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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역사 박물관에 간 명화 - 명화가 된 역사의 명장면 이야기
박수현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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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뜬 장님이란 말이 옳겠다.
내 눈에 세상에서 내노라하는 명화가 있다쳐도 그것을 얼마나 깊이있게 들여다보고 그 가치를 알 수 있을까?
미술관을 가도 그림 앞에서 머무르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아는 것이 없으니 그만큼 발걸음도 가벼울 수 밖에...
그러나.. 어렵다고 멀리하기엔 딱히 꼬집어 표현하기 어렵지만 매력적인 그림, 더 알고 싶은 그림들이 너무 많다.

미술이라면 아주 문외한이던 나에게 요목조목 자세한 설명으로 한발짝 가까이 다가가 더 오래 들여다 보게 하는 재미와 세계사에 대한 이해와 흥미도를 높여주는 책을 만났다.
[미술관에 간 역사 박물관에 간 명화] 책 제목만으로도 살짝 짐작되는 내용인데 이 책은 명화와 역사가 무슨 관련이 있는지 본문을 몇 장 넘기기도 전에 그 답을 말해준다.
무심코 보았던 눈에 익은 그림들은 저자의 친절한 설명으로 다시 살아나 과거의 역사를 들려준다.
이 책에 실린 35편의 명화에는 그 시대의 역사와 사회, 문화, 작가의 숨겨진 의도까지 담겨 있고 작가의 소개를 읽다보면 그 미술품의 가치가 새롭고 시간이 멈춰 있는 듯 하다.

역사의 명장면을 그린 명화를 감상하며 그 안에 숨은 이야기를 읽는 책이라 소개하는 이 책은 친절하게도 본문의 내용을 보이기 전 책을 보는 방법까지 소개하고 있다.
명화 두 편을 소개하는 개요글을 시작으로 역사적 사건중 어떤 장면을 담은 그림인지 명화 속 이야기가 쓰여졌고 더 자세한 그림 정보나 사건의 뒷이야기, 화가에 대한 흥미로운 일화와 명화를 감상하는 포인트까지 실려 있어서 미술품에 대한 지식이나 교양이 없던 차에 그런 갈증과 답답함을 자연히 해결해 준다.

이 책에 소개된 첫 명화는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가 그린 [대홍수]와 브뤼헐이 그린 [바벨탑]이다.
그려진 시기는 50여년 정도 차이가 나고 그림을 그린 작가도 그림을 그린 기법도 다르지만 이 두 작품은 똑같은 사건을 소재로 화가들이 자신의 상상력을 발휘해 그린 것이 흥미롭다.
미켈란젤로 부오타로티는 세상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성경 속 천지창조의 한 장면을 그렸고 브뤼헐은 자신의 살았던 시대,, 조국의 암울함을 표현했다고 한다.
[삼손과 델릴라], [클레오파트라의 연회] 두 작품을 통해서는 미모와 재능으로 전쟁을 일으킨 델릴라와 클레오파트라를 소개하고 두 그림이 그려진 그림구성의 닮은 점도 짚어주고 있다.
이 외에도 같은 사건이나 인물을 다르게 표현한 그림들을 더 만날 수 있는데 그중에 가장 흥미로웠던 그림들은 [아테네 학당]과 [소크라테스의 죽음]이다.
로마 바티칸 궁에 있는 교황의 도서관 벽에 그려져 있다는 [아테네 학당]은 우리에게 익숙한 화가 라파엘로의 작품이다.
그런데 이 아테네 학당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고 라파엘로가 연출한 그림이란다.
실제로는 다른 시대에 살았던 그리스의 유명한 철학자들과 수학자를 그렸을 뿐만 아니라 음악의 신 아폴로와 지혜의 여신 미네르바도 그렸고 화가 자신의 얼굴도 그림에 넣었다.
작가의 계획된 의도로 과거와 현재, 화가 자신이 등장하는 그림이라니,, 역사를 기록하는 미술이기 이전 미술은 개인의 상상과 자유예술이란 걸 느끼게 한다.
[아테네 학당]에서 젊은 철학자들과 대화를 하던 소크라테스는 다비드가 그린 [소크라테스의 죽음]에서는 독배를 받고 있다.
그가 철학자로서 어떻게 살고 죽음을 맞았는지 그림을 통해 알 수 있다는 그 자체가 흥미진진하고 사실적인 상황과 그림에 긴장감도 느껴졌다. 

이 책에서는 소크라테스 뿐만 아니라 콜럼버스와 엘리자베스 여왕, 나폴레옹, 마리 앙투아네트처럼 우리에게 친숙한 인물들의 초상화도 볼 수 있다.  
영웅과 왕 뿐만 아니라 이름을 알 수 없는 과거에 살았던 누군가도 수없이 만날 수 있고 역사적 사건과 극적인 순간, 혹은 작가가 상상해 그린 그림들도 있었다.
한 예로 피카소가 그린 [한국에서의 학살]은 우리 나라 6.25전쟁중에 일어난 대학살 사건 소식을 접한 후 피카소가 그림으로 사건의 끔찍함을 그려낸거라 한다.
이 책에 소개된 그림을 통해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수천년을 지나온 역사를 볼 수 있다는 것도 의미있지만 미켈란젤로, 다비드, 보티첼리, 달리, 고갱, 고야, 피카소 등 여러 화가들이 심혈을 기울여 그린 그림을 모아 본다는 재미도 있다.
유명한 화가들의 그림과 기법 이야기, 그리고 특별한 사연이 담긴 그림들은 그림이 담고 있는 예술적 가치나 역사적 의미까지 생각해 보게 한다.
글 뿐만 아니라 그림으로써 역사를 읽을 수 있다는 것!도 새롭고 그림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읽으며 새로 알게 된 것이 많아 앞으로도 두고두고 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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