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이라부' 캐릭터~~~

면장 선거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7년 5월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 중 가장 먼저 읽었던 것은 '궁중그네'였다.

너무 잼있게 읽어서 다음으로는 '인더풀'을 읽었으나 쫌 실망했다.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남쪽으로 튀어!'를 읽으니 '오! 아직 죽지 않았군!'하는 생각을 하며 '걸'을 읽었다!

빠른 스피드와 재미! '걸'도 굉장히 잼있게 읽었다.

다시 신뢰를 갖게 되어 이번엔 '면장선거'를 읽게 되었다!

'이라부' 캐릭터의 시리즈의 3편이닷!

오! 역시 독특한 캐릭터가 잘 살아났다!

총 4명의 환자들의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앞의 3명은 일본에서 유명한 사람들을 패러디했다고 한다! 나야 그 인물들을 잘 몰라서 패러디의 즐거움을 못 느꼈으나 충분히 우리나라 유명인들 중에도 있을 법한 인물들이여서 그리 서운하지는 않다.

첫번째 인물은 이른바 권력있는 구세대, 즉 일본 최고의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신문사 대표이자 구단주가 권력의 종말을 의미하는 죽음에 대한 공포로 패닉 장애를 일으키고

두번째 인물은 그와 반대로 '신진세력'을 대표하는 벤처기업의 CEO인 인물로 지나친 효울성 추구로 말미암아 청년성 알츠하이머에 걸리고

세번째 인물은 마흔을 넘기고도 변함없는 미모와 젊음을 자랑하는 여배우로 시선이 없는 곳에선 피눈물 나는 노력과 강박관념에 휩싸여 사는 인물

이 나온다!

네번째 인물은 패러디 인물이 아니고 작가가 만들어낸 인물과 공간을 설정한다.

도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섬에서 근무하게 된 '도쿄' 태생의 공무원이 4년마다 치러지는 면장 선거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를 받는 인물이 나온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인물들과 상황들이 나와서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캐릭터의 힘이 큰 작품이다!

그래서 장점이자 단점이 되는데 캐릭터가 끌고 가는 힘이 크면 작품이 살고 그렇지 않으면 지루해져서 작가의 역량이 크다 할 수 있겠다!

'오쿠다 히데오'는 충분히 이를 커버 할 수 있는 작가인 것 같다.

앞으로의 '이라부'시리즈도 기대해봐야겠다.

'리심'과 '리진'

리진 1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5월

내가 먼저 접했던 건 '파리의 조선궁녀 리심 上 中 下/김탁환'이었다.

3권이나 되어서 그랬을까? 아니 분량의 문제가 아니라 인물이 너무 가상적으로 느껴져서 지루한 감이 좀 있었다!

그래서 더 '신경숙'의 '리진'을 기대했는지 모르겠다.

다 읽고 난 결론은 이렇다!

실존인물이었다고는 하나 남아있는 기록이 너무 미미해서 작가의 상상력이 90% 이상을 차지하다 보니 '역사소설'이라기 보담 '소설'로 보고 읽는게 좋을것 같다는 것이다.

한계가 있는 걸까? '리진'에 대한 접근방법이 비슷했다! 

'명성왕후'를 '어머니'로 생각했던 것이나 불우하게 죽은 천재들이 등장한다는 것 즉, 김탁환씨의 작품에선 '랭보'가 죽었던 침대에 '콜랭'이 누웠다는 것, 신경숙씨의 작품에선 '모파상'과 리진의 친분관계 같은 것 등등...두 작가의 작품들의 유사점이 많았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두 작품 중에서 더 잼있게 읽었던 것은 '신경숙'의 '리진'이었다.

이미 김탁환씨의 '리심'을 읽은 탓에 어느 정도 사전 지식이 있는 상태에서 읽어서 더 잘 읽혔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아무래도 선입견인지 모르지만 여성작가가 그려내는 여성의 심리묘사가 더 세세하다고 할까? 여자인 내가 읽기에는 여성작가의 것이 더 공감하기가 쉬워서 더 와닿았는 것 같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살아가는 일이 덜 힘든 법이다

리진 1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5월

-그래...... 다행이구나.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살아가는 일이 덜 힘든 법이다. 좋아하는 일로 힘이 들게 된다 해도 그 힘듦이 살아가는 의미가 되는 게야. 너는 부자다. 마음속에 선교사님이 있지 않니. 아무도 좋아하는 사람이 없는 사람이 진짜 가난한 사람이건든.


-64~65쪽

역사추리소설

단테의 모자이크 살인
줄리오 레오니 지음, 이현경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5년 4월

역사추리소설의 묘미는 익히 알고 있는 사실과 인물들이 이끌어가는데 역사책에서 보여졌던 것들이 소설의 형태로 바뀌면 어떤 관점으로 해석되어지는가가 읽는 재미의 포인트가 된다.

'단테'는 '신곡'이라는 작품을 모르는 사람도 누구나 아는 역사적 인물이기에 이 책에서는 어떻게 그려질지가 더욱 궁금했다!

어쩐지 위대한 지성에 걸맞게 근엄한 얼굴과 성품을 가졌을 것이라고 막연히 상상하고 있었는데 이 책에선 이를 여지없이 깬다!

성격 급하고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여서 뭐랄까 딱딱하고 굳은 석상에서 체온이 있는 인간으로 보여줘서 한층 친숙하게 보여졌다!

그런 인물의 묘사와 '살인', 이국적이고 매혹적인 '창녀', 정치적 상황등 소설적 재미와 맞물려서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가독성은 좋았다.

하지만 주인공 '단테'가 단서을 못잡고 헤맬때는 없잖아 답답하고 지루한 감도 있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무난한 작품이었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 것은...

단테의 모자이크 살인
줄리오 레오니 지음, 이현경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5년 4월

두 번째 조건을 잊고 계시군요.

바로 약한 정신입니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 것은 기독교적 진리에 대한 확신이 굳건하지 않은 정신을 범죄로 쉽게 몰아붙이는 조건이 되지요.

어떤 사람들은 도덕적으로 허약한 대신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육체를 갖게 되어 스스로가 무기로 변하기도 합니다.

복수에 조합 전체가 관여할 필요는 없습니다. 상처받은 남자 한 사람이 범인일 수 있습니다.


-18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