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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자가 된 아이 푸른숲 역사 동화 3
김남중 지음, 김주경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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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전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일이 풀려갈 때가 있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나를 둘러싼 상황이 다른 선택을 가질 여유조차 없을 때 그렇다.
하물며 전쟁시에 내 가족의 생사가 달린 문제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첩자가 된 아이]는 이런 급박한 상황에 처한 열세 살 소년 송진이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은 '삼별초 항쟁'이라는 굵은 역사적 사건과 그 시대에 살았던 각기 다른 세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징기즈칸이 세계를 정복한 이후 몽골의 강력한 군사력은 고려를 예속시켰고 결국 1270년 고려 원종이 몽골에 항복하면서 강화도를 본거지로 한 삼별초를 해산하고 강화도로 돌아가라 명령을 내린다.
무인정권이라는 정치권력과 함께 몽고에 항전해온 삼별초는 몽고와 결탁된 고려의 새로운 정치세력과 맞서게 된다.
조직 명부를 압수당한 삼별초는 새로이 배중손을 중심으로 조직을 재정비하고 왕족인 승화후 온을 새 국왕으로 세워 강화에서 멀리 떨어진 진도에 새 본거지로 정한다. 그리고 대몽항쟁을 주장하며 3년간 항전하는데 이것이 바로 '삼별초항쟁'이다.
이야기는 이런 시대적 상황과 전투가 벌어졌던 진도를 배경으로 시작된다.



해남에 살던 송진이는 운주사에 천불천탑을 세우면 미륵님이 내려와 새 세상을 만들어줄거라 믿는 아버지를 따라 운주사로 가다 몽골군에게 아버지를 잃는다.
슬픔을 다스릴 새도 없이 뛰어난 수영실력으로 그들의 첩자로 뽑히게 된 송진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그들이 원하는대로 순순히 첩자가 되기로 한다.
밤새 헤엄쳐 진도에 도착한 송진이는 홍다구의 지시대로 삼별초를 살피는 데 성공하지만 그곳에서 배중손의 딸 선유를 만나면서 생각이 바뀐다.
삼별초가 벌인 전쟁때문에 아버지를 잃게 된거라 원망했지만 막상 고려를 지키기위해 애쓰는 삼별초 군대와 선유가 들려주는 새고려 소식에 마음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볼모로 잡힌 어머니 걱정에 몽골진영으로 돌아온 송진이는 결국 고려 몽골연합군에 거짓 정보를 전한다.
그러나 송진이의 바램과 달리 고려 몽골연합군은 바다를 건너고 진도는 붉은 전쟁터가 되버린다.



이 책은 삼별초항쟁에 관한 역사적 사건과 함께 전쟁에 휘말린 세 아이들을 세워 그들의 생각과 입장을 돌아보게 하고 있다.
몽골군에게 아버지를 잃은 송진은 삼별초가 벌인 전쟁이 원망스러웠다. 삼별초가 진도에 오지 않고 강화도에 그대로 있었더라면 몽골군도 진도에 오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몽골의 첩자가 되긴 했지만 전쟁을 막고 평화로운 해결을 하고자 했던 송진이는 삼별초와 여몽 연합군의 싸움을 겪으면서 전쟁의 추악함과 공포를 알게되고 평화로운 세상을 더 갈구하게 된다.
삼별초를 이끄는 장군의 딸인 선유는 전쟁이 없는 세상을 원하지만 아버지가 이끄는 삼별초의 항쟁이 백성을 위한 세상을 만드는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삼별초의 장군인 아버지에게도 자신보다 나라와 백성을 지키는 일이 먼저라 말한다.
몽골의 사령관인 삼촌을 따라 고려원정을 나선 테무게는 삼별초가 몽골에 항복했더라면 전쟁이 나지 않았을거라 단순히 여긴다.
선유나 송진이하고 다르게 젖먹이 때부터 세계 최강 몽골 군대의 전쟁이야기를 들으며 바란 테무게에게는 전쟁이 그냥 살아가는 하나의 방식일 뿐이었던 것이다.



앞으로 교과서에서 이 사건에 대해 만나겠지만 이 역사동화를 읽으면서 자연스레 역사를 알아가는 재미도 키우고 그 시대와 역사를 깊이있게 살펴볼 수 있겠다.
그리고 전쟁에 휘말려 치열한 생존싸움을 해야했던 옛 고려 삼별초 사람들도 만나고 개인의 안위를 위해 적의 편을 선택한 사람들도 만나면서 어떤 역사적 사건에 부각되는 중심 인물들말고도 기록에 없는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도 다각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책의 뒤에는 삼별초 항쟁을 다룬 글과 사진 지도가 실려있어서 동화를 읽기 전 먼저 살핀다면 동화가 더 생생하게 느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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