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어떻게 생기는지 / 반 룬의 세계사 여행>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반 룬의 세계사 여행
헨드릭 빌럼 반 룬 지음, 김대웅 옮김 / 지양어린이 / 2010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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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사는 그런대로 이해도 하고 암기를 했는데 세계사 과목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우이독경수준이었어요
그러니 수업시간은 지루하기만 하고 한 시간이 이리 길던가.. 시계로만 눈이 향했던 기억이 납니다
'세계사는 어렵고 재미없다'는 막연한 편견이 있어 [반룬의 세계사 여행]도 별 기대를 않고 펼쳤는데 상황 대역전!!
딱딱하고 지루한 역사 이야기가 아니라 재미있고 흥미로운 세계사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때론 한 줄의 글귀나 글을 쓴 사람이 풍기는 느낌이 책의 구미를 당기게 하는 경우가 있지요
이 책이 바로 그런 류..
아이들 그림책읽기를 하며 종종 아이를 위해 그림책을 그리기 시작한 엄마작가를 보았지만 이책은 독특하게도 할아버지가 손자를 위해 쓰고 그린 책이라 합니다
1935년.. 히틀러와 무솔리니가 이끄는 파시스트의 만행, 러시아 대학살, 중국의 대홍수로 세상은 혼란스럽고 절망스러운 때 옆에서 놀고 있던 손자의 웃음소리는 그에게 삶에 대한 희망을 되살려 주었다고 해요
그는 손자에게 이 세상이 얼마나 살기 좋은 곳인지 알려주고 손자가 웃음의 의미를 아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하는 바램으로 이 책을 만들게 되었다고.. 손자에게 쓴 편지글에서 전하고 있습니다
할아버지의 자상함이 담긴 책이라 그런가요,, 
십 년 후 크리스마스때 손자에게 선물하려고 쓴 그의 책은 70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따스하기만 합니다

세계사의 중요한 역할을 해온 여러 도시를 알파벳 순서로 구성해 놓아 A 아테네를 시작으로 D 델프트, F 피렌체, J 예루살렘, L 런던, M 모스크바, N 나폴리, P 파리, W 워싱턴, 마지막 Z 체르마트까지.. 26개 도시의 역사를 한 권의 책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이세상 문화의 근간을 이룬 도시 아테네는 '인류의 스승'으로, 로마로 가는 길 피렌체는 '르네상스의 진원지'로, 트로이의 도시 일리온은 '사라져 버린 신화 속의 도시'로.. 그는 각 도시의 특징을 알기 쉽게 소제목을 달아놓고 도시가 속한 나라의 지리적인 요건과 기원 그리고 그 나라의 역사와 대표적인 유적지, 다양한 문화와 예술가 등을 편지글을 통해 자상히 소개합니다    
도시의 특징을 살려 스케치한 그의 그림과 상세한 글을 보면 예술에 대한 그의 순수한 열정과 역사와 문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 그리고 손자를 향한 따뜻한 마음까지 느껴지더군요

이 책이 지루하지 않고 흥미로웠던 이유는 무엇보다 엮은이가 구성한 글과 그림, 사진때문이었어요
반룬이 살았던 시대나 그의 시각과 관점에 그치지 않고 근대와 현대에 이르러까지 각 도시가 처한 입장과 문화, 역사 등을 자세히 설명하고 해당 도시의 역사와 예술을 상징하는 건축물이나 예술품의 사진을 적절하게 편집해 놓아 흥미롭기도 하고 이해를 돕는 것도 많았어요
농경과 전쟁의 역사,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문화와 예술, 신앙등.. 문명의 전성기로 이어지는 역사발전의 공식 같은 것에서부터 파르테논 신전이 페르시아 전쟁에서 이긴 기념으로 세워졌다는 것, 해마다 넘치는 나일강물 때문에 태양력과 기하학, 건축, 천문학이 발전하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백악관 이름이 지어진 재미난 계기도 기억에 남습니다
그중에서도 트로이의 전쟁이야기를 다룬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이야기, 신화 속 인물과 실제 인물의 연계, 그리고 로마의 건국신화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무척 흥미로웠고 라파엘로가 그린 '아테네 학당' 그림에 라파엘로가 자신이 살았던 동시대인들을 그림 속 인물의 모델로 삼았다는게 새로웠어요
라파엘로는 플라톤은 레오나르도 다빈치로 헤라클레이토스는 미켈란젤로의 얼굴로, 검은 모자를 쓴 인물은 자신의 초상을 그렸다고 하네요 
당시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는 그에게 무어라 했을까요?
세계사를 읽으면서 이런 상상까지도 할 여유가 생기네요
책으로 떠나는 26개의 도시와 세계사 여행!! 
회화, 조각 등의 미술품과 더불어 도시의 역사를 간직한 루브르 박물관, 바티칸 박물관, 성베들 대성당 등 귀에 친숙했던 유명건축물도 만날 수 있었어요

인생과 마찬가지로 등산에서도 노력하여 슬기롭게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이 중요하단다
어려움에 맞서 사려 깊게 행동하여 침착하게 고통을 이겨 내며,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보다 값진 것은 없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하고, 한편으로는 절제할 수 있는 결단력이 필요하단다 (p. 133)

마지막 Z도시 체르마트 도시에 담긴 글중 일부분입니다 
세계사에 대한 해박한 이야기들 뿐만 아니라 그는 인생을 살면서 가져야할 가치관에 대해서도 조언하고 있어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역사와 삶의 지침들은 손자에게 뿐만 아니라 이 세상을 사는 우리들에게 전하는 그의 따뜻한 메시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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