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상담소 - 뇌과학과 정신의학을 통해 예민함을 나만의 능력으로
전홍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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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의사인 저자가 자신이 직접 상담했던 환자들의 사례를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예민함과 관련된 다양한 내용들을 전합니다.

초반부에는 독자들이 비교적 낯설수 있는 뇌과학과 관련된 개념들(전두엽, 편도체, 변연계 등)이 다양한 사례와 함께 나옵니다. 그냥 단순히 개념만 접했다면 좀 어렵게 느껴졌을 내용이지만, 그림과 함께 각각의 부위가 어떻게 작용해서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사례에 접목해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어서 뇌과학을 잘 몰랐던 독자들도 이해하는데 크게 무리가 없어보였습니다.

또한 이러한 개념들을 알려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책 제목에 있는 '상담소'라는 컨셉에 맞게 각각의 문제 사례들에 대한 적절한 해결책들도 제시하고 있는데, 독자들 혹은 독자의 주변인들 중에 비슷한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경우 저자가 책에서 제시한 해결책을 자신에게 적용해본다면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 책에 나온 사례들이 워낙 다양해서 일일이 다 나열할 수는 없지만, 머릿속에 생각나는 몇 가지 것들을 적어보면 요근래 일반인들에게도 많이 알려진 가스라이팅이라든지 트라우마, 우울증, 강박증, 건강염려증 등을 비롯해 노년에 발생할 수 있는 치매관련 문제 등 아주 다양합니다.

저자는 이러한 다양한 사례들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데 개인적으로 인상적으로 느껴졌던 3가지 정도를 언급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더 세부적인 내용들도 많이 나오지만 굵직한 것들 위주로 추려보았습니다.)

1. (좋은) 자동적 사고
2. 생체리듬의 중요성
3. 성숙한 방어기제

먼저 자동적 사고는 내가 의도하지도 않았는데 자신만의 생각의 흐름에 따라 결론으로 도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괄호하고 '좋은' 이라는 말을 덧붙인건 '안 좋은' 자동적 사고도 있기 때문입니다. 안 좋은 자동적 사고는 관계사고라고도 하는데 이는 실제로 나와 관계없는 타인의 행동을 자신을 향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안 좋은 관계사고를 끊어내고 '좋은' 자동적 사고를 하기 위해 저자는 15가지의 문장을 책에 제시합니다. 여기 15가지 내용을 일일이 다 쓰기는 양이 많기에 어렵지만 핵심은 앞에서 잠깐 언급한 안좋은 관계사고를 끊어냄과 동시에 긍정적인 자기 확언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저자가 제시한 자동적 사고의 예시 15개 중 1가지 : 나에게 일어난 일은 대부분 계획된 것이 아니며 무작위로 일어난다. 내가 잘못해서 일어난 게 아닌 경우가 많다.)

저자는 이러한 좋은 자동적 사고를 머릿속에 새기고 있다면 부정적인 생각이 들거나 과도하게 예민해졌을 때 마음의 안정과 평안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거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할 때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힌다거나 혹은 자신이 하는 일이 생각만큼 잘 풀리지 않을 때 이러한 좋은 자동적 사고를 머릿속에 지니고 떠올릴 수 있다면 흔들리는 멘탈을 붙잡고 내적으로 더욱더 단단해지는데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번째로 생체리듬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는데 저자는 책에서 각각의 시간대별로 호르몬 분비가 다르다는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면서 그 시간대에 맞게 수면하고 깨어나서 활동하는 것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가장 바람직함을 강조합니다.

수면유지 호르몬인 멜라토닌,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 등이 언급되고 있는데 저자가 경험이 풍부한 의사 선생님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더욱더 신뢰가 갔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을 덧붙이자면 12시 전에 잔 날과 그 이후에 잔 날의 다음 날 컨디션이 어땠었는지 기억을 더듬어보니 저자의 말이 더욱더 와닿게 느껴졌습니다.

세 번째로 성숙한 방어기제인데 먼저 방어기제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자면 감정적 상처로부터 마음의 평정심을 지키기 위해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스스로를 보호하는 마음의 작용을 말합니다.

책에 나오는 방어기제는 크게 4가지가 있습니다.

1. 자기애적 방어기제
2. 미성숙한 방어기제
3. 신경증적 방어기제
4. 성숙한 방어기제

각각의 방어기제와 관련하여 자세한 내용을 다 언급하기에는 양이 너무 많기에 간단히 핵심만 언급하자면, 위의 방어기제 중에 앞의 3가지 방어기제를 사용할 경우 주변 사람들과의 갈등상황이 생겨날 가능성이 높기에 원만한 갈등해결을 위해서는 성숙한 방어기제를 사용하자는 것입니다. 또한 성숙한 방어기제는 자기자신의 편안하고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여기서 성숙한 방어기제란 불쾌한 상황에 부딪히더라도 심각한 상황으로 몰아가는 일 없이 긍정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각각의 방어기제와 관련하여 여러 종류들이 많이 있는데 여기서 일일이 다 언급하기는 양이 많기에 개인적으로 인상적으로 느껴졌던 성숙한 방어기제 하나만을 꼽자면 바로 '유머'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불쾌하고 기분 나쁘거나 화가 나더라도 불쾌감이나 무안을 주지 않고 농담으로 웃으면서 넘어가는 태도입니다.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할 때 부정적인 감정을 제어하지 못해서 관계가 이상해지는 경우가 있을 때 이러한 '유머'를 잘 활용할 수 있다면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크고 작은 갈등이 발생했을 때 이를 원만하게 처리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이 생길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개인적으로 굉장히 갖추고 싶은 성숙한 방어기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 일일이 적지는 않았지만 성숙한 방어기제에도 종류가 다양하고, 앞의 3가지 성숙하지 못한 방어기제의 종류도 다양한데, 독자 개개인별로 자신이 현재 갖고 있는 방어기제와 성숙한 방어기제를 비교해보면서 자신에게 부족한 것이 있다면 부족한 부분들을 성숙한 방어기제 쪽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보는 것도 사람들과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내용들을 어느정도 끄적여보았는데, 이외에도 정말 다양한 내용들이 많이 나옵니다. 그런 것들은 다른 분들이 써주신 리뷰를 참조하셔도 좋을 듯 합니다.

이 책을 통해 예민한 사람에 대해 조금이나마 더 이해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경우에 따라선 이 책에서 언급하는 예민한 사람이 독자인 나 자신일수도 있고, 내 주변의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예민한 사람이 본인이든 내 주변인이든 누가 되었든 간에 이 책을 통해서 사람에 대한 이해심을 조금이나마 키우고 실제 인간관계에서 활용할 수 있다면 이 책을 읽은 의미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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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홍합 2024-03-24 16: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문제가 생기거나 뜻하지 않는 사고를 만나면 자책감이 먼저 생기곤 하는데 자동적 사고는 자기 자신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네요, 오늘도 하나 배워갑니다~

즐라탄이즐라탄탄 2024-03-24 17:46   좋아요 1 | URL
예 핵심을 잘 짚어 주셨습니다. 책 내용에 따르면 자책감이 생기는 건 ‘관계사고‘라고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어떤 문제발생시 자신이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하지 않은 경우라면 자기 자신에게 화살을 돌리기 보다는 상대방의 문제일 수 있다는 생각(자동적 사고)을 한다면 자신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좀 더 문제상황을 명확하게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저도 대댓글 달면서 좀 더 깊이있게 자동적 사고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