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개처럼 연출하다 - 방송 인생 35년 쌀집 아저씨의 PD 연대기
김영희 지음 / 애플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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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인생 35년 쌀집 아저씨의 PD 연대기,

승률 9할 김영희가 돌아왔다.


서경석이나 이윤석, 특히 박명수는 내 앞에만 서면

외운 대본도 하얗게 까먹곤 했다.

"내 앞에서도 그렇게 긴장하면서 카메라 앞에서

잘할 수 있겠어?" 나는 담임 선생님이었고 그들은

내 학생이었다. 혹독하게 연습시켰다.

연습은 성공의 필요조건이기 때문이다.


일하려고 하는 놈이 사고도 치는 겁니다.

가만히 있는 놈은 사고 칠 기회도 없지요.


"쌀집 아저씨, 음악 주세요."

"오오오 - 케에에~!"

내 목소리가 나가자 녹화장이 빵 터졌다.

이 한방으로 시청자들은 쌀집 아저씨를 확실히

기억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방송 역사 최초로

PD를 좋아해 주는 팬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에머슨이 200년 전에 쓴 시로 당시 나에게 잊이

못할 감동을 선사했다.

"성공이란 '어린아이에게서 사랑받는 것'

그리고 '자주, 많이 웃는 것'" 이라는 구절이었다.


현장을 장악하려면 스태프들의 신뢰를 받아야 한다.

어떤 상황에도 즉각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모르는

것이 없어야 했다. 밤잠을 자지 않고 연구하고, 준비했다.


"형, 내가 형을 언제 대단하다고 생각했는지 알아?"

동갑내기이지만 이경규는 나를 형이라고 부르고 나는

그를 이경규 씨라고 부른다.

"그때 형이 내 말을 다 들어주더라고, 첫 연출작인데도

말이야. 다른 PD들 같으면 귄위 때문에 고집도 부리고

했을 텐데, 그렇지 않은 형을 보고 대단한 PD라고 

생각했지."


메모는 사소한 것들에 생각을 분산시키지 않고

핵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 '생각의 선택과

집중'을 가장 잘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바로 메모이다.


긴장감이 팽팽히 흐르는 프로그램과 느슨한 프로그램의

결과물은 다를 수밖에 없지 않은가? '시간 준수'에 숨겨진

진짜 포인트는 바로 '긴장감 유지'였다.


예능 자막은 반드시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것이라고,

시간이 지나 적응하면 오히려 좋아할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예능 자막이 성공했다. 대한민국 방송의 화면을

바꾼 것이다.


모든 기획은 끈질긴 인내와 강한 집중을 요구한다.

탁월한 기획이라면 만들어내기까지 얼마나 더 

힘들겠는가? 어려움을 참아내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성공이란 인내의 산물이다.


대박 확률 = @ X 반대 강도(@=인내)

인내 상수(@)가 일정할 때, 대박 날 확률은 반대의

강도에 비례한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똑같은 것도 그때는 안되고

이때는 된다. 때가 아니라면 아무리 용을 써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인생은 타이밍이다."


재미있는 것은 항상 새롭다.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가장 재밌어한다. 그것을 깨달은 후, 나는 새로운 것이

아니면 만들지 않으려고 했다.

"나는 항상 새로운 것을 찾아다닌다."


5년 만에 복귀하는, 51세의 PD가, 여전히 잘 만들 수

있을까? 언론은 물론 주변의 시선은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나는 어쩐지 자신 있었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면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내가 들고나온

프로는 모두의 예상을 깬 것이었다. 김영희 PD가 

음악을 가지고 나오다니!

예측할 수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나는 가수다>는 시작에 불과했다.

중구판 <아빠 어디가?>의 성공은 중국 방송가에

메가톤급 충격을 던졌다. 전무후무한 시청률 기록

때문은 아니었다. 어마어마한 매출과 수익 때문이었다.


중국에는 격언들이 많은데, 그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은 "곤란은 많다. 하지만 방법은 더 많다."이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visonbnp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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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 라비칸트의 부와 행복의 원칙 - 성공한 실리콘밸리의 철학자
에릭 조겐슨 엮음, 홍석윤 옮김 / 동아엠앤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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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실리콘밸리의 철학자의

진정한 재테크 지혜와 인생 전략, 그리고 행복 철학!


나의 유일한 진짜 친구는 책뿐이었다.

책이 최고의 친구가 될 수 있는 이유는 책을 읽으면

지난 수천 년간 최고 사상가들의 지혜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돈이나 지위가 아닌 부를 추구하라. 부는 당신이

잠자는 동안에도 자산을 벌어들인다.

반면 돈은 시간과 부를 전달하는 방법일 뿐이며

지위는 계층에서 당신의 위치를 나타내주는 것에

불과하다.


특화된 지식은 가만히 앉아서 저절로 배워지는 것이

아니다. 사회에서 어떤 지식을 누구나 배울 수 있다면

당신은 언제든 대체될 수 있을 것이다.

판매 기술도 특화된 지식의 한 형태다.


인생의 대부분은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사람과

필요한 것을 찾는 일이다.


의도는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는 행동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윤리적으로 행동하기가 늘 어려운

것이다.


책임은 양날의 검이다. 일이 잘되면 신뢰를 쌓고

공을 인정받지만, 상황이 나빠지면 실패에 직면할

수 있다.


지렛대에는 크게 세 가지 종류가 있다.

첫 번째, 노동이다. 즉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위해

일하도록 하는 것이다.

두 번째, 돈이다. 당신이 의사결정을 내릴 때마다

돈이 불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세 번째, 전혀 새로운 유형, 그것은 '재생산에 한계

비용이 들지 않는 제품'이다. 책, 미디어, 영화, 코딩 등이

여기에 속한다.


돈을 버는 것은 세상을 보는 우리의 사고방식이다.

시간을 많이 쓴다고 해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단기적인 생각과 바쁜 일로 시간을 낭비한다.

반면 워런 버핏은 결정한는 데 1년을 보내지만

행동하는 데에는 단 하루를 쓴다. 그의 이런 습관은

수십 년 동안 지속되었다.


늘 낙관적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낙관주의자가 장기적으로 더 나은 결과를

얻는다.


경쟁의 함정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당신만의 일,

즉 당신이 누구보다도 더 잘하는 방법을 아는 일을

찾는 것이다.


시간을 쓰면서 돈을 저축한다고 해서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돈을 벌기 위해 시간을 절약해야만

부자가 될 수 있다.


의미 없는 정보는 무시하라. 시장이 알아서 결정할

것이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는 부, 건강, 행복이다.

우리는 이 순서대로 추구하지만 사실 추구해야 할

순서는 그 반대다.


인생에서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빼면 행복할

것이다.


욕망은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때까지 불행해지기로

자신과 맺은 계약이다.


평생토록 함께 일할 수 없는 사람이면, 단 하루

동안이라도 그 사람과 일하지 마라.


사실 내가 한 일이라고는 행복, 가족, 일보다 내

자신의 건강을 내 삶의 최우선 순위로 결정한 것

뿐이다. 내 몸이 건강해야 어떤 일이든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어려운 것은 당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당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다.


분노하면 상황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한다.

분노는 그 자체로 자신에 대한 처벌이다.


영감은 사라지기 쉽다. 그러니 즉시 실행에 옮겨라.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건강, 사랑, 사명 순이다.

다른 것은 중요하지 않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dongamnb_books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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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의 초대
오명희 지음 / 메이킹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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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희망으로의 초대.

머릿속으로 나의 생전 이별식을 그려본다.

나는 누구를 초대할까?

어느 장소를 택할까?


고래들도 그랬을 거야. 빙글빙글 어지러운 방향감은

무엇도 자신 할 수 없게 만들거든. 스스로를 신뢰할

수 없는 깊은 절망과 불안은 무리가 뭍으로 오르도록

했을거야.


끝내 버릴 수 없는 한 자락 욕심이었을 거야.

문학을 향한 오롯한 순정이었지.


가족들이 너무 슬퍼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려다 말았어. 그 말이 나의 죽음을 슬퍼해달하는

말처럼 들릴 것 같아서. 마음껏 울고도 싶었지만,

죽음을 향한 의지가 무너질 것만 같아 눈물을 꾹꾹

삼켰어. 가늘게 떨리는 음성이 내 귀에도 너무 처량하게

들리더라.


만약에 말이야. 외로움의 끝을 알았더라면 난 죽지

않았을 거야. 끝도 없이 이어지는 외로움은 날

비참하게 만들었고, 한번 바닥을 친 자존감은 뭘 해도

나아지지 않더라고.


반드시 혈연으로 이루어져야만 가족인가. 하루의

식사를 걱정하고 한솥밥을 나누어 먹으면 식구인 거지.


------


엄마로부터 초대장이 도착했다. 기어이, 생전이별식을

준비하겠다는 엄마의 의지였다. 말이 좋아 생전이별식이지

본인상을 미리 치르겠다는 뜻이다. 황망하게 오빠를 보내고

난 후, 엄마는 달라졌다.


첫 번째 초대 손님은 오빠의 애인으로 결혼을 약속했던

은지 언니였다. 엄마는 먼저 죽은 오빠를 대신해 은지

언니를 살뜰히 챙겼지만, 언니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아직 나이도 어린 언니는 곧 새로운 인연을 찾았다.


마지막 초대 손님은 엄마의 손님이기보다 오빠의 손님

같았다. 오빠의 단짝 친구 영준 오빠였다. 오빠의 사고

현장에 함께 있기도 했던 그는 오빠의 죽음 이후, 힘든

시간을 보냈다.


나도 장례식이 아닌 생전이별식을 통해 지인들과

마지막 인사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눈문과 통곡이

가득한 장례식보다는 우리의 추억에 대해 이야기하고

새로운 추억을 쌓는 시간으로 그네들의 가슴속에서

살고 싶다.


------


사람의 체면을 지켜주는 것은 오직 재력뿐이라며

당당하게 우리에게 자신의 직업을 소개한다.

민영이는 툭하면 입버릇처럼 말했다. 사람이 

행세하는 거 아니더라. 돈이 행세하는 거지!


한때는 엄마를 원망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사실

얼마나 고마운 사람이에요. 제 자식도 버리고 도망가는

세상에 끝까지 내 삶을 책임져 주었잖아요.


------


아내는 여전히 남자의 가슴속에서 꿈틀꿈뜰 살아 

힘겹게 숨을 뱉어내고 있다. 불행한 사고로 죽은

사람의 물건을 쓰고 싶지는 않았다. 남자에게 산

물건을 몽땅 골라냈다.


나눌 것이 있다면, 조건 없이 내어주고 외로우면

사람도 만나고, 시원하게 속사정을 이야기하며

얼굴을 마주하고 살아도 살아갈 시간은 결코,

길지 않으니까.


------


죽음을 선물하는 것은 생각보다 아찔하고 행복한

일이다. 나는 벌써 가슴이 두근거린다.


------


내 결혼식 때 계획에 없던 축가를 준비해 당황하게

만들었던 형, 입대 하는 날 손 편지 안에 수표를

넣어둬서 놀라게 했던 형, 술이 거나하게 취한 밤

밑도 끝도 없이 미안하다는 말만 수십 번 반복했던

순둥이 형의 얼국이 떠올랐고, 끝내 나는 눈물을

떨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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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신저, 파리
패신저 편집팀 지음, 박재연 옮김 / Pensel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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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과 고정관념을 걷어낸, 오늘날의 진짜 

‘파리’ 이야기


스무 개의 자치구, 200만이 조금 넘는 인구, 파리는

도시 자체 규모만 놓고 보면 작은 도시이지만,

일 드 프랑스 권역까지 포함한다면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다.


파리에는 사크레 쾨르, 에펠탑, 노트르담, 개선문 등

모두에게 친숙한 유명 건축물이 많다. 이 건축물들은

상징적 가치가 큰 '문화 시설'로, 도시의 영토를 재정의

하는 동시에 정치적 시대를 표현한다. 건축물을 통해

자신의 업적을 남기고, 떠오르는 지역의 경제적 가치를

높이고자 한 권력자들이 건축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놀랍게도 파리 사람들은 퐁피두 센터에 이탈리아식 별명인

'피아자 보루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는 렌조 피아노의

국적에 대한 경의라기 보다는 이 공간이 주는 개방감과

자유로움에 대한 반응일 것이다.


2018년 11월, 수천 명이 연료 가격 인상과 높은 생활비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 위해 파리에 모였다. 이들은 눈에

잘 띄는 노란 조끼를 입고 프랑스 혁명과 1968년 5월

시민 소요 사태에서 영감을 받은 구호를 외치며 공화국의

권력과 프랑스 사회의 불평등을 상징하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 다운 거리' 샹젤리제로 나왔다.


샹젤리제 점령으로 사회 질서의 평화로움을 뒷받침하는

모든 폭력이 폭로되고, 폭동의 주인공들이 드러났다.

이는 그들의 목소리가 전해질 기회이기도 하다.

그것이 바로 폭력성과 쾌감이 공존하는 폭동의 힘이다.


현재는 과거에 스며들기도 하고, 역사의 바람에 종종

휩쓸리는 길 위로 과거를 생생하게 되살리기도 한다.


공격적인 경찰의 작적은 종종 사람들을 폭력으로 몰아

넣는다. 폭력에 직면하고, 폭력에 의지하고, 폭력에

반응함으로써 우리는 폭력을 배우게 된다.


유럽 최대의 아시아 커뮤니티 중 하나인 파리의 중국계

프랑스인들은 오랫동안 편견과 폭력에 노출되어 왔다.

오늘날 프랑스 학교 시스템의 평등주의 교육을 받으며

자란 새로운 세대는 사회에서의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프랑스인이라는 정체성은 엄청나게 강력한 개념입니다.

프랑스인이 된다는 것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우리 안에

심어지는 생각이며, 문화적 기원을 제쳐두고 하나의

국적, 하나의 국민을 만들기 위한 동화에 가까운

프로젝트이자 정말 매력적인 원칙이죠.


수십 년 동안 부유한 백인 이성애자로 인식되어온

프랑스 여성의 이미지는 프랑스의 주요 수출품 중

하나가 되었다. 하지만 실제로 파리 거리에서 

파리지엔 여성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파리지엔은 성공, 자기 계발, 진보에 대한 미국의

모든 위대한 신화를 거부한다. 그녀는 구시대로의

회귀인 동시에 보다 균형 잡힌 미래에 대한 약속이다.


나는 나의 심리적, 예술적, 문화적, 정치적 의식을

변화시키는 데 근본적인 역할을 한 도시에 매료되었고

지금도 여전히 매료되어 있음을 인정한다.

이 도시가 이민자와 소외계층을 짓밟든 말든, 나 같은

여성은 이곳에서 자유의 의미를 경험할 수 있다.


인종 구분을 없앤다고 해서 인종차별이나 인종주의적

폭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루시 아탈 사건의 경우,

명백한 사실은 무슬림이 유대인을 죽였다는 것인데,

문제는 이러한 구분이 무의미하다고 여겨지는 사회에서

일어났다는 것이다.


우아함의 숭배에 헌신하는 사페르들은 완벽한 

옷차림으로  서로를 능가하려고 노력한다.

사페의 예술은 종종 옷과 연관되는데, 의상은 퍼레이드의

예술과 말싸움의 기술을 포함한 사페의 세 가지 주요

요소 중 하나에 불과하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프랑스 수도 파리는 관광객이든 수도권 바깥 '지방'의

주민이든 외부인에게 관대하지 않기로 악명이 높다.


파리지앵이라고 부르는 이 사람들에 대해 나를 괴롭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말로 표현하는 데 거의 10년이

걸렸는데, 그것은 바로 자부심이다.


파리가 얼마나 모순적인지, 얼마나 매력적이고

폭력적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파리에 매료된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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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
차인표 지음, 제딧 그림 / 해결책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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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한 편의 아름다운 영화를 보는 듯하다!

생명 존중과 선한 인간 본성에의 성찰, 

용서에 관한 아름다운 서사


아버지와 함께 늘 산으로 숲으로 호랑이만

쫓아다녔던 용이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보는 건 생전 처음 겪는 일입니다.

그래서 몹시 난처합니다.


아주 짧은 순간 동안 용이와 순이의 눈이 마주칩니다.

낡았지만 새하얀 저고리와 여기저기 기우고 덧댔지만

깔끔한 검정 치마 밑으로 백옥 같은 종아리를 살짝

드러낸 순이의 모습 하나하나가 용이의 마음속에

선명하게 아로새겨집니다.


백호가 정말 있다고 생각하나? 내 칠십 평생을

이곳에서 살면서 수많은 호랑이들을 보아 왔지만,

백호를 본적도, 본 사람이 있다는 애기를 들은 적도

없네.


육발이 처럼 마을로 내려와 사람과 가축을 해치는

호랑이가 아니면 살생하지 않겠습니다. 

다른 짐승들은 건드리지 않겠습니다.


세상은 더불어 사는 곳이네. 짐승과 더불어 살지

못하는 사람은 사람과도 더불어 살 수 없는 법이야.


용이는 하루 중 이 시간이 가장 행복합니다.

이 시간만큼은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어예쁜

순이의 모습을 가까이서 마음껏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순이도 용이가 좋습니다. 까불거리며

불쌍한 훌쩍이를 괴롭히고 놀리기나 하는 또래의

엄대 패거리에 비해, 신중하고 어른스러운 용이가

믿음직스러워 보입니다.


용이는 누군가가 자기를 걱정해 주는 것이 이렇게

가슴 설레는 일이라는 것 오늘에서야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지난 수개월 동안 호랑이 마을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사나운 육발이를 황 포수가 잡고야 만

것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육발이를 잡은 황 포수와

용이를 번갈아 가며 칭찬합니다.


순이가 안도의 숨을 내쉽니다. 새끼 호랑이를

죽이지 않은 용이가 고맙습니다.

"하지만 오래 살지는 못 할 거야. 엄마 잃은

새끼 호랑이는 살아남기 어렵거든."


어쩌면 용이는 어느 별이 따뜻한지 모르는 게

아니라, 따뜻함이 무엇인지 잊어버렸을지도

모릅니다. 엄마 품에 안겼던 기억이 오래전 지워진

것처럼 엄마 품의 따스함도 잊었나 봅니다.


용이의 엄마는 백호에게 물려 갔습니다. 세상에

태어난 지 1년도 채 안 된 여동생도 엄마 등에

업힌 채 함께 물려 갔습니다. 지난 4년 동안

황 포수와 용이는 엄마를 물어 간 백호를 찾아

복수하기 위해 백두대간을 헤매고 다녔던 것입니다.


--

옛날 동경 시장에서 뼈다귀 때문에 개한테 물린

거지 남매를 보았을 때는 '과연 저들이 나와 같은

대우를 받아야 할 인간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조선에 와서 마주치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서는 우리와 같은 '사람의 향기'가

풍겨 나옴을 느낍니다.


--

일본이 말하는 대동아공영이라는 것이 과연

무엇이기에 수많은 젋은이들이 남의 땅에 허락 없이

들어가,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깡패처럼 싸움을 걸고

쓰러뜨리고 짓밟는 잔인한 짓을 반복하고 있는지,

이토록 큰 상처와 희생의 결과는 무엇인지..


조선 청년들한테 일본 군복을 입혀서 중국으로 

끌고가 전쟁터 총알 받이로 내몬다던데?


작년 중일전쟁이 발발하면서부터는 아예

본격적으로 4년 내에 조선에서만 2만 명의

위안부를 강제  징집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계획적으로 조선 전역에 걸쳐 인구 조사를 실시한

것입니다.


가즈오에게도 어린 여인들을 지옥으로 보내는

범죄에 동참하라고 강요하고 있습니다.


747부대, 호랑이 마을, 총인구 135명, 징집 해당

인원 1명.


생명이란 일회성이 아닌 연속성을 가진,

'살아 있음' 그 자체라는 것을 새끼 제비는 잘

알고 있는 듯합니다.


당신은 곧 이역만리 전쟁터로 끌려가서 짐승 같은

남자들에게 몸과 영혼을 철저히 유린당한 뒤,

아무런 이름도 갖지 못한 채 외롭게 죽을 것입니다.


아무 말씀 마세요. 마을 사람들을 희생시킬 순

없어요. 저만 가면 되잖아요. 제가 갈게요.


아무리 무섭더라도 누군가 나서서 바른말을 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비록 바른말을 한 

대가가 크더라도 말입니다.


굵은 핏방울이 떨어집니다.

지금 용이는 훌쩍이를 죽인 일본군 지휘관 

다케모노 중좌에게 복수하겠다고 피의 맹세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비열한 일본군 장교로서 어머니의 품에

안기느니, 용서를 구하는 한 인간으로서 죽어서라도

어머니의 마음에 안기겠습니다.


자네, 혼자서 ··· 수많은 군인들과 싸우려 하는가?


순이에게는 용이가 갑자기 어디서 나타났는지,

지금 자신을 어디로 데려가고 있는지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이게 꿈이라면 영원히

깨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lucky_answerkey

@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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