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것이 싸움질이라는 저자의 살벌한(?) 대답이 맨 처음엔 무슨 말인가 의아했지만 이내 공감이 되었다.

올 1년은 산 것 같지를 않고 잃어버린 것 같다. 실물(失物)을 한 허망함과 억울함. 그러나 신고할 곳은 없다. - P250

사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재치 박사라면 사는 것이란 싸움질이라고, 극히 재치 없는 살벌한 대답을 할 것이다. - P250

우선 일과의 싸움, 어제의 노고를 무(無)로 돌리고 밤사이에 정확하게 제자리로 돌아와 쌓여 있는 여자의 일, 일, 또 일. - P250

빨랫거리, 연탄불 갈기, 먹을 것 장만하기, 청소 등 어젯밤에 분명히 다 끝낸 줄 알고 자리에 들었건만 아침이면 정확히 어제 아침만 한 부피로 돌아와 쌓여 있는 일과의 영원한 일진일퇴(一進一退)의 싸움질, 시시포스의 신화는 바로 다름 아닌 여자의 이 허망한 노고를 이름이렷다. - P251

그러나 싸움을 걸어오는 것이 어찌 일뿐일까? 시장에 가면 장사꾼의 간교와의 싸움, 늘 이쪽이 비굴하고 저자세의 입장에 서야 하는 그래도 한 번도 이겨 본 일이라곤 없는 불리하고 불쾌한 싸움, 웃는 낯으로 아양을 떨며 달려드는 불량 (不良), 날림, 속임수, 허풍과의 싸움, 물가고와 주머니 사정과의 싸움, 수입에도 전해 오는 지출과의 싸움, 욕구와 현실과의 싸움, 툭하면 사회 풍조를 타고 허구위로 올라가지 못해 하는 생활을 땅으로 끌어내려야 하는 싸움, 마땅히 그래야 할 것과 절대로 그럴 수는 없는 것과의 싸움. - P251

어디 그뿐일까. 자라나는 아이들을 바르게 기르려는 것도 싸움질이다. 아이들이 바르게 자라는 것을 저해하고 조소하는 온갖 악덕………… 이루 열거할 수도 없는 숱한 악덕과의 싸움질이다. - P251

그럼 매일 이런 악전고투에 임해야 하는 나는 무엇일까? 신념과 투지에 넘치는 호전적인 용사라도 된단 말인가. 천만에, 영문도 모르게 소집되어 최전방에 세워진 일개 초라한 졸병이다. 졸병은 왜 싸우는 것일까? 싸울 수밖에 없으니까, 졸병이니까. 안 싸우면 자기가 죽으니까. 글쎄 어느 쪽일까. 아무튼 훈장을 위해 싸우지 않는 것만은 확실하달까. - P252

긴긴 겨울밤 올해도 얼마 안 남았구나 싶으니 이런 일 저런 일을 돌이켜 보게 되고 후회도 하게 된다. 이런저런 시시한 후회 끝에 마지막 남은 후회는 왜 이 어려운 세상에 아이들을 낳아 주었을까 하는 근원적인 후회가 된다. 그리고 황급히 내 마지막 후회를 뉘우친다. 후회를 후회한다고나 할까. - P252

아아, 어서 봄이나 왔으면. 채 겨울이 깊기도 전에 봄에의 열망으로 불안의 밤을 보낸다. - P252

딴 일도 아니고 자식 기르는 일에 대해서 감히 누가 입바른 소리를 할 자격이 있단 말인가. - P253

재벌의 자제가 곱지 않은 일을 저지르면 우리는 모두가 재벌이 아니라는 걸로 마음을 놓고, 너무 극빈(極貧)한 층에서 일어난 청소년 문제에 부딪히면, 내 자식은 그렇게까지 없게 기르진 않았으니까 하고 남의 일 보듯 하는 안일한 자세로 살아왔다. 그렇다고 보통으로 사는 데 대한 긍지나 보통으로 사는 데 가치를 부여할 만한 양심이 손톱만큼이라도 있어서도 아니다. 실은 부자가 되고 싶어 죽겠는데 그게 잘 안돼서 보통으로 살고 있을 뿐인 것이다. - P254

기계가 부드럽게 돌기 위해서 알맞은 양의 기름을 쳐야 하는 것처럼 한 가정이 가족끼리의 친애감을 유지하면서, 제각기의 삶도 즐겁게 영위하기에 알맞은 만큼만 돈이 있는 집을 보통 사는 집으로 치면, 기름이 너무 없어 부속품끼리 쇳가루를 떨구며 마멸해 가는 상태는 가난이겠고, 기름이 너무 많아 기계를 조이고 있던 나사까지 몽땅 물러나 기계의 부분품들이 따로따로 기름 속을 제멋대로 유영하는 상태가 아마 부자이겠다. - P258

보통으로 산다는 걸 장황하게 설명했지만 한마디로 말하면 시시하게 사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보통으로 살아 본 사람이면 다 알 수 있는 게 이 보통으로 산다는 게 여간만 어려운 게 아니다. 어려워서 그런지 보통으로 사는 사람이 아주 부자나 아주 가난한 사람보다 수적으로도 적은 것 같다. 정상적인 사회라면 마땅히 보통으로사는 사람이 제일 많아야 할 텐데 그렇지 못하다. - P259

외형적으로 보통 사는 것으로 보이되 의식은 부자지향적인 수가 많다. 그래서 뱁새가 황새 쫓는 식으로 끊임없이 부자의 상태를 흉내 냄으로써 자기 생활을 파탄과 불안으로 몰고 간다. 속으론 혹시 가난해지면 어쩌나 불안한 채 겉으로 호기 있게 부자의 흉내를 내면서 산다. 일종의 분열 상태다. - P259

보통 살면서도 보통 사는 데 대한 긍지나 줏대가 없다. 이건 진정한 의미로 보통 사는 게 아니다. 정말로 떳떳하게 보통 사는 사람은 드물고, 따라서 보통 살기가 외롭다. 보통 사는 사람이 많아야 의사소통이 잘되는 건강한 사횔 텐데 말이다. - P259

왜냐하면 사람이란 특별한 사람 아니면 대개 자기가 사는 위치에서 가까운 범위밖에 보지 못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범위 역시 그렇다. - P259

그러니까 부자는 자기네 부자 사회와 보통 사는 사회까지는 이해할 수 있을지 몰라도 가난을 이해하긴 어렵다. 극빈자 역시 자기네의 가난과 더불어 보통 사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재벌의 생활에 대해선 이질감 내지는 복수심밖에 동하는 게 없다. - P260

결국 아래위를 함께 이해할 수 있고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가장 폭넓게 바라볼 수 있는 시야를 가진 층이 바로 이 보통 사는 사람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 P260

또 돈이 귀하다는 것도 알 만큼은 알지만 세상에 사람보다 더 귀한 것은 없다는 믿음과는 바꿀 수 없고, 돈을 자기를 위해서는 아낄 줄도, 남을 위해선 쓸 줄도 알고, 자기일, 자기 집안일과는 직접적으로 관계는 없더라도 크게는 관계되는 사람들과 사람들과의 관계, 세상 돌아가는 일과 사람들과의 관계의 그른 일, 꼬인 일, 돼먹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마음이 편할 수 없어, 그런 일로 잠 못 이루는 밤을 가져야 하는 양식의 소유자도 바로 이 보통 사는 사람들이 아닐까. - P260

과부의 설움은 과부밖에 모른다지 않는가. 딴 사람이 안다면 그건 짐작일 뿐 진실일 순 없다. - P279

마치 구두 위로 발등을 긁는 것만큼이나 답답하다. - P280

국민은 누구나 조국의 융성을 위해 많건 적건 기여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조국의 망국을 위해서도 많건 적건,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기여를 했을 것이다. 망국의 씨앗은 자기에게도 반드시 있었을 것이다. - P280

나라를 지키려면 죽기 아니면 살기로 지켜야지, 금괴로 상징되는 단 얼마간의 안일과 도피의 여지라도 마련돼 있어선 안 된다고 감히 단언한다면 가혹한 말이 될까. - P282

구구절절 망국의 한이 서린 월남인의 답사를 다 읽고나니 새삼 전쟁은 싫다 싶다. 그러나 일단 말려들면 어떡하든 이기고 볼 일이다 싶다. 진다는 건 너무 끔찍한 굴욕이다. - P282

정직과 근면은 사람을 웃길 따름인 것이다. 다만 돈이 제일인 것이다. 돈이면 다인 것이다. 법을 어기되 법에 걸리지 않고 어떻게 해서든 약게 돈만 벌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돈을 위해서 법을 어기는 일쯤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풍조는 이미 구석구석에 팽배해 있다. - P285

"내가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으면 소설을 결코 쓰지 않겠죠." - P294

뭐니 뭐니 해도 내 집, 내 방만큼 아늑한 곳도 이 도시엔 없을 것이다. - P308

우리의 실제 인생은 드라마나 코미디보다 훨씬 재미있다는 사실의 확인도 텔레비전을 보는 재미의 하나다. - P313

늘 그렇듯이 문제는 바로 나에게 있는 것이다. - P313

아이들이란 순진한 것 같으면서도 악마처럼 악랄하고 잔혹한 데가 있다.

무슨 재주로 사람이 집어먹은 세월을 다시 토해 낼 수 있단 말인가

나는 결코 세월을 토해 낼 수는 없으리란 걸, 다만 잊을 수 있을 뿐이란 걸 안다. 내 눈가에 나이테를 하나 남기고 올해는 갈 테고, 올해의 괴로움은 잊혀질 것이다. - P342

부자가 되는 공상은 아무리 해도 싫증이 안 나고 할수록 재미가 아기자기하다. - P343

앉은 자리와 둘레가 깨끗하다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이지만 깨끗한 게 지나치면 오히려 불안하다. - P364

남이 불안할만큼 비와 걸레를 들고 다니며 앉은 자리에서 조금만 움직이면 그 자리를 훔치고 머리카락도 집어내고 하면 불안해서 그 집에서 쉴 마음이 안 난다. - P364

집에 들어가면 내 집이건 남의 집이건 우선 몸과 마음이 편하고 싶다. - P364

깨끗한 것도 좋지만 남이 불편하고 불안해할 만큼 깨끗한 것에만 상성인 여자는 딱 질색이다. 비질 · 걸레질 따위가 다 여자의 보람이 될 수 있는 건 비질 · 걸레질로 집 안이 깨끗해지면 가족이나 방문객이 기분이 좋아지고 편해지기 때문일 게다. 그러니까 비질 · 걸레질로도 남을 행복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일 게다. - P365

알뜰한 건 미덕이지만, 수단 방법 안 가리고 알뜰한 건 악덕에 속할 것 같다. - P366

사람은 늙으나 젊으나, 주위에 이성의 눈을 의식하는 게 사는 즐거움도 되지만, 이성의 눈이 견제의 역할까지 함으로써 인간이 지킬 최소한의 예절이랄까 절도랄까를 지키면서 살게 되는 게 아닐는지. - P370

얼굴이 각양각색인 것만큼 추는 모습도 각양각색이다. - P372

아이들의 책가방은 무겁다. 그러나 단순한 책가방의 무게만으로 한창 나이의 아이들의 어깨가 그렇게 축 처진 것일까? 부모들의 지나친 사랑, 지나친 극성이 책가방의 몇 배의 무게로 아이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거나 아닐지. - P380

부모의 보살핌이나 사랑이 결코 무게로 그들에게 느껴지지 않기를, 집이, 부모의 슬하가 세상에서 가장 편하고 마음 놓이는 곳이기를 바랄 뿐이다. - P380

아이들은 예쁘다. 특히 내 애들은 아이들에게 과도한 욕심을 안 내고 바라볼수록 예쁘다. - P380

제일 예쁜 건 아이들다운 애다. 그다음은 공부 잘하는 애지만 약은 애는 싫다. 차라리 우직하길 바란다. - P380

활발한 건 좋지만 되바라진 애 또한 싫다. - P380

특히 교육은 따로 못 시켰지만 애들이 자라면서 자연히 음악·미술·문학 같은 걸 이해하고 거기 깊은 애정을 가져 주었으면 한다. - P381

커서 만일 부자가 되더라도 자기가 속한 사회의 일반적인 수준에 자기 생활을 조화시킬 양식을 가진 사람이 되기를. 부자가 못 되더라도 검소한 생활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되 인색하지는 않기를. 아는 것이 많되 아는 것이 코끝에 걸려 있지 않고 내부에 안정되어 있기를. 무던하기를. 멋쟁이이기를. - P381

대강 이런 것들이 내가 내 아이들에게 바라는 사람 됨됨이다. 그렇지만 이런 까다로운 주문을 아이들에게 말로 한 일은 전연 없고 앞으로도 할 것 같지 않다. - P381

다만 깊이 사랑하는 모자 모녀끼리의 눈치로, 어느 날 내가 문득 길에서 어느 여인이 안고 가는 들국화 비슷한 홑겹의 가련한 보랏빛 국화를 속으로 몹시 탐내다가 집으로 돌아와 본즉 바로 내 딸이 엄마를 드리고 샀다면서 똑같은 꽃을 내 방에 꽂아 놓고 나를 기다려 주었듯이 그런 신비한 소망의 닮음, 소망의 냄새 맡기로 내 애들이 그렇게 자라 주기를 바랄 뿐이다. - P381

나는 별로 낮에 글을 써 보지 못했다. - P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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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실수했던 것을 기록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낄 수 있는 내용부터 출발한다.

기록하지 않은 실수는 기억하지 못하거나 빨리 잊힌다. 기억하지 못해서 뇌는 실수를 분석하지 않는다. 그래서 같은 실수를 되풀이한다. 작은 실수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 나중에 큰 실수를 하게 된다. - P210

때로는 실수가 혁신을 만들기도 한다. 실수로 특별한 것을 발견, 발명한 사례가 많다. 최초의 항생제 페니실린. 사진의 전신인 다게레오타이프, 접착식 메모지 포스트잇은 실수와 우연을 계기로 세상에 나왔다. - P210

실수를 개선하려고 궁리하다가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다. 대부분 실수를 감추려고만 하는데, 실수를 보고서에 공개하는 문화를 만들면 회사가 발전한다. 적어도 큰 손실은 막을 수 있다. - P210

사소한 실수, 실수가 발생한 상황을 보고서에 쓰면 된다. 실수한 사람은 실수한 내용과 함께 개선책, 대안을 쓴다. 문제 해결 보고서가 아니라면, 실수한 내용과 개선책을 자세하게 쓸 필요는 없다. 짧게 한두 줄 정도로 쓰고 공유한다. - P210

실수와 문제가 발생한 상황은 쓰기 싫어도 기록하기 바란다. 실수를 보고해서 개선하고 큰 사고를 예방하면 장기적으로 회사에 이익이 된다. - P210

직장인이 한 일, 할 일, 의견을 공식적으로 보여주는 방법은 ‘기록‘이다. 상사가 읽은 안 읽든 상관없이 자기 자신을 위해서 기록해야 한다. - P211

다이어리 한 페이지를 세로로 반을 접어서 2등분 하고 왼쪽에는 업무와 관련해서 할 일과 일정을 쓴다. 오른쪽에는 개인적으로 할 일, 뉴스에서 보고 들은 내용, 책·광고·라디오·TV에서 봤던 장면과 문장, 기억하고 싶은 것을 적는다. 일하다가 잘 안됐던 것, 곤혹스러웠던 상황도 간략하게 쓴다. - P211

준비가 부족해서 진행하기 어려웠던 일, 차선책을 생각하지 않고 처음에 떠오른 생각대로만 실행하다가 미완성으로 방치해둔 일, 시간이 지난 후에 새로운 방법으로 다시 시도해서 어렵지 않게 완료한 일 등을 적어둔다. 그러면 다음에 비슷한 일을 할 때, 전에 했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 비슷한 일을 할 때 같은 실수를 하더라도 신속하게 수습할 수 있다. - P212

업무적으로, 개인적으로 한 일, 할 일, 생각, 느낌 등을 적어두면 무의식에서 실수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찾는다. 의식적으로 실수를 되짚어보는 게 아니라 머리에서 저절로 그 당시 상황을 떠올리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생각한다. - P212

자기가 한 일, 성과, 생각, 교훈 등을 매일 기록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통찰력이 생긴다. 다이어리에 ‘오늘의 실수‘, ‘오늘의 교훈‘처럼 제목을 적지 않아도 한 일에 관해서 꾸준히 써두면 자축 또는 반성하는 계기를 갖는다. 그러는 동안 일에 대한 열정이 생긴다. - P212

인정욕구는 식욕, 수면욕처럼 생리적욕구와 함께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본성이다. - P212

승진, 보너스는 고사하고 칭찬에도 인색한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받으려면, 우선 내가 잘한 일을 공식적으로 알려야 한다. 그래야 ‘잘했다‘, ‘능력있다‘라는 칭찬을 듣는 기본 조건을 갖춘다. 내가 잘 한 일을 알리지 않았는데 누가 칭찬을 해주겠는가? - P213

‘공치사‘라는 말이 있다. 자기가 잘 한 일을 스스로 칭찬하고 자랑한다는 뜻인데 실제로는 좋지 않은 의미로 통한다. - P213

인정욕구를 충족시키려면 공치사를 해야 한다. 회사에서 공치사할 수 있는 채널이 바로 보고서다. - P213

어릴 때부터 겸손하라는 교육을 받아서 공치사를 멋쩍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지나친 공치사는 문제가 되지만 자기가 한 일, 좋은 성과를 낸 일을 보고서에 쓰는 건 정당한 공치사다. 어려운 일을 잘 수행해서 성과를 냈다면 반드시 보고서에 써서 알린다. - P213

어려운 일을 수행해서 훌륭한 성과를 낸 후에 보고서에 ‘ㅇㅇ업무 완료‘라고 쓰고 몇 글자만 간략하게 적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다. 어려운 일, 힘든 일, 누구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완료한 후에 보고서에 간략하게 적고 넘어가는 것도 제대로 된 보고는 아니다. 인정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라도 우수한 성과를 낸 일은 공치사해야 한다. - P213

오랫동안 노력해서 성과를 낸 일을 보고서에 몇 글자 적고 끝내는 건 겸손이 아니라 자기 비하다. 성과를 내고도 해야 할 일이니까 끝내는 게 당연하다는 식으로 보고하면 자기가 한 일에 열정이 없어 보인다. 완료한 일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어떤 노력을 했는지, 일을 해서 어떤 결과가 있는지, 배운점은 무엇인지 등을 보고서에 쓴다. - P214

특히 ‘지원 부서‘라고 부르는 부서에서 일하는 직원은 반드시 자기가 한 일과 그 일의 결과를 명확하게 써야 한다. 부서에서 처리한 일을 알리기 위해서, 자원을 아끼고 더 유용하게 이용하는 방법 또는 의견을 보고서에 쓴다. - P214

모두가 중요한 일을 한다. 자기가 하는 일에 관한 열정을 알리는 것도 보고서의 기능임을 기억해야 한다. - P214

혼자서 모든 공정을 처리하고 보고서를 쓴다면 모르는 내용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럴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 P215

모든 업무에 마감기한이 있듯이 보고서는 제출 기한이 있다. - P215

보고서를 쓰는 게 주요 업무인 사람도 있지만 거의 모든 기업에서 보고서 작성은 부수적인 일이다. 오늘 당장 처리해야 하는 일이 있고 내일도 처리할 일이 있다. 보고서 작성에 따로 시간을 할애하기 어렵다. 시간이 날 때마다 보고서에 쓸 내용을 정리해두거나 다이어리에 대강의 내용을 적어둔다. - P217

어떤 문서든지 작성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3등분 하고 구체화, 초안 작성, 편집에 각각 3분의 1씩 할당한다. - P217

80퍼센트 이상 보고서를 완성하면 상사에게 확인을 받는다. 보고서를 제출하기 전에 상사에게 보고서를 쓰는 목적 · 방향성에 관해서 조언을 듣고 추가·수정할 부분에 관한 의견을 구한다. 그러면 완성도 높은 보고서를 쓸수 있다. - P217

80퍼센트 정도 완성한 보고서를 상사에게 보여주면, 상사는 작성자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 준비하지 않은 자료, 다시 점검해야 하는 내용 등을 알려준다. - P218

경영진이 결재하는 보고서를 상사의 검토를 거치지 않은 채로 제출일에 임박해서 상사에게 보여주면 잘못된 부분이 있어도 수정할 시간이 부족하다. - P218

작성자는 보고서를 검토한 상사의 반응을 잘 읽어야 한다. 완성도가 떨어지면 수정해야 하고 완성도가 높아도 보완할 부분이 있다. 잘 쓴 보고서도 나중에 추가·보완할 부분이 생긴다. 보고서 작성자가 미처 생각하지 못해서 추가해야 하는 내용이 있고, 결정권자가 보고서를 검토하고 심층 보고를 요청하기도 한다. - P218

특정 부분을 보완해서 더 자세히 보고하라고 지시한다면 내용이 나쁘지 않다는 의미다. - P218

상사마다 다르지만 우리나라 회사 정서에서 아직까지 보고서를 잘썼다고 칭찬하는 경우는 드물다. 보고서를 잘 썼을 때 상사는 질문을 한다. 보고서 내용을 파고드는 심층적인 질문 또는 보고서에 쓴 대로 실행해야 하는 이유를 묻는다. 때로는 철학적인 질문을 하는 상사도 있다. 작성자가 보고서 내용에 확신을 갖고 있는지 확인하려는 목적으로 질문을 한다. 이런 질문을 한다면, 보고서 내용에 문제가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좋다. - P219

상사의 질문은 경험과 직관에서 나온다. 때로는 상사가 직관적으로 한 질문에 답을 찾으면 그 답이 최선의 해결책이거나 새로운 기획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 P219

작성자는 보고서를 검토한 상사가 물어볼 만한 질문을 미리 생각해두어야 한다. 상사는 개인적으로 궁금한 부분, 작성자가 추가로 확인해야 하는 내용을 짚고 넘어가기 위해서 질문한다. 보고서를 쓰면서 상사의 질문을 예상하고 답변을 준비한다. 중요한 보고서를 쓴다면 중간 검토에서 지적한 논리적인 오류는 당연히 바로잡아야 하고, 완성한 보고서를 제출한 후에 심층 질문, 철학적인 물음에도 답할 준비를 한다. - P219

보고서를 쓰면, 상사와 선배에게 멘토링을 받으면서 동시에 소통을 할 수 있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의 진행 상황을 매일 기록하면 그것을 본 상사는 어떤 식으로든 조언을 한다. 상사는 과거에 유사한 일을 하면서 겪었던 실수와 주의사항을 알려준다. 부하 직원이 어떤 일을 하는지 속속들이 알게 된 상사는 더 이상 불안하지 않다. 상사와 소통하면서 자기가 하는 일에 관해서 확신이 생긴 직원도 불안하지 않다. - P223

회사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함께 일하는 조직이다. 동료, 선배, 상사와 소통은 필수다. 협업과 개인주의가 공존하는 사회가 바로 회사다. 이런 문화는 회사에도 영향을 준다. - P223

공(협업과 소통)과 사(개인주의)는 엄격하게 구분해야 한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알리는 공적인 수단으로 업무보고서를 활용하면 일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선배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게 돼서 좋은 결과를 얻을 확률이 높다. - P223

조직에서는 개인의 상황을 인지하고 구성원이 하는 일을 서로 공유하는 데서 문제 해결이 시작된다. 직원은 업무보고서를 통해서 자기가 하는 일을 구성원에게 알리고 동료와 선배의 가르침을 배우며 소통해야 한다. 상사는 누가 어떤 일을 하는지 인지하고 경험에서 나오는 노하우와 성과를 내는 자기만의 방법을 전수한다. - P223

형식적인 업무 보고가 아니라 하루의 업무 진행 상황을 정리해서 공개하면 조언과 도움을 자연스럽게 받을 수 있다. 업무보고서를 쓸 때, 중요한 팁이 있다. 상사와 동료가 궁금하게 생각하는 내용을 강조해서 쓰는 것이다. 그러면 그 일을 빠르고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다. - P223

소통은 내가 가진 생각, 의견, 정보를 전하고 상대방의 생각, 의견, 정보를 듣는 것이다. - P224

보고서에 정보, 아이디어, 의견을 쓰는 이유는 작성자의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 P224

이 책에서 말하는 ‘소통하는 보고서‘는 회사에서 쓰라고 해서 형식적으로 써서 제출하는 문서가 아니다. 보고서는 써서 제출하는 걸로 끝나지 않는다. 소통은 정보가 쌍방향으로 오고 가야 하기 때문이다. 보고서 작성에 관한 책과 교육에서 간과하는 부분이 바로 쌍방향 소통이다. - P224

보고서 작성 교육과 책에서 설명하는 내용은 크게 네 가지다. 첫째, 보고서를 쓸 때는 독자(동료, 상사, 경영진)을 분석한다. 둘째, 보고 목적에 맞게 차례를 만들고 내용을 구성한다. 셋째, 이해하기 쉬운 표현, 효과적인 표현, 전달력이 높은 표현으로 쓴다. 넷째, 용어와 줄임말 사용이 적절한지, 전문용어와 문장에 오류가 없는지 확인한다. 이 외에도 논리적인 표현, 출처가 분명한 근거제시, 객관적인 자료 첨부, 관념적인 말보다 구체적인 사항을 넣으라고 권한다. - P225

작성자가 보고서를 쓰는 데 들인 노력을 알고 있다면 사람도 보고서 내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보고서로 의사소통하려면 피드백은 필수다. - P225

읽는 사람에게 피드백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보고서를 읽은 사람의 의견이 궁금하다면, 논리적인 구성, 구체적인 설명, 명확한 문장은 기본이고 읽는 사람이 받는 이익, 영향 등을 알리는 데 집중한다. - P226

보고서를 읽은 사람에게 받아야 하는 피드백은 "그래서 어떤 효과가 있는가?",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이다. 단어 선택, 오탈자 등의 단편적인 피드백보다 중요한 것은 ‘So What‘이다. - P226

"보고서의 핵심은 앞으로의 계획이다" - P226

지금까지 이렇게 진행되었다는 내용으로 보고서를 끝내면 안 된다.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야 한다. - P226

보고서를 읽는 사람이 핵심 메시지를 명확하게 이해했다면 더 구체적으로 알아야 하는 내용이나 자료를 요청한다. 작성자에게 더 깊이 있는 자료를 요구하거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부분이나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방법 등을 추가로 물어본다면 보고서는 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 P226

보고서의 핵심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즉 계획(실행 방안)이다. 보고서를 ‘미래형‘으로 쓰고 그 계획이 보고서를 읽는 사람(상사, 경영진, 독자 등)에게 어떤 이익이 있는지,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 어떤 행동이 필요한지,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한 결과-성과, 예상되는 효과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그러면 긍정 또는 부정, 보류, 보완, 더 상세한 내용 요청 등 어떤 형태로든 피드백이 나온다. 추가로 자료를 요청하거나 실행 계획, 이익을 내는 방법에 관한 의견, 해결책을 함께 고민하는 것도 피드백이다. - P227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처럼 계획에 관한 질문, ‘이렇게 하는 게 좋겠다‘ 경험에서 나온 조언,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처럼 회의적인 의견이라도 작성자와 회사 모두를 위해서 피드백이 필요하다. - P227

문장이 좋다, 구성이 좋다, 오탈자가 있다 등의 형식 측면의 피드백도 필요하다. 더 중요한 피드백은 어떤 결과를 예상하는가, 언제, 무엇을, 어떻게 해야 더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나 등의 실제적인 질문 또는 요청이다. - P227

하지만 보고서 내용에 관한 평가와 판단에 관한 피드백은 매우 적다. 읽는 사람은 ‘점수매기기‘에서 벗어나야 하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피드백을 해야 한다. -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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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소멸과 생성의 수수께끼‘라는 글의 마지막 부분에 나온 문장부터 시작한다. 지난번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는 노인과 어린 손자가 함께 있는 모습을 예찬하는데 그 모습 속에 숨겨진 의미에 대해 잠시나마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생명이 소멸돼 갈 때일수록 막 움튼 생명과 아름답게 어울린다는 건 무슨 조화일까? 생명은 덧없이 소멸되는게 아니라 영원히 이어진다고 믿고 싶은 마음 때문일까? - P155

이번 겨울엔 내 어머니가 증손자가 무릎으로 엉겨붙는 당신의 집으로 돌아가 계시게 해야겠다. - P155

"늘 머릿속에는 구상이 몇 개씩 비축되어 있어요.
발효의 시기가 끝나면 하나씩 꺼내서 쓰지요. (...)항상 제 나름의 그물을 치고 있는데,
거기에 걸려드는 부분이 경험과 만날 때 어떤 영감을 부여한다고 할까요." - P156

궁극적으로 작가는 사랑이 있는 시대, 사랑이 있는 정치,
사랑이 있는 역사를 꿈꾸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 P158

"어떻게 보면 난 좋은 의미의 개인주의자라고 생각해요.
내가 중하니까 남도 중한 거지, 전체를 위해서 나 개인을 희생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 그런 소박한 민주주의 개념이 남자와 여자 사이라고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정도의 생각밖에 전 없습니다." - P159

"나는 사실 ‘내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자주 합니다.
(...) 작품을 많이 읽는다는 것은 작가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봐요.
소설에서의 자기 안목은 독서에서 얻은 것이고,
체험이 작품의 밑받침이 되고, 그리고 원고지 위에 쓰기까지 충분한 구상이 내 소설 쓰는 태도의 전부이지요." - P160

사랑받는 여자는 아름답다

어떤 의미로는 여자가 아름답다는 건 좋은 일이다. 주위를 밝히는 빛이요 축복이다. 다행히, 참으로 다행히, 여자는 누구나 한두 군데는 아름답다. 만일 어디 한 군데도 아름답지 않은 여자가 있다면 그는 사랑받지 못하거나, 사랑할 줄 모르는 여자일 것이다. - P188

여자는 속으로 괜찮다 싶은 남잘수록 쌀쌀하게 대하고, 길에서 마주친 남자 중 매력 있다고 생각한 남잘수록 지나치고 난 후 절대로 뒤돌아보지를 않는다. - P194

여자가 거침없이 관심을 나타내는 경우란 반했을 경우보다는 상대방의 책잡을 걸 발견했을 경우가 더 많으니 말이다. - P194

참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고, 어려운 일은 보다 지혜로운 자의 몫일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 P195

건전한 사회 참여는 건전한 가정에서부터 비롯될 것이다. - P198

하찮은 것에 신경을 쓰는 것은 서로 못할 노릇이요, 피차 참을수 없는 구속이다. 애정이란 미명 아래 가정을 답답한 감옥으로 만들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 P198

남편에게 적당히 무관심할 줄도, 적당히 관대할 줄도 알고, 풍부하게 화제를 리드할 줄도 알고, 새로운 지식으로 남편을 자극할 줄도 알고, 때로는 사회 참여를 통해 아내나 엄마 외의 딴 모습으로 변신하여 남편을 깜짝 놀래줄 줄도 아는 아내를 가진 남자라면 차츰 한눈팔기에 흥미를 잃을 것이다. - P199

한눈팔기란 외면적인 것, 말초적인 것에의 호기심에서 시작되는데 이런 말초적인 호기심이란 내면적인 매력에 눈뜨고 나면 곧 시시해지고 말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 P199

남편의 한눈팔기는 한눈팔기에 앙앙대는 아내가 있음으로 있는 것이다. 어리석은 아내는 남편을 그렇게 밖에 길들이지 못한 것이다. 그까짓 거 내버려두자. 여자 다리에 한눈을 팔건, 개뼈다귀 만병통치약에 한눈을 팔건 내버려 두고 여자도 자기의 일을 갖고 좀 더 바빠져야겠다. 자기의 시간을 좀 더 값진 일로 채울 줄 알아야겠다. - P199

사람에겐 친구는 친구로서 부모는 부모로서 따로 존재 가치가 있을 터

그것(친구같은 부모가 되겠다는 것)은 아마 유난히도 급격한 세대차를 겪고, 또 그 세대차라는 게 구세대에게만 일방적으로 비극적으로 작용하는 것을 봐 온 우리 세대가 젊은 세대에 의해 다시 구세대로 밀려나는 신세가 되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억지 같은 것의 작용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우린 가끔 젊은 세대에게 점잖지 못한 아침까지 해 가며 그들의 비위를 맞추고 대신 ‘이해심 많은 부모‘ 소리를 들으려 한다. - P204

젊은 세대가 즐긴다는 것을 나도 같이 즐길 수 있다는 것, 젊은 세대를 이해한다는 것의 과시였음직하다. - P206

그래 도전을 하려거든 철저히 해라. 속 빈 강정인 기성 세대에게 너희들의 알찬 내실로 맞서거라.

팝송을 들으면서라도 좋으니 지독하게 공부하고 밤새워 명작을 읽고 진지하게 고민하거라.

답답한 일이 있거든 답답해하거라. 답답한 것과 맞서거라. 답답한 것을 답답한 줄 모르는 바보야말로 구제할 길 없는 바보가 아니겠는가.

결국 나는 머리털이 길고 짧다는 외모가 결코 그 머리털의 주인공의 의식구조를 결정짓는 것은 아닐거란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유행이란 어차피 길이가 있는 건 길어졌다 짧아졌다, 폭이 있는 건 넓어졌다 좁아졌다, 그 테두리 안에서 변하고 반복되는 게 아닐까.

말은 전할수록 보태져서 늘어난다고 한다.

살림은 스스로 장만해야 행복해

벼락부자들이란 부(富)에 자신이 있는 만큼 내면은 허(虛)하게 마련

사람은 사회에 진출한 후 늙어 죽을 때까지 대게 세 번의 빈곤곡선(貧困曲線)을 겪는다고 영국의 어떤 경제학자는 말했다.

첫 번째는 독신으로 있다가 결혼해서 살림 장만할 때, 두 번째는 마흔을 전후해서 사회적인 지위는 안정되고 수입도 늘었으나 자녀들이 고등교육을 받게 되어 교육비의 압박이 제일 심할 때, 세 번째는 퇴직 후 장성한 아이들이 뿔뿔이 제 살림을 났을 때, 이렇게 세 번을 치고 있으나 나는 두 번째와 세 번째 사이에 또 한 번의 빈곤곡선을 긋고 싶다. 즉 자식들을 결혼시킬 때가 그것이다.

부모들이 이렇게 자식 결혼시키느라고 빈털터리가 되다 못해 빚까지 져가며 남들에 비해 빠지지 않게 해주고 싶은 것도 따지고 보면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에서고 그 사랑하는 마음이란 소박하게 풀이하면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이 아니겠는가.

사는 행복 중에서 필요하고 갖고 싶은 물건을 벼르고 별러서 장만하는 재미, 또 그렇게 해서 장만한 것에 대해 갖는 애착 등도 꼭 맛볼 만한 중요한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부모가 자식에게 너무 아쉬운 것 없이 다 갖춰주는 것은 자식에게서 중요한 행복 중의 하나를 빼앗는 결과가 될지도 모른다.

없는 것 없이 다 갖춰놓은 곳에 몸만 들어가 생활한다, 그게 무슨 재미란 말인가. 생활에 맥이 풀리면 권태로울 것은 당연하고 자연히 딴 곳에서 재미나 자극을 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부모가 자식에게 줘야할 것 중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아닐까. 완성되고 구비된 물건이나 행복이 아니라 그것을 획득하기 위한 과정 말이다.

그것을 스스로가 얻기 위한 과정을 거치면서 어려움도 알고 재미도 알도록 도와주지 않고 덮어놓고 과정을 건너뛰도록 도와주려는 것은 중대한 잘못이다. 그것은 거의 사는 의미를 빼앗는 거나 마찬가지다.

오늘날의 모든 문제가 바로 이 건너뛰기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잘 익은 열매를 자식들 코앞에 갖다 들이대는 부모 사랑에서 열매를 가꾸는 과정의 수고와 기쁨을 자식들에게 주는 부모 사랑으로 바뀔 때가 와야겠다.

뿌리가 땅에 내린 듬직한 힘

도시인의 탈공해(脫公害)도 중요하고 정서 생활도 중요하지만 남이 목숨을 걸고 하는 행동을 바로 그 옆에서 취미 삼아 오락 삼아 즐긴다는 건 목숨 걸고 하는 행동에 대한 중대한 모욕이나 조소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드디어는 목숨 걸고 하는 행동에 회의를 품게 되고 의욕을 상실하게 된다면 어쩔 것인가. - P239

또 1주일에 한 번쯤 나가서 농사 흉내를 내고 돌아온다는 게 도시의 아이들을 위해서도 결코 이로울 게 없을줄 안다. 아이들은 순진한 것만큼 철딱서니도 없다. 아이들다운 직감으로 먹는 것, 입는 것, 생활 양식의 격차를 단박에 알아차리고 우월감과 특권의식을 갖게 되는 건 당연하다. - P239

그리고 농사일이란 보잘것없는, 경멸해 마땅할 천역이로구나 하는 생각을 은연중하게 될지도 모른다. 결국 주말농장을 통한 도시 아이들과 농촌 아이들과의 만남이란 한쪽에는 부질없는 우월감을, 한쪽에는 상처를 주는 결과밖에 못 남길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농촌과 도시의 생활의 격차를 하루빨리 해소돼야 하겠지만 그때까지는 주말농장을 갖는 분의 양식에 기대할밖에 없겠다. - P239

도시에서 각종 공해가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듯 농촌에선 주말농장이라는 새로운 공해가 농민들의 정신 건강을 해친다면 어쩔 것인가. - P239

여자애들이란 집 안에서나 집 밖에서나 필요한 것이 많고도 많은 법이다.

나는 또 작가랍시고 느닷없이 선택을 강요당했던 찬반(贊反)앞에서 무력하게 떨던 내가 싫다. 찬반 중 어느 쪽이 내 소신인가 보다는 어느 쪽이 내 보신에 이로울까부터 생각했던 내가 싫다.

실상 나는 내가 작가임에 손톱만큼의 긍지도 못 가진채 다만 두려워하고 있다. 왜 이렇게 두려워해야만 하는것일까. 내가 처음 얻어들은 작가의 이름은 공교롭게도 이광수(李光洙)였다. - P246

통틀어 인가가 20호도 채 안 되는 벽촌, 겨우 까막눈이나 면한 정도의 청년인 삼촌들과 삼촌 친구들 사이를 돌고 돌며 남루가 된 채 오히려 보물처럼 아낌을 받던 『무정』과 『흙』을 나는 지금도 기억한다. 그들이 빛나는 눈으로 벅찬 감동을 나누던 겨울밤의 질화롯가를 기억한다. - P247

그러나 같은 작가가 어느 날 갑자기 이 청년들을 얼마나 무서운 좌절, 끔찍한 고독 속에 내팽개쳤던가를 나는 또 기억한다.
"이광수가 가야마 미쓰로(香山光郞)가 됐대!"
"청년들은 다 일본 병정이 돼야 한다고 연설까지 했대!" - P247

세상은 한층 암울해지고 백성들은 성(姓)을 갈고 청년들은 일본 병정이 됐다. 그 시대엔 누구나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이광수의 가야마 미쓰로만은 용서할 수가 없다. 이해할 수는 있어도 용서할 수는 없다. 그가 작가였기에, 침묵만 했어도 독자들에게 감사와 용기를 줄 수 있을 만큼 영향력 있는 작가였기 때문에 그를 용서할 수가 없는 것이다. - P247

내가 그를 용서할 수 없는 한 나는 내가 작가임을 두려워할밖에 없을 것이다. 비록 그처럼 문학사에 남을 작가는 못될망정 작가라면 마땅히 그 시대의 고민을 앞장서 걸머져야 한다는 엄청난 고난의 운명 때문에 작가라는 이름이 두렵다. - P248

어떡하든 그냥 작가가 돼 보리라 다짐했었다. - P248

나는 이런 내가 싫다. 이런 내가 쏟아 놓은 비비꼬인 말들과 비겁하게 복면한 말들이 싫다. 그리고 이 긴긴 겨울이 싫다. 개 짖는 소리만이 충만한 이 긴긴 잠안 오는 음습한 밤은 정말로 싫다. - P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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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에 이어서 보고서 요약과 관련된 내용이 이어진다. 개인적으로는 보고서를 요약하는 과정이 책을 읽고 리뷰를 쓸 때 하는 프로세스와 비슷한 점이 많다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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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읽다가 p.204에 소개된 3분법이라는 것이 나오는데, 이것은 활용하기에 따라서 굉장히 유용하게 쓰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프로젝트를 하든 혹은 개인적인 과제나 업무 같은 것을 하든 관계없이 아주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 같다.

보고서 요약은 전체 내용을 인지하는 사람만 쓸 수 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쓴 보고서는 전체 흐름을 확실히 이해한 사람이 요약을 쓴다. - P190

요약하는 과정을 네 단계로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키워드를 정리한다.

둘째, 꼭 전달해야 하는 내용과 자세히 읽지 않아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구분한다.

셋째, 꼭 전달해야 하는 키워드를 조합해서 요약문을 만든다. 업무 순서, 중요도, 업무 관계에 따라 요약문을 배치한다.

넷째, 요약문에 오류가 없는지, 목적에 맞게 꼭 전달해야 하는 내용을 모두 넣었는지 확인한다. - P191

요약을 어느 정도 분량으로 쓰라는 지침은 없다. 요약은 짧을수록 좋다. 보고서 목적에 맞게, 읽는 사람에게 반드시 전해야 하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쓴다. 요약문을 읽고 전체 내용을 머릿속에 그릴 수 있게 쓴다. 요약은 문장의 완결성보다 주요 내용을 빠트리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 P191

소통을 강조하는 시대인 동시에 모든 게 빠르게 돌아가는 시대다. 업무적인 소통을 모두 문서로 하기란 불가능하다. 공식적인 회의나 커피를 마시는 동안 업무에 관한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 잠깐 쉬는 시간에는 일 얘기를 하지 말자는 사람도 있지만, 사무실 밖에서 대화하는 중에 형식을 갖추지 않은 채로 은연중에 보고하고 문제점과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도 사회생활을 잘하는 요령이다. - P193

현대 언어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소쉬르는 구술로 하는 말이 가장 우선적이고 모든 언어적 의사소통의 근저를 떠받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쓰기가 구술을 보완한다고 주장했다. - P193

고대 그리스에서 ‘수사학hetoric‘을 가르치고 배우던 시기에는 쓰기가 구술의 가치를 높이는 보조 도구였다. 글로 쓰면서 연설의 원리, 연설을 구성하는 요소를 과학적 기술과 설명 체계로 정리 · 조직했다. - P194

보고서는 물건을 사고 돈을 냈다는 증명, 즉 영수증 같은 역할을 한다. 이것이 기록이 가진 가치이고 특징이다. - P194

능력이 출중해도 문서 또는 말로 의견을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하면 사회에서 인정받기 어렵다. - P194

구두 보고와 보고서 작성을 잘하는 직장인이 되려면, 보고서를 검토하는 사람(직속 상사)에게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구두 보고를 해야 한다.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보고하겠습니다"라는 말로 보고를 시작한다. 일상적으로 상사 또는 동료와 이야기할 때는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과정에서 보고할 수 있다. 업무진행과 변동 사항을 은연중에 여러 번 전달했기 때문에 나중에 보고서를 제출하면 걸림돌 없이 결재가 이루어진다. - P194

"보고서로 모든 걸 보여주겠다"라는 신조를 가지고 업무 중에 구두 보고를 하지 않는 직장인은 상사에게 보고서를 제출하면 "이게 뭐야? 핵심이 뭔데?"라는 말을 듣기 십상이다. 왜냐하면 보고서에 쓸 내용을 중간에 구두로 전달해서 상사가 정보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게 만들고 상사의 반응을 확인해야 하는데 그 과정을 건너뛰었기 때문이다. - P195

직장에서 잠깐 쉬면서 차를 마시는 동안에도 구두 보고를 할 수 있다. 상사에게 업무에 관한 조언을 구하면서 업무 진행 상황을 알리는 것도 자연스러운 구두 보고다. 직장에서 일상적으로 하는 대화, 상사와 묻고 답하는 중에도 업무 보고를 할 수 있다. - P195

말수가 적을 수는 있다. 하지만 자기가 하는 일에 관해서 동료와 상사에게 자주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형식을 갖춘 보고가 아니라도 은연중에 보고서에 넣을 정보를 드러내는 게 바람직하다. 나는 준비 중인 일에 관해서 종종 이야기한다. 그러면 동료와 상사가 이전에 겪었던 일을 이야기하면서 주의사항과 팁을 알려준다. 동료와 선배가 경험으로 익힌 팁은 문서나 책에는 없지만 틀림없이 도움이 된다. - P196

내가 하고 있는 일을 구두로 알린 다음 보고서에 쓴다. 사무실 밖에서 이야기한 내용, 구두로 보고한 사안도 보고서에 쓴다. 나중에 보고서를 제출했을 때, 업무에 관한 정보를 공유했기 때문에 상사는 짚고 넘어갈 부분만 확인하고 결재한다. 수시로 구두 보고를 하면 업무를 어려움 없이 진행할뿐만 아니라 보고서 결재를 수월하게 받을 수 있다. 직장인이 일상에서 업무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정보를 공유하고 보고하는 것은 노하우다. - P196

인사말-보고 내용-결론과 문제 해결 방안 및 대안-강조할 내용 다시 언급, 네 단계로 구분하고 단계별 주요 내용을 간략하게 종이에 적어서 참고하면서 보고한다. - P196

경영진 앞에서 대면 보고를 할 때, 경험이 적은 사람은 발표 자료를 전부 외우려고 한다. 중요한 보고라서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보고서에 쓴 글자와 문장을 외우기보다 보고 자료의 흐름을 파악하는 게 더 중요하다. 보고 자료를 여러 번 읽어서 내용과 흐름을 파악한 다음 간략하게 대본을 만들어서 참고하면 무리 없이 보고를 마칠 수 있다. - P197

제일 처음에 하는 말에 핵심을 넣는다. 보고서 작성 시에 맨 앞에 요약과 결론을 배치하라고 했다. 대면 보고·구두 보고도 마찬가지다. 결론과 핵심을 먼저 언급한다. - P197

문제 해결방안에 관한 보고에서 모두가 알고 있는 문제라면 원인을 짧게 설명하고 해결방안과 대안을 제시한다. 문제가 발생한 상황을 알려야 한다면 개요에서 짧게 설명한다. 여기서 피해 상황, 해결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피해를 비용으로 환산해서 제시한다. 그런 다음 해결방안과 대안 해결방안을 실행했을 때 예상되는 부작용을 설명한다. - P197

구두 보고는 핵심으로 시작해서 앞으로의 할 일, 즉 계획으로 끝낸다. - P197

대면 보고, 구두 보고를 하면 질문과 반대 의견이 나온다. 피드백 없이 끝나는 대면 보고는 거의 없다. 상사가 예상하지 못한 의견을 제시할 때도 있다. 보고자는 자기 생각과 계획에 매몰되는 것을 경계하면서 결론과 대안에 관한 장·단점, 실행한 후에 얻는 이익과 손실을 예상해야 한다. - P197

구두 보고에서 가장 나쁜 대답이 "확인해서 다시 보고하겠습니다"라는 말이다. 대면 보고를 하기 전에 동료, 선배 사원과 보고 내용을 공유하면 상사가 할 수 있는 질문을 예상할 수 있다. - P197

정확한 발음과 리액션 - P197

보고자는 보고 내용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보고받는 사람의 눈을 보면서 정확한 발음으로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 P198

보고자는 한두 번 눈을 마주칠 기회를 강제로 만들고 리액션과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 보고 내용 중에 상사에게 의견을 묻거나 과거에 유사한 일을 할 때 있었던 일을 알려달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눈을 마주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 P198

작업분할구조는 큰 프로젝트를 관리하기 쉽게 업무를 작은 단위로 나누는 것이다. 업무를 작게 나누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활동과 업무에 필요한 일정, 비용, 위험, 인력, 장비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 P202

계획을 세우는 단계부터 일정 관리에 포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원칙이 있다. 바로 3분법이다. 모든 업무를 세 개로 나눠서 관리하는 것이 3분법의 핵심이다. 문서작성은 아이디어 구체화, 초안 작성, 편집·퇴고, 세 단계로 나눈다. - P202

기획서, 보고서, 제안서, 회의록, 품의서 등 문서를 쓸 때도 3분법을 적용한다. 첫째 단계는 아이디어 구체화다. 문서에 쓸 내용을 생각한다. 둘째 단계는 초안을 쓴다. 셋째 단계는 초안을 여러 번 고쳐 쓰면서 문서를 완성한다. 이와 같이 모든 업무를 3단계로 나누면 일정을 관리하기 쉽다. - P203

3분법은 모든 업무에 적용할 수 있다. 대강의 일정을 세우고 업무를 진행하는 동안 일정과 할 일 등을 수정하는 원칙이다. 3분법은 융통성 있는 관리 방법이다. 언제든지 고칠 수 있어서 융통성이 있지만 계획부터 정교하지 못하다는 것이 단점이다. - P203

3분법은 단순하다. 효율도 높다. 제조업에서는 3분법에 따라 공정을 설계, 구현, 테스트로 나눈다. 할 일을 파악하는 단계(계획, 설계), 계획한 일 또는 설계한 작업을 수행하는 단계(구현), 일을 검증, 분석, 개선하는 작업(테스트)로 구분한다. 일에 따라서 단계를 나타내는 이름은 다를 수도 있고 일부 단계는 겹치기도 한다. 모든 일정은 계획-구현-테스트 세 단계로 구분해서 단계별로 진행률을 파악하고 보고서를 써서 관리한다. - P204

마감기한이 6일이라면 계획에 2일, 구현에 2일, 테스트에 2일을 균등하게 배분해서 일정 계획을 세운다. 구현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서 계획 또는 테스트 일정을 줄이거나 빼면 안 된다. 필요하다면 세부 단계를 줄이거나 늘릴 수는 있다. 일정을 변경하는 데는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어떤 일이든지 합리적인 계획을 세우면 실제로 일하는 시간과 오류를 줄일 수 있다. - P204

일정, 공정에 3분법을 적용해서 계획하고 그 내용을 보고서로 만든다. 일을 단순히 3등분 해서 대강 계획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보고서로 쓰면 대강의 계획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머리로만 생각하면 일주일이면 끝낼수 있을 것 같은 일도 업무를 작은 단위로 나누고 완료할 때까지 할 일을 3등분하면, 생각한 것보다 할 일이 많고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지한다. - P204

제출용 보고서를 쓰면서 작업을 완료하기까지 과정을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한다. 시간이 부족하다면 어떤 단계에 시간을 얼마나 추가할지 생각해본다.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면 일정을 수정한다. 작업량을 줄이거나 완성도(품질)를 낮춘다. 완성도를 높게 유지해야 한다면 인력 충원 또는 팀에게 협조를 부탁할 수 있다. 3분법으로 일정을 계획하고 보고서를 쓰면 현실적으로 일정을 살펴볼 수 있다. - P205

혼자 일할 때도 3분법을 적용해서 일정 계획을 세우고 보고서를 만든다. 제출용 보고서처럼 구성을 고민하지 않더라도 형식은 갖춰서 쓴다. 어떤 일을 하든지 3분의 1은 계획·설계, 3분의 1은 구현, 3분의 1은 테스트 수정에 할애해서 전체 계획을 세우고 실행한다. - P205

규모가 크고 기간이 긴 프로젝트도 3분법을 적용하면 관리하는 데 문제가 없다. 대형 프로젝트는 업무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여러 가지 업무를 시간 순서 또는 공정 순서로 나누고 3분법을 적용한다. 각 공정을 계획, 구현, 테스트로 나눠서 정리하면 복잡한 업무도 단순해진다. - P205

단계마다 중간목표를 정하고 일주일 또는 한 달 단위로 보고서를 써서 일정을 점검한다. 변동사항이 많고 불확실성이 높은 프로젝트는 업무 단계별로 중간목표를 정해야 일정이 바뀔 때 혼란을 덜 겪고 위험을 줄일 수 있다. - P205

실수와 문제, 개선책을 간략하게 적는다 - P206

인간의 기억은 시간이 갈수록 급속도로 희미해진다. 희미해지는 기억보다 더 경계해야 하는 것은 기억의 왜곡이다.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작용하는 자기합리화로 인해서 시간이 지나면 자기가 한 일에 관한 기억이 변한다. - P207

기록은 변하지 않는다. 누군가 조작하기 전에는 써 놓은 그대로 보존된다. 기록과 보존, 과거에 한 일을 돌아보고 잘못을 바로잡는 것이 보고서가 가진 기능이다. - P207

회사에서는 하나의 프로젝트를 여러 부서에서 나눠서 진행한다. 자금을 관리하는 부서는 지출과 이익, 기획팀은 상품·서비스를 만드는 과정, 마케팅팀은 홍보와 고객, 영업팀은 유통과 거래처를 관리한다. - P207

각각의 부서 담당자는 자기가 한 일, 팀에서 한 일, 완료한 일, 계획, 결정된 사안, 문제 상황과 원인 등을 매일 기록한다. 일일보고서에 잘못한 일과 문제가 발생한 상황은 자세히 쓰지 않는다. 문제가 커져서 여러 부서에서 수습해야 할 지경에 이르면 비로소 문제가 발생한 상황과 원인, 미흡한 대처 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다. - P208

문제 해결 보고서가 아니면 문제가 발생한 상황을 자세히 쓰지 않는다. 업무보고서에 실수와 문제를 공식적인 보고서에 기록하는 직장인은 거의 없다. 대부분 그렇다. - P208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다양한 전조 현상이 나타난다는 하인리히 법칙이 있다. - P208

여러 가지 사례를 분석해서 법칙으로 만들었지만 실수와 문제를 공유하지 않는다. 결국, 작은 실수를 반복하다가 나중에 큰 문제가 생긴다. - P208

좋은 환경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더 많은 실수를 하는 게 아니라 더 자주 실수를 보고한다 - P208

보통의 환경, 즉 효율이 낮은 조건에서 일하는 의료진은 더 많이 실수했지만 실수를 알리지 않아서 사고가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반면, 좋은 업무 환경에서 일하는 의료진은 자기가 한 실수를 보고했기 때문에 보통의 환경에서 일하는 의료진보다 실수가 많은 걸로 연구 자료에 기록되었다. - P208

경영컨설턴트 톰 피터스는 "지금 우리에게는 보다 빠른 실패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작은 실패를 숨기면 나중에는 더 큰 실패를 한다. 실패를 공유하고, 실패를 분석해서 더 나은 방법을 찾으면 ‘최선의 방법‘에 도달한다. - P209

실수로부터 특별한 것을 발견하거나 새로운 것을 발명한 사례는 많다. 토마스쿨은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실수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 P209

이성적으로는 실수를 공유하면 발전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배웠지만 보고서에는 자신의 실수와 문제를 쓰지 않는다. 과거에 실수를 감추거나 대충 얼버무리고 넘어갔다면 이제부터라도 업무일지에 실수를 기록해야 한다. 짧게 써도 상관없다. 실수를 간단히 기록하기만 해도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실수를 기록하면 실수가 줄어들고 나중에 다른 문제를 파악하기도 쉽다. - P209

큰 실수는 아무런 징조 없이, 날벼락처럼 생기지 않는다. 사소한 실수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치명적인 사고가 생긴다. - P209

허버트 하인리히는《산업재해 예방 : 과학적 접근》에서 ‘하인리히 법칙‘을 소개했다. 산업재해 사례분석을 통해서 발견한 통계적 법칙이다. 내용은 이렇다. 산업재해가 발생하여 중상자가 1명이 나오면 그전에 같은 원인으로 경상자 29명, 같은 원인으로 부상을 당할 뻔한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이 있었다. 그래서 하인리히 법칙을 1:29:300법칙이라고도 부른다. - P209

날마다 실수를 기록하면, 실수는 줄어든다. 왜냐하면 실수를 기록하면 뇌는 그 실수를 분석해서 개선하는 명령을 실행하기 때문이다. -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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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을 법한 고정관념을 깨부수면서 오늘 글을 시작한다.

대부분의 투자자는 지방이라고 하면 뭔가 투자처로서 매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은 고정관념이고 오해다. 부동산에 투자할 때는 굳이 수도권만 고집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 게다가 초보 부동산 투자자라면 수도권 부동산 투자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도 아니다. 물론 집값이 다소 하락하는 시기라면 경매를 활용해 수도권에 집을 마련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 P122

이처럼 부동산 투자자들이 투자를 통해 확실한 수익을 얻기 위한 전략을 짤 때는 지방으로 눈을 돌리든지, 아니면 경매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서 투자의 시야를 다방면으로 넓힐 필요가 있다. 우리의 뇌를 지배하는 고정관념이야말로 부자가 되는 길을 방해하는 훼방꾼임을 기억하자. - P122

세상사가 다 그렇듯이 부동산 시장도 내가 알고 공부한 만큼 제대로 보이기 마련이다. 모르면 고정관념에 사로잡혀서 포기할 수밖에 없다. 투자의 시야를 전국으로 넓히면 투자금 몇천만 원으로 노려볼 만한 물건들이 정말 많다. 그렇다면 이 중에서 옥석을 골라내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 - P124

고정관념을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 집을 사면 꼭 그 집에 들어가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부동산에 투자할때는 내가 들어가 살 집, 즉 신축에 위치와 교통이 좋아야 하고, 평수도 넓은 집이어야 한다는 생각은 잠시 접어두자. 그런 집을 마련하는 사람은 굳이 부동산에 투자하지 않아도 이미 부자다. 평범한 사람이 이런 꿈만 꾼다면 내 집 마련은 요원한 일이 된다. - P124

꼭 처음 사는 집에 내가 들어가서 살아야 한다는 법은 없다. 다시 말해서 부동산에 투자할 때는 부동산이라는 자산을 그냥 투자의 대상으로 생각하자는 이야기다. 이렇게 관점과 생각을 바꾸면 지방도 투자 대상지역으로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다. 우리의 목적은 단번에 서울에 입성하는 것이 아니다. 초보 투자자라는 현실을 자각하고 투자금을 차근차근 불려가는 데 있다. - P124

부동산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비싼 서울의 집을 한번에 마련하기 힘들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몇 차례 반복 투자로 자산을 늘려가야 한다. 소위 넓은 강을 건너기 위한 ‘징검다리 투자전략‘이라 할 수 있다. - P124

경매 제도를 활용한 수도권 내 집 마련 전략도 고려해보기를 바란다. 특히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얼어붙어서 조정을 거치는 상황에서는 시세보다 저렴한 경매 매물이 시장에 많이 풀린다. 여유 투자금이 있다면 경매가 자산을 불리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P125

수도권만 집값이 오르는 게 아니다. 지방도 집이 부족한 지역은 수요와 공급 법칙에 따라서 그간 집값이 꾸준히 올랐다. - P127

초보 부동산 투자자가 주로 실수하는 점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자신에게 익숙한 장소나 지역의 부동산에만 관심을 둔다는 점이다. 대부분 자신의 거주하는 생활 반경이나 움직이는 행동반경에서 조금이라도 떨어진 곳에는 눈길도 안 준다. 그렇게 좁은 시야로는 절대로 부자가 될 수 없다. 부동산에 투자할 때는 시야를 넓혀야 한다. - P127

투자의 시야를 전국으로 넓히면 재미있는 현상을 볼 수 있다. 현재 돌아가는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과는 반대로 집값이 오르내리는 곳이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부동산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기라 해도 어딘가에서는 하락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부동산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기일지라도 어딘가에서는 집값이 오른다. 물론 이것은 당연히 시야를 넓히고 꾸준히 여러 곳을 둘러봐야만 알수 있는 정보다. - P127

투자의 시야를 지방까지 넓힐 때는 무작정 넓히지 말고 나름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 첫 번째 기준은 바로 인구수다.
100만 명 이상의 인구가 사는 광역시는 당연히 포함해야 한다. 이에 더해서 필자의 개인적인 기준으로는 적어도 20만 명 이상이 거주하는 도시라야 해당 지역 부동산에 투자할 만하다. - P127

인구수를 첫 번째 기준으로 삼는 이유는 기본적인 수요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몇만 명 정도의 인구가 전부인 지역의 집을 사면 집값상승도 기대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팔고 싶어도 수요가 없어서 낭패를 볼 수 있다. 따라서 수요를 기대할 수 있도록 인구수가 중요하다. - P128

다들 아는 것처럼 서울이나 수도권은 가격이 너무 비싸서 일반적인 투자자라면 감히 어찌해볼 방법이 없다. 그런데도 투자의 시야가 거기에만 머문다면 다른 투자 기회를 절대로 찾을 수 없다. - P129

일단 부동산에 제대로 투자하려면 투자의 눈부터 확실하게 떠야 한다. 눈을 떠야 제대로 된 방법이 보이고 불가능할 거라고 여겼던 일들을 가능한 일로 바꿀 수 있다. - P130

전국으로 시야를 넓히면 지금도 투자할 만한 대상이 많다. 투자금도 크지 않다. 정말 소액 매물을 보면 약 1,000만 원으로 마련할 수 있는 집들도 있다. 최근 부동산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1,000만 원으로 부동산에 투자하라‘라는 내용의 책들이 대중들, 특히 그중에서도 젊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는 점도 요새 투자자들의 시야가 얼마나 넓어졌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 P130

정신과 육체는 같이 움직여야 한다. 머릿속으로 온갖 이론(정신)을 갖추었어도 실제 사례 정보(육체)를 모르고 투자한다면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 P130

집이라는 것은 단순히 자산이 아니라 나 자신의 로망이 투영된 대상이다. - P132

당장 좋은 집을 살 수는 없어도 자산을 불리는 몇 단계의 과정을 거치면 좋은 집에 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을 확고히 하자는 이야기다. - P132

어떤 일이든 기본이 중요한 법이다. 기본을 모르면 처음부터 걸음이 꼬인다. 진짜 부자가 되기 위한 실전에 돌입하기에 앞서서 부동산 투자의 기초부터 챙기자. 부동산 투자는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 P132

청약제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바로 청약가점제(가점제)와 청약추첨제(추첨제)다. 가점제는 부양가족수, 무주택 기간, 청약통장가입 기간 등에 따라 점수를 차등 부여해서 높은 점수를 받는 사람에게 집을 살 때 우선권을 주는 제도다. - P135

일반적으로 아파트 공급은 국가에서 주도하는 공공분양과 민간건설사가 분양하는 민간분양으로 나뉜다 - P136

공공분양 당첨은 청약통장 납입횟수와 납입총액이 기준이다. - P136

경쟁이 치열한 민간분양은 가점제와 추첨제를 함께 적용한다. 그래서 민간분양에 당첨되려면 해당 가점제와 추첨제의 기준 및 선정 비율을 어느 정도 알아야 한다. - P137

청약가점제는 집의 크기에 따라서 선정 비율이 다르다. 투기과열지구 내 85m² 이하의 평수는 100% 가점제를 적용한다. 85m²를 초과하는 평수는 가점제와 추첨제 비율이 각각 50%다. 따라서 청약통장으로 민간 건설사가 분양하는 아파트에 당첨되려면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가장 먼저 청약에 지원하려는 해당 아파트가 투기과열지구인지를 확인하고, 다음으로 크기가 얼마인지도 살펴봐야 한다. - P138

한 번 청약에 당첨되면 계약 여부와 상관없이 지원 권리가사라진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오랜 시간과 맞바꾸어 얻은 나의 권리와 자격이 한 번의 당첨으로 사라지는 만큼, 본인의 기준에 웬만큼 부합하지 않는 지역이라면 허투루 지원하지 않는 것이 좋다. 유명 브랜드가 아닌 데다가 세대수도 적고 외곽에 지어진 아파트 분양시에 종종 지원자 미달 현상이 발생하는 현상은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 P138

만약 ‘결혼 후 7년 이내의 무주택자‘라는 자격을 갖추었다면 신혼부부 특공(특별공급) 제도를 활용해서 내 집을 마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P138

부자가 되려면 청약에 목숨 걸지 말기를 바란다. 언제 당첨될지도 모르는 청약에 집착해서 지금 내 곁을 스쳐 지나가는 투자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현 청약제도가 전부 추첨제로만 경쟁한다면 그래도 젊은 세대가 당첨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차라리 매주 로또 복권을 사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는 표현을 써야 할 정도다. 즉, 청약제도로는 제아무리 경쟁이 덜한 지역과 물건을 노린다고 해도 지금으로서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이런 우연에 기대지 말고 확률이 더 높은 ‘투자‘에 집중하라. 지금도 여전히 좋은 투자 기회가 넘쳐난다. - P139

경매도 우리가 집을 마련할 때 눈여겨봐야 할 선택지 중 하나다. 특히 경매는 초기 투자금이 얼마 없을 때, 부동산 시장이 약보합弱保合이거나 하락기일 때 활용하면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 P140

경매는 제도의 특성상 이론적으로는 입찰액의 약 10%만 있으면 내 집 마련이 가능한 부동산 투자법이다. - P141

막 입주를 시작한 신축 아파트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부동산은 완벽한 상태가 아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경매 투자에는 당연히 추가적인 부대비용이 더 들어간다. 일단 세금만 해도 취득세와 자잘한 법무 비용이 들어간다. - P142

우리가 한 가지 더 알아야 할 것이 있다. 경매로 매물을 낙찰받으면 잔금을 치러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때는 대출을 받아서 잔금을 해결하면 된다. 경매 매물의 대출액은 일반적으로 낙찰가의 80%, 그리고 감정가(해당 경매 매물에 대해 법원이 감정법인을 통해 타당한 가격을 매기는 것)의 70%를 기준으로 삼는다. 은행에서는 이 둘을 비교하고 둘 중에서 적은 금액으로 대출해준다. - P143

경매의 가장 큰 장점은 적은 돈으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 P143

무주택자뿐만 아니라 집을 1채 가진 사람에게도 경매는 매력적인 투자방법이다. - P144

경매는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에 따라서 매물의 양이 달라지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호황일 때는 매물이 없고, 반대로 불황기에는 매물이 좀 더 나오는 편이다. 그래서 수요와 공급 법칙에 따라서 매물이 적은 시기에는 낙찰가율이 조금 높아지고, 매물이 많아 경쟁이 덜할 때는 좀 더 낮은 금액으로도 매물을 낙찰받을 수 있다. - P144

정부의 정책에 따라서도 매물의 양이 바뀐다. 다주택자에게 강력한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이 시행되면 세금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경매 시장에 나오기도 하는 것이 그 예다. - P144

경매는 갭투자와 비교했을 때 대중의 몇 가지 선입견과 오해, 즉 허들이 존재하는 편이다. - P144

제대로 된 ‘권리분석權利分析‘과 잡음없이 점유자를 내보내는 ‘명도明渡‘만 이해하면 경매는 전혀 어렵지 않다. 오히려 내 자산을 불리는 절호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그래서 경매를 공부한 후에 부동산 시장의 흐름과 전반적인  경제 분위기를 알면 경매로 수많은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 P145

경매의 몇 가지 특징을 더 자세히 말해보고자 한다. 우선 입찰자가 자신의 현금 상황에 맞도록 입찰가를 조율할 수 있다. 또 내가 원하는 가격대만 맞는다면 특정 지역에 집착할 필요도 없다. 게다가 시장이 하락장일 때는 가격이 내려가는 상황을 보고 유찰 추이를 판단해서 투자하거나 최저 입찰가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경매의 장점이다. - P145

경매는 몇 차례 유찰되면 가격이 20~30%씩 떨어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특별한 문제가 있어서 값이 내려가는 게 아니다. 저마다 사정이 있어 경매에 나왔더라도 매물에 하자가 있는 경우는 드물다. 물론 우리가 절대 손대지 말아야 할 매물도 분명히 있다. 그래도 그런 매물은 경매 지식만 알면 사전에 충분히 걸러낼 수 있다. - P145

경매는 어려워서 두려운 게 아니라 몰라서 두렵다고 느끼는 것이다. 생각보다 전혀 어렵지 않고 정말 효율적인 부동산 투자법 - P145

경매와 비슷한 공매公賣도 간략하게 소개한다. 공매는 「국세징수법」에 따라 압류한 재산을 환가換價하거나, 「형사소송법」에 따라 압수한 매물 중에서 보관이 힘든 매물을 매각하는 일이다. - P145

즉, 경매가 민사집행권에 따라 개인 간의 사적인 채무를 해결하는 일이라면, 공매는 국가 기관이 강제로 부동산을 매각해서 공적 채무관계를 정리하는 일이다. 쉽게 말하자면 경매는 사적인 채무 문제가 불거져 빚을 못 갚아 발생하는 일인 반면에 공매는 단순히 세금을 못내서 생긴 문제라고 보면 된다. - P146

공매 매물은 한국자산관리공사 Korea Asset Management COrporation, KAMCO(캠코)가 운영하는 온라인 공매 사이트인 ‘온비드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 P146

일반적으로 재개발 대상지역을 보면 연립이나 빌라가 많고 재건축 대상을 보면 구축 아파트가 주류다. - P149

부동산 투자 차원에서 보면 어떤 것이 좋을까?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로는 투자 금액만 놓고 본다면 젊은 MZ 세대에게는 재개발 관련 투자가 좀 더 낫다. 방금 설명한 대로 재건축은 아파트가 대상이기에 투자 금액이 큰 편이기 때문이다. - P149

재개발 투자는 오래된 빌라를 사는 것이다. 그래서 재개발 관련 투자가 재건축 투자보다 투자금이 덜 들어간다. - P149

주의해야 할 점이 하나 있다. 만약 재개발 투자를 염두에 둔 투자자라면 지방은 제외하는 것을 추천한다. 지방의 재개발은 2년, 4년 단위로 물량에 따라 시세의 등락 폭이 매우 크다. 따라서 재개발 투자 시 대상지는 서울이나 수도권이 적당하다. 해당 지역의 향후 발전 가능성을 파악하는 일도 투자자의 기본이다. - P149

재개발 사업 진행 예정지역에 투자했다면 조급해하면 안 된다. 재개발 사업은 완료될 때까지 대략 10년 정도의 기간을 예상해야 한다. 물론 10년보다 조금 앞당겨질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재개발 투자는 시간에 투자금을 묻고 진행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하기를 권한다. - P150

평범한 사람도 경매 공부를 한 달 정도 하면 남의 도움 없이 스스로 경매에 참여할 수 있다. 이렇듯 알고 보면 경매는 접근하기 힘든 제도가 절대 아니다. - P151

경매에 나온 매물들은 일반 매물과 달리 특별한 사정이 있다. 그러므로 경매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해당 매물의 특별한 사정이 무엇인지부터 파악해야 한다. 대부분은 근저당이나 가압류가 설정된 매물이다. 소유자가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렸는데 갚지 못하면 채권자가 담보로 잡은 집을 처분해 돈을 돌려받는 절차가 경매이기 때문이다.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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