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아이들이 읽기 좋도록 아기자기한 그림과 비교적 간단한 문장들로 구성되어 있다. 일반적인 책들에 비해 사이즈는 크지만 두께는 상당히 얇다. 겉표지에 나온 아름다운 그림처럼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메리 크리스마스

옛날 옛적에는,
산타 할아버지가 크리스마스를 즐기지 못했어요.

"산타 할아버지에게는 크리스마스에 특별한 일이 하나도 없다고?"

"산타 할아버지에게 뭔가 특별한 걸 해 드려야겠어."

요정들은 정말 특별한 걸 준비했어요.
산타 할아버지가 잠에서 깨자, 침대로 맛있는 아침밥을 가져다드렸어요.

"우리 다 같이 나무하러 가야 해요!"
"누구에게 주려고?"
산타 할아버지가 묻자, 요정들이 대답했어요.
"산타 할아버지 드리려고요!"

반짝이와 지팡이 사탕, 아기 돼지 모양 생강쿠키, 유리 공을 걸어 크리스마스트리를 꾸몄어요.

"참 아름답구나!"

"하나, 둘, 셋!"

그의 얼굴은 넓적하고, 배는 동글동글하네.
그 배는 웃을 때마다 출렁이네. 젤리로 가득 찬 그릇처럼.

"나 정말 이렇게 웃는데."

빨간 옷을 입고 수염을 기른 누군가가 선물이 가득 든 자루를 들고 방으로 들어오며 외쳤어요.
"호! 호! 호!"

첫 번째 선물은 산타 할아버지 것이었어요.

나머지도 모두 산타 할아버지에게 보내는 선물이었어요.

"마음에 쏙 드는구나."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마음에 들어."

검은 감초젤리와 빨간 사과, 동그랗게 만 양말

고기파이, 푸딩, 비스킷, 구운 고기, 방울다다기양배추, 그레이비소스, 겨자무소스, 사이다가 가득 담겨 거품이 보글보글 올라오는 유리잔, 통나무 케이크, 배조림, 지팡이 사탕, 몇 가지 파이, 설탕 가루를 뿌린 큼직한 6단 생강케이크

산타 할아버지 눈가에 옅은 주름이 잡히더니 살짝 반짝였어요.

촛불 속에서 할아버지의 두 눈이 촉촉해지는 걸 요정들은 분명히 보았어요

"해마다 이렇게 해야겠구나."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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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4-12-03 16: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성탄절 분위기가 물씬 나는 기분 좋아지는 그림이네요 이 달 즐겁게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즐라탄이즐라탄탄 2024-12-03 16:58   좋아요 1 | URL
예 그림도 아기자기하고 책 내용도 뭔가 훈훈할 거 같은 느낌입니다. 서곡님도 12월 즐독하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오늘은 수면이 집중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내용으로 시작한다. 여기서 핵심은 수면 부족이 단지 단기적 집중력 뿐만이 아니라 장기적 집중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이 내용을 통해 충분한 수면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이와 관련하여 수면에 들기 1시간 전에 빛에 노출되는 경우 수면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린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러한 것은 어쩌면 이미 대다수의 사람들이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삶에서는 스마트폰 등 밝게 빛나는 전자기기를 쉽사리 끊어내지 못하는 것을 보면 참 환경의 중요성이 크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신체적 비상 상황에서 뇌는 눈앞의 단기적 집중력만 줄이는 것이 아니다. 장기적 형태의 집중력을 위한 자원 또한 줄인다. - P108

잠을 잘 때 우리의 정신은 그날 경험한 일에서 연결 고리와 패턴을 찾아내기 시작한다. 이 활동은 창의력의 핵심 자원 중 하나이며, 이것이 바로 잠을 많이 자는 기면병 환자들의 창의력이 훨씬 뛰어난 이유다. - P108

수면 부족은 기억력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 P108

오늘 밤 우리가 잠에 들면 정신은 그날 배운 내용을 장기 기억으로 옮기기 시작한다. - P108

잠을 적게갈수록 이러한 과정(장기 기억으로 바꾸는 것)이 적게 발생하고, 그만큼 기억해낼 수 있는 정보도 적어진다. - P108

이러한 효과는 어린이에게 특히 강력하다. 충분히 자지 못한 아이들은 빠른 속도로 집중력에 문제를 보이기 시작하며, 종종 조증상태에 빠진다. - P108

내가 잠이 부족하긴 하지만 커피와 코카콜라 제로, 레드불로 만회하고 있다고 오랫동안 믿어왔다. - P109

우리 뇌에는 온종일 아데노신이라는 이름의 화학물질이 쌓이고, 이 아데노신이 우리에게 졸립다는 신호를 보낸다. 카페인은 이 아데노신의 양을 파악하는 수용체를 차단한다. - P109

"저는 이 현상을 연료계 위에 포스트잇을 붙이는 것에 비유합니다. 카페인을 마심으로써 스스로에게 연료를 주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연료가 얼마나 텅 비었는지를 알아차리지 못할 뿐이죠. 카페인이 없어지면 두 배로 피곤해집니다." - P109

잠을 적게 잘수록 세상은 모든 면에서 더 흐릿해진다. 집중력도 나빠지고, 깊이 사고하고 관련성을 찾아내는 능력도 줄어들고, 기억력도 감소한다. - P109

"잠을 더 잘 자면 많은 문제가 줄어듭니다. 기분장애나 비만, 집중력 문제 같은 것들이요... 잠이 많은 피해를 복구해줍니다." - P110

수면이 놀라울 만큼 적극적인 과정임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잠들면 뇌와 몸에서 온갖 다양한 활동이 펼쳐지며, 이 활동들은 사람들이 제대로 기능하고 집중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몸에서 발생하는 일 중 하나는, 수면 중에 우리의 뇌가 낮 동안 쌓인 찌꺼기를 청소한다는 것이다. - P111

"서파수면slow-wave sleep이 발생하면 뇌척수액의 경로가 넓어져서 뇌의 대사 부산물을 제거"한다 - P111

매일 밤 우리가 잠들면 뇌는 액체로 헹궈진다. 이 뇌척수액은 뇌에서 독성 단백질을 씻어내 간으로 보내고, 간에서 이 독소를 없앤다. - P111

"학생들에게 설명할 때 저는 이 독성 단백질을 뇌세포의 똥이라고 부릅니다. 집중이 잘 안 될 때는 머릿속에 뇌세포 똥이 너무 많이 돌아다니는 것일 수 있어요." 이러한 사실은 우리가 피곤할 때 "숙취 같은 느낌"이 드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말 그대로 머리가 독소로 꽉 막히는 것이다. - P111

긍정적인 의미의 브레인워싱은 오로지 사람들이 잠들었을 때만 발생한다. - P111

"뇌가 이용할 수 있는 에너지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뇌는 서로 다른 두 기능 상태, 즉 깨어 있는 상태로 의식을 유지하느냐, 아니면 잠든 상태로 정화하느냐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듯해 보입니다. 집에서 파티를 여는 일에 빗대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손님을 맞이하거나 집을 깨끗하게 치울 수 있지만,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순 없어요." - P112

뇌가 반드시 필요한 이 정화 작용을 거치지 못하면 점점 독소가 쌓여서 갈수록 집중이 힘들어진다. 일부 과학자는 이러한 이유로 수면이 부족한 사람이 장기적 측면에서 치매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고 본다. 록산느는 우리가 잠잘 때 "복구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 P112

수면 중에 발생하는 또 다른 변화는 에너지가 다시 차올라 회복된다는 것이다. - P112

"전전두엽은 뇌에서 판단을 담당하는 부위로, 수면 시간 감소에 특히 민감해 보입니다... 하룻밤만 잠을 못자도 전전두엽 부위가 뇌의 주요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사용하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완전히 무감각해지는 거예요." - P112

에너지원을 보충하지 않으면 우리는 명료하게 사고할 수 없다. - P112

"어떤 방식으로든 꿈이 깨어 있는 시간에 발생한 사건에 감정적으로 적응하는 데 도움을 준다" - P112

우리는 꿈을 꿀 때 스트레스를 받은 순간을 다시 떠올릴 수 있는데, 이번에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몸에 흘러들지 않는다. - P112

스트레스가 잘 관리되면 집중이 더 잘된다. - P113

꿈은 대체로 빠른 안구 운동 수면 rapid-eye movement sleep (렘수면)이라는 이름의 단계에서 발생한다. - P113

"가장 길고 강력한 렘수면은 수면 주기가 시작되고 일곱 시간에서 여덟 시간 무렵에 발생합니다. 그러므로 수면을 대여섯 시간으로 줄이면 길고 강력한 렘수면을 하지 못할 확률이 높죠." - P113

"약물로 유도한 수면은 일반 수면과 똑같지 않습니다." - P113

수면은 뇌와 신체가 많은 활동을 수행하는 적극적 과정임을 기억하자. 약이나 알코올로 유도한 수면에서는 이런 활동 중 다수가 아예 발생하지 않거나 훨씬 적게 발생한다. - P113

인위적으로 수면을 유도하는 다양한 방식은 몸에 여러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P114

더 강한 약물은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 P114

"수면은 많고 많은 신경전달물질이 중요한 균형을 이룬 상태입니다. 인위적으로.. 그중 하나를 강화하면 수면의 균형이 깨집니다." 그렇게 되면 렘수면이 줄고 꿈을 덜 꾸게 될 확률이 높으며, 이 중요한 단계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혜택을 잃게 된다. 그러편 온종일 피곤에 절어 있기 쉬운데, 바로 이러한 이유로 수면제가 온갖 원인의 사망 위험을 높이는 것이다. - P114

"수술받고 회복한 사람, 그러니까 마취에서 깨어난 사람은 ‘아, 너무 개운해‘라고 말하지 않아요." - P114

약물의 도움을 받아잠드는 행위는 가벼운 마취제를 맞는 일과 같다. 그때 우리의 몸은 필요한 만큼 쉬거나 정화하거나 원기를 회복하거나 꿈을 꾸지 못한다. - P114

우리가 만든 문화에서는 수면에 관해 가장 잘 알아야 할 사람들이 우리만큼이나 잠을 미루는 데 열심이다. - P115

우리가 물리적 빛과 맺는 관계 - P115

19세기까지 거의 모든 인간의 삶은 주로 해의 뜨고 짐에 따라 이루어졌다. 사람의 자연스러운 리듬은 해의 움직임과 일치하도록 진화했다. 우리는 동이 틀 무렵 기운이 솟아오르고, 캄캄해지면 졸려 한다. 거의 대부분의 인간 역사상 이 주기는 지켜졌다. - P116

인류가 해조류나 바퀴류처럼 빛의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끔 진화했다 - P116

전구의 개발로 갑자기 사람들은 빛을 통제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러한 힘이 우리 내부의 리듬을 뒤죽박죽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 P116

인간은 해가 지기 시작할 무렵 활력이 솟게끔 (찰스의 말에 따르면 "잠을 깨우는 힘이 밀려"들게끔) 진화했다. - P116

오늘날 인간은 빛을 통제한다. 해가 지는 시간을 결정할 수 있다. 자겠다고 마음먹는 순간까지 계속 환한 빛을 켜두거나 침대에서 핸드폰으로 텔레비전 프로를 볼 경우, 조명이나 핸드폰을 끌 때 사람들은 의도치 않게 이 신체 반응을 일으킨다. 인간의 몸은 갑작스러운 빛의 감소를 일몰로 여기고 우리가 다시 동굴로 돌아올 수 있도록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는다. - P116

"조명을 켤 때마다 수면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을 무심코 삼키는 것" - P117

"이것이 바로 수면 부족의 확산에 크게 일조하는 요인입니다. 우리는 갈수록 더 늦은 시간까지 빛에 노출되고 있거든요." - P117

실제로 미국인의 90퍼센트가 침대에 눕기 한 시간 이전에 밝게 빛나는 전자기기를 들여다본다. 오늘날 사람들은 50년 전보다 인공조명에 열 배 더 노출된다. - P117

소비자본주의적 가치의 지배를 받는 사회에서 "수면은 커다란 문제" ...(중략)... "잠든 사람은 돈을 쓰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소비하지 않아요. 아무 상품도 생산하지 않고요." - P118

인간이 건강에 적합한 수면 시간으로 돌아가면 (모두가 내가 프로빈스타운에서 잔 만큼 잔다면) "경제체제에 지진이 발생할 것"...(중략)... "지금의 경제체제는 잠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집중력 부진은 로드킬일 뿐이에요. 그저 사업의 대가일 뿐이죠." - P118

우리는 잠들기 전에 노출되는 빛의 양을 크게 줄여야 한다. - P119

침실에 인공조명이 하나도 없어야 하며, 적어도 침대에 눕기 두 시간 전 부터는 전자기기 화면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를 피해야 한다고 본다. - P119

"많은 사람에게 핸드폰은 아기와 같아요. 그래서 우리는 새내기 부모처럼 굽니다. 밤새워 지켜봐야 해. 주의를 기울여야 해. 깊게 자지 않을 거야. 아니면 우리는 신고 전화를 기다리는 소방수처럼 행동합니다." - P119

밤에 자신이 보거나 들을 수 없는 다른 방에서 핸드폰을 충전해야 한다 - P119

침실은 적정 온도여야하는데, 거의 추울 만큼 서늘해야 한다. 잠들기 위해서는 심부 체온이 낮아져야 하기 때문이며, 체온을 낮추기 힘들수록 잠들기까지의 시간도 길어진다.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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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유전자의 본질에 대해 정리하면서 시작한다. 지난번 포스팅까지 본문에서 언급했던 핵심적인 특성들을 단 몇 문장으로 정리해준 저자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바로 뒤이어서는 노화 이론에 관한 내용들이 나온다.

자연선택의 기본 단위로 가장 적합한 것은 종도 개체군도 개체도 아닌, 유전 물질의 작은 단위(이것을 ‘유전자‘라고 부르면 편리하다)라는 것이다. 이 논의의 기초가 되는 것은 유전자가 불멸인 데 비하여 몸 이상의 큰 단위는 일시적이라는 가정이었다. 이 가정은 두 가지 사실, 즉 유성생식과 교차가 있다는 사실과, 개체는 죽을 운명이라는 사실에 근거를 둔 것이다. - P107

노쇠는 개체의 생애 동안 일어나는 복제 과정의 유해한 오류와 유전자 손상이 축적되어 생기는 것이라는 이론이 있다. - P108

‘좋은 유전자‘의 가장 일반적인 특성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이미 언급했다. 그리고 우리는 ‘이기성‘이 그 특성 중 하나라고 결정했다. 그러나 성공한 유전자가 가지는 또 하나의 일반적인 특성은, 자기 생존 기계의 죽음을 적어도 번식한 뒤로 미루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이다. - P108

당신의 사촌과 종조부 중에는 어려서 죽은 자가 반드시 있을 테지만, 당신의 조상 중에는 단 한 사람도 어려서 죽은 자가 없다. 어려서 죽었다면 당신의 조상이 되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 P109

‘치사 유전자‘란 자신을 지니고 있는 개체를 죽이는 유전자다. 반半치사 유전자는 개체가 쇠약해지도록 하여 다른 원인에 의해서 죽을 가능성이 높아지도록 한다. - P109

모든 유전자는 생애 중 특정 단계에서만 몸에 최대 영향을 미치는데, 치사 유전자와 반치사 유전자도 예외는 아니다. 대부분의 유전자는 배아기에 영향을 미치지만 어떤 유전자는 유아기에, 어떤 유전자는 청년기에, 또 어떤 것은 중년기에, 그리고 어떤 것은 노년기에 영향을 미친다(나비 애벌레와 그것이 변태한 나비 성충은 똑같은 유전자 세트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란다). - P109

분명히 치사 유전자는 유전자 풀에서 제거될 것이다. 그러나 후기에 작용하는 치사 유전자가 초기에 작용하는 치사 유전자에 비해 유전자 풀 내에서 더 안정하게 유지된다는 사실 또한 확실하다. - P109

늙은 몸에서 치사 효과를 내는 유전자가 개체가 번식을 어느 정도라도 하고 나서 그 치사 효과를 나타낸다면 그 치사 유전자는 유전자 풀 내에서 성공적일 수 있다. - P109

노쇠 현상은 후기에 작용하는 치사 유전자와 반치사 유전자가 유전자 풀에 축적되기 때문에 나타나는 부산물일 뿐이다. 이들 치사 및 반치사 유전자는 단지 후기에 작용한다는 이유만으로 자연선택의 그물 구멍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 P109

피터 메더워Peter Medawar가 강조하는 점은, 선택은 다른 치사 유전자의 작용을 늦춰주는 유전자를 선호하고, 좋은 유전자의 작용을 빠르게 하는 유전자도 선호한다는 것이다. 진화의 많은 부분은 유전자 활동의 개시 시기를 유전적으로 제어하는 것과 연관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 P110

모든 개체가 연령에 상관없이 자손을 가질수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해도, 메더워의 이론은 후기에 작용하는 유해한 유전자가 유전자 풀 내에 축적되리라 예측한다. 그리고 노년에 번식이 어려워진다는 것은 그 2차적인 결과로서 생겨날 것이다. - P110

생장growth과 무성생식reproduction은 단순히 체세포 분열로 되는 것이기 때문에 양자 간에는 구별이 거의 없다. - P112

많은 식물은 흡근吸根을 뻗어서 무성생식을 한다. - P112

집단선택론자들은 성性이 "다른 개체의 몸속에서 독립적으로 발생한 이로운 돌연변이가 한 개체에게 쉽게 모일수 있도록 한다"고 생각한다. - P113

유성생식 대 무성생식은 청색 눈 대 갈색 눈과 같이 하나의 유전자가 제어하는 특성이라고 생각된다. - P114

유성생식을 가능케 하는 유전자는 자기의 이기적 목적을 위해 다른 유전자 모두를 조종한다. 교차를 가능케 하는 유전자도 마찬가지다. - P114

다른 유전자의 복제 오류 빈도를 조종하는 유전자(돌연변이 유발 유전자)도 있다. 정의에 따르면, 복제 과정의 오류는 복제되는 유전자에게 명백히 불리하다. 그러나 만약 이 오류가 그것을 일으킨 이기적 돌연변이 유발 유전자에게 이로운 것이라면 그 돌연변이 유발 유전자는 유전자 풀 속에 퍼질 수 있다. 이와 유사하게 교차가 교차를 가능케 하는 유전자에게 이로운 것이라면 이것으로서 교차의 존재는 충분히 설명되는 셈이다. - P114

무성생식에 비해 유성생식이 유성생식을 가능케 하는 유전자에게 이롭다면 이것으로서 유성생식의 존재도 충분히 설명된다. 유성생식이 개체의 나머지 유전자 모두에게 이로운가 아닌가 여부는 별로 중요치 않다. 유전자의 이기성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결국 성은 그다지 기묘한 것이 아니다. - P114

성의 존재는 유전자가 선택의 단위라는 결론에 이르는 일련의 논의에서 전제 조건 - P114

성은 존재한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사실이다. 작은 유전 단위, 즉 유전자를 가장 근본적인 독립된 진화의 인자因子 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성과 교차가 있기 때문이다. - P114

생물체의 DNA 총량은 그 생물체를 만드는 데 필요한 양보다 훨씬 많은 듯하다. - P115

DNA의 진정한 ‘목적‘은 생존하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여분의 DNA에 대한 가장 단순한 설명은 그것을 기생자, 아니면 기껏해야 다른 DNA가 만든 생존 기계에 편승하는, 해는 주지 않지만 쓸데도 없는 길손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 P115

도킨스가 말하는 이기적 유전자는 몸에 영향을 미쳐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도록 돕기 때문에 그 빈도가 증가한다. 이기적 DNA는 이것과 정반대의 이유로 빈도가 증가한다. 몸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기 때문에(...) - P510

조정 경기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배 자체인 것과 마찬가지로 살거나 죽거나 하는 것은 개체이고, 자연선택이 가장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항상 개체 수준에서다. 그러나 선택적인 개체의 죽음과 번식으로 인한 장기적인 결과는 유전자 풀 내에서 유전자의 빈도가 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 P115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유전자 풀은 원시 수프가 최초의 자기 복제자에게 했던 역할을 현대의 자기 복제자에게 똑같이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P115

성과 염색체 교차는 현대판 수프의 유동성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성과 교차로 인해 유전자 풀은 유동적이며 유전자는 부분적으로 뒤섞인다. - P116

진화는 유전자 풀 속에서 어떤 유전자는 그 수가 늘어나고 또 어떤 유전자는 수가 줄어드는 과정이다. - P116

유전자에 관한 한 유전자 풀은 유전자가 살아가는 새로운 형태의 수프다. 옛날과 다른 점이라면 오늘날의 유전자는 언젠가는 죽을 생존 기계를 만들기 위하여 유전자 풀 내 동료 유전자들 집단과 협력하며 살아간다는 것이다. - P116

오늘날 식물이라 불리는 생존 기계의 한 갈래는 스스로 직접 햇빛을 사용해 단순한 분자에서 복잡한 분자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고, 초기 원시 수프에서 벌어졌던 유기물 합성 과정을 더 빠른 속도로 재현해 냈다. - P119

동물이라고 불리는 또 다른 갈래의 생존 기계는 식물을 먹든지 다른 동물을 먹든지하여 식물의 화학적 노동을 가로채는 방법을 ‘알아냈‘다. - P119

어떤 사람은 몸을 세포의 군체에 비유하기도 한다. 나는 몸을 유전자의 군체로, 세포를 유전자 화학 공장의 작업 단위로 보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 P120

동물이 빠른 운동을 위해 진화시킨 부품은 근육이다. 근육은 증기기관이나 내연 기관과 같이 화학 연료에 저장된 에너지를 써서 기계적 운동을 만들어 내는 엔진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근육이 만들어내는 가장 일차적인 기계력은 증기 기관이나 내연 기관의 경우처럼 기압이 아닌 장력의 형태라는 것이다. 그러나 근육도 끈이나 경첩이 붙은 지렛대에 힘을 가한다는 점에서는 엔진과 유사하다. 우리 몸에서 지렛대는 뼈, 끈은 힘줄, 경첩은 관절이다. - P121

대개 인공 기계의 타이밍은 캠cam이라는 멋진 발명품에 의해 조절된다. 캠은 단순한 회전 운동을 편심륜偏心輪 또는 특수한 형태의 바퀴를 이용하여 복잡하고 반복적인 패턴으로 바꾼다. - P122

디지털 컴퓨터는 복잡하게 시간이 조절된 운동 패턴을 만들어 내는 데 사용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가진 대형 전자 장치다. 컴퓨터와 같은 현대적 전자 기기의 기본 구성 요소는 반도체다. 반도체의 한 형태로 우리에게 낯익은 것으로는 트랜지스터가 있다. - P122

생존 기계가 행동의 시간을 조절하는 데 쓰는 장치는 컴퓨터와 공통점이 많기는 하지만 기본적인 조작 방식은 전혀 다르다. 생물 컴퓨터의 기본 단위인 신경 세포, 즉 뉴런은 그 내부 활동이 트랜지스터와는 조금도 닮지 않았다. - P122

분명히 뉴런에서 뉴런으로 전해지는 신호는 컴퓨터의 펄스 신호와 약간 닮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개개의 뉴런은 트랜지스터에 비해 훨씬 정교한 데이터 처리 단위다. 세 개의 다른 부품과 연결되는 트랜지스터에 비해, 하나의 뉴런은 수십만 개의 다른 성분과 연결된다. - P122

뉴런은 트랜지스터보다 정보 처리 속도는 느리지만, 과거 20년간 전자 산업계가 추구해 온 소형화 추세에서 트랜지스터보다 훨씬 앞선다. 인간의 뇌에 수십억 개의 뉴런이 있다는 사실만 봐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두개골 하나에는 겨우 수백 개의 트랜지스터밖에 집어넣을 수 없을 것이다. - P123

식물은 옮겨 다니지 않고도 살 수 있기 때문에 뉴런이 필요 없으나, 대부분의 동물 집단에게는 뉴런이 있다. 그것은 동물의 진화에서 일찍이 ‘발견‘되어 모든 집단에 전승되었을 수도 있고, 몇 차례 독립적으로 재발견됐을 수도 있다. - P123

뉴런은 기본적으로 세포일 뿐이고, 다른 세포와 같이 핵과 염색체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뉴런의 세포막은 가늘고 길며 철사 모양의 돌기가 있다. - P123

흔히 하나의 뉴런에는 축삭 돌기라는 특별히 긴 ‘철사‘가 한 가닥 있다. 축삭 돌기의 폭은 육안으로 볼 수 없을 만큼 좁지만 그 길이는 수 미터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한 가닥의 길이가 기린 목의 전체 길이에 달하는 긴 축삭 돌기도 있다. - P123

축삭돌기는 보통 다발로 되어 있고 많은 가닥이 꼬여 굵은 케이블, 즉 신경을 형성한다. 신경은 몸의 한 부분에서 다른 부분으로 마치 전화선처럼 메시지를 운반한다. - P123

어떤 뉴런은 축삭 돌기가 짧고, 신경절 또는 더 큰 경우에는 뇌라고 하는 빽빽한 신경 조직의 집합 속에 들어 있다. 뇌는그 기능상 컴퓨터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뇌나 컴퓨터나 복잡한 입력 패턴을 분석하여 저장되어 있는 정보를 조회한 후 복잡한 출력 패턴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 P123

기능적으로 뇌는 내장 컴퓨터와 완전히 같은 역할, 즉 데이터 처리, 패턴 인식, 단기 및 장기 데이터 축적, 작업 조정 등의 역할을 한다. - P512

지금의 트랜지스터는 집적 회로(IC)로 되어 있어, 하나의 두개골에 집어넣을 수 있는 트랜지스터에 해당하는 물건의 개수는 수십억 개에 이를 수 있다. - P512

개인적으로 나는 오히려 컴퓨터 프로그램이 세계 선수권을 석권할 것을 기대한다. 인간성humanity은 겸손humility의 교훈을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다. - P514

뇌는 주로 근수축의 제어와 조정을 통해서 실제로 생존 기계의 성공에 기여한다. 이를 위해서는 뇌에서부터 근육에 이르는 케이블이 필요한데, 우리는 이를 운동 신경이라 부른다. - P124

근수축의 제어와 조정이 유전자를 효과적으로 보존하는 것으로 이어지려면, 근수축의 타이밍과 외부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타이밍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어야만 한다. 깨물 것이 입 속에 있을 때만 턱 근육을 수축시키고, 무언가를 쫓거나 무언가로부터 도망가야 할 때만 다리의 근육을 달리는 양상으로 수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자연선택은 감각 기관, 즉 바깥세상에서 벌어지는 물리적 사건들의 양상을 뉴런의 펄스 신호로 바꾸는 장치를 갖춘 동물을 선호했을 것이다. - P124

뇌는 감각 신경이라는 케이블을 통해 눈, 귀, 미뢰와 같은 감각 기관에 이어져 있다. 감각계의 성능은 특히 놀라운데, 가장 값비싸고 가장 뛰어난 인공 기계에 비하더라도 훨씬 복잡한 패턴 인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모든 속기사는 음성 인식 기계나 손으로쓴 문자를 읽는 기계로 대체되었을 것이다. 속기사는 앞으로 수십 년이 지나도 여전히 필요할 것이다. - P124

감각 기관이 뇌를 거치지 않고 근육과 직접 연결되었던 시기가 있었을 것이다. 말미잘은 현재도 이 상태와 별로 다르지 않다. 왜냐하면 말미잘의 생활양식에서는 이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깥세상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의 타이밍과 근수축의 타이밍 사이에 더욱더 복잡하고 간접적인 관계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그 매개물로서 뇌와 비슷한 것이 필요했다. - P124

진화의 과정 중에 기억이 ‘발명‘되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기억이라는 장치 덕분에 근수축의 타이밍은 가까운 과거의 사건뿐 아니라 먼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에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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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관측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계속 이어진다.

시상視相은 대기의 안정도에 민감하다. 대기가 안정적인 곳에서는 별의 이미지가 흔들리지 않지만, 대기가 심한 교란을 겪는 곳에서는 별의 이미지도 몹시 흔들린다. 맑은 날 밤에 별빛의 깜빡거림도 대기 교란에 기인한다. - P223

아이작 뉴턴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망원경의 제작 이론을 완전하고 상세하게 적용시켜 한 대의 망원경을 만들었다고 해도, 그 망원경으로 구현할 수 있는 것에는 어떤 한계가 여전히 존재한다. 망원경으로 별을 관측하려면 별빛이 우선 대기를 통과해야 하는데, 작은 움직임이기는 하지만 지구 대기가 끊임없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의 유일한 해결책은 천문대 자리를 대기가 극도로 잔잔하고 조용한 곳에 잡는 것이다. 거대한 구름층 위로 솟아오른 높은 산의 정상이 바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소일 것이다." - P223

1869년에 수에즈 운하가, 1893년에 코린트 운하가, 1914년에 파나마 운하가 완공됐다. - P227

자연의 작품인 생물처럼 사람이 만든 기계도 진화한다. - P231

화성은 지구보다 태양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기온이 상당히 낮다. 희박한 대기는 주로 이산화탄소로 이루어져 있지만 질소 분자와 아르곤이 좀 있고, 아주 소량의 수증기와 산소 그리고 오존이 존재한다. - P235

오늘날 화성의 지표면에서 액체 상태의 물은 기대할 수 없는데, 그 이유는 화성의 대기압이 너무 낮아서 찬물조차 급격히 증발해 버리기 때문이다. 혹시 토양의 작은 구멍이나 모세관이 액체 상태의 물을 극소량 품고 있을지 모른다. - P236

인간이 숨쉬기에는 산소의 양도 너무 부족하다. 오존의 함량도 적다 보니 살균력이 강한 태양의 자외선이 화성의 표면에까지 거침없이 도달한다. 과연 어떤 생물이 그런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 P236

지구상의 세균 중에는 산소를 필요로 하지 않는 종류가 상당수 있다. 그 밖에도 온도가 너무 떨어지면 일시적으로 활동을 중단하는 종류, 자외선을 피해 자갈이나 얇은 모래층밑으로 숨는 종류 등도 있다. - P236

1년이나 2년에 한 번씩 최소한의 에너지로 화성이나 금성으로 우주선을 발사할 수 있는 시기가 지구에 찾아온다. 행성들의 상대 위치와 케플러의 법칙과 뉴턴의 물리학만 알면 그 시기를 계산할 수 있다. - P237

화성은 적어도 얼핏 보기에는 조금 쌀쌀한 기온과 저밀도의 대기 그리고 무해한 공기를 가진 매우 쾌적해 보이는 장소이다. 얼음의 극관, 분홍빛의 청명한 하늘, 거대한 모래 언덕, 태고의 강바닥, 광대한 열곡裂谷, 현재 우리가 알기로 태양계에서 가장 큰 화산 그리고 적도의 싱그러운 여름날 오후 등. 화성은 금성보다는 지구를 훨씬 더 닮은 세계이다. - P237

커다란 낙하산을 펼치고 하강하는 우주선은 특히 옆으로 부는 바람에 취약하다. - P238

마르스 3호의 모든 일정은 이미 발사 전에 엄격하게 정해져 있었다. 우주선 작동의 각 단계는 지구 출발 전에 이미 탑재 컴퓨터에 입력됐기 때문에, 1971년 먼지 대폭풍의 규모가 확실해진 순간에도 컴퓨터 프로그램을 변경시킬 방법이 없었다. 우주 탐사의 전문 용어를 빌려서 표현한다면, 마르스 3호는 ‘사전 계획 preprogrammed‘ 돼 있어서 ‘적응적adaptive‘ 이지 못했다. - P239

화성의 대기 밀도가 지구의 1퍼센트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착륙선의 하강 속도를 줄이려면 지름이 18미터나 되는 거대한 낙하산을 펼쳐야만 했다. - P239

대기 밀도가 낮은 화성에서는 높이 올라갈수록 대기의 밀도가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에 높은 산에 착륙하는 바이킹 착륙선은 충분한 제동력을 확보할 수가 없다. 그러니까 높은 산에 착륙하는 것은 연착륙이 아니라 추락이다. 따라서 착륙지는 표고가 낮은 저지대여야 했다. - P240

착륙선을 추락시킬 만한 위력의 강풍이라면 지표면에서 많은 먼지를 날아오르게 할 터였다. - P240

바람에 밀려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모래 언덕들을 화성 도처에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어느 날 착륙 후보지에 이런 모래들이 덮여 있지 않다면 그날은 바람이 지나치게 세지 않다고 확신할 수 있을 것이었다. 바이킹 착륙선을 궤도선과 함께 화성 궤도에 진입시켜 놓고, 궤도선이 착륙지를 탐사하기까지 착륙선의 하강이 연기되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었다. - P240

그러나 우리의 판단을 100퍼센트 확신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예를 들어 바람이 너무 센 나머지 이동할 수 있는 모래 먼지가 모조리 다 날아가 버렸다고 치자. 그렇다면 우리는 그 착륙 예정지에 현재 불고 있을지도 모르는 강풍을 전혀 눈치 챌 수 없게 된다. 화성의 기상 예보는 지구의 예보에 비해서 믿을 만한 것이 못된다. - P241

화성의 남반구나 북반구에서 대략 45~50도보다 극지방 쪽으로 가까이 가게 되면 우주선과 지구와의 교신가능한 시간이나, 치명적일 수 있는 극저온의 상태를 피할 수 있는 시간이 지나치게 짧아진다. - P241

다행히도 우리는 착륙 후보지가 얼마나 험하고 부드러운지를 알아낼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었다. 그 기술은 레이더를 이용하는 것이다. 아주 험한 지면은 지구에서 발사한 전파법을 측면으로 산란시키므로, 결국 그런 지역은 반사가 잘 안 되는 것같이 보인다. 이를테면 레이더 전파 세기 지도에 그런 지역은 어둡게 나타날 것이다. 아주 부드러운 먼지 모래로 된 지면도 개별 입자들 사이의 수많은 틈새 때문에 반사가 잘 안 되는 것처럼 나타난다. - P242

레이더 탐사를 이용한 예비 조사에 따르면 화성 표면의 4분의 1에서 3분의 1이 전파 지도에서 어둡게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이런 지역은 바이킹 착륙선에게는 위험한 곳이었다. - P242

지구에서 화성 전체를 레이더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략 남위 25도와 북위 25도 사이의 띠 안에 있는 지역만 레이더 전파 지도에 보인다. - P242

화성의 하늘이 지구에서와 같은 푸른색이 아니라, 일종의 노르스름한 분홍색을 띠고 있음을 알게 됐다. 이것은 화성 대기에 미세한 녹슨 입자들이 떠 있기 때문이다. - P243

크라이세Chryse는 그리스어로 ‘황금의 땅‘ 이라는 뜻이었다. - P244

크라이세 지역의 레이더 관측은 예정된 착륙 날짜로부터 불과 수주 전에야 비로소 가능했다. 그것은 지구와 화성 간의상호 위치가 마음대로 조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 P244

화성은 그저 하나의 ‘장소‘일 뿐이었다. - P248

화성의 경관은 황량하고 붉고 아름다웠다. 지평선 너머 어딘가에서 운석공이 만들어질 때 튕겨 나왔음 직한 자갈 조각들이 널려 있었다. 작은 모래 언덕들, 바람에 흩날려 높이 솟아오른 미세 입자들과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는 먼지들로 덮였다 드러나기를 반복하는 바위 덩이들이 벌판에 점점이 흩어져 있었다. - P248

패턴을 만들어 인식하고자 하는 인간의 성향 - P249

커다란 동식물들이 육지를 점령한 것은 지구 역사의 마지막 10퍼센트에 해당하는 짧은 시간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미생물들은 지구 전역에서 무려 30억 년 동안이나 줄기차게 살아왔다. 그렇다면 화성에서 생명을 찾으려면 세균부터 먼저 찾아야 한다는 결론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 P249

자연이 박테리아를 진화시키는 데 수억 년이 걸렸고, 메뚜기를 진화시키기까지는 수십억 년이 필요했다. - P251

우주 실험이라는 것은 규모, 크기, 비용, 사용 가능한 동력 등의 측면에서 심한 제약을 받지 않을 수 없다. - P251

늑대의 덫 실험이 성공하려면 화성의 미생물들이 액체 상태의 물을 좋아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충족돼야 했다. - P252

영양 유기물이 담긴 작은 병에 채취한 화성 토양을 넣고 섞은 뒤 화성 미생물이 (있다는 전제 하에) 그 속에서 번식 (한다는 전제 하에) 함에 따라 액체의 혼탁도, 즉 흐리게 보이는 정도가 변화하는 양상을 관찰할 수 있도록 고안된 장치였다. - P252

늑대의 덫 실험의 한 가지 장점은 화성의 미생물이 취하는 영양분이 무엇인지에 대해 아무런 가정도 할 필요가 없다는 데에 있었다. 미생물들이 그저 증식하기만 해도 미생물의 존재를 알아낼 수 있는 실험이었다. 다른 모든 실험들은 미생물이 방출하거나 흡입할 기체의 정체에 관해 모종의 가정을 도입해야만 했다. 그렇지만 이런 가정들은 거의 추측에 불과한 것들이었다. - P252

지구상에서 화성과 가장 비슷한 환경이라고 생각되는 지역, 즉 남극의 건조 계곡 dry valley - P253

전반적으로 남극이 화성보다 더 따뜻하고 습기도 높고 산소도 충분하다. 또 내리쬐는 자외선도 훨씬 적다. - P253

"202 실험실 표본 수거, 1973년 12월 10일, 22시30분, 토양 온도 영하 10도, 대기 온도 영하 16도." 이 숫자들은 화성 여름의 전형적인 기온이기도 하다. - P254

우주 탐사 계획은 발사 수년 전에 모두 확정된다. - P255

화성 토양에 미생물이 산다면 음식을 섭취하고 기체를 배설할 것이다. 또는 대기에서 모종의 기체들을 받아들여서 태양 광선의 도움으로 그것을 뭔가 유용한 물질로 변환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 P256

화성 토양을 지구에서 가져간 무균 용액과 혼합시켰더니 토양에 있던 무엇인가가 그 용액을 화학적으로 분해했다. 마치 화성 토양의 미생물이 지구의 용액을 흡수하여 신진대사 과정에서 어떤 가스를 배출하는 듯했다는 이야기이다. - P257

지구에서 가져간 여러 종류의 기체를 화성의 토양 표본과 섞었더니 그 기체들이 화성의 토양과 화학적으로 결합한 듯했다. 마치 광합성을 하는 미생물이 화성 토양에 존재하는 것처럼 말이다. (지구의) 대기 중에 있는 기체 성분에서 유기 물질을 합성하는 미생물들이 화성 토양에도 살고 있는 듯했다는 것이다. - P257

우리는 스스로에게 곧잘 속고는 한다. 화성의 토양에 실제로는 미생물이 존재하지 않지만 화성의 무기 물질이 갖는 고유한 무기화학적 반응 특성 때문에 영양 물질이 미생물과 아무 관계없이 산화될 가능성도 있었다. 어쩌면 화성의 토양에 생명이 아닌 모종의 무기물 촉매가 들어 있어서 대기 중에 있던 기체를 고정시켜 유기분자로 변환시킬 수도 있지 않았겠는가? - P258

1971년 화성에 거대한 흙먼지 폭풍이 불었을 때 매리너 9호에 탑재된 적외선 분광기가 흙먼지의 화학 조성을 유추할 수 있는 스펙트럼을 얻었다. 내가 툰 O. B. Toon, 폴락J. B. Pollack 등과 함께 매리너 9호의 적외선 스펙트럼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화성 흙먼지의 주성분은 몬모릴로나이트 montmorillonite와 그 외 몇몇 종의 진흙 성분들과 가장 그럴듯하게 일치했다. 그 후에 있었던 바이킹 착륙선의 관측 결과들도 화성 흙먼지가 몬모릴로나이트라는 동정同定 결과를 지지했다. - P258

진흙은 복잡한 활성 계면을 갖고 있다. 그래서 분자의 흡착, 기체 배출, 촉매 화학 반응 등에 있어서 활성이 강하다. - P258

우리가 현재 내릴 수 있는 결론은 ‘화성의 미생물학적 존재를 받아들여야 할 확실한 증거가 없다.‘ 라는 것이다. - P259

지구에 생명이 탄생하기 이전에도 광합성 및 호흡 작용과 비슷한 화학 반응들이 이미 지구의 토양에서 존재하고 있다가 일단 생명이 등장하자 생물 체계 속으로 편입되지 않았나 싶다. - P259

몬모릴로나이트 종류의 점토가 아미노산을 결합시켜 단백질 분자와 비슷한 긴 사슬 형태의 분자를 만드는 데 아주 유력한 촉매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렇다면 원시 지구에서는 각종 진흙들이 생명 창출의 대장간이나 거푸집으로기능했을 가능성이 크다. - P259

현재 화성에서 일어나는 화학 작용들은 지구생명의 기원과 지구 생명의 초기 역사를 규명하는 데 필요한 결정적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 P259

만약 화성에 생명이 어떤 형태로든 존재한다면 지구 생명 형태의 보편성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그리고 지구와 상당히 비슷한 행성인 화성에 생명이 없다면, 왜 없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밝혀야 한다. 화성에 생명이 없다면 비시니액이 생전에 강조한 것처럼 처리군(생명이 있는 지구)과 대조군(생명이 없는 화성)이 대비되는 고전적 의미의 실험 체계가 우리 손 안에 그대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 P261

화성에 생명이 존재한다면 생물의 사체들은 도대체 어디로 갔단 말인가? 화성에서는 어떤 유기 분자도 발견되지 않았다. 핵산과 단백질 같은 생체를 구축하는 기본 구성 물질이나 단순한 형태의 탄화수소마저 없었고, 지구생명의 물질 따위는 아예 찾아볼 수가 없었던 것이다. - P261

우리가 여전히 화성 생명의 존재를 가정한다면 화학적 활성이 강한 화성의 산화성 표면 성질 때문에 그 사체들이 완전히 파괴되었다고 할 수도 있다. 과산화수소가 들어 있는 병에서 병균이 완전히 파괴되듯이 말이다. 그것도 아니라면 화성에 있는 생명은 지구와는 달리 유기화학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 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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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의 후반부에서 저자는 요식업계에서 큰 성공을 이룬 은현장 님이 쓰신《나는 장사의 신이다》라는 책을 읽고 자신이 현재 몸담고 있는 세무사업에 적용할만한 비즈니스 원칙들을 정리했었다. 오늘은 이와 관련하여 추가로 중요한 원칙 하나를 더 소개하면서 시작한다.

고객을 자기 아랫사람으로 여기고 인사도 대충 하면 바로 상대방에게 드러난다. 사장이 겸손한 마음으로 인사만 잘해도 반은 성공이다. 고객이 화를 내면 사과부터 하고 끝까지 무조건 들어주는 것이 정답이다. - P96

세무업계에서 경력직 직원의 가치는 몇 년을 종사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반기를 몇 번 겪었는지], 달리 표현하면 [법인세와 종합소득세 신고를 몇 번 해보았는지]로 카운트합니다. - P99

이 업계에는 [3바퀴는 돌아보아야 세무사 사무실 업무를 좀 안다]는 말도 있습니다. 법인세/종합소득세 신고를 세 번 해본 사람을 말합니다. - P99

상속, 증여, 양도 상담은 부동산 시장 돌아가는 상황과 기관 및 전문가들의 논조를 모르면 손님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어 세무 상담 서비스 품질이 떨어집니다. - P101

상반기에 업무가 몰리는 것은 세무사의 어쩔 수 없는 숙명입니다. - P106

서로 다른 것처럼 보이는 스포츠들도 전부 시즌 개념으로 운영되고, 세계 정상급의 선수들이 모두 시즌에 맞춰 텐션과 컨디션을 가져간다 - P107

병원에서는 환자 모두가 죽음 앞에 평등한 존재입니다. 그래서 어린애도 VIP도 모두 생물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약한 존재가 됩니다. 병을 고치기 위해서는 의사에게 못된 생활 습관을 다 말해야 합니다. - P109

나약한 환자 앞에 의사는 신이고 판사님이 됩니다. 그래서 의사는 환자를 고쳐줄 의술과 자신감 못지않게 환자에 대한 공감이 매우 중요합니다. - P109

병원과 의사만큼은 아니지만, 세무사업도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세무사 앞에 앉은 손님은 자신이 살아온 과정을 모두 밝혀야 합니다. 입에 담고 싶지도 않은 실패한 투자, 나이가 찼지만 소득이 없고 부모 품에 있는 자식, 이혼과 재혼, 형제 사이의 상속분쟁, 치부를 남김없이 드러내고 정확한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 것까지 말해야하느냐고 꺼리며 입이 잘 떨어지지 않아 하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저에게 인생을 평가받는 듯한 기분이 들 것입니다. - P110

병원은 딜레마의 공간입니다. 돈으로 따질 수 없이 생명만큼 고귀한 가치가 없다는 데 동의하지만, 병원이 돈을 벌지 못하면 솜씨좋은 의사가 떠나고 병원이 유지되지 못합니다. VIP 환자는 거액의 기부를 해주어 가난한 환자가 치료받을 때 입는 손해를 보전해 줍니다. 그래서 VIP 환자를 최우선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 P110

때로는 모금행사를 위해 홍보에 도움이 되는 환자를 자극적으로 내세우기도 합니다. 조직 내에서는 환자와 얼굴을 맞대는 의사와, 조직을 운영하는 병원장 입장이 부딪칩니다. 이런 내용은 이국종 교수님의 에세이《골든아워》에서도 드러나기도 합니다. 일선 의사 선생님 입장이 안타깝지만, 경영진 병원장이라고 순도 100% 악마는 아니라는 점도 알고 있습니다. - P111

의사에 비할 바가 되겠느냐마는 세무사도 딜레마에 있습니다. 평생 성실하게 산 죄밖에 없는 손님께서 세금 때문에 힘들어져 찾아와도, 수수료 없이 한없이 시간을 내서 도와드리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제 시간을 산 손님에게 먼저 최선을 다해야만 내 조직을 지켜면서 오랫동안 이 일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공익적 성격을 감안해 적절한 의뢰비를 책정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 P111

불확실한 환경도 마찬가지입니다. 세무사는 법규가 말해주지 않는 부분에 대해 예상하고 판단해야 합니다. 모 아니면 도 사이에서 선택해야 합니다. 너무 보수적으로만 세법을 해석하면 고객의 이익을 지켜줄 수 없습니다. 사업이 얼마 가지 못해 폐업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세법을 과감하게 해석하는 경우 세금이 적어지는 것처럼 보여도 세무조사를 당해 일순간에 사업이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세법을 잘못 해석하면 납세자가 치명타를 입습니다. 여러 번 강조한 세무사의 딜레마입니다. - P112

세무사가 공부를 한대도 의사에 비할 바가 되겠습니까. 하지만 공부에 끝이 없다는 겸손함만큼은 세무사에게도 필요합니다. - P112

늘 하던 사례만 잘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지 말고, 오히려 더 달려들어서 이것저것 경험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P112

"거의 모든 공적인 문제는 세금에서 발생하거나 세금으로 끝난다." 알렉시 드 토크빌이 그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모든 공적인 문제에는 재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 P113

어떤 세금들은 우리나라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역사 속에서 그 세금의 기원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만약 그 세금이 어떤 의도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다면, 그 세금을 더 잘 이해하고 손님께 이해시킬 수 있고,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데다 오류도 줄이고, 때로는 의도에 맞지 않는 부분을 공략하여 허점을 찾아낼 수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입법 취지를 공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 P113

원래 세금의 원시적 형태는 약탈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약탈자들은 수탈자들의 생산 기반을 남겨두는 것이 미래의 약탈에 더 좋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실제 약탈을 하지 않고 약탈 위협만 가하는 것으로 꾸준하고 정기적인 약탈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 P114

세금을 내지 않으면 [국세기본법]에 따라 가산세와 중가산세를 내게 합니다. 그러고도 세금이 수납되지 않으면 [국세징수법]에 따라 명단을 공개하여 망신을 주거나 감치하고(고액체납자 명단공개), 국가사업에 입찰을 제한하고(관허사업 제한), 출국을 금지시킵니다(출국 금지), 이어, 재산을 압류하고 공매에 부쳐 정산합니다. - P114

저항이 거센 것은 사라지고, 어쩌다 받아들여진 것이 현재까지 이어졌다는 주장 - P115

《세상을 바꾼 엉뚱한 세금 이야기》, 《세금의 흑역사》 - P114

신문을 보는 것의 장점이라고 하면, 제 일과 관련하여 기재부나 국토부의 중요한 정책에 관한 정보를 얻을 때가 있습니다. - P120

잘 모르는 분야의 어떤 중요한 변화에 대해, 깊지는 않아도 요약된 공부를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건강보험 전면 개편에 대해서 노무사만큼 잘 알지는 못해도, 반면짜리 기사를 통해서 대강의 내용과 스트럭처를 눈에 익히게 됩니다. 나중에 제대로 공부하려 할 때, 예습이 된 상태이기 때문에 더 빨리 습득하게 되며, 손님이 그런 이야기를 꺼내면 자세히는 몰라도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다는 식으로 대화가 이어집니다. - P120

제가 쓴 책의 개선점이나, 제가 쓸 블로그 또는 기고문을 위해 영감을 얻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경제신문은 아트마켓에 대해서 꽤 자주 다루어주는 편인데, 외국에서 열리는 아트마켓에 관한 정보나 NPT 사업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알려줍니다. 또, 세금과 관련된 섹션에서는, 내가 모르고 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생각하지 않아 가물가물한 내용을 복습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 P120

독서를 좋아하는 이유는, 일에 도움이 많이 되기 때문입니다. 세법, 세금과 관련된 책을 읽으면 내가 실무를 보면서 알지 못했던 부분을 알게 됩니다. - P121

사람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 제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경험이 쌓이는 속도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세무사들이 쓴 책을 보면, 꼭 제가 생각도 못 해본 부분을 5개 정도 알게 됩니다. 2만 원 남짓에 5개의 실무조언이면, 아주 싼 값입니다. - P121

세금과 관련된 교양서적을 읽으면, 손님들에게 세금제도의 유래를 설명하면서 이해를 시키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 P121

부와 사업, 사업가에 관한 책을 읽으면, 제가 상대하고 있는 게 뭔지 알게 됩니다. 세무사는 결국 부를 이뤄주는 사람이고, 사업을 이뤄주는 사람입니다. 더불어 저 스스로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도 자꾸 생각하게 되고, 그걸 위해 오늘 할 일이 뭔지도 자꾸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지치지 않고 노력할 힘이 생깁니다. - P121

고객들은 부동산에 관해 어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세무사를 찾아옵니다. ‘주어진 세금 질문에 답해드린다.‘라는 수동적인 태도와 ‘이 사람이 자기 부동산에 대해 무슨 걱정을 가지고 지금 나한테까지 온 거지.‘라고 짐작해 가면서 접근하는 태도는 완전히 다릅니다. 어쩌면 머리를 맞대면서 더 좋은 솔루션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러니 부동산 책(신문, 부동산 투자 카페)을 통해 시장 분석, 지역 분석, 물건 분석을 계속 살펴보려고 합니다. - P122

두 번째는 모르는 분야를 공부하기 위해서 책을 읽습니다. 예를 들어 세무사가 되어보니 알겠는데요, 상속, 증여, 양도의 세법만 잘알면 되는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양도(매매), 증여는 민법에서 전형계약의 한 종류이고, 상속을 이해하려면 가족법을 이해해야 합니다. 세법 이전에 민법과 민사집행법에 관한 지식이 너무 중요합니다. - P122

저는 스스로 세금만 계산해 주는 사람이기를 거부합니다. 고객에게 가장 좋은 솔루션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고객을 대리해서 법무사에게 제대로 오더를 해야 합니다. 때로는 고객 대신 간단한 계약서를 만들어 줘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차용, 임대차, 저당, 경매, 이혼, 등기 등을 이해하면서 일 처리를 해야 합니다. - P122

"제가 알기로는 이러이러한데, 제가 전문가가 아니니 법무사와 변호사를 만나서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확인하세요."라고 해야 고객도 지금 불분명한 부분이 무엇인지 알고 제대로 물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 P123

건축법, 도시정비법, 주택법, 농지법, 토지수용법 등도 이해해야 합니다. - P123

일 처리할 시간도 모자라는데, 학원을 다닐 시간은 없습니다. 결국 책밖에 없습니다. 교양서적부터 시작해서 교과서까지 이해될 때까지 깊이를 더해가면서 읽습니다. - P123

"사내의 한 생애가 무엇인고 하니, 일언이폐지一言以蔽之해서 돈을 벌어오는 것이다. 알겠느냐?" - P123

"돈과 밥의 지엄함을 알라. 그것을 알면 사내의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아는 것이고, 이걸 모르면 영원한 미성년자다." - P123

일요일 공휴일 쉬지 말고 능력을 키우라 - P124

피와 땀과 눈물과 시간으로 쌓아야 한다,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해야 하고, 남들이 노는 시간에 쌓아야 한다 - P124

일찍 출근하고 늦게까지 열심히 일하고, 틈나는 대로 공부하고, 몰아서 공부하라 - P124

그렇게 일을 하다가 보면 잘하게 되고, 그것이 재밌어지고, 일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되는 경지에 도달하게 된다 - P124

남자는 성공에 대한 욕구를 가지고 자기 일에 몰입하여 기필코 성공을 해야 한다 - P124

저는 30대에 공부를 시작했지만 세무사 시험을 1년 5개월 만에 단숨에 합격했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요? 제가 생각하건대 시험공부에 미쳐있었기 때문입니다. 시험공부가 재밌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도 빼놓지 않고 모든 과목이 다 재밌었습니다. - P125

공부가 재밌으니까, 시간이 금방 갑니다. - P125

거의 쉬는 시간 없이 공부했습니다. 그냥 공부하다 보면 시간이 지나가 있었습니다. 문제를 풀 때도 ‘오늘은 내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지금 내가 이 답안을 쓰면 어디까지 쓸 수 있을까?‘ 그런 생각으로 매일 도전했습니다. - P126

스터디 목적은 공적인 분위기 하에 미숙하나마 답을 써보고 자기수준을 돌아보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멤버 답안을 보고 어떤 부분을 떠올리기 힘들어했는지를 짐작해 보는 것도 중요한 훈련이었습니다. - P126

교과서를 보고 답안을 쓴다고요? 그러면 그냥 교과서를 보지 왜 거기서 그 사람 답안을 보고 있을까요? 자기 수준이 드러나는 것이 두려웠던 거겠지요. 그런 사람하고 같이 있으면 나조차도 늪에 빠진것처럼 나태해지기 때문에, 두 번 다시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가정이 있고 절대 떨어지면 안 되고 무조건 붙어야 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런 사람의 기운조차 가까이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 P126

교과서로 복습하면서 오로지 문제만 풀었습니다. 시험장에서 잘해야 하는 그것, 그것을 잘하게 되는 데만 집중했습니다. - P127

세무사가 되고 나서는 어땠을까요? 시험 볼 때랑 똑같습니다. 아침에 출근해서 일 보다 보면 어느새 해가 집니다. 공부할 것도 많고, 읽어야 되는 책도 많고, 해야 될 일도 많습니다. 재산 승계도 더 공부하고 싶고, NFT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도 싶습니다. 머릿속에 온통일 생각뿐인 것 같습니다. - P127

공부하시는 분들께도 조언을 드릴게요. 오늘 문제 10개 풀고, 국세기본법 교과서 100페이지 읽고, 그거 다하면 오늘 공부 끝... 그런 식으로 공부하시는 분들 계실 텐데요, 그러면 합격하기가 어렵습니다. 손이 얼얼하고 눈이 감길 때까지 쓰고 읽어야 합니다. 하루 종일 분개 생각만 해서 꿈에서도 분개를 하고 있어야 합니다. - P127

공부와 상관없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로지 공부랑 먹고 자는 것만 생각합니다. 가끔 너무 힘들 때는 안 먹던 아이스크림이나 돈가스를 먹으면서 달래기 바랍니다. 목표를 정하는게 스타일에 맞다 하시면, 매일 최선을 다해야만 도달할 수 있는 목표를 정하고 매일 숨이 차서 나자빠지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합격하게 됩니다. 파이팅! -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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