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달빛을 받으며 잠시 걸어보지 않았을까 인생 산책자를 위한 밤과낮 에디션 1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외 지음, 강문희 외 옮김 / 꽃피는책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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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산책자를 위한 밤과낮 에디션 1


몇 년 전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쓴 [이제 나를 누인다]를 읽곤

불면증이라면 덧붙일 말이 없겠다 생각했다. 이젠 안다, 

내 경험이 너무 적었기 때문임을. 한낮에 품는 희망과 열정이

각기 다르듯 불면증도 사람마다 다르다.


잠은 자연이 주는 귀한 선물이다. 친구이자 피난처고

마술사이자 고요한 위안이다. 그래서 나는 오랜 시간 불면에

시달리면서도 새벽녘 토막잠으로 만족하는 법을 배운 사람에게

깊은 연민을 느낀다.


우리가 낮에 느끼는 감정은 결코 순수하지 않다. 오감은

맹렬히 끼어들고, 이성은 걸핏하면 비교하고 판단 내리고

가시 돋친 미묘한 농담으로 감정을 동요하게 만든다.

그러다 자신의 시간이 오면, 즉 잠 못 이루는 밤이 오면,

족쇄를 벗어던지고는 의지 가득한 불굴의 형상으로 우릴

놀라게 하는 것이다.


몇 년 전, 고통스러운 느낌 탓에 한동안 잠을 못 이뤄 밤이면

내내 거리를 걸었다. 의기소침하게 침대에 누워 실험을 진행

했더라면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꽤나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하지만 누웠다가도 곧바로 일어나 밖으로 나가서는 동이 틀

때야 지쳐 돌아오는 이 능동적 치료 덕에 장애는 곧 나가

떨어졌다.


단순한 불면증과 달리 숲속에서 밤에 깬 채 누워 있는 건

즐거운 일이다. 잠을 자야 한다는 간절하면서도 불안한 긴장은

달콤한 무심함에 자리를 내준다. 잠은 더는 상관없다.


새로운 방에 들어서는 일은 언제나 모험이다. 공간 주인의

삶과 성격이 증류된 채 스며 있어서고, 이로 인해 감정의

새로운 파도를 직접적으로 맞닥뜨리게 되어서다.


탈출은 가장 큰 기쁨이다. 겨울 거리를 쏘다니기는 최고의

모험이다. 그럼에도 다시 문 앞 계단에 다다랐을 때 익숙한

소유물과 오래된 편견이 우릴 감싸 안는 걸 느끼면 위안이 된다.


여행할 때면 종종 해가 뜨는 걸 지켜보곤 했는데, 그럴 때면

언제나 다른 자연 현상이 불러일으키는 것과는 다른 희열이

내 안에 솟구쳤다.


좋은 산문은 창문과 같다. 어떤 동기가 가장 강한지 명확히

말할 순 없지만 어떤 동기를 따라야 할지 나는 안다.


무력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세상에

힘은 오직 두 가지에만 있습니다. 칼과 정신이 그것입니다.

그런데 결국엔 칼이 늘 정신에 패하고 맙니다.


문득 예술이란 '삶에 대한 지극한 열정을 만족스럽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라 정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최고의 감정인 슬픔이야말로

모든 위대한 예술의 전형이자 시금석임을 알아. 예술가가

항상 찾아 헤매는 건 영혼과 육체가 하나인, 분리되지 않는

존재 양식이야.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blossombook_publisher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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