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시작한 부분에서 저자는 이탈리아 토스카나를 여행하며 그 지역에 관련된 얘기들을 풀어나간다. 이 이야기가 나온 글의 소제목이 ‘하얀 길과 붉은 와인‘ 인데, 처음 밑줄친 문장에서 왜 하얀 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는지를 잘 알 수 있었다. 만약 토스카나를 여행할 계획이 있는 분들이라면 상식으로 하나 알아둬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레드 와인이 생산될 수밖에 없는 토스카나 지역의 특색에 대한 설명이 있는데, 이는 저자의 현지 지인이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기에 저자가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알게 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뭐 덕분에 독자인 나도 와인에 대한 관심을 조금이나마 가질 수 있게 된 듯하다. 나중에 와인관련 책들도 읽어보면 이쪽 분야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토스카나의 비포장도로를 ‘라 스트라다 비안카(하얀 길)‘ 라고 하는데, 이 이름에는 물론 이유가 있다. 도로에 희고 고운 모래먼지가 일어서 한나절만 달려도 차가 새하얘져버리기 때문이다. 토양에 석회질 비율이 높은 탓이다. - P205

"토스카나가 우수한 와인 생산지인 이유는 숲과 포도밭이 혼재한다는 점이에요. 숲은 포도밭의 풍부한 자양분이 되죠. 아주 중요한 사실이에요. 포도밭만 있으면 알게 모르게 토양이 척박해지거든요." - P210

와인이란 그 땅의 고유성이 만들어낸 자연의 물방울임을 실감하게 된다. - P211

이곳 토양은 독특하게 점토와 석회가 섞여 있고, 조금만 땅을 파도 놀랄 만큼 큰 돌멩이들이 굴러나온다. 그런 돌멩이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광경이 곳곳에 보인다. 거의 포도와 올리브밖에 경작할 수 없는 토질인데, 대신 포도와 올리브는 어느 지역보다 실하게 자란다. 10월 초 포도 수확이 끝나면 곧이어 올리브 수확이 시작된다. 가을 내내 사람들은 쉴 틈 없이 바쁘다. 그러나 11월에 들어서면 모든 작업이 끝나고, 다음 봄이 올 때까지 토스카나 사람들은 난로 앞에 느긋하게 앉아, 아마도 토스카나 와인잔을 기울이며 긴 겨울을 보낸다. - P211

"앞으로 키안티 지방의 와인은 모두 똑같은 배합으로 만든다" - P211

산조베세 70퍼센트, 카나이올로 20퍼센트, 마지막으로 화이트와인의 원료 말바지아 델 키안티가 10퍼센트, 이것이 바로네(남작)가 정한 비율이다. 그로 인해 산조베세 특유의 강한 타닌이 적절하게 누그러지고 프루티한 맛이 더해져 목 넘김이 부드러워졌다. 그것이 오랜 세월에 걸쳐 ‘키안티‘의 맛으로 자리잡아온 셈이다. - P212

이탈리아인은 보통 자기가 태어난 고향을 거의 핀 포인트로 삼고서 "산 하나 넘으면 생김새도 말투도 인성도 완전히 달라져요"라고들 말하는데, 와인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각 마을의 ‘인성‘을 살펴가며 천천히 이동하는 것도 토스카나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일지 모른다. - P213

강물도 장소에 따라 저마다 고유한 방식으로 흐르는 것이다. - P218

‘뻔하지 않아서‘ 오히려 호감이 간다 - P221

사람은 찾아왔다 떠나가지만 수목은 그와 관계없이 한곳에 뿌리를 내리고 머문다. 잘리면 다시 가지를 뻗고, 또 잘리면 다시 가지를 뻗는다. - P225

덴슈카쿠 : 성 중심부에 가장 높게 지은 망루. - P229

어디서나 성이 보이는 도시에서 산다는 것은 근사한 일일 것이다. 카프카의《성》처럼 ‘눈에 보이지만 다다를 수 없는 곳도 아니고. 참고로 구마모토시에는 ‘성 주위에는 성벽보다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없다‘라는 조례가 있다고 하는데, 이건 정말 멋지다고 생각한다. ‘야자나무보다 높은 건물은 지을 수 없다‘는 하와이 카우아이 섬의 조례와 비슷하다. 앞으로도 ‘성곽도시‘의 느긋한 시간성과 분위기를 잃지 않고 지켜나가기를 여행자로서 바라게 된다. - P229

만다 갱은 구마모토 현 북부 아라오 시에 있었던 탄광시설의 터다. 한때 번영했지만 현재는 더이상 채굴이 이뤄지지 않고(석탄 수요가 줄어서 채굴 비용이 더 많이 든다) 무인 상태로 남겨져 있다. - P230

이것을 ‘예술‘이라고 부르기는 아마 어렵겠지만, 적어도 ‘성취‘라고 부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사는 이 넓은 세계에는 비평의 개입을 허락지 않는 수많은 성취가 존재한다. 그런 성취 혹은 자기완결 앞에서 우리는 그저 놀라고 감탄하는 수밖에 없다. - P250

우리는 너무도 복잡한 시스템의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곳에서는 이미지가 아주 큰 의미를 지니며, 실질은 그 뒤를 열심히 쫓아간다. - P256

‘일에서 벗어나 머리를 비우고 편한 마음으로 여행을 즐겨보자‘ - P260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 이미 알고 있다면, 아무도 굳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여행을 가진 않을 겁니다. 몇 번 가본 곳이라도 갈 때마다 ‘오오, 이런 게 있었다니!‘ 하는 놀라움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그것이 바로 여행입니다. - P262

여행은 좋은 것입니다. 때로 지치기도 하고 실망하기도 하지만, 그곳에는 반드시 무언가가 있습니다. 자, 당신도 자리에서 일어나 어디로든 떠나보세요. - P262

다른 글도 아니고 여행기는 여행 직후에 마음먹고 쓰지 않으면 좀처럼 그 생생함을 살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 P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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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시작한 부분에서는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특별히 불교의 8정도八正道에 대한 설명이 일부 나오는데, 개인적으로는 그간 빅데이터라는 홍수에 파묻혀서 본질적인 것을 간과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하는 글이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은 의사결정을 보다 잘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도구일 뿐이고, 한 차원 더 높은 시각에서 전체적인 것들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각(소위 말하는 통찰력)을 갖는 것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목표점이 아닐까 싶다.

현명한 의사결정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불교의 8정도八正道에 따르면 혜慧, 즉 지혜롭다는 것은 정견正見과 정사유正思惟를 의미한다. 즉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正見, 그것이 왜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어야正思惟 현명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것이다. - P91

심층적 데이터 분석은 단순한 보고 수준의 정보를 훨씬 넘어서 의사결정을 현명하게 하기 위한 깊은 지혜 또는 통찰력insight를 제공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떤 일이 발생하는 패턴을 파악하는 것이다. 여기에 인공지능의 핵심인 통계 또는 기계학습 모델이 활용된다. 이 과정에서 찾아낸 최적 모델은 현재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즉 이상징후를 미리 탐지해서 즉각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데 사용한다. 또한 최적 모델로 미래 상황을 예측해 자신이 원하는 최선의 상황을 유도하려고 필요한 조치(개인화 추천, 최적화)를 한다. -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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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소개된 팝송을 유튜브에 검색해서 들어보고 그 곡에 해당하는 설명들을 본문에서 읽어보는 식으로 이 책을 들으면서 읽고 있다.

오늘 읽은 부분에서 약속에 관해 눈에 띄는 가사가 있어 한 구절 밑줄쳐 보았다. 농반 진반으로 약속은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깨지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는데, 이와 본질적으로 동일한 의미를 나타내는 표현이 오늘 처음 밑줄친 부분에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이 비유가 참으로 기가 막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머릿속에서 쉽사리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다른 데 가서 적절한 타이밍에 써먹어봐도 좋을만한 표현처럼 보인다.

"Promises can disappear / Just like writing in the sand(약속은 사라지지 / 모래사장에 쓴 글처럼)" - P668

"이건 삶에 드는 축배와 같아요. 그리고 할 수 있을 때, 할 수 있는 무엇을 한다는 것에 기뻐하고 있죠. 그 외의 것에 괜히 속 태우지 좀 말라는 거예요. 자기가 모든 걸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 P666

스타이프의 말에 따르면, "losing my religion"이란 어구는 믿음을 잃은 이의 자기 선언이라기보다는 ‘노발대발하다‘, 혹은 ‘인내의 한계에 다다르다‘라는 의미의 미국 남부 지방 표현이다. - P665

"이게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P664

‘우리가 하나(one)이긴 하지만 우린 서로 다르답니다(One-but not the same)." - P664

"Giveidaway, giveidaway, giveidaway now(다 줘버려. 다 줘버려. 다 줘버려, 지금)" - P663

‘가져가. 네가 가져도 돼. 내가 가진 걸 남들에게 주는 건 항상 중요해. 좋은 기를 만들어내거든.‘ - P663

영감이란 것은 때로 가장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얻어진다. - P660

"지금 난 중얼거리고, 그러고 나서 난 비명 지르지 / 그리고 난 내가 뭘 노래하는지 전혀 모르지... 우린 너무 시끄럽고 앞뒤가 안 맞지 / 이야, 이거야말로 부모님을 짜증 내게 하는 데 제격이지." - P660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고 있지 않으면서, 단지 매우 화만 나 있다는 것이죠." - P660

"헤비 메탈이니 하드록이니 어쩌고 하는 것들에 전 하나도 동의하지 않아요. 그저 전부 음악일 뿐이에요."
_오지 오스본, 2000 - P659

"만약 그녀가 저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런 그녀를 강제로 사랑하게 만들 수 없다는 거죠." - P657

"사람들은 저를 이해 못해요." - P657

"Mustt Mustt"("취한" 혹은 "무아지경의") - P655

‘You‘re never going to survive / Unless you get a little crazy (넌 절대 살아남지 못할 거야/ 약간 미치지 않는 이상)‘ - P653

"팬들이 이제는 성공하기보다는 실패하기를 원하는 시점까지 온 것 같아요." - P642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입니다." - P638

멜랑콜리한 피아노 위로, 우드는 무참히 던져져버렸지만 여전히 죽지 않은 사랑에 대해 노래하며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라며 고귀하게 부인한다. - P638

"사람들은 각자 할 일로 바쁘다" - P636

("However do you want me / However do you need me (네가 어떤 식으로 날 원하든 / 네가 어떤 식으로 날 필요로 하든)") - P635

"이 곡을 가지고 저희가 할 수 있는 역량 내에서 다 해봤다고 봐야죠." ...(중략)... "그러면 다른 누군가가 나타나 그 곡을 재발견하기 마련입니다." - P633

"연기한다는 것을 단순히 무슨 척하는 것이라 볼 순 없어요. 스스로의 과거 경험을 이용하고, 그 기억을 상기시켜 거짓말이 아닌, 진실된 이야기를 전하는 거죠." - P633

"사람들이 이 곡을 좋아해준다는 것이 감사해요." - P633

"England my country, the home of the free / Such miserable weather (영국, 자유로운 이들의 고향 / 우울한 날씨의 고향)" - P632

"Did you know desire‘s a terrible thing? / The worst that I can find (욕망이란 게 얼마나 끔찍한 것인지 알아? 내가 아는 것 중 최악의 것이지)" - P632

"미국의 뮤직신에는 ‘대중의 힘‘이 존재해요. 그건 자신감을 북돋아주죠." - P632

"I‘ve been walking in the rain just to get wet on purpose / I‘ve been forcing myself not to forget just to feel worse(난 일부러 흠뻑 젖어보려고 빗속을 걸었어 /가슴 시림을 더 느끼기 위해 억지로 잊지 않으려 했지)" - P630

"일렉트로닉을 하며 제 직감을 믿으라는 교훈을 얻었어요. 그리고 밴드에 속한다는 가식적 일면은 2차적인 것으로 여겨야 한다는 것도 배웠죠." - P630

"전 저만의 음악을 다 해본 거죠. 리믹스하거나 누군가의 프로듀서를 맡거나 하고 싶은 욕구를 가져본 적이 없었습니다... 레코드사가 저에게 물어보자 전, ‘그래요, 한번 해보죠, 뭐‘라고 대답했죠. 그래서 이 모든 일이 일어나게 되었어요. 그런데 일이 크게 터졌고, 모두들 저에게 부탁을 하게 된 것입니다." - P629

"마음가짐을 순수하게 지키고 싶다 보니까, 저희가 스스로를 의심했던 것 같아요." - P627

"때때로, 사람들은 가장 단순한 것에 공감을 느끼죠." - P626

"우린 그냥 우리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거예요." - P626

"Don‘t waste your words, I don‘t need anything from you / I don‘t care where you‘ve been or what you plan to do (말을 낭비하지 마, 난 너에게 바라는 게 아무것도 없어 / 네가 어디에 있었는지, 무엇을 하려 하는지 난 상관없어)" - P624

"제가 하는 오직 한 가지 것은." 그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리고 평생 해왔던 것은, 노래하는 것뿐입니다. 왜냐하면 전 그것밖에 할 줄 아는 게 없으니까요." - P624

"Soy Gitano "(나는 집시다) - P624

"이건 다른 누군가를 위해 예수가 되는 것에 관한 노래예요. 다른 누구에게 희망과 관심을 주는 그런 존재 말이예요." - P623

어떻게 보면 모든 사람들의 가슴이 다 신과 같다 - P623

변별력을 갖춘 이들이었다면, 기도에 응하고 "당신을 믿는 자로 만드는" 소위 구원자라고 하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가 말하는 아이러니를 간파했을 것이고, 이 곡이 단순히, 누군가를 완벽하다고 맹목적으로 믿는 것에 대한 경고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 P623

"그 누구도 완벽하지는 않아요." - P623

"제가 어떤 노래의 가사를 듣고 감정적으로 무언가 뭉클함을 느끼는 경우가 있으면, 전 아마, ‘그사람은 내가 겪고 있는 것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할 거예요." ...(중략)... "그리고 만일 자기가 스스로 쓴 가사로 똑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면 말이죠, 최고로 잘 쓴 곡이란 바로 그런 거라고 할 수 있겠죠." - P621

"그들은 다음 날 마지막 시도를 감행했고 첫 테이크에서 한 방에 끝내버렸죠." - P621

앨범 제목인 <Shvaygn= Toyt>은 ‘침묵=죽음‘으로 해석 - P620

"Ale Brider"(우린 모두 다 형제이다) - P620

교도소 관련 곡들은 충격을 줄 의도로 고안된 것이 대부분이다. - P619

"육체적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정신적 흉터에 비해 말이죠.
그 염병할 것은 평생 당신에게 들러붙어 있어요."
제임스 헤트필드, 1991 - P618

"Tied to machines that make me be... cut this life off from me(나를 살아 있게 해주는 이 기계들에 묶여... 나로부터 이 생명을 끊어줘)!" - P618

"시드의 곡들이 그토록 탁월했던 이유는요." 워터스가 롤링 스톤에 말했다. "여러 말과 생각들을 변덕스럽고 기발하게 나란히 병치시킨 가운데 그가 인간적임에 대한 강한 통찰력을 내비추었다는 점입니다. 본질적으로 너무나도 인간적인 노래들이었죠." - P615

"요즘 들리는 음악들은 대부분 너무나 정직하지 못할 뿐 아니라 에너지가 전혀 느껴지지 않아요." - P612

"Bomb the Bass: rock this place (베이스 소리를 높여 / 신나게 노래하자)!" - P612

"전 머리가 터질 만큼 볼륨을 높이는 것을 즐기죠. 그러다 보니 올 것이 오더라고요."
케빈 쉴즈, 1992 - P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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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책을 찾아보다가 우연히 알게 된 책이다. 이 책은 분류상 여행에세이로 나와있는데, 목차를 살펴보니 단순히 제목에 나온 라오스 뿐만 아니라, 저자가 직접 가봤던 세계 여러 나라 혹은 도시들을 챕터별로 만나볼 수 있다. 보스턴부터 시작해서 아이슬란드, 포틀랜드, 뉴욕, 핀란드, 라오스, 이탈리아, 구마모토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나온다.

맨 처음에 나온 보스턴1 관련 내용들은 개인적으로 저자의 다른 에세이인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서 읽어봤던 내용들과 대체로 유사한 것들이 많은 것처럼 느껴져서 여기선 추가로 더 언급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그래서 두번째로 나온 아이슬란드 얘기부터 해보고자 한다.

저자는 때마침 좋은 기회가 되어 아이슬란드를 방문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 아이슬란드라는 나라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낯설다보니 낯섦에서 오는 어떤 호기심같은 것이 있었음을 본문에서 고백한다. 또한 이왕 가는 김에 자신의 능력이 되는 선에서 최대한 많은 것들을 보고 경험하길 바라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저자의 글을 가이드삼아 독자인 나 또한 아이슬란드를 잠시나마 여행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오늘 처음 밑줄친 날씨 얘기 외에도 아이슬란드의 전반적인 분위기나 지리적 특색에서 파생된 다양한 문화들을 저자의 글을 통해 만나고 간접 경험해볼 수 있었다.

아이슬란드에는 ‘날씨가 마음에 안 들어? 그럼 십오 분 기다려‘라는 격언(격언 맞나)이 있는데, 그 정도로 날씨가 밥먹듯이 바뀐다. - P47

메인 주 포틀랜드가 영국인들에게 ‘발견‘된 것은 1600년 전후였다. 딱 셰익스피어가 활약하던 시기에 해당한다. 일본으로 치면 세키가하라 전투 무렵. - P75

세키가하라 전투 :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죽음 이후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이시다 미쓰나리가 패권을 다툰 전투. - P75

누벨퀴진 : 1970년대에 프랑스 고전요리에 대한 반발로 등장한 요리법. - P80

메인 주는 스티븐 킹이 대부분의 소설에서 무대로 삼은 곳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딱히 무서운 일을 겪은 적은 아직 한 번도 없으니 안심하고 가셔도 좋습니다. - P83

비수기의 섬은 비록 날씨는 안 좋지만 조용히 일에 몰두하기에 적합하다 - P88

불편함은 여행을 귀찮게 만들지만, 동시에 일종의 기쁨ㅡ번거로움이 가져다주는 기쁨—도 품고 있다. - P90

자꾸 같은 소리를 하는 것 같지만, 이십사 년이나 흐르면 여러 가지가 크게 변해버린다. - P97

인간의 기억이란 믿을 게 못 된다. - P104

인간의 기억이란 정말로 믿을 게 못 된다. - P105

섬사람들은 (대체로 모두) 친절하고 우호적이다. 그런 점은 예전과 변함이 없다. 이십사 년이 흘렀어도, 통화가 바뀌었어도, 주위 풍경이 변했어도, 냉전이 끝났어도, 경제가 오르락내리락해도 사람들의 심성은 별로 변하지 않은 것 같다. 나는 그 사실에 안심했다. 마을에서 가장 소중한 건 뭐니뭐니해도 사람의 마음이니까. - P107

레이먼드 챈들러가 어디서 ‘등대처럼 고독하다‘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 등대는 별로 고독해 보이진 않는다. 그러나 언뜻 보아도 고요하다. 등대처럼 과묵하다. - P109

그리스 섬을 몇 군데 돌아보면 알겠지만, 섬마다 바다의 색이 조금씩 달라 보인다. - P111

섬을 떠날 때는, 그것이 어떤 섬이든, 늘 왠지 모를 아쉬움이 남는다. 스페체스처럼 그립고 따뜻한 기억으로 가득한 섬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 P113

당연한 얘기지만, 섬은 어디 다른 곳에 가는 길에 훌쩍 들르듯 방문할 수 없다. 작정하고 그 섬을 찾아가든지, 아니면 영영 찾지 않든지. 둘 중 하나다. 중간은 없다. - P114

배는 세 시간 후 피레우스 항에 도착한다. 나는 짐을 어깨에 메고, 단단한 대지를 밟고, 일상의 연장선상으로 돌아간다. 내가 속한 본래의 시간성 속으로 돌아간다. 언젠가는 돌아가야 할 그곳으로. - P114

다이카 개신 : 7세기 중엽 일본에서 중앙집권적 정치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행한 개혁. - P119

타임머신이 없다면 굳이 과거의 영광에 얽매일 것 없이 지금 여기의 멋진 것들을 있는 그대로 즐기면 되지 않나. 이것이 세계 어디서든 상식적인 시민이 가질 만한 건전한 사고방식이다. - P121

‘여행지에서 모든 일이 잘 풀리면 그것은 여행이 아니다‘라는 것이 나의 철학(비슷한 것)이다. - P137

윤택한 인생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 P142

참고로 핀란드가 정식으로 독립국가가 된 것은 러시아혁명 후인 1917년이었다. 그리고 시벨리우스는 새로운 핀란드의 얼굴같은 존재가 되었다. - P145

사실 이 나라에서 핀란드어를 일반적으로 사용하게 된 것은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19세기까지는 스웨덴어를 공용어로 사용했다. 나라 전체가 스웨덴의 문화적 지배하에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도 핀란드는 핀란드어 스웨덴어 양쪽을 공용어로 사용하는 바이링구얼 국가인데, 그 당시 핀란드어는 교양이 부족한 시골 사람들의 말로 여겨졌다. 그러나 러시아의 지배를 받으면서 내셔널리즘이 발흥함에 따라 핀란드어가 핀란드인의 공용어로, 민족 정체성의 상징으로 차츰 힘을 얻게 되었다. 핀란드어가 여타 서유럽 언어의 구조와 다소 다르며 일본어와 비슷한 요소를 지녔다는 점은 자주 지적되는 바다. - P146

헤멘린나에는 좁고 긴 모양의 아름다운 호수가 있다. 고대 빙하가 이동중 지표를 갉아먹으면서 만들어진 호수가 흡사 운하처럼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다. 그리고 호숫가에 오래된 성이 서있다. 아름다운 풍경이다. 헤멘린나라는 지명의 뜻이 ‘헤멘의 성‘이라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성의 존재감은 몹시 크다. 성은 13세기 스웨덴인이 핀란드 통치의 요충지로 건설한 것이다. 그래서 주위로 자연스럽게 마을이 형성되었다. 아직 해안선 쪽에만 사람이 거주하던 당시 핀란드에서 헤멘린나는 유일한 내륙 도시로, 또한 교역의 거점으로 번성해갔다. - P149

무엇보다 이 성은 한 번도 전화戰火에 휩싸인 적이 없고, 19세기초 러시아가 스웨덴에 이어 핀란드를 통치하게 된 뒤로는 교도소로 개장했고 이후 1980년대까지 죄수들을 수감했다고 한다. 지금은 내부를 깨끗하게 복원해놓아서 자유롭게 견학할 수 있다. 한때 교도소였던 분위기는 조금도 남아 있지 않다. 원한다면 홀을 빌려서 결혼식을 할 수도 있다(생각해보니 결혼도 일종의 감옥으로 들어가는 일이긴 하다). - P149

핀란드는 전반적으로 한가로운 북유럽권 나라 중에서도 유독 한가로운 나라다. 그다지 화려한 부분은 없지만 시간이 조용하고 잔잔하게 흘러간다는 인상을 받는다. 사람들도 친절하고 부드럽다. 음식도 꽤 맛있다. - P154

위키피디아적인 몇 가지 사실-라오스는 동남아시아 유일의 내륙국으로 바다에 면한 부분이 없다. 아마 서퍼 인구도 적을 것이다. 그 대신(이랄까) 메콩 강이라는 큰 강이 국토를 가로지르며 남북으로 흐른다. 강은 그 자체로 미얀마와 태국 등 이웃나라와의 국경을 이룬다. - P160

(루앙프라방은) 옛 란상 왕국의 수도였지만 국방상의 이유로 (이 나라는 예로부터 국방을 중시해야 했다) 16세기 들어 비엔티안으로 천도했기 때문에, 지금은 마치 일본의 나라처럼 종교적인 정취가 감도는 조용한 ‘고도古都‘가 되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기 있는 곳이다. - P161

나라 : 8세기 일본의 수도 헤이조쿄가 위치했던 간사이 지방의 도시. - P161

루앙프라방은 독실한 불교 국가인 라오스 안에서도 특히 신앙심이 돈독한 곳이다. - P163

라오스는 일단 사회주의국가를 표방하고 있지만 민간의 이런 불교신앙은 국가 시스템을 초월한 곳에서 뿌리깊고 담담하게, 메콩 강의 흐름이 끊이지 않는 것처럼 변함없이 기능하고 있다. - P164

종교인들이 종종 "설령 피상적으로 흉내만 낼지라도 계속 실천하다보면 언젠가 진짜가 된다"는 말을 하는데, 아닌 게 아니라 정말로 그런 면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 P165

강 앞에서, 특히 강 위에서 우리 여행자는 그저 그곳을 스쳐 지나가는 환영 같은 존재에 불과하다. 우리는 이곳에 와서 구경만 하고 다시 떠나간다. 단지 그뿐이다. 미세하게 긁힌 자국 하나 이곳에 남기지 못한다. 보트를 타고 강 상류로 거슬러 오르노라면 그런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 P168

(라오스는 반세기가량 프랑스의 ‘보호령‘이었다) - P171

패시지 : 주요 멜로디를 연결하는 프레이즈 - P172

음악과 주술은 분명 어딘가에서 하나의 뿌리로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 P173

가장 중요한 것은ㅡ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ㅡ어쨌거나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는 것이다. - P174

루앙프라방의 사원을 느긋하게 도보로 돌아보며 한 가지 깨달은 점이 있다. 즉 ‘평소(일본에 살 때) 우리는 그렇게 주의깊게 사물을 보지 않는구나‘란 사실이다. 우리는 물론 매일같이 여러가지를 보지만, 그것은 볼 필요가 있기 때문에 보는 것이지, 정말로 보고 싶어서는 아닐 때가 많다. 전철이나 차에서 창밖으로 잇따라 흘러가는 경치를 멍하니 눈으로 좇는 것과 마찬가지다. 무언가 한 가지를 찬찬히 살펴보기에는 우리 생활이 너무나 바쁘다. 진정한 자신의 눈으로 대상을 본다(관찰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조차 차츰 잊어가고 있다. - P175

루앙프라방에서는 보고 싶은 것을 스스로 찾아내고, 자신의 눈으로 진득하게 시간을 들여 바라봐야 한다(시간 하나는충분하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갖고 있는 상상력을 부지런히 발동해야 한다. 우리가 기존에 지니고 있던 기준이나 노하우를 적당히 끼워맞춰 기계적으로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장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양한 대상을 선입견 없이 관찰하고, 자발적으로 상상하고(때로는 망상하고), 앞뒤를 가늠해 큰 그림을 그리고, 취사선택해야 한다. 평소에 그리 익숙한 습관이 아니다보니 처음에는 조금 피곤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몸이 그곳 공기에 익숙해지고, 의식이 시간의 흐름에 순응해감에 따라 그런 행위가 점점 재미있어진다. - P175

시간을 생각하지 않고 시선을 집중해 하나하나 찬찬히 바라보다보면 조각상에도 각각의 표정과 정취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P177

세상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이 넓은데, 동시에 또한 내 발로 걸어서 돌아볼 수 있을 만큼 아담한 장소이기도 한 것이다. - P178

‘종교‘라는 것을 정의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그렇게 고유한 ‘이야기성‘이 세계 인식의 틀로 기능하게 하는 것도 종교에 주어진 하나의 기본 역할이라 할 수 있으리라. 당연한 얘기지만 이야기가 없는 종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은 (본래는) 목적이나 중개자의 ‘해석‘을 필요로 하지 않는 순수한 이야기여야 한다. 왜냐하면 종교란 규범과 사유의 원천인 동시에, 아니 그 이전에, 이야기의 (바꿔 말해 유동하는 이미지의) 공유행위로서 자생적으로 존재해왔을 테니까. 요컨대 그것이 자연스럽게, 무조건적으로 사람들 사이에 공유되는 것이 영혼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 P179

아마도 시간이 남아돌아서였을 것이다. - P180

"라오스(같은 곳)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라는 베트남 사람의 질문에 나는 아직 명확한 대답을 찾지 못했다. 내가 라오스에서 가져온 것이라고는, 소소한 기념품 말고는 몇몇 풍경에 대한 기억뿐이다. 그러나 그 풍경에는 냄새가 있고, 소리가 있고, 감촉이 있다. 그곳에는 특별한 빛이 있고, 특별한 바람이 분다. 무언가를 말하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귓가에 남아 있다. 그때의 떨리던 마음이 기억난다. 그것이 단순한 사진과 다른 점이다. 그곳에만 존재했던 그 풍경은 지금도 내 안에 입체적으로 남아 있고, 앞으로도 꽤 선명하게 남아 있을 것이다. - P182

그런 풍경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쓸모가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결국은 대단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한낱 추억으로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원래 여행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인생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 P182

좋았던 일도, 그다지 좋다고 할 수는 없는 일도 모두 시간이라는 소프트한 포장지에 싸여, 당신 의식의 서랍 속에 향주머니와 함께 고이 담겨있다. - P185

보스턴에는 그곳에서만 느낄수 있는 독자적인 분위기가 있고 독자적인 문화가 있다. 마치 보스턴 심포니가 다른 어떤 오케스트라와도 확연히 구별되는 특별한 소리를 내는 것처럼. - P186

"글쎄, 잘 모르겠는데, 그냥 옛날부터 그랬어" - P191

이십 년쯤은 정말로 눈 깜짝할 새다.
뭐, 아무렴 어떠랴. 그것이 인생인데(세 라 비). - P194

모든 것은 하나의 빅뱅과 또다른 빅뱅 사이의 덧없는 일취지몽에 불과하지 않을까. - P195

작가라는 직업의 이점은 뭐니뭐니해도 펜과 종이만 있으면 (대체로) 전 세계 어디서나 일할 수 있다는 것이다. -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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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날씨가 너무 더워서 내린 뒤 얼음 타서 마셔봤는데 무난하고 깔끔하게 마실 수 있는 커피였습니다. 너무 진하지 않으면서도 은은한 달달함과 귤에서 나는 시트러스 향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주변 지인들도 향이 좋다고 무슨 커피냐고 물어볼 정도니 뭐 더이상 말이 필요없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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