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얼간이>와 함께 읽을 책과 영화
《데미안》헤르만 헤세, 민음사
《마당을 나온 암탉》황선미, 사계절
《포레스트 검프》로버트 저메키스, 미국
<굿 윌 헌팅>과 함께 읽을 책과 영화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J.M. 데 바스콘셀로스, 동녘
《유진과 유진》이금이, 푸른책들
《노팅힐》로처 미첼, 영국

아무리 열심히 알을 낳아도 하늘을 나는 새가 더욱 아름다운 건 그들이 알을 낳는 것보다 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 아닐까? - P111
총장인 비루 교수는 뻐꾸기론을 학생들에게 강요합니다. 뻐꾸기는 자신의 둥지를 만들지 않고 다른 새 둥지에다 알을 낳아서 그 알이 부화될 무렵이면 다른 새의 알들을 밀어 깨뜨리고 자신의 새끼들이 태어나게 합니다. 그렇듯 총장은 누군가를 밀어내지 않으면 자신이 생존할 수 없는 치열한 경쟁 사회의 논리만을 학생들에게 주입시키고 경쟁에서 오로지 승리하기만을 바라지요. - P114
헤르만 헤세의 소설 《수레바퀴 아래서》에서 주인공 한스도 학교 교장과 마을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해 당시 최고의 신학교에 입학하지만 결국 학교를 중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그것은 자기가 선택한 꿈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 P115
란초는 강단에 섰을 때, 공부에 대한 흥분과 기대보다 성적 레이스에만 매달려 있는 현실을 고발합니다. 어떤 일을 하려고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열정이며 공부에 대한 기쁨과 설렘을 학생들이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 P115
좋은 영화를 보고 전문가의 입장이 아닌 그저 눈높이가 낮은 평범한 우리들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 행사를 진행하며 이루 말할 수 없는 행복을 느낍니다. 란초나 나나 하고 싶은 일을 하기 때문에 즐겁고 행복한 겁니다. 그리고 그건 바로 내 주변을 모두 행복하게 감염시키는 바이러스입니다. - P116
한사람의 건강한 생각이 모두를 변하게 할 수도 있거든요. - P116
"너의 재능을 따라가면 성공은 뒤따라올 것이다." 그 말을 믿어도 되느냐고 묻는다면 극 중의 란초가 툭 튀어나와 "All is well"이라고 외칠 것만 같습니다. 자기 계발서들은 말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면 성공한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많은 청소년이 아직도 자신의 재능이 무엇인지, 꿈이 무엇인지를 모른다는 사실에 우리의 고민이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을 물어봐 주는 어른들보다 미리 정해놓은 꿈을 강요하는 이들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 P116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거대 염호로 ‘하늘호수‘라고도 불리는 판공초 호수는 라다크에 위치해 있습니다. 푸른 호수와 맑은 햇살 아래서 세 얼간이가 다시 만납니다. 왜 하필 라다크를 마지막 장면의 배경으로 정했을까? 생각해봤습니다.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여사가 쓴 환경이야기 <오래된 미래>가 떠오릅니다. 문명과 자본에 물들지 않은 태초의 땅을 닮은 라다크를 통해 우리의 미래를 얘기하는 책이지요. 아마 란초와 두 친구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교육 또한 본질로 돌아가자는 뜻은 아니었을까요? - P117
영화가 해피엔딩으로 끝나 다소 싱겁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바로 그들 세 얼간이가 모주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는 점입니다. 입시와 현실의 압박 때문에 속절없이 세상에 나가떨어져 버리기보다는 이 영화 속의 세 얼간이처럼 부딪치고 깨지더라도 현실에 대항해 자신이 하고싶은 일을 꿈꾸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가끔 미래의 자신이 되어 현재의 나에게 편지를 써보는 건 어떨까요? 10년 후에 돌이켜봤을 때, 내가 원하던 삶이 어떤 모습인지를 생각하면 어쩌면 길을 찾게 될지도 모릅니다. - P118
하지만 그거 아세요? 뒤늦게 찾은 꿈이라 훨씬 소중하고 행복하다는 것을요. - P118
시험에는 답이 있다. 하지만 우리 삶에는 답이 존재하지 않는다. - P122
자신의 진정한 행복을 추구하고, 그 열정으로 자신이 만족한다면 그보다 성공한 삶이 있을까.. - P122
식어 가는 연탄불을 살려본 사람만이 연탄불의 소중함을 알 수 있습니다. - P126
아이들이 많이 읽는 책 가운데 J. M 데 바스콘셀로스의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가 기억나는군요 제제와 뽀르뚜가 아저씨가 그 많은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서로 소통하고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제제의 말에 뽀르뚜가 아저씨만은 귀를 기울여주었기 때문입니다. - P127
내 인생에서 과연 나를 있는 그대로 온전하게 이해해줄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 보면 외로워집니다. 사실 사람이 가장 힘들 때가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이 주변에 하나도 없을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아이들에게 진정한 친구가 얼마나 있는가 하고 물으면 많은 아이가 없다고 합니다. 그것은 사실 어른들도 마찬가지겠지요. - P128
또 사람들은 많은친구한테 둘러싸여 있을 때 더욱 외롭다고 느끼기도 한답니다. "만일 지옥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곧 타인이다."라고 했던 사르트르의 말은 그래서 더욱 와 닿는지도 모릅니다. - P128
다섯 명의 전문가가 모두 좌절감 속에서 월에게 분노와 저주를 쏟아부으며 돌아선 것은 그들이 윌에게 군림하려 들었고 권위를 앞세워 다가갔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면 숀은 달랐거든요. 숀도 첫 만남에서는 아집과 오만함으로 똘똘 뭉친 일이 내뱉는 말에 상처를 받습니다. 그러나 곧 월의 화려하지만 박제된 지식과 오만방자한 태도에서 상처와 텅빈 가슴을 읽어냅니다. 고아로 자란데다가 불운했던 성장 과정은 윌의 마음에 굳건한 벽을 하나 만들었고 엄청난 피해의식 속에서 자아를 보호하게 만들었던 것이지요. 폭풍 같은 천재성 뒤에는 비에 젖은 아기새처럼 나악하고 상처 받고 싶지 않은 두려움에 떨고 있는 윌의 본성이 있습니다.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있는 숀은 이런 월의 깊은 상처를 어루만지고 따뜻하게 보듬어줍니다. - P129
이금이 작가의 소설 《유진과 유진》은 상처에 대응하는 어른들의 자세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 유치원 원장에게서 받은 성폭력으로 인해 크나큰 생채기가 나고 두려움에 떨고 있는유진에게 어른들은 말합니다. "그것은 네 잘못이 아니야." 유년기 때 받은 상처는 어른이 된 다음에도 큰 돌덩이처럼 자칫 한 인간을 억누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상처에 대한 두려움은 왜곡된 가치관과 관계를 형성하게 하기도 합니다. - P130
어떤 상황이 아이를 공포와 절망으로 몰아갔다 하더라도 그것은 아이의 잘못이 아닌 외부의 실수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유년기의 상처를 마치 그의 인생인 양 왜곡하기 쉽습니다. - P130
윌의 가장 큰 상처는 어쩌면 ‘버림받음에 대한 두려움‘에서 출발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타인이 내 앞에 2인칭으로 다가오면 그를 거부함으로써, 버림받기 전에 자신이 그에게서 먼저 등을 돌렸다는 위안을 얻는 것이지요. 그래서 관계가 시작되는 순간 이별할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 P130
숀은 성공이란 세상으로 화려하게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알고 추구하며 노력하는 삶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 P130
숀은 윌에게 무엇보다 사랑에 대해서 말해주고 싶어 합니다.
"너는 천재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다 인정한다. 하지만 네가 갖고 있는지식이란 죽은 지식이다. 너는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실제로 한 번도 보지 못했지만 그의 예술적 성향, 연대기, 성적 취향 등을 줄줄 떠들어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너는 시스틴 성당 천장의 미켈란젤로 작품을 올려보았을 때 느껴지는 바로 그 감동, 그건 모른다. 너는 죽어가고 있는 너무도 약해서 부스러져버릴 것 같은 그런 사랑하는 여인의 손을 잡고 지켜봐야 하는 그 마음을 모른다. 너는 진정한 ‘상실‘을 모른다. 왜냐하면 진정한 상실이란 무엇인가를 너 자신보다 더 사랑했을 때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 P131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길을 열어주는 관계입니다. 연탄은 밤새 아궁이에서 자신을 활활 태워 상대에게 온기를 줍니다. 나를 고집하면서 상대가 내 눈높이에 맞추길 바란다면 어떤 사랑도 완성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관계는 진정한 사랑은 그가 자신의 길을 걸어갈수 있도록 지켜봐주는 것이지요. 살다 보면 주변에 사람은 많은데 정작 외로울 때가 있지요. 그럴 때면 내 마음 읽어줄 사람 하나. 내 인생의 길을 일러줄 멘토 한 분이 얼마나 큰 위로이고 힘인지요. 믿음과 신뢰만이 닫힌 문을 열어주고 서로를 자신의 안으로 초대할 수 있는 힘이 됩니다. 우리에게는 그런 영혼의 친구가 몇이나 있을까요? - P132
사랑은 야채 같은 것 - 성미정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씨앗을 품고 공들여 보살피면 언젠가 싹이 돋는 사랑은 야채 같은 것
그래서 그녀는 그도 야채를 먹길 원했다 식탁 가득 야채를 차렸다 그러나 그는 언제나 오이만 먹었다
그래 사랑은 야채 중에서도 오이 같은 것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는 야채뿐인 식탁에 불만을 가졌다 그녀는 할 수 없이 고기를 올렸다
그래 사랑은 오이 같기도 고기 같기도 한 것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녀의 식탁엔 점점 많은 종류의 음식이 올라왔고 그는 그 모든 걸 맛있게 먹었다
결국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 사랑은 그가 먹는 모든 것 - P133
인간은 선천적 유전적인 장점이나 단점보다는 후천적인 환경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뛰어난 두뇌와 엄청난 재능이 있다 해도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보다는 평범하게 태어났어도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이가 아무래도 안정되게 살 확률이 높을 것이다. 하지만 그 환경은 언제나 바뀔 수 있고 특히 자신을 이해해주는 사람, 즉 멘토와 같은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난다면 어느 사람이든 바뀔 수 있다. - P134
어른들은 종종 아이처럼 구는 사람한테 ‘인간‘이 되라고 한다. 인간의 사전적 의미에는 ‘사람의 됨됨이‘라는 뜻도 있다. 아무리 머리가 뛰어나고 지능이 높다 해도 먼지 인간이 되어야 한다. 렘보 교수처럼, 현대인들처럼 자신을 일에만 몰아붙이게 되면 언젠간 인간성(됨됨이)과 자신의 목표는 사라지고 목표를 위한 수단이었던 일만이 남게 된다. - P135
타고난 재능은 중요하지 않다. 누구에게나 어느 한 분야에는 잠재된 재능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재능을 스스로 찾기는 힘들기 때문에 좋은 선생님과 자신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부턴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노력을 통해서 나의 미래를 이룰 수 있도록 해야겠다.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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