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
차인표 지음, 제딧 그림 / 해결책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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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한 편의 아름다운 영화를 보는 듯하다!

생명 존중과 선한 인간 본성에의 성찰, 

용서에 관한 아름다운 서사


아버지와 함께 늘 산으로 숲으로 호랑이만

쫓아다녔던 용이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보는 건 생전 처음 겪는 일입니다.

그래서 몹시 난처합니다.


아주 짧은 순간 동안 용이와 순이의 눈이 마주칩니다.

낡았지만 새하얀 저고리와 여기저기 기우고 덧댔지만

깔끔한 검정 치마 밑으로 백옥 같은 종아리를 살짝

드러낸 순이의 모습 하나하나가 용이의 마음속에

선명하게 아로새겨집니다.


백호가 정말 있다고 생각하나? 내 칠십 평생을

이곳에서 살면서 수많은 호랑이들을 보아 왔지만,

백호를 본적도, 본 사람이 있다는 애기를 들은 적도

없네.


육발이 처럼 마을로 내려와 사람과 가축을 해치는

호랑이가 아니면 살생하지 않겠습니다. 

다른 짐승들은 건드리지 않겠습니다.


세상은 더불어 사는 곳이네. 짐승과 더불어 살지

못하는 사람은 사람과도 더불어 살 수 없는 법이야.


용이는 하루 중 이 시간이 가장 행복합니다.

이 시간만큼은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어예쁜

순이의 모습을 가까이서 마음껏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순이도 용이가 좋습니다. 까불거리며

불쌍한 훌쩍이를 괴롭히고 놀리기나 하는 또래의

엄대 패거리에 비해, 신중하고 어른스러운 용이가

믿음직스러워 보입니다.


용이는 누군가가 자기를 걱정해 주는 것이 이렇게

가슴 설레는 일이라는 것 오늘에서야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지난 수개월 동안 호랑이 마을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사나운 육발이를 황 포수가 잡고야 만

것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육발이를 잡은 황 포수와

용이를 번갈아 가며 칭찬합니다.


순이가 안도의 숨을 내쉽니다. 새끼 호랑이를

죽이지 않은 용이가 고맙습니다.

"하지만 오래 살지는 못 할 거야. 엄마 잃은

새끼 호랑이는 살아남기 어렵거든."


어쩌면 용이는 어느 별이 따뜻한지 모르는 게

아니라, 따뜻함이 무엇인지 잊어버렸을지도

모릅니다. 엄마 품에 안겼던 기억이 오래전 지워진

것처럼 엄마 품의 따스함도 잊었나 봅니다.


용이의 엄마는 백호에게 물려 갔습니다. 세상에

태어난 지 1년도 채 안 된 여동생도 엄마 등에

업힌 채 함께 물려 갔습니다. 지난 4년 동안

황 포수와 용이는 엄마를 물어 간 백호를 찾아

복수하기 위해 백두대간을 헤매고 다녔던 것입니다.


--

옛날 동경 시장에서 뼈다귀 때문에 개한테 물린

거지 남매를 보았을 때는 '과연 저들이 나와 같은

대우를 받아야 할 인간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조선에 와서 마주치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서는 우리와 같은 '사람의 향기'가

풍겨 나옴을 느낍니다.


--

일본이 말하는 대동아공영이라는 것이 과연

무엇이기에 수많은 젋은이들이 남의 땅에 허락 없이

들어가,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깡패처럼 싸움을 걸고

쓰러뜨리고 짓밟는 잔인한 짓을 반복하고 있는지,

이토록 큰 상처와 희생의 결과는 무엇인지..


조선 청년들한테 일본 군복을 입혀서 중국으로 

끌고가 전쟁터 총알 받이로 내몬다던데?


작년 중일전쟁이 발발하면서부터는 아예

본격적으로 4년 내에 조선에서만 2만 명의

위안부를 강제  징집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계획적으로 조선 전역에 걸쳐 인구 조사를 실시한

것입니다.


가즈오에게도 어린 여인들을 지옥으로 보내는

범죄에 동참하라고 강요하고 있습니다.


747부대, 호랑이 마을, 총인구 135명, 징집 해당

인원 1명.


생명이란 일회성이 아닌 연속성을 가진,

'살아 있음' 그 자체라는 것을 새끼 제비는 잘

알고 있는 듯합니다.


당신은 곧 이역만리 전쟁터로 끌려가서 짐승 같은

남자들에게 몸과 영혼을 철저히 유린당한 뒤,

아무런 이름도 갖지 못한 채 외롭게 죽을 것입니다.


아무 말씀 마세요. 마을 사람들을 희생시킬 순

없어요. 저만 가면 되잖아요. 제가 갈게요.


아무리 무섭더라도 누군가 나서서 바른말을 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비록 바른말을 한 

대가가 크더라도 말입니다.


굵은 핏방울이 떨어집니다.

지금 용이는 훌쩍이를 죽인 일본군 지휘관 

다케모노 중좌에게 복수하겠다고 피의 맹세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비열한 일본군 장교로서 어머니의 품에

안기느니, 용서를 구하는 한 인간으로서 죽어서라도

어머니의 마음에 안기겠습니다.


자네, 혼자서 ··· 수많은 군인들과 싸우려 하는가?


순이에게는 용이가 갑자기 어디서 나타났는지,

지금 자신을 어디로 데려가고 있는지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이게 꿈이라면 영원히

깨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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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e_seo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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