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과 함께 읽을 책과 영화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존 보인, 비룡소
《안네의 일기》안네 프랑크, 문학사상사
《쉰들러 리스트》스티븐 스필버그, 미국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와 함께 읽을 책과 영화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말라》프란시스코 페레, 우물이 있는 집
《천국의 아이들 2 - 시험 보는 날》골람 레자 라메자니, 이란
지그재그3부작 중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올리브 나무 사이로》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이란


<아티스트>와 함께 읽을 책과 영화

《독 짓는 늙은이》황순원
《꽃신》김용익
《서편제》임권택, 한국
《폴락》에드 해리스, 미국


<일 포스티노>와 함께 읽을 책과 영화

《네루다의 우편배달부》안토니오 스카르메타, 민음사
《시》이창동, 한국


<뷰티풀 마인드>와 함께 읽을 책과 영화

《뷰티풀 마인드》실비아 네이서, 승산
《시지프의 신화》알베르 카뮈, 범우사
《솔로이스트》조 라이트, 영국






영화 <쉰들러 리스트>에서 전 재산을 털어 1,100명의 유대인을 구했던 쉰들러는 독일의 항복으로 전쟁이 끝난후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차에 오릅니다. 그리고 그는 울고 말지요. 그차를 팔았더라면 유대인 10명의 목숨을 더 구할 수 있었을 텐데, 하면서요. - P141

살아있는 것은 그 자체로 경건합니다. 동네아이들이 조그만 손에 먹이를 가져와 아기오리를 정성껏 먹이고 보살폈습니다. 그렇게 아기오리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생명의 소중함을 깨쳐가는 거지요 - P142

꾸중 - 정호승

엄마를 따라 산길을 가다가
무심코 솔잎을 한 움큼 뽑아 길에 뿌렸다
그러자 엄마가 갑자기 화난 목소리로
호승아 하고 나를 부르더니
내 머리카락을 힘껏 잡아당겼다
니는 누가 니 머리카락을 갑자기 뽑으면 안아프겠나
말은 못하지만 이 소나무가 얼마나 아프겠노
앞으로는 이런 나무들도 니 몸 아끼듯이 해라
예, 알았심더
나는 난생처럼 엄마한테 꾸증을 듣고
눈물이 글썽했다 - P143

스페인 자유교육의 선구자 프란시스코 페레는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말라."고 했습니다. 최초의 교육순교자로 불리는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교육의 전체적인 가치는 아동의 신체적, 지적, 도덕적 재능을 존중하는 데 있다. 교육이 모든 교조주의를 제거하지 않는다면, 아동의 자발적인 표현을 존중하여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지 않는다면 교육은 그 가치가 없다‘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말라》 중에서). 그는 민중이 권력에 무조건 복종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어린 시절부터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는데, 그래서 또한 학교가 복종을 강요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지요. - P148

어른들은 자기 얘기만 하지요. - P150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영화에 익숙해진 아이들에게 압바스키아로스타미의 영화들은 심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하지만 영화도 음식과 같아서 때로는 심심하지만 재료의 맛이 살아 있는 이런 영화들이 아이들을 감동시킬 때도 있습니다. 볼 때의 투정과는 달리 아이들은 순한 감정으로 이 영화를 되새겨보고는 합니다. 그 맛이 민들레 나물처럼 담백하거든요. - P152

영화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가르쳐주기도 하고 사람마다 마음속에 품고 있는 무언가를 건드려 주기도 합니다. - P155

하지만 영화에서 한 치의 양보 없이 둘 다 각자의 의견만 고집한 이유는 서로의 시선이 다른 데 있기 때문이다. 아마드의 엄마는 그 친구가 숙제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퇴학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아마드는 선생님의 말을 철석같이 믿고 있었던 것이다. - P156

조지의 조언은 말하자면 예쁘고 사랑스러운 여배우들이 지천으로 널린 영화 현장에서 어떤 개성만이 그 배우의 존재감을 드러내줄 것이라는 무언의 메시지였지요. 그 예측은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졌습니다. - P163

<논어> ‘위정편‘에 나오는 공자의 말 중에 "옛것을 알고 새것을 알면 남의 스승이 될 수 있다(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옛것을 낡은 것이라고만 치부하지만 ‘온고지신‘을 통해 지나간 세월의 지혜가 있어야 새로운 문물을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 P164

어떤 것이건 옛것과 새로운 문물이 서로 소통할 때 진정 깊이 있는 문화가 나올수 있습니다. - P165

"저 개가 말만 하면 더 바랄게 뭐가 있겠느냐." 는 말로 인간에게 배신당한 쓰라린 심정을 표현한 조지 곁에는 발군의 연기력을 지닌 강아지가 있습니다. - P165

중요한 것은 현란한 말솜씨가 아니라 몸짓으로 드러나는 표현과 마음 씀씀이라는 것을 강아지도 보여줍니다. - P165

사람들은 통상 서로 소통하고 배려하라고 하지만 소통은 그야말로 서로 틈을 보여주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틈이 있어야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생기니까요. 너무완벽한 사람에게는 스며들 자리가 없습니다. - P166

사르트르가 그랬지요. "인간은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 앞에서만이 인간으로서 존재한다." 고 말입니다. 그 존재감은 아무한테서나 발동되는 것이 아니고 두 사람만의 공통분모가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P166

긍정적인 밥 - 함민복

시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데워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하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 P168

강아지는 말을 하지 못하지만 조지의 생명을 두 번이나 살리고 대중에게, 모두에게 외면 받은 자기의 주인을 일관적인 태도로 지켜봐주고 사랑해주는 유일한 존재다. 페피마저 의도치 않게 조지에게 말로 상처를 주지만 주인의 충실한 애완견은 오롯이 행동으로써 자신의 마음을 보여준다. 말하지 못하는 강아지와 말로 상처를 주는 사람들과의 대조는 무성영화와 유성영화를 비유적으로 보여준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무성영화 또한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 P170

무성영화의 특징은 말이 없기 때문에 행동으로 모든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고, 유성영화의 특징은 대화를 통해 풀어나간다는 것이다. - P170

옛것이 그윽하게 숙성된 와인 같다면 새것은 갓 수확한 싱그러운 포도 한 송이와 같다. 하지만 와인과 포도 모두 시작은 같은 씨앗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지금의 포도로 와인을 담그면 옛것의 향미를 따라가지 못할 수도 있다. 당신은 무엇을 드시겠는가. 그윽한 와인? 혹은 싱그러운 포도? - P171

"시란 쓴 사람의 것이 아니라 그 시를 필요로 하는 사람의 것입니다."

우편배달부인 마리오 루폴로는 칠레의 국민시인인 파블로 네루다에게 정면으로 이 말을 던집니다. 이를 시인과 시, 독자는 시에 관한 한 각자의 역할이 있다는 소명의식으로 이해해도 될 듯 합니다. - P173

파블로 네루다는 칠레의 국민들에게 칭송받는 민중 시인입니다. 그가 야당의 상원의원일 때 정부의 탄압을 피해 잠시 이탈리아로 은신한 것을 바탕으로 하여 칠레의 작가 안토니오 스카르메타의 책 《네루다의 우편배달부》가 먼저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 <일 포스티노>가 제작되었는데, 책의 내용을 충실하게 영상으로 옮긴 것이 아니라 책은 책의 몫이, 영상은 영상의 몫이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 P174

"사람은 의지만 있으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시인 네루다가 마리오에게 말합니다. - P174

네루다는 시를 통해 민중을 사랑하고 세상을 바라보지만 우편배달부인 마리오에게 시는 단지 여자들을 사로잡는 마법으로만 보입니다. 그에게 네루다는 여자에게 인기가 많은 시인일 뿐이며, 그래서 네루다에게 수북한 연애편지를 갖다 주면서 그는 점점 네루다를 닮고 싶어 합니다. 단지 여자들로부터 시선을 끌기 위해서지요. - P175

"우체통처럼 서 있군."
"장승처럼요?"
"아니, 체스판의 말처럼 요지부동이었어."
"도자기 인형보다 조용했죠."

자신과 네루다가 주고받은 말이 은유(Metaphor)라는 걸 깨닫고 비로소 시의 세계에 눈뜨게 된 마리오는, 그야말로 이때까지와는 전혀 다른 세상을 보게 됩니다. - P175

‘시는 경험한 세계를 솔직한 언어로 표현하는 것‘ 이라고 《시정신과 유희정신》에서 이오덕 선생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네루다는 시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감정을 직접 겪어보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 P175

민중과 여자는 닮았습니다. 시의 대상으로서, 사랑의 증표로서, 삶의 희망으로서. 네루다는 민중의 시인이었고, 마리오는 사랑의 시인이었습니다. 은유를 사용할 줄 알았고 설명하지 않는 시를 쓴다는 점에서 또한 둘은 닮았습니다. 부르주아 정치인은 매번 거짓말을 일삼지만 민중은 그의 말에 속아 넘어갑니다. 우매한 민중은 독재자의 지원군이나 다름없지요. - P176

시는 설명하면 진부해진다 - P177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참다운 삶을 살아간다는 의미이겠지요. - P177

마리오는 은유를 이해함으로써 깨어 있는 삶을 알게 되었고 그 스스로 실존하는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부당한 일에 항의할 줄 아는 행동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 P177

사르트르가 "실존은 본질보다 우선한다." 라고 했는데 - P177

그 대답을 소크라테스가 해줍니다. "평탄한 삶은 인간에게 적합한 삶이 아니다." 라고요. - P177

《철학, 영화를 캐스팅하다》에서 저자 이왕주 교수가 써 둔 마지막 문장이 가슴을 울립니다.
"시인의 진리는 시인으로 완성되어 있는 마리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시인으로 다듬어져가는 미완의 마리오에게 있다." - P178

시는 잘 익은 홍시를 닮았지민 시인은 홍시가 떨어진 나뭇가지처럼 쓸쓸해야 시를 잘 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P179

힘들고 지쳐가는 일상 속에서의 좋은 영화 한 편은 교훈을 주고 감수성을 풍부하게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힐링‘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 속 인물들에게 공감하고 그들과 함께 감정을 나누다 보면 자신의 마음속 상처도 치유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속 인물들이 어쩌면 롤모델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 P181

자신을 속박하는 굴레는 아는 만큼 존재하고 스스로에게서 출발합니다. - P186

이 빠진 동그라미가 행복한 것은 조각이 빠진 빈자리 때문에 덜컹덜컹 굴러다니며 세상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완벽한 동그라미였다면 너무 빨리 굴러가느라고 결코 보지 못했을 세상을 볼 수 있는 겁니다. 느리고 더디게 굴러가지만 그래서 얻는 행복은 얼마나 큰 것인지요. - P188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시시포스‘는 신들을 기만한 죄로 평생 바위를 산 정상으로 밀어 올리는 형벌을 받습니다. 어차피 떨어질 것임을 알면서도 바위를 밀어 올려야만 하는 시시포스. 알베르 카뮈는 그의 저서《시지프의 신화》 (프랑스어로는 ‘시지프‘로 불린다고 합니다.)에서 신들이 그에게 이런 형벌을 내린 까닭을 두고 ‘무익하고 희망없는 노동보다 더 끔찍한 형벌은 없다고 생각한 것은 일리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일리아드》와 《오디세이》를 쓴 그리스의 서사시인 호메로스는 시시포스를 일러 ‘사람들 중에서 가장 현명하고 신중한 사람‘이라고 평했다지요. 희망없고 무익한 일을 하게 하면 인간은 엄청난 고통에 빠질 것이라고 신들은 생각했겠지만 그 바위는 오히려 시시포스에게 존재의 이유가 되었을 것 입니다. 떨어질 것을 알면서도 정상으로 바위를 올리는 일, 그것은 위대한 존재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존 내쉬는 자신에게 주어진 바위를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그 바위를 스스로 평생 밀어올리기로 합니다. 존 내쉬는 천재였기에 불행했고 불행했기에 위대했습니다. - P189

그는 스스로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자신을 괴롭히는 환영과 싸우면서도 학문에 정진합니다. 훗날 더 큰 업적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신과 대결이라도 하듯 자기와의 싸움을 이겨낸 내시는 그 자체만으로도 위대합니다. 또한 끝없는 반복 속에서 자신의 삶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에서 훌륭합니다. - P189

여자는 남자의 지성에 약하고, 남자는 여자의 감성에 끌리기 마련인데, 영화 속의 부부는 지성과 감성의 적절하고 완벽한 조화를 이룹니다. - P189

자식이 천재가 아니어도 그저 평범하더라도 건강하게만 자라준다면 그것이 부모에게는 가장 큰 선물인데 말이죠. - P190

최시한 작가의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에서 윤수라는 아이가 외칩니다. "우리는 마라톤 선수가 아닙니다. 모두 승리하면 누가 패배합니까?" 어른들은 모두 내 아이에게 승리만을 말하지만, 정작 훌륭한 것은 패배를 극복한 승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부모나 아이들이나 시시포스의 바위 하나씩은 모두 안고 있습니다. 그것을 형벌로 생각할 것인지 극복해야 할 ‘그 무엇‘으로 생각할 것인지는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아무것도 보지말고 앞만 보고 달리기를 종용하는 우리에게 이 영화는 말합니다. 생의 완성은 스스로의 잣대에 달려 있으며, 그 어떤 성공보다 사랑의 가치가 더 소중하다는 것을. - P190

영화 <뷰티풀 마인드>는 정신분열증을 극복하고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수학자 존 내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 P192

전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을 했습니다. 어떤 논리나 이성으로도 풀 수없는 사랑의 신비한 방정식을 말합니다. 난 당신 덕분에 이 자리에 섰어요 당신은 내가 존재하는 이유이며, 내 모든 존재의 이유예요. - P193

알리샤가 내시에게 준 사랑은, 연인간의 사랑을 넘어선 ‘어머니의 사랑‘이었다. 단순한 이성간의 관계에서는서로에게 싫증이 나 헤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어머니가 자식에게 주는 사랑은 그런 것이 아니다. 자식의 좋은 면, 나쁜 면, 모든 것을 수용하고 사랑하고, 지지해주는 그런 사랑을 알리샤가 내시에게 준 것이었다. 다시 한 번 사랑의 힘이라는 것을 되새겨 본다. - P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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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3-08-20 15: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 줄무늬 파자마...반전이 있는 영화더라고요 더운 일요일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즐라탄이즐라탄탄 2023-08-20 15:30   좋아요 1 | URL
예 저는 영화를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이 책에서 저자분께서 내용설명해주신 것만 읽어보았는데도 뭔가 짠하기도 하고 왠지 모를 울림이 느껴졌습니다. 이것저것 생각해볼게 많아지게 해주는 영화이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날 더운데 무더위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