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사람은 삶의 무게를 분산한다 - 휘청이는 삶을 다잡아 주는 공자와 장자의 지혜
제갈건 지음 / 클랩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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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청이는 삶을 다잡아 주는 공자와 장자의 지혜,

당신은 어떻게 살 것인가?

하루의 태도가 삶의 방향을 결정한다.


유가와 도가는 다른 듯 비슷하고 비슷한 듯 다르다.

유가의 주된 고민이 해이해진 마음에 질서를 부여

하는 것이라면 도가의 주된 고민은 삶에서 발생하는

긴장을 해소하는 것이다.


늘 마음의 여유가 없으므로 즐거움은 모자란 듯하고

아쉬움은 넘치는 듯하다. 결국 일해도 일하는 것

같지 않고 놀아도 노는 것 같지 않다.


현명한 사람은 왜 살며 왜 죽는가를 고민하지 않는다.

대신 어떻게 살 것이며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생각한다.


인성과 인격의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성품이다. 동양에서 성품을 인품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인품이란 인성과 인격이 균형을 잡아

가는 과정에서 생긴 결과물이다.


<논어>를 한 글자로 줄이면 인仁이 된다고

하였다. 인이란 '더불어 사는 세상에 대한 믿음'을

말한다. 더불어 사는 세상에 대한 믿음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더불어 살기 위한 노력을 실천한다.


삶, 특히 관계에서의 본질은 글과 말이 아니라

마음에 있다. 나 자신과의 관계가 좋아야 남들과의

관계도 좋을 수 있다.


규칙이란 영원히 지켜야 할 무언가가 아니라

모두가 힘을 합쳐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해 가는 과정이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두루두루 어울리며

비교하지 않는다. 소인은 비교만 할 뿐 두루두루

어울리지 못한다."


문제는 '내가 아니면 안 안된다'는 생각에 있었다.

이것을 다른 말로는 '교만'이라고 한다.


현명한 사람은 삶의 무게를 분산한다. 이들은

내가 없으면 남도 없고 남이 없으면 나도 없음을

알기에 여유가 있을 땐 남을 돌아보고 여유가

없을 땐 도움을 요청한다.


어쩌면 가장 위대한 충고는 '충고하고 싶다'는

충동에 사로잡힌 스스로를 타이르는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않으려면

먼저 남과 같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 얼굴을 

안다고 그 사람을 안다고 할 수 없다. 마음을

알아야 진정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노자는 있음과 없음이 서로를 살게 해 준다고

하였다. 우리네 인생도 마찬가지다. 어려움과

쉬움, 길고 짧음, 높음과 낮음, 질서와 혼란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것이 인생이다.


인색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는 베푸는 것이,

인색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교만을 부리지 않는

것이 무위자연이다. 이처럼 자연스러운 삶의

태도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유가철학과 도가

철학은 사상적으로 겹치는 부분이 있다.


참된 앎은 아니러니하게도 모름을 추구하려는

태도에 있다. 장자는 앎보다는 모름을, 정답보다는

해답을 찾는 삶이야말로 진짜 앎으로 나아가는

삶임을 역설한다.


스스로를 믿고 나에게 달려 있는 일들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태연하고 나에게 달려 있지 않은

일들에 집착하는 사람은 교만하다.


먼저 스스로를 실컷 사랑해 주어야 한다. 

스스로를 인정하고 사랑하는 사람은 점차로

남도 인정하고 사랑할 수 있게 된다.


평판은 눈에 보이지 않는 양심과 욕심에 달려

있다. 양심을 지키는 사람에게는 좋은 평판이,

욕심을 부리는 사람에게는 나쁜 평판이 따라

붙는다.


남을 이기는 사람은 힘이 센 것에 불과하지만

자신을 이기는 사람은 진정한 강자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편안히 여기며 잘 살아

내는 일이야말로 자신의 죽음을 잘 맞이하는

길이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clabbooks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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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마지막을 생각할 때 삶은 비로소 시작된다
히스이 고타로 지음, 이맑음 옮김 / 책들의정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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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있습니까?


이대로 삶을 살아간다면, 인생의 마지막 날,

당신은 90% 확률로 후회할 겁니다.


"죽는 건 항상 다른 사람들이다."

현대 예술가 마르셀 뒤샹이 자신의 묘비에 새긴

문구입니다. 그는 1968년에 사망했고, 묘비의

문구는 일종의 블랙유머이자 예술로 받아들여

집니다.


오늘은 새로운 당신으로 태어날 수 있는 최고의

날입니다.


목표가 있는 사람은 '사람은 반드시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목표가 없는 사람은

'사람은 반드시 죽는다'는 것의 의미를 알지

못한다. 그 차이다.


나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나에게 진정으로 소중한 사람은 누굴까?

이 두 가지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인생을 살 수 있을 겁니다.

<이토이 시게사토>


죽음은 '삶의 인도자'입니다. 모든 것이 유한하기

때문에 비로서 가치를 가지게 되고, 이를 받아

들여야만 정말 중요한 게 무엇인지, 내가 어떻게

마지막 날 후회 없이 눈을 감을 수 있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인생에서 극복할 수 없는 문제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태어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은 이 세상에

없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지 않고, 오늘도 살아 있는

것보다 더 큰 행복이 뭐가 있을까요?


슬퍼할 필요 없어. 고개만 숙이고 있으면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잖아. 지금은 앞을 보는 수밖에 없어.

억지로라도 웃을 수 있는 사람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


인생은 무언가를 얻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천국으로 떠나는 그날까지 마음껏 살아가는 것.

그럼으로써 행복을 느끼는 것. 그것이 인생입니다.


언젠가 죽음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가슴속에

선명히 새긴다면 당신은 후회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후회하지 않고 살아간다면, 삶은

모험이 됩니다.


'꿈을 이룬 하루'를 명확히 정이한 후, 그 안에서

현재의 자신이 쉽게 할 수 있는 일부터 실천하시면

됩니다. 사실, 이게 미라클 퀘스천의 전부입니다.


마감일을 스스로 정하는 것만으로도 꿈의 윤곽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언제까지 이루고 싶은지

꿈의 마감일을 정하십시오.


인생에서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없다.

단지 이해해야 하는 것이 있을 뿐이다.

<마리 퀴리>


'지금까지'라는 말은 더 이상 필요 없습니다.

중요한 건 '이제부터'입니다.


인생의 목적은 행복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행복은 시작점입니다. 행복에서 꿈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인생인 것입니다.


당신은 세계에서 유일한 존재입니다. 당당하고,

자기 자신다운 모습으로 충분합니다. 당신의

모습에 결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건 당신의

개성이자 매력이기도 합니다.


당신은 '오직, 지금 여기에' 있습니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thebooks.garden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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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의 과학 - 세상을 움직이는 인간 행동의 법칙
피터 H. 킴 지음, 강유리 옮김 / 심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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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움직이는 인간 행동의 법칙,

무엇이 신뢰를 결정하는가?


신뢰의 중요성을 절실히 인식하면서도 우리는

타인의 신뢰성을 끊임없이 잘못 판단하며, 특히

자신의 신뢰성을 의심받을 때 대처하는 방법에는

더욱 서툴다.


우리는 의외로 낯선 사람에게 상당히 높은 수준의

신뢰를 보여주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높은 초기

신뢰 덕분에 친구를 사귀고, 직장을 바꾸고, 호신

용품 없이도 집 밖으로 나갈 수 있다.


신뢰를 결정짓는 두개의 강력한 요소는

첫 번째 역량, 즉 누군가에게 과제 수행에 필요한

전문적인 기술과 대인관계 능력이 있다는 믿음이다.

두 번째 도덕성, 즉 누군가가 용납할 만한 일련의

원칙을 지키리라는 믿음이다.


중요한 건 행동 자체가 아니라 행동이 어떻게 

인식되느냐다.


사회과학자들은 신뢰를 '다른 사람의 의도나 행동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치를 바탕으로, 취약함을 받아

들이고자 하는 의지로 이루어진 심리 상태'라고

정의했다.


진정한 신뢰에는 남이 나를 실망시킬 수도 있지만

그러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취약함을

감수하고자 하는 의지가 필요하다.


우리가 어떤 사람의 신뢰도를 평가할 때 최대

열 가지 특성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적 여유, 역량, 일관성, 신중함, 공정함,

도덕성, 신의, 열린 마음, 약속 이행, 수용력이다.


우리는 정치 성향, 직업, 거주 지역, 출신 학교처럼

속해 있는 집단을 바탕으로 타인에 대해 성급한

결론을 내릴 때가 많다. 소문에 너무 쉽게 의존하기도

하고 그 사람이 스스로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대중적

이미지를 선뜻 받아들인다.


신뢰가 깨지기 쉬운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타인을

신뢰함으로써 얻는 이익과 손실에 똑같은 무게를

두지 않기 때문이다.


용서한다고 해서 신뢰나 관계를 반드시 재정립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고의성을 인지한 경우 위반을 도덕성

문제로 여기며, 이에 따라 사과에 덜 긍정적으로

반응한다.


사람들이 신뢰를 깨뜨린 이에게 더 바라고, 

기대하며, 심지어 요구하는 것은 바로 사과다.


전적으로 책임을 지는 것은 역량 기반의 위반에서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되지만, 도덕성 기반의 

위반에서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무대응은 최악의 결과를 불러온다. 그것은 속죄를

약속하는 행위도 혐의를 반박하는 행위도 아니다.


사람들은 공개적으로 표현하는 감정보다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표현하는 감정에 더 진심이

담겼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사법 시스템과 우리의 직관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할 때 우리는 직감을 더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


뉘우침이 있어야 속죄할 수 있다는 인식은 부정확

하고 편향 될 수 있다. 말로 하는 대응이 의미 있는

차이를 불러올 때도 있기 때문이다.


권력 때문에 신뢰 위반이라는 문제 해결이 더 

어려워지는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대개 권력자의 상황 통제 능력을 실제보다 과대평가

하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과거에 중요하지 않았던 구별이

점점 더 중요한 의미를 띠면서, 그 구성원들이

서로에게 극도의 잔학행위를 서슴지 않는 일도 

쉽게 벌어진다.


집단을 활성화하고 결속력을 다지기에 외부자를

괴물로 묘사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분노를 자극하는 시나리오가 있고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과 그 의견을 공유할 수만 있다면 집단이

폭도로 변하하는 것은 순식간이다.


도덕 원칙이 상충한다는 건 단지 사람들이 똑같은

도덕 원칙에 다른 우선순위를 부여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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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나무의 파수꾼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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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들어주는 신비한 나무 이야기 입니다.


"나오이. 나오이 레이토라고 합니다."

레이토를 지그시 바라보는 사지의 눈에는 

호기심이 담겨있었다. 아직 젋은 놈이 무슨 사정이

있어서 이런 일을 물려 받게 되었는지 궁금했던

것이리라.


시지 님의 염원이 녹나무에 전해지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덤불숲을 빠져나가면 문득 시야가 툭 트이고

그 앞쪽에 거대한 괴물이 나타난다.

정체는 녹나무다. 지름이 5미터는 되겠다 싶은

거목으로, 높이도 20미터는 넘을 것이다. 굵직

굵직한 나무가지 여러 줄기가 구불구불 

물결치며 위쪽으로 뻗어나간 모습은 큰 뱀이

뒤엉켜 있는 것 같다. 처음 봤을 때는 완전히

압도되어 아무말도 나오지 않았다.


죄목은 주거 침입, 기물 파손, 절도 미수였다.

실은 그 회사에서 레이토 자신도 1년여를

근무했다. 그만둔 것은 구 두달 전이지만,

정확하게는 그만둔 게 아니라 잘린 것이었다.


"나만 할 수 있는 일? 그게 뭔데요.?"

"그쪽이 해야 할 일 ···. 그건 녹나무 파수꾼입니다."


그런 전설이 언제쯤 생겼는지는 알지 못한다, 라고

치후네는 말했다. 월향신사의 녹나무에 소원을

빌면 이윽고 이루어진다, 라는 것이다.


중요한 건 바로 그 점이에요. 그쪽에서는 단순히

관리인의 일만 부탁하려는 게 아니에요. 그건

둘째지요. 그쪽에게 명하려는 것은 밤 시간의

일이에요. 오히려 그것이 녹나무 파수꾼의

참된 임무입니다.


"모른다니까요? 나는 그냥 준비만 해주는

것뿐이고, 기념 내용에 대해서는 터치하지

않기로 정해져 있어요. 뭘 빌었는지 알고

싶은면 댁이 직접 아버지에게 물어보면

되잖아요." 사지 유미라는 여자는 뭔가 더

애기하려다 말고 답답함을 꾹 참는 듯 입술을

깨물더니 홱 발길을 돌려 가버렸다.


제발 발소리는 내지 말아줘, 라고 마음속으로

빌면서 레이토도 그 뒤를 따라갔다. 

파수꾼으로서의 사명보다 호기심이 앞섰다.


아까부터 계속 마음에 결렸는데, 왜 기념이라고

하지? 소원을 비는 거라면 보통은 기원이라고

하잖아.


네가 사과할 상대는 내가 아니야. 세상 어디에

자기가 집어먹은 요리를 내놓는 레스토랑이

있겠냐. 네가 배신한 상대는 고객이야.


결함 있는 기계는 아무리 수리해도 또 고장이

난다. 그 녀석도 마찬가지여서 어차피 결함품,

언젠가 훨씬 더 나쁜 짓을 저질러서 교도소에

들어갈 것이다.


녹나무에 기념을 하는 시기 말이에요. 그쪽이

알아낸 것처럼 그믐날과 보름달, 두 번이에요.

그게 어떻게 다른지, 알고 있나요?


형제간이니까 둘 다 이곳 녹나무에 대한

전설을 알고 있었고, 똑같이 기념을 해보기로

마음먹었던 것 자체는 전혀 이상할 게 없어.

다만 두 사람의 목적이 반드시 똑같았다고는

할 수 없다는 거야.


녹나무 님의 영험이야 당연히 믿고말고, 내가

몸소 감지했으니까, 하지만 소원이 이루어질지

어떨지는 모르겠어. 우리 그건 내 힘만으로는

어떻게도 할 수 없는 일이거든.


여자로서의 행복을 추구하기보다는 야나기사와

가의 당주, 그리고 녹나무 파수꾼으로서의 

사명을 우선하는 게 성품에 맞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아이를 낳으려고 결심했을 때, 각오한 게

있었어요." 미치에가 말했다. "분명 치후네

씨에게는 꾸지람을 듣고, 그런 친척은 필요

없다는 말도 들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나는 이제 그만 연을 끊을까 합니다."


인간이란 허세를 부리는 사람보다 그런 게 없는

사람을 더 두려워하는 법이니까요.


과거는 됐어. 중요한 건 장래에 대해 어떤 전망을

갖고 있느냐는 거야.


내가 받았으면 하는 것을 고객에게도 해드린다,

그것이 서비스의 기본이라고 새삼 깨달은 

것이지요.


"형님께서 녹나무에 맡기신 것은 본인 자신의

염원, 즉 마음입니다."

언어의 힘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마음속에 있는

생각 모두를 언어만으로 전달하는 것은 불가능

하지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며 머릿속에서

만들어낸 음악까지도 전할 수 있다니, 그야말로

상상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못했던 것이 아니라 안 했던 것이었다.

별것도 아닌 자존심이며 하잘 것 없는 고집

때문에 자신의 마음에 거짓말을 했다.

그런 건 아무 가치도 없는 것이었는데, 그렇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는데.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somymedia_books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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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못 맞히는 점집
이선영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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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리는데 자꾸 가게 되는 점집이 있다.

미스고리아와 아기 동자 듀오의 

인생 역전 전생 상담소!!


자의 반 타의 반 '미스'이긴 했지만 알고 보면

고 사장도 산전수전 공중전을 두루 섭렵한 터,

변태 하나쯤 상대하는 건 큰 문제도 아니었다.


"안뇽! 조기 있잖아요. 나요 ···."

사내의 입에서 흘러나온 혀 짧은 소리에 

고 사장은 현실감을 잃고 말았다. 개구리

왕눈이를 닯은 눈과 벌름거리는 주먹코에

돼지 똥구멍 같은 입술의 바바리 맨은 만화에서

튀어나온 캐릭터 그 자체였다.


그 접짐에서 준호 네 미래를 백 퍼센트 맞히기라도

했다는 거야?

맞힌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못 맞힌 것도 아니야.

그냥 나의 미래를 설계해줬다고 할까? 난 그런

생각이 들었어. 내가 앞으로 어떤 결정을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제안해주더라고.


어린아이를 닯은 아기 동자의 천진무구한 표정이

과연 진짜일까? 신혜는 헷갈리기 시작했다.

태어난 시간 정도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듯,

아기 동자가 너그러운 얼굴로 머리를 위아래로

흔들자 볼살이 함께 출렁거렸다.


오오! 신혜 누나 전생은 외국사람이야, 와, 베르사유

궁전에서 파티가 열리고 ···."

엄숙한 분위기에 맞지 않게, 유치원생이 낼 법한

목소리가 아기 동자 입에서 반말로 툭 튀어나왔다.

덩치와 어울리지 않는 목소리에 신혜는 저절로

웃음이 터졌다.


순정 씨가 자신의 거친 손과도 같은 고단한

인생만은 딸에게 결코 물려주고 싶지 않았다는

것을, 그리고 그게 이 세상 모든 엄마의 마음이라는

것도.


---


공짜로 안마의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발 없는 말이 동네에 쫙 퍼졌고, 노인들은

병원 문이 열리기도 전에 길게 줄을 섰다.

속 모르는 사람은 대박난 병원이라 여길 것이었다.


맥락도 없이 막무가내인 노인들을 상대하다 보면

저절로 입이 거칠어졌다. 닥터 강 나름대로 그런

본심을 감춘다고 감췄는데도 최근에 그 속엣말이

마구잡이로 튀어나오는 빈도가 부쩍 늘었다.

스트레스 탓일 것이었다.


이왕지사 동네 어르신들한테 무료로 서비스할

거면 좋은 마음으로 친절하게 하면 좀 좋아요.

원장님 얼굴에 다 쓰여 있더라고, 어르신들

무시하고 하대하는 게. 그런 마음보를 가지고

아무리 무료 안마의자 서비스를 하면 뭐해요.

인술이 별게 아니에요. 그런 마음부터 뜯어고치는

게 인술인 거지.

자근자근 밟아대는 듯한 고 여사의 일장 훈계가

닥터 강의 뼈를 때렸다.


이럴 줄 알았다면 조금만 더 친절하고 상냥하게

진료할걸. 진료실 바같에서 입맛도 없고, 잠도

자지 못하고, 아파서 죽고 싶다고 노래를 하는

노인들에게 진짜 '다음'이나 '내일'이 오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철렁했다.


마음을 여는 순간 닥터 강은 자신에게 남다른

재능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환자의

환부를 만지는 순간 스파크가 터지듯 '필'이

왔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웠지만, 손으로

느껴지는 감각이었다.


---


미스코리아 점집의 점괘를 부끄러워하는 건

손님의 몫인 듯했다. 점괘의 대부분이

허튼소리라는 걸 아는데도 그 알쏭달쏭한

한마디에 의지한다는 게 신기했다.


---


자식의 독기 어린 말이 부모 가슴에 칼날로

박힌다는 걸 처음 깨달았다. 노모는 앙상한

두 손을 꼭 모아 가슴팍으로 가져갔다.


영광의 사주팔자에 귀인이 들었다는 점괘는

기가 막히게 맞힌셈이었다. 평생 아들 바보로

살아본 노모와 삼십여 년 친구 태춘이 영광이

귀인임은 말할 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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