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벌레와 도서관벌레 / 육아는 과학이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도서관벌레와 도서관벌레 맛있는 책읽기 9
김미애 지음, 마정원 그림 / 파란정원 / 2010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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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눅 든 아이 뒤로 팔짱을 낀 채 사나운 얼굴을 한 엄마.. 
'엄마의 시선에 돋보기에 댄 종이처럼 쪼그라들었다. 마음을 다잡고 있었지만 어깨가 움찔거리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p.20)
동우의 심리를 제대로 묘사한 글, 그리고 그림이에요
[도서관벌레와 도서관벌레] 이 책이 꼬집는 내용이 이 그림에서 전해 오는 듯 합니다
아직 큰아이가 유치원생이라 그런지 공부나 학습면에 있어서는 그닥 욕심을 내지 않아 중간만치만 가도 좋겠다 싶은데.. 만날 2등하는 아들을 둔 동우네 엄마는 사정이 다르네요

2등은 꼴지나 다름없고 또 1등과 2등은 학습지 하나 차이라 생각하는 엄마는 새로운 정보를 찾고 새로운 문제집을 사 나르고 인터넷을 검색해 동우의 공부에 관한 정보라면 뭐든지 챙겨 동우에게 공부해라 강요합니다 
학교에 들어가면 아무래도 더 아이에게 기대를 하겠지만, 동우엄마의 모습에 반발감이 드는 건 아마도 엄마의 눈치를 살피는 축 처진 동우의 어깨때문인 듯 합니다
하지만 어디 동우엄마뿐일까요..
엄마 둘만 모이면 아이들의 교육문제가 빠지지 않고 아이들의 공부때문에 이사를 하고 아이들의 교육정보를 얻기 위해 교회를 다니기도 한다는 이웃네들의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리는 걸 보면요   

'태권도학원에만 다니는 영수는 어떻게 1등을 하는 걸까?'
분명 다른 내막이 있을거라 생각한 엄마는 영수가 무슨 공부를 어떻게 하는지 알아내고자 동우에게 작전을 제안합니다
동우는 쉬는 시간엔 화장실로 점심시간에는 식당으로 영수를 쫓다가.. 수업이 끝난후 학교 도서관에게 영수를 찾게 됩니다
도서관에 쪼그려 앉아 책을 보는 영수 곁에 못이기는 척 함께 앉아 책을 보는 동우..
책읽기의 즐거움을 모르는 동우는 그동안 단편적인 책의 정보만 머리에 담았을 뿐 톰소여의 신나는 모험과 마지막 왕자의 슬픔에 대해선 전혀 이해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미션임파서블 작전 수행 이라는 엉뚱한 계기로 영수와 동우는 책 제목대로 [도서관 벌레와 도서관벌레]가 됩니다
우리 아이도 영수처럼 그리고 동우처럼 도서관벌레가 되면 좋겠다 싶은데 동우네 엄마는 책읽기 시간을 무지 아까워 하네요
영수가 항상 1등을 하는 이유는 도서관, 그리고 꾸준한 책읽기 효과인데 말에요
동우엄마는 이번에도 앞으로 있을 학교 독서 골든벨 대회를 위해 책이름과 작가, 주인공, 줄거리 게다가 예상문제까지 빼놓지 않고 준비해 놓지요
하지만 엄마의 요약노트 대신 진짜 책읽기가 하고픈 동우
얼마전까지 책이 문제집과 별반 다를 바 없다고 그래서 외우고 공부해야 하는 지겹고 재미없는 것이라 했던 동우가 완전 달라졌습니다
그것은 바로 도서관이 주는 선물이지요
책읽기의 중요함과 아울러 도서관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유익한 곳인지 이야기 속에서 느끼게 됩니다
동우의 그런 변화가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어요
이기면 되는 거라고.. 이기면 옳고 지면 그른거라 말하는 동우엄마의 말이,
그리고 잔소리 안 하는 엄마, 2등도 잘했다고 칭찬해 주는 엄마, 놀라고 등 떠미는 엄마, 문제집 말고 만화책 사주는 엄마, 공부 얘기 말고 내 얘기를 잘 들어주는 엄마..를 기대하는 동우의 생각이 씁쓸하게 와닿네요
 




이 책을 그린 마정원님은 그림과 만화 그리는 일이 가장 행복한 만화가라고 해요
그림 위에 말풍선을 달면 만화책같겠단 생각을 했는데.. 앉은 자리서 뚝딱 만화책을 읽는 것처럼 이 책도 한자리에 앉아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게 읽었어요
동우를 따라 이책 마지막에서는 도서관을 이용할 때 지켜야할 예절, '한국 십진분류법' 분류 기호에 따른 책의 종류, 우리나라 어린이 도서관도 소개되어 있어요   
우리가 사는 곳과 가까운 곳도 두 곳 나와 있네요
얼마 전까지는 제법 아이들과 도서관으로 책 나들이를 다녔는데 날씨 좀 풀리면 부지런히 도서관에도 나가고 도서관과 친해져야 겠어요
학교로 학원으로 시간에 맞춰 종종 걸음치는 아이들의 모습보다 도서관에서 책을 보며 낄낄거리는 도서관벌레들이 많은 세상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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