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지켜야 할 한국사 - 서경덕과 전문가들이 들려주는 살아있는 역사 이야기
서경덕과 분야별 전문가 지음 / 허들링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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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덕과 전문가들이 들려주는 살아있는 역사 이야기


누군가 "독도는 왜 한국 땅인가요?"라고 묻는다면 주저 없이

이 답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

"독도에는 한국 사람들이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이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했다고 내세우는 근거들은

1904년 한일의정서 강제 체결 이후 러일전쟁의 혼란 속에서

대한제국의 주권이 제약받던 시기에 이루어진 것들이다.


일본이 독도 영유권 주장을 계속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독도를 분쟁 지역화하여 동해에서 자신들의 경제적,

군사적 입지를 강화하고자 하는 계산된 전략이라는 것이다.


역사는 구성원을 하나로 묶는 끈이자 미래를 향한 용기의

원천이 된다. 일제강점기, 국권을 상실했던 우리 민족에게

3·1 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는 민족의 자긍심을 회복하고

빼앗긴 주권을 되찾기 위한 간절한 염원의 상징이었다.


전쟁은 인간의 마음에서 비롯되므로 평화의 방벽 또한 

인간의 마음속에 세워야 한다.


1938년 4월부터 1945년 8월까지 지속된 체제는 제국 일본

영역의 모든 사람과 물자, 자금, 심지어 정신까지 통제하고

동원했다. 일본이 법을 통해 자행한 이러한 동원이 바로

강제동원의 실체였다. 국가 권력에 맞서 개인은 무력했다.

전시 체제 아래에서 개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국가에 의해

강제된 이 동원 정책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상처와 

고통을 안겨주었다.


한국 현행법에서 규정하는 강제동원 피해자 가운데 노무자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중복 인원을 제외하면 약 200만 명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당시 조선 인구의 10%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였다. 즉, 열 명 중 한 명꼴로 동원된 셈이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무관심'과 '무지'는 상처 입은

할머니들의 명예를 짓밟고, 역사의 진실을 흐리게 만드는

심각한 걸림돌이다.


"16세 어린 나이에 중국 오지에 끌려가 일본군'위안부'로

고통 받은 내가 이렇게 시퍼렇게 살아있는데 그런 일이

없다니 말이 됩니까?"


독일 베를린 한가운데에 유대인 학살을 기억하는 홀로코스트

기념비가 세워져 있듯, 언젠가 일본 도쿄 중심부에도 전쟁의

고통과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질

날을 기대해 본다.


한반도의 동쪽 경계를 따라 끝없이 펼쳐지는 푸른 바다,

동해는 단순한 지리적 공간을 넘어 우리 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숨결을 함께해온 특별한 곳이다.


동북공정은 2002년 2월 시작되어 2007년 1월 마무리된

중국의 역사 연구 프로젝트다. 20여 년이 흘러 많은 이의

기억 속에서 희미해졌을지 모르겠지만, 최근까지 이어진 김치와

파오차이, 한복과 한푸를 둘러싼 '원조 논쟁'은 한국과 중국이

여전히 역사와 전통의 '민족적 소유권'을 두고 예민하게 대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금 우리는 전 세계가 한국 문화에 뜨겁게 반응하는 경이로운

시대를 살고 있다. K-팝의 심장을 뛰게 하는 가사, K-드라마의

감동적인 대사, K-영화의 깊은 울림까지, 이 모든 한류의 중심에는

바로 우리의 자랑스러운 '한국어'와 그를 담아내는 '한글'이

자리하고 있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huddlingbooks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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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리더는 어떻게 사람을 움직이는가 - 개정판
리 슈에청 지음, 정세경 옮김 / 라의눈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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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사업에 신용이 없으면 번창할 수 없고, 가정에 신용이 없으면

화목할 수 없고, 사람에게 신용이 없으면 반듯이 설 수 없고,

세상에 신용이 없으면 평안할 수 없으며, 나라에 신용이 없으면

안정될 수 없다.


겸손한 태도로 남들의 장점을 배우고 더 많은 경험을 쌓는

사람은 이를 통해 자신의 재능을 발전시키고 더 높은 권위를

얻을 수 있다. 뉴턴이 바로 그런 인물이었다. 반면 자신이

대단하다고 착각해서 으스대고 남들을 무시하는 사람은 스스로

발전하지 못해 결국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자신을 반성하다는 말은 사심을 버리고 객관적으로 자신을

평가한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자신을 정확히 보고 싶다면 정직한

심성을 길러 스스로의 아집과 독선에서 벗어나야 한다.


리더는 반드시 넓은 마음으로 천하에 품지 못할 것이 없어야 한다.

'재상의 뱃속에서는 노도 젓고, 장군의 이마 위에서는 말도 탄다.'

라는 명언도 있다. 중국의 지도자 덩샤오핑은 지도자들에게 두 가지

덕목을 강조했다. "시야는 더 넓게 하고, 마음은 더 크게 하라."


자신감은 리더가 갖워야 할 기본 소양이다. 자신감은 열정으로

이어지고, 어떤 일이든 수월하게 성공할 기본을 마련해준다.

그러나 맹목적이고 고집스러운 자신감은 타인과의 소통 부족으로

이어져 실패로 이어진다.


프랑스의 사상가 장 자크 루소는 "사람이 잘못을 저지르는 것은

무엇을 몰라서가 아니라 무엇이든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상황과 직면하게 될 때 자신이 뭐든지 안다고

착각하는 사람은 폐쇄적인 사고방식 때문에 남의 의견을 듣지 않는다.


모든 일의 마지막 결정은 리더의 몫이자만, 리더 마음대로 하라는

애기는 아니다. 결정의 옳고 그름이 일의 성공과 조직의 발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속담에 "밖에서 온

스님이 염불은 더 잘 외운다."라는 말이 있다.


리더에게 계획과 조직, 지휘와 조정은 너무나도 중요한 역할이다.

칼 마르크스는 이런 역할을 잘하는 지도자를 가리켜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라고 비유했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개개인의 힘을

모으고 조정해 조화로운 음악을 만들어낸다는 의미이다.


충돌과 갈등을 해결하는 최선책은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소통이다.

리더는 충돌을 해결할 때 귄위를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권위를

이용해 위기 상황을 해결하면 즉각적인 효과는 있을지언정

근본적인 문제는 봉합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동료를 대할 때는 겸손하고 넓은 아량을 베풀어야 하며, 상대가

자신을 뛰어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또한 상대의 단점을

지적하지 말하야 하고, 자신의 장점과 상대의 단점을 비교해서는

안 된다. 동료의 장점과 경험에 대해서는 먼저 나서서 배우고

적극적으로 참고해야 한다.


리더가 큰일을 하려면 반드시 용기와 지략을 함께 갖처야 한다.

용기가 있어야 서두르지 않고 냉정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으며,

지략이 있어야 실수하지 않고 차근차근 일을 풀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리더라면 권력이 탐할 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양보할 때

얻을 수 있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할 줄

알아야 진정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욕망에 사로잡힌 사람은

종종 고통의 늪에 깊이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한다.


사람은 감정적인 동물이라 다른 사람의 지적을 받으면 그 사실을

마음에 담아두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리더라면 타인에 대한

불필요한 비판을 삼가야 한다.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비판으로는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


리더는 많은 사람과 교류할 때 소통의 중요성을 깨닫고 진심과

성의를 다해야 하며 더불어 자신의 인격을 꾸준히 향상시켜야

한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eyeofra_publishing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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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충분히 괜찮은 하루야
효니 지음 / 부크럼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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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하루를 포근히 물들이는 동화 같은 이야기


향긋한 봄과 사랑을 한 스푼씩 담아 정성껏 딸기 타르트를

구웠어. 가족들과 함께 웃으며 나누어 먹으니 하루가 딸기처럼

상큼하게 물들고 마음엔 따뜻한 봄바람이 스며들었지.

손끝에 담긴 작은 정성이 그렇게 아무렇지 않던 평범한 순간을

특별한 기억으로 바꿔 주었어.


가만히 햇살의 걸음걸이를 바라보는 이 시간, 세상은 우리만의

색으로 물들 거야.


때로는 게을러지고 싶을 때도 있지만 응원이 맺힌 땀방울은

다시 나를 일으켜 세워 줘. 그 힘이 오늘도 나를 움직이게 해.


오늘도 잘 견뎠어. 힘들었지, 이리 와.

너의 하루를 토닥토닥 조용히 안아 줄게.

그 누구보다 따스한 네 품에 꼭 맞는 너의 애착 인형이야.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나도 모르게 눈을 감게 돼.

그 푸르른 노래가 마음을 스치는 순간 입가엔 슬며시 미소가 번져.


당장 눈앞에 희망이 보이지 않아도 따뜻한 빛은 우리가 다가오기를

기다리고 있어. 그 빛을 향해 자신감을 품고 용기 있게 한 걸음을

내디뎌 보자. 모두가 너의 걸음을 응원하고 있어.


오늘의 실수도, 어제의 고민도 애써 붙들지 말고 그냥 가볍게

흘려보내자. 지금 이순간의 나로도 충분하다는 걸 잊지 않으면 돼.


함께 나누어 먹는 순간, 그 작은 달콤함은 마음을 가득 채우는

큰 행복이 되지.


토닥토닥, 괜찮아. 오늘 하루도 참 잘 버텼어.

지치고 힘든 날엔 네 마음이 다 가라앉을 때까지 아무 말 없이

곁에 있을게. 그러니까 오늘은 잠시 나에게 기대도 괜찮아.


우리가 함께한 소소한 일상들을 사진으로 하나씩 남겨 두면

시간이 흐를수록 평범했던 순간들이 더 특별하게 다가와.


복잡하게 얽힌 생각과 걱정들은 잠시 내려놓고 저 멀리서

너를 부르는 밝은 세상을 바라봐. 몸이 점점 가벼워지고,

마음도 한결 편안해질 거야. 행복은 언제나 가까이에 있어.

네가 진심으로 바라기만 하면 돼.



<부크럼>을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bookrum.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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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달빛을 받으며 잠시 걸어보지 않았을까 인생 산책자를 위한 밤과낮 에디션 1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외 지음, 강문희 외 옮김 / 꽃피는책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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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산책자를 위한 밤과낮 에디션 1


몇 년 전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쓴 [이제 나를 누인다]를 읽곤

불면증이라면 덧붙일 말이 없겠다 생각했다. 이젠 안다, 

내 경험이 너무 적었기 때문임을. 한낮에 품는 희망과 열정이

각기 다르듯 불면증도 사람마다 다르다.


잠은 자연이 주는 귀한 선물이다. 친구이자 피난처고

마술사이자 고요한 위안이다. 그래서 나는 오랜 시간 불면에

시달리면서도 새벽녘 토막잠으로 만족하는 법을 배운 사람에게

깊은 연민을 느낀다.


우리가 낮에 느끼는 감정은 결코 순수하지 않다. 오감은

맹렬히 끼어들고, 이성은 걸핏하면 비교하고 판단 내리고

가시 돋친 미묘한 농담으로 감정을 동요하게 만든다.

그러다 자신의 시간이 오면, 즉 잠 못 이루는 밤이 오면,

족쇄를 벗어던지고는 의지 가득한 불굴의 형상으로 우릴

놀라게 하는 것이다.


몇 년 전, 고통스러운 느낌 탓에 한동안 잠을 못 이뤄 밤이면

내내 거리를 걸었다. 의기소침하게 침대에 누워 실험을 진행

했더라면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꽤나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하지만 누웠다가도 곧바로 일어나 밖으로 나가서는 동이 틀

때야 지쳐 돌아오는 이 능동적 치료 덕에 장애는 곧 나가

떨어졌다.


단순한 불면증과 달리 숲속에서 밤에 깬 채 누워 있는 건

즐거운 일이다. 잠을 자야 한다는 간절하면서도 불안한 긴장은

달콤한 무심함에 자리를 내준다. 잠은 더는 상관없다.


새로운 방에 들어서는 일은 언제나 모험이다. 공간 주인의

삶과 성격이 증류된 채 스며 있어서고, 이로 인해 감정의

새로운 파도를 직접적으로 맞닥뜨리게 되어서다.


탈출은 가장 큰 기쁨이다. 겨울 거리를 쏘다니기는 최고의

모험이다. 그럼에도 다시 문 앞 계단에 다다랐을 때 익숙한

소유물과 오래된 편견이 우릴 감싸 안는 걸 느끼면 위안이 된다.


여행할 때면 종종 해가 뜨는 걸 지켜보곤 했는데, 그럴 때면

언제나 다른 자연 현상이 불러일으키는 것과는 다른 희열이

내 안에 솟구쳤다.


좋은 산문은 창문과 같다. 어떤 동기가 가장 강한지 명확히

말할 순 없지만 어떤 동기를 따라야 할지 나는 안다.


무력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세상에

힘은 오직 두 가지에만 있습니다. 칼과 정신이 그것입니다.

그런데 결국엔 칼이 늘 정신에 패하고 맙니다.


문득 예술이란 '삶에 대한 지극한 열정을 만족스럽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라 정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최고의 감정인 슬픔이야말로

모든 위대한 예술의 전형이자 시금석임을 알아. 예술가가

항상 찾아 헤매는 건 영혼과 육체가 하나인, 분리되지 않는

존재 양식이야.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blossombook_publisher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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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스의 개선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권영주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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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슨이 있기에 홈스가 있다!


셜록 홈스는 꼬리에 물고 들어오는 사건에 푹 빠져 있었고,

나는 메리 모스턴 양과 결혼해 염원하던 진료소를 시모가모

신사 부근에 개업하려 준비하고 있었다. 모든 것이 너무나도

순조롭게 풀리는 바람에 우리는 그만 깜박 잊고 있었다.

그 모든 영광이 '셜록 홈스의 천재성'이라는 정체불명의 토대

위에 지어진 사상누각이라는 사실을.


현재 슬럼프 중인 홈스는 '빅토리아 시대 교토'라는 거친

바다에서 조난당한 로빈슨 크루소나 다름없는 신세였다.

오늘도 데라마치 거리 221B 집에 틀어박혀 긴 의자에서 뒹굴며

'하늘이 내린 재능은 어디로 갔나?'라 한탄하고, 삼라만상을

'소화에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분류하며 빈둥빈둥 인생을

허비하고 있을 게 틀림없었다.


겨우 1년 전까지만 해도 홈스와의 모험은 경이적인 사건의

연속이었다. 그와 함께 데라마치 거리 221B를 나서면

매혹적인 모험으로 이어지는 문이 잇따라 열렸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우리는 하룻밤 동안 외로운 노인의

꽁무니를 따라다녔을 뿐이다.


홈스와 나에 대한 노여움은 모리어티 교수를 둘러싼 소동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흐지부지된 모양이다. 실제로 결과만 보면

홈스와 나의 '탐정 놀이'는 무익하지 않았다. 모리어티 교수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으니까.


소동의 전말은 이튼날 <데일리 크로니클>에 실렸다.

아이린 애들러 씨, 도전장을 던지다

궁지에 몰린 셜록 홈스 씨

'명탐정' 칭호는 누구 손에?


아이린 애들러는 탐정의 재능을 폭발적으로 꽃피워 셜록 

홈스에게서 '명탐정' 자리를 빼앗으려 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이린 애들러의 화려한 변신은 메리의 변신이기도 했다.


나는 훌린 듯이 그 사람 모습을 응시했다. 달빛을 받은 듯 파리한

얼굴, 단정하게 묶어 올린 금발. 젊은 십대 소녀의 얼굴이었다.

그게 실종 당시의 얼굴 생김새라면 머스그레이브양에게 지난

12년이라는 세월은 없는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동쪽의 동쪽 방'은 아주 오래전부터 불가사의한 일이 발생하는

방이었을 텐데요. 백 보 양보해서 우리가 오늘 저녁 본 게

머스크레이브 양이 꾸는 꿈이었다 쳐도, 머스그레이브 양이

실종된 건 12년 전입니다.


과거에 제 힘은 진짜였습니다. 심령과 말을 주고받는 건 저한테

쉬운 일이었어요. 그런데 영매로서 명성을 얻을수록 그 신비스러운

힘은 사라지고 말았어요. 애들러 씨 말이 맞아요. 벌써 몇 년 전부터

전 속임수에 의지해야 했습니다.


한 편 또 한 편 완성할수록 런던이라는 이세계도 존재감이 뚜렷해져

이제는 마치 진짜 기억처럼 느껴졌다. 가령 작품을 구상하며 걷노라면

교토와 런던이 겹쳐 보일 때가 종종 있었다. 모퉁이를 돌면 현상과

망상의 경계를 넘어 런던에 발을 들여놓게 될 듯했다.


"세계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리치버러 부인은 말했다.

"현세는 꿈과 같은 것. 이제 곧 피안으로 이어지는 문이 열려 우리는

참된 세계로, 런던으로 돌아가게 되겠죠. 이 세상은 런던의 그림자에

불과합니다."


나는 텅 빈 방을 망연히 둘러봤다. 과거에 홈스와 함께 살던 방 같지

않았다. 이 방은 이미 생명력을 잃은 뒤였다. 그 때 나는 확신했다.

셜록 홈스는 이제 이 세상에 없었다.

"홈스는 '동쪽의 동쪽 방'에 들어간 거야."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mytomo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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