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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팅게일
크리스틴 해나 지음, 공경희 옮김 / 알파미디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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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암호명 : 나이팅게일

영어로 새를 뜻하는 프랑스 로시뇰 가문의 둘째 딸, 이사벨은 2차대전 당시 나치 점령하에 프랑스에서 추락한 비행사들을 목숨 걸고 피레네산맥을 넘는 탈출로를 인솔한, 10대로선 상상하기 힘든 어려운 일을 해낸 용감한 여성이다. 그래서 나치들은 이일을 해낸 사람이 10대 여성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고 체포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

끝까지 인정하기 않았다.

이 이야기는 작가가 인생을 바꾼 책에 대해 글을 쓰려던 중 발견한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다.

이 기나긴 생을 살면서 배운 게 있다면 사랑에 빠지면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알게 되고, 전쟁에 휘말리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다는 것이다.

첫문장

첫 문장을 읽을 때부터 이 소설 재미있겠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이 첫 문장 안에 소설 내용이 함축되어 있다. 리뷰를 쓰려고 첫 문장을 다시 읽었는데 놀라울따름이다.

요즈음 2-3권을 돌아가며 읽는 병렬 독서가 습관화됐는데,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시간은 오래 걸렸으나 한 번에 다 읽었을 만큼 손에서 놓기 어려웠다. 그리고 얼마 만인가 소설 읽다가 눈물을 쏟은 게 까마득해 기억도 안 나는데

10년도 더 되지 싶다.

1차 대전에 참전 후 돌아온 아버지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엄마마저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두 어린 자매를 낯선 여자의 손에 맡기곤 냉담해졌다. 12살 첫째 비안느는 이내 체념하고 의지할 다른 사람을 찾았고 사랑하는 사람과 16살 어린 나이었지만 결혼하며 안정을 되찾는다.

둘째 이자벨은 강한 성격 탓에 자기를 봐달라고 떼쓰며 엇나가기 시작한다. 맡겨진 부인에게서도 수녀원에서도 그리고 언니에게서도 외면당했다고 생각한다.

2차대전이 발발하면서 비안느의 남편은 참전하게 되고 어린 자녀 소피와 남겨지게 되자 아버지는 이자벨을 언니에게 보내는데, 그 과정에서 유일한 사랑인 가에탕을 만나게 되지만 독일군의 공격으로 죄 없는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걸 보고는 강한 반발심도 갖게 된다.

언니 집에 와서도 비안느와 이자벨은 서로 의지하지 못하고 감정이 엇나가게 되고, 항복하는 프랑스가 아닌 어딘가에는 저항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갖는다. 그러다 드디어 나치에 저항하는 사람들을 알게 되고 비밀스러운 전단지 돌리는 것부터 시작한 일이 급기야 추락한 조종사들을 탈출시키는 목숨을 담보로 한 일까지 하게 된다.

밝히기 어려운 일이기에 언니와의 오해는 점덤 더 해가고 아버지가 있는 파리로 와서도 서로를 외면한 채 오해만 쌓여간다. 어려서부터 부당하다고 생각되면 울고 떼쓰고 하고 싶은 말이나 행동은 거리낌 없이 해 오던 이사벨은 이 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작전 수행 중 너무 철없어 다른 사람들 위험에 빠트리는 게 아닌가 싶은 조마조마함도 있었지만 어떤 남자에게도 뒤지지 않을 업적을 이루었다. 수년간 조종사들을 탈출시키는 경로를 수십 번 밟아 117명의 조종사를 탈출시켰고 나중엔 나치의 손에 잡히게 되지만 이틀만 참으면 다른 사람들이 도망갈 시간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수모를 견딘다.

이사벨이 체포됐다는 말에 아버지는 자신이 나이팅게일이라고 자수를 하게 되고 이를 본 이사벨이 아니라고 자신이 바로 나이팅게일이라고 게슈타포 앞에서 주장하지만 그들은 믿지 않는다. "네가 그 산맥을 넘나든 나이팅게일이고 고작 너처럼 어린 여자아이가?"라는 말로 무시하고 아버지를 끌고 가 총살시킨다.

이 소설, 가족애, 동지애, 우정, 믿음과 사랑,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다 들어있다. 그래서 문학 소설을 읽어야 한다. 직접 체험하지 않아도 그 모든 감정을 다 들여다볼 수 있어서다.

도대체 그시대 사람들은 삶을 어떻게 견뎌냈을까? 상상만으로도 몸서리 쳐지는 고통이다. 오해하고 미워하고 원망하다가고 진실을 알게 되고 어떻게 회복하고 사랑과 믿음을 찾게 되는지 그 과정들이 절절히 다 들어 있어 정말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읽어 나가면서 머릿속에 장면들이 선명하게 그려져 정말 영화로 만들어도 훌륭하겠다고 생각했는데 27년 말에 다코다와 엘르 패닝 자매 배우 주연으로 개봉 예정이라고 한다. 꼭 봐야지!!



어둠 속에서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곰팡내와 사람들의 체취와 두려움의 냄새가 풍겼다-가장 강렬한 것은 두려움의 냄새였다.
- P51

이사벨은 가에탕에게 일어난 변화를 보았다. 분노와 무력한 분노가 그의 눈에 담긴 연민과 입가의 미소를 지우는 것을 목격했다. 폭격을 겪은 후 그는 좀처럼 말하지 않았고, 말해도 짧고 무뚝뚝했다. 이제 두 사람 다 전쟁에 대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더 잘 알았다.
- P89

"그들이 어떤 사람들인지에 대해 생각하지 말거라. 바로 네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희생을 감당 하고 살 수 있을지, 무엇이 너를 무너뜨릴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 P200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 그렇게 저항이 시작된다. 그런 다음 그 질문을 다른 사람에게 던지라
- P233

이사벨은 아버지에게서 문득 낯선 사람을 봤다. 늘 몰인정하고 배려 없는 사람이 아닌 낙심한 사람을.

그녀는 용기를 내어 아버지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었다. 그를 올려다보니 뜨거운 눈물이 고였다.

"왜 저와 언니를 밀어내셨어요?" 이사벨이 물었다.

"네가 얼마나 연약한지 아는 일이 없길 바란다, 이사벨."

"저는 연약하지 않아요."

그는 딸에게 미소라고 할 수도 없는 미소를 지었다.

"우리 모두 연약하단다, 이사벨. 전쟁 중에 우리가 배우는 게 바로 그거지."
- P313

"여자들은 그걸 안고 견디고, 우리에게 그건 그림자 전쟁이었어. 전쟁이 끝났을 때 여자들에게 는 퍼레이드나 훈장 같은 건 없었다. 역사책에 언급되지도 않았고, 우리는 전쟁 중에 해야 될 일을 했고, 전쟁이 끝나자 남은 것들을 모아서 다시 삶을 꾸리기 시작했지. 네 누나도 나만큼 전쟁을 간절히 잊고 싶어 했단다. 어쩌면 그게 내가 저지른 또 하나의 실수였지. 소피가 잊게 내버려둔 것이. 어쩌면 우린 그 이야기를 했어야 했는데."
- P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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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6-01-12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팅게일이 ‘밤꾀꼬리‘라는 새임을 새롭게 알게 해주었네요. 읽고 싶었던 역사소설이라 리뷰에 금방이 눈이 갔어요. 감사합니다.
 
연매장
팡팡 지음, 문현선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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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인은 줄곧 자기 스스로와 투쟁을 벌여왔다.

첫문장

중국 작가 중 아는 작가는 <위화>,<모옌>, <쑤퉁>이 전부다. 그들은 민초들의 삶을 다룬 소설을 주로 썼고 소설 속 민중들의 삶은 같은 동양권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이럴까? 싶을 만큼 어찌 보면 야만적이고 거칠었고 그야말로 '날 것 그대로'란 말이 딱 어울릴 듯싶은 게 그동안 중국 소설에 대한 내 느낌이다.

삶은 척박했으며 삶을 살아내는 사람들은 본능대로 사는 밑바닥의 삶을 너무나 생생하게 그려내 어찌 사람이 이럴 수 있지?라는 의문으로 남는 이미지이기도 하다.


<토지개혁이란>

1940~1952년 사이 중국공산당의 주도하에 지주들의 토지를 몰수하여 농민들에게 나눠준다는 취지하에 실행한 정책으로 중국의 사화, 역사, 경제 구조를 바꿔놨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이 과정에서 수많은 폭력으로 다수의 사람들이 희생되었던 아픈 역사로 기록됨.

혁명적 성격을 띠었으며 사회주의 체제를 수립하는데 중요한 토대가 됨.

이 소설의 주요 배경이 바로 토지개혁이다.

대지주로 마을에서 영향력 꽤나 있는 집안인 루씨 집안도 토지혁명의 규탄대회를 면하지 못해 내일이면 모진 고초를 겪어야 하는데 그들이 택한 건 수모 대신 집단 자살이었다.

대저택 안마당에 본인이 묻힐 구덩이를 파고 관도 없이 묻히는 연매장을 주인공인 다아윈(며느리) 혼자 흙을 덮는 뒷수습을 하고 대를 이을 어린 아들을 품에 안고 비밀통로를 통해 빠져나간다.

다음날 들이닥친 자들은 망연자실 아무도 남지 않은 빈집에 무덤만 발견하게 되고 충격으로 공개재판은 취소되며 빈집은 누구에게도 재분배되지 않은 채 귀신의 집으로 불리게 된다.

루씨는 아편을 팔아 부를 축적했고 왕 씨 가문과 정자를 짓기 위한 땅을 두고 다투다 원수가 되고 몰락한 왕 씨 가문의 살아남은 진텐을 거두어 키웠으나 모든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조용히 사라졌다가 토지개혁에 돌아와 루씨 가문을 규탄대회에 세우는데 앞장서게 된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다아윈은 기억을 잃은 채로 딩쯔타오로 다시 태어나 새로운 삶을 살아가지만 그녀의 삶과 그녀를 구한 우씨 성을 가진 의사는 과거를 철저히 숨기며 살아가게 된다.


시간이 흘러 장성해 성공한 아들의 집으로 가 모처럼 행복한 날이 될 거 같았지만 그녀는 쓰러지며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어 그동안의 삶을 꿈속에서 보게 된다. 아들 칭린은 아버지가 남겨 놓은 일기를 통해 충격적인 부모의 과거를 알게 되지만 기억에서 꺼내지 않고 아버지가 원했던 대로 존엄을 잃었던 시간과 상처투성이 개인사를 가슴에 묻어 두려고 한다.

실제 작가가 지인을 통해 듣게 된 이야기가 모티브가 되어 탄생한 <연매장>은 스토리도 굉장하지만 삶과 역사에 대한 깊은 울림이 있어 더 대단하다.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듯하다.

지인의 이모의 큰언니에 대한 이야기도 곧 나올 듯 작가가 언급했는데 되도록 빨리 읽어 보고 싶다.

이 소설 하나로 그녀의 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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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망각을 배신이라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망각은 살아남기 위해서 일 때가 많다. - P17

그녀 혼자만의 세상에서 걷고 앉고 눕는 듯했다. 거기에서 뭐가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지는 그녀 세상 속의 사람만 알 수 있었다. 칭린은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아들이었지만, 그녀의 세상 밖에 있는 존재였다. - P265

그 시절을 어떻게 말해야 할까? 어떤 입장이었느냐에 따라 판정도 다른 거 같아. - P399

칭린은 알기 싫은 일을 알려 하지 않는 것도 강함의 또 다른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긴 시간이 진실의 모든 것을 연매장했다. 설령 안다고 해도, 그게 진실의 모든 것이라고 어떻게 알 수 있을까? - P437

누군가는 망각을 선택하고 누군가는 기록을 선택해. 우리는 각자의 선택에 따라 살아가면 되는 거야.
- P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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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막한 독서 - 안나 카레니나에서 버지니아 울프까지, 문학의 빛나는 장면들
시로군 지음 / 북루덴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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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도서관, 서점에 관한 얘기라면 급 흥미가 생겨 도서관이든 보이는 대로 읽는 편이며, 모두 재미있었는데 이 책도 예외는 아니다. 저자인 시로군은 처음 보는 작가인데 느리게 읽는 책모임을 운영하는 사람이라고 네이군이 알려준다.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내가 읽었던 책이 다소 포함됐기 때문이다. '어? 이 책 나도 읽었는데!' 

하는 반가움?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구나 하는 감탄? 까지 특히, 고전을 다시 읽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다. 


<내가 읽은 책>

* 돈키호테  -세르반 테스-

   두꺼워 상당한 분량이지만 의외로 웃음 터트리며 읽었다. 재미있다. 

* 안나 카레리나 -레프 톨스토이-

  안나를 대표하는 두 단어 simple 과 sprit.  수많은 책, 영화가 말해 준다. 

  기차에서 책읽기를 꼭 실현해 보겠다는 다짐. 

* 골짜기의 백합   -오노레 드 발자크-

  속내를 드러내지 말 것. 

* 변신 -프란츠 카프카-

  권력에 맞서는 카프카적 방식 

* 제인 에어 -샬롯 브론테-

  언어를 통해 획득한 저항의 말들,  중학교 시절 이 책을 계기로 브론테 자매에 푹 빠져 있었지

* 작은 아씨들  -루이자 메이 올 컷-

  착한 딸들, 아버지의 질서에 반기를 들다.  청소년 판으로 읽었는지 가물가물, 

  여러 버전의 영화가 있으니 영화를 봐도 무방하나 책읽기를 권함.

  가부장제 풍자. 여성의 글쓰기를 통한 독립성 적극 탐색, 당시의 시대상황과는 전혀 다른 남편에

  게 종속되 않는 독립적인 삶

* 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 -조지 오웰-

  극한 알바. 조지 오웰의 재발견


< 읽고 싶은 책>

* 댈러웨이 부인  - 버지니아 울프-

  내년 6월엔 델러웨이 부인을 읽겠다.

* 두 도시 이야기 - 찰스 디킨스-

  찰스 디킨스에 대한 설명을 읽으며 떠오른 작가 바로 스티븐 킹!!

  생전에 엄청난 명성을 얻었으며 영화, 연극, 뮤지컬, 만화 등 여러 버전으로 리메이크 될만틈 인

  기 절정의 성공을 이뤘으나 대중적이며 통속적이라는 꼬리표가 달림

* 목로 주점  -에밀 졸라-

  노동자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낸 소설로 작가 자신은 엄청난 부를 얻어 저택을 짓고 전업작가가

  됐다고.  노동으로 지친 몸을 누일 작은 침대가 있는 소박한 방 한칸을 꿈꾸던 노동자들이 현대

  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아이러니.

* 말테의 수기  -라이너 마리아 릴케-

  파리를 묘사한 작품들을 보면 냄새나고 불온하고 음습하다. 지금도 다르지 않은게 프랑스를 

  여행하다 보면 의뢰로 거리가 더럽고 무질서하다는 평이 많다. 그럼에도 왜 파리하면 낭만과

  무언가 고상함을 떠올리게 될까? 19세기 수많은 예술가들을 배출하고 예술을 꽃피웠기 때문일

  까? 

 

  불안과 고독을 주로 얘기하며 흥미있지만 읽기 쉽지 않을것 같은 느낌. 일반적으로 보고 싶지

  않은 혹은 보고도 못 본척하고 싶은 장면들 묘사가 많다고 하니... 읽어? 말아?


@ 독서 꿀팁 하나 얻어감

 - 한글자도 빼먹지 않고 모조리 읽겠다고 마음먹고 달려드는 것보다는 아침에 일어나 15분 

   정도 목적 없이 뒤적여 보는 것이 중요. 책을 뒤적이다 만난 인상적인 대목은 나를 사로 잡은

   장면, 내게 필요한 장면이다. 어떤 이유로든 이유는 정말 다양하다. 그 이유를 생각해 보는 것

   도 책읽기의 재미. 책과 나 사이의 공통점을 발견하는 일이기도 하다. P11

책은 우리로 하여금 평소에는 느끼지 못했을 것을 느끼게 한다.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딴생각에 빠지게 한다.<극공감> - P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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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서스 - 석기시대부터 AI까지, 정보 네트워크로 보는 인류 역사
유발 하라리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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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완독!!!

매일 50P씩 읽으리라 다짐했지만 회사 행사 준비 등 바쁜 10월을 지나다 보니 건너뛴 날도 있었지만 그래도 완독한 나를 칭찬해^^

완독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의무감에 억지로 읽었다기보다는 한 번에 흡수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보니 조금씩 나눠 소화한 느낌이고 읽는 동안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아직도 이 책을 다 소화했다고는 할 수 없다. 워낙 방대한 내용이고 관심분야가 아닌 내용도 다수 포함되기에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소감을 얘기해 보라 하면 자신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을만한 가치가 있고 읽고 나면 한 걸음 진보한 거 같아 뿌듯해진다.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그의 다른 전작들을 다 읽고 나면 머릿속에 뭔가 정확한 이론이 정립될까? 지식에 대한 욕구를 뿜뿜하게 하는 책들이다.


인간이 개발한 최초의 정보기술인 이야기를 매개로 구축한 네트워크는 큰 힘을 가질 수 있는데 이런 큰 힘은 자칫 제국주의, 마녀사냥, 전체주의로 인간을 힘들게 했던 과거처럼 언제든 회귀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간과하지 말고 언제든 의구심을 가지고 자정능력을 갖추어 인류를 심각하게 훼손 혹은 멸망할 수도 있는 길로 빠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라고 이해했다면 제대로 접근 한 건가?

읽어가며 NETFLEX에서 본 에피소드가 생각이 났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 이야기를 저자도 예를 들어가면서 이야기한다. 바로 넷플릭스 블랙미러의 한 에피소드인 <추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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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신용 제도를 운영하는 실체 없는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사회, 컴퓨터 기술이 지위 경쟁의 규칙을 바꿀 때 일어날 일을 예측하는 통찰력 있는 탐구라며 칭찬하는 이 드라마는 알고리즘이 어떻게 인간을 평가하고 한순간의 실수가 인간을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뜨리는지 잘 보여주는데 정말 재미있지만 한편으로는 섬뜩해지는 공포를 느낄 수 있느니 관심 있으면 보는 것 추천한다.

저자가 에필로그에 남간 한마디가 머릿속을 맴돌고 혼란스러워진다.

자기 수정을 통한 개선은 인류 역사보다 훨씬 오래된 원리다. 그것은 자연의 기본 원리요, 유기체의 근본 바탕이다. 최최의 유기체는 어떤 오류도 범하지 않는 천재나 신에 의해 창조되지 않았으며, 복잡한 시행착오 과정을 통해 출현했다. 이제 우리는 유기체가 아닌 이질적인 종류의 지능을 불러냈고, 이 지능은 우리의 통제력을 벗어나 우리 종뿐만 아니라 수많은 다른 생명체들까지 위험에 빠뜨릴지고 모른다. 앞으로 우리가 어떤 결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이 낯선 지능을 소환한 것이 치명적인 실수가 될지, 아니면 생명 진화의 희망찬 새 장을 여는 시작이 될지 판가름 날 것이다. p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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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지키다
장바티스트 앙드레아 지음, 정혜용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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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작가의 문체에 익숙지 않아서 낯설었으나 페이지를 넘어갈수록 왜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추천했는지 알겠다. 작가가 풀어내는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혹시 실화를 바탕으로 쓰인 소설인가 의문이 들 만큼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바로 화가 '앙리 드 톨르즈 로트렉' 이다, 물론 그의 이야기와 똑같지 않다. 주인공 미모는 화가가 아니라 조각가이고 왜소증이라는 설정만 같을 뿐인데 소설을 읽는 내내 이 19세기 화가가 머릿속에 있었다.

앙리 드 틀레즈 로트렉(1864년 생)

19세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마네, 모네, 드가, 쇠라, 고흐 등 유명한 화가들이 활동했었고, 드가의 영향을 받았다는 그는 사고로 왜소증을 얻게 되었지만 선천성이 아니라 그런지 일반적인 왜소증 외모를 지니지 않아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었다는 앙리. 아마도 이 화가를 모티브로 소설을 쓰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그리고 이 책에서 늘 궁금증을 유발하게 하는 중요한 피에타도 빼놓을 수 없다.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7-8일차(로마-한국)

이 조각상은 정면에서 볼 때와 위에서 볼 때의 느낌이 완전히 다르고 마리아의 모습이 예수의 엄마라고 하기엔 다소 애매 하단 평이 있다. 미모가 제자 메티에게 너도 언젠가 똑같이 하게 될 거라며 끌을 쥐어 주며 건넨 '이야기에 가 닿을 때까지 켜켜이 덮인 사소한 이야기나 일화 들을, 불필요한 것들을 걷어내고 그 이야기에 가 닿는 바로 그 순간 돌을 쪼는 일을 멈춰야만 해" 라고 한 그 피에타의 모습이 궁금해진다.

중간 중간 유머도 들어있어 웃음도 터져 나오고, 주인공 미모와 비올라가 서로를 우주적 쌍둥이라 칭하는 우정인지 사랑인지 모를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책에서 손을 못 놓게 한다.

비천했던 미모를 생각할 줄 아는 미모로 변화 시킨 건 명문가인 오르시니 가문의 막내딸 비올라였다. 금지된 만남이었지만 비올라는 자신의 아버지 서재에서 장식에 불과했던 책을 꺼내 미모에게 전하면서 둘의 우정은 시작되었다.

어느 날 책을 들켜버려 비올라가 곤경에 처하게 되었지만 미모는 자신이 훔친 거라 말하며 비올라를 보호해 준 대가로 엉덩이를 까고 매를 맞게 된다. 이런 남자를 어떤 여자가 싫어할 수 있을까?

비올라에게는 엄청난 능력이 있는데 책을 한 번 보면 통째로 외울 정도로 뛰어난 두뇌를 가졌을 뿐 아니라 자신이 생각하고 하고 싶은 일은 실행에 옮기는 추진력도 가졌기에 이런 비올라를 미모는 경외하게 된다.

이런 유의 비슷한 소설들이 생각나는데 모두 하나같이 재미있다.



트라몬타나, 시로코, 리베치오, 포넨테, 미스트랄. 나는 이 모든 바람의 이름으로 너를 부른다.

나는 나의 삶을, 겁쟁이와 배신자와 예술가의 삶을 사랑했고, 비올라가 내게 가르쳐 줬듯이 우리는 사랑하는 어떤 것을 돌아보지 않고는 그것과 이별하지 않는 법이다. P618

내가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을 인정하기까지 82년의 세월이, 위선의 80년과 긴 임종의 순간이 필요했다. 비올라 오르시니가 없었으면 미모 비탈리아니도 없다. 하지만 그 누구도 필요 없이, 비올라 오르시는 존재한다. - P130

책들은 계속해서 쏟아져 들어왔다. 그리고 책들과 함께 우주가 확장되었다. 조각을 하다가 어느 결엔가 나의 행위가 외톨이의 것이 아니라는 막연한 생각을 평생 처음으로 하게 됐다. 그 행위는 내 이전의 사람들에 의해 정련되었듯이, 내 뒤에 올 수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도 그리되리라. - P140

모든 현란한 마술 기술들이 그렇듯이 우리는 봐야 할 것은 보지 못했다. - P198

나는 1971년 조국도 아버지도 없이 어디로 어디로 가야할지를 모르는 채 기차에서 내려진 그 프렌체제가 더는 아니었다. 비올라가 나를 조각하고 세공했다는 점. 그 점은 나도 인정한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피노키오가 아니었다. 나는 그녀의 창조물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그녀가 나를 기다릴 것이다. 나는 떠났다. 정확히 피노키오처럼. 그리고 그 점을 오늘에야 깨닫는다. - P327

떠난다고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어. 최악의 폭력, 그건 관습이지. 나 같은 여자, 똑똑한 여자. 난 내가 똑똑하다고 생각해. 그런 여자가 독자적으로 행동하지 못하게 만드는 관습. 그런 말을 하도 듣다 보니 그들은 내가 모르는 뭔가를 알고 있다고 ,뭔가 비밀이 있나 보다라고 생각했어. 그 유일한 비밀이라는 건 그들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거더라.내 오빠들, 그리고 감발레네 사람들, 그리고 다은 모든 사람이 보호하려고 애쓰는 건 바로 그거야. - P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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