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카 비어만이란 이름은 익숙치 않아도 그녀가 쓴 <책 먹는 여우>는 아주 유명합니다. <자석 강아지 봅>은 <책 먹는 여우>를 쓴 프란치스카 비어만의 신작으로 동생을 질투하고 미워하다가 사랑을 하게 된 누나 에트나의 일상을 유쾌하게 그려낸 이야기에요. 질투와 미움이 사랑으로 바뀌는 그 과정엔 <책 먹는 여우>와 마찬가지로 프란치스카 비어만 특유의 기발한 상상력과 유쾌한 웃음이 있습니다 어느 날, 강아지 에트나에게 동생이 생겼습니다. 갓 태어난 아기 봅을 보고 가족들은 물론 에트나도 아주 기뻐했지요. 하지만 며칠이 지나, 함께 놀거라 기대했던 것과 달리 아기인 봅이 아직 자기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걸 알게된 에트나는 실망하고 말았어요. 게다가 자기에게로 향했던 관심과 사랑이 동생에게로 쏠리자 에트나는 심술이 났지요. 학교에서도 잔뜩 화가 나 있는 상태로 으르렁거리고 깽깽 짖어대면서 누구하고라도 당장 싸울 기세였어요. 슬슬 아기 봅은 집안을 돌아다니며 말썽을 부리기 시작했어요. 에트나가 좋아하는 물건들을 빨고 핧고,, 아끼는 이불에 오줌까지 싸놓자 에트나는 손수 뜨개질을 해서 아기용 입마개를 씌워버렸어요. 하지만 그일로 에트나는 가족들로부터 꾸중만 듣게 되고.. 점점 더 봅이 얄밉기만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에트나는 물건들이 동생의 몸에 척척 달라붙어 그대로 있는 신기한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어요. 봅에게 자석처럼 끌어당기는 힘이 있어 쇠로 된 물건들이 붙는다는 걸 알게 된 에트나는 '그렇게 바라던! 동생과 할 수 있는 놀이'를 생각해 냅니다. 놀이터에 나가 봅을 데리고 다니기만 해도 봅의 몸엔 여러가지 것들이 붙었죠. 마치 자동 보물찾기처럼 말이에요. 이제 에트나는 동생과 함께 있는 것이 무척 즐거워졌어요. 동시에 에트나는 집에선 착하고 얌전한 딸이 되었고 친구들에게도 인기가 많아졌어요. 그 뿐만이 아니랍니다. 봅과 에트나는 은행 강도를 잡고 신문에까지 나게 되었어요. 봅의 신비한 능력은 변기에 앉아 힘을 주고.. 26개의 영어 알파벳 자석이 나온 후로 사라져 버렸어요. 하지만 봅은 에트나에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동생이 되었답니다. 자석처럼 신비한 능력을 가진 동생과 보물찾기를 하면서 에트나는 쇠로 된 물건 뿐만 아니라 형제간의 사랑과 협동에 대해서도 건지게 됩니다. 그야말로 아주 큰 보물을 찾은 것이지요. 그리고 어떻게 봅에게 신비한 능력이 생긴 것인지 알게 되니 이 책이 더 기발하고 재미있더군요. 책의 첫 페이지에'이 책에 나오는 일들은 지어낸 이야기이니까 절대 따라하면 안 돼요!'라 쓰여진 구절의 의미도 알겠고요.. 아무것이나 입에 넣는 아기들처럼 자석을 삼켜버린 봅을 통해 자연스레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프란치스카 비어만.. 동생을 시기 질투하는 것도 아이들에겐 자연스런 감정일텐데요.. 에트나를 통해 동생을 둔 아이들의 여러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옵니다. 에트나가 동생에 대해 새로 느끼는 감정과 우애를 맺는 과정이 아주 재치있고,,, 부분부분 위트있는 문장과 재미난 그림들이 많아 글줄책이어도 책넘김이 무척 빨랐어요. 저희집 아이들도 남매라 큰 아이도 에트나처럼 동생때문에 서운할 때도 있고 어울려 놀 때는 서로 둘도 없는 찰떡콤비가 되는데요... 에트나가 봅의 신비한 능력을 발견했던 것처럼 우리 아이들도 서로의 좋은 점을 찾아보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서로에게 좋은 점이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한결 더 가까워지는 이유가 될 거 같구요.. 미움과 질투도 있지만 형제란 이렇게 함께 할 수 있는 놀이를 언제 어느 때나 같이 할 수 있고 그리고 생각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동생과 즐거운 모험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랑스런 책입니다. <책 먹는 여우> 뿐만 아니라 <자석 강아지 봅>도 프란치스카 비어만 작가의 대명사가 될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