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과 함께하는 12월의 좋은 도서 신청 이벤트 당첨자 명단.
엄마의 슬픈 날 - 마음의 병을 가진 부모와 사는 아이들을 위해
시린 호마이어 지음, 이유림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부모가 아이의 거울이란 말을 실감하게 됩니다
행동, 습관, 언어, 취향까지 고스란히 닮아가는 아이들.. 그런데 종종 내 감정까지도 그대로 거울처럼 따라가는 아이들을 볼 때는 아주 무섭기까지 합니다
몸이 아파 누워 있으면 아이들은 옆에 와서 가만가만 놀고 또 기운나게 놀아줄 때면 이 두녀석도 세상이 다 제것인 양 기운과 웃음이 팔팔하거든요
평소 아무렇지도 않다가.. 살다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에 의기소침하고 울적할 때가 있어 나도 모르게 무거운 가슴으로 푹 가라앉을 때도 있어요. 그럴 땐 나 자신보다도 내 감정을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아이들을 생각해 이불을 훌훌 털고 일어나 앉게 됩니다
그런데... 정말 스스로 조절이 안될 만큼 정서적인 불안을 겪거나 마음의 병이 깊어 나 자신과 내 아이를 돌아볼 수 없는 부모를 둔 가정의 아이들이면 어떨까요?



[엄마의 슬픈 날]은 우울증을 가진 엄마와 모나의 구체적인 일상 이야기가 담긴 '엄마의 슬픈 날'과 모나가 또래의 친구들에게 솔직하게 들려주는 '햇볕 쨍쨍한 날' 두 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따뜻하게 맞아주고 책도 읽어주는 자상한 엄마가 어떤 날엔 문도 열어주지 않고 밥도 챙겨주지 않은 채 기운도 없이 잠만 자는 날이 있습니다
바로 모나가 말하는 '엄마의 슬픈 날'이지요
친하게 지내고 싶은 친구도 집에 초대하지 못하고 아무에게도 엄마의 이야기를 할 수 없는 모나는 엄마와 엄마의 슬픈 날에 화가 나고 그러다 문득 자기가 화를 내는 게 옳은 것인지 혹시 엄마가 자신 때문에 아픈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말씀하셨던 유전병처럼 나중에 엄마의 슬픔이 모나에게도 유전될까 두렵기도 하고요

초등학교 3학년인 모나가 엄마의 슬픔을 없애기 위한 방법으로 생각한 것은 엄마의 기운을 북돋아줄  파스타와 깨금발로 뛰기입니다. 그것이 마법을 부려줄거라 생각할 만큼 아직은 너무 어린 나이지요
엄마의 슬픈 날이 멈추지 않자 모나는 자신이 가장 소중히 하고 아끼는 인형 막스를 땅에 묻었어요
깜깜한 밤 자신이 가장 아끼는 것을 땅에 묻으면 바램이 이루어질거라는 믿음때문이었지만 막스나 파스타 깨금발 대신 엄마의 슬픔을 걷는 데 도움이 된 것은 정작 모나 자신의 용기였습니다
용기를 내어 담임선생님께 모든걸 말씀드린 모나는 엄마의 슬픔이 자기 탓도 아니고 또 엄마를 낫게해줄 방법이 따로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햇볕 쨍쨍한 날'에서는 모나가 자신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또래 친구들에게 일러줍니다
어른들이 겪는 마음의 병은 어른 스스로 노력하고 그리고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또 아이들이 해줄 수 있는 처방은 따로 없으니 자책할 필요도 없고 무엇보다 행복하게 자라야 한다는 것을요
모나가 선생님께 말씀드리기 전까지 아무도 모나에게 엄마의 병에 대해 이야기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모나는 혼자 고민하고 혼자 결정하고 혼자 아파해야 했어요 
자신과 같은 경우를 겪는 아이들이 많고 그럴 때 누군가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자신의 손을 내밀자고 이야기 합니다 

마음의 병을 앓는 어른들이 늘어나는 사회적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좋아하는 친구와도 마음과 다르게 어울릴 수 없고 친구들이 하는 말에도 상처받던 모나가 엄마의 병에 대해 잘 알고 친구들에게도 조언해 줄 수 있는 모나로 성장하게 된 것이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다행스럽고 또 한편으론 부모로서의 역할을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모나가 바라는 엄마는 부유하고 멋진 엄마가 아니라 자신을 잘 챙겨주는 평범한 엄마랍니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에게 햇볕 쨍쨍한 날이 계속 되길 바라는 모나의 마음을 알거 같아요
햇볕은 이 세상을 밝게 하고 식물을 키우고 살찌우게 하지요.
이세상 모든 부모들의 마음도 햇볕 쨍쨍한 맑은 날이었음 좋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아이들이 어느날은 비를 맞고 어느날은 눈을 맞더라도 부모라는 따뜻한 햇볕을 의지하며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말이지요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