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는 데이터 분석의 궁극적인 목적은 데이터 분석의 결과를 바탕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했었다.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 분석시 사용되는 수집 데이터들의 정확성이 담보되어야 한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오늘 시작하는 부분에서는 앞서 언급했던 수집 데이터들의 정확성이 항상 담보될 수는 없다는 한계점을 지적하면서 궁극적인 목적인 문제 해결을 하는 데 있어서 만약 데이터 없이 그것이 가능하다면 그것이 가장 최선이라고 독자들에게 말한다.

데이터 관련 서적에서 저자가 문제 해결만 잘 된다면 데이터가 없어도 크게 상관없다는 얘기를 하는 게 처음엔 좀 의아하게 들렸지만 뒤이어지는 글에서 그 이유를 보고는 저자의 말에 어느정도 수긍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데이터 취합이나 분석과정에서의 오류발생가능성 때문이었다.

수많은 데이터들을 다루다보면 거기에 파묻힌 나머지 궁극적인 목적을 망각한 채 데이터의 홍수에 이리저리 휩쓸려 떠다니다가 결국에는 궁극적인 문제 해결과는 그닥 상관없는 그리 유용하지 않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인듯하다.

그리고 좀 다른 얘기이긴 하지만, 비단 이 책에 나오는 데이터 분석뿐만아니라 우리가 어떤 분야의 일을 하든 관계없이 그저 단순한 과업에만 매달린 나머지 그 일이 궁극적으로 어떤 것을 하기 위함인지를 망각할 때가 있지는 않았는지를 돌아보게 만드는 내용이기도 했다.

다시 본문으로 돌아와 이어지는 글에서도 기업들의 성공 핵심 역량이라는 것이 어떤 데이터를 잘 활용한 것에 있다기보다는 궁극적으로 고객이 아쉬워하고 어려워하는 문제를 잘 해결해준 것 뿐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건 결국 수단보다는 목적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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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읽다가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사례 중 하나는 사고 위험에 처한 비행기의 기장이 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으니 이에 대비할 수 있는 조치를 해달라는 방송을 하자, 어느 통계학자가 비행기 사고의 확률을 줄이기 위해 모든 탑승객들에게 양말을 뒤집어 신으라고 말하는 장면이었다.

단순히 확률적으로만 본다면 비행기 탑승객들 모두가 양말을 뒤집어 신고 죽을 확률은 극히 낮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확률값을 낮추는 것일 뿐 사고 발생시 생존하는 것과는 전혀 관련이 없기에 의미없는 행위일 뿐이다.

이 특이한(?) 사례를 통해 단순히 데이터 확률 수치에만 집착하다보면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음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아마 내 기억 속에서 두고두고 회자될 수 있을 것 같다. 작은 것에 집착하다가 큰 것을 보지 못하는 우(愚)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정확한 측정이 있어야 풀려는 문제에 대해서도 정확한 해석(혹은 해결)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측정은 늘, 언제나, 항상 오차를 갖기 마련이다. - P37

이렇게 한 번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문제 해결을 위해 정확한 측정값을 얻는 것보다 측정과정 없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낫다." 이렇게 생각한다는 것은 데이터 없이 문제 해결을 하는 것이 더 나은 판단이 될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 P37

데이터 사이언스에 대해 경험과 지식이 있는 부류일수록 데이터 분석을 통해서만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자기 밥그릇 챙기기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앞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최선의 해결책은 데이터 취합과 분석 과정없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취합에서의 오류나 분석에서의 헛다리 짚기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 P37

내가 정작 말하고 싶은 부분은 세상의 많은 문제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데이터 분석 없이도 해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데이터에 경도 되어 모든 것을 그렇게 판단할 필요도 없고, 그래서는 안 된다. - P38

우리는 빅데크 기업들의 성공을 보면서, 그들이 말하는 공식(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이 마치 전부이고 성공의 핵심 역량으로 생각하지만 그들은 고객이 아쉬워하고 어려워하는 문제를 잘 해결해준 것 뿐이었다. 시작은 거기서 출발해야 한다. 이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 P38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데이터 분석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 할지라도 많은 양의 데이터를 다루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또다시 별개의 문제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 P38

"반드시 데이터 분석이 필요한가?" "필요하다면 꼭 빅데이터이어야 하는가?" 이 두 개의 질문은 데이터 분석을 시작하기 전 반드시 해야 하는 질문이다. - P39

무림고수가 실제로 천하제일검을 사용해서 상대를 제압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 P41

무림 고수에게 필요한 진짜 내공은 천하제일검을 사용하는 검법이 아니라 적당한 때에 맞춰 그에 맞는 무공을 사용하고 꼭 필요한 경우에만 천하제일검을 사용하는 능력이다. - P41

데이터를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문제 본질을 파악할 줄 아는 능력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실제로 데이터 분석의 고급 기술 혹은 많은 양의 데이터가 필요한 때가 언제인지를 아는 것이다. 즉, 많은 양의 데이터 다룰 줄 아는 능력보다 언제 써야 하는지 아는 것이 훨씬 더 훌륭한 능력이라 할 수 있다. - P42

분석 자체보다 분석 과정 전체를 보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 P44

우리가 데이터 분석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지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어떻게 적용할지 몰라서이다. - P45

어떤 영역에서든 데이터 사이언스는 측정, 수집, 분석의 3단계가 필요하다. - P45

데이터 사이언스를 배울 때 꼭 전제되는 것이 준비된 데이터 묶음이 있다는 가정이다. 측정 Measurement과 수집은
"이런 데이터 묶음이 있다"는 식으로 건너뛰고 여러 가지 분석 기법을 배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측정이다. - P46

설령, 본인이 직접 측정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스케일 scale에 맞게 측정을 할 줄 알아야 제대로 된 분석이 가능하다. - P47

측정을 단순하게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가장 중요하고 가장 정확해야 한다. - P47

‘스케일이 맞는‘ 장비(적정한 측정 도구) - P48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설계할 때는 각 단계의 스케일을 적절하게 맞추는 것이 그 어떤 분석보다도 중요하다. - P48

데이터 사이언스를 위해 필요한 기초 과목은 (실험)물리이다. - P48

우리는 물리 실험을 함으로써 데이터 사이언스의 전체 단계를 경험해볼 수 있다. 이는 특히 자연대생이나 공대생이 데이터 사이언스 영역에서 문과생(경영, 심리학 등)보다 월등히 유리한 이유이기도 하다. 과정 전체를 한 번 경험해보면 단계 사이의 미묘한 간극을 알게 된다. 또한 무엇이 적정한 스케일인지에 대한 감도 생기게 된다. - P49

데이터를 모으려면 그 값을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측정할 수 없다면 데이터를 모을 수 없고, 데이터를 모을 수 없으면 데이터 분석은 당연히 불가능하다. 그런데 대상의 실체가 불분명해서 측정이 불가능한 것이 있다. 바로 감정, 기분, 능력, 성과 같은 사회 과학에서 다루는 개념이다. - P49

측정이 불가능한 것을 억지로 측정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대체 지표이다. 예를 들어 ‘만족‘은 측정 불가능하다. 그래서설문을 통해 1점에서 5점 사이의 척도를 주고 ‘만족도‘를 고르게 하는 지표를 사용한다. ‘술에 취함‘ 또한 측정 불가능하다. 그래서 이를 대체하고자 ‘혈중 알콜 농도‘라는 지표를 사용한다. ‘능력‘ 또한 측정 불가능한 대상이다. 그래서 이를 대체하고자 ‘(시험)성적‘을 만들었다. - P49

아무리 많은 대체 지표라도 원래 대상이 측정 불가능하다면, 어찌 됐건 그건 가짜일 수밖에 없다. 대체 지표는 대상을 모사할 뿐이지, 원래의 대상이 될 수 없다. - P50

수집Acquisition은 실제 분석이 가능할 정도의 전처리 과정을 포함한다. 흔히 하는 착각이 빠진 데이터를 메꾼다거나, 분석을 위해 데이터 포멧을 맞추는 것을 전처리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광범위하다. - P50

학부 수준의 전자공학을 전공했다면 "신호처리" Signal Processing를 배울 때 사용하는 푸리에 변환법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이 전형적인 전처리 기법에 해당한다. - P50

전처리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알면 좋은 과목이 앞서 언급한 "신호처리"이다. 특히 영상이나 음성 신호(요즘은 데이터라는 표현이 더 흔하긴 하다)를 다루는 경우라면 필수적으로 알고 있어야 하고, 영상이나 음성이 아닌 다른 종류의 데이터를 다룬다 하더라도 신호 처리에서 배우는 내용을 광범위하게 응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 복소함수론까지 포함한다면 더욱 금상첨화이다. - P51

예전에 주식 분석을 하기 위해서 신호 처리 과목에서 배우는 필터링 이론을 적용한 것을 본 적이 있다(논문으로). - P51

될 수 있으면 적은 데이터로 간단한 분석 도구를 써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빅데이터와 현란한 인공지능 도구를 써서 얻은 결과와 PC에서 엑셀로 돌린 분석 결과가 대동소이한 경우가 있다. 정작 중요한 것은 많은 양의 데이터보다 분석 시스템의 설계이다. - P52

데이터 분석을 하는 데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경우(즉, 측정과 데이터 수집에서 더 많은 비용과 시간 투자가 필요한), 데이터 분석 자체를 포기하는 결단도 필요하다. - P52

일상 혹은 비즈니스 현장에서 접하는 많은 문제들은 데이터 분석 없이도 해결 가능한 것들이 많다. 데이터 사이언스를좀 안다고 모든 문제를 데이터 분석으로 해결하고자 애쓴다면 자칫 함정에 빠질 수 있다. - P54

열린 사고는 혁신을 필요로 하는 거의 모든 영역에 필요하다. 데이터 사이언스 또한 예외는 아니다. 사고가 열려있지않으면 제대로 된 데이터 분석 설계를 할 수 없다. 열린 사고를 하기 위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데이터에 매몰된 사고방식이다. - P54

이 세 단계(측정, 수집, 분석)는 상호 연관되어 있어서 제대로 측정이 되었다면 수집이나 전처리 과정이 약해도 제대로 된 결과를 가져올 수 있고, 반대로 수집과 전처리 단계가 강력하다면 분석이나 측정이 약해도 제대로 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는 분석자에 따라 "측정"이 한방 일 수도 있고, "수집과 전처리"가 한방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반드시 "데이터 분석"이 강력한 한방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 P55

양질의 데이터가 ‘나‘에게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어야 의미가 생긴다 - P56

거시적인(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데이터는 미시적인 행동(혹은 결정)에 생각보다 관련이 없다. - P58

관점에 따라서 확률 데이터(확률 값)가 바뀐다. 이런 식으로 관점에 따라 바뀌는 데이터는 나의 데이터가 아니다. (중략) 다양한 확률 데이터는 현재 당면한 가위바위보 의사결정을 하는 데 있어서 전혀 도움이 안 된다. - P59

새로운 투자는 이전 투자와는 연관성이 없고 독립적이다. 즉, 매번 처음 하는 것과 같은 가능성(성공하거나 실패하거나) 50%의 확률을 가지게 된다. - P60

어떤 데이터 분석 값은 "나의 데이터"이지만, 어떤 데이터 분석 값은 "남의 데이터"이다. 때로는 복잡한 분석으로 만들어진 데이터 분석 값이 가장 간단한 논리로 만들어진 분석 값보다도 못할 수 있다. 설령, 복잡한 분석이 타당하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그러니 남의 데이터에 시선이 빼앗겨서는 안 된다. - P60

때로는 복잡한 분석으로 만들어진 데이터 분석이 아무 소용이 없을 때가 있다. 나와 상관없는 남의 데이터라서 그렇다.
마치 연관성이 있는 것 같지만, (중략) 아무런 연관성이 없을 수 있다. - P60

평균 값은 데이터 사이언스(혹은 통계)를 하면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데이터 값이다. 중요한 것은 평균값이 현실에서는존재할 수 없는 ‘상상의 값‘일 수 있다는 점이다. - P61

데이터 분석을 통해 도출되는 평균값이 현실 세계에서는 아무 의미 없는 값일 수 있음을 꼭 기억해야 한다. - P62

나의 데이터, 남의 데이터 문제가 아니라, 확률(혹은 가능성)의 본질을 묻는 질문 - P61

사고 "확률(가능성)"이라는 숫자를 줄이는 행위는 아무 의미가 없고, 비행기 사고 시 사망 하는 사건(혹은 이벤트) 자체를 줄이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 P63

우리는 평소에 사건(혹은 이벤트)을 대표하는 숫자(확률)를 언급하길 좋아한다. 뭔가 확정적인 숫자 값을 이야기해야 (상대에게) 신뢰를 준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건을 대표하는 숫자 값(확률)과 실제 사건이 일어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더구나 사건 혹은 현상이 일어날 숫자 값(확률)만을 줄이는 행위는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 P64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얻어진 값들을 올바르게 바라보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나의 데이터"인지 "남의 데이터"인지를 잘 구별하는 것이다. - P64

데이터 사이언스, 비지니스 애널리틱스, 빅데이터 등 많은 데이터 분석 기법과 도구들이 난무하지만 데이터 분석보다 더 중요한 것은 데이터 자체이고, 데이터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데이터가 내 것인지 남의 것인지를 아는 것이다. - P64

데이터 사이언스를 제대로 하고자 할 때 수학이 중요하고, 과학이 중요하고, 철학이 중요한 이유도 데이터 분석 자체보다 데이터(혹은 데이터 분석한 값)가 내 것인지, 남의 것인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비행기가 떨어지는 데 양말을 바꿔 신는 어리석은 일을 하게 된다. - P64

오차 범위는 우리가 확률이든 뭐든 어떤 것을 알아내고자 할 때 측정값이 실제 값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그 범위를 의미한다. 여기서 실제 값이란 측정이 아닌 진실인 값이다. - P65

키가 180cm라고 하면 이는 실질적으로 존재하는 값을 측정한 것이다. 하지만 좋은 자로 재었다 하더라도 아주 조금의 오차는 있을 수밖에 없다. 다만 우리는 오차의 범위가 작다고 생각하고 거의 0에 가깝다고 생각하고 측정 값 (180cm)을 신뢰할 뿐이다. 이처럼 신뢰 구간이라고 하는 것은 측정 값이 실제 값으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는 지를 확률(백분율)의 형태로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 P66

오차 범위의 크기는 실수Real의 범위로 변화가 가능하지만, 원래의 실제 값 크기 이상으로 벗어날 수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 즉, 오차 범위의 크기는 1(혹은 100%)을 넘지 못한다. 이때의 신뢰 수준은 -1에서 +1 사이가 된다. - P66

뉴스를 보다 보면, 여론 조사 결과를 소개하며 플러스(+) 마이너스(-) 몇 % 라며 오차 범위를 꼭 밝히는 걸 볼 수 있다. 많은 이들이 데이터 분석에 의한 예측(당선 확률 몇 % 같은)이 실제로 현실로 나타나면 해당 분석이 맞는 것으로 그렇지 않으면 분석이 틀린 것으로 이야기하지만, 분석 모델 자체의 정확도와 실제 사건의 발생여부는 별개의 문제다.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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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 ‘로버트 니스벳‘이라는 사람이 했던 얘기가 일부 나왔었다. 이런저런 얘기들이 많이 나오지만, 이 사람의 생각은 결국 사회학이라는 것이 과학과는 별개로 창조되고 발전해왔다는 것이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독자인 나는 자연과학자인 저자가 니스벳의 얘기에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전반적인 논조상 저자는 사회학이라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유전자 등과 같은 과학내용에 기반하여 생각하고 분석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회과학자들은 저자의 생각에 그닥 개의치 않는 듯한 눈치다. 이로인해 저자는 이 부분에 대한 답답함을 본문을 통해 지속적으로 토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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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포스팅의 후반부에서 저자는 자연과학과 그나마 유사하다고 생각하는 사회과학 분야는 바로 경제학이라는 얘기를 한다. 실제로 경제학을 공부해본 사람이라면 저자가 본문에서 얘기한 것들을 어느정도는 공감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개인적으로는 물리학과 마찬가지로 어떤 외부적인 다른 조건들이 동일하다고 가정했을 때 특정 조건을 변화시킬 경우 결과값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과정 (전문용어로는 한계 변동marginal shifts) 을 통해 자연과학과 사회과학 중 한 분야인 경제학이 조금이나마 서로 간의 접점을 찾을 수 있겠다는 저자의 생각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어쩌면 이러한 생각이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지식의 대통합 : 통섭》으로 가는 첫 단계가 될 수도 있다.

니스벳은 후기 계몽주의 시대 선각자의 예언과는 달리 사회학이 자연과학의 논리적 연장(extension)으로 성장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에 따르면 사회학은 오히려 서양 사조의 주요 주제들ㅡ예컨대, 개인주의, 자유, 사회 질서, 진보적 변화 등ㅡ로부터 창조되었다. - P327

사회학이 오늘날 사회과학 표준 모형(Standard Social Science Model, SSSM)이라는 철옹성에 갇혀 있는 이유는 바로 사회학이 이렇게 과학과 인문학의 뒤범벅 속에서 생겨났기 때문이다. 사회과학 표준 모형은 20세기 사회 이론의 정통이다. 그것은 문화를 개인의 마음과 사회 제도를 형성하는 기호와 의미의 복잡한 체계로 본다. 그러나 그 모형은 문화가 생물학과 심리학의 요소로 환원될 수 없는 독립적인 현상이며 따라서 환경과 역사적 전례들의 산물이라고 말한다. - P328

가장 순수한 형태의 사회과학 표준 모형은 직관적으로 명확한 인과 연쇄를 도리어 뒤집는다. 즉 그 모형에 따르면 인간의 마음은 문화를 창조하지 않지만 그 마음 자체는 문화의 산물이다. 이것은 인간본성의 생물학적 근거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철저하게 거부하기 때문에 나온 잘못된 추론이다. 반면 이런 추론의 반대 극단에는 유전자 결정론이 있다. 유전자 결정론은 인간 행동이 유전자 속에 고정되어 있으며 인간 행동의 파괴적인 성향, 예컨대 인종주의, 전쟁, 계급구분 등은 어쩔 도리가 없다는 견해이다. - P328

사회과학 표준 모형의 극단적 형태를 옹호하는 이들은 유전자 결정론이 사실의 차원에서 틀려서가 아니라 도덕적으로 옳지 않기 때문에 거부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 P328

혼돈은 횡행하고 분노는 활활 타오른다. - P328

이제 제발 그만 좀 하자! 오해의 한 세기, 서양 지성사의 베르당(Verdun)와 솜므(Somme) 전투 (제1차 세계 대전의 격전지로서 이곳에서 벌어진 전투는 병사 개개인에게 무의미한 희생만을 강요했고 결국 쌍방 모두에게 엄청난 인명 피해를 주었다.)는 갈 데까지 다 갔으며 그놈의 문화 전쟁은 썩은 내가 진동하는 해묵은 경기일 뿐이다. - P329

실제로 사회과학 표준 모형과 유전자 결정론 사이에 넓은 중간 지역이 존재한다. 이 지역 내에서는 사회과학이 태생적으로 자연과학과 양립 가능하다. 이 거대한 학문의 두 갈래는 인과적 설명이 일관적으로 조직되는 정도에 비례해서 서로에게 이득을 줄 것이다. - P329

통섭을 향한 첫 걸음은 사회과학이 서술적·분석적으로 진행될 때 진정한 과학이겠지만 사회 이론은 아직 진정한 이론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일이다. - P329

사회과학은 초기 자연사 전통의 자연과학과 동일한 일반적 특징을 갖고 있다. 즉 사회과학은 풍부한 자료로부터 사회 현상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한다. 사회과학은 공동 행동의 예기치 않은 양상을 발견해 왔고 역사와 문화 진화의 상호 작용을 성공적으로 추적해 왔다. 그러나 사회에서 마음과 뇌로 이어지는 여러 수준들을 관통하는 인과적 설명망을 만들어 내지는 못했다. 이런 실패로 인해 사회과학은 진정한 과학 이론의 본질을 결여하고 있다. 따라서 비록 사회과학자들이 종종 ‘이론‘을 이야기하고 더 나아가 동일한 수준에서 동일한 종류의 언급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통합되지 않은 이야기에 불과하다. - P329

사회과학에서 자연사에 해당하는 단어로서 자주 접하는 용어는 해석학(hermeneutics)이다. 이 용어는 그리스 어 헤르메네우티코스(her-meneutikós, ‘해석에 능한)에서 비롯된 말로 원래는 문헌, 특히 성경에 대한 분석과 해석을 의미하는 말로 사용되었다. - P329

자연사의 분석은 수평적이지 수직적이지 않다. - P330

자연사는 조직의 여러 수준들을 가로지르는 최고의 가용적 지식들을 연결함으로써 과학 이론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더욱이 학자들이 상이한 수준들에서 작용하는 모든 가능한 사건들을 포착하는 입증 가능한 경합 가설들을 제시하게 되면 자연사는 엄밀한 과학 이론을 창조하게 된다. - P331

만일 사회과학자들의 궁극적인 목표가 자연과학자들과 마찬가지로 엄밀한 이론을 선택하는 것이라면, 그들이 시공간의 넓은 범위들을 얼마나 자유롭게 왕래하며 조망할 수 있는지에 따라 성공의 질이 결정될 것이다. 바로 자연과학의 설명과 사회과학의 설명을 같은 선상에 놓아야 한다는 뜻이다. - P331

(리처드) 로티는 해석학과 인식론(지식에 대한 체계적인 이론)을 다음과 같이 대조했다. "현상을 완벽하게 이해하고는 있지만 그 현상을 좀 더 확장하거나 강화하거나 가르치거나 정초하기 위해 그것을 암호화하기를 원할때 우리는 인식론적으로 된다. 반면, 현상을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그 현상을 받아들일 만큼 정직해질 때 우리는 해석학적으로 된다." - P331

그(로티)에 따르면 해석학은 "인식론의 몰락 때문에 남겨진문화적 공백이 결코 채워지지 않을 것ㅡ즉 더 이상 제약과 대립을 위한 강요가 느껴지지 않는 문화이어야 한다는 것ㅡ을 소망하는 하나의 표현"이다. 간단히 말해 학자들 간의 논의는 통섭을 염두에 두지 않고도 진행될 수 있다. 또한 그러면서도 엄격함이 유지될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양보는 포스트모던적인 학자들에게 환영받을지는 몰라도 학문의 능력과 기쁨을 고갈시킬 수 있는 미숙한 포기이다. - P331

연구의 창조성은 어떤 형태의 탐구에서도 예기치 않게 발생할 수 있지만 인과적 설명으로 발견들을 연결하지 않으려는 태도는 그 발견의 신뢰성을 떨어뜨린다. 그런 태도는 종합적인 과학적 방법, 즉 인류의 지성이 그동안 창조해 온 가장 강력한 도구를 뿌리치는 어리석은 짓이며 인간의 지성을 평가절하하는 게으른 행동이다. - P331

문제는 관점이다. 왜 진짜로 관점을 넓히지 않는가? - P333

인간은 행동의 가변성 측면에서 가장 특출할 수도 있으며 인간만이 언어와 자의식 그리고 통찰력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인간의 체계 중에서 알려진 모든 것들은 수많은 고도의 사회성 곤충과 척추동물이 보여 주는 특성들의 아주 작은 부분집합에 불과하다. - P333

만일 사회 행동에 대한 참된 과학을 창조하고 싶다면 1억 년 단위의 기간 동안 일어난 이 유기체 집단들의 발산 진화(divergent evolution)를 추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인간의 사회 행동이 궁극적으로 생물의 진화를 통해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도 유용할 것이다. - P333

자연환경은 인간이라는 종이 진화해 온 극장이다. 또한 인간의 생리와 행동은 그 환경에 정교하게 적응되어 있다. 인간 생물학이나 사회과학도 이러한 틀을 고려하지 않는 한 완전한 의미를 가질 수 없다. - P334

사회과학자들은 전통적인 분석에서 시작한다. 그들은 사실들에 순서를 매기고 그것들을 수량화하여 표와 그래프로 표시하며 통계학적 해석을 가한다. 그들은 역사적 배경도 조사한다. 그들은 다른 장소에 일어났던 유사한 현상과도 비교하고 주변 문화의 제약과 편향을 조사하며 그 사건이 속한 장르가 그때 그 장소에서 고유한 것인지 아니면 널리 일어나는 일인지를 결정한다. 이 모든 정보로부터 그들은 사건의 원인들을 추측하고 다음과 같이 묻는다. 이 사건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 사건은 계속될 것인가? 다시 일어날 사건인가? - P335

오늘날 대부분의 사회과학자들은 여기에서 멈춘 채 보고서를 작성한다. 하지만 통섭 이론으로 무장한 미래의 분석가들은 더 깊이 있게 탐구할 것이고 그래서 더 많은 것을 이해하게 될 것이며 더 큰 예측력도 갖게 될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 벌어질 일들을 장밋빛 청사진으로 보면 그들은 머지않아 심리학, 특히 사회심리학의 원리들을 인수 분해할 것이다. - P335

"사회심리학"이라는 용어는 한 개인이나 팀의 직관이 아니라 인간 행동에 관해서 통속적이기는 하나 감정적으로는 만족스러운 믿음을 뜻한다. 하지만 나는 성숙하고 정확한 심리학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완전한 지식을 원한다. 이런 지식은 그동안 사회과학자들에게 일반적으로 무시당해 왔다. - P335

통섭 연구의 완전한 시나리오를 제시해보겠다. 미래의 분석가들은 사회 행동이 주어진 환경 속의 개인이 지닌 감정과 의도의 총합으로부터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매우 잘 안다.
또한 그들은 개인의 행동이 생물학과 환경의 교차점에서 어떻게 발생하는지도 안다. 문화 변동에 대한 그들의 이해는 인간 행동의 종적 특이성을 유전적 진화의 산물로 해석하는 진화생물학의 통찰로 인해 강화된다. 그들은 유전자가 행동을 단순한 일대일 대응으로 규정한다는 전제를 피하면서도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표현할 수 있을지 매우 조심스러워한다. 그들은 자신의 견해를 좀 더 정교하게 전달하는 좀 더 세련된 공식을 다음과 같이 사용한다. 행동은 후성 규칙들의 안내를 받는다. - P335

후성설(epigenesis)은 개체가 유전과 환경의 공동 영향 아래에서 어떻게 발달하는지에 관한 개념으로서 원래 생물학에서 처음 나왔다. - P336

감각 체계와 뇌의 선천적 작용들의 집합체인 후성 규칙은 개체가 환경에서 직면한 문제들에 대해 빠른 해결책을 찾도록 만드는 일종의 어림법 (rules of thumb)이다. 그것은 인간으로 하여금 세상을 특정한 방식으로 보게끔 선천적으로 규정하고 자동적으로 특정한 선택을 하게 한다. - P336

우리는 이 후성 규칙들 때문에 무지개를 파장의 연속체가 아니라 네 가지 기본 색으로 본다. 우리는 근친상간을 피하고 문법적으로 정합적인 문장으로 말하고 친구에게 미소를 지으며 혼자일 때에는 낯선 이에게서 공포를 느낀다. - P336

후성 규칙들은 대개 감정을 통해서 작동되는데 모든 행동 범주에서 개인으로 하여금 상대적으로 빠르고 정확한 반응을 하도록 하여 결국 생존과 번식에 더 성공적이도록 만든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그 규칙들은 문화적 변이들과 조합들이 발생할 수 있도록 열려 있다. - P336

복잡한 사회에서는 그 규칙(후성 규칙)들이 건강과 복지에 더 이상 기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 규칙들이 지시하는 행동이 굴절되어 결국 개인과 사회의 이득에 반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 P336

자연선택에 따른 진화 (중략) 즉 협력과 갈등 행동은 그런 행동을 하는 개인의 생존과 번식을 향상시키기 때문에 본능으로 진화해 왔다는 논리 - P337

조류와 포유류(인간을 제외한)에서 가족은 기본적으로 불안정하지만, 적어도 고품질의 자원들을 통제하는 가족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하나의 유전적 계통이 여러 세대에 걸쳐 영속되는 경우(왕조)는 자원이 늘 풍부한 세력권에서 발생한다. - P337

가족 구성원들의 유전적 관계가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협력의 정도는 더욱 증가한다. 예컨대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협력은 삼촌과 조카 사이의 협력보다 더 빈번하다. - P338

이런 협동성과 근친상간 회피에 기인하여 가족 구성원들의 유전적 관계가 밀접할수록 성적 갈등의 빈도는 낮아진다. - P338

가족 구성원들의 유전적 관계는 갈등과 헌신의 형태에도 영향을 준다. 수컷은 자신의 부권이 불확실하면, 즉 그 자손이 자기의 자식이라는 것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그 자손에게 투자를 덜 한다. - P338

만일 어떤 가족에서 부모 중 하나가 죽으면 죽은 그 부모의 반대성을 가진 자식이 양육자의 지위를 놓고 살아남은 그 부모와 경쟁한다. 가령, 아버지가 죽으면 여전히 임신 가능한 어머니는 자신의 아들이 새롭게 얻을 수도 있는 배우자의 지위를 놓고 그 아들과 충돌할 개연성이 높다. 또한 그 아들은 자신의 어머니가 새로운 성관계를 맺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 P338

생물학에서 밝혀진 이러한 갈등과 헌신의 패턴은 복합 가족(step-family)이 생물학적 가족(biological family)보다 더 불안정하다는 사실을 예측할 수 있게해 준다. 계부모는 친부모보다 부양 자식들에게 덜 투자한다. 많은 종에서 계부모는 자신의 번식 성공도를 높이기 위해 현재의 자식들을 죽이기까지 한다. 이런 행동은 계부모가 지배적인 성일 경우에 특히 더 자주 일어난다. - P338

만일 낮은 서열의 구성원이 그 가족을 떠나 자신만의 가족을 구성하는 것에 도움이 된다면, 가족 내의 구성원들은(외부로부터 온 배우자들을 이용하여) 번식을 보다 고르게 하게 된다. 그러한 관용은 그 구성원들이 유전적으로 매우 가까울 때 가장 크게 나타나며 협동하는 개체들은 부모자식보다는 대개 형제자매들이다. - P338

문화의 변이들은 때로 엽기적이고 기이한 것까지 포함할 정도로 다양하다. 예컨대 예전에 뉴기니의 포어 족(Fore)은 죽은 친지들의 뇌를 먹음으로써 죽은 이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하는 풍습을 갖고 있었는데, 이 때 쿠루병 (동뉴기니 원주민에게서 나타나는 치명적인 뇌신경병.)에 감염된 친척의 뇌를 먹게 되면서 그 병이 마을에 점점 널리 퍼지게 되었다. - P339

근친상간 회피와 같은 행동 등에 대한 연구는 동물의 강한 본능이 인간 행동의 후성 규칙들로 번역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고고학자의 삽을 기다리는 유프라테스 강 유역의 고대 문명처럼 후성규칙은 문화의 긴 역사를 발굴할 우리의 손을 기다리고 있다. 진화론의 실제적인 역할은 후성 규칙이 있을 만한 위치를 정확하게 지적해주는 일이다. - P339

사회과학적 탐구 중에서 자연과학과의 간격을 메울 준비가 가장 잘 되어 있으며 형식과 자기 확신 측면에서 자연과학을 가장 닮은 학문분과는 경제학이다. 수학적 모형들로 무장되어 있고 매년마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으며 재계와 정부로부터 보상을 받는 이 분야는 사회과학의 여왕이라는 칭호를 받을 만하다. 그러나 ‘진정한‘ 과학과의 유사성은 종종 피상적이며 엄청난 지적인 대가를 치르며 얻어 왔다. - P339

경제 이론의 잠재력과 가치는 역사적 배경에서 가장 분명하게 이해될 수 있다. - P339

18세기부터 19세기 초까지의 고전주의 시대에는 애덤 스미스(Adam Smith), 데이비드 리카도(David Ricardo), 토머스 맬서스(Thomas Malthus)와 같은 창시자들이 경제를 순환하는 소득의 폐쇄계로 보았다. - P339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경제는 세계의 자원들을 통제하고 이로운 결과를 내기 위해 그것들을 전환한다. - P339

애덤 스미스는 이 기간(18세기부터 19세기 초)에 자유시장 경제학의 중심 공리를 도입했다.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그의 개념에 따르면 개별 생산자와 소비자는 자신의 최고 이익을 자유롭게 추구하도록 내버려 둘 때, 오히려 경제를 발전시키며 결과적으로 전체 사회에 최고의 이득을 안겨 준다. - P340

1830년경에 시작되어 그 후로 40년이 지났을 때 절정에 이른 한계주의 시대에는 보이지 않는 손의 속성들로 초점이 움직여 갔다. 경제의 내적 작동이 사람, 회사, 정부와 같은 행위자의 개별적인 결정들로 분석되었고 이 행위자들의 활동들은 수학적 모형들의 도움을 받으며 고찰되었다. 물리학 이론과 같은 추상적인 틀 내에서 생산과 소비의 수준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평가하고 예측함으로써 분석자들은 경제를 마치 실제 세계인 양 조작할 수 있었다. 미적분학은 생산과 소비에 있어서 매우 작은 ‘한계‘ 변동(marginal shifts)의 결과를 계산하는 데 사용되었고 이것으로써 경제 변화가 평가되었다. - P340

희소성과 수요가 등락하면서 새로운 생산물(예컨대 금, 석유, 집 등)의 각 단위도 그에 따라 가격이 등락한다. 종합적으로 복잡한 교환망을 통해 진행되는 이런 변동은 경제를 수요와 공급의 평형 상태에서 멀어지게 하거나 가깝게 만든다. 따라서 경제 변화를 정확한 값으로 기입하려고 하는 미시경제학의 토대가 형성되었다. - P340

한계 비용(marginal cost)은 생산물 한 단위를 추가로 생산할 때 필요한 총비용의 증가분으로, 한계 생산물(marginal product)은 하나의 생산 단위를 추가로 입력함으로써 생기는 총생산물의 증가분으로, 한계 수익 (marginal revenue)은 생산물 한 단위를 판매함으로써 생기는 총수익의 증가분으로, 그리고 한계효용(marginal utility)은 생산물 한 단위를 소비할 때 얻는 만족으로 정의된다. - P340

한계주의 경제학자들은 모형들을 만들어 자연과학자가 하는 식으로 다른 변수들은 고정하고 하나의 변수 혹은 한 조합 변수를 변화시킨다. 유능한 경제학자들은 그런 모형을 통해 깔끔한 그림을 그려 낸다. - P341

고전주의 시대의 거시 분석은 결국 한계주의 시대의 미시 분석과 결합되었는데, 1890년에 『경제학 원론(Principles of Economics)』을 쓴 앨프리드 마샬(Alfred Marshall)의 영향이 가장 컸다. 토르슈타인 베블렌 (Thorstein Veblen)은 1900년에 이런 결합의 결과를 신고전주의 경제학이라고 불렀다. - P341

신고전주의 경제학은 오늘날 우리가 받아들이는 것이기도 하지만 모형 구성 시대(the Era of Model Building)의 경제학과 중첩되기도 한다. 신고전주의는 그때부터 무르익기 시작했다. 이론가들은 1930년대부터 경제학의 세계를 훨씬 더 정교하게 시뮬레이션하기 위해서 선형 프로그램, 게임 이론 그리고 강력한 수학적·통계학적 기법들을 동원했다. 그들은 정확성에 대한 자신들의 느낌에 도취되어 평형에 대한 주제로 계속 되돌아갔다. 그들은 수요와 공급, 회사와 소비자의 충동, 경쟁, 시장 동요와 실패 그리고 노동과 자원의 최적 사용 등을 그들의 능력이 닿는 데까지 구체적으로 서술했다. - P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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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즐라탄이즐라탄탄 > 좋은 기회가 되어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밑줄친 문...

1년 전 오늘 읽었던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인데, 주저리주저리 많은 말들을 써놨지만, 오늘 다시 읽으면서 상대방을 비난하지 말라는 말이 굉장히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비난은 그저 상대의 감정을 자극할 뿐 상대를 진정으로 변화시키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살면서 상대방이 내 생각과 다르게 행동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화가 날 수는 있겠으나 그것을 그 상대방에게 직접 표출하는 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정말로 중요한 일이라면 모르겠지만 그런 경우보다는 보통 우리를 자극하는 일이라는 게 크게 보면 그리 중요하지 않은 그저 사소한 것들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화가 난다고 무작정 비난하기보다는 웬만하면 그냥 넘어가는 것이 상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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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관련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한 저자를 통해 데이터의 본질과 그 속성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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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반적인 다른 책들의 구성과는 조금 다르게 맨 앞부분에서 본문에 나오는 핵심 메시지들을 요약해서 보여주고 시작한다. 이러한 구성 덕분인지는 몰라도 개인적으로는 본문에 들어갔을 때 접하는 내용들이 좀 더 익숙하게 느껴졌다.

맨 처음 본문에 나오는 내용은 데이터 분석의 목적이 무엇이냐에 따라 필요한 정보들이 각각 다르다는 것이었다. 저자는 데이터 분석의 목적을 크게 4가지 정도로 나눠서 독자들에게 말해주는데 단순히 목적에 따른 역할 뿐만 아니라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역량들이 무엇인지 까지도 간단명료하게 알려주어서 독자들이 자신의 목적에 맞게 그러한 역량들을 준비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듯하다.

이어지는 내용에서는 데이터를 측정하는 것의 궁극적인 목적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우리가 데이터를 측정하고 분석하는 것은 단순히 그 행위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는 그 측정한 데이터에 기반하여 우리가 해결하고자하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받기 위함이다.

이러한 데이터 분석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회과학 분야의 마케팅 뿐만아니라 자연과학분야의 실험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최대한 잘 풀어내기 위해서는 측정하려는 데이터의 속성이 문제해결에 목적적합해야 함은 물론이고 그 측정값 또한 가급적 정확해야 한다.

오늘 포스팅은 이 정도로 하고 다음 포스팅에서 이와 관련된 내용을 좀 더 다뤄보도록 하겠다.

데이터를 세상에 있는 존재, 일어난 사건, 어떤 순간의 상태, 사람의 주관에 따라 달라지지 않도록 해석을 고정하려고 애쓴 정보라고 정의할 때, 결국 데이터는 세상에 관한 것이므로 데이터 과학자는 세상에 대한 이해를 갖추어야 한다. - P2

어려운 내용을 어려운 언어로 말하기는 쉬울지 모르지만, 어려운 내용을 쉬운 언어로 풀어쓰는 것은 전체를 조망하는 혜안과 긴 시간에 쌓인 내공을 필요로 한다. - P2

가장 중요한 것은 도구가 아니라 도구를 선택하는 능력이며, 이는 그 무엇도 넘볼 수 없는 인간의 영역이다. - P3

내가 하는 일에 있어서 데이터의 역할을 정의하자. 즉, 데이터와 관련해서 나의 롤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데이터에 관한 공부의 목적성이 분명해진다. - P10

내가 데이터 수집 전문가인지, 수집된 데이터를 갖고서 분석을 하는 전문가인지, 마케터로서 분석된 데이터를 갖고서업무에 활용하려는 사람인지 이를 분명히 할 때, 데이터 사이언스와 관련해서 무엇을 알아야 하고,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가 결정된다. - P10

빅데이터든 스몰데이터든 얼마나 양질의 정제된 데이터를 갖고서 분석하느냐가 더 좋은 결과를 담보한다. 양질의 데이터 100개가 이것저것 섞인 데이터 100만 개보다 더 낫다. - P11

분석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데이터의 수집이다. 수집이 잘못되면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갖고서 뛰어난 대가가 와서 분석한다 하더라도 그 결과는 쓸모가 없어진다. - P11

데이터 분석은 어쨌든 모집단의 일부를 갖고서 분석하는 것으로 아무리 양질의 데이터이고, 많은 양이 있다 하더라도 결국은 진실이 아니라 진실에 가까운 추정치일 뿐이다. 그래서 데이터 없이 분석결과를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이 최선이다. - P12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고, 데이터 분석 여부와 분석 방법 등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양의 데이터 다룰 줄 아는 능력보다 언제 써야 하는지 아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능력이다. - P12

데이터 분석이 어려운 항목은 대체 지표를 개발해서 분석을 할 때가 있다. 학습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대체 지표로 시험 성적을 활용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하지만 시험 성적이 학습 능력을 100% 반영한 진실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것처럼 이 또한 완벽할 수 없다. 그래서 데이터 사이언스가 만병통치약이라는 생각은 관둬야 한다. 의사결정을 돕는 도구일 뿐이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 P12

데이터 분석을 할 때 자주하는 실수 중 하나가 ‘나의 데이터‘ ‘남의 데이터‘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자 온갖 데이터(결과적으로 빅데이터)를 갖고 오다 보니 문제 해결에 전혀 상관없는 ‘남의 데이터‘가 마치 ‘나의 데이터‘처럼 취급될 때가 있다. 쓰지 않아도 될 시간과 비용을 지출하는 것이다. - P13

‘나의 데이터‘인지, ‘남의 데이터‘인지를 잘 구분하기 위해서는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의 정의를 잘 내려야 하고 문제 안의 변수들 사이의 관계 파악도 잘해야 한다. 결국 비즈니스 경험에 바탕을 둔 판단이 중요하다. - P13

분석 결과가 만능일 수는 없다. - P13

가능성의 오차 범위 - P13

확률이란 ‘예측‘이 아니라 ‘관리‘의 의미가 있다. ...(중략)... 확률에 따라 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영하느냐이다. - P14

데이터는 과거의 발자취일 뿐이다. 예측할 수 없다. 빅데이터를 분석한다는 것은 예측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패턴을 찾기 위한 것이다. - P14

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나오는 결과는 변수들 사이에 상관관계를 알려주는 것이지, 인과관계를 알려주는 것은 아니다. - P14

데이터 분석에만 치중하다 보면, 상식적인 판단이 헷갈려 엉뚱한 진단을 하는 수가 있다. 그래서 풀고자 하는 문제에 대한 통찰을 선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 P14

통찰은 결국 비즈니스 경험에서 나온다. 그리고 통찰이라는 것 역시도 조건과 경험에 따라 내용은 달라진다. 절대 진리는 없다. - P14

데이터 리터러시는 "데이터를 읽을 줄 아는 능력"을 의미한다. 일상에서 만나는 무수한 문제들에 우리는 감정적 판단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데이터 리터러시가 부족해서 그렇다. - P15

리터러시 역량을 키우는 방법은 해결하려는 문제의 주어진 상황이나 인과관계를 논리적으로 추론할 수 있는 소양을 갖추는 것이다. - P15

필요한 것은 세상을 이해하고, 상황을 이해하고, 맥락을 유추하는 과학적 사고를 포함한 인문학(리버럴 아트)적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 P15

기술의 진보는 생각 이상으로 빠르다. 지금 우리가 말하는 빅데이터는 향후 몇 년 뒤에는 스몰 데이터 수준이 될 수도있다. 그러니 빅데이터를 만능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 P15

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이 내놓는 답이 반드시 진리라는 보장은 없다. 이 말은 집단 지성이 언제나 진리는 아니라는 말과 같다. 지금의 여러 데이터가 편향된 것이라면 인공지능이 내놓는 답 또한 편향적일 수밖에 없다. - P15

인공지능은 주어진 데이터의 학습을 통해 결과를 도출하는 알고리즘일 뿐이다. - P15

데이터 분석 모델링(시스템 설계)을 할 때는 필요로 하는 데이터가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측정하기 쉬운 데이터를 선택해야 한다. - P16

시스템 설계의 핵심은 시간을 줄이고, 비용을 줄이고, 품질을 높이는 것이다. 다만, 이 셋을 동시에 해결하려다 보면 추후 결과 값 분석에서 무엇이 원인이었는지 가리지 못할 수 있다. 그래서 동시보다 하나씩 해결하는 것이 현명하다. - P16

무조건 데이터 사이언스 기법만이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P16

데이터 분석이 보장하는 것은 답의 진실성이 아니라, 데이터의 대표성임을 잊지 말자. - P16

분석 이전의 문제의 본질을 봐야 - P17

기술에만 빠져서 문제의 본질 읽기를 놓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 - P17

문제의 본질을 읽는 것. 그래서 문제를 풀기 위해 어떤 도구를 쓸지 결정하는 능력. 그것이 곧 인문학(리버럴 아트)적 능력이다. - P17

데이터 분석을 배우고자 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데이터 사이언스를 공부하고자 하는 이유가 어떤 상황 때문인지를(어떤 필요가 있는지)파악하는 것부터다. 왜냐면 공부하고자 하는 분들의 데이터 사이언스의 목적에 따라 필요로 하는 요소들(분야나 익혀야 할 기술)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 P25

데이터로 문제를 해결해야만 하는 사람

데이터로만 문제 해결이 가능한 분야와 이를 해결하려는 사람을 말한다. 즉, 데이터 분석을 해야만 문제가 풀리는 경우이다. 국가의 인구나 주식, 경상수지 같은 각종 경제 지표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통계청이라든가, 실험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분석하여 물질의 성질을 정의하는 실험 물리학자들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 부류에 있는 분들의 1차 목적은 "분석 그 자체"이다. - P27

데이터 사이언스를 다루는 이들 사이에서 자주 회자되는 속담(?)이 "Garbage In, Garbage Out" 이다. 아무리 분석 방법을 잘 알고 분석 실력도 출중하더라도 분석 데이터의 질이 좋지 않으면, 좋은 분석이 나올 수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분석 실력만큼 중요한 것이 데이터의 가치를 판단하는 능력이다. 이를 위해서는 분석하려는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필요하고 기초적인 통계 지식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어느정도의 통계 패키지(분석 프로그램) 사용 능력까지도 갖고 있다면 금상첨화이다. - P28

데이터로 문제 해결을 해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어떤 통계 패키지를 사용하느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R(통계 계산과 그래픽을 위한 프로그래밍 언어로 오픈 소스이며 무료로 사용 가능)도 괜찮고, 누구나 쓸 줄 아는 엑셀도 괜찮다. 충분히 좋은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가공할 수 있는 익숙한 툴만 있다면 얼마든지 좋은 분석을 할 수 있다. 연장을 탓할 필요는 없다. - P28

데이터의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은 이미 어떤 형태로든 데이터화 된 정보를 다루는 사람을 뜻한다. 이미 자료는 데이터 형태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 데이터가 어디서 왔느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어떤 식으로 데이터를 구조화(DB화) 하느냐?"와 "어떻게 원하는 유효한 값들을 신속하게 계산할 것인가?" 이다. - P29

사실상, 이 영역(데이터의 문제를 해결하는 영역)은 데이터 과학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영역에 가깝다. 특히 데이터 분석을 다루는 범용 패키지나 커스터마이징 된 모듈을 다루는 분들이 이런 일을 한다. 그래서 이쪽 분야에서는 당연히 전산학computer Sciences 관련 기술을 필수적으로 본다. 여기에는 데이터베이스 Database, 분산 컴퓨팅 Distributed Computing, 데이터 마이닝 Data Mining과 같은 데이터 처리 관련 기술이 포함되어 있다. 이 기술들은 데이터를 현란하게 다룰 줄 아는 프로그래밍 기술(코딩 능력)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 분야도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통계 이론을 알면 좋다. 정리하면, 통계학적 이론과 이를 프로그래밍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최고 능력자로 대우받을 수 있다. - P29

데이터로 설득하려는 사람

(중략) 쉽게 이야기해 장사하려는 사람들이다. 즉, 사업을 하는 비즈니스맨이거나 마케팅 담당자가 여기에 해당한다.
기본적으로 데이터를 다룰 줄은 알지만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보여주는 것, 시각화visualization 능력이다. 보통 데이터의 시각화를 이야기하면, 연관 검색어 보여주기 혹은 시각화 기능이 뛰어난 R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를 생각하기 쉽지만, 이보다 범용적으로 쓰이는 용어는 인포그래픽스 Infographics이다. - P30

이분들(데이터로 설득하려는 사람)에게는 데이터가 의미하는 바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보편적인 지식도 필요하겠지만, 정작 필요한 것은 예술적 감각이다. 한 때는 인포그래픽스나 데이터 시각화Data Visualization와 같은 용어가 빅데이터와 함께 주목을 많이 받았지만 산업디자인 쪽에서는 오래전부터 다뤄왔던 주제이다. 그래서 산업디자인 관련 지식을 갖고 있다면 큰 도움이 되고, 데이터를 갖고서 시각화하는 소프트웨어까지도 쓸 줄 안다면 능력자라봐도 된다. 참고로 엑셀도 괜찮은 데이터 시각화 도구 가운데 하나이다(엑셀은 정말 못하는 게 없다). - P30

데이터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

(중략) 데이터를 다루는 전공자는 아니지만, 데이터 사이언스에 관심을 갖고서 이를 자신의 영역에 적극 사용하고자 하는 분들이다. 이분들은 데이터 사이언스 내지는 데이터 분석까지 자신의 영역에서 사용하고자 한다. 전산학이나 통계학이 아닌 분야에서 말하는 데이터 관련 이야기들은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 P32

이분들(데이터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데이터를 다루는 기술이나 통계학적 지식이 아니라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는 능력"이다. 여기서 문제란 데이터를 통해 밝히고자(풀고자) 하는 어떤 사안을 말하며, 이를 위해서는 통계적 가설을 설정하고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설에 따라 수집해야 할 데이터가 결정되고, 이를 정리하고 분석하는 것이 문제해결의 과정에 해당한다. - P32

데이터 사이언스를 사용한다(혹은 학습한다)는 것은 데이터를 이용해 내가 일하는 분야에서 발생한 특정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목적일 가능성이 높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의 본질을 얼마나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가이다. 문제의 본질은 데이터 사이언스를 통해 알려고 하는 것, 데이터 사이언스를 통해서 하려는 정확한 의사결정이 무엇인가 파악하는 것이다. 이를 어떻게 알고 있느냐에 따라 해야 하는 일(나아가 내가 해야 하는 공부)이 달라진다. 그것은 데이터의 속성을 파악하는 일이 될 수도 있고, 통계 처리가 될 수도 있고, 데이터 처리와 관련된 컴퓨터 기술 습득이 될 수도 있다. - P33

데이터 사이언스를 업으로 하는 이들 대부분은 "데이터로문제 해결을 ‘해야만‘ 하는 사람으로 퉁쳐서 말하지만, 사실상 대부분은 "데이터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에 해당한다. 즉, 우리가 접하는 대부분의 데이터 관련 문제들은 분석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를 이용한다 정도로 보아야 한다. - P34

이즈음 다시 고민해봐야 할 것이 "과연, 내가 갖고 있는 문제는 꼭 데이터로만 해결이 가능한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데이터 사이언스가 반드시 필요한가?" 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데이터 분석이든 뭐든 시작하기에 앞서, 문제의 본질부터 파악하는 것이 첫 번째 단추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위의 질문 "꼭 데이터로만 해결이 가능한가"를 되짚어 보아야 한다. - P34

데이터 분석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분석(혹은 측정)‘ 자체가 목적인 경우, 또 하나는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목적인 경우이다. - P35

수요 예측은 사실 예측을 하는 것 자체에 목적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공급망 운용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것으로 봐야 한다. 그러면 수요 예측은 원래 문제를 풀기 위한 준비 작업에 해당한다. - P36

소셜 마케팅에서의 데이터 분석 또한 마찬가지다. 연관 검색어를 분석하고 사용자가 몇 번 클릭했는지 집계하는 이유는 데이터 분석으로 얻어진 정보를 바탕으로 마케팅에 활용하고자 함이다.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고객 확보가 원래의 목적이다. 즉, 데이터 분석 과정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공적인 마케팅 전략 수립이 문제의 본질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생각해볼 문제는 어떻게 하면 소비자의 데이터를 잘 분석하느냐가 아니라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고객의 어떤 데이터를 어떤 식으로 수집해서 분석하는가?" 이다. - P36

어떤 식으로든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읽을(측정) 수 있어야 한다. ...(중략)... 데이터 사이언스는 과학이나 공학실험에서 말하는 "측정"과도 깊은 연관성이 있다. - P36

대부분의 물리실험은 자연 현상을 측정하는 과정을 포함하는데, 실험에서 이러한 측정은 측정 자체가 목적인 것보다 원래 가지고 있던 문제 해결을 위한 선작업일 때가 훨씬 많다. 그래서 이쪽 연구를 하는 많은 공학도들은 어떻게 하면 정확한 측정값을 얻을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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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에 이어서 ‘근친상간‘에 대한 얘기가 계속 나온다. 지난번 포스팅에선 유전적인 문제를 주로 다뤘다면 오늘은 문화적으로도 금기시되어 있는 ‘근친상간‘에 대한 얘기를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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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가 근친상간과 관련하여 서로 대립각을 세우는 두 가설이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읽혔다. 하나는 앞선 포스팅에서도 잠깐 나왔던 웨스터마크 가설이다. 쉽게 말해 이것은 유전적인 원인으로 인해 근친상간을 피하라고 하는 가설이다. 한편 이에 반하는 가설은 바로 정신분석학으로 유명한 프로이트의 가설이다. 프로이트는 앞서 언급한 가설인 웨스터마크 가설과는 달리 유전적인 본능(성욕 또는 욕정)으로는 근친상간을 하려는 본능이 사람들 안에 존재한다고 본다. 그러므로 이러한 본능을 억제시키기 위해 사회문화적인 금기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본다.

프로이트의 이런 생각은 영국의 고전학자인 ‘제임스 프레이저‘ 라는 사람의 생각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데, 간단히 말하자면 유전적으로 또는 본능적으로 피하려는 생각이 있다면 그것을 굳이 인위적인 법 등을 만들어서 금기시할 필요가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른 걸 다 떠나서 독자인 나도 이러한 논리에는 상당부분 수긍이 되었기에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런 나의 판단은 조금은 섣불렀던 것 같다. 이어지는 글에서 프로이트 계열의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론체계를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 웨스터마크 효과의 논리성을 의도적으로 무시했다는 얘기가 나온 것이다.

참 이런 걸 보면서 단순히 논리만으로는 인정받을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현실에서는 외적인 세력의 힘을 결코 간과할 수 없음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세상 사는 게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확인하게 된 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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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친상간과 관련된 논의가 담긴 8장이 끝나고, 이어지는 9장에서는 사회과학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저자가 자연과학자라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으나 자연과학이 사회과학에 비해 우월하다는 뉘앙스가 많이 느껴졌다. 만약 사회과학분야의 관계자들이 이 파트를 읽는다면 저자에 대한 반감이 생길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였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저자의 얘기가 딱히 틀리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뭐 독자인 나야 관련 학계에 있는 사람도 아니고 하니 저자와 같은 자연과학자나 사회과학자들이 서로 자신이 옳으네 그르네 혹은 우월하네 열등하네 하면서 왈가왈부하는 것에 딱히 관심은 없지만 말이다.

사촌 간의 결혼은 많은 사회에서 허용되거나 심지어 장려된다. 특히 그런 결혼이 집단의 응집성에 도움을 주고 부를 굳건히 해 줄 때에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형제자매 간의 결혼과 이복 형제자매 간의 결혼은 금지되어 있다. 이 금기는 의식적인 고안물이다. 단지 본능적인 반응이 아니며 세부 사항들은 사회마다 상당히 다르다. 많은 문화에서 이 금기는 친족분류와 족외혼 계약과 뒤섞여 있다. - P311

선사 시대의 사회에서는 근친상간이 식인 풍습, 흡혈귀에 대한 믿음, 악한 마녀와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 P311

근대 사회는 근친상간을 막는 법을 제정한다. 1650년부터 왕정복고가 이루어진 1660년까지 호민관 시대에 영국에서는 근친상간의 당사자들이 사형에 처해졌다. 1887년까지 스코틀랜드에서는 실제로 무기 징역에 처해지는 경우는 거의 없었지만 명목상으로는 사형에 처해진 것과 다름없는 대우를 받았다.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벌금이나 징역으로 처벌될 수 있는 중죄로 취급되어 왔다. 성적인 아동 학대가 만일 근친상간에 의한 것이라면 더욱 용서 받기 힘들었다. - P311

근친상간 금기는 우리를 자연과학과 사회과학 간의 경계 지역으로 다시 한 번 인도한다. 그 금기가 제기하는 문제는 다음과 같다. 생물학적인 웨스터마크 효과와 문화적인 근친상간 금기는 도대체 어떤 관련이 있는가? - P312

프로이트에 따르면 친족 이성 간의 욕정은 근본적이고 강제적인 것으로서 그 어떤 억제 본능보다 강하다. 그러한 근친상간과 그로 인해 가정을 풍비박산 나게 하는 재앙을 막기 위해 사회는 금기라는 것을 고안해 냈다. 프로이트가 자신의 거대 심리학 체계의 일부로서 발전시킨 오이디푸스 콤플렉스(Oedipus complex)는 그런 욕망들 중 하나이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어머니와의 성관계를 통해 쾌락을 느끼기를 열망하면서 자신의 경쟁자인 아버지를 미워하는 아들의 해결될 수 없는 욕망이다. - P313

그(프로이트)는 1917년에 "남성은 어머니와 누이를 향해 정기적으로 근친상간적인 선택을 한다. 이것은 인간이 태어나서 최초로 하는 선택이다. 그리고 이런 끈질긴 유아기적 성향이 실행되는 것을 막으려면 가장 엄중한 금기가 있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 P313

프로이트는 웨스터마크 효과를 "터무니없는" 생각이라고 일축해버렸다. 그는 정신 분석의 결과들이 그런 현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프로이트의 이런 비판은 《황금가지 (The Golden Bough)》의 저자이며 영국의 인류학자이자 고전학자인 제임스 프레이저(James Frazer)의 생각에 상당히 기대어 있었다. - P313

프레이저는 만일 웨스터마크 효과가 정말로 존재한다면 금기는 필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뿌리 깊은 인간의 본능이 왜 법을 통해 강화될 필요가 있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 P313

프레이저에 대한 웨스터마크의 대응은 단순했지만 동등하게 논리적이었으며 많은 후속 증거들을 통해 지지되었다. 하지만 정신 분석이론의 위세에 눌려 무시되고 말았다. - P313

웨스터마크는 개인들이 다음과 같이 추론한다고 말했다. 

나는 내 부모와 형제자매에 대해 성적으로 무관심하다. 하지만 종종 그들과의 성관계가 도대체 어떤 것일까 궁금해질 때가 있다. 그런 생각은 구역질이 난다! 근친상간은 일종의 억지이며 부자연스러운 것이다. 그것은 내가 그동안 함께했으며 내 자신의 복지를 위해 계속 유지해야만 하는 결속들을 변화시키거나 파괴해 버린다. 이것을 확장하면 다른 사람이 근친상간을 범하는 것도 나는 역겹다. 물론 그들도 나와 같은 입장이다. 그래서 드물게 일어나는 그러한 사건들은 비도덕적이라고 비난받아야 한다. - P314

프로이트를 비롯한 일군의 영향력 있는 사회 이론가들은 왜 그 효과를 그토록 무시했을까?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그것은 웨스터마크 효과가 사회 이론 분야의 주요 진보를 근본적으로 되묻는 것이었고 근대 사상의 토대를 위태롭게 했기 때문이다. - P314

"프로이트는 만일 웨스터마크가 옳다면 그 자신은 틀렸음을 너무도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 초기 유아기의 관계로 인해 서로 간의 성적 관심이 억눌린다는 견해 (웨스터마크 효과)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기초, 성격 역동성(personality dynamics) 개념, 신경증에 대한 설명 그리고 법, 예술, 문명의 기원에 관한 그의 거대 이론을 무너뜨리지 않으려면 거부해야 마땅한 것이었다." _아서 울프 - P314

웨스터마크 효과는 다른 배들도 위태롭게 만들었다. 사회 규범이 일반적으로 인간의 본성을 억누르기 위해서 존재하는가, 아니면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서 존재하는가? 근친상간 금기는 도덕성의 진화에 대해 어떤 함의를 지니는가? 이것은 사소한 문제들이 아니다. - P314

정통 사회 이론에 따르면 도덕성은 대체로 양식과 관습으로부터 구성된 의무 규약이다. 하지만 웨스터마크는 기존의 윤리학에 대해 도덕 개념이 선천적인 감정에서 도출된다는 새로운 이론을 제시했다. - P314

근친상간 금기의 문제는 적어도 윤리 이론들이 충돌하는 대목에서는 경험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 실제로 웨스터마크와 프로이트 중 한 사람만 옳았다. 현재의 증거들은 웨스터마크 쪽으로 강하게 기울고 있다. 근친상간 금기는 단순히 개인적 선호에 문화적 규약을 덧입히는 것 이상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근친 교배의 결과를 직접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근친상간을 통해 태어난 자식들이 자주 결함을 가진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인식할 수 있다. - P315

웨스터마크 효과는 모든 영장류에서 발견되는 일종의 성적 둔감 현상으로서 인간의 경우에도 보편적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성적 성숙기로 접어든 젊은 개체들이 자신의 집단을 떠나는 현상도 영장류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난다. 한편 인간 사회에서는 이런 현상이 청년기의 바람기나 족외혼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 P316

도대체 합리적 선택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대안적인 정신적 시나리오들을 궁리해 보다가 최강의 후성 규칙을 만족시키는 시나리오를 문득 찾게 되는 그런 것이리라! 인류가 수십만 년 동안 성공적으로 생존하고 번식하게 된것도 이런 규칙들 그리고 그 규칙들의 상대적 힘의 위계 때문이다. - P316

근친상간 회피 현상은 유전자 · 문화의 공진화의 한 가지 사례로만 국한되지 않는 것 같다. 오히려 이 사례는 유전자 · 문화 공진화가 어떤 방식으로 사회 행동의 전반까지 엮어내는지를 잘 보여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 P316

사람들은 사회과학ㅡ인류학, 사회학, 경제학 그리고 정치과학ㅡ에서 우리의 삶을 이해하고 미래를 통제할 지식을 기대한다. 그들은 존재하지 않는 사건들의 예정된 전개가 아니라 우리가 특정한 행위 과정을 선택했을 때 사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를 예측하고자 한다. - P317

의학자들은 분자생물학과 세포생물학의 정합적 토대를 믿는다. 그들은 건강과 질병의 요소들을 생물학·물리학· 화학의 수준까지 내려가서 연구하고자 한다. 그들이 수행하는 개별 연구 프로젝트의 성패는 근본 원리들에 입각한 실험 설계를 얼마나 잘했느냐에 달려 있다. 즉 그들은 전체 유기체에서 분자까지 이르는 순차적인 생물 조직의 모든 수준들에 일관적으로 적용되는 근본 원리들을 사용하고 있다. - P319

사회과학자들은 대체로 자연과학을 통일시키고 이끌어 가는 지식의 위계성 개념을 일축한다. 그들은 독립된 칸막이에 자신만의 방을 만들어 놓고 각자의 방에서만 통하는 정확한 언어를 사용하려고만 하지 그런 작업을 좀처럼 다른 방들로 확장하려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상당수의 학자들이 이런 전반적인 혼돈 상태를 즐기면서 그것을 창조적 효소쯤으로 착각하고 있다. - P319

어떤 이들은 당파적인 사회 운동을 추구하면서 개인적인 정치 철학에 이론을 복속시키고 있다. 지난 몇십 년 동안 사회과학자들은 마르크스 레닌주의나 사회다윈주의의 극단적 형태를 수용해 왔다. 오늘날은 자유 방임형 자본주의에서부터 극단적 사회주의까지 이념의 시장이 매우 넓어졌으며, 소수의 입장이기는 하지만 객관적 지식이라는 개념 자체를 문제시하는 포스트모더니즘적 상대주의도 등장했다. - P319

그들(사회과학자들)은 부족적 충성심에 쉽게 속박된다. 사회과학 이론의 가르침 중 많은 것들은 아직도 창시자들에 얽매여 있다. 만일 과학의 진보를 그 창시자들이 얼마나 빨리 잊혀지는가로 측정한다면 이런 상황은 좋지 않은 징조이다. - P319

《옥스퍼드 철학 사전(The Oxford Dictionary of Philosophy)》에서 사이먼 블랙번(Simon Blackburn)은 교훈적인 사례를 하나 제시했다. "소쉬르를 따르는 기호론(semiotics) 전통은 가끔씩 기호학(semiology)으로 지칭된다. 하지만 혼란스럽게도 크리스테바(Kristeva)의 책에서는 이 용어가 자아의 유아적인 일부가 비합리적으로 발산되는 경우를 지칭한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비판 이론, 기능주의, 역사주의, 반역사주의, 구조주의, 포스트구조주의 분야들을 통해서도 계속되고 있다. 만일 우리가 냉정하게 거절하지 않는다면 어느새 마르크스주의와 정신분석 이론의 함정 속에 빠지게 된다. 20세기에는 그 함정 속으로 그렇게 많은 학문의 세계가 사라졌다. - P320

문제는 사회과학자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인간 생물학과 심리학의 물리적 실재 속에 단 한번도(이 단어가 그렇게 강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끼워 넣어 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물론 그런 물리적 실재는 존재하며 문화는 어떤 별천지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 P320

사회과학이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점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사회과학은 본래 물리학과 화학보다 훨씬 더 복잡하기 때문에 물리학과 화학을 그렇게 부르기보다 사회과학을 경성 과학(hard sciences)이라고 불러야 한다. 언뜻 생각하면 우리가 광자, 글루온 그리고 황화 라디칼(sulfide radical) 하고는 이야기 못하지만 다른 사람들과는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사회과학이 더 만만해 보일 수도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사회과학 교과서들을 대부분 진부하다고 여긴다. - P320

친숙함은 편안함을 주고 편안함은 부주의와 실수를 낳는다. - P321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다른 이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심지어 제도가 어떻게 진화하는지 등을 안다고 믿는다. 그러나 그들은 틀렸다. 그들은 잘못된개념들에 젖은 상식에 입각하여 인간 본성을 이해하는 이른바 통속 심리학(folk psychology)ㅡ아인슈타인은 이것을 "18세까지 배운 모든 것"이라고 정의했다.ㅡ을 받아들이고 있는 셈이다. 그것은 그리스 철학에서 개발된 개념들에 비해 그저 조금 발전된 논의들일 뿐이다. - P321

세련된 수학 모형을 오랫동안 사용해 온 사회 이론가들도 똑같이 통속 심리학에 만족해 한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과학적 심리학과 생물학의 발견들을 무시한다. 사회과학자들이 공산주의적 원칙의 힘을 과대평가하고 인종주의적인 적개심의 힘을 과소평가했던 이유가 부분적으로 여기에 있다. 그들은 압력 밥솥 뚜껑이 퍽 하고 열리듯이(구)소련이 붕괴했을 때 정말로 깜짝 놀랐다. 그리고 이런 에너지의 갑작스러운 방출이 있었던 이유들 중 하나가 몰락해 가고 있었던(구)소련의 영토에서 벌어진 인종 싸움과 민족 분쟁이었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놀랐다. - P321

사회 이론가들은 민족성으로 불타는 이슬람 원리주의를 계속해서 잘못 판단해 왔다. 당장 미국에서만도 그들은 (구)소련의 붕괴를 예언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여전히 그 원인들에 대해서 일치된 견해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간단히 말해서 사회과학자 전체는 인간 본성의 토대에 대해 거의 신경을 쓰지 못했으며 그본성의 뿌리 깊은 기원에 대해서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 P321

사회과학은 강력한 역사적 전례의 잔재에 발목이 잡혀 있다. 사회과학의 창시자들은 고의적으로 자연과학을 무시하는 전략을 취해 왔다. 예컨대, 에밀 뒤르켐, 카를 마르크스, 프란츠 보애스(Franz Boas),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그의 후계자들이 전부 그런 입장을 따랐다. 그들은 초창기 자신들의 학문 분야를 생물학과 심리학이라는 기초 과학으로부터 분리하려고 애를 썼다. - P322

사실 초창기의 사회과학은 다소 소박한 수준이었기 때문에 사회과학과 생물학 · 심리학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조차 불분명했다. 이런 입장은 처음에는 그럭저럭 괜찮았다. 당시의 사회과학자들은 자연과학의 눈치를 보지 않고 문화와 사회 조직의 양상에 대해 왕성한 연구들을 시작했으며 사회 행동의 법칙들을 만들어 갔다. 그러나 이런 개척기가 끝난 후에 그 이론가들은 생물학과 심리학을 아예 팽개치는 실수를 범하기 시작했다. 인간 본성의 뿌리를 외면하는 것이 더 이상 미덕일 수 없는 데도 말이다. - P322

사회 이론가들은 사회과학의 또 다른 풍토병 때문에 자연과학과의 만남을 저지당했다. 그것은 정치 이념이다. - P322

정치 이념의 효과는 미국 인류학계에서 특히 분명하게 나타났다. 프란츠 보애스는 루스 베네딕트(Ruth Benedict)와 마거릿 미드(Margaret Mead)라는 걸출한 제자들의 도움으로 당시의 사회다윈주의에 내재된 우생학과 인종주의에 대항하여 십자군 역할을 자처했다. (이런 인식 자체는 옳은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행동이 특정 도덕적 기치로 둔갑하더니 그들은 우생학과 인종주의에 대한 반대를 넘어 문화상대주의라는 새로운 이념을 이끌어 냈다. - P322

‘문명화된‘ 사람이 다윈적인 생존 투쟁에서 ‘원시적인‘ 사람을 이겼기 때문에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그들 간의 차이가 역사적 환경의 산물이 아니라 그들의 유전자 때문에 생겨난 것이라는 믿음도 거짓이다. 게다가 문화는 엄청나게 복잡하며 환경에 잘 적응된 상태로 진화하고 있다. 그러므로 문화가 낮은 수준에서 높은 수준으로 진화한다는 생각은 오해이며 문화적 다양성을 생물학적으로 설명하는 일은 옳지 않다. - P323

보애스를 포함해 영향력 있는 인류학자들은 모든 문화가 상이한 방식으로 동등하다고 믿으면서 문화상대주의의 깃발을 높이 들었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에 구미 사회에서는 정치적 다문화주의(political multiculturalism)가 맹위를 떨쳤다. 또한 소수 인종, 여성, 동성애자도 다수자들이 누리는 하위문화와 동등한 지위를 갖는 그들만의 하위문화를 가져야 한다는 주장들이 설득력을 얻게 되면서 문화의 통합이라는 개념은 점점 힘을 잃어갔다. "여럿에서 하나로"라는 미국의 표어는 "하나에서 여럿으로"로 바뀌었다. 사람들은 이런 정체성 정치학(identity politics)이 개인의 시민권을증대시키고 있는데 도대체 뭐가 잘못이냐고 반문했다. - P323

인도주의적 목표를 통해 확고해진 많은 인류학자들의 본능은 생물학에 대한 그들의 반대 입장을 좀 더 공고히 하면서 문화상대주의에 대한 지지를 더욱 강화시켜 나갔다. - P323

문화상대주의는 인종 집단들 간의 유전적인 행동 차이가 있다는 믿음ㅡ물론 이런 믿음은 증명되지 않았으며 이념적으로도 위험한 발상이다.ㅡ을 부정하면서 시작되었는데 결국에는 유전에 기초한 통합된 인간 본성이라는 개념 자체를 반대하는 쪽으로 나아갔다. 이렇게 해서 인간 조건에 대한 커다란 수수께끼가 생겨났다. 문화나 유전이 아니라면 도대체 인간성을 통합해 주는 게 무엇이냐는 질문이다. - P323

만일 윤리 기준들이 문화를 통해서 형성되는데 문화는 끝없이 다양하고 동등하다면 도대체 무슨 근거로 신정(神政, theocracy)이나 식민주의, 아동 착취, 고문, 노예 제도를 반대할 수 있겠는가? - P324

생물인류학(biological anthropology) 연구자들은 문화란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유전 역사의 산물이며 그런 역사의 영향을 받은 개인의 결정으로 매 세대마다 새로워진다고 설명한다. 한편, 문화인류학(cultural anthropology) 연구자들은 문화가 유전적 역사와는 대체로 상관없는 고차원적 현상이며 실제적으로 어떤 제한도 없이 사회마다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 P324

생물인류학적 관점은 「스타워즈」와 같은 시리즈 영화와 맥을 같이 하는데, 왜냐하면 거기에 등장하는 외계인들이 그 물리적 외형은 다르나 오히려 확고부동한 인간성으로 통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 P324

반면 문화인류학적 관점은 오히려 「외계의 침입자(Invasion of the Body Snatchers)」 류의 영화에 더 잘 어울린다. 여기서 등장인물들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외계인의 본성을 갖고 있다. (이것을 제대로 보여 준 영화는 「인디펜던트 데이」이다. 그 영화에 따르면 만일 인간이 아니라면 모든 것이 외계인이다.) - P324

한편으로는 "생물학적 변이와 문화적 변이의 존재를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 다양성을 생물학화하거나 본질화하는 일은 거부한다." - P324

그들(문화인류학자들)은 과학이 다양한 유형의 사고방식들 중에 하나이며 다양한 지적문화 중에서 하나의 훌륭한 하위문화일 뿐이라는 극단적인 포스트모더니즘을 받아들인다. - P325

현대 사회학은 인류학보다 자연과학에서 더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사회학은 사회학자 자신이 속해 있는 복잡한 사회에 관한 일종의 인류학적 탐구라고 해도 된다. 반대로, 인류학은 인류학자 자신이 속해있지 않는 좀 더 단순하고 동떨어진 사회에 대한 일종의 사회학으로 정의할 수 있다. 연구 주제 측면에서 보면 사회학은 가계 수입과 이혼율의 관계 등을 다루고 인류학은 신랑의 결혼 지참금 등을 다룬다. - P325

근대 사회학은 정확한 측정과 통계적 분석을 주요 특징으로 한다. - P325

학계의 사회학자들은 대개 문화 연구 스펙트럼에서 생물학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한쪽 끝에 자리 잡고 있다. - P325

자연과학의 분석 방법에 대단한 재능을 가진 탁월한 주류 이론가인 시카고 대학교의 제임스 콜먼 (James S.
Coleman)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회과학이 설명해야 할 것은 사회현상이지 개인의 행동이 아니다. 아주 예외적인 경우에만 사회 현상이 직접적으로 개인 행동의 합으로 유도될 수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것은 예외일 뿐이다. 결과적으로 초점은 설명되어야 할 사회 체계에 맞춰져야 한다. 그 규모는 양자 관계에서부터 사회, 심지어는 세계 체제로까지 확장될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설명의 초점이 하나의 단위로서의 체계에 있지. 개인 혹은 그 체계를 만드는 다른 구성 요소들에 있지 않다는 점이다." - P326

생물학은 여러 수준의 조직들에 걸쳐 일어나는 인과 관계들을 추적하는 과학으로서 뇌와 생태계의 수준에서 원자 수준까지 모든 것을 탐구의 대상으로 삼는다. 도대체 왜 사회학은 뉴런에서 사회까지를 관통하는 전망의 인도를 받아서는 안 되는가? 그러지 말아야 할 분명한 이유는 없다. - P326

컬럼비아 대학교의 로버트 니스벳(Robert Nisbet)은 고전 사회학에 대한 평가를 내리면서 사회학이 과학보다는 개념적으로 웅장한 하나의 예술로서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니스벳은 위대한 예술의 목표는 개인적 필요 또는 심지어 철학적·종교적 아이디어의 충족일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우주와 자연 그리고 인간(또는 예술가 자신)에 대해 무언가를 말하는" 이미지들을 통해 종합적이며 내적으로 일관적인 세계를 창조하는 것이라는 허버트 리드(Herbert Read)의 말을 인용한다. - P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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