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문장을 읽을 때부터 이 소설 재미있겠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이 첫 문장 안에 소설 내용이 함축되어 있다. 리뷰를 쓰려고 첫 문장을 다시 읽었는데 놀라울따름이다.
요즈음 2-3권을 돌아가며 읽는 병렬 독서가 습관화됐는데,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시간은 오래 걸렸으나 한 번에 다 읽었을 만큼 손에서 놓기 어려웠다. 그리고 얼마 만인가 소설 읽다가 눈물을 쏟은 게 까마득해 기억도 안 나는데
10년도 더 되지 싶다.
1차 대전에 참전 후 돌아온 아버지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엄마마저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두 어린 자매를 낯선 여자의 손에 맡기곤 냉담해졌다. 12살 첫째 비안느는 이내 체념하고 의지할 다른 사람을 찾았고 사랑하는 사람과 16살 어린 나이었지만 결혼하며 안정을 되찾는다.
둘째 이자벨은 강한 성격 탓에 자기를 봐달라고 떼쓰며 엇나가기 시작한다. 맡겨진 부인에게서도 수녀원에서도 그리고 언니에게서도 외면당했다고 생각한다.
2차대전이 발발하면서 비안느의 남편은 참전하게 되고 어린 자녀 소피와 남겨지게 되자 아버지는 이자벨을 언니에게 보내는데, 그 과정에서 유일한 사랑인 가에탕을 만나게 되지만 독일군의 공격으로 죄 없는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걸 보고는 강한 반발심도 갖게 된다.
언니 집에 와서도 비안느와 이자벨은 서로 의지하지 못하고 감정이 엇나가게 되고, 항복하는 프랑스가 아닌 어딘가에는 저항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갖는다. 그러다 드디어 나치에 저항하는 사람들을 알게 되고 비밀스러운 전단지 돌리는 것부터 시작한 일이 급기야 추락한 조종사들을 탈출시키는 목숨을 담보로 한 일까지 하게 된다.
밝히기 어려운 일이기에 언니와의 오해는 점덤 더 해가고 아버지가 있는 파리로 와서도 서로를 외면한 채 오해만 쌓여간다. 어려서부터 부당하다고 생각되면 울고 떼쓰고 하고 싶은 말이나 행동은 거리낌 없이 해 오던 이사벨은 이 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작전 수행 중 너무 철없어 다른 사람들 위험에 빠트리는 게 아닌가 싶은 조마조마함도 있었지만 어떤 남자에게도 뒤지지 않을 업적을 이루었다. 수년간 조종사들을 탈출시키는 경로를 수십 번 밟아 117명의 조종사를 탈출시켰고 나중엔 나치의 손에 잡히게 되지만 이틀만 참으면 다른 사람들이 도망갈 시간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수모를 견딘다.
이사벨이 체포됐다는 말에 아버지는 자신이 나이팅게일이라고 자수를 하게 되고 이를 본 이사벨이 아니라고 자신이 바로 나이팅게일이라고 게슈타포 앞에서 주장하지만 그들은 믿지 않는다. "네가 그 산맥을 넘나든 나이팅게일이고 고작 너처럼 어린 여자아이가?"라는 말로 무시하고 아버지를 끌고 가 총살시킨다.
이 소설, 가족애, 동지애, 우정, 믿음과 사랑,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다 들어있다. 그래서 문학 소설을 읽어야 한다. 직접 체험하지 않아도 그 모든 감정을 다 들여다볼 수 있어서다.
도대체 그시대 사람들은 삶을 어떻게 견뎌냈을까? 상상만으로도 몸서리 쳐지는 고통이다. 오해하고 미워하고 원망하다가고 진실을 알게 되고 어떻게 회복하고 사랑과 믿음을 찾게 되는지 그 과정들이 절절히 다 들어 있어 정말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읽어 나가면서 머릿속에 장면들이 선명하게 그려져 정말 영화로 만들어도 훌륭하겠다고 생각했는데 27년 말에 다코다와 엘르 패닝 자매 배우 주연으로 개봉 예정이라고 한다. 꼭 봐야지!!