 오든의 시 「뮤제 데 보자르Musee des Beaux Arts(미술관)」에도 나와 있듯 "끔찍한 순교"가 벌어지는 와중에도 "어떤 사람들은 음식을 먹고, 창문을 열고, 별생각 없이 그 옆을 걸어간다." - P319

아무리 중차대한 순간이라 하더라도 아무리 기저에 깔린 신비로움이 숭고하다 할지라도 복잡한 세상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돌아간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야 하고, 삶은 우리를 내버려두지 않는다. - P320

내 앞에 펼쳐진 삶에서 나를 필요로 하고, 내가 필요한 경우들이 있을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다른 이들도 나를 위해 그렇게 해줄 것이라는 게 나의 희망이다. - P320

이제 형은 세상에 없다. 나는 그 상실을 느낀다. 형은 그림에서 성모 마리아를 돌보기 위해 정신을 바짝 차린 채 몸을 굽히고 있는, 칭찬받아 마땅한 현실적인 사람들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내 마음속에는 지금도 형의 초상화, 티치아노가 그린 듯한 밝고, 솔직한 형의 얼굴이 선명하게 살아 있고, 그 모습에서 나는 위안을 찾는다. 이 그림이라면 확실히 내가 메트 바깥으로 품고 나갈 수 있을 것이다. - P320

수수께끼 같은 미소를 짓고 있는 <모나리자>는 세상에 한점밖에 없을지 모르지만 어디를 가나 바라볼 가치가 있는 얼굴들은 많이 있다. - P322

인색하고 못난 생각은 문밖에 두고 아름다움을 모아둔 저장고 속을 자유롭게 떠다니는 작고 하찮은 먼지 조각이 된 것 같은 느낌을 즐기십시오. - P322

가능하면 미술관이 조용한 아침에 오세요. 그리고 처음에는 아무하고도, 심지어 경비원들하고도 말을 하지 마세요. 모든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면 눈을 크게 뜨고 끈기를 가지고 전체적인 존재감과 완전함뿐 아니라 상세한 디테일을 발견할 만한 시간을 스스로에게 허락하세요. 감각되는 것들을 묘사할 말을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거기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어쩌면 그 침묵과 정적 속에서 범상치 않은 것 혹은 예상치 못했던 것을 경험하는 행운을 누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 P323

예술품의 제작자, 문화, 의도된 의미에 관해 알아낼 수 있는 건 모두 알아내세요. 그것은 보통 우리 자신을 겸손하게 만드는 과정입니다. 그러나 어느 시점이 되면 방침을 바꿔 자신의 의견을 내세워보고 싶은 마음이 들 것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우리와 다름없이 오류투성이인 다른 인간들이 어떻게 해석했는지를 두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메트입니다. - P323

여러분은 예술이 제기하는 가장 거대한 문제들에 대해 의견을 피력할 자격이 있습니다. 그러니 아무도 자기 생각을 들을 수 없다는 사실에 기대어 용감한 생각, 탐색하는 생각, 고통스러운 생각, 혹은 바보같을 수도 있는 생각들을 해보십시오. 그것은 맞는 답을 얻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가 늘 사용하는 인간의 정신과 마음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함입니다. - P323

메트에서 애정하는 작품이 어떤 것인지, 배울 점이 있는 작품은 무엇인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연료가 될 작품은 또 어느 것인지 살핀 다음 무엇인가를 품고 바깥세상으로 나아가십시오. 그렇게 품고 나간 것은 기존의 생각에 쉽게 들어맞지 않고 살아가는 동안 계속 마음에 남아 당신을 조금 변화시킬 것입니다. - P323

많은 경우 예술은 우리가 세상이 그대로 멈춰 섰으면 하는 순간에서 비롯한다. 너무도 아름답거나, 진실되거나, 장엄하거나, 슬픈 나머지 삶을 계속하면서는 그냥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런 순간 말이다. 예술가들은 그 덧없는 순간들을 기록해서 시간이 멈춘 것처럼 보이도록 한다. 그들은 우리로 하여금 어떤 것들은 덧없이 흘러가버리지 않고 세대를 거듭하도록 계속 아름답고, 진실되고, 장엄하고, 슬프고, 기쁜 것으로 남아 있을 수 있다고 믿게 해준다. 그리고 이곳 메트에 유화물감으로 그려지고, 대리석에 새겨지고, 퀼트로 바느질된 그 증거물들이 있다. - P324

세상이 이토록 형형색색으로 화려하고 충만하며, 그런 세상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며, 사람들이 아름다운 것들을 정성을 다해 만들려는 본성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사실이 신비롭다. - P324

예술은 평범한 것과 신비로움 양쪽 모두에 관한 것이어서 우리에게 뻔한 것들, 간과하고 지나간 것들을 돌아보도록 일깨워준다. 예술이 있는 곳에서 보낼 수 있었던 모든 시간에 고마운 마음이다. 나는 다시 이곳에 돌아올 것이다. - P325

때때로 삶은 단순함과 정적만으로 이루어져 있을 때도 있다. 빛을 발하는 예술품들 사이에서 방심하지 않고 모든 것을 살피는 경비원의 삶처럼 말이다. 그러나 삶은 군말 없이 살아가면서 고군분투하고, 성장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것이기도 하다. - P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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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가 되어 읽게 되었다. 어떤 내용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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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내가 느낀 대략적인 내용과 느낌만 적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저자는 인터넷이나 SNS 상의 활동들에 젖어있는 생활을 하다가 어느 날 기존의 가상 공간에서의 활동이 차단된 환경인 프로빈스타운이라는 곳에 가서 지내게 되는데, 이를 통해 자신이 그동안 얼마나 가상 공간의 생활에 젖어 있었는지를 자각하게 된다.

추가로 단지 자각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가상 공간에 젖어있던 기존의 생활과 프로빈스타운에서의 생활을 비교하면서 각 생활의 장단점을 비교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이러한 저자의 모습을 보면서 독자인 내 모습은 어떠한지를 잠시나마 타산지석 삼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내가 혹시 저자가 본문에서 자각하는 것들을 망각하고 살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다.

이미 이 책을 읽어봤거나 혹은 추후에 이 책을 읽어볼 사람들이 내가 오늘 읽은 p.45, p.46 부분을 읽어본다면 내가 지금 무슨 얘기를 하는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굳이 본문을 읽을 것도 없이 내가 위에 쓴 얘기만으로도 이야기의 핵심과 맥락을 눈치채신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2010년대를 전후로 하여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각종 SNS의 발달은 우리 삶의 행동 패턴에 큰 변화를 가져온 게 분명하다. 물론 이로 인한 장점들도 분명 있겠지만, 부작용도 결코 무시할 수 없을만큼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직 이 책을 완독한 것은 아니기에 섣부른 결론을 내리기는 조심스럽지만 아마도 내가 예상하는 어떤 맥락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통해 스마트폰과 SNS에 깊숙이 젖어든 우리의 삶을 돌아보면서 향후 균형잡힌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기위한 방안을 모색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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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읽다가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정보량의 급속한 증가가 집중력과 주의력을 감소시켰다는 얘기를 볼 수 있었다. 이 얘기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스마트폰이 생긴 시점을 기준으로 어느 한 사람이 접할 수 있는 정보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음을 자각할 수 있었다. 이는 물론 정보를 보다 쉽고 폭넓게 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겠지만, 과유불급이라는 사자성어처럼 접할 수 있는 정보량이 차고 넘치다보니 우리 인간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집중력이나 주의력이 과거에 비해 점점 짧아진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오늘 읽은 본문에서 뇌리에 깊이 각인되었던 장면은 포스팅의 거의 마지막 부분에 밑줄친 마크 저커버그의 사진에 관한 내용이었다. SNS나 최첨단 기기 등을 도구삼아 대다수의 사회구성원들을 그것에 종속시킨다는 내용의 사진이었는데, 이러한 것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그런 것들에 종속되지 않기 위해 깨어있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집중력과 주의력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블루라군은 눈이 내릴 때조차 따뜻한 목욕물의 온도로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거대하고 한없이 잔잔한 호수다. - P17

개인 차원에서 산만함으로 가득 찬 삶은 훼손된 삶이라는것이다. 집중하지 못하면 이루고 싶은 일들을 이룰 수 없다. - P24

오리건 대학의 마이클 포스너 Michael Posner 교수가 실시한 한 연구는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다가 방해를 받을 경우 전과 같은 집중 상태로 돌아오는 데 평균 23분이 걸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P24

"어떤 영역에서든, 인생의 어떤 맥락에서든 중요한 일을 하고 싶다면 적절한 대상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할 수 없다면 무언가를 해내기란 몹시 어려워요." - P25

자동차를 운전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커다란 양동이에 가득 담긴 진흙을 앞 유리창에 끼얹었다고 상상해보자. 그 순간 사이드미러를 부수거나, 방향을 놓치거나, 목적지에 늦게 도착하는 등의 여러 문제를 겪을 것이다. 그러나 그 모든 문제를 걱정하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앞 유리창을 깨끗하게 닦는 것이다. 그러기 전까지는 자신이 어디 있는지조차 알 수없다. 우리는 장기적인 목표를 성취하려고 노력하기 전에 먼저 우리의 집중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 P25

집중력이 떨어지면 문제 해결 능력도 저하된다 - P25

커다란 문제를 해결하려면 많은 사람이 장기간에 걸쳐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진짜 문제를 파악해 공상과 구분하고, 해결책을 떠올리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지도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 만큼 긴 시간 문제에 집중할 수 있는 시민의 능력을 요구한다. 그러한 능력을 잃어버린다면 온전히 기능하는 사회를 만들 능력을 잃게 된다. 집중력의 위기가 1930년대 이후 가장 심각한 민주주의의 위기와 동시에 발생했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 P26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은 단순한 권위주의적 해결책에 쉽게 이끌리고, 그러한 해결책이 실패했다는 사실을 명확히 파악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 P26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하면 그것을 바꾸기 시작할 수 있다. - P26

"우리가 직면한 모든 문제를 바꿀 수는 없지만, 문제에 직면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바꿀수 없다." - P26

완벽한 증거를 기다리면 영원히 기다리기만 하게 될 것이다. - P27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훌륭한 정보를 근거로 최선을 다해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 - P27

친구들에게 ‘와이어드wired‘라는 단어의 이중적 의미를 설명했다. 이 단어는 미친 듯이 흥분한 정신 상태를 뜻하기도 하고, 온라인 접속을 뜻하기도 한다. 이 쌍둥이 정의는 내게 연결된 것처럼 보였다. 나는 ‘와이어드‘한 상태에 질렸다. 머리를 깨끗이 비워야 했다. - P29

우리는 자신이 노출되는 정보량의 엄청난 팽창과 정보가 들이닥치는 속도를 아무 대가 없이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건 착각이다. - P32

스페인의 작가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 José Ortega y Gasset가 한 말이 떠올랐다. "준비될 때까지 삶을 미룰 수는 없다. 삶은 우리의 코앞에서 발사된다." 스스로에게 말했다. 지금 하지 않으면 영원히 못 해. 그러면 죽기 직전에 인스타그램에서 ‘하트‘를 몇 개 받았는지 쳐다보며 누워 있게 될 거야. - P36

몇 년 전에 파괴적 습관을 고치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가 ‘사전약속pre-commitment‘이라는 것임을 사회과학자들에게서 배웠다. 사전 약속은 가장 오래된 인류 이야기 중 하나인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도 등장한다. - P36

이야기의 주인공인 오디세우스가 이 유혹적인 여성과 싸워 이기는 방법을 알아냈다. 배가 세이렌이 사는 바다에 접근하기 전에 선원들에게 자기 손발을 돛대에 단단히 묶어두게 한 것이다. 오디세우스는 움직일 수 없었다. 세이렌의 노래를 들었을 때 아무리 간절히 바다로 뛰어들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다. - P37

현재에 존재하는 나, 바로 지금의 나는 더 심오한 목표를 좇고 싶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 하지만 자신이 실수를 할 수 있고 유혹 앞에서 쉽게 무너진다는 것을 안다. 그렇기에 미래의 나를 구속한다. 선택지를 좁힌다. 돛대에 자신을 묶어놓는 것이다. - P37

사전 약속은 놀라울 만큼 성공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무언가를 하겠다고 굳게 결심하고 그 결심을 고수하겠다고 맹세하는 행동이 남자들을 훨씬 잘 버티게 만든 것이다. - P38

프로빈스타운은 미국이 대서양으로 툭 튀어나온 부분의 기다랗고 초목이 우거진 모래톱이다. 미국의 종착역이자 막다른 곳이다.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 Henry David Thoreau는 이곳에 서면 등뒤로 미국 전체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 P38

프로빈스타운은 오래된 뉴잉글랜드 스타일의 정취 있는 케이프코드 마을과 섹스 던전을 섞어놓은 곳이다. 오랫동안 이곳은 포르투갈 이민자들과 그들의 자녀들이 사는 노동계급 어촌 마을이었다. 그러다 예술가들이 모여들기 시작해 보헤미안의 거주지가 되었다. 그러다 다시 게이들의 목적지가 되었다. - P40

오늘날 프로빈스타운은 오래된 어부의 오두막집에 사는 남자들이 전업으로 <인어공주> 속 마녀 우르술라 분장을 하고 여름에 마을을 점령한 관광객들에게 커닐링구스에 관한 노래를 불러주는 곳이다. - P41

속도가 빠른 것에 시선을 고정하면 근심에 빠지고 흥분하게 되며, 움직이고 손을 흔들고 고함치지 않으면 쉽게 휩쓸려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든다. - P42

트위터는 온 세상이나 자신과 내 작은 자아에 푹 빠져 있다는 느낌을 준다. 세상은 나를 사랑하고, 나를 싫어하고, 지금 이 순간 나에 대해 말하고 있다. 바다는 온 세상이 온화하고 축축하고 우호적인 무관심으로 나를 맞이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바다는 내가 아무리 크게 소리쳐도 결코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다. - P42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것들을 옆으로 치워두면 그동안 내가 어디로부터 주의를 돌리고 있었는지도 알게 될 거라고 - P43

함께 노래하는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 서 있는 것과, 화면을 통해 모르는 사람들과 상호 작용하는 것의 크나큰 차이에 다시 한번 충격을 받았다. 전자는 자아를 없앴고, 후자는 자아를 쿡쿡 찌르고 쑤셨다. - P44

내가 인생 대부분을 쳐다보며 보낸 빛나는 파란색 화면, 나를 계속 경계하게 하는 그 파란 불빛과, 내 주위에서 서서히 희미해지는 자연의 빛의 차이를 생각했다. 자연의 빛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하루가 끝났어. 이제 쉬어. - P44

내가 한 거라곤 두 개의 금속 덩어리를 놓고 온 것뿐이었다. 이게 왜 그렇게 생경할까? 마치 산통으로 악을 쓰는 두 아기를 몇 년 동안 안고 있다가 유모가 아기들을 대신 맡아주어서 아기들의 비명과 구토가 눈앞에서 사라진 듯한 느낌이었다. - P45

모든 것이 느긋해졌다. 평소에는 거의 한 시간마다 뉴스를 확인하며 불안을 일으키는 불확실한 정보를 끊임없이 접하고 그것들을 그러모아 일종의 의미를 만들어내려 노력했다. 프로빈스타운에서는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아침마다 신문 세 종을 사서 자리에 앉아 신문을 읽었다. 그리고 다음 날까지 어떤 뉴스가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깨어 있는 내내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대신, 일어난 일에 대해 심도 있는 엄선된 정보를 제공받았고, 그다음에는 내 주의를 다른 데로 돌릴 수 있었다. - P46

프로빈스타운에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 한 남자가 총기를 들고 메릴랜드에 있는한 신문사에 찾아가 기자 다섯 명을 살해했다. 기자로서 그건 분명 내게 중요한 사안이었고, 평소였다면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친구들에게 문자를 받았을 것이며, 소셜미디어에서 몇 시간 동안 사건을 따라가며 뒤범벅된 설명을 모아 서서히 그림을 완성해나갔을 것이다. 프로빈스타운에서는 학살이 일어난 다음 날 죽은 나무를 통해 알아야 할 모든 명확하고 비극적인 정보를 10분 만에 파악할 수 있었다. - P46

갑자기, 물리적인 신문(범인이 목표물로 삼은 바로 그것)이 비범한 현대적 발명품이자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발명품처럼 보였다. 그리고 내가 평소에 뉴스를 소비하는 방식이 공포를 유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와 달리 이 새로운 방식은 관점을 유도했다. - P46

트위터에서는 사람들이 어떤 주제를 이야기하고 있고 그 주제들을 얼마나 오래 논하는지를 추적할 수 있다. - P48

"유행의 최고조에 다다르는 속도가 더 빨라졌"고, "다시 하락하는 속도도 더욱 빨라졌"다. - P49

하나의 메커니즘이 있음을 발견했다. 그저 시스템에 정보를 더욱 채우기만 하면 되었다. 정보를 더 많이 주입할수록 사람들이 개별 정보에 집중하는 시간이 줄었다. - P51

"그저 오늘날의 시스템에 정보가 더 많은 겁니다. 100년 전을 생각해보면, 뉴스가 이동하는 데 말 그대로 시간이 걸렸어요." - P51

오늘날 우리가 "소방호스로 물을 들이켜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 P51

"너무 많은 것이 쏟아지고 있어요." - P51

우리는 정보에 절여졌다. - P51

1986년에 인간에게 쏟아지는 정보(텔레비전과 라디오, 독서)를 모두 합치면 대략 85쪽 분량의 신문을 매일 40종 읽는 것과 같았다. - P52

2007년에 그 양이 하루 174종의 신문을 읽는 것과 맞먹는 수준으로 증가했음 - P52

이 같은 정보량의 증가가 전 세계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느낌을 유발하는 요인이다. - P52

"속도는 기분을 좋게 해주는 면이 있습니다... 우리가 속도에 빠지는 건 그게 좋기 때문이기도 하잖아요. 온 세상과 연결되었다고 느끼고, 어느 주제에 관해 무엇이든 알아내고 배울 수 있다고 느끼게 되니까요." - P52

그러나 우리는 자신이 노출되는 정보량의 엄청난 팽창과 정보가 들이닥치는 속도를 아무 대가 없이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건 착각이다. "점점 진이 빠지게 됩니다."  - P52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가 모든 차원에서 깊이를 희생하고 있다는 겁니다... 깊이는 시간을 요구합니다. 깊이는 사색을 요구해요. 모든 것을 다 따라잡아야 하고 늘 이메일을 보내야 한다면 깊이를 가질 시간이 없어져요. 관계에서의 깊이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에너지가 필요해요. 오랜 기간을 필요로 하죠. 거기에 전념해야 해요. 주의력도 필요하고요. 깊이를 요구하는 모든 것이 악화되고 있어요. 그게 우리를 점점 더 표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고요." - P52

우리가 집단적으로 "주의력 자원의 더욱 빠른 소진"을 경험하고 있다 - P53

내가 프로빈스타운에서 어떤 경험을 한 것인지 깨달았다. 나는 살면서 처음으로 내 주의력 자원의 범위 내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내가 실제로 처리하고, 생각하고, 숙고할 수 있는 만큼의 정보만 받아들였다. 그 이상은 하지 않았다. 나는 정보의 소방호스를 잠갔다. 그대신 내가 선택한 속도로 물을 홀짝이고 있었다. - P53

페이스북의 창립자인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의 사진 한 장을 보았다. 그가 어느 방의 앞쪽에 서 있었고, 방 안에 있는 사람들은 전부 가상현실 헤드셋을 쓰고 있었다. 저커버그는 실제 현실에 서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고, 미소띤 얼굴로 사람들을 바라보며 자랑스러운 듯 주변을 천천히 걷고 있었다. - P53

추세를 바꾸지 못하면 "상류층은" 주의력이 처한 위험을 "매우 잘 인식해" 자신의 한계 내에서 살아갈 방법을 찾고 나머지 사회 구성원은 "조종에 저항할 자원이 적어서 컴퓨터 속 세상에 살며 점점 더 남에게 조종되는" 사회가 올 것 - P54

"아시겠지만, 자제력과 관련된 모든 문제는 한번 고친다고 영원히 고쳐지는 게 아니에요." 수네가 말했다. "가장 먼저 깨달아야 하는 건 그게 계속되는 싸움이라는 거예요." - P54

"보통 우리는 쉬운 길로 가고 싶어 해요. 하지만 우리가 행복할 때는 약간 어려운 일을 할 때거든요. 핸드폰이 생기면서 사람들은 늘 중요한 것보다는 쉬운 것을 제안하는 물건을 언제나 주머니에 넣고 다니게 된 거예요." 수네가 나를 보며 미소 지었다. "나 자신에게 더 어려운 것을 선택할 기회를 주고 싶었어요." -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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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별도로 밑줄치진 않았지만 저자는 본문에서 일반적인 직장인들의 월급만으로는 현실적으로 서울이나 수도권에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이 상당히 힘든 일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현실적인 이유로 인해 저자는 소위 말하는 징검다리 전략이라는 것을 독자들에게 제시한다. 이는 갑자기 생뚱맞게 튀어나온 것이 아니다. 앞서 이 책에서 저자가 소개했던 내용들이 집대성된 것이다.

실전 부동산 소액 투자는 징검다리 전략이다. 하락 중인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매물을 경매 투자를 활용해서 매입하거나 투자 시야를 전국으로 넓혀서 하나씩 차례대로 징검다리를 밟아서 올라오는 것이다. - P228

월급을 모아서 집을 사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현실적이면서도 가장 빠르고 합리적인 투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게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고 성공하는 정답이다. 7,000만~8,000만원, 5,000만 원, 심지어는 3,000만 원만 있다면 부동산 투자를 시작할 수 있다. - P228

실전 부동산 소액 투자를 시작하려면 일단 소액으로 투자해서 수익이 나는 후보지의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 - P228

지방 아파트 투자의 경우 ‘인구수 20만 명 내외(혹은 그 이상)의 지방 도시‘라는 기준을 세웠다. ...(중략)... 인구수 20만명 이상의 도시라 해도 저마다 ‘급지‘라는 것이 있다. 급지에 따라서 가격에 거품이 낀 곳도 있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도 있다. - P228

부동산 투자에서는 공급량 공부가 중요하다. 부동산 가격은 결국 공급량(입주량)이 결정한다. 즉, 공급량이야말로 집값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다. 과거에는 일반인이 이런 자료를 직접 찾아보기가 어려웠지만, 요즘은 누구나 이런 자료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서 부동산에 투자할 때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전국 아파트 가격의 동향과 공급량을 아는 것과 모르고 투자하는 것은 천지 차이의 결과를 낸다. - P229

<부동산 투자 시 활용할 만한 사이트>

네이버 부동산 land.naver.com

부동산지인 aptgin.com

아실 asil.kr

카카오맵 map.kakao.com

네이버 지도 map.naver.com

호갱노노 hogangnono.com

옥션원 auction1.co.kr

직방 zigbang.com

KB부동산 kbland.kr - P229

실전 부동산 소액 투자는 투자 경험을 쌓는 데도 효과적이다. 경험이 일천한 투자자라면 첫 투자부터 잘할 수는 없다. 벌벌 떨며 중개업소에 방문해서 우여곡절 끝에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면서도 ‘이게 맞나?라고 생각하며 불안해할 것이다. 그러나 초보 시절을 경험하지 않은 고수는 세상에 없다. 누구나 숙명적으로 초보 시절을 거쳐야만 경험을 쌓아서 베테랑이 될 수 있다. - P230

부동산 투자 고수라는 것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자신이 예측한 대로 시장이 흘러가느냐, 그리고 변수나 변칙 상황이 생겼을 때 얼마나 빠르게 대응하느냐의 차이가 고수와 초보를 가른다. 이런 차이는 오직 경험으로 만들어진다. - P230

부동산 투자에서는 첫 투자가 중요하고, 첫 투자로 수많은 실전 경험을 얻을 수 있다. 부동산에서 매매 임대인이나 매수인이 되어서 거래해보는 과정을 하루라도 젊을 때 해볼수록 인생의 승자가 된다. 계약서를 쓰고, 상대방의 계좌로 계약금을 보내고 실제 계약 날짜에 부동산 중개업소에 방문해서 매도인과 만나서 잔금을 치르고, 마침내 등기권리증을 받는 1건의 매매 경험은 어떤 이론과도 바꾸지 못할 정도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성공의 밑거름이다. - P230

부동산 책을 100권 이상 읽었더라도 투자를 안 해본 사람은 매매를 한 번이라도 해본 경험자를 절대 당해낼 수 없다. 실전이 중요한 이유다. - P230

"실전 부동산 소액 투자는 서울에 입성하기 힘든 평범한 일반인들이 차근차근 자산을 불려가는 징검다리 전략이다. 월급 저축이나 주식투자보다 현실적으로 빠르고 크게 돈을 불릴 수 있다. 이 투자의 목표는 궁극적으로 서울 상급지 아파트 보유자, 더 나아가 건물주의 단계까지 가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자." - P231

"실전 부동산 소액 투자는 부동산 투자 시야를 전국으로 넓히고 다양한 방법으로 투자하는 것이다. 소액의 기준은 1억원 이하의 종잣돈을 말한다." - P231

"실전 부동산 소액 투자 시 정보를 검색하고 자료를 모으는 데 유용한 몇 가지 툴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된다. 필자가 소개한 사이트, 툴을 시간이 날 때마다 사용하고 공부해서 하루라도 빨리 익숙해지는 것이 좋다." - P231

경험은 실천에서 나온다. 우선 관심 지역의 부동산 중개업소를 방문해보면 큰 도움이 된다. 중개업소에 들러서 내 투자금으로 거래할 수 있는 매물을 확인하고 상담해보자. 부동산 중개인은 주변지역의 호재, 재개발이나 재건축 예정지, 교통 인프라, 학교 등의 관련 정보를 친절하게 알려줄 것이다. 그들은 상담의 성공이 곧 자기 수입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 P233

결국 시간이 날 때마다 부동산 중개업소에 들어가서 커피라도 한잔 마시며 중개인과 친숙해질수록 나도 모르게 투자 관련 지식을 쌓는 것이다. 중개인과 친해지면 일반인이 모르는 해당 지역의 고급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아니면 우연히 내 예산에 맞으면서도 투자 가치가 큰 매물을 소개받을 수도 있다. 물론 실제 투자 과정에서 매도인과 가격을 두고 밀당(밀고 당기기)을 벌이거나 집주인의 마음이 바뀌어 가격이 올라가는 일을 겪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쨌든 이런 일들은 강의로는 절대 배울 수 없다. 발로 뛰며 현장에 직접 나가서 부딪혀야만 얻을 수 있는 경험들이다. - P233

아무리 부동산 공부를 많이 하고 각종 뉴스를 뒤져도 전국 방방곡곡의 부동산 사정을 모두 알 수는 없다. 살아 숨 쉬는 투자 정보를 얻고 싶다면 부동산 중개인과 친해져라 중개인들은 손님을 절대로 귀찮아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방문하는 모든 사람이 잠재고객이다. 그러니 부동산 투자자라면 수시로 내 집 드나들 듯이 부동산 중개업소에 방문하면 좋다. 중개업소 방문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싶겠지만, 이는 부동산 투자에서 빠트릴 수 없는 중요한 일이다. - P234

초보 부동산 투자자를 위한 부동산 중개업소 방문팁 

ㅁ남자 사장님보다는 여자 사장님이나 여자 실장님이 있는 곳으로 가라.

ㅁ방문 시에는 어물쩍거리며 서 있지 말고 의자에 앉아라. 서서 묻는 것과 의자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대화의 차원이 다르다.

ㅁ중개인들도 사람이라 남자 2명이 방문하면 경계심을 갖는다. 남녀 또는 그냥 남자 혼자 방문하는 편이 낫다.

ㅁ중개인들은 실수요자를 반긴다. 이왕이면 실수요자 입장으로 임하자. 실수요자 입장에서 물으면 좋은 브리핑을 들을 수 있다.

⇒부동산 중개인과 친밀도를 쌓는 것은 곧 투자 이익으로 직결된다. - P234

랜드마크land mark는 어떤 지역의 상징이다. - P235

랜드마크 아파트는 해당 지역 부동산 시장의 가격을 선도하기에 다른 말로는 ‘리딩 아파트‘ ‘대장 아파트‘라고도 부른다. - P235

강남 : 압구정 현대, 래미안대치팰리스
서초 : 아크로리버파크, 반포자이, 래미안퍼스티지
송파 : 엘스, 리센츠, 트리지움 - P236

지방도 마찬가지로 당연히 랜드마크 아파트가 있다. 초보 부동산 투자자라면 지금 당장은 이런 아파트에 투자할 수는 없어도 각 지역의 부동산 시장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아파트를 꾸준히 살피는 것만으로도 투자시에 분명 큰 도움이 된다. - P236

무엇보다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서 평소의 가격 정보를 알고 있다면 현재 해당 부동산 매물 가격이 거품이 낀 것인지, 아니면 저평가된 것인지 등을 쉽게 알 수 있다. 투자 혜안은 이런 작업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 P236

평소에 가보지 못한 지역일지라도 랜드마크 아파트 모니터링으로 투자 대상도시와 친밀해지는 경험을 해볼 수 있다. 가격을 검색하고 지도와 사진으로 매물 위치, 인접 지역을 자꾸 들여다보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해당 지역 부동산과 친밀해진다. - P237

처음에는 여러분이 사는 지역과 가까운 랜드마크 아파트부터 시작하자. 그리고 서울 25개 구, 전국 광역 도시, 인구수 20만 명 내외의 지방 도시순으로 랜드마크 아파트 모니터링을 확대하자. 향후 내가 살 집을 구하거나 투자 대상으로 집을 마련할 때 정확하고 객관적인 가격 판단을 할 수 있다. - P237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의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바로 입주량과 인구수다. 쉽게 말해서 입주량은 공급량이고 인구수는 수요량을 의미한다. - P238

수요량과 비슷한 수준의 입주량은 ‘적정 입주량‘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특정 도시의 적정 입주량(수요량)을 계산하는 공식이 있다. 해당 도시의 인구수에 0.5%를 곱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절대적인 수치는 아니지만, 대략 적정 입주량을 알 수 있다.

인구수×0.5%= 적정 입주량(수요량) - P239

이 계산식을 외워두면 부동산 투자 시에 투자 대상을 파악하고 고를 때 많은 도움이 된다. - P239

전국의 아파트 가격은 모두 동일한 방향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그보다는 해당 지역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서 가격이 변동한다. - P241

어떤 일이든 리스크는 최대한 피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심리다.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각종 자료를 명확하게 분석해서 나만의 투자 기준을 세워야 한다. - P241

실전 부동산 소액 투자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첫 번째 핵심 비결은 입주량과 인구수 파악이다. 대한민국에 수많은 지방 도시가 있지만, 인구수 20만 명이 채 안 되는 곳에는 투자하지 않는 것도 리스크를 최대한 낮추기 위함이다.
그러니까 결국 수요를 염두에 둔 결정이다. - P241

예컨대 강원도만 해도 삼척, 태백, 동해 등 여러 도시가 있지만, 초보 부동산 투자자라면 현재로서는 인구수 20만 명 이상인 춘천, 원주, 강릉만을 투자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나머지 소도시는 기준을 맞추지 못했으므로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투자 리스크를 줄이는 길이다. - P241

부동산 투자 경험이 꽤 있는 투자자라면 인구수 기준을 낮추어서 10만 명 내외의 지방 도시를 투자처로 삼을 수도 있다. 수요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그런 곳은 가격이 저평가된 곳들이 더러 있기에 투자처로서 충분한 매력이 있다. 게다가 풍선효과로 인해 어느 한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주변 지역으로 그 오름세가 점점 확대된다. 이 현상을 고려해 이미 가격이 크게 올라 숨고르기 중인 인구수 20만 명 내외의 지방 도시가 있다면 해당 도시주변에 있는 인구수 10만 명 내외의 도시로 투자 시야를 넓히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 P242

물론 해당 방법은 ‘인구수 20만 명 내외라는 기준으로 투자하는 것보다는 리스크가 있으므로 초보 부동산 투자자에게는 그다지 권하지 않는다. 하지만 다양한 경험을 갖춘 투자자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부동산 소액 투자법이 될 수 있다. - P242

결론적으로 초보 부동산 투자자가 실전 부동산 소액 투자를 위해 지방 도시에 투자할 때는 본인만의 기준을 명확하게 세워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단계적인 수익을 노려야 한다. 필자는 그 기준으로 입주량과 인구수를 꼽는다. - P242

정말 부자가 되려면 공부도 공부지만, 감정과 생각도 훈련이 되어야 한다. 트레이닝을 통해서 흔들리지 않는 부자의 마인드를 갖추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서 용기도 필요하다. 용기란 실전에서 매매할 수 있는 용기를 의미한다. - P243

겁쟁이는 부자가 될 수 없다. 부동산을 산다는 행위는 큰 결정이라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은 결정을 미루기를 원한다. 이 말은 다시 말하자면 겁쟁이라서 저지르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 투자하지 않고 매매하지 않으면 인생이 바뀔 수 없다. 부자는 남들보다 한발 앞서서 저지르는 사람이다. 과감하게, 제대로 저지르는 사람이다. 물론 그렇기에 항상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하지만 저질러야 내 인생을 바꾸는 힘이 생기고 인생이 역전된다. - P244

망설이지 말고 저질러라. 의사결정을 뒤로 미루지 말고 먼저 저지르고 수습하자. 저지르지 않으면 수습할 일도 안 생긴다. 인생에서 의사결정의 무게중심을 저지르는 쪽에 두자. - P244

필자는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일단 해보자!‘라는 스타일이다. 이런 생각과 실천으로 내 운명을 바꾸어왔다. 여러분 역시 평상시에도 늘 먹는 음식만 먹고 가던 곳에만 가고 하던 것만 하는 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것에 거리낌 없이 나를 노출시키자. - P244

인생은 베팅이다. 평소 베팅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오늘 갑자기배팅을 잘할 수는 없다. 배팅의 성공 확률을 높이려면 평소 내 삶의 태도, 인생을 대하는 방식부터 바꾸어야 한다. 일상에서 소소하더라도 새로운 것을 저질러보는 습관을 기르자. 인생은 별것 아니다. 이런 습관이 결국 부자가 될 수 있도록 용기를 키워준다. - P244

실전 부동산 소액 투자자에게 필요한 최소 투자금은 얼마일까? 필자는 최소 투자금으로 3,000만 원이라는 금액을 제시한다. 물론 3,000만 원은 상징적인 숫자다. 그만큼 적은 돈으로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 P246

전국을 살펴보면 3,000만 원 이하로도 아파트를 살 수는 있다. 그래서 최소 투자금을 3,000만 원으로 설정했다. 만약 여러분에게 5,000만원, 7,000만 원, 좀 더 많게는 1억 원이라는 투자금이 있다면 충분히 저평가된 매물, 앞으로 가격 상승 여지가 있는 매물을 잘 골라서 투자할 수 있다. 시야를 전국으로 넓히면 정말 많은 매물을 찾을 수 있다. - P246

부동산 투자는 투트랙two track 시각으로 접근해야 좋다. 첫 번째 시각은 서울 부동산 시장 현황을 꾸준히 살피는 일이다. 어떤 부동산 정책이 나오는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관심지역의 아파트를 방문해서 정보를 꼼꼼히 챙기는 일도 병행해야 한다. 이는 무의미한 일이 아니다. 솔직히 여러분이 사고 싶은 집은 서울의 아파트일 텐데, 지금은 입성이 불가능하다 해도 머지않은 미래에 내가 원하는 곳의 집을 사겠다는 믿음을 새기는 행위는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미리 공부해두면 절대로 손해볼 일은 없다. - P247

두 번째 시각은 지금 투자할 수 있는 물건 그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다. 실전 부동산 소액 투자로 돈을 불려가는 징검다리 전략이다. 투자 대상지역에서 대출 등의 규제가 풀리거나 묶이는지, 매매가와 전세가의 갭 흐름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살피는 일도 중요하다. 파트 2에서 다룬 것처럼 레버리지야말로 부동산 투자의 본질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P247

집을 살 때 활용하는 레버리지는 크게 두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① 은행의 대출을 받아서 산다.

② 대한민국에만 있는 제도인 전세를 끼고서 산다(갭투자). - P247

갭투자를 할때는 매매가와 전세가의 갭이 적을수록 투자금이 적게 든다. 거꾸로 갭이 클수록 투자금이 많이 들어간다. ...(중략)... 매매가와 전세가 사이의 갭은 시장의 상황과 분위기, 그리고 공급여부에 따라서 시시각각 변한다. - P248

현명한 투자자라면 당연히 갭이 붙는 시기, 즉 갭이 줄어들어서 투자금이 적게 드는 시기를 노려야 한다. 결국 투자금 3,000만원으로 지방도시 아파트를 산다는 것은 이런 갭의 흐름을 면밀하게 분석해서 하는 투자이기도 하다. - P248

서울 아파트는 평범한 직장인이 저축만으로는 절대 살 수 없다. 3,000만 원이있다면 지방 도시의 아파트에 투자라도 해야 자산이 늘어나고 내 희망이 현실로 바뀐다. - P248

실전 부동산 소액 투자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면 해당 지역에서 대출이 얼마나 나오고, 전세가율이 얼마이며, 갭의 흐름은 어떤지 등을 두루 살피고 이를 바탕으로 투자 시뮬레이션을 해보자. 그리고 적당한 매물이 눈에 띄면 과감하게 투자하자. - P248

부동산 시장은 항상 시시각각 변화한다 - P249

지금 당장 물고기를 얻는 것보다는 낚시하는 법을 배워야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물고기를 평생 낚을 수 있다. 필자의 이야기를 낚시법으로 삼고 잘 배워두었다가 향후 물이 있는 곳에 가서 낚싯대를 드리우고 나만의 대어大魚를 잡자. - P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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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휘트니 미술관이 다운타운으로 이사하면서 비게 된 건물을 메트가 분관으로 사용하는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이 분관의 공식 명칭은 ‘메트로폴리탄 브로이어 미술관‘ 인데, 저자의 말에 따르면 기존의 메트와는 달리 깔끔한 분위기가 나는 건물이라고 한다. p.271에 밑줄 친 것은 브로이어 미술관에서 전시하는 작품들 중 일부다.

뒤이어 읽다가 p.275에 밑줄 친 부분들이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여기서 느낀 것은 어떤 의미있는 결과물과 더불어 그 결과물을 만들어내기까지의 과정 하나하나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점이었다.

때론 의도와는 달리 그 과정 중에 넘어지거나 실패할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실패 또한 궁극적으로는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하면서 실패한 것은 훌훌 털어버리고 다시 의미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한 방법들을 찾아나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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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어 읽다가 ‘조르나타‘ 라는 용어가 나오는데 본문에 별도로 자세한 설명이 없어서 검색창에 검색해보니 이탈리아 어로 ‘하루의 일‘ 이라는 것을 지칭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본문에서 미켈란젤로가 완성한 천지창조 천장화와 벽화의 경우 570일이 걸렸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조르나타‘라는 용어를 써서 표현하자면 570 조르나타만큼 일했다고 표현할 수도 있을 듯하다. 뭐 대단한 건 아니지만 새로운 용어에 친숙해질 수 있는 기회였기에 나름대로 유익했다고 생각한다.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arer (르네상스 시기의 독일을 대표하는 화가이자 판화가. 국내에는 소묘 <기도하는 손Betende Hinde>으로 특히 잘 알려져 있다)가 반쯤 그리다 만 <살바토르 문디 Salvator Mundi>는 잉크로 스케치된 예수의 얼굴에 살이 덧붙여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 P271

앨리스 Alice Neel의 <흑인 징집병Black Vietnam War Draftee〉은 초상화 속 인물이 단 한 번 모델을 서고 사라지자 작가가 이 자체로 완성된 그림이라고 선언한 작품이다. - P271

세심하게 신경을 쓰고 실력과 인내심을 발휘해서 무언가를 만들어냈을때 결국 그것이 넘칠 정도로 좋은 것이 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 P272

무엇이 됐든 그것을 정말로 잘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얼마나 열심히 해야 하는지, 수월해 보이는 외양을 지니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어가는지 우리는 잘 안다. - P272

내가 자랑스러웠던 이유는 아마도 인간이 수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성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을만들어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그것도 꽤 자주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인 듯하다. - P272

‘몹수스가 니사와 결혼을 하는데, 사랑에 빠진 연인이 바라지 못할 게 뭔가‘는 ‘무슨 일이든 가능하다‘는 말을 달리 표현한 것이다. - P273

곤란한 상황 속에서라도 최선을 다해 기쁨을 찾아내자 - P275

<더러운 신부 혹은 몹수스와 니사의 결혼식The Dirty Bride of The Wedding of Mopsus and Nisa> - P273

내가 뜻밖으로 느꼈던 것은 거장의 ‘지문‘을 그토록 부자연스럽고, 일그러지고, 불완전하고, 초보적인 것에서 발견했다는 사실이다. - P275

완벽한 외양을 갖춘 완성품만으로는 예술에 대한 배움이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 작품들이 탄생하는 과정에 들어간 고통을 잊지 않아야 한다. - P275

자기 자신이 무언가를 어떻게 만들어낼지 궁리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의 창작물을 보는 데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P275

그리고 사실 평생 처음으로 나도 뭔가를 만들어가고 있는 느낌이 든다. 엄청나게 무질서하고 즉흥적인 과정을 밟으면서 두 명의 작은 인간과 그들이 살아갔으면 하는 작은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결코 완벽하지도, 완성할 수도 없는 프로젝트겠지만 말이다. - P275

메트 브로이어 미술관은 결국 계약 기간을 끝내지도 못하고문을 닫았다.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관람객 숫자가 고르지 않다는 이유로 불과 4년 만에 폐관했다. 메트처럼 엄청난 기관이라도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려면 실험을 해야 하고, 실패를 하기도 한다. - P275

만일 어떻게든 시스티나 예배당의 천장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면, 미켈란젤로가 그랬듯이 높게 쌓아 올린 비계 위에 서서 턱을 치켜들고 설 수 있다면 거장이 하루에 얼마만큼의 작업을 했는지 정확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P280

매일 아침 미켈란젤로와 그의 조수들은 새로 바른 회반죽이 마르기 전에 그날 완성해야 할 부분에 대한 밑작업을 했다. 이것을 이탈리아어로 ‘하루의 일‘이라는 뜻의 조르나타 giornata라고 하는데 시스티나 예배당의 천장화는 사실 이렇게 작고 불규칙한 모양의 작은 성취들이 경계선이 거의 보이지 않는 모자이크처럼 모여서 만들어진 작품이다. - P280

비스듬히 누워 있는 아담은 조르나타 네 개, 팔을 뻗고 있는 신도 조르나타 네 개 조각들을 세어보면 미켈란젤로가 붓과물감통과 모래, 회반죽 자루를 가지고 흙손(이긴 흙이나 시멘트 등을 떠서 바르는 연장)으로 그 높은 곳에서 570일을 보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P280

미켈란젤로는 자신을 예술사 최고의 거장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게 분명하다. 날마다 그날 해야 할 일을 마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데 더없이 전념했기 때문이다. - P280

거장 마사초Masaccio (초기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 출신 화가. 당시에는 새로운 기법이었던 원근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사실적이고 입체적인 인물화와 프레스코화를 남겼다) - P281

미켈란젤로는 처음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을 때 아버지에게 심한 매질을 당했다. 부오나로티 가문은 빈털터리였지만 귀족이었고 그의 아버지 로도비코는 아들이 손을 쓰는 일을 하는 것을 몹시 괴로워했다. 그물처럼 교차하는 선들로 세심하게 공을 들여 음영을 표현한 작품을 보면서 로도비코가 한 가지 면에서는 옳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작업은 육체노동이었다. 반복적이고 지루하며 몸을 쓰는 노동, 숙련이 가능한 노동인 것은 확실하지만 지름길도 없고, 인내심을 가지고 한 획 한 획긋는 것 말고는 일을 진척시킬 다른 방법이 전혀 없는 겸허한 작업인 것이다. - P282

세상은 쉽게 그릴 수 있는 모델이 되어주지 않는다. 안전한 길은 다른 사람들이 여러 차례 시도해서 다듬어 놓은 방식을 통해 복잡함을 제한하는 방법이다. 위험한 길은 시각의 한계에 도전하고 그것을 펜으로 표현할 방법을 스스로 만들어내려고 애쓰는 방법이다. - P283

미켈란젤로는 아마 표현하기 가장 어려운 대상과 사랑에 빠졌던 듯하다. 바로 약 6백 개의 근육과 약 2백 개의 뼈로 이루어진 인간의 몸 말이다. 이 전시실에는 그가 자신의 눈과 손과 두뇌에 의지해서 생명력을 불어넣은 인간의 몸이 있다. - P283

"결과도 없이 시간만 낭비하고 있어… 신이시여, 도와주소서!" - P284

‘리비아인 시빌(시빌sibryl 또는 시빌라sibylla는 고대 그리스 문화권에서 신탁을 받는 예언자를 뜻한다.)‘ - P284

종이 위의 무엇 하나 그냥 그린 건 없다. 한 획 한 획마다 어려운 임무를 완수하고자 하는 에너지와 야심과 헌신이 깃들어 있다. 미켈란젤로는 빈 종이 한 장만 있으면 모든 근심을 잊고 혼신의 힘을 바쳐 주어진 과제를 해냈고, 씁쓸한 불평 따위는 일이 끝난 후에나 하는 사람이었음이 분명하다. 어려운 일을 해내는데 이보다 나은 방법이 또 있을까? - P287

대부분의 관람객이 미켈란젤로가 70년 정도 걸려 완성한 작품들을 ‘끝내는데‘는 한 시간 가량이 걸린다. 비난하는 건 아니지만, 미켈란젤로의 성미를 아는 나로서는 그가 이 사실을 알면 꽤 짜증을 낼 것이라고 짐작해본다. 전쟁 관련 소묘만 해도 수백 시간을 소비한 작업들이었지만 우리에게는 그냥 재미있는 여흥에 불과하다. - P289

조르조 바사리 (메디치 가문의 후원하에 다양한 프레스코화를 제작한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이자 우피치궁의 설계 등을 맡았던 건축가. 1550년에 르네상스 예술가들의 전기를 담은 『미술가 열전』을 출간하면서 후대에는 미술사학자로 더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 P289

로마의 지붕들 위로 높이 솟아오른 돔을 짓는 것은 초인간적인 능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었고, 바로 그래서 우리가 미켈란젤로라는 인물이 초인간적인 능력을 지닌 사람이라는 인상을 갖게 된 것이다. - P290

소박한 그림에서 그는 그저 무지개 모양을 거듭해 그리면서 마음에 드는 곡선을 찾으려 하고 있다. 아무리 위대하다 칭송을 받는 그일지라도 결국 어린아이 같은 연습 과정을 건너뛸 수는 없는 사람인 것이다. - P290

80대에 접어들어서도 미켈란젤로는 사소한 실수로 성 베드로 성당의 완공이 늦어지게 된 일로 크게 자책했다. "수치심과 슬픔으로 사람이 죽을 수 있다면 나는 이미 죽었을 것이다"라고 그는 당시를 기록했다. - P292

1490년대에 제작된 그의 <피에타 Pieta> (미켈란젤로의 걸작이며 피에타의 가장 대표적인 이미지가된 작품)가 거장의 명성에 걸맞는 걸작이라면 이 <론다니니 피에타 Pieta Rondanini> (미켈란젤로의 유작이며 성 베드로 대성당의<피에타>와는 달리 성모가 예수를 선 채로 끌어안고 있는 구도 때문에 축 늘어진 예수의 몸이 부각되어 더 처연한 느낌을 자아낸다)에서는 고통과 내밀한 슬픔이 더 생생하게 느껴진다. - P292

앨라배마주의 지스 벤드에서 퀼트를 만드는 수십 명의 여성들이 자신들의 일과 삶을 이야기한 인터뷰 기사도 읽었다. ‘어렵다‘는 표현이 너무 자주 나와 후렴구처럼 느껴졌다. "어려움에 처했어요...", "어려운 시기였죠...", "어려운 길을 가야 했어요...", "우리가 어려운 상황에서 열심히 일한 건 주님도 아실 거예요...", "쉽지 않았어요. 어려웠죠." - P293

루시는 밭에서 다른 일도 했다. 날마다 밥을 먹는 시간에 바느질할 퀼트 재료를 조금씩 가지고 밭으로 나간 것이다. 대부분의 퀄트 작품은 블록 아홉 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하루에 블록 하나쯤 완성하면 만족했다. 루시 T. 버전의 조르나타였다. - P294

캘리코(날염을 한 거친 면직물) - P294

로레타가 천 조각들을 배열하는 장면을 상상해본다. 그녀는
"바짓가랑이 뒷부분처럼 해지지 않은 천은" 뭐든 다 사용했다고 했다. 어쩌면 바느질을 시작하기 전에 "헌 셔츠와 치맛자락, 반바지의 바짓가랑이 부분에서 구해낸 조각들을 모두 펼쳐서 배열을 해봤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보다는 아마도 날마다 당장할 부분만을 생각하며 작업을 해나가다가 어느 날 예술품을 완성하는 방법으로 작업을 했을 가능성이 더 높다. - P301

의미라는 것은 늘 지역적으로 만들어진다 - P302

가장 위대한 예술 작품은 자신의 상황에 갇힌 사람들이 아름답고, 유용하고, 진실된 무언가를 창조하기 위해 조각조각 노력을 이어 붙여 만들어가는 것 - P302

이제 더 이상 전성기 르네상스와 같은 개념을 빌어 생각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대신 새로 만든 회반죽을 바르고, 거기에 그림을 그리고, 회반죽을 조금 더 바르고, 거기에 그림을 조금 더 그리는 한 사람을 생각할 것이다. - P302

이제는 내 삶이 지금 보이는 지평선 너머까지 뻗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 정도의 관록은 갖추게 되었다. 삶은 휘청거리고 삐걱거리면서 천천히 앞으로 나아갈 테고, 그 방향을 나 스스로 잡는 편이 낫다는 것도 알게 됐다. 다시 말해 내 삶은 여러 개의 챕터로 되어 있고, 그 말은 현재의 챕터를 언제라도 끝낼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 P305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이 전시실에서 벌어진다고 생각하던 한때가 있었고, 명상과 같은 고요함을 감사한 마음으로 음미했다. 그러나 요즘은 생각이 미술관 밖으로 휘리릭 날아가서 몸과 마음이 움찔거리고 안절부절못하기 일쑤다. 나는 이제 더 이상 고요하고 정돈된 환경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제 더이상 경기장 밖에 서서 게임을 잠자코 지켜보지 않아도 된다. - P306

전시실을 찾는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들을 지켜보면서 우리 아이들에게 이 큰 도시와 넓은 세상을 어떻게 만나게 해줄지를 계획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두려우면서도 흥분되는 미래다. 솔직히 말해서 코딱지만 한 우리 집이 혼란에 빠지지 않게 하는 일만으로도 벅차고, 바깥 세상과 다양한 관계를 맺기 위해 더 강인하고 용감해질 방법을 배우고 싶다. - P307

나는 가이드를 하기 위해 조사하고, 투어 내용을 적고, 그것을 사람들에게 들려줄 준비를 하는 내가 얼마나 신나 하고 있는지 문득 깨닫는다. 이야기를 하는 일, 나만의 것을 만드는 일이다. - P307

‘브링리, 무슨 말이야, 오늘이 마지막 근무잖아! 한군데 처박혀서 보초를 서라고 할 수는 없지. 전시실들을 쭉 둘러보면서 작별 인사를 해 정 돕고 싶으면 화장실에 가야 하는 친구들 자리를 잠깐씩 지켜주면 돼. 건투를 빌어요, 브링리 씨! 다음!" - P308

"탈출하는 데 성공했구먼, 젊은이. 게다가 아직 머리카락이 남아 있기까지 하잖아." - P309

이제 곧 ‘전 직장‘이 될 이곳이 본질적으로 사람들을 입장시키고 자유롭게 헤매고 다니는 것을 허락한다는 건 참 다행한 일이다. 그리고 돌아왔을 때 친구들을 찾는 데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모두들 보이는 곳에 서 있을테니. - P309

전시관 몇 개가 보수공사를 거쳤고, 수백 개의 새로운 전시물들이 들어왔다. 그러나 크게 보면 15세기 예술품들이 10년 더 나이를 먹었을 뿐이다. 메트가 달라 보인다면 그것은 그곳을 보는 사람의 눈이 변했기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 P310

이런 전시실에서는 천 번을 둘러봐도 늘 새로운 것을 발견할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동안 내가 이 벽 너머의 세상을 얼마나 조금밖에 보지 못했는지도 생각하게 된다. - P311

앙시앵 레짐 시대(15세기에서 18세기 후반에 걸친 프랑스의 왕정시대, 대혁명으로 막을 내렸다.) - P311

나는 이 미술관을 떠나고 나면 나이가 나보다 곱절이나 많은 세상 반대편에서 태어난 사람과 좋은 친구가 되는 일이 일상적이지 않은 세상으로 들어가게 된다는 사실을 절감한다. 메트 경비원들 사이에서 그런 일은 언급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흔한 일이다. - P313

경비 일이라는 것이 "아무 할 일도 없는데 하루 종일 걸려서 해야 하는 일"이라며 우리끼리 농담을 하곤 했다. - P314

다시 찾게 될 때 나는 방문객일 것이고, 여덟 시간에서 열두 시간 동안 한곳에서 서성거리는 대신 언제라도 자리를 털고 일어나 다음 전시실로 옮겨갈 자유를 누리게 될 것이다. - P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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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자는 악기에 관한 얘기를 하면서 독자들에게 ‘죽음‘이라는 키워드를 상기시킨다. 갑자기 좀 생뚱맞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누구나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한편으로는 죽음이라는 것을 잊고 살 때가 많은 것 같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나 또한 마찬가지다. 삶의 매 순간순간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라 감사하고 소중한 것이라는 사실을 항상 기억한다면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조금이나마 힘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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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읽다가 이 책의 11장에서 저자가 육아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는 부분이 나오는데, 만약 어린 아이를 과거에 키웠거나 또는 지금 키우고 있는 독자라면 저자의 얘기에 상당부분 공감할 듯하다. 추가로 이 부분에서 저자가 미술관 경비원 일과 육아의 고충을 비교하는 장면(p.261)도 인상적이었다.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 - P243

모든 것을 잊고 맘껏 흔들어라. - P243

프렛(기타나 베이스, 밴조와 같은 발현악기의 핑거 보드에 설치된 음쇠. 줄에 손가락을 짚을 때 프렛에 줄이 닿게 만들어 음의 높낮이를 교정한다) - P245

블루그래스(미국 서부 산악 지역의 음악을 민속 악기만을 이용해 현대화한 음악 장르) - P246

‘금란의 들판(프랑수아 1세와 헨리 8세 사이의 레슬링 경기. 1514년에 맺어진 잉글랜드와 프랑스 사이의 조약을 굳건하게 하기 위한 친선경기였다.)‘ - P247

가장 무서운 부분은 이 투구의 차갑고 냉정한 정직함이다. 이것은 다른 사람의 머리를 내려쳐서 부술 때 자신의 두개골을 보호하기 위한 커다랗고 속이 빈 중금속 덩어리일 뿐이다. - P247

17세기 후반, 총기는 양철 인간처럼 챙겨 입는 것이 더 이상 의미가 없을 정도로 강력해졌다. 총알 세례로 갑옷 따위는 양철 채반처럼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19세기까지도 총을 쏘는 과정은 총기가 원시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화약의 양을 재서 총신에 붓고, 거기에 공이를 떨어뜨려 꽂을대로 다진 다음, 부시에 기름칠을 하고, 뇌관을 격발하기 전에 부싯돌을 조정하고... 이 모든 과정을 총을 한 번씩 쏠 때마다 반복해야 했다. 더 현대적인 형태의 폭력에는 적합하지 않은 방법이었다. - P248

양키 (미국 북동부에 사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 - P248

새뮤얼 콜트(미국의 발명가 및 공장 경영자. 콜트 제조회사를 설립하고 리볼버 권총을 보급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 P249

텍사스 레인저스(개척 시대 미국 텍사스의 파수꾼 역할을 한 민병대를 가리키는 말) - P249

결국 그의 리볼버는 코만치족과 전쟁을 치르고 그들을 땅에서 몰아내는 데 꼭 필요한 무기였음이 증명되었다. 텍사스에서뿐만 아니라 대륙 전역에서 이 무기는 미국의 제국 건설에 필수적인 도구가 되었다. 원주민 전사들은 2~3초에 한 발씩, 총보다 훨씬 빠르게 화살을 쏠 수 있었지만, 리볼버가 등장하자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 P249

콜트는 완벽한 상호 호환이 가능하도록 똑같은 부품을 기계로 생산한다는 기발한 목표를 추구했다. 이것은 곧 ‘아메리칸 시스템‘으로 알려지게 된 조립 공정별 제조법으로의 도약이었다. 1855년, 콜트는 기계로 금속을 두드리고, 연마하고, 구멍을 뚫고, 날을 세우고, 완벽한 복제품으로 성형하기 위한 약 6400평에 달하는 시설을 설립했다. 그것은 세상이 다시는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가장 뚜렷한 징후 중 하나였다. - P249

당시 미국 서부에서는 "신은 인류를 만들었고, 샘 콜트는 그들을 평등하게 만들었다"라는 말이 유행했다. - P250

이 일을 거의 5년 동안 하다 보니 몇 가지 습관이 생겼다. 친한 친구들이 생겼고, 내가 일하기 좋아하는 전시실과 별로 선호하지 않는 전시실을 구별하게 됐다. - P250

베테랑 경비원의 일주일에는 예술이 가치 없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을 만큼 예술의 다양한 면모를 볼 수 있는 넘치는 시간이 있음을 인정한다 - P251

존 싱어 사전트John Singer Sargent의 매혹적이기로 유명한 초상화 <마담 X Madame X>(1800년대 후반, 다수의 스캔들로 프랑스 파리 사교계의 유명 인사였던 마담 피에르 고트로의 팜므파탈적인 면모를 묘사한 초상화) - P251

‘우리는 경비원이 아니에요... 보안 예술가들이죠‘ - P252

다음 순번이 예상대로 조금 늦게 도착하자 내 유머 감각과 인내심이 바닥을 보인다. 사고가 많지 않은 직장에서는 아주 작은 무례함에도 신경이 거슬릴 수 있다. - P252

바위에 부딪혀 장엄하게 부서지는 파도와 바람에 휩쓸린 메인주의 해변을 그린 윈슬로 호머WinslowHomer(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출신의 화가. 거친 파도와 폭풍우 등바닷가를 모티브로 한 풍경화로 잘 알려져 있다) - P252

미국의 인상파 화가 메리 카사트Mary Cassar (작품의 대다수가 여성들의 사회적이거나 개인적인 일상생활을 담고 있으며 어머니와 자식들, 특히 모녀 관계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 P252

모네와 드가 같은 인상파 화가들 - P253

그녀(카사트)의 작품들은 전형적인 인상파 작품들만큼
‘흐릿하지‘ 않고 옛 거장들의 그림보다는 더 즉흥적이다.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스타일인 것이다. 그녀에 대해 한동안 생각하지 않았던 건 명확하게 생각할 만한 부분을 찾지 못해서였다. - P253

보안상의 이유로 모사하려는 원작보다 25퍼센트 이상 작은 캔버스를 사용해야 한다는 규칙 - P253

카사트의 그림은 사랑스러운 것이 아니라 햇살에 흠뻑 젖은것처럼 아름답다. 대담하고, 편안하고, 다채롭고, 옳고, 뭐랄까, ‘순수 예술‘보다 더 탄탄하다. - P255

그녀(카사트)는 기민하고 영감이 충만한 미적 지능으로 수천 가지의 선택을 해냈다. 그런 그녀의 작품을 생명력 없이 흉내낼 수는 있지만 재현하기는 불가능하다. 정리하자면 나는 그녀의 그림이 얼마나 훌륭한지 믿을 수도, 견딜 수도 없어서, 아주 오랜만에 그저 깊이 흠모하며 바라보기만 했다. - P255

위대한 그림은 경외감, 사랑 그리고 고통 같은 잠들어 있던 감정들을 불러일으키고, 그것은 메자닌의 골동품들에 대한 호기심과는 다르다. - P256

이상하게도 나는 내 격렬한 애도의 끝을 애도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제는 내 삶의 중심에 구멍을 냈던 상실감보다 그 구멍을 메운 잡다한 걱정거리들을 더 많이 생각한다. 아마도 그게 옳고 자연스러운 것이겠지만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 P256

작은 병실 안에서 그야말로 중대하고 신비로우면서도 평범한 일이 일어나기를 기다리는 시간의 대부분은 그냥 앉아서 어리둥절하며 침묵 속에서 견뎌내는 기나긴 기다림의 연속이다. 그것도 전과 마찬가지다. - P259

올리버가 태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신생아는 품에 안기에도연약한 존재이고, 잘못하면 부러져버릴까 두려울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두텁고, 강력하고, 강건한 느낌을 주는 생명력으로 가득 찬 부대 자루, 수십억 개에 달하는 세포 더미였다. 톰이 그토록 찬양하던 경이롭고 엉망진창인 세포생물학이 떠오르고 더 나아가 생명 자체를 생각하게 한다. - P261

자연은 단순함보다 대담하고 강한 것을 선호한다. 그런 것들은 아름답긴 하지만 항상 예술적이거나 명료하지는 않다. 경험상 내 삶도 그렇다. 이제 단순한 삶은 끝났다. 그러나 아기 덕분에 이제 내 삶도 더 아름답고 강건해지는 여정을 시작했는지도 모르겠다. - P261

임금을 거의 받지 못한 3개월의 육아 휴가 동안 내 일터는 엘리베이터도 없는 아파트 3층이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한 번에 담당하는 구역보다 작은 공간이었다. 고요하고 말끔한 전시실 대신 고물상 같은 방들이 내 일터가 되었다. 하지만 7만평이 넘는 메트에서보다 20평짜리 이곳에서 할 일이 훨씬 많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적응하기가 무척 힘들다. - P261

지금까지는 사소한 것에 거의 신경 쓰지 않는 삶을 살아왔다. 그 삶에서는 내게 전혀 부담을 주지 않는 세상을 그냥 둘러보기만 하면 됐다. 그러니 부모 노릇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수없이 많은 사소한 일을 해결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내가 받았을 충격을 상상해보라. 산더미 같은 빨래, 계속되는 병원 출입, 끝없이 반복해서 기저귀 가방을 쌌다 풀었다 해야 하는 일상. 나는 농부들이 느꼈을 법한 기분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노동이 너무 고문해서 그 결실을 음미할 여유조차 없는 느낌 말이다. - P261

민어(대만, 싱가포르 등에서 사용하는 중국어) - P262

자연의 모든 아름다움이 바로 여기에 있다. 태양이 빛나고, 바람이 불고, 공원의 오래된 느릅나무는 지구상의 어떤 생명보다도 숭고한 모습으로 우뚝 서 있다. 거기에 더해 내 아들이 있다. 그의 커다랗고 촉촉한 두 눈을 들여다보니 아기도 눈웃음을 치며 나를 바라본다. 이 순간의 충만한 생명력에 경탄한다. 이건 아름다울 뿐 아니라 ‘좋음‘ 그 자체이기도 하다. 그 좋음이 모든 고투를 흡수해버린다. - P263

미술관에도 단골손님들이 있다. - P264

몇 달 만에 처음으로 한 시간이 정확히 한 시간으로 느껴질 때 그 시간이 얼마나 긴 시간인지 깨닫는다. - P265

집에서 올리버를 돌볼 때도 한가한 시간이 있긴 했지만, 그 시간과 이 빈 시간은 다르다. 전자는 소비하고, 쓰고, 낭비하고, 텔레비전을 보느라 사라지는 시간이어서 그냥 시간만 죽이는 게 아니라 몸도 해치울 수 있다. 후자는 옛날식으로 보내는 시간이라 여름날 포치에 앉아 바람이 부는 걸 바라보는 것 같은 시간이다. - P265

시간이 흐르면서 내 경비원 근육이 약해졌다는 사실이 명확해진다. 서 있는 건 끊임없이 연마하지 않으면 녹스는 기술이다. ‘서 있는 것‘이 실은 서 있고, 기대어 서 있고, 서성거리고, 스트레칭을 하고, 다 쓴 잉크 카트리지처럼 다리를 터는 것을 모두 포함한다는 사실을 기억해낸다. - P265

늦은 오후로 접어들 무렵이 되자 에너지는 탈탈 털리고 여기저기가 쑤셔왔지만, 아이를 돌볼때 오는 미친 듯한 기진맥진의 상태가 아니라 기분 좋은 단순한 피로감이다. - P266

‘그러니까 바로 이게 내 삶이군.‘ 나는 생각한다. 앞으로 록 콘서트 무대 코앞의 객석만큼 떠들썩한 세계와 수도원처럼 고요한 세계 두 곳을 오가게 될 것이다. - P266

우리는 날이 가고, 달이 가고, 해가 바뀌는 사이 그들의 복잡한 삶이 어떻게 펼쳐질지는 볼 수가 없다. 어쩌면 예술 작품은 삶의 예술적이지 않은 측면을 묘사하는 데는 적합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일상의 단조로움, 불안함, 그리고 차례로 밀어닥치는 빌어먹을 일들에 파묻혀 큰 그림을 볼 능력을 잃어버리는 측면 말이다. 적어도 오늘만큼은 내 전시관에 걸린 완성된 그림들이 아직도 진행 중인 세상과 동떨어진 저 너머에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 P266

아장아장 걷기 시작한 올리버는 치열하고, 집착적이며, 불굴의 의지를 가진 에이해브 선장(소설《모비 딕》에 등장하는 캐릭터. 흰고래 모비 딕에게 집착하는 광적인 인물로 묘사된다)이다. 루이스는 밝은 성격에 재미있고 남의 눈치를 별로 보지 않는다. 이제야 알고 보니 아이의 성격은 주사위 던지기처럼 우연히 얻어걸리는 것이고 우리가 인간의 본성이라 생각했던 것은 올리버만의 본성이었다. - P267

지루하고, 지루하고, 지루하기 그지없는 장난감 기차놀이 - P267

아이들을 재우는 것은 일련의 교착상태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이다. - P267

올리를 씻기기 위해 싸우고, 침대에 눕히기 위해 싸우고, 눈을 감도록 하기 위해 싸운 끝에 겨우 쟁취한 승리마저 절대 최종적인 승리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안다. - P267

나의 새로운 삶에서는 성장이라고 부르는 과정을 거치기 위해 젖 먹던 힘까지 다 긁어모아 고군분투해야 할 것이다. - P268

감정이란 얼마나 변화무쌍한 것인지를 배우고 있다. 어린아이가 맑음과 폭풍우 사이를 얼마나 예상치 못하게 빠른 속도로 왔다갔다 할 수 있는지, 어른도 얼마나 그와 비슷한지를 깨우친다. 그래서 가령 고대 로마 전시관에 전시된 귀족들의 두상을 보면서 그 근엄한 가면에 드러나지 않는, 어쩌면 그들이 말도 안되게 웃기는 사람들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해보곤 한다. - P268

메트에서 일하기 시작한 후 첫 몇 달을 돌이켜보면 내가 한때 날이면 날마다 말없이 뭔가를 지켜보기만 하는 상태를 그토록 오래 유지할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 아마 그것은 커다란 슬픔이 가진 힘을 잘 보여주는 사례일 것이다. - P269

날마다 수많은 밀고 당기기를 해야 하는 요즘 같아서는 그렇게 뭔가에 집중해서 사는 삶을 상상하기가 힘들다. 이제는 더 이상 처음 미술관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처럼 단순한 목표만 바라보지 않는다. 대신 살아나가야 할 삶이 있다. - P269

브뤼헤 출신의 얀 반에이크 Jan van Eyck (유화 기법을 사용한 최초의 예술가. 15세기 플랑드르회화에서 가장 중요한 화가로 꼽힌다)와 시카고 출신의 케리 제임스 마셜Kerry James Marshall (미국의 예술가이자 회화과 교수로 본인의 정체성이기도 한 흑인을 주요 소재로 삼는다. 2017년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들기도 했다.) -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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