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만난 세상 - 2023 전미도서상 아동 청소년 부문 수상작 미래그래픽노블 16
댄 샌탯 지음, 이원경 옮김 / 밝은미래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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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전미도서상 아동 청소년 부문 수상작,

유머와 감동의 완벽한 균형.


사람이 겁에 질리면 자기도 모르게 오줌을 지리는

이유가 있다. 왜냐하면 그럴 때 맞닥뜨리는 두려움은,

그러니까 진짜 두려움은 ··· 사타구니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싸늘한 기운이 온몸에 퍼지면,

그 자리에 얼어붙게 마련이다.


여행을 다니는 거 사실 별로 안 좋아해요.

차라리 제 방에서 뒹굴거리는 게 나아요.

남들 신경 쓸 필요도 없고요.


가장 불안한 건 ··· 나랑 진짜 친한 애들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환타는 제2차 세계 대전의 산물이다.

미국이 나치에 무역 금지를 선포하자. 미국에서

시럽을 수입 할 수 없게 된 독일 사람들은 자기

나라 농산물만 가지고 스스로 탄산음료를 만들기로

했다. 오늘날에는 유럽 전역에서 다양한 맛의 환타를

즐긴다. 포도 맛, 딸기 맛, 라임 맛, 망고 맛 ···


엽서와 교과서, 영화에서나 보던 것들을 실제로

보는 기분은 아주 색다른 경험이었다.

꿈속을 걷는 기분이랄까 ···.

센강 ··· 물론 이건 현실이자만.


이제 그 옷은 평범한 후드 티가 아니야 빨거나

표백을 한다 해도, 그 옷을 입은 나를 네가 볼 때마다

우린 지금 이 순간이 기억나겠지. 그러면 우리 둘 다

기분이 이상해질 거야. 그치?


즐기려고 노력하렴. 알았지? 삶을 즐겨 봐.

이런 기회를 얻는 학생은 많지 않아.

그리고 네가 유럽에 언제 또 오게 될 지 모르잖니.

네 인생 최고의 여행으로 만들어 보거라!


지금껏 내가 여행을 잘못 다녔나?

어쩌면 그래서 내가 한 번도 파티에 가지 않은 걸까?

어쩌면 마음을 열지 않았던 게 아닐까?

내가 사는 작은 마음 밖에 펼쳐진 넓은 세상을 보게

된 건 행운이야! 어쩌면, 중요한 건 ··· 삶을 즐기는 것일까?


여행이 끝나면 말이야. 우린 어떻게 될까?

여행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면 각자의 삶을 살아가겠지?


싫든 좋든 간에, 그 모든 순간들이 너란 사람을 이룬다는

거란다. 가장 중요한 점은 그 모든 삶의 경험들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거지. 네가 어떤 사람이 될지는 거기에

달려 있어.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balgeunmirae1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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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악에게 묻는다 - 누구나 조금씩은 비정상
김성규 지음 / 책이라는신화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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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조금씩은 비정상


인간 문명에서 생겨난 계급 권력을 유지시키는 두 개의

큰 축을 꼽아보겠습니다. 하나는 혈연에 의한 계급이고

다른 하나는 종교적 신념에 이한 계급입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왕권과 신권이죠.


이안 로버트슨은 이른바 '킬러 본능'을 지닌 사람의 경우

다른 존재에게 승리할 때마다 '테스토스테론'과 '도파민'

분비가 증가한다는 것을 확인 했습니다. 이때 테스토테론은

공격 성향을 증가시키고 도파민은 쾌감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짧은 순간 지옥으로 변해버린 스탠퍼드 모의 교도소에서

인간은 완전히 악에게 굴복하고 말았습니다. 악행이

곳곳에서 벌어졌고, 악행을 실제로 행하지 않았던 이들도

그것을 방관하며 침묵했죠. 인간은 악의 심리에 이토록 

나약하기만 한 존재 일까요?


시민 의식이란 민주적인 방식으로 우리가 권력을 부여한

사람들에게 복종한다는 의미만 있는 게 아니다. 상황이

요구한다면 우리 스스로 용기를 내 권력을 행사한다는

의미도 있다.


인류의 길고 음울한 역사를 돌이켜보면, 반항보다는

복종이라는 미명하에 더 끔찍한 범죄들이 저질러졌음을

알게 될 것이다.


'타인'이 우리와 같은 느낌, 생각, 가치, 삶의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때 이런 일이 벌어진다. 우리의 지각

속에서 그 '타인'들이 우리와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모든 

인간의 특질은 축소되거나 제거된다.


팰런은 사이코패스에게는 사랑이나 인간적인 감정을 주고

받고자 하는 욕구가 거의 없다고 말합니다. 죄책감이 들도록

만드는 양심 또한 거의 가능하지 않죠. 또한 명랑하며 근심이나

걱정이 없습니다. 상당히 사교적 이면서도 타인에 대한 

거리감과 냉담함, 무관심을 갑작스레 드러내는 것이 바로 

사이코패스입니다.


사이코패스는 자기관리가 철저하고 뛰어난 화술을 지닌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매력적이고 사람을 이끄는

인물형이 많습니다. 그들은 감정적인 부분보다는 인지

능력이 발달했기에 지적으로 뛰어난 능력을 지녔죠.


거짓말을 하는 동물은 인간뿐입니다. 인간이 거짓말을

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병적인 거짓말,

둘째, 꾸며낸 거짓말입니다. 흔히 하얀 거짓말이라고 하는

선의의 거짓말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리플리 증후군이 자신이 만들어낸 환상에 중독되는

증상이라면. 자신이 거짓말한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그것을 이용하려는 증상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민중은 '보는 사람', 권력은 '보이는 사람'

이었다. 그러나 이제 가시성은 전도되어 권력은

'보는 사람', 민중은 '보이는 사람'이 되었다.


심리 치료는 환자 스스로 환상과 현실을 구분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신념 수정'과 '직면하기', '사고 중단'

방법이 실제로 심리 치료에 활용되고 있죠. 심리 치료를

통해 정신분열증 환자는 환각을 극복하고 현실을 직면할

수 있게 됩니다.


극단적인 질투는 스스로를 가장 끔찍한 괴물로 만들고

연인을 침묵하게 만든다고 바르트는 말합니다.

독백은 나를 괴물로, 하나의 거대한 혀로 만든다.


알베크 카뮈는 우리가 쉽게 망각해버리곤 하는

진실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는

남을 사랑할 수 없다."고 말입니다. 자신을 올바르게

사랑하는 법을 익히는 것. 신체 이형 장애를 앓는 

이들에게는 이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chaegira_22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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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림 2026-01-20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픽셀로 그린 심장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22
이열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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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능력자의 갈등과 연대가 그리는 새로운 한국형 

근미래 SF 연작


벗꽃잎이 눈처럼 흩날리던 날, 재이는 민기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살며시 그의 책을 펼쳤다. 페이지

여기저기에 메모가 적혀 있었다.

인간의 상상력이 공동체를 형성하는 힘, 허구는 사회를

어떻게 결속시키는가?


인간 사회가 허구를 통해 발전했다는 해석이 흥미로워,

우리가 공유하는 종교, 법, 경제 모든 것이 결국, 우리가

함께 믿기로 한 이야기일 뿐이라는 거지.


모르겠어, 그냥 가끔 기억이 이상하게 느껴져. 분명히

있었던 일들인 것 같은데 생각나지 않거나 ···


재이의 목소리 뭔가 이상하다. 집중하게 만든다.

지시를 따르게 한다. 그녀가 원하지 않는 사람들은

내 기억에서 사라진다. 재이를 만나기 전에 항상 메모를

확인하자.


창백한 얼굴로 뉴럴넷을 검색했다. '음성 최면', '기억 조작',

'뇌파 동조' ···, 2040년대 들어 이런 연구들이 급증했다는

기사들이 나왔다. 하지만 곧 법으로 금지됐다.


아비는 화마였다. 190센티미터가 넘는 덩치에, 말 그대로

불을 장난감처럼 다룰 수 있는 인간. 정부 등록을 거부한

무허가 능력자. 그 능력은 신의 축복이 아닌, 악마의 심술

이었다.


"당신도 힘들었겠지. 이제 편히 쉬어."

축 늘어진 아비가 무릎을 꿇었다. 때맞춰 불길이 사그라

들었다. 가민히 팔을 풀었다.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마지막으로 아비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생의 불꽃이

꺼진 눈동자에 공허만이 남았다. 더 이상 화마는 세상에

없었다. 그리고 겐지도.


이거 끝내주는데? 세상을 다르게, 나만의 방식으로

볼 수 있다는 거. 인생에서 슬픈 일이 일어날 때마다,

만화 렌즈를 끼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남자 친구가

이별을 고할 때, 그를 짱구로 만드는 거다.


"저, 저 여자! 이능력자야!"

스튜디오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원숭이

몇 마리가 겁에 질려 테이블 밑으로 숨어들었다.

나는 거침없이 웃음을 터뜨렸다.


능력과 외모, 어느 하나 내세울 것 없는 그에게,

처음에 초능력은 하늘이 내리신 특별한 선물 같았다.

하지만 결국 깨달았다. 소심한 성격과 나쁜 머리로는

30초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걸.


내 아내는 늘 약자를 돕던 착한 사람입니다. 왜 남과

다른 능력이 있다는 이유로 혐오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건가요?


인간은 누구나 자신만의 고통 속에 살고 있어요.

고통의 크기는 각자 다르겠지만 순위를 매길 순

없을 거고요. 다른 이의 인생을 겪어 보지 않으면

가늠할 수 없는 거니까요.


초인들이 지유로운 세상.


반복 학습과 주기적인 시스템의 업데이트로, 그녀는

점차 내 기억과 내 바람 속 지아와 100%에 가까워 졌다.

질문에 금세 올바르게 대답했고, 나의 감정에 적절히

반응했다.


감정을 통제하는 순간, 우리는 변화의 동력을 잃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열망조차 사라지게 됩니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gravity_books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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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다시 만난 베토벤 - 클래식으로 다시 보듬어보는 중년의 마음들
이지영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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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으로 다시 보듬어보는 중년의 마음들


베토벤의 음악 자체가 그의 고뇌와 역경을 음악 언어로

써 내려간 '자서전'입니다. 그가 살았던 삶의 지혜가 

악보에 고스란히 적혀 있는 셈입니다. 베토벤의 음악을

들으면 가슴이 먹먹해지기도하고 답답했던 순간이 뻥

뚫리듯 시원해지기도 하면서 인생의 희로애락을 그대로

마주하게 됩니다.


고결한 추억이야말로 소중한 재료이다. 우리의 정서는

이 재료를 통해 삶이라는 시를 빚는다.


베토벤에게 있어 가장 큰 기쁨은 음악을 완성해서 세상에

내 놓는 것이었다. 잠자는 시간도 아까워했던 그가 매일

반복했던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산책'이었다.

귀가 들리지 않으면서도 점점 자신 안에 갇혀가던 

베토벤에게 자연은 그의 은신처이자 친구였고 편하게 

머무를 수 있는 치유의 공간이기도 했다.


미국 작가 팀 페리스는 "위대함이란 더 나은 자신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매일 쏟아 붓는 작은 행동"이라고 말했다.

베토벤이 매일 산책을 통해 영감을 얻어 작품으로 남겨놓은

일상이 없었다면 오늘날 "위대한 베토벤"은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전원 교향곡은 회화적 묘사가 아니다. 전원에서는 즐거움이

사람의 마음속에 환기시키는 여러 가지 감정표현이며,

그에 곁들여서 몇가지의 기분을 그린 것이다. 그러므로

단순한 묘사가 아니라 전원이 인간에게 주는 감정이나

느낌을 나타낸 것이라 할 수 있다.


타인의 평가는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내 손을 떠난

거다. 평가하는 주체가 자신이 아니라는 생각이 명확해지면

굳이 두려워 할 이유도 없다. 두려워한다고 바뀌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계획하는 일, 이루고자 하는 일이 있을 때, 슬픔과 고통에서

빠져나오고 싶을 때, 방황하면 갈 길을 못 찾을 때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이는 것이 우선이다.


하마터면 스스로 목숨을 끊을 뻔했다. 이런 나를 지지해

준 것은 예술이었다. 오로지 그것뿐이었다.


끊임없는 창작 활동은 베토벤의 귓병도 장애가 될 수

없을 만큼 위대한 작품을 남겼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운명 교황곡, 합창 교향곡은 하일리겐슈타트 유서를 쓴

이후 탄생한 작품들이다. 그의 청각 장애는 베토벤

내면의 소리에 더 귀를 기울일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고

그는 작품을 통해 오늘날 현대인과 소통하는 위대한

작곡가가 되었다.


나는 내 음악이 어떤 운명을 맞을지 조금도 걱정하지

않는다. 그 운명은 행복한 것일 수밖에 없다. 내 음악을

듣는 사람은 누구든 인간들을 짓누르는 온갖 불행에서

빠져나올 수 었을 것이다.


행복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너는 모든 것을

너의 마음에서 창조해내지 않으면 안 된다.


누군가와 대화를 나눈다고 해서 항상 진심 어린 소통이

되는 건 아니다. 예술가들은 창작물을 통해 진짜 하고

싶은 말을 전하고 창작과정에서 스스로 깊은 대화를

나눈다.


규칙을 배워라, 그래야 그것을 적절히 깰 수 있다.


'위대한 베토벤'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그의 음악적

재능만을 애기 하는 것이 아니 역경과 고난을 넘어선

삶의 이야기가 음악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현재 잃은 것에 대한 실망과 걱정 대신 '지금 내가 가진

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그의 메모지, 노트, 스케치북은 어디든 손에 쉽게 닿는

곳에 있었고 음악적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바로 메모할 수

있게 했다. 베토벤의 창작에도 끊임없이 연습이 필요했고

그의 일상 또한 창작의 연속이었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brainstore_publishing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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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와 저녁 식사를
김영웅 지음 / 바틀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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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고 용감한 고전 전작 읽기 모임 분투기


저자는 '도스토옙스키를 읽는다는 것은 곧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썼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아마 문학이라는 활동 자체가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일 텐데, 도스토옙스키는 특히

날것 그대로의 인간 모습을 드러내서 읽는 이가 스스로

관찰하고 성찰하게 만들며 통찰을 준다.


도스토옙스키의 모든 작품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빠짐없이

등장합니다. 그것도 그런대로 먹고살 만한, 이를테면

남들보다 적은 월급을 받고 투덜댄다거나, 으리으리한

저택에 살지 못해 불평을 한다거나, 명품 옷이나 신발을

사지 못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며 사는 정도의 가난이

아니라, 아주 찌들 대로 찌든 가난이 자주 묘사됩니다.


마까르를 통해 가난한 사람들의 모습, 이를테면 어쩌다

돈이 생겼을 땐 기뻐하고 감사하다가도, 돈이 탕진되고

익숙한 가난에 처하면 다시 운명 같은 비굴함과 처참함의

진흙탕 속으로 들어가 조용히 자리를 잡고 길들고 마는 모습,

나아가 물리적인 궁핍이 정신적인 궁핍까지 자연스레

이어지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가난에 대한 관찰과 통찰도 놀랍지만, 역시 이 작품의

꽃은 가난 자체가 아닌 가난한 사람들의 심리에 대한

도스토옙스키의 통찰입니다.


불행하게도, 도스토옙스키가 선사하는 당혹감의 근원은

장괄설 말고도 하나 더 있습니다. 인간의 이율배반성,

그것을 날것 그대로, 때론 기괴하게까지 느껴질 정도로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등장인물들의 독백, 대화, 행동이

바로 그것입니다. 저 위대한 망치의 철학자 니체도

무언가를 배울 수 있었던 단 한 사람의 심리학자로

도스토옙스키를 꼽을 만큼, 도스토옙스키의 심리 묘사는

탁월하다는 말조차 무색하게 만들 정도인데, 이는 인간

심리의 입체성을 소설이라는 장치를 통해 현실보다 더

사실적으로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입체성이란

곧 인간의 분열된 의식과 이율배반성에 기반을 둡니다.


가장 나답게 사는 삶이란, 날마다 만나는 낯선 나를

끌어안는 삶이라고. 그런 낯선 나를 조금은 너그러이

대하는 삶이라고. 오늘 처음 만나는 내 안의 낯선 나도,

바로 나 자신이다.


도스토옙스키 작품 모두를 어떤 하나의 관점으로

평가하고 일반화하는 건 위험하고 무례한 일입니다.

초기작부터 후기작까지 일련의 스펙트럼이 형성되어

있다고 보는 게 적절하겠습니다.


성경에 따르면, 각자의 '인간다움'이 회복되고 

지켜지고 존중받는 곳이 천국과 같은 장소라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구원이란 어쩌면 '인간스러움'

으로부터 '인간다움'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해설할

수도 있겠습니다.


인간의 공감 능력에도 역치가 있어서 그 이상을

자극을 받으면 더 이상 공감할 수 없는 상태가 되고,

급기야 눈을 감거나 고개를 돌리며 그 상황을 피하게

됩니다.


놀랍게도 열등감, 자기 비하, 자존감 결여, 과장된

허세 등 일련의 자기 파괴 과정의 끝에서 그 쾌락을

발견합니다. 자기 스스로 아무것도 될 수 없다는 것을

아는 데에서 그는 쾌락을 느낍니다. 결핍을 느낄 때

인간은 우선 그것을 채우려고 노력합니다. 그 거듭된

노력이 실패로 이어지면 그다음 반응으로 포기를

선택하게 됩니다. 이 포기도 거듭되다 보면 결국

스스로를 불신하는 단계를 넘어서고 얼굴엔 절망이

아닌 미소가 이어지는데, 이때의 미소에는 광기가

어리게 됩니다.


인간은 각기 다른 행동을 하지만 똑같은 인간입니다.

휴머니즘은 바로 이 존재의 평등함에서 출발해야

하는 것입니다.


관계를 죽이는 행위가 죄라면 그 죽은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것은 벌입니다. 이런 이유로 구원은 관계

속에 임합니다. 막히고 끊어지고 파괴되었던 관계의

회복이 구원입니다.


'신이 없다면, 모든 것이 허용된다.' 이문장은

무신론자에게나 유신론자에게나 섬뜩한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무신론자에게는 그야말로 천하무적의 힘을

부여하는 열쇠 역할을 하게 될 테고, 유신론자에게는

혹시나 가지고 있을 의심의 싹이 풍선처럼 금세 부풀어

올라 신앙과 믿음을 위협하는 작두 역할을 하게 될 수 

있으니까요.



<바틀비>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withbartle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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